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는 그동안 호남지역을 무대로 취재 활동을 해 오면서 가능한 새로운 낚시터를 발굴해 독자들과 공유하는 목적으로 해 왔다.
그 이유로 관기지라는 애기에 이미 몇 차례 화보 촬영을 한 곳이라 마음속으로는 피하고 싶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회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없는 일. 유준재 회원의 강력한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하고 관기지로 방향을 잡았다.
마릿수터에서 한반터로 변신
소개하는 낚시터는 농어촌공사 자료에는 관기지로 나와 있지만, 소라면 죽림리에 있어 낚시인들은 통상 죽림지라고 부른다.
만수 면적은 7만2천5백평. 일제강점기 때인 1922년 일본인에 의해 여수시 소라면과 화양면의 해안을 방파제로 연결해 관기 간척지를 조성하였다.
그 관기 간척지에 농업용수를 댈 목적으로 축도 된 게 관기저수지이다.
여수지역에서는 대포저수지와 더불어 관기지가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관기저수지는 붕어낚시 신병훈련소라 불릴 만큼 붕어자원이 많은 곳이다.
그러나 배스가 유입된 후로 한방터 개념의 낚시터로 바뀌었다. 다행인 것은 아직 블루길은 유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계절에 따라 낚이는 붕어의 씨알도 다양하다. 봄철 산란기 때는 상류 수초언저리에서 월척급이 자주 낚인다. 여름철에는 저수지 전역에서 27~29cm 크기의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다가 기온이 서늘해지는 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에는 허리급 이상과 4짜 붕어가 곧잘 낚이는 곳이다.
상류에는 죽림 신도시가 개발 중이다. 이미 많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도심의 윤곽이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데 신도시 개발이 낚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저수지 좌안 중류에서 운영 중이던 수상골프장은 폐업했지만, 수상골프장 건물에 농협하나로마트가 들어설 계획으로 리모델링 공사 중에 있다.
또 여수시에서는 관기저수지 연안을 따라 생태공원 둘레길을 조성할 계획인데 그렇게 되면 낚시 자체가 불가능해진 것은 뻔한 일이다. 결국 관기지는 낚시인들에게 추억의 저수지로 남게 될 것이다.
자동빵 첫 입질이 39cm!
지난 11월 19일 현장을 찾았다. 최근 연일 4짜 붕어가 마릿수로 낚였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몇몇 낚시인들이 중상류권 주요 포인트를 선점하고 있었다.
포인트를 둘러보기 위해 우안 중류에서 상류까지 둘러봤다. 수위가 70% 선을 유지하면서 상류 일부는 바닥이 드러난 상태였지만 물색은 아주 탁했다.
구 수상골프장 앞마당에 포인트를 정했다. 농협하나로마트가 들어설 곳인데 이날은 공사를 하지 않아 주차장 부지는 낚시인들의 차지가 되었다.
예전 경험으로 어리연이 자라던 지역에 포인트를 정했다. 특공대로 바닥을 긁어봤더니 어리연 줄기가 한 가닥씩 걸려 나왔다.
상류보다는 물색이 맑다는 느낌에 4칸에서 6칸까지 긴 대로 공략해보기로 했다.
수심은 1.5~1.8m였고 바닥은 고른 편이었다. 먼저 경원 F&B사의 향버거와 아쿠아텍X를 섞어 집어제로 활용했다. 밤톨 크기로 떡밥을 바늘에 달아 예닐곱 번씩 헛챔질을 해줬다.
총 12대의 대편성 중 아무래도 느낌이 와 닿은 곳에는 떡밥을 더 밀어 넣었다.
오전 10시경. 나보다 먼저 도착해 왼쪽에서 대를 펴던 유준재 회원의 자리에서 휘~익 하며 챔질 소리가 들려왔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월척에 가까운 29cm 붕어였다.
3칸부터 6칸까지 부채꼴 모양의 대편성을 했던 유준재 회원이 다시 떡밥을 달아 찌를 세우자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입질이 들어왔다. 방금 전 보다는 작은 사이즈의 붕어였다.
