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감돈지 혼돈의 마릿수

겨울 명소 유당수로보다 백 배는 낫다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편집위원, (주)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설날 연휴가 시작되는 지난 1월 26일.

설날이 4일이 남아 있었지만 미리 성묘를 하기 위해 새벽시간에 집을 나섰다. 고향인 신안군 지도읍 선산에서 성묘를 마친 시간이 오전 11시.

강풍주의보와 한파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연휴를 그냥 보낼 수 없어 성묘 직전에 이미 광주 대물무지개 조성흠과 함께 출조를 약속했었다.

장소는 무안 감돈지. 앞서 도착했던 조성흠 고문에게 전화가 왔다.

“내림낚시인 세명이 있는데 두어 시간 만에 각자 스무 마리가 넘게 붕어를낚아내고 있다. 느면 나온다 말이 실감날 정도로 조황이 좋다”라고 알려왔다.

서둘러 무안 감돈지로 차를 몰았다. 도착해보니 조성흠 고문 이야기대로 내림낚시인들이 낚싯대 한 대씩 펴 놓고 입질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지켜보는 사이에도 두세 마리의 붕어를 낚아내는 게 보였다.

포인트를 둘러 볼 필요도 없이 내림낚시인들이 자리한 상류 부댐 위쪽에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를 펼쳤다. 수심을 재보니 3.5m로 깊게 나왔다.

총 12대 폈지만 3대만으로도 충분해

겨울 날씨임에도 물색은 탁해 보였다. 봉돌에 특공대(바닥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소형 갈퀴)를 달아 바닥을 긁어보니 갈수기 때 자란 육초가 물이 차오르면서 삭아 내린 듯했다.

육초 찌꺼기가 있는 포인트이지만 수심은 고르게 나왔다. 집어를 하기 위해 채비를 던질 때 마다 바늘에 글루텐을 크게 달아 수심을 찾았다.

북서풍 계열의 세찬 바람과 함께 눈보라가 몰아쳤지만 다행하게도 뒤에서 불어오는 등 바람이라서 낚싯대 캐스팅은 문제없었다.

찌를 네 개째 세우고 있는데 첫 번째 찌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었다. 채볼까? 하다가 어디까지 찌를 올리는지를 보기 위해 챔질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봤다. 그랬더니 찌가 정점에 다다르고 옆으로 눕기 시작했다. 비로소 그때 챔질해 봤다. 깊은 수심이라 그런지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결국 수면위로 모습을 보인 붕어는 23cm급 토종 붕어였다.

이 녀석이 마릿수 조황이 전주곡이었다. 낚싯대 12대를 폈지만 3칸에서 3.4칸까지 3대면 낚시가 충분했다. 채비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찌가 순차적으로 올라왔다. 낚시 시작 한 시간 남짓에 20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아냈다. 하지만 월척은 단 한 마리도 없었고 모두 18~23cm가 주류를 이루었다.

혼자서 120마리 넘게 낚아

해가 서산에 기울기 시작한 오후 5시. 상류 달산교 위에 폭이 좁은 새물 유입이 되는 냇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조성흠 고문의 자리로 가봤다.

이곳은 폭이 15m에 불과 한 곳이다. 산란철 붕어가 대대적으로 거슬러 올라 올 수 있는 포인트였다. 조성흠 고문은 짧은 대로 중앙부에 깊고 비교적 바닥이 깨끗한 자갈밭을 노리고 있었는데 쉴 새 없는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살림망에는 서른 마리가 넘는 붕어를 담아놓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그 역시 월척은 없었다.

달산교 아래에는 광주에서 출조한 강은석 씨와 아들인 강한울 군이 낚싯대 한 대로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내림낚시도 아닌 바닥 낚시였는데 글루텐으로 붕어를 잡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강은석 씨는 “어제 여기에 와서 낚시를 해봤는데 둘이서 50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았습니다. 아들이 너무나 즐거워 해 오늘 다시 오게 되었다.”라고 했다.

아들인 강한울 군은 학교 공부도 하면서 짬짬이 붕어낚시도 배워 아빠랑 자주 낚시터에 자주 오고 싶다고 말했다.

강은석 씨와 강한울 군은 두어 시간 만에 스무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았다며 살림망을 들춰내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해줬다.

밤 7시가 되자 그토록 강하게 불어오던 바람이 수그러든 듯 보였다. 낮에 잔 씨알의 붕어가 줄기차게 낚여서 ‘밤에는 붕어의 씨알이 좀 더 굵어질까?’ 기대를 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밤에도 쉴 새 없는 입질은 이어졌지만 씨알은 낮낚시 때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밤 11시. 야식을 즐기기 위해 회원들이 본부석으로 모였다.

