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신풍지 겨울 대박

폭풍한설에 드라마 찍었다.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편집위원, (주)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설날 연휴 첫날, 무안 감돈지에서 120여 마리의 붕어를 만났으나 월척은 단 한 마리도 없어 아쉬웠다.

한파와 강풍 주의보까지 발효돼 어쩔 수 없이 철수를 결정하고 집으로 향하는데 어딘지 모르게 찜찜했다. 이왕 멀리까지 왔으니 쓸 만 한 놈으로 얼굴을 봤어야 했는데 너무 아쉬웠다.

집으로 가면서도 ‘잠시 짬낚이라도 가능한 곳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가는 길 주변에 여러 곳이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강한 북서풍에 의지되며 씨알 좋은 붕어가 낚일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영암의 신풍지가 뇌리에 강하게 스쳤다.

이미 차는 자동으로 영암 독천을 지나 영암읍 소재지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신풍지로 진입하기 위해 농로 길로 접어드는데 시멘트길이지만 너무나 미끄러웠다. 주변 밭에서 도로 위로 흘러내린 황토가 눈에 젖었고, 그 위에 하얀 눈이 살짝 덮여있었던 것.

말 그대로 진흙 지뢰밭이었다.

대물 많고 어자원 보존 잘 되는 곳

영암군 학산면 금계리에 위치한 6천 평 규모의 크지 않는 저수지이지만 허리급 붕어와 4짜 붕어가 줄기차게 낚인바 있는 대물 붕어터이다. 오래 전부터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있다. 여름철에는 마름이 수면을 뒤덮어 낚시자리가 많지 않고 가을 들어 마름이 삭아 내릴 때부터 이듬해 마름 새순이 올라 올 즈음까지 낚시 여건이 좋은 곳이다.

수중에는 늦가을부터 말즘이 자라 올라오기 때문에 채비 안착이 어렵다. 그 결과 불법 그물질도 힘들어 어자원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산란기 때는 상류에 자생하는 부들과 갈대 그리고 뗏장 수초지역으로 붕어들이 대거 몰린다. 이때 튼튼한 수초 구멍치기를 하면 본인의 기록 붕어를 끌어낼 수도 있는 곳이다.

4월 초가 되면 신풍지 상류에 819번 지방도를 따라 ‘왕인박사 유적지’ 가는 길을 따라 벚꽃이 만개해 있다. 벚꽃을 병풍삼아 운치 있는 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대낮부터 솟구치는 월척

오후 1시경 신풍지에 도착하니 낚시인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하긴 이토록 춥고 강한 눈 섞인 폭풍 같은 바람에 누가 출조를 했겠냐?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북서풍에 의지되는 좌안 중류에 자리를 택하고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를 설치했다. 차는 낚시 자리 바로 뒤편에 주차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바람을 막아볼 심산이었다.

바닥을 긁어보니 삭은 마름 줄기가 걸려 나왔지만 거의 삭은 상태여서 떡밥 낚시가 가능할 것 같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수심을 맞출 때부터 아주 무르게 갠 집어용 글루텐을 크게 달아 집어를 하면서 수심을 찾았다. 3칸부터 6칸까지 12대의 낚싯대를 펼쳤는데 수심은 2.5m 전후로 비슷했다.

다시 미끼용 글루텐을 두 가지로 개었다. 5칸 이상의 긴 낚싯대에는 단단하게 갠 글루텐을, 짧은 대에는 무르게 갠 글루텐을 달았다.

오후2시 반 무렵. 낚싯대 세팅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면에 펼쳐 놓은 3칸대의 찌가 끔뻑 거렸다. 가만히 지켜보니 올리지도 못하고 슬슬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고 챔질했다.

손목에는 육중한 힘이 전달되었다. 2.5m의 수심이 깊은 것도 이유였겠으나 일단 씨알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수면 위에 보이는 붕어는 한눈에 봐도 월척 이상은 되리라 생각되었다. 미처 뜰채를 펴 놓지 않아 조심스럽게 받침대 사이로 월척 붕어를 들어 올렸다. 계측 결과 첫수에 나온 붕어는 32cm 월척. 대낮에 월척이라니 이외였다.

하지만 기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6칸 대의 찌가 솟기 시작했다. ‘블루길이 워낙 많아 블루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르던 찌가 멈추는 순간에 가볍게 살짝 챔질해 봤다. 손목에 전달된 느낌이 붕어였다. 좌우로 째는 붕어를 돌려세워 끌어냈다. 이번에는 턱걸이급 월척이었다.

강한 바람이 불어왔지만 간간히 내리 쬐는 따뜻한 햇볕으로 약간의 수온 상승이 있었는지 붕어의 회유가 빨라진 듯하다.

낮에는 월척, 밤에는 잔챙이 위주로 낚여

오후 3시가 되자 아침에 무안 감돈지에서 낚시하고 집으로 철수 했던 이광희 회원이 찾아 왔다. 이광희 회원은 3급 장애인으로, 타인의 도움 없이는 출조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최상류의 갈대와 부들 그리고 연안에 뗏장수초로 어우러진 포인트를 소개해줬다.

강한 눈보라 속에서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광희 회원의 외침 소리가 바람을 타고 전해져 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다섯 칸 정도의 긴 대가 활처럼 휘어진 게 보였다. 황급히 뛰어가 보니 월척 붕어를 걸어 뗏장 줄기에서 떼어놓으려 씨름하고 있었다.

얼른 수초제거기와 뜰채를 들고 지원에 나섰고 결국 32cm 월척을 건져낼 수 있었다.

이때까지 이광희 회원은 세 마리의 붕어를 낚았는데 모두 월척이었다. 저수지 명성에 비해 조금 작은 사이즈의 월척이었지만 한파와 강풍 주의보, 눈보라 속에서 이 정도 조황이면 우리가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는 충분하다는 느낌이었다.

오후 5시. 밤낚시를 앞두고 강풍을 대비해 텐트를 다시 동여맨 뒤 미리서 저녁 식사를 마쳤다.

낮에 간간이 들어오던 입질이 밤낚시로 접어들자 현저하게 빈도가 높아졌다. 3칸부터 6칸까지 입질은 고르게 들어왔다.

하지만 낮 낚시와는 현저하게 다른 씨알이었다. 최소 18cm에서 24cm의 작은 붕어만 낚였다. 밤 12시까지 20여 마리의 붕어를 낚았지만 사이즈는 고만고만했다.

상류에 앉았던 이광희 회원에게 커피를 끓여 가지고 가봤다. 이광희 회원도 “밤이 되니까 지렁이에도, 글루텐에도, 옥수수에도 애기 붕어만 낚이고 있습니다.”라며 서운해했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밤새 몰아치는 강한 눈보라 속에서 텐트를 부여잡고 입질을 기다렸다. 신풍지 명성에 걸맞는 허리급 붕어를 기다리면서···.

구관이 명관, 봄에 허리급 이상 기대

강풍 속에 텐트를 부여잡고 있는 사이에 여명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일찍 철수하려다 ‘길에 쌓인 눈이 녹을 때인 오전 10시까지만 해보자’며 글루텐을 바늘에 작게 달아 찌를 세우고 응시했다. 그랬더니 바닥에 채비가 닿은 듯 했는데 바로 올라왔다. 세 번째 월척의 입질이었다. 좌측 상류에 자리한 이광희 회원도 입질을 받아 턱걸이급을 낚아냈다.

낚아낸 월척붕어 모두가 누런빛을 띄는 황금붕어였다. 수중에 말즘 군락에서 서식하는 붕어라서 색상이 누런 거라 생각되었다.

오전 10시가 되어갈 무렵 철수 준비를 했다. 마지막 낚싯대 두 대를 남겨두고 있었는데, 얼핏 보니 어느새 찌가 사라지고 없었다. 어차피 철수할 거라 큰 기대없이 낚싯대를 들어내는데 뭔가 걸려 있는 듯 했다. 꺼내놓고 보니 33cm 월척 붕어였다.