낮임에도 입질이 살아나고 있다는 기대감에 내 자리로 돌아와 찌를 살피는데 정면의 4칸 대의 찌가 사라지고 없었다.
초릿대가 휘어져 툭툭거리는 모습을 보고 슬며시 당기자 뭔가 걸려 있었다.
제법 힘을 쓰는 녀석을 돌려 세워놓고 보니 월척 이상 될 법한 붕어였다. 안전하게 뜰채에 담겨 나와 계측자에 오른 붕어는 놀랍게도 39cm 월척이었다.
자동빵에 4짜 붕어에 육박한 붕어를 낚아내자 기대감이 한껏 커졌다.
관기지에서는 글루텐과 옥수수가 잘 먹혔던 곳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나는 글루텐을 고집한다. 옥수수 알갱이는 붕어가 주워 먹었을 때 흔적도 남지 않지만, 글루텐은 바닥에 미분이 남아 시각적으로나 후각적이나 시각적으로아 오랬동안 집어효과를 낳기 때문이다.
새벽에 몰아치기로 월척 올라와
오후 3시를 넘길 때 즈음, 북서풍 영향으로 일렁이는 물결 탓에 찌 보기가 무척이나 까다로웠다. 글루텐 환을 작고 무르게 바늘에 달아 미끼를 전부 교체했다. 그러자 좌측 4.2칸 찌가 가라앉아 제 자리를 잡는가 싶더니 다시 떠 올랐다.
바로 받아먹는 입질이라는 예감에 챔질, 그러자 좌측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또다시 34cm의 월척이었다.
최근 붕어의 활성도가 좋다는 유준재 회원의 말은 사실이었다.
최근 관기지 붕어는 해거름 때부터 밤 9시까지, 그리고 새벽 2시부터 아침 동틀 무렵까지 활발한 입질을 보이는 패턴이다.
이에 초저녁 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오후 5시 무렵 이른 저녁식사를 했다.
저녁식사를 하며 회원들과 낮 낚시 조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특급 포인트로 알려진 우안 중상류에는 살치의 성화가 많았지만 붕어 입질이 전혀 없었고 한다.
중류에 자리했던 필자가 월척 2마리, 그리고 유준재 회원과 이광희 회원만이 손맛을 보았다.
밤 6시부터 본격적인 밤낚시에 돌입했다.
밤 케미로 바꾸면서 거짓말처럼 입질이 살아났다. 심하지 않던 북서풍이 차츰 멈춰지고 있을 때 밤 케미가 중후하고 깔끔하게 솟구쳐 올랐다.
찌가 몸통을 드러낼 즈음 챔질로 이어졌는데 이번에도 상당한 씨알의 붕어 같았다. 월척이었다. 월척을 살림망에 넣고 있는데 또다시 찌가 올라왔다.
이번에는 월척에는 미치지 못한 준척급 붕어였다.
밤 11시.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루프탑 텐트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새벽 2시에 맞춰 놓은 알람 소리에 일어나 커피를 끓이고 있는데 찌가 올라갔다가 내려가는 게 보였다.
이미 챔질 타이밍은 늦은 것이라 여기고 포기했다.
미끼를 다시 새롭게 교체하고 기다리는데 새벽 3시경, 다시 찌가 솟기 시작했다.
약속이나 한 듯 옆자리 유준재 회원도, 대구에서 원정 출조 와 우측연안에 앉았던 김신조 회원도 입질을 받아서 세 마리의 월척이 거의 동시에 낚였다.
새벽으로 갈수록 관기지는 흥분의 도가니였다. 월척을 비롯해 준척급 붕어가 다수 낚였다.]
동시에 3명이 월척
나에게 마지막 월척은 아침 7시에 낚았는데 38.7cm로 여덟 마리째 월척이었다.
하룻밤 낚아낸 월척이 여덟 마리라니... 믿기지 않는 붕어 조황이었다. 거기에 27~29cm의 붕어가 일곱 마리가 곁들어져 있었다.
취재를 마무리하면서 전체적인 조황을 살펴보니 옆자리에 유준재 회원은 24~29cm의 붕어가 스무 마리 정도에 36cm 월척이 한 마리 포함돼있었다.
