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낚시인들 만류 무릅쓰고

“꺽지사는 월척붕어터 공개합니다”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 천류 필드스탭]

 

여수 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남해고속도로 순천-영암구간 106.8km가 10년의 공사 끝에 지난 26일 개통됐다.

이로써 순천에서 영암까지 주행거리는 40km, 주행시간은 1시간가량 단축됐다.

순천 낚시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전남 서부지역은 압해도까지 안방처럼 드나들 수 있게 뻥 뚫린 셈이다.

새로 난 고속도로를 달리고 싶어 강진읍에 사는 김현주 회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고속도로가 개통됐는데 어디 쓸 만한 저수지 없소?”

김현주 회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명쾌한 답을 줬다.

“그렇지 않아도 쓸 만한 곳이 있어서 전화 드리려 했는데 마침 잘 됐네요. 이유를 묻지 말고 무조건 강진으로 오세요.”

그가 추천한 곳은 전남 강진군 군동면 호계리에 있는 1만7천평 크기의 오산지였다.

생동지, 호계지라고도 부르는 곳이다. 장흥의 평산가인 회원 홍의연씨가 틈틈이 들려 월척 얼굴을 봤다는 곳.

망설임 없이 평산가인 회원들과 함께 오산지를 찾았다.

 

여기가 민물고기 박람회장이구만!

남해고속도로 순천-영암 구간의 해룡 I.C에서 차를 올려 30여분 달렸는데 벌써 장흥I.C이다.

오산지엔 김현주 회원이 먼저 와있었다. 김현주씨는 “이곳은 민물고기 박람회장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외래어종인 블루길과 배스 빼고는 토종 물고기는 다 있습니다. 꺽지까지 살고 있어요”하고 말했다.

저수지를 둘러보니 수초가 거의 없는 맹탕 저수지였다.

어디에 앉을지 고심하다가 홍의연 회원이 자주 월척을 뽑아냈던 무넘기를 포인트로 삼기로 했다.

다른 지역보다도 수심이 앝고 부들 수초가 수면에 한 뼘 정도 올라와 있어 포인트가 될 성싶었는데 만수위여서 물이 넘치고 있었다. 무넘기가 높고 미끄러워서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대물좌대를 깔았더니 멋진 포인트가 됐다.

저녁식사를 할 무렵 왼쪽에 앉은 이병채 회원의 대가 활처럼 휘었는데 25cm급 배스였다.

배스가 낚였다는 소식에 깜짝 놀란 김현주 회원이 뛰어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배스가 없었는데...”

채집망에 들어오는 수백 마리의 납자루나 새우를 본다면 아직 배스가 확산되지는 않은 것 같았는데, 아마 저수지 밑의 탐진강에서 올라온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엔 상류 물골 자리에 앉은 낚시인들이 블루길을 낚았다며 짜증을 내고 있었다.

외래어종은 하나도 없다더니 무슨 일이람. 카메라를 메고 가보니 그 물고기는 블루길이 아닌 꺽지였다.

웃음이 터졌다. “이건 우리나라 토종 물고기인데 1급수에만 사는 어종입니다”하고 설명해줬더니 그들은 몰랐던 사실을 알았다면서 고마워했다.

 

꺽지를 블루길로 오인, 잉어와 가물치에게 혼쭐도 나고

날이 어두어지자 입질이 시작되었다. 케미를 꺽는 순간부터 8치급 붕어가 여기저기서 낚여 올라왔다.

나는 듬성한 부들을 노려 새우만 써서 턱걸이 월척을 한 마리 낚고 7~8치 붕어를 몇 마리 더 낚았는데 그 뒤로는 이상하게 찌가 꼬물거리기만 할 뿐 찌올림은 없었다.

“민물고기 박람회장이라더니 향어도 있는 것인가?”

찌가 W자를 그리며 오르락내리락해서 챔질해봤더니 힘을 조금 쓰면서 딸려 나온 녀석은 황소개구리였다.

1.2m 수심에서 그것도 바닥층의 새우를 깊숙이 삼켰다. 수면의 곤충이나 잡아먹는 녀석이 어떻게 바닥까지 잠수했을까?

참 별일도 다 있다 싶었다.

밤 12시경 건너편 홍의연 회원 자리에서 커다란 물보라 소리가 들려왔다. 옆의 김현주 회원의 도움으로 끌어낸 붕어는 32cm 월척이었다.

새벽 4시경에는 좀 멀리 떨어진 홍행양 회원의 포인트에서 ‘뜰채’하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들려왔다.

참붕어 미끼에 대형 가물치를 걸었는데 결국 낚싯대 4대를 감고 80cm에 육박하는 가물치가 올라왔다.

그는 2시간 뒤엔 새우에 80cm 잉어를 또 걸어 천신만고 끝에 낚아 올렸다.

날이 밝기 시작해 카메라를 들고 저수지를 둘러보았는데 여기 저기에서 입질이 들어오고 있었다.

하지만 밤보다는 씨알이 잘아서 7치를 넘기지 못했다. 옥내림 채비로 바꾼 이성균씨가 아침 8시경 턱걸이 월척을 낚았다.

조황을 모아보니 월척만 5마리. 잔챙이는 방생하고 철수하려 하는데 회원들이 하나같이 ‘오산지 기사를 내보내지 않으면 안 되겠느냐’고 한다.

어종 다양하고 꽝이 없으며 월척까지 자주 올라오니 이런 곳은 우리만의 낚시터로 좀 숨겨두고 싶다는 것이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여러분보다 낚시갈 곳이 마땅치 않은 낚시춘추 독자들을 위해 이곳을 꼭 알리고 싶은 객원기자의 마음을 헤아려 달라.

 

◆가는 길→ 남해고속로도 장흥 I.C에서 23번 국도를 타고 강진 방면으로 5km 가면 순지 삼거리가 나오고 바로 우측에 있는 감천1교를 건너 강진읍 방향으로 10km 가면 우측으로 생동마을 진입로가 나온다. 그 길을 따라 약 600m 가면 오산지 제방에 닿은다.

 

◆오산지의 낚시 전망

취재중 수중에 마름수초가 올라오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마름수초가 저수지를 완전하게 덮기 전인 6월 중순까지는 대물낚시 패턴으로 노려 볼만하다. 현장에 참붕어와 납자루가 서식해 미끼로 사용해도 좋으나 가장 잘 먹히는 미끼는 글루텐 떡밥이었다. 떡밥에 준척급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다가 월척이 찌를 환상적으로 올려주곤 한다. 현재는 상류 일대가 포인트이지만 마름이 수면에 보이기 시작할 때면 저수지 전체가 포인트가 된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제방 지역에서 4짜 붕어가 낚이기도 했다.

 

 

◆조황문의→ 광주 광산낚시 062-952-2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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