마지막 기념 촬영을 하기 위해 필자 혼자 낚은 붕어를 풀밭에 쏟아봤다. 월척이 다섯 마리에 작은 붕어에서부터 준척까지 43마리나 됐다.

사진 몇 장을 남기고 모두 방류했다. 하룻밤 신풍지 출조에서 느낀 점은 예전에 비해 씨알이 작아졌고, 밤낚시에서는 자잘한 붕어가 낚이는 반면 월척급 이상의 붕어는 낮 낚시에 낚인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라고 날씨가 풀리면 신풍지 명성이 살아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귀갓길에 올랐다.

3월의 신풍지 낚시는?

신풍지는 대체로 겨울 바람이 많이 타지 않는 곳이지만 북서풍의 바람은 4월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상류권은 지대가 높은 819번국도 아래에 있어 그나마 바람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그결과 언제나 탁도가 좋고 수온이 높은 편이다.

산란이 빠른 곳으로, 3월로 접어들면 씨알 굵은 붕어부터 상류 수초대로 알자리를 찾아 몰려든다.

그래서 3월 낚시는 현장에서 산란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면 뗏장수초에서 50cm~1m를 떨어져 찌를 세우고, 수초대가 움직이는 등의 징후가 보인다면 수초대를 직접 공략하거나 수초에 바짝 붙여 찌를 세워야 한다. 미끼는 지렁이가 빠를 수 있지만 블루길 성화가 심하므로 글루텐이나 옥수수 등 식물성 미끼를 잘 활용해야 한다.

◆네비게이션 주소→ 전남 영암군 학산면 금계리 1060

눈보라가 몰아치는 상황에서도 마릿수 조과를 배출한 신풍지.

사진은 좌측 연안으로 뗏장수초가 잘 발달되어 있다.

산란철에는 특급 포인트로 예상되는 구간이다.

 

 

이광희 회원이 아침 9시경 월척을 낚아내고 있다.

씨알 굵은 붕어들은 모두 낮 낚시에 낚였다.

 

 

신풍지에서 빠른 입질을 받은 글루텐 떡밥.

준 밀폐형 미끼통인 서진레져의‘붕어도시락’에 보관해 일정한 점성을 유지시켰다.

 

 

신풍지 전경.

6천평으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허리급 월척과 4짜 붕어를 품고 있는 저수지이다.

 

 

필자(왼쪽)와 이광희 회원이 신풍지에서 올린 조과 중 굵직한 녀석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필자의 대편성.

천류 설화수 프리미엄+운명

천류사의 설화수 프리미엄과 운명 낚싯대를 고루 편성했다.

 

 

신풍지에서 필자가 혼자 올린 조과.

궂은 날씨였지만 겨울 낚시에서 거둔 조과로는 대박에 가까웠다.

촬영 후 모두 방류했다.

 

 

신풍지에서 필자가 사용한 군계일학의‘와이어 스위벨 스네이크형’채비.

 

 

낮 시간에 올린 월척을 보여주고 있는 필자.

 

 

필자가 낮낚시로 올린 33cm 월척.

풍체가 좋고 황금빛이 눈부신 붕어였다.

밤에는 의외로 씨알이 잘게 낚였다.

 

 

지렁이에 낚인 블루길.

찬 수온 때문인지 성화가 심하지는 않았다.

 

 

밤새 내린 눈에 텐트와 낚시가방을 뒤덮었다.

밤새 강풍과 눈보라가 몰아쳐 힘든 낚시를 해야 했다.

 

 

철수 직전에 월척붕어를 낚아낸 이광희 회원이‘끝내기 월척’을 낚았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보온장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입질을 기다리는 이광희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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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 감돈지 혼돈의 마릿수

겨울 명소 유당수로보다 백 배는 낫다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편집위원, (주)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설날 연휴가 시작되는 지난 1월 26일.

설날이 4일이 남아 있었지만 미리 성묘를 하기 위해 새벽시간에 집을 나섰다. 고향인 신안군 지도읍 선산에서 성묘를 마친 시간이 오전 11시.

강풍주의보와 한파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연휴를 그냥 보낼 수 없어 성묘 직전에 이미 광주 대물무지개 조성흠과 함께 출조를 약속했었다.

장소는 무안 감돈지. 앞서 도착했던 조성흠 고문에게 전화가 왔다.

“내림낚시인 세명이 있는데 두어 시간 만에 각자 스무 마리가 넘게 붕어를낚아내고 있다. 느면 나온다 말이 실감날 정도로 조황이 좋다”라고 알려왔다.

서둘러 무안 감돈지로 차를 몰았다. 도착해보니 조성흠 고문 이야기대로 내림낚시인들이 낚싯대 한 대씩 펴 놓고 입질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지켜보는 사이에도 두세 마리의 붕어를 낚아내는 게 보였다.

포인트를 둘러 볼 필요도 없이 내림낚시인들이 자리한 상류 부댐 위쪽에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를 펼쳤다. 수심을 재보니 3.5m로 깊게 나왔다.

총 12대 폈지만 3대만으로도 충분해

겨울 날씨임에도 물색은 탁해 보였다. 봉돌에 특공대(바닥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소형 갈퀴)를 달아 바닥을 긁어보니 갈수기 때 자란 육초가 물이 차오르면서 삭아 내린 듯했다.

육초 찌꺼기가 있는 포인트이지만 수심은 고르게 나왔다. 집어를 하기 위해 채비를 던질 때 마다 바늘에 글루텐을 크게 달아 수심을 찾았다.

북서풍 계열의 세찬 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몰아쳤지만 다행하게도 뒤에서 불어오는 등 바람이라서 낚싯대 캐스팅은 문제없었다.

찌를 네 개째 세우고 있는데 첫 번째 찌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었다. 채볼까? 하다가 어디까지 찌를 올리는지를 보기 위해 챔질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봤다. 그랬더니 찌가 정점에 다다르고 옆으로 눕기 시작했다. 비로소 그때 챔질해 봤다. 깊은 수심이라 그런지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결국 수면위로 모습을 보인 붕어는 23cm급 토종 붕어였다.

이 녀석이 마릿수 조황이 전주곡이었다. 낚싯대 12대를 폈지만 3칸에서 3.4칸까지 3대면 낚시가 충분했다. 채비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찌가 순차적으로 올라왔다. 낚시 시작 한 시간 남짓에 20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아냈다. 하지만 월척은 단 한 마리도 없었고 모두 18~23cm가 주류를 이루었다.

혼자서 120마리 넘게 낚아

해가 서산에 기울기 시작한 오후 5시. 상류 달산교 위에 폭이 좁은 새물 유입이 되는 냇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조성흠 고문의 자리로 가봤다.

이곳은 폭이 15m에 불과 한 곳이다. 산란철 붕어가 대대적으로 거슬러 올라 올 수 있는 포인트였다. 조성흠 고문은 짧은 대로 중앙부에 깊고 비교적 바닥이 깨끗한 자갈밭을 노리고 있었는데 쉴 새 없는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살림망에는 서른 마리가 넘는 붕어를 담아놓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그 역시 월척은 없었다.

달산교 아래에는 광주에서 출조한 강은석 씨와 아들인 강한울 군이 낚싯대 한 대로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내림낚시도 아닌 바닥 낚시였는데 글루텐으로 붕어를 잡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강은석 씨는 “어제 여기에 와서 낚시를 해봤는데 둘이서 50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았습니다. 아들이 너무나 즐거워 해 오늘 다시 오게 되었다.”라고 했다.

아들인 강한울 군은 학교 공부도 하면서 짬짬이 붕어낚시도 배워 아빠랑 자주 낚시터에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강은석 씨와 강한울 군은 두어 시간 만에 스무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았다며 살림망을 들춰내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해줬다.

밤 7시가 되자 그토록 강하게 불어오던 바람이 수그러든 듯 보였다. 낮에 잔 씨알의 붕어가 줄기차게 낚여서 ‘밤에는 붕어의 씨알이 좀 더 굵어질까?’ 기대를 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밤에도 쉴 새 없는 입질은 이어졌지만 씨알은 낮낚시 때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밤 11시. 야식을 즐기기 위해 회원들이 본부석으로 모였다.

