가람 김중석 2025. 6. 24. 16:20

추천 낚시터

순천 용곡지 

순천 용곡지 떼월척 사태

나만의 데이터 피싱 이번에도 적중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편집위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사외이사]

 

5월로 접어들며 호남지역에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다행이 올해는 잦은 강우로 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저수지마다 80% 이상의 저수율을 보인다는 게 농어촌공사의 통계다.

저수율이 높아도 모내기철에는 당연히 배수가 이루어지므로 출조지 선택 시 배수의 영향이 없거나 적은 곳을 선택해야 했다.

그래서 이번 출조지는 배수를 않거나 배수량이 적은 곳을 염두에 두고 자료를 찾아봤다.

저수지 아래에 공단이 있거나 2모작으로 논에 보리농사를 짓는 곳이 해당하는데 필자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에서 가까운 순천 상송지와 용곡지 그리고 광양시에 신금지가 후보에 올랐다.

약간 멀리는 보성군 득량만 간척지 위쪽에 있는 감동지, 대곡지, 덕산지, 신방지등도 예비 후보로 점찍어 두었다.

이곳들은 대단위로 보리농사를 짓기 때문에 배수가 늦는 편이다.

어디를 가든 약간의 모험은 필요한 듯해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순천 용곡지로 확정했다.

출조 며칠 전 유튜버 ‘달빛소류지’ 홍광수 씨에게 용곡지를 추천해 줬더니 예상대로 여덟 마리의 월척을 몰아치기로 낚아냈다고 알려왔다.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떠다니는 말즘 피해 대편성

순천 용곡지는 1961년도에 축조된 저수지로 규모는 3천여 평에 불과하다. 인근에 용림마을이 위치해 명칭을 용림지로 부르기도 한다. 지금은 농업용수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낼 이유가 없어 붕어자원은 엄청나게 많은 곳이다.

순천에서 광양으로 가는 지방도로 변에 있지만 이외로 낚시인들이 닿지 않는 곳이다.

사실 이곳은 2016년 10월에 필자가 낚시춘추를 통해 ‘내 고장 유망낚시터’로 소개했던 곳이다. 규모가 작고 수중에 말즘이 가득해 채비 안착이 어렵다는 이유로 무시를 받았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으로 외래어종인 배스만 유입되었고 낚시를 피곤하게 만드는 블루길은 유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씨알 굵은 붕어가 많은 것으로 판단해서 독자들에게 추천을 했었다.

5월 24일 아침. 함께 할 회원들에게 용곡지 내비 주소를 날렸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라서 느긋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 오전 10시. 도착해서 보니 수면에 말즘이 거대한 군락을 이루어 떠있는 게 보였다. 상류 말즘이 없는 곳에 낚시인들 두 명이 입질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람이 불지 않아 말즘이 움직이지 않고 정체된 것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보니 실제로는 미세하게 떠다니는 게 보였다.

우리가 말풀이라고 통칭해 부르는 침수수초인 말즘은 수생식물(침수수초)로 가을철에 새순이 바닥에서 싹을 틔워 이듬해 5월 중순경 수면 위에서 꽃을 피운 후 수명을 다하는 수초이다.

이렇듯 바닥 근처의 밑동에서 줄기가 삭아 바닥과 분리되면서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면 비로소 바닥이 깔끔해져 채비 안착이 수월해진다.

말즘을 덮어 쓰고 나오는 월척들

우안 중류에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를 설치했다. 전방 군데군데 거대한 말즘이 수면을 덮고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5.6칸 이상의 긴대로 말즘을 넘겨 찌를 세웠다. 그리고 짧은대를 이용해 연안 가까이 빈 구멍에 채비를 던져 넣었다.

수심은 1.8~2m 정도로 고르게 나왔다.

집어 효과를 위해 글루텐을 아주 무르게 개어 몇 번씩 헛챔질을 해줬다. 이후 미끼용으로 조금 단단하게 갠 글루텐을 바늘에 달아 찌를 세우자 30분도 지나지 않아 떠다니는 말즘 군락으로 찌가 밀리기 시작했다.

낚싯대 위치를 바꿔서 찌를 세워봤지만 떠다니는 말즘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총 12대의 낚싯대를 펼쳤던 터라 6대의 낚싯대는 일단 말즘이 없어질 때까지 풀밭에 대기 시켰다.

