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금전지

 

열 대 중 세 대만 바닥 찾아도 4짜 보장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 편집위원. (주)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텝 팀장]

 

전남 화순지역에서 붕어터로 인기가 높은 곳으로 드들강을 꼽을 수 있다.

아울러 한방을 노리는 대물 낚시터로는 등룡지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붕어 자원이 많아 낚시인들께 각광받는 곳을 꼽으라면 금전(한천)지를 빼놓을 수 없다.

금전지는 4월 초부터 대물급 붕어들이 속출한다는 소식을 듣고 있었지만 쉽게 출조길에 오르지 못했다.

산란 특수기를 맞아 금전지가 외에도 여러 낚시터에서 조황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늘 함께 출조 해 왔던 유준재 회원이 “모처럼 물 맑고 분위기 좋은 금전지에서 하룻밤 힐링하고 오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라며 금천지로 방향을 잡자는 의견을 내 놓았다.

사실 유준재 회원은 말이 힐링이지 머릿속에는 4짜 붕어가 가물거리는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최근 들어 금전지에서 4짜 붕어를 못 잡으면 바보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마릿수 4짜붕어 행진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수몰 육초 피해 깨끗한 구멍 찾는 게 관건

소개하는 금전지는 한천지라고도 불리는 14만2천 평 규모의 계곡형 저수지이다.

유입된 수량 대부분은 상류 매봉산(해발 324.9m)과 깃대봉(해발471.7m), 도덕산에서 흘러든다.

상류에 축사 등 오염원이 없기 때문에 수질이 좋은 게 장점이다.

또한 가족낚시가 편리하도록 상류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화장실 편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지난 4월 20일에 현장을 찾았다. 최근 들어 연일 4짜 붕어가 낚인다는 소문대로 많은 낚시인들이 주요 포인트를 선점하고 있었다.

우리는 봄철 특급 포인트로 알려져 있는 상류 지역을 목표로 출조했으나 앉을 자리가 없었다.

포인트를 둘러보다보니 그나마 수중전으로 공략해 볼 포인트가 남아 있었다.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를 조립해 바지장화를 착용한 후 5m 가량 앞으로 나아갔다.

연안에서 중심부 쪽으로 10m 가량은 보조제방 성격의 석축이 쌓여 있었다.

석축이 끝지점부터 중심부로는 지난해 갈수기 때 자라던 육초가 잠겨 삭고 있었다.

특공대(바닥을 긁는 소형 갈퀴)로 바닥상태를 점검해보니 육초가 무더기로 나왔다.

다행이 삭은 육초라서 쉽게 뜯겨 나왔으나 좀처럼 빈 구멍을 찾기 힘들었다.

먼저 와 자리를 잡고 있던 유준재 회원은 “바닥이 워낙 지저분해 5시간째 빈 구멍을 찾고 있습니다. 아마도 낼 아침 철수할 때까지 바닥만 찾다가 말겠는데요?”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그렇다 해도 낚시는 해야겠기에 글루텐을 두 종류로 먼저 갯다.

하나는 아무 무르게 만들었다. 무르게 갠 글루텐은 수심을 찾을 때 사용했다. 예닐곱 번 이상은 캐스팅을 해야 했기에 던질 때마다 밑밥 효과를 노리기 위함이었다.

또 하나는 글루텐을 아주 단단하게 개어 삭은 수초구멍을 찾았을 때 본격적인 미끼용으로 쓸 생각이었다.

금전지는 배스보다도 블루길이 많은 저수지다. 그다지 크지도 않는 블루길이 모든 미끼에 반응을 했다. 채비를 투척하면 찌가 세워지지 않을 정도.

그래서 블루길의 공격에도 미끼가 안착이 될 수 있도록 단단하게 미끼를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그러나 낚싯대 길이를 바꿔가며 빈 구멍을 찾았다 싶었으나 막상 다시 던지면 찌 높이가 낮아졌다. 채비가 수초 언저리에 채비가 결렸다가 떨어지는 듯했다.

결국 펼쳐놓은 총 12대의 낚싯대 중 3대의 채비만 깔끔하게 바닥에 떨어졌다. 바닥 여건이 최악인 상황에서 그나마 깨끗하게 채비가 떨어지는 세 곳만 집중적으로 노려보기로 했다.

산란 휴식기 들어간 붕어들이 깊은 수심에서 입질

밤 8시. 본격적으로 밤낚시가 시작되었지만 블루길 극성이 여전했다.

단단하게 갠 글루텐을 팥알 크기로 작게 만들어 바늘에 달았다. 수초 언저리에 걸렸는지 깔끔하게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세 목 이상의 찌가 나와 있었다.

다시 투척할까 하고 망설이고 있는데 찌가 훅~ 하며 빨려 들었다. 챔질해보니 28cm 정도 의 붕어였다.

내 우측에 앉은 유준재 회원도 입질을 받았는지 붕어를 끌어내는 물보라 소리가 들려왔다.

유준재 회원은 “봉돌이 바닥에 깨끗하게 안착이 된 채비만 찌가 올라옵니다. 바닥을 찾지 못해 계속 투척했더니 오히려 밑밥 효과가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밤 9시 30분 경, 내 좌측에 앉았던 광주 얼레붕어낚시 회원 이우열 씨 자리가 플래시 불빛으로 소란스러웠다.