상류 냇가에 자리한 조성흠 고문은 “낮에 빗발치게 들어왔던 입질이 밤이 되자 잠잠해졌다. 아무래도 붕어들이 하류로 빠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예상했다.

달선교 아래에 자리했던 이광희 회원은 지렁이 한 마리로 붕어 네 마리까지 낚아냈는데 바늘에 지렁이 냄새만 나도 붕어가 덤빈다고 즐거워했다.

그러나 밤 11시까지 세 명이서 낚아낸 붕어가 150마리는 훌쩍 넘었지만 기대 했던 월척붕어는 없었다.

더 이상 의미 없는 낚시가 되겠다 싶어 채비를 회수해놓고 휴식을 취했다.

토종은 확률은 낮지만 떡은 4짜도 수월하게 낚여

아침시간 채비를 넣자마자 입질은 이어졌다. 상류 달선교 아래에 앉았던 이광희 회원은 밤새 이어지는 입질에 피곤한 줄도 모르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살림망을 들어내 보니 무게가 상당했다. 필자 혼자서 낚은 붕어가 무려 120여 마리나 됐다. 월척 붕어는 만나지 못했지만 이토록 추운 겨울날, 그것도 강풍주의보와 한파 속에서도 마릿수 붕어 손맛을 봤다는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조행 일지에 겨울철 손맛 터로 체크해둘 필요성을 느낀 출조였다.

감돈지는?

전남 무안군 몽탄면 달산리에 있으며 1943년도에 축조된 12만평 규모의 준계곡형이다. 상류에 무안군에서 제일 높다는 승달산(해발 319.2m)이 있고 이곳에서 흘러든 물이 달산 수원지를 경유해 담수하는 저수지다. 당연이 수질이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상류에 제1부댐이 설치되어 있고 우측 중류에 제2부댐이 설치되어 있다.

무안군 겨울 붕어터로 명성을 날렸던 유당수로의 조황이 주춤한 사이 마릿수 조황이 뛰어난 감돈지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감돈지는 토종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림낚시와 전층낚시를 하는 낚시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다.

월척은 쉽게 낚이지 않지만 추운 겨울에도 결빙만 되지 않는다면 감잎붕어에서부터 24~27cm의 붕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낚여 올라온다. 전층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의 이야기로는 4짜급 떡붕어는 수월하게 낚아낼 수 있다고 한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무안군 몽탄면 달산리 356

무안 감돈지 상류 달산교 아래에 포인트 했던 이광희 회원이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이곳은 진입이 수월해 내림낚시인들도 즐겨 찾는 포인트이다.

 

 

무안 감돈지에서 이광희 회원이 올린 조과.

밤새 이어지는 입질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낚시를 즐겼다.

 

 

감돈지에서 필자가 사용한 군계일학의‘와이어 스위벨 채비 스네이크형’채비.

글루텐에 집어가 되자 붕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낚였다.

 

 

감돈지 상류의 친수공원 안내문.

물과 녹지를 결합시킨 공원으로 봄철이면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대물꾼에게 이게 뭐랍니까?”

연타로 낚이는 붕어를 들고 헛웃음을 짓는 조성흠 고문.

 

 

강풍과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출조했던 광주의 강은석 씨, 아들 강한울 군.

두 시간 동안의 조과이다.

 

 

감돈지 상류 전경.

내림낚시인들이 찌를 응시하며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감돈지에서 하룻밤에 어마어마한 마릿수 조과를 보여주는 촬영팀.

좌측부터 이광희 회원, 광주대물무지개 조성흠 고문이다.

 

 

감돈지 제1부댐 전경.

감돈지에는 2개의 부담이 있지만 최상류 제1부댐이 낚시자리가 많고 조황이 더 좋았다.

 

 

상류 폭 좁은 냇가에서 내림낚시를 즐기고 있는 광주 낚시인.

내림낚시 전문가이면서 감돈지 마니아였다.

 

 

조성흠 고문이 붕어의 씨알 선별을 위해 새우를 준비해 왔다.

그러나 새우 미끼에도 붕어의 씨알은 고만고만했다.

 

 

준척급 붕어를 낚고 해맑게 웃고 있는 이광희 회원.

지렁이 한 마리를 계속 사용해 네 마리의 붕어를 낚을 정도로 입질이 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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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세동지

월척도 귀해졌지만 준척급은 넘쳐나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편집위원 · (주)천류 사외이사, 필드스탭 팀장]

지난11월 23일 여수 복산지에서 함께 출조 했던 유튜버 ‘흥양붕어TV’ 이민성 회원이 “다음 주에는 고흥 세동지로 한번 가보시죠?”라며 출조지를 추천했다.

이민성 회원의 추천에 필자는 약간 의아해 했다.

세동지는 유난히 터가 센 곳이라 골수 대물낚시인이 아니라면 기피하는 곳이고 나 역시 기억에서 지웠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민성 씨의 예상 못한 제안에 세동지 조황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이민성 회원은 “최근 마름과 어리연이 삭아 내린 후 붕어가 마릿수 붕어가 로 낚이고 있습니다.

주로 낚이는 사이즈는 8~9치급에 불과하지만 종종 허리급이 두세 마리씩 섞이고 운이 좋으면 4짜 중반의 붕어도 덤으로 낚을 수 있습니다”라며 설명했다.

배스 줄면서 붕어 마릿수는 늘어나

세동지는 고흥 해창만수로 상류에 있으면서 16~17년 전에 5짜 붕어가 마릿수로 낚인 곳이다. 그 이후로는 5짜 붕어의 출현이 줄어들면서 입질 한 번 못 받고 철수하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낚시인들의 남도 5짜 붕어터 목록에서 제외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최근 낚시인들이 세동지를 찾지 않은 또 다른 이유로는 해창만수로가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로 접어들면 간간이 빨래판 붕어라 일컫는 체고 좋은 허리급 붕어가 출몰하면서 낚시인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여기에 요즘에는 세동지뿐 아니라 그간 ‘5짜터네’ ‘한방터네’ 해왔던 수많은 대물터들이 명성을 잃고 마릿수터로 바뀌고 있다.

여수의 복산지, 하동의 송원지, 고흥 해창만수로, 여수 관기지, 보성 감동지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배스가 씨가 마른 것은 아니다. 배스 낚시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게 많았던 배스가 어디로 종족을 감췄는지 예전과 비교해 낚이는 배스 숫자가 많이 줄었다”라고 말한다.

그 대신 씨알이 크다는 게 배스낚시인들의 말이다.

아무튼 배스 개체수가 줄면서 붕어 마릿수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배스 개체수가 증가한다면 마릿수터로 변한 낚시터들이 다시 대물터로 환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드는 요즘이다.

자로 잰 듯 올라오는 28cm급

지난 11월 30일 고흥 세동지를 찾았다.

강풍주의보에 기온까지 큰 폭으로 떨어져 체감온도가 더욱 낮게 느껴지는 추운 겨울 날씨가 며칠째 지속되고 있었다.

먼저 마음에 두었던 제방 좌측 중류 부들과 갈대가 분포되어 있는 포인트를 둘러봤다.

물색이 약간 탁해 보였다. 붕어가 충분하게 수초대에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강풍주의보에 바람을 의지 할 곳이 없었다. 낚싯대를 휘두르기도 벅찰 정도로 강한 바람이었다.

이곳저곳을 둘러봤으나 마땅히 대를 펼 장소가 없었다.

다시 제방 우측 하류로 이동해 주차한 뒤 밭둑길을 지나 산속 오솔길로 따라 80m를 걸어가자 바람이 덜 타는 암반지대가 나왔다. 강한 북서풍을 비봉산(해발447.6m)의 노적봉이 막아주고 있었다.

바위 위에 동일레져의 전투 좌대를 설치했다.