겨울 관기지 붕어낚시
물결 이는 날 입질 활발 여수지역은 비교적 따뜻한 지역이다 보니 관기지는 한파가 몰려와도 좀처럼 얼음이 얼지 않는다.
게다가 겨울철에도 물색이 탁해 연안 물낚시 여건이 좋아 추워질수록 붕어 씨알이 굵어지는 특징이 있다.
12월 초 현재 수위가 70% 선이다. 구(舊) 도로인 백야도 방면 22번국도를 따라 예전골프연습장까지 이어지는 구간이 가장 돋보인다. 이 구간에서는 비록 북서풍의 바람을 안고 낚시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장판처럼 물결이 없는 날보다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날에 활발한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제방권은 한가롭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급경사에 칡넝쿨로 얼기설기 엉켜 있어 위험하다. 포인트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관기지에서는 한 마리의 월척이 낚이면 줄줄이 연타로 낚이는 게 특징이 있다.
입질 시간대는 초저녁 타임과 새벽 2시부터는 집중적으로 찌를 노려볼 필요가 있다.
◆가는 길→ 목포 · 순천간 남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해 해룡 I.C에서 여수 방향으로 진입 후 17번 국도를 따라 진행하다가 해산 I.C에서 우측 소호동·무선지구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1km 진행후 우측 덕양 방면으로 내려 백야도·화양 방면으로 3.5km를 가면 죽림사거리이다. 백야도 방면 구 길을 이용해 집입 하면 관기지 상류에 닿는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여수시 소라면 죽림리 837-6
여수지역 월척의 보고(寶庫)인 관기지에서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김신조 회원.
대구에서 온 김신조 회원은 호남은 축복 받은 월척 땅이라고 말하며 매년 몇 차례씩 호남 원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금호호 최상류 금자천으로 출조했던 화보팀 이상현 회원이 스무 마리가 넘는 월척을 낚았다고 알려왔다.
이슬이 많이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가을로 접어들면서 일교차가 심해지는 계절. 본격 수로낚시철이 도래했있음을 알리는 듯했다.
그래서 이번 화보 현장은 금자천을 비롯해 영암호 줄기와 해남권 수로들을 탐방해보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출조 일은 9월 24일로 정해놓고 일주일 전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출조 자료들을 펼쳐보며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보를 모으는 사이, 장흥군 회진면에 사는 여동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 전화 한 통 때문에 목적지가 변동됐다.
“오빠~! 장흥 용산면에 있는 덕암교를 지나는데 냇가에 낚시 차량으로 보이는 차들이 많아 혹시나 해서 봤더니 여러 명이 낚시하고 있어. 멀리서 보니 팔뚝만 한 붕어도 낚더라구”라는 전화였다.
차를 세우고 한참을 지켜보니 낮인데도 심심찮게 붕어를 낚아낸다는 것이다. 낚시꾼 오라버니를 생각해 여동생이 보내준 뜨끈한 제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 나는 장흥에 사는 여동생 덕을 톡톡히 보며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여동생은 저수지든 수로든 낚시인이 많다 싶으면 무조건 가서 조황을 살피고 현지 소식을 전해주는 소중한 ‘장흥 특파원’인 셈이다.
부리나케 동생이 알려준 주소를 찾아보니 그곳은 다름 아닌 장흥 남성천이었다.
10여 년 전 대물낚시 즐길 때 발견한 남상천
최근에는 금호호와 영암호 줄기의 샛수로들이 낚시터로 주목을 받고 있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장흥의 포항지나 가학지, 관흥지, 지정지, 풍길(농어두지)지 등의 인기가 대단했다.
그중 풍길지에서의 생미끼 대물낚시를 좋아했던 필자는 풍길지 인근 수로, 둠벙까지도 샅샅이 뒤져가며 낚시를 즐겼다. 그때 발견한 곳이 남상천이다.
장흥 쪽으로 출조했다가 조황이 기대치에 못 미치면 철수하는 길에 짬낚으로 남상천을 들렸고 그때마다 월척 포함, 준척급 붕어를 마릿수로 올리곤 했다.