물어보니 42cm의 4짜 붕어를 낚았다는 소식이었다. 이우열 씨 자리는 육초가 없는 곳으로 수심이 2.5m로 깊은 지역이었다.

글루텐을 미끼로 활용했는데 찌가 몸통까지 떠 방방거리고 있을 때 챔질 했고, 손목에 전해오는 느낌이 보통 놈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중류 쪽에 앉은 김윤건 회원도 31cm의 턱걸이 월척을 낚아냈다. 수심 3m 지역으로, 갈수기 때 물이 빠지지 않아 육초가 자라지 않는 지역이었다.

산란 이후 회복기에 들어간 붕어들이 깊은 수심대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서 보니 깨끗한 바닥에 찌를 세웠던 4.2칸 대의 찌가 옆으로 1.5m가량 끌려가 수면 밑에서 케미 불빛만 희미하게 보였다.

‘블루길이겠지’하며 살짝 낚싯대를 들어보니 묵직했다. 삭은 수초가 뜯기며 올라온 녀석은 상당한 씨알의 붕어였다. 낚싯대를 한껏 뒤로 제치는 순간 낚싯줄이 버드나무 가지에 걸려버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서 결국 4짜급 붕어 얼굴만 상면한 채 떨어뜨리고 말았다.

아쉬웠지만 지뢰밭 같은 물속 상황에서 입질을 받았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여명이 밝아올 즈음 아침시간 전체적인 조황을 살필 겸 상류 일대를 둘러봤다.

광주에서 내려왔던 이상순 씨는 “가람님께서 한발 늦으셨습니다.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 낚시인들이 4짜 붕어를 낚았을 정도로 호 조황이었습니다. 이제는 산란 이후 붕어들이 휴식기에 접어든 탓에 입질의 빈도가 확연하게 떨어졌습니다.”라고 했다.

그의 살림망에는 턱걸이급 월척 세 마리와 28~29cm 준척급 붕어가 네 마리 들어 있었다.

취재를 마무리하면서 함께 했던 회원들의 조황도 살펴봤다. 어젯밤 4짜 붕어의 손맛을 봤던 이우열 씨가 또 하나의 4짜 붕어를 추가 했다.

수심이 깊었지만 비교적 깨끗한 바닥을 노렸던 이우열 씨는 옥수수 미끼로 4짜를 건져 올렸다고 말했다.

이우열 씨는 살림망에는 4짜 붕어 두 마리와 준척급 붕어 6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5월 중순 이후의 금전지 낚시요령

금전지는 계곡지라서 산란이 늦지만 5월 초 현재는 산란이 모두 끝난 상태이다.

호조황을 누렸던 상류일대로 몰렸던 붕어들이 이젠 중류로 빠지는 상황이다.

아울러 곧 모내기철을 맞아 배수기가 도래되었다. 최상류보다는 중류 지역이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앞서 말한 대로 금전지에는 블루길 개체수가 엄청나다.

모든 미끼에 반응해 피곤하므로 글루텐은 단단하게 개어 쓰는 게 효과적이다.

이제부터 수온이 높아지는 시기이므로 갈수 이후 비가 내려 새물이 유입된다면 상류 물골자리에서 흙탕물이 유입될 때, 물 흐름이 없는 자리에 포인트를 정하다면 산란기 버금가는 호황을 또 다시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주소 → 전남 화순군 한천면 한계리 721-1

 

“밤새 큰 손맛 봤습니다!”

광주 얼레붕어낚시 회원 이우열 씨가 40, 42cm의 4짜 붕어 두 마리나 낚아 기뻐하고 있다.

 

 

마땅히 앉을 자리가 없어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로 수중전을 펼친 필자의 낚시자리.

 

 

금전지 상류 수중에 삭아들고 있는 육초 찌꺼기.

이 육초 찌꺼기 때문에 채비 안착이 어려웠다.

 

 

금전지에서 극성을 부렸던 피라미와 블루길.

특히 블루길 성화가 엄청 심해 피곤한 낚시가 되었다.

 

 

넓은 도로 한켠에 설치한 본부석 텐트.

취재 당일 갑자기 내린 소나가를 피할 수 있었고, 회원들이 짬짬이 쉬는 공간으로 활용했다.

 

 

목포에서 출조한 최원재 회원이 바닥이 깨끗한 곳을 찾아가면서 신중하게 대편성을 하고 있다.

 

 

금전지 취재 중에 올린 조과를 자랑하는 회원들.

좌측부터 김윤건, 김대완, 이우열, 최원재 회원.

 

밤새 마릿수 붕어로 손맛을 봤던 김윤건, 김대완 회원이 본부석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가볍게 보였다.

 

 

금전지 연안을 따라 수풀 속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수거한 취재팀.

 

 

이우열 씨의 조과.

4짜 붕어 두 마리와 허리급 붕어, 준척급 붕어로 손맛을 봤다.

 

 

금전지 상류에서 하류 쪽으로 바라 본 전경.

산란기와 산란 이후 특급 포인트로 알려진 곳이다.

 

 

취재 이후 사진촬영이 끝나자 손맛을 안겨줬던 붕어들을 다시 방행하고 있는 이우열 씨.

 

 

늦은 시간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야식을 즐기고 있는 취재팀.

 

 

금전지의 인공 섬.

현재는 입구를 막아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낚시 도중 연달아 올라온 블루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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