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신양지

장마 끝 답사길에 월척 홍수를 만났다

가람 김중석[객원기자. (주)천류 사외이사. 명예 필드스탭]

장마가 끝나자 연일 찌는 폭염으로 출조 자체가 힘들 정도다.

그늘이 있는 시원한 계곡지를 찾아 하룻밤 힐링하고 싶었지만 많은 배수가 진행 중이라 선뜻 출조지를 선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회원들에게 이번 주는 모두 쉬자고 하고 다음 주를 기약했다.

그러고선 나는 장미 이후 고흥지역 낚시터 상황들이 궁금해 출조가 아닌 답사를 해보기로 했다.

 

신양지 마름군락 속 참붕어 떼가 이상해

723일 금요일. 퇴근과 동시에 고흥으로 출발했다.

가장 먼저 들러본 곳이 과역면의 점암지.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제방을 지나면서 낚시인들이 보여 조황을 물어보니 4시간 동안 찌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푸념이다.

다시 출발해 내봉지에 도착했다. 내봉지에는 한명의 낚시인도 없었다.

낱마리라도 붕어가 낚이면 현지 낚시인 몇 명은 있었을 텐데... 최근 조황이 극도로 좋지 못하다는 증거였다.

차를 돌려 고흥호로 향했다. 이 시기에는 인공습지가 포인트가 유력하다. 하지만 고흥호 본류에 63MW급 수상태양광발전소 패널 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인공습지로 향하는 양쪽 길목을 차단하고 공사 중이라 어쩌면 올 시즌 고흥호 낚시는 접어야 할 듯 보였다.

다시 고흥호 남쪽에 위치해 있는 신양지로 차를 몰았다. 상당히 배수가 이루어져 있는 상황.

5명 정도의 낚시인들이 마름이 비어있는 공간에 찌를 세우고 낚시 중이었다.

양해를 구하고 살림망을 들춰보니 자잘한 감잎 붕어가 몇 마리씩 들어있었다.

차를 돌리기 위해 북쪽 무넘기 부근으로 가봤다. 배수가 진행 중이었지만 고흥호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를 하고 있어 수위는 크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때 무넘기 부근 마름으로 뒤덮인 지역에서 이상한 현상이 포착되었다.

마치 바다에서 큰 고기에 쫒겨 수면 위로 뛰는 멸치 떼처럼 마름 위로 참붕어가 뛰는 것이었다.

예전 20005월로 기억하는데, 참붕어 산란철을 맞은 봉암지 말풀지대에서 띄울낚시로 200마리가 넘는 사짜 붕어가 낚인 적 있다.

그렇다면 혹시 이곳에서도 그런 상황이?

답사만 하기로 했던 계획을 바꿔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신양지에 대를 폈다.

 

월척을 살림망에 넣는 사이 4칸 대 찌가 벌러덩

고흥에는 신양지는 두 개가 있다. 금산면에 하나가 있고 여기 소개하는 곳은 도덕면에 있는 신양지다.

낚시춘추 등 여러 낚시매체에 소개돼 유명한 곳이 도덕면 소재의 신양지이다.

도덕면 신양지는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는 순수 토종터지만 조만간 배스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배스가 유입된 고흥호에서 물을 양수하기 때문이다. 물을 퍼 올릴 때 배스가 함께 유입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비근한 예로 해창만수로에서 물을 퍼 올리는 옥강지나 우산1지 역시 외래어종 천국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무넘기에서 동쪽으로 70m 걸어 들어가니 발밑에서부터 3칸에서 4칸 거리까지 빈 공간으로 남아 있고 그 넘어부터 마름이 분포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수심을 체크 해봤다. 혹시나 띄울 낚시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평지형답게 균등하게 1m가량 나왔다. 패밀리레져의 발판좌대를 설치하고 12대의 낚싯대 중 두 대는 바닥에서 30cm 가량 띄웠다. 나머지는 스위벨 채비로 바닥을 공략했다.

12대의 낚싯대를 펴는 동안 옥수수 미끼를 활용해 두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사이즈는 15cm18cm짜리 였다.

담가 놓은 새우 채집망을 들춰보니 미끼로 사용하기에도 너무 작은 새우가 많이 채집되었다. 참붕어와 밀어, 징거미도 낱마리로 채집되었다.

어두워지자 찌불이 춤췄다. 미끼는 새우였다. 새우의 씨알이 너무 작아 두 마리씩 꿰었는데도 찌가 제 자리를 잡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올라왔다.

띄울낚시에는 반응이 없어 바닥 채비로 전환한 후 밀어와 참붕어를 미끼로 꿰어봤다. 그랬더니 밀어를 미끼로 썼던 3.4칸 대의 찌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깔끔하고도 중후한 찌 올림을 보였다.

~~’ 하며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뜰채에 담겨 좌대 위로 올라온 녀석은 뜻밖에도 39cm 대형 월척이었다.

월척을 살림망에 넣고 있는 사이 오른쪽 4칸대 찌가 언제 올라왔는지 찌를 벌러덩 누워 마름 속으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얼떨결에 챔질해봤다.

이번에는 36cm 월척. 미끼는 참붕어였다.

 

참붕어, 밀어 채집되지 않아 발 동동

낚시 시작 세 시간 만에 열 댓 마리의 붕어를 낚았지만 새우에는 잔 씨알만 낚였다. 하지만 참붕어와 밀어에는 확실하게 굵은 붕어가 낚였다.

이때부터 문제는 미끼였다. 채집되는 새우라고 해봤자 너무 작은 크기라 두세 마리를 한꺼번에 바늘에 꿰어야 그나마 미끼로서의 가치가 있었다.

참붕어가 아쉬웠다. 해질녘 참붕어가 많이 채집되었어야 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참붕어가 거의 들지 않았다.