남산천은 현지 주민들이나 가끔 낚시를 즐길 뿐 외지 낚시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남상천의 붕어는 상류 운주지와 오도지, 어북지, 모산지의 퇴수로를 통해 유입되고 남상천 물은 하류 덕암교를 통과해 득량만 바다와 합류한다. 남산천에도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있다.
남상천은 4월 초순이 되면 양쪽 둑방에 순백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아름다운 낚시터이다. 굳이 낚시가 아니어도 벚꽃 구경만으로도 본전을 뽑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멋진 장관을 연출한다.
벚꽃길은 하류 덕암교에서 상류 장전마을 앞까지 5km 구간에 걸쳐 펼쳐진다. 양쪽 둑방을 따라 피어난 벚꽃 터널은 한 폭의 그림 그 자체이며 아직 외부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게 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낚시 잘 되고 주차 여건 좋은 2번천
지난 9월 24일 화보팀과 함께 남상천을 찾았다.
올봄에 장흥 지역으로 낚시를 다녀오면서 벚꽃 터널에서 잠시 쉬었다 온 이후 처음이었다.
벚꽃만 없을 뿐 강물은 유유히 흐르며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남상천에는 두 개의 보(洑) 낚시터가 있다. 낚시인들이 찾아가기 쉽도록 상류에 있는 보 위쪽을 1번천, 하류에 있는 보 위쪽을 2번천이라고 명칭을 정했다.
이 중 주로 낚시가 이루어지고 주차 여건이 좋은 곳은 2번천이다.
취재일은 1번천과 2번천에 고루 분산해 포인트를 잡았다. 포인트를 둘러보면서 수심을 체크 해보니 1번천은 우측 연안이, 2번천은 좌측 연안이 수심이 깊었다. 2번천 우측 연안은 수심이 80~90cm로 얕았지만 물 흐름이 없고 마름이 자생하고 있었다.
1번천과 2번천 공통점은 보에서 상류로 올라갈수록 수심이 얕아 바닥이 보인다는 점이다.
마름수초가 적당히 삭아 포인트로 좋아 보이는 곳은 2번천 우측 연안이었다. 표층은 물색이 맑았지만 바닥 가까이는 물색이 탁해 붕어가 먹이활동을 할 것으로 보였다.
포인트를 모두 둘러본 필자는 2번천 보를 포인트로 낙점했다. 물이 넘치지 않고,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없을 때는 보 위에서의 낚시가 한적하고 편하다.
보 위에 패밀리레져의 발판 좌대를 걸친 후 대편성을 시작했다.
수면에는 몇 가닥의 마름이 삭고 있었고 수중에는 말즘이 자라고 있는 것이 편광안경을 통해 보였다. 붕어가 머물기 좋은 여건이었다. 발밑은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았지만 3칸 낚싯대로 수심을 재어보니 1.2~1.5m까지 나왔다.
맑은 물색을 고려하면 낮낚시보다는 밤낚시가 기대되었다.
오후 5시. 배스가 유입된 곳이라서 해 질 녘 입질 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른 저녁을 먹었다.
케미를 하나하나 밝히는데 맨 처음 찌를 세웠던 4칸 대의 찌가 꼼지락거렸다. 예의주시하다가 한 마디 정도 올렸을 때 챔질했더니 뭔가 턱~! 하며 걸렸다.
지저분한 입질에 잉어일 것이라는 생각은 들어맞았다. 수초를 감고 올라온 녀석은 29cm 정도의 발갱이(새끼 잉어)였다.
낮에 포인트 탐색할 때 대형 잉어들이 물 위로 떠오르는 모습을 몇 번 봤기에 잉어도 많이 들어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글루텐에 집어가 되자 잦은 입질이 이어졌다. 찌가 일어섬과 동시에 어김없이 밀어 올린다.
받침대 각도를 조절하거나 낚싯대 길이를 조절해가며 깨끗한 바닥을 찾아 계속 찌를 세웠다.