먼저 특공대(바닥을 긁는 소형 갈퀴)로 바닥을 긁어봤다. 간간히 새로 자라기 시작한 한 뼘 정도 길이의 말즘이 갈퀴에 걸려 나왔다. 바닥 전체가 말즘으로 가득 차지는 않았고 드문드문 군락이 있다는 것을 확인 했다.

수심은 2.5m로 깊은 수심이었지만 말즘이 없는 곳을 찾아 대편성을 했다.

오후 2시. 건너편 연안에는 갈대가 쓰러질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내 포인트에는 부는 바람은 미풍에 불과 했다.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하기 위해 경원산업의 옥수수어분글루텐과 오래오글루텐을 반반 섞어 사용하기로 했다. 처음에 집어를 목적으로 글루텐을 아주 무르게 개어 달아 낚싯대마다 열 번씩 헛챔질을 해줬다. 그 이후에는 ‘말쯤 줄기에 글루텐이 걸려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단단하게 개어 달았다.

오후 4시부터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지만 입질 자체가 없어 내심 불안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염려는 기우에 불과 했다.

밤케미로 바꾸는 순간부터 찌가 오르기 시작해 순식간에 다섯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사이즈는 자로 잰 듯한 28cm 전후였다.

수심이 2.5m로 깊고 정수수초 등 장애물이 없어 마음껏 손맛을 즐기며 붕어를 끌어냈다.

낚아낸 붕어를 보니 체고가 높은 게 있는 반면 토종터 붕어처럼 날렵하게 생긴 붕어도 있었다. 밤이 깊어 가면서 낚이는 붕어 씨알은 더욱 커졌다.

바닥을 잘 찾아 찌를 세웠지만 가끔은 말즘 위에 떨어진 채비도 있었다. 그러나 다시 회수할 필요는 없었다. 찌가 비스듬하게 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붕어가 입질해줬다.

한겨울 손맛터로 강추

자정이 갓 넘은 시각. 우측에 4.8칸 대에서 언제 입질이 왔는지 찌가 사라지고 없었다. 얼떨결에 챔질해보니 째는 힘이 대단했다.

작은 잉어가 자주 낚여 이번에도 좀 더 큰 씨알의 잉어일까 생각했으나 올라온 녀석은 붕어였다. 이번 출조에서 낚아낸 붕어 중 가장 큰 씨알로 정확히 32cm가 나왔다.

32cm 월척을 낚은 후 커피를 한잔하며 잠시 쉬기로 하고 본부석으로 가봤다.

본부석 바로 아래에 자리한 이광희 회원이 “느낌상 월척이 한 마리 정도는 줄 것도 같은데 계속 28cm짜리만 올라와 아쉽습니다”라고 말했고 그 와중에도 또 28cm급을 낚아냈다.

이광희 회원과 비슷한 조과를 거두고 있던 이민성 회원은 “유튜브 영상은 충분하게 촬영했지만 모두 다 준척에 불과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침에까지 열심히 낚시하면 ‘굵은 놈이 한 마리 낚이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였다.

잠시 본부석에서 커피를 마시고 자리에 돌아와 보니 찌가 세 개나 엉켜 있었다. 자동빵으로 걸린 붕어의 소행이었다. 채비를 정리하기 위해 낚싯대를 들어보니 뭔가 걸려 있었다. 자동빵으로 걸려든 것은 31cm 월척이었다.

이처럼 예전 세동지에서 낚였다 하면 4짜 중반부터 시작해 5짜 붕어까지 낚였지만, 현재는 저수지 생태가 완전하게 뒤 바뀌어 27~28cm 붕어가 꼬리를 물고 낚였다.

하지만 이글루가 들썩일 정도의 강풍 속에서도 밤새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와 피곤한 줄도 몰랐다. 비록 허리급 월척은 없었지만 깊은 수심에서 낚여 올라오는 손맛 하나는 일품이었다.

필자 혼자서 낚아낸 붕어만을 바닥에 쏟아놓았더니 마릿수가 엄청났다.

해가 떠오름과 동시에 바람 방향이 서풍으로 바뀌었다. 일기예보에 오늘 역시 강풍이 예보되어 있어 철수를 서둘렀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붕어 얼굴보기 힘든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큰 거 한 마리보다는 붕어 얼굴이라도 볼 수 있는 곳으로 세동지만한 낚시터는 없다고 생각한다.

세동지 부진할 경우 해창만수로 추천

만약 세동지 조황이 부진하다면 하류 쪽에 있는 해창만수로를 추천한다.

해창만수로는 겨울철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출입제한이 없는 곳이다.

본격 시즌은 추수가 끝나는 늦가을부터 이른 봄철까지이며 남촌강, 오도수로, 길두수로에서 마릿수 붕어가 낚이다가 간혹 4짜 전후의 빨래판 붕어가 낚인다.

해창만수로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곳으로 사전에 풍속과 풍향을 파악해서 출조를 해야 한다.

◆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포두면 세동리 1349

일출 무렵 입질을 받은 필자가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밤새 낚여 올라온 붕어들 때문에 밤을 꼬박 샜다.

 

 

세동지에서 낚아낸 월척을 보여주는 필자.

수많은 준척급 붕어 중 월척은 단 두 마리뿐이었다.

 

 

물안개를 배경으로 붕어와 파이팅을 벌이고 있는 필자.

이민성 회원이 멀리서 카메라에 담았다.

 

 

밤새 올린 붕어를 담아둔 살림망을 들어내고 있는 필자.

 

 

취재일 조과 앞에서 기념촬영 중인 일행들.

왼쪽부터 흥양붕어TV 진행자 이민성 회원, 유튜브 ‘너는나의은하수’ 진행자, 이광희 회원이다.

너는나의은하수 진행자는 고흥 여행 중 세동지 물안개를 영상에 담기 위해 들렸다가 기념촬영에 동참했다.

 

 

서진레져 붕어도시락에 담아 사용한 글루텐.

쉴 새 없는 입질에 미리 글루텐 환을 만들어 사용했다.

 

 

이광희 회원이 아침 시간 입질을 기대하며 힘차게 케스팅을 하고 있다.

 

 

세동지 붕어의 평균 씨알.

25~28cm가 주류를 이루었다.

 

 

깊은 수심에서 당찬 손맛을 안겨줬던 하룻밤 조황.

대부분 준척급 붕어에 잉어도 섞여 낚였다.

 

 

필자가 마릿수 붕어를 낚아냈던 경원사의 어분글루텐과 군계일학의 ‘와이어 스위벨 채비 스네이크형’ 채비.

 

 

고흥 세동지 좌안의 나로도 방면 포인트에 자리 잡은 순천 낚시인.

늦가을에 허리급 붕어가 속출했던 포인트이다.

 

 

야식을 즐기고 있는 촬영팀.

 

 

세동지 포인트 진입로의 마늘밭.

진입 시 주변 농작물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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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터 여수 복산지의 변신

밤새 월척 포함

중치급 62마리 낚고 기진맥진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편집위원. (주)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남도의 끝자락에 있는 여수는 바다낚시 메카로 익히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필자가 십 수 년 전부터 민물낚시인들의 발길이 뜸했던 여수 지역 대물 붕어터를 발굴, 낚시춘추에 화보로 소개하면서 낚시인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복산지, 풍류지, 죽림(관기)지, 소옥1지, 덕곡지, 대포지 등이 여수 지역의 대표 대물 붕어터로 낚시인들의 뇌리에 각인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세월이 흘러 기존 낚시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그간은 ‘낚이면 대물이라던 낚시터들이 현재는 마릿수터로 뒤바뀐 것이 눈에 띄는 변화다.

그 중 유독 덕곡지(6천평) 만큼은 예전 명성 그대로 대물을 배출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지난 11월말부터 4짜 중반급과 5짜 초반 붕어가 낚여 큰 화제가 됐다.

