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주교1지
갈수찬스 적중!
찌만 서면 문다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편집위원, (주) 천류 필드스탭 팀장 · 사외이사]
매년 가을 추수가 끝날 무렵 출조지 선정의 1순위는 갈수 상태의 저수지다.
특히 추수 이후에는 저수지 바닥 준설공사나 배수관 공사, 제방 보수 공사 등의 여러 이유로 물을 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 ‘농촌용수 종합정보시트템’을 이용해 정보를 얻는다.
거기에는 전일 대비 금일 배수량을 볼 수가 있고 현재 저수량이 얼마인지도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맹목적으로 갈수 저수지를 출조지로 선정하지는 않는다.
일단 규모가 클수록 좋고 계곡지 보다는 준계곡형이나 물을 퍼 올리는 평지형이 좋은 곳이다.
여기에 어자원이 풍부하면서 대물 붕어를 많이 선보여던 곳이라면 더욱 좋다. 하절기 마름으로 빼곡 했던 곳과 연밭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농촌용수 종합정보시트템에 들어가 봤더니 고흥의 주교1지가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빨간색은 갈수 상황인 곳이다. 저수량 14%로 한창 배수가 진행 중이었다.
주교1지는 올 늦봄에 허리급 붕어와 4짜붕어가 속출했던 곳으로 광양과 순천 낚시인들이 자주 드나들며 손맛을 봐 왔던 곳이다.
만수위를 기준으로 앉을 자리가 적고 마름이 많았던 곳이라 갈수 상태인 이때에 꼭 들이대 볼 필요가 있는 곳으로 판단했다.
외래종 유입 후 대물 낚시인만 종종 찾는 곳
주교1지는 고흥군 남양면 신흥리에 있으며 상류에 천봉산(해발 194.5m), 혼백산, 안산에서 흘러드는 물을 담수한다. 물이 부족할 때는 인근 죽암수로의 침교양수장에서 송수관로를 통해 물을 퍼 올려 담수하기도 한다.
1968년 전국적으로 저수지 축조 정책을 펼쳤을 때 축조된 준계곡형 저수지다. 농어촌공사 자료에 의하면 만수면적 1만2천평으로 나와 있으나 실제로는 2만평 규모이다.
예전에는 새우가 잘 먹히던 토종터였으나 죽암수로 물을 끌어오면서 자연스레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었다.
북쪽으로 3km 떨어져 있는 계매지(침교지) 명성에 가려있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낚시터로 있다가 간간이 4짜 붕어가 낚이면서 일부 대물 낚시인만 찾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해질 무렵 주말을 맞아 주교1지를 찾았다.
제방에 도착해 저수지 상태를 보니 예상대로 수위가 제방 석축에 걸려 있는 듯 했다.
상류 일대에는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 말라 있었다.
물색은 마치 모내기철 논물처럼 물색이 뿌옇게 보였다.
포인트를 둘러보기 위해 5칸 낚싯대 하나를 들고 제방 아래로 내려갔다. 그 순간 연안에 머물고 있던 붕어들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도망치는 게 보였다. 수심을 체크해봤더니 제방 왼쪽은 50cm 정도였으며 오른쪽으로 갈수록 얕았는데 그 차이는 미미했다.
부분적으로 삭고 있는 마름이 있었고, 상류에서부터 삭은 마름이 바람에 밀려 하류 제방 쪽에 몰려 있었다.
수심이 얕은 곳이라 마름으로 뒤덮인 이곳은 붕어가 안심하게 은신하는 쉼터와 이불 역할도 병행하며 먹잇감까지 풍부해 최고의 포인트라 여겼다.
계속되는 배수에 40cm 길이의 찌가 기웃기웃
제방 입구에 본부석을 차리고 150m를 걸어 들어가 제방 석축 끝자락에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를 설치했다.
낚시꾼의 입장에서 봤을 때 아무래도 밋밋한 바닥 보다는 마름이 있는 곳이 심리적으로 기대감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미끼를 숙성시키기 위해 마르큐의 노리텐과 경원산업의 오래오 글루텐을 반반씩 섞어 반죽해 놓았다. 가급적이면 마름 가까이에 찌를 세우기 위해 낚싯대 세팅을 하는데 바닥에는 삭은 마름줄기가 깔려 있는지 한 움큼씩 바늘에 걸려 나왔다.
글루텐을 달아 찌를 세웠더니 바로 반응이 와 챔질했다. 28cm의 준수한 씨알의 붕어가 낚여 올라왔다.
다시 미끼를 바늘에 달아 찌를 세우자 또 다시 찌가 움직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헛챔질이 되고 말았다.
첫 붕어는 얼떨결에 잡아낸 것이고 두 번째부터는 다섯 번이나 연속해서 헛챔질이 되고 말았다.
‘블루길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찌를 자세히 관찰하고 나서야 원인을 찾았다.
원래 수심이 얕은 곳은 찌가 옆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교1지에서는 찌가 흔들거릴 뿐 옆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찌가 흔들거릴 때 채보니 붕어 윗턱에 바늘이 정확하게 걸려 낚였다.
이런 식으로 낚싯대 열두 대를 펴기도 전에 열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았다. 입질이 활발해서너 대만 펴도 충분할 것 같았다.
밤낚시로 돌입하기 위해 저녁을 먹어야 했지만 붕어들의 폭풍 입질에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밤 케미로 바꿔도 찌만 세우면 곧바로 입질이 들어와 살림망에 붕어가 차곡차곡 쌓여갔다.