글루텐에 낚인 붕어들은 대부분 18~28cm로 씨알 면에서 아쉬웠다. 예전에 지나가는 길에 짬 낚시를 했을 때도 수월하게 월척을 낚아낸 바 있는 보물터였는데 유독 이날은 붕어 씨알이 잘게 낚였다.
밤 12시.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2번천 보 아래에 설치된 본부석 텐트로 갔다. 보 밑 메마른 시멘트 바닥에 텐트를 쳤는데 웬일인지 바닥이 흥건하게 젖어있었고, 압력밥솥과 아이스박스 등이 10cm가량 침수되었던 흔적이 보였다. 분명 보에서 물이 넘치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득량만의 바닷물이 밀물 때 남상천으로 올라와 2번천 보까지 밀려온 것이었다.
새벽에 집중된 월척 입질
새벽 1시를 넘기자 월척 소식이 들려왔다. 좌측 중류 줄풀지대에서 낚시한 대구에서 온 이광윤 회원이 월척을 올렸다.
초저녁부터 글루텐에 27~29cm의 굵은 붕어 입질이 이어지더니 결국 월척을 낚아냈다. 이광윤 회원은 바닥이 깔끔한 곳에서만 입질이 이어진다고 말했다.
필자는 발판이 높은 보에 자리했기 때문에 회원들의 낚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좌측 연안에 자리한 김동관 회원과 이상현 회원도 계속해서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김동관 회원은 “삭은 마름밭이 그림이 좋아 앉았는데 글루텐에는 잉어가 낚이고 옥수수에는 어김없이 붕어가 낚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6칸 이상 장대로 마름을 넘겨 세웠던 채비에는 붕어의 씨알이 잘고, 마름 빈 곳에 세운 3칸 정도의 짧은 대에서는 비교적 굵은 붕어가 올라오고 있다.”라고 전화를 걸어왔다.
그때까지 필자는 스무 마리가 넘는 붕어로 살림망을 채워가고 있었는데 주로 좌측 연안에 갓 낚시 형태로 세웠던 찌에서 입질이 이어졌다.
새벽 3시경. 맨 좌측 연안에 가까이 붙인 찌에서 예신이 왔다. 또 잉어일까? 생각하는 찰나 찌가 중후하게 올라왔다. 챔질해보니 이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의 힘이 전해져왔다.
뜰채에 담긴 붕어는 31cm짜리 월척이었다. 붕어를 처리하는 사이 정면에서 또 다른 입질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더 큰 힘이 전달되었다. 필사적으로 수초 속으로 파고든 놈을 돌려 세워 뜰채에 담으려는데 한눈에 봐도 허리급 월척이었다. 계측자에 오른 붕어의 꼬리는 36cm를 가리키고 있었다.
같은 시간 좌안 중류에 이광윤 회원도 세 번째 월척을 낚아냈다고 알려왔다.
이광윤 회원은 평소에 옥수수를 즐겨 사용하는데 이날은 처음부터 글루텐만 계속해서 사용해 손맛을 즐겼다. 그는 글루텐의 집어효과가 이렇게 좋은지, 찌 올림이 이렇게 좋은 줄 미처 몰랐다며 만족했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아침낚시에 기대를 걸었다. 전날 도착했을 때 현지 낚시인이 ‘아침 8시부터 오전 11시 사이에 폭발적으로 입질이 들어온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웬일인지 아침 시간에는 입질이 거의 없었다. 낚여도 감잎 붕어가 전부였다.
지난밤 두 마리의 월척과 마릿수 붕어 손맛을 봤던 터라 낚시를 끝내고 사진 촬영을 위해 포인트마다 조황을 살폈다. 1번천에 자리했던 유준재 회원과 함인철 회원은 예닐곱 마리의 준척급 붕어를 살림망에 담가놓고 있었다.
함인철 회원은 블루길 성화 속에서도 밤에 지렁이로 승부를 걸었다고 했는데 그 결과 메기와 장어, 손가락만 한 동자개만 열 댓마리 낚았다고 알려왔다.