관기지에서 4짜만 45마리 촬영했던 복산지로

지난달 화보 촬영 때 고흥 주교1지 갈수기 낚시로 마릿수 손맛을 쏠쏠하게 봤던 터라 이번에도 갈수기를 맞은 저수지가 없을까 궁리하며 여러 곳을 검색해봤다.

그 결과 여수의 관기(죽림)지가 저수위로 나와 있었다. 저수위의 원인은 연안 둘레길 조성 작업 때문이었다.

지난 11월 23일에 관기지를 찾았다. 예상대로 제방권에만 물이 고여 있을 정도로 많은 배수가 이루어졌고, 연안이 거의 드러나 있는 상황이었다.

상류에서 중장비를 동원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으나 거리가 먼 하류권 낚시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제방권 수심을 체크해보니 수심이 겨우 20cm에 불과했다. 담배를 꺼내 물고 한참동안 수면을 주시했지만 붕어의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쯤 되면 배수가 이루어진 지 오래되었다는 방증이고, 웬만한 붕어들은 이미 뻘 속으로 파고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기해야 했다.

그 다음으로 생각해둔 곳은 인근에 있는 복산지. 오히려 복산지는 저수율 100%로 만수위를 기록 중이었다.

복산지는 조산마을 앞에 있다고 해서 현지 낚시인들에게는 조산지라고도 불린다. 일제 강점기 때 축조됐으며 3만6천평 규모의 준계곡형 저수지이다.

필자가 2010년 5월. 4짜붕어만 45마리가 낚인 현장을 생생하게 취재해 낚시춘추 7월호에 소개하면서 일약 대물터로 등극했다. 그 당시부터 몇 년 동안 꾸준하게 4짜붕어가 낚이더니 5짜 붕어까지 몇 마리 배출했다. 그러나 십 수 년이 지난 현재는 준척급 마릿수 터로 바뀌면서 대물터라는 명성을 잃었고 낚시인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3칸, 3.2칸 두 대만으로 소나기 입질

복산지에 도착해 포인트를 살펴보니 물색이 뽀얗게 탁해보였다. 비교적 진입이 수월한 우측 상류쪽에 농수로 관로의 시멘트 위에 자리를 잡았다.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를 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상판만 깔아봤다.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었다.

수심을 재보니 상류였지만 2.5m로 꽤 깊었다.

북서풍의 바람이 불어왔지만 낚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깊은 수심에 물색까지 탁해 굳이 긴 대의 낚싯대를 펼칠 이유가 없었다.

떡밥낚시를 중점적으로 할 요량으로 3칸과 3.2칸을 중앙에 배치했다. 그리고 좌우에 열 대의 낚싯대를 모두 펼쳤다. 경원산업의 옥수수어분글루텐과 오래오글루텐을 반반 섞어 미끼용 떡밥을 만들었다.

바늘에 떡밥을 달아 던지자 찌가 자리를 잡는가 싶었는데 찌가 45도 방향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지며 빨려 들어가는 게 보였다. 잡어일가? 생각하며 챔질하자 바늘에 뭔가 ‘턱!~’하며 걸리는 느낌이 났다. 그러더니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 했다. 깊은 수심에서 느껴지는 손맛을 마음껏 즐기며 꺼냈다. 대를 펴면서 첫수로 올린 놈은 29cm짜리 붕어였다.

이후 계속해서 입질이 이어졌다. 붕어가 한 곳에 몰려있었는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붕어가 낚였다. 열 두 대의 낚싯대를 모두 볼 필요가 없었다.

이후 계속해서 입질이 이어졌다. 붕어가 한곳에 몰려있었는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붕어가 낚였다. 열 두 대의 낚싯대를 모두 볼 필요가 없었다.

3칸과 3.2칸의 두 대만으로도 낚아내기 바빴다. 붕어의 씨알은 대부분 24~29cm짜리였다.

낚시 시작 두 시간 만에 스무 마리가 넘는 붕어가 낚였다. 그러나 월척은 없었다. 붕어 씨알이 모두 고만고만한 사이즈였다.

그래도 예전에 대물터였으니 ‘4짜 붕어는 아니어도 허리급 월척은 낚이지 않을까?’ 내심 기대가 됐다. 그러나 올라온 붕어 중에는 9cm짜리 앙증맞은 씨알도 섞여 올라왔다.

배스가 서식하는 곳에 이렇게 작은 붕어가 서식한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밤에는 4칸 이상 긴 대에 입질 솓아져

밤에는 추워진다는 예보에 방한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일찍 저녁식사를 마쳤다.

밤낚시로 돌입하면서 이상할 정도로 입질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회유하는 붕어가 연안에서 빠져 나갔다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긴 대라고 펴 놓은 4칸 대에서만 간간이 입질이 있었다.

밤 10시를 넘기면서 짧은 대를 걷어 들이고 4칸 이상의 긴 대로 대편성을 다시 했다.

수심은 별반 차이는 없었다. 글루텐 떡밥을 바늘에 아주 작게 달아 던졌더니 찌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느린 속도로 근사하게 올라왔다. 챔질하자 사뭇 다른 느낌의 손맛이 손목에 전해져 왔다.

뜰채에 담긴 녀석은 지금껏 낚인 붕어와는 다른 월척이었다. 계측자에 뉘인 붕어의 꼬리가 32cm를 가리켰다.

긴 대로 바꾼 이후 다시 입질이 이어졌다. 낚싯대를 긴 대로 바꾼 것이 주효했다.

낮부터 붕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온 셈인데, 밤으로 바뀌자 붕어들이 더 깊은 곳으로 이동한건지 밤에는 긴 대에서만 입질이 이어졌다.

특히한 점은 붕어가 한번 물기 시작하면 연속해서 낚였고, 잠시 잠잠한 타임이 한 시간 남짓 이어지다가 다시 또 폭발적인 입질이 이어졋다는 점이다.

한편 오른쪽 상류에 자리했던 유튜버 '흥양붕어TV' 운영자 이민성 회원도 연신 붕어를 낚아냈다.

이민성 씨는 “손맛도 좋고 마릿수도 좋은데 정작 낚여줘야 할 월척 붕어가 낚이지 않습니다.”라며 아쉬워했다.

이민성 씨는 옥수수 미끼와 글루텐을 준비했지만 “글루텐으로 집어를 했는데 그게 주효했는지 유독 글루텐에만 미친 듯 입질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새벽 시간으로 흐르자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사방이 서리가 내려 하얗게 변했다. 본격적인 겨울 낚시를 대비해야 할 때가 다가온 듯 했다.

여명이 밝아올 즈음인 새벽 6시. 정면의 4.4칸 대의 찌가 살짝 수면에 잠겼다가 오르기를 반복했다. 분명 잉어 입질처럼 보였다.

챌까 하다가 더 지켜보기로 했다. 5분여 시간이 흐른 뒤 찌가 솟구치기 시작했다.

찌가 정점에 다다르다 멈추는 순간 챔질! 그랬더니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의 무게가 느껴졌다. “역시 잉어겠지” 생각하며 놓쳐도 좋으니 실컷 손맛을 즐긴 후 뜰채에 담으려는데 엄청 크고 누런 붕어였다. 그러나 아뿔사!! 뜰채에 반쯤 담았는데 마지막 바늘털이를 하는 과정에서 목줄이 끓어지고 말았다.

4짜 붕어 중반은 되어 보이는 씨알이었다. 신중하지 못한 내 불찰이었다.

밤새 한숨도 못자고, 커피 한잔 마실 여유도 없이 꾸준한 입질에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

더 이상의 낚시는 의미 없다 생각되어 일찍 대를 접었다.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바닥에 붕어를 쏟아보니 마릿수가 엄청났다. 밤새 낚아낸 붕어가 62마리였고 그 중에 턱걸이 월척은 세 마리였다. 밤늦게 도착했던 이민성 회원이 낚아낸 붕어도 40마리가 넘었다.

촬영 이후 낚아낸 붕어들은 귀갓길에 800m 거리에 떨어진 한방터이자 5짜 터로 알려진 덕곡지에 모두 방류했다.