오전 11시경 엄청나게 큰 무더기의 말즘 군락을 넘겨 찌를 세웠던 6칸대의 찌가 총알처럼 빠르게 솟구쳐 반사적으로 챔질했다. 손목에 전해져 오는 느낌이 분명 보통 사이즈를 넘는 씨알이 걸린 듯 했다.

녀석은 손맛을 볼 새도 없이 말즘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미 놓쳐버린 것으로 생각하고 채비 훼손을 하지 않기 위해 낚싯대를 접으며 한 아름의 말즘 무더기를 건져냈다.

바늘을 찾아 말즘을 걷어내는데 놀랍게도 말즘 속에서 희끗한 물체가 보였다. 붕어였다. 용케도 붕어가 바늘에서 떨어지지 않고 말즘과 함께 딸려 나왔다. 계측자에 뉘인 붕어는 34cm짜리 였다.

옆자리에 자리한 이상현 회원 역시 밀려다니는 말즘으로 곤혹을 치루는 듯 보였다.

차라리 바람이 강하게 불어주면 말즘이 한편으로 몰릴 것인데 바람 한 점 없이 수면이 잔잔했다. 오후 낚시를 포기하고 밤낚시에 기대해 볼 요량으로 휴식을 취했다.

오후 6시. 이른 저녁을 먹고 밤낚시에 대비 했다.

케미를 밝힐 시간인 오후 8시 쯤 정면에 3.2칸 대의 찌가 또 다시 총알처럼 솟구쳤다. 낮에 낚았던 월척 붕어와 마찬가지로 말즘을 한 움큼 뒤집어쓰고 올라왔다. 33cm 월척이었다.

상류에서는 유튜버 ‘흥양붕어TV’ 이민성 회원이 영상을 촬영하면서 연속해서 월척을 낚아 올리고 있었다.

이민성 회원은 “제 자리는 말즘이 유동적이지 않아 다행이긴 하는데 말즘 가까이에 붙인 찌에서만 입질이 옵니다. 총 다섯 마리의 월척을 낚았는데 사이즈는 모두 33cm 전후입니다.”라고 말했다.

용곡지 붕어는 말즘을 이불삼아 은신하며 먹이 활동을 하는 게 분명해 보였다.

좌측 도로 밑에 자리 했던 김대완 회원과 김윤건 회원의 케미도 번갈아가며 춤추는 게 보였다. 다행이 그들의 자리에는 말즘이 고정되어 있었다. 그만큼 낚시는 편했지만 바늘에 걸린 붕어의 힘이 대단해 바로 말즘으로 파고들는 바람에 말름을 해체하는 연합작전으로 붕어를 끌어냈다.

새벽 4시 반부터 올린 월척만 13마리

새벽 4시 반. 폭풍 입질의 서막이 올랐다. 말즘을 넘겨 세웠던 찌가 바닥에 닿은 듯싶더니 이내 다시 올라왔다. 매번 말즘과 함께 끌어내 보면 어김없이 월척이 한 마리씩 달려 있었다.

밤 시간에 두 마리의 월척에 불과했던 필자는 아침 8시까지 3시간 반 동안 13마리의 월척을 몰아치기로 추가해 살림망에는 열다섯 마리의 월척이 들어 있었다.

취재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상류로 가봤다. 흥양붕어TV 이민성 회원이 9마리의 월척을 낚아 살림망에 넣어두고 또 다른 입질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민성 회원은 “인근 순천에서 살고 있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고 집 가까이에 이렇게 대물붕어터가 있는 줄 생각도 못해봤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직장 퇴근 후 짬낚시 개념으로 한 번씩 대를 담그고 싶은 곳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사진 촬영을 끝내고 돌아서는데 옆 자리 이상현 회원의 2.4칸 짧은 대가 활처럼 휘어진 게 보여 황급히 카메라를 켰다. 말즘 자연 구멍에 글루텐을 달아 세웠던 찌가 황급히 말즘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챔질 했다고.

말즘 무더기와 함께 뜰채에 담긴 녀석은 34cm 월척이었다.

이렇게 용곡지에서의 고된(?) 하룻밤 낚시를 끝냈다. 용곡지는 밤낚시보다는 이른 아침 낚시가 훨씬 유리했는데 낮 낚시에도 간간이 월척이 낚여 올라왔다.