취재를 마무리하며 한 곳에 붕어를 모아봤다. 최고 36cm를 비롯, 월척 다섯 마리를 포함해 1백 마리가 넘는 붕어로 손맛을 즐겼다.
함께한 회원들 내년 4월 벚꽃이 필 즈음 다시 남상천을 찾아 낚시도 즐기고 꽃놀이도 즐기자며 미리 계획을 세웠다.
◆ 가는 길→ 장흥읍 앞 2번 국도 향양교차로에서 내려 18번 국도를 이용해 안양면 방향으로 7.6km를 가면 용산면 차동리 교차로이다. 좌측 상발리 · 남포마을 방향으로 800m를 가면 덕암교가 나온다. 덕암교를 건너지 말고 우회전하여 400m 가면 2번천 보가 나온다.
◆ 네비게이션 주소→ 전남 장흥군 용산면 덕암리 260-4
낚시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장흥 남상천.
장흥 지역의 유력 강낚시터로 발돋음 하고 있다. 봄에는 벚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룬다.
밤낚시로 올린 월척을 자랑하는 이광윤 회원.
남상천 2번천의 보(洑)위에 자리한 필자의 낚시자리.
수위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한적하게 보낚시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남상천에서 올린 월척을 들어 보이는 필자.
씨알 굵은 붕어는 새벽 2시부터 입질이 잦았다.
남상천에 있는 두 개의 보에는 물고기가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도벽식 어도’가 설치되어 있다.
지난 9월호 화보 촬영은 터 세기로 유명한 광양 신금지로 출조해 최고 48cm 외에 월척을 마릿수로 만났었다.이에 회원들 모두 다시금 출조지를 신금지를 원했지만 광양의 또 다른 대물터를 소개하고 싶은 필자가 고집해 방향을 틀었다.그곳은 바로 신금지에서 북쪽으로 3km 거리에 떨어진 수어천이다.
수어천은 광양시 진상면소재지 앞을 흐르는 강을 말한다. 상류 수어천 댐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중간지점에 있다.
광양 현지 낚시인들은 이곳이 진상면소재지 앞에 있어 ‘진상수로’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잘못된 이름 표기다.
수어천은 수어댐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북쪽 어치계곡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자연하천이기 때문이다.
원래 이름이 없었다면 모를까, 굳이 진상수로라는 이름을 붙여 혼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수로는 인위적으로 만든 물길을 말하므로 이곳을 표현하는 데는 맞는 표현이 아니다).
허리급 붕어 낚이는 수어댐 하류
1978년에 완공한 수어댐은 상류 백운산(해발1,222m) 줄기의 어치계곡에서 흘러든 물이 주 수원이다. 물이 부족할 때는 다압면의 섬진강 취수원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하기도 한다.
광양시 전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고, 광양공단과 여천공단 등의 국가산단에 공업용수를 공급과 농업용수로도 활용할 목적으로 축조되었다.
수어천은 지난 2011년 하천재해 예방사업의 하나로 바닥을 긁어내 깔끔하게 정비하었고 낚시도 가능다. 주변에 산책코스와 공원도 만들어졌다.
댐 위쪽인 수어천 상류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취사와 낚시가 금지돼 있어 하류 수어천에서만 낚시를 할 수 있다.
수어천에는 붕어와 잉어, 블루길, 배스, 동자개, 장어 등이 서식하는데 이들 물고기는 수어댐 보조 여수로를 통해 유입된다.
최근 들어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면서 국지성 집중호우가 증가함에 따라 최대 강수량 및 강우량 기존이 기존보다 높게 산정됨에 따라 방류량 조절이 잦아졌다. 덕분에 보조 여수로를 통해 유입되는 고기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수어천 하류로 내려온 물고기들은 하류에 있는 보에 막혀 바닷인 광양만으로 내려가지 못하는데 그 구간의 길이가 약 2km에 달한다.
몇 해 전부터 허리급 월척이 자주 출몰해 수도권과 대구 지역에서도 낚시인들이 원정 출조를 오고 있다.
하룻밤 4짜 4마리 소식에 고무된 회원들
취재팀이 수어천에 도착한 날짜는 지난 8월 20일 오후.