12월 중순 이후의 복산지 낚시는?

복산지는 겨울이 깊어져 기온이 크게 떨어져도 좀처럼 결빙이 되지는 않는다. 수온이 떨어져 물색이 맑아질 수는 있겠으나 수심이 깊으므로 물색은 개의치 않아도 된다.

붕어 얼굴보기도 힘들다는 겨울. 오직 큰 놈 한 마리 승부도 좋지만 준척급으로 마릿수 손맛을 볼 수 있는 곳이 복산지이다.

주차와 진입이 다소 힘들 수 있다. 겨울에는 북서풍의 바람을 피할 수 있는 포인트가 좋으며, 낮보다는 밤낚시가 유리하다.

미끼는 글루텐과 옥수수 모두 먹히는 저수지였지만 이번 출조에서는 글루텐 떡밥에 붕어가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여수시 소라면 복산리 57

아침시간에 입질을 받아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필자.

깊은 수심에서 입질을 받아 손맛이 대단했다.

 

 

유튜브 ‘흥양붕어TV’ 운영자 이민성 씨가 새벽에 올린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복산지에서 필자가 사용한 천류사의 천년혼 골드 낚싯대.

초저녁은 짧은대, 늦은 밤에는 긴 대에서 입질이 잦았다.

 

 

카운터를 활용해 마릿수를 세봤다.

총 62마리를 낚았다.

 

 

농수로 시멘트 구조물 위에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를 설치한 필자의 자리.

 

 

여수 복산지에서 필자가 낚아낸 1박2일 조황.

대물터라는 예전 명성은 사라지고 25~28cm의 중치급에 턱걸이 월척이 2마리 낚였다.

 

 

뿌연 김을 내품고 있는 코펠.

겨울낚시의 묘미이다.

 

 

유튜버 흥양붕어TV 이민성 씨가 아침에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복산지에서 낚아낸 월척을 들어 보이는 필자.

 

 

겨울 낚시 필수품인 가스난로.

영하로 떨어진 기온 탓에 밤에는 엄청 추웠다.

 

 

유튜버 흥양붕어TV 이민성 씨가 밤새 낚아낸 붕어를 펼쳐놓고 기념촬영을 했다.

 

 

밤새 얼음이 얼 정도의 큰 일교차 때문에 낚시가방에 서리가 내렸다.

 

 

예전에 5짜 붕어까지 낚였던 복산지에 배스가 감소하면서 7cm짜리 새끼 붕어도 발견되고 있다.

 

 

잠자리를 미리서 준비했지만 밤새 이어지는 입질에 루푸탑 텐트를 사용을 못할 정도였다.

 

 

복산지에서 올린 월척 붕어.

월척은 마릿수가 많지 않았다.

 

 

복산지에서 올린 하룻밤 조과.

이 정도면 한 겨울에도 손맛 보기 좋을 것으로 예상됐다.

 

 

만수위를 기록 중인 복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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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주교1지

갈수찬스 적중!

찌만 서면 문다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편집위원, (주) 천류 필드스탭 팀장 · 사외이사]

매년 가을 추수가 끝날 무렵 출조지 선정의 1순위는 갈수 상태의 저수지다.

특히 추수 이후에는 저수지 바닥 준설공사나 배수관 공사, 제방 보수 공사 등의 여러 이유로 물을 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 ‘농촌용수 종합정보시트템’을 이용해 정보를 얻는다.

거기에는 전일 대비 금일 배수량을 볼 수가 있고 현재 저수량이 얼마인지도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맹목적으로 갈수 저수지를 출조지로 선정하지는 않는다.

일단 규모가 클수록 좋고 계곡지 보다는 준계곡형이나 물을 퍼 올리는 평지형이 좋은 곳이다.

여기에 어자원이 풍부하면서 대물 붕어를 많이 선보여던 곳이라면 더욱 좋다. 하절기 마름으로 빼곡 했던 곳과 연밭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농촌용수 종합정보시트템에 들어가 봤더니 고흥의 주교1지가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빨간색은 갈수 상황인 곳이다. 저수량 14%로 한창 배수가 진행 중이었다.

주교1지는 올 늦봄에 허리급 붕어와 4짜붕어가 속출했던 곳으로 광양과 순천 낚시인들이 자주 드나들며 손맛을 봐 왔던 곳이다.

만수위를 기준으로 앉을 자리가 적고 마름이 많았던 곳이라 갈수 상태인 이때에 꼭 들이대 볼 필요가 있는 곳으로 판단했다.

외래종 유입 후 대물 낚시인만 종종 찾는 곳

주교1지는 고흥군 남양면 신흥리에 있으며 상류에 천봉산(해발 194.5m), 혼백산, 안산에서 흘러드는 물을 담수한다. 물이 부족할 때는 인근 죽암수로의 침교양수장에서 송수관로를 통해 물을 퍼 올려 담수하기도 한다.

1968년 전국적으로 저수지 축조 정책을 펼쳤을 때 축조된 준계곡형 저수지다. 농어촌공사 자료에 의하면 만수면적 1만2천평으로 나와 있으나 실제로는 2만평 규모이다.

예전에는 새우가 잘 먹히던 토종터였으나 죽암수로 물을 끌어오면서 자연스레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었다.

북쪽으로 3km 떨어져 있는 계매지(침교지) 명성에 가려있어 그냥 지나치기 쉬운 낚시터로 있다가 간간이 4짜 붕어가 낚이면서 일부 대물 낚시인만 찾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해질 무렵 주말을 맞아 주교1지를 찾았다.

제방에 도착해 저수지 상태를 보니 예상대로 수위가 제방 석축에 걸려 있는 듯 했다.

상류 일대에는 완전히 바닥을 드러내 말라 있었다.

물색은 마치 모내기철 논물처럼 물색이 뿌옇게 보였다.

포인트를 둘러보기 위해 5칸 낚싯대 하나를 들고 제방 아래로 내려갔다. 그 순간 연안에 머물고 있던 붕어들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도망치는 게 보였다. 수심을 체크해봤더니 제방 왼쪽은 50cm 정도였으며 오른쪽으로 갈수록 얕았는데 그 차이는 미미했다.

부분적으로 삭고 있는 마름이 있었고, 상류에서부터 삭은 마름이 바람에 밀려 하류 제방 쪽에 몰려 있었다.

수심이 얕은 곳이라 마름으로 뒤덮인 이곳은 붕어가 안심하게 은신하는 쉼터와 이불 역할도 병행하며 먹잇감까지 풍부해 최고의 포인트라 여겼다.

계속되는 배수에 40cm 길이의 찌가 기웃기웃

제방 입구에 본부석을 차리고 150m를 걸어 들어가 제방 석축 끝자락에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를 설치했다.

낚시꾼의 입장에서 봤을 때 아무래도 밋밋한 바닥 보다는 마름이 있는 곳이 심리적으로 기대감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미끼를 숙성시키기 위해 마르큐의 노리텐과 경원산업의 오래오 글루텐을 반반씩 섞어 반죽해 놓았다. 가급적이면 마름 가까이에 찌를 세우기 위해 낚싯대 세팅을 하는데 바닥에는 삭은 마름줄기가 깔려 있는지 한 움큼씩 바늘에 걸려 나왔다.

글루텐을 달아 찌를 세웠더니 바로 반응이 와 챔질했다. 28cm의 준수한 씨알의 붕어가 낚여 올라왔다.

다시 미끼를 바늘에 달아 찌를 세우자 또 다시 찌가 움직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헛챔질이 되고 말았다.

첫 붕어는 얼떨결에 잡아낸 것이고 두 번째부터는 다섯 번이나 연속해서 헛챔질이 되고 말았다.

‘블루길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찌를 자세히 관찰하고 나서야 원인을 찾았다.

원래 수심이 얕은 곳은 찌가 옆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교1지에서는 찌가 흔들거릴 뿐 옆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찌가 흔들거릴 때 채보니 붕어 윗턱에 바늘이 정확하게 걸려 낚였다.