상류 냇가에 자리한 조성흠 고문은 “낮에 빗발치게 들어왔던 입질이 밤이 되자 잠잠해졌다. 아무래도 붕어들이 하류로 빠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예상했다.

달선교 아래에 자리했던 이광희 회원은 지렁이 한 마리로 붕어 네 마리까지 낚아냈는데 바늘에 지렁이 냄새만 나도 붕어가 덤빈다고 즐거워했다.

그러나 밤 11시까지 세 명이서 낚아낸 붕어가 150마리는 훌쩍 넘었지만 기대 했던 월척붕어는 없었다.

더 이상 의미 없는 낚시가 되겠다 싶어 채비를 회수해놓고 휴식을 취했다.

토종은 확률은 낮지만 떡은 4짜도 수월하게 낚여

아침시간 채비를 넣자마자 입질은 이어졌다. 상류 달선교 아래에 앉았던 이광희 회원은 밤새 이어지는 입질에 피곤한 줄도 모르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살림망을 들어내 보니 무게가 상당했다. 필자 혼자서 낚은 붕어가 무려 120여 마리나 됐다. 월척 붕어는 만나지 못했지만 이토록 추운 겨울날, 그것도 강풍주의보와 한파 속에서도 마릿수 붕어 손맛을 봤다는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조행 일지에 겨울철 손맛 터로 체크해둘 필요성을 느낀 출조였다.

감돈지는?

전남 무안군 몽탄면 달산리에 있으며 1943년도에 축조된 12만평 규모의 준계곡형이다. 상류에 무안군에서 제일 높다는 승달산(해발 319.2m)이 있고 이곳에서 흘러든 물이 달산 수원지를 경유해 담수하는 저수지다. 당연이 수질이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상류에 제1부댐이 설치되어 있고 우측 중류에 제2부댐이 설치되어 있다.

무안군 겨울 붕어터로 명성을 날렸던 유당수로의 조황이 주춤한 사이 마릿수 조황이 뛰어난 감돈지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아울러 감돈지는 토종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내림낚시와 전층낚시를 하는 낚시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다.

월척은 쉽게 낚이지 않지만 추운 겨울에도 결빙만 되지 않는다면 감잎붕어에서부터 24~27cm의 붕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낚여 올라온다. 전층낚시를 즐기는 낚시인들의 이야기로는 4짜급 떡붕어는 수월하게 낚아낼 수 있다고 한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무안군 몽탄면 달산리 356

무안 감돈지 상류 달산교 아래에 포인트 했던 이광희 회원이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이곳은 진입이 수월해 내림낚시인들도 즐겨 찾는 포인트이다.

 

 

무안 감돈지에서 이광희 회원이 올린 조과.

밤새 이어지는 입질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낚시를 즐겼다.

 

 

감돈지에서 필자가 사용한 군계일학의‘와이어 스위벨 채비 스네이크형’채비.

글루텐에 집어가 되자 붕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낚였다.

 

 

감돈지 상류의 친수공원 안내문.

물과 녹지를 결합시킨 공원으로 봄철이면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대물꾼에게 이게 뭐랍니까?”

연타로 낚이는 붕어를 들고 헛웃음을 짓는 조성흠 고문.

 

 

강풍과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출조했던 광주의 강은석 씨, 아들 강한울 군.

두 시간 동안의 조과이다.

 

 

감돈지 상류 전경.

내림낚시인들이 찌를 응시하며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감돈지에서 하룻밤에 어마어마한 마릿수 조과를 보여주는 촬영팀.

좌측부터 이광희 회원, 광주대물무지개 조성흠 고문이다.

 

 

감돈지 제1부댐 전경.

감돈지에는 2개의 부담이 있지만 최상류 제1부댐이 낚시자리가 많고 조황이 더 좋았다.

 

 

상류 폭 좁은 냇가에서 내림낚시를 즐기고 있는 광주 낚시인.

내림낚시 전문가이면서 감돈지 마니아였다.

 

 

조성흠 고문이 붕어의 씨알 선별을 위해 새우를 준비해 왔다.

그러나 새우 미끼에도 붕어의 씨알은 고만고만했다.

 

 

준척급 붕어를 낚고 해맑게 웃고 있는 이광희 회원.

지렁이 한 마리를 계속 사용해 네 마리의 붕어를 낚을 정도로 입질이 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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