수어천은 크게 1번천부터 5번천(川)으로로 나뉜다. 상류에서부터 하류로 차례로 순번이 붙여진 것인데 우리는 최상류 1번천에 본부석을 차렸다.
물가로 바라보니 빈 구멍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게 뒤덮여 있던 마름은 하루가 다르게 삭아 잿빛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촬영팀 멤버들은 출조 며칠 전 광양 낚시인이 하룻밤 낚시에 4짜 붕어를 4마리나 낚았다는 정보를 듣고는 고무된 표정이었다.
포인트를 둘러보기 위해 58번 국도 인근 공원(현재는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밑으로 가봤다. 여름철에는 거의 낚시를 하지 않았는지 낚시의 흔적이 없었다.
3칸 대 거리에 부들이 자라고 있고 부들 주변에는 마름이 찌들어 있었다. 예초기로 진입로를 개척하고 내려갔지만 물 위에 수초 제거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바지장화를 신고 준비해간 낮과 농업용 갈퀴로 마름을 걷어내려는데 마름 속에 은신해 있던 고기들이 푸다닥~ 하며 빠져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종아리를 ‘툭툭’ 치며 달아나는 촉감도 느껴졌다.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봐서 대형 잉어는 아닌 듯했고 월척급 붕어 같아 보였다.
괜히 물속에 들어가 붕어를 내쫓는 건 아닌가 후회도 됐지만, 바늘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찌든 마름 줄기를 걷어내지 않고서는 찌를 세울 공간이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마름을 걷어낸 후 농업용 갈퀴로 바닥까지 긁었는데 의외로 바닥이 깨끗했다.
채비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받아먹는 붕어들
오후 5시.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회원들이 본부석에 모였다.
여수 초도에서 배를 타고 낮에 도착한 이상현 회원은 “4짜터라고 알려진 곳인데도 잔 씨알의 붕어가 연속으로 낚입니다. 벌써 서른 마리는 넘게 낚았지만 씨알이 6치~7치 정도로 자잘한 붕어만 나옵니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옥수수와 글루텐을 가리지 않고 채비가 바닥에 도착하기도 전에 받아먹는 붕어가 많았습니다.”라고 말하며 붕어의 개체수는 엄청난 것 같다고 말했다.
양재철 회원의 자리에는 수면에 마름은 없었지만, 수중에는 말즘이 자라고 있었는데 말즘이 자라지 않는 빈자리를 6칸 대로 공략했다고 한다. 미끼는 경원F&B의 옥수수어분글루텐을 사용했다.
한편 저녁식사를 즐기는 동안 수어천낚시 마니아로 통하는 고길배 씨를 통해 수어천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사항을 들을 수 있었다.
“몇 해 전 수어천에서 허리급 붕어가 마릿수로 낚인 적 있죠.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월척 이상의 붕어 마릿수는 줄고 4짜 붕어가 낚이는 곳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감잎 씨알의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다가 느닷없이 4짜 붕어가 덜커덕 걸려들고 있습니다. 수어천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추측됩니다.”
취재일에는 2번천에서 월척 잘 낚여
오후 6시경 낚시자리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 전 글루텐을 달아 부들에 바짝 붙여놨던 찌가 세 개나 사라지고 없었다. 하나씩 회수하다보니 좌측 3.6칸대에서 월척 이상으로 보이는 붕어가 마름을 감고 있었으나 끌어내는 과정에서 떨구고 말았다. 나머지 두 대에서는 23cm급 붕어가 걸려있었다.
집어를 위해 글루텐을 달아 던지자 바로 반응이 왔다. 하지만 낚이는 씨알은 모두 18~21cm가 주종이었다.
이러다가 한 번쯤 4짜 붕어가 낚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찌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작은 붕어들은 낚이는 데로 바로바로 방생했다.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입질은 계속되었다. 바닥이 깨끗해서인지 찌 올림은 환상적. 찌를 몸통까지 올려놓고 방방거리는 모습은 최근의 다른 낚시터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붕어의 씨알보다도 근사한 찌 올림에 매료돼 큰 붕어에는 점차 관심이 멀어졌다.