이런 식으로 낚싯대 열두 대를 펴기도 전에 열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았다. 입질이 활발해서너 대만 펴도 충분할 것 같았다.

밤낚시로 돌입하기 위해 저녁을 먹어야 했지만 붕어들의 폭풍 입질에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밤 케미로 바꿔도 찌만 세우면 곧바로 입질이 들어와 살림망에 붕어가 차곡차곡 쌓여갔다.

다만 자로 잰 것처럼 24~26cm가 주류였다.

낚시를 시작한지 세 시간이 지난 시점에 서른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았지만 월척은 한 마리도 낚이지 않았다. 그러나 20cm 이하의 붕어도 없었다.

옆자리에 자리한 유튜버 ‘흥양붕어TV’ 이민성 회원도 쉴 새 없이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이민성 회원은 “그동안 유튜브 촬영하면서 최고의 마릿수가 낚일 것 같습니다.”라며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마름이 없는 맨바닥에 앉았고 수심은 50cm로 동일했다.

배수가 진행 중이라 40cm 길이의 찌를 봉돌까지 내렸지만 더 이상은 내릴 수 없는 상황.

시간이 지날수록 찌톱이 조금씩 들어났지만 그 와중에도 붕어의 입질은 계속 이어졌다.

다만 혹시나 하며 허리급 이상 붕어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비슷한 크기의 중치급만 낚일 뿐이었다.

한편 동행한 이광희 회원은 열 대의 낚싯대를 펼치긴 했지만 두 대의 낚싯대만을 활용하고 있었다.

주교1지에서 비교적 깊은 곳에 자리했던 이광희 회원도 “미끼가 수면에 떨어지면 블루길이 반응을 하듯 붕어의 폭풍 입질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갈수 상태의 주교1지 붕어들이 제방권으로 몰렸다는 이야기였다.

월척은 없었지만 혼자 중치급 120마리 낚아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붕어를 낚아내다 보니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 때 수심이 50cm였는데 아침시간에는 30cm밖에 나오지 않았다. 스위벨 채비를 사용했던 나는 기둥 줄을 제거하고 본봉돌과 스위벨을 하나로 채결해야 했다.

찌의 무게중심이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접싯물 수심으로 변했어도 붕어의 입질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다.

하늘을 보니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일기예보에 아침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대로였다.

철수하기 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살림망을 들추니 무게가 감당이 안 될 정도였다.

옆자리 이민성 회원의 도움을 받아 본부석으로 들고 가 바닥에 쏟아보니 엄청난 마릿수였다.

혼자 낚아낸 붕어가 120여 마리. 그러나 희한하게도 월척 이상의 붕어는 한 마리도 없었다.

갈수현상을 보이자 대물급 붕어들은 이미 뻘속으로 파고들었을까? 철없는 붕어들만 회유하다가 낚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로 접어들면서 의도적으로 갈수기 현상을 보이고 있는 저수지를 선택해 출조했고 이 정도면 엄청난 대박 조황이었다.

사진 촬영을 끝내고 서둘러 붕어들이 원래 놀던 물가에 모두 방류하고 철수 길에 올랐다.

만약 기사를 보고 출조했다가 상황이 바뀌어 주교1지가 여의치 않으면 인근에는 계매지를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계매지 역시 갈수기이다. 또 왼쪽으로는 주교2지가 있고 아래쪽 바닷가에는 주교수로가 있다.

주교2지는 6천 평 규모로, 만수면적은 작지만 배스의 유입 덕분에(?) 허리급과 4짜붕어가 종종 낚이는 곳이다. 주교수로는 전형적인 마릿수터다.

◆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남양면 신흥리 907

 

씨알은 고만고만한데 손맛은 장사입니다!”

수심 30cm에서 27cm의 준척급 붕어를 낚아낸 이민성 회원이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유튜버 흥양붕어TV’ 운영자인 이민성 회원이 연타석으로 붕어를 걸어내고 있다.

 

필자가 밤새 낚아낸 붕어.

사진 촬영을 위해 이동 중인데 혼자서는 들 수 없어 이민성 회원이 거들었다.

 

서진레져에서 출시한 붕어도시락미끼통.

요즘처럼 이슬이 많은 밤낚시 때 유용한 제품이다.

무엇보다도 쓰고 남은 글루텐을 담아 냉장고에 일주일간 보관해도 변질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

 

갈수기를 보이고 있는 고흥 주교1.

 

밤새 손맛 징히게 봐 불었네요!”

월척급이 낚이지 않아 아쉬웠지만 24~29cm 준수한 씨알로 마릿수 낚시를 즐겼던 이광희(왼쪽) 회원과 이민성 회원.

 

주교1지에서 주로 사용한 미끼.

글루텐이 가장 잘 먹였고 옥수수는 입질이 더디게 들어왔다.

 

제방 초입 배수구 옆에 자리한 이광희 회원이 아침시간 찌를 응시하고 있다.

10대의 낚싯대를 폈지만 폭발적입 입질에 2대만으로 마릿수 붕어를 낚아냈다.

 

필자가 밤새 올린 준척급 붕어 조과.

사진 촬영 후 방류하기 전에 마릿수를 세어보니 무려 120마리가 넘었다.

 

필자의 대편성.

천류사의 12단 받침틀을 사용했다.

 

유튜버 흥양붕어TV 이민성 씨가 거둔 조과.

밤늦게 도착하고서도 충분한 마릿수 손맛을 즐겼다.

 

주교1지에서 사용한 필자의 채비와 미끼.

마르큐 노리텐 글루텐과 경원 오래오 글루텐을 반반 섞어 사용했다.

 

제방 부근에만 물이 고일 정도로 배수가 심하게 이루어진 주교1.

오히려 마릿수 조황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좋았다.

 

주교2저수지

 

주교2저수지

 

주교2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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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수[주식회사 천류 미디어스탭]

보성 대곡지

폭염 속 중치급 대폭발, 찬바람 불면 4짜 터진다.

가람 김중석 [낚시춘추 편집위원. 천류 필드스탭 팀장 · 사외이사]

 

연일 36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에 출조 자체가 어려운 시기.

매주 수요일쯤 되면 이번 주는 어디로 출조할 거냐?”며 문의 전화가 빗발치지만 이번 주만큼은 회원들의 전화가 잠잠했다.

그만큼 무더위에 심신이 지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집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에서 쉬거나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을 찾아 물놀이로 더위를 이겨내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다. 그늘이 있는 물가에서 쉬더라도 서늘해지는 밤에는 낚시할 요량으로 출조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비교적 집에서 가까우면서도 붕어 자원이 많은 보성의 대곡지가 뇌리에 스쳤다.

대곡지는 1978년에 만들어진 69천평 규모의 준계곡형지로 상류 주월산(해발 557m)에서 흘러든 물을 담수하고 있다. 상류에 도로를 따라 아름드리 벚나무가 가로수로 식재되어 있어 그늘이 많은 게 장점.

20155월에 필자가 낚시춘추 지면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던 곳이다.

대곡지는 감잎붕어에서 4짜에 이르기까지 자원이 많은 곳이다. 지난해와 올해, 산란기부터 장마 이전까지 허리급 붕어가 숱하게 낚여 보성 덕산지와 더불어 새롭게 대물 붕어터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공사 중이던 수변데크 길이 깔끔하게 완성된 탓에 차가 물가까지 접근하는 것은 다소 불편해졌지만 조금만 걸어 들어가면 낚시가 가능한 포인트가 많다.

 

찌가 자리 잡기도 전에 들어오는 파상 입질

지난 810일 오후에 회원들과 함께 대곡지를 찾았다.

농어촌공사 자료를 봤더니 만수위에서 하루에 0.6%씩 배수가 되고 있었고 저수율은 60%를 유지하고 있었다.

수변 데크길 그늘에 의지하면서 상류 일대의 물색을 살피는데 유독 상류 새물 유입구를 중심으로 물색이 탁해 보였다. 마치 모내기를 시작하는 논바닥처럼 탁도가 짙었다.