다만 자로 잰 것처럼 24~26cm가 주류였다.
낚시를 시작한지 세 시간이 지난 시점에 서른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았지만 월척은 한 마리도 낚이지 않았다. 그러나 20cm 이하의 붕어도 없었다.
옆자리에 자리한 유튜버 ‘흥양붕어TV’ 이민성 회원도 쉴 새 없이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이민성 회원은 “그동안 유튜브 촬영하면서 최고의 마릿수가 낚일 것 같습니다.”라며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마름이 없는 맨바닥에 앉았고 수심은 50cm로 동일했다.
배수가 진행 중이라 40cm 길이의 찌를 봉돌까지 내렸지만 더 이상은 내릴 수 없는 상황.
시간이 지날수록 찌톱이 조금씩 들어났지만 그 와중에도 붕어의 입질은 계속 이어졌다.
다만 혹시나 하며 허리급 이상 붕어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비슷한 크기의 중치급만 낚일 뿐이었다.
한편 동행한 이광희 회원은 열 대의 낚싯대를 펼치긴 했지만 두 대의 낚싯대만을 활용하고 있었다.
주교1지에서 비교적 깊은 곳에 자리했던 이광희 회원도 “미끼가 수면에 떨어지면 블루길이 반응을 하듯 붕어의 폭풍 입질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갈수 상태의 주교1지 붕어들이 제방권으로 몰렸다는 이야기였다.
월척은 없었지만 혼자 중치급 120마리 낚아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붕어를 낚아내다 보니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 때 수심이 50cm였는데 아침시간에는 30cm밖에 나오지 않았다. 스위벨 채비를 사용했던 나는 기둥 줄을 제거하고 본봉돌과 스위벨을 하나로 채결해야 했다.
찌의 무게중심이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접싯물 수심으로 변했어도 붕어의 입질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다.
하늘을 보니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일기예보에 아침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대로였다.
철수하기 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살림망을 들추니 무게가 감당이 안 될 정도였다.
옆자리 이민성 회원의 도움을 받아 본부석으로 들고 가 바닥에 쏟아보니 엄청난 마릿수였다.
혼자 낚아낸 붕어가 120여 마리. 그러나 희한하게도 월척 이상의 붕어는 한 마리도 없었다.
갈수현상을 보이자 대물급 붕어들은 이미 뻘속으로 파고들었을까? 철없는 붕어들만 회유하다가 낚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의도적으로 갈수기 현상을 보이고 있는 저수지를 선택해 출조했고 이 정도면 엄청난 대박 조황이었다.
사진 촬영을 끝내고 서둘러 붕어들이 원래 놀던 물가에 모두 방류하고 철수 길에 올랐다.
만약 기사를 보고 출조했다가 상황이 바뀌어 주교1지가 여의치 않으면 인근에는 계매지를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계매지 역시 갈수기이다. 또 왼쪽으로는 주교2지가 있고 아래쪽 바닷가에는 주교수로가 있다.
주교2지는 6천 평 규모로, 만수면적은 작지만 배스의 유입 덕분에(?) 허리급과 4짜붕어가 종종 낚이는 곳이다. 주교수로는 전형적인 마릿수터다.
◆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남양면 신흥리 907
“씨알은 고만고만한데 손맛은 장사입니다!”
수심 30cm에서 27cm의 준척급 붕어를 낚아낸 이민성 회원이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유튜버 ‘흥양붕어TV’ 운영자인 이민성 회원이 연타석으로 붕어를 걸어내고 있다.
필자가 밤새 낚아낸 붕어.
사진 촬영을 위해 이동 중인데 혼자서는 들 수 없어 이민성 회원이 거들었다.
서진레져에서 출시한 ‘붕어도시락’ 미끼통.
요즘처럼 이슬이 많은 밤낚시 때 유용한 제품이다.
무엇보다도 쓰고 남은 글루텐을 담아 냉장고에 일주일간 보관해도 변질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
갈수기를 보이고 있는 고흥 주교1지.
“밤새 손맛 징히게 봐 불었네요!”
월척급이 낚이지 않아 아쉬웠지만 24~29cm 준수한 씨알로 마릿수 낚시를 즐겼던 이광희(왼쪽) 회원과 이민성 회원.
주교1지에서 주로 사용한 미끼.
글루텐이 가장 잘 먹였고 옥수수는 입질이 더디게 들어왔다.
제방 초입 배수구 옆에 자리한 이광희 회원이 아침시간 찌를 응시하고 있다.
총 10대의 낚싯대를 폈지만 폭발적입 입질에 2대만으로 마릿수 붕어를 낚아냈다.
필자가 밤새 올린 준척급 붕어 조과.
사진 촬영 후 방류하기 전에 마릿수를 세어보니 무려 120마리가 넘었다.
필자의 대편성.
천류사의 12단 받침틀을 사용했다.
유튜버 흥양붕어TV 이민성 씨가 거둔 조과.
밤늦게 도착하고서도 충분한 마릿수 손맛을 즐겼다.
주교1지에서 사용한 필자의 채비와 미끼.
마르큐 노리텐 글루텐과 경원 오래오 글루텐을 반반 섞어 사용했다.
제방 부근에만 물이 고일 정도로 배수가 심하게 이루어진 주교1지.
오히려 마릿수 조황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좋았다.
주교2저수지
주교2저수지
주교2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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