새벽 3시 무렵. 2번천에서 마릿수 조과를 누리던 고길배 씨가 드디어 31cm 월척을 낚았다고 알려왔다.
그나마 2번천에 자리한 회원들이 낚아낸 붕어들이 1번천보다는 굵게 낚임을 알 수 있었다.
아침 6시. 사진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들고 포인트마다 조황을 살폈다. 모두가 감잎붕어에서부터 27~29cm급으로 마릿수 살림망을 채워나갔지만 만족할만한 씨알은 많지 않았다.
배스가 서식하고 있는 많은 한방터가 최근 들어 잔 씨알의 붕어터로 바뀌고 있는 경향처럼, 이곳 수어천에도 잔챙이 붕어가 많아졌음을 느끼는 출조였다.
그러나 현지 낚시인들은 “가을이 깊어가고 마름이 완전하게 삭아 가라앉으면 대물 붕어 상면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직은 가을로 보기는 이르다”고 말하며 나락이 고개를 숙일 시점에 다시 한 번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해줬다. 조석으로 일교차가 커짐에 따라 수어천의 가을 피크 시즌이 도래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수어천 구간별 포인트
최상류 1번천이 명당
수어천은 길이만 약 2km에 이르며 포인트마다 특징이 있어 처음 출조를 하는 낚시인들은 포인트 잡기를 어려워 한다.
이에 다리와 보(洑)를 기준으로 낚시인들이 헤매지 않고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1번부터 5번까지 구간을 나누어봤다.
참고로 수어천 전 구간에서 글루텐과 옥수수가 잘 먹히며 입질 시간대는 초저녁과 새벽에서 아침 시간으로 이어지는 시간대임을 참고하자.
1번천
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수어천 최상류에 해당한다. 상류에는 부들이 자라고 있고 하류까지 마름으로 가득 차 봄 시즌과 가을 시즌에 월척과 4짜 붕어가 자주 출몰하는 구간이다. 물색이 맑아 바닥이 보여도 주변에 말풀 군락이 서식한다면 낮에도 4짜 붕어가 입질해주는 특이한 곳이다. 수심이 70cm~ 1.2m이며 옥수수와 글루텐이 잘 먹힌다.
2번천
진입이 수월한 수어천공원 앞으로 상류 보에서부터 하류 창원교까지 구간이다.
수면에는 수초가 보이지 않지만, 수중에는 말풀이 부분적으로 많이 자라고 있다. 말풀 중간중간 비어있는 곳, 준설하면서 형성된 웅덩이에서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수심이 1.2m 정도이다.
3번천
창원교에서 하류 경전선까지의 구간이다.
준설공사를 하면서 부분적으로 바닥을 긁어냈기 때문에 수심이 얕은 곳은 60cm, 깊은 곳은 1.5m가 넘을 정도로 바닥이 일정하지 않은 곳이다. 대형 잉어와 참게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물색이 탁하면 짧은 낚싯대에 입질이 있지만, 물색이 맑을 때는 4칸 이상의 긴 대를 써 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4번천
수심이 1.5m 정도로 균일하며 마름이 무성하게 자라는 곳이다. 주차여건이 좋지 않은 게 흠이며 하류 지원교 밑 보에서 상류로 150m 구간이 붕어의 입질이 잦은 곳이다.
5번천
수어천 최하류에 해당하는 곳으로 진상교에서 하류 보까지 구간이다. 보 아래는 밀물 때 바닷물이 들어오는 지역이라 낚시할 수 없다. 중간 지점에 자생하는 부들 언저리에서 낮 낚시에 활발한 입질을 보인다.
주로 릴낚시인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붕어의 씨알은 24~28cm가 주종이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옥곡I.C를 나와 우회전하여 861번 지방도를 따라 1km 진행 후 진상 · 하동방면으로 우회전하여 58번 국도를 따라 5.8km를 가면 섬거 버스정류장이다.
우측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수어 1번 천이고 하류 쪽으로 차례대로 5번 천까지 연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