연안으로 내려가 물에 손을 담가봤더니 아이 목욕시킬 정도로 물이 따뜻했다.

경험으로 봤을 때 수온이 이처럼 따뜻하다면 잔챙이 붕어가 낚일 확률이 높았다. 허리급 이상 큰 사이즈들의 붕어들은 새벽 2시 전후에 낚이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미미하게 배수가 되고 있지만 연연하지 않고 상류 테크길 아래에 동일레저의 전투좌대를 펼쳤다.

수심을 점검해보니 보편적으로 균등하게 1.2m가 나왔지만 5칸 이상의 긴대에서는 2m로 깊게 나왔다.

수심을 재면서 집어도 할 겸 경원사의 포테이토와 옥수수어분글루텐을 섞어 큼지막하게 달아 던졌다. 찌가 제 자리를 잡기도 전에 흔들거리더니 살짝 오르는 느낌에 챔질해봤다.

낚싯대에 전해져 온 느낌은 뭔가 걸렸다는 느낌이었는데 낚아내 놓고 보니 15cm짜리 붕어였다.

그간 대곡지 출조에서 낚아보지도 못했던 작은 씨알이었다.

날씨가 더워 잔챙이들이 설치겠지하며 어분글루텐을 작게 달아 찌를 세웠더니 또 찌가 솟았다.

이번에는 제법 힘을 쓰길래 월척이 아닐까 기대를 해 봤지만 올라온 녀석은 25cm급 붕어였다.

오후 5. ‘느면 나온다는 표현처럼 입질이 폭발적으로 들어왔다.

낚시 시작 2시간 만에 열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아냈고 18~25cm가 대부분이었다.

잦은 입질은 고마운데 이제부터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상류 새물이 찰랑거릴 정도로 유입되고 있는 다리 밑 그늘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목줄이 끊어져 놓쳐 버린 4짜 붕어

8시가 되어 본격적으로 밤낚시를 시작했다. 낮에 펴두었던 낚싯대에는 23cm 정도의 붕어가 자동빵으로 세 마리나 걸려있었다.

잔 씨알의 붕어를 낚아내다 보면 월척도 섞여 낚이지 않을까?’ 내심 기대 해봤지만 자로 잰듯한 씨알만 낚여 올라왔다.

10시나 됐을까? 오른쪽 새물 유입구 쪽에 앉았던 김윤건 회원의 챔질 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렸다. 커다란 물보라 소리도 들려 무조건 월척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곧바로 김윤건 회원의 푸념 소리가 들렸다.

김윤건 회원은 입질은 완전 붕어였는데 수염이 달렸습니다라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35cm급 잉어였다.

최상류에 앉았던 최원재 회원도 마릿수 붕어를 뽑아내고 있었다.

최원재 회원도 한 번 정도는 월척을 줄 것 같은데 모두 21~25센티미터급이 주종입니다라며 실망스러워했다.

대물 붕어가 회유할 시간인 새벽 3. 정면으로 펼쳤던 4.6칸 대의 찌가 지금까지의 찌놀림과는 다르게 움직였다.

한 마디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잉어일까?’하는 생각에 기다려봤다. 경원사의 오래오글루텐을 단단하게 개어 달았기 때문에 글루텐이 오래 버틸 것으로 믿고 기다려봤다.

예신이 시작 된지가 벌써 10분 째. 드디어 찌가 꼬불꼬불 흔들리며 솟구쳤다. 찌톱을 전부 들어내고 멈추는 순간 스냅으로 살짝 챔질했다. 순간 바늘이 입에 걸리는 ~’하는 느낌이 들며 녀석이 좌측으로 필사적으로 치고 나갔다. 겨우 머리를 돌려 좌대 앞에까지 끌어낸 녀석은 거대한 붕어였다. 족히 4짜 초반은 넘는 크기였다.

어찌나 힘이 좋았는지 뜰채에 담아내기도 힘들었다. 결국, 뜰채에 담아내는 과정에서 목줄이 끊어지면서 녀석은 도망치고 말았다.

아쉬웠지만 이제 대물 붕어들이 슬슬 움직인다는 기대감에 찌를 응시했다. 그리고 곧바로 입질을 받아 올린 녀석은 23cm급 붕어였다.

취재팀 세 명이 함께 밤을 새워가며 마릿수는 숱하게 입질을 받아냈지만 정작 기대했던 월척 이상급 붕어는 없었다.

비록 목적했던 초대형붕어는 못 낚았지만 쉴 틈 없이 입질하는 중치급 손맛은 진하게 본 출조였다. 어쩌면 이런 고수온기에 감지덕지한 손맛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침 6.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하늘이었다. 오늘도 불볕더위가 시작될 것 같아 서둘러 철수를 해야 했다.

 

8월 중순 이후 대곡지 낚시 요령

8월 초 현재는 수온이 너무 높아 대물 붕어들이 연안으로 붙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이제 불볕더위가 한풀 꺾이고 밤과 낮 일교차가 심해지면 수온이 안정되며 굵은 붕어가 속출할 것이다.

대곡지에서는 살치와 피라미가 있지만 낚시를 크게 방해할 정도는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물이 맑고 잡어가 많아 낮낚시보다는 밤낚시가 유리하며 글루텐이 가장 잘 먹힌다. 붕어의 씨알도 밤에 굵게 낚인다.

예전에는 블루길도 많았지만 현재는 블루길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개체 수가 줄었다. 그러므로 떡밥에 입질이 없다면 지렁이를 사용해볼 필요도 있다. 현장에서 채집된 참붕어를 밤에 쓰면 동자개 성화가 심하다. 차라리 오전 시간에 사용하면 확실하게 붕어 씨알을 선별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보성군 조성면 대곡리 222-3

보성군의 새로운 대물터로 떠오른 대곡지 전경.

폭염이 지나고 기온이 서늘해지면 대물붕어가 연안으로 회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동안 필자가 낚아낸 붕어들.

손맛보기 딱 좋은 사이즈였다.

김윤건 (오른쪽) 회원과 다리 밑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목포에서 참여한 최원재 회원이 글루텐을 단 채비를 힘껏 캐스팅하고 있다.

 

취재일 대곡지 붕어의 평균 씨알.

1.2m의 얕은 수심이었지만 옆으로 째는 힘은 대단했다.

 

 

대곡지 최상류 전경.

수위가 내려가 포인트가 많이 노출되어 있다.

 

 

김윤건(좌측) 회원과 최원재 회원이 수변테크 길을 걸으며 포인트로 향하고 있다.

 

 

36도를 넘다드는 폭염이었지만 곳곳에 그늘이 있어 편하게 휴식을 취했던 촬영팀.

 

 

군계일학 성제현 사장이 개발해 시판하고 있는 스네이크 와이어 채비.

기존 스위벨 채비와 동일한 원리이며, 채비 꼬임의 불편함이 개선됐고 앞치기도 잘 된다.

 

 

김윤건 회원이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더위에 지친 심신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불고기 요리를 준비했다.

 

 

씨알은 잘았지만 체고가 높아 손맛이 좋았던 대곡지 중치급 붕어.

 

 

김윤건 회원의 하룻밤 조과.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폭풍 입질이 왔지만 아쉽게도 월척은 못 만났다.

 

 

밤새 낚아낸 붕어 조황을 확인 중인 필자.

낚은 붕어는 모두 방류했다.

 

 

방금 올린 중치급 붕어를 계측하고 있다.

대곡지에서는 산란 이후 장마 직전까지 허리급 월척이 쏟아졌지만

폭염으로 수온이 오르자 커야 준척 위주로 낚였다.

 

 

필자가 사용한 천류사의 설화수 골드 낚싯대.

붕어 씨알과 낚시터 여건에 관계없이 전천후로 사용할 수 있는 낚싯대로 명성이 자자하다.

 

 

최상류 새물이 유입된 다리 밑.

그늘이 있고 시원한 개울물이 흘러들어 휴식을 취하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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