철수 후 며칠 뒤. 지난해 강진 금사지에서 4짜 붕어만 17마리를 낚은바 있는 회사 동료 송무흥 씨가 지난 6월 7일 출조해 33~36cm까지 16마리의 월척을 낚았다고 알려왔다.

용곡지는 올 봄부터 현재까지 최고 48cm 붕어를 비롯 월척만 200마리 이상 배출해 명실 공히 순천 지역에의 월척 소굴로 인증 받았다.

용곡지는 이번에 낚시춘추에서 발행한 ‘드론으로 본 남도 대물터(유튜버 달빛소류지 홍광수 저)’ 책자에도 드론 사진과 함께 세밀하게 소개가 돼 있다.

6월 중순 이후 용곡지 낚시는?

6월 중순 이후로는 배수의 영향이 없기 때문에 언제나 출조가 가능하다. 이번에 힘들게 만들었던 말즘도 한편으로 밀려나면 수초 한 포기 없는 맹탕 저수지로 탈바꿈해 낚시가 수월해진다.

용곡지에서는 출조일 물색에 따라 대편성을 달리하는데 물색이 맑으면 4칸 이상 긴 대가 유리하고 물색이 탁할 때는 2칸 대로도 수월하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미끼는 글루텐이 잘 먹히며 옥수수에도 곧잘 입질을 해준다. 다만 집어 효과를 노린다면 글루텐을 권장한다.

입질 시간은 9대1 정도로 낮 낚시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3천여 평의 작은 규모의 소류지이므로 저수지 주변 밭농사를 짓는 주민들과 불화음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드론으로 본 순천 용곡지.

3천여 평의 작은 규모이지만 올해 산란기 이후부터 6월 초 현재까지 4짜 붕어를 포함

월척이 200마리 이상 낚였다.

 

 

순천 용곡지에서 낚아낸 월척을 들어 보이는 취재팀.

흥양붕어TV 이민성(왼쪽) 씨와 이상현 회원이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말즘 구멍에서 입질을 받은 필자가 삭은 말즘과 월척붕어를 함께 끌어내고 있다.

 

 

철수 직전에 마지막 월척을 낚아낸 이상현 회원.

가장자리 말즘 자연 포켓에서 입질을 받았다.

 

말즘과 함께 끌려 나온 월척붕어.

말즘 속에서 안전하게 붕어를 끌어내는 게 관건이었다.

 

광양에서 온 낚시인이 떠다니는 말즘으로 포인트가 메워지자

수초 제거기를 이용해 찌 세울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순천 용곡지의 밤낚시 풍경.

초저녁에 잠깐 입질을 보였고, 대부분의 월척은 새벽부터 아침 시간에 폭발적으로 낚였다.

 

 

수면에 떠 있는 말즘 무더기의 움직임이 유동적이라 피곤했다.

예비로 6대의 길이가 다른 낚싯대를 풀밭 위에 펼쳐놓고 그때그때마다 낚싯대를 교체하며 낚시를 즐겼다.

 

 

필자가 하룻밤 사이 올린 조과.

아침 시간에 몰아치기로 낚아낸 게 열다섯 마리나 됐다.

 

순천 용곡지에서 월척을 낚아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해 준 취재팀.

김대완(왼쪽), 김윤건 회원이다.

 

이상현 회원과 김윤건 회원이 연합작전으로 말즘 속으로 파고든 월척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흥양붕어TV’ 이민성 씨가 철수 직전 35cm 월척을 낚아 기념 촬영을 했다.

 

파노라마로 촬영한 순천 용곡지.

611일 현재는 거짓말처럼 말즘이 삭아 내려 수면에는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용곡지에서 가장 잘 먹혔던 경원사의 옥수수어분글루텐과 필자가 주력으로 사용했던

군계일학의와이어 스위벨 채비 스네이크형채비.

 

흥양붕어TV’ 이민성 씨가 유튜브 영상 촬영하면서 입질을 받아 챔질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다.

 

 

저녁 식사를 즐기기 위해 푸짐하게 차린 상차림.

 

순천 용곡지의 월척 붕어.

4짜붕어와 허리급 월척은 낱마리, 대부분 33cm 전후의 월척이 많았다.

 

 

순천 용곡지 상류 전경.

사진에 보이는 길은 사유지라 저수지 외곽에 주차하고 진입해야 한다.

 

 

말즘속에서 뽑아낸 월척을 보여주는 필자.

 

 

김대완 회원이 말즘 무더기 너머에서 입질을 받아 월척을 끌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