자정을 넘겨서는 시간. 징거미를 미끼로 사용했던 찌가 꿈틀거렸다. 5분여를 꿈틀거리다가 천천히 솟구치기 시작했다. 숨이 멋을 정도로 슬로모션으로 올라오는 찌가 정점을 찍는 순간 챔질에 들어갔다. 붕어 입에 턱~ 하며 걸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느낌만으로도 월척 이상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또 다시 38cm 월척이었다.

동이 틀 무렵까지 끓임 없는 입질이 이어지더니 새벽 5시부터는 폭풍 입질이 시작되었다.

낚싯대 두 대가 동시에 찌를 밀어 올리는 경우가 많아 몇 대의 낚싯대는 아예 걷어놓고 낚시를 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기를 두 시간 지속하더니 입질이 뜸해졌다.

 

이틀째 밤까지 이어진 떼고기 입질

724일 토요일 아침 7. 지난밤 60여 마리의 조황사진을 회원들에게 알렸다. 그리고 장소를 알려줬다.

예정에도 없던 출조로 우리 회원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낮에는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는 신양지와 가까운, 도덕면 소재지 앞 도덕저수지에 참붕어 채집망을 담갔다. 잠시 담갔는데도 참붕어가 한 사발씩 채집되었다. 전날 밤 참붕어가 부족해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이제는 미끼 걱정 없이 낚시할 듯싶었다.

참붕어에는 확실하게 27cm에서 월척까지 씨알 좋은 녀석들이 낚였다. 새우 채집망을 걷어보니 희한하게도 이날은 잔 새우 대신 굵은 새우만 채집되었다. 어젯밤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준비된 미끼가 넉넉하니까 오늘밤에는 한껏 기대가 되었다. 이틀째 되던 날 첫 스타트는 이광희 회원이 끊었다.

이광희 회원은 장애 3급으로 거동이 불편한 회원이다. 경사진 언덕이나 제방 석축 지대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 무넘기를 우측에 두고 제방 위에 앉았다.

이광희 회원은 광주에서 새우를 사왔는데 마름 구멍에 세웠던 찌가 올라와 챔질했는데 붕어가 뜰채를 대기에는 어려운 제방 석축에 걸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고함소리를 듣고 달려간 필자가 뜰채질을 도왔고 계측 결과 37.5cm의 허리급 월척이었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보니 찌가 3개나 사라지고 없었다. 모두 참붕어 미끼를 달아둔 낚싯대였다. 자동빵 중에는 34cm 월척 1마리와 29cm2마리 걸려있었다.

한편 신양지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북쪽제방 끝자락에 앉았던 유준재 회원은 4짜 붕어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유준재 회원은 대물낚시에 쓰기에는 약간 크다고 생각되는 새우를 미끼로 썼다고 한다.

옆 자리의 함인철 회원과 김동관 회원, 그리고 김광요 회원까지 케미 불빛의 향연이 계속됐다.

그만큼 씨알 불문하고 마릿수 붕어가 낚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새벽 4. 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싶었지만 쉴 새 없는 입질에 커피 한잔도 못 마시고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자리를 지키며 찌를 응시했던 보람이 있었는지 이번에 마름에 바짝 붙인 찌가 솟기 시작했다. 미끼가 밀어였는지 참붕어였는지 헷갈렸지만 일단 챔질해봤다.

묵직한 손맛과 함께 연안으로 끌려 나온 녀석은 40.5cm4짜 붕어였다. 바늘을 제거하면서 보니 붕어 목구멍에 참붕어의 꼬리가 보였다.

역시 월척급 이상을 낚아낼 때는 새우보다 참붕어가 월등하게 우세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5시부터 7시까지 폭발적인 입질 폭풍이 있었다. 적게는 12cm에서부터 월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씨알의 붕어가 낚였다.

 

바닥에 앙금 많아 찌맞춤은 가벼운 게 유리

해가 떠오르자 폭염이 시작돼 서둘러 철수 준비를 했다. 함께한 회원들 모두 월척을 낚아냈으며 마릿수 붕어 조황도 누렸다.

필자 혼자서 낚아낸 붕어가 약 100마리가 훨씬 넘었고 무게로는 25kg 가량이었다. 그 중에는 4짜 붕어 외에 월척이 11마리나 됐다.

 

신양지에서 4짜 붕어를 포함하여 월척 대박, 그리고 마릿수 조황을 누렸던 필자의 노하우를 밝히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마름수초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름 가장자리에 채비를 최대한 바짝 붙인다.

투척 요령으로는 낚싯대를 0.2~.04칸 더 긴 낚싯대를 사용한다. 앞치기 캐스팅을 할 때 봉돌이 마름 끝에 닿았다 싶으면 순간적으로 낚싯대를 앞으로 쭉~ 밀어 찌가 마름 위에 뉘이도록 하고, 다시 낚싯대를 살짝 뒤로 끌어 찌가 무게중심을 잃고 서면서 입수되어 봉돌과 찌가 직수가 되도록 했다.

 

둘째, 필자는 보편적으로 찌톱 끝이 수면과 일치되게 찌맞춤을 한 스위벨 채비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감할 수 있는 스냅오링을 하나를 제거해 두 마디가 노출되게 찌맞춤을 했다.

평소에는 보편적으로 스위벨이 바닥에 닿지만 이번에는 스위벨을 띄워 바늘만 바닥에 살짝 닿게 했다.

신양지는 바닥에 앙금이 많은 뻘 토질이라 미끼 함몰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만큼 붕어의 흡입 이물감이 적었다.

 

셋째, 미끼 활용도에서 식물성 미끼(떡밥)는 배제하고 철저하게 생미끼만 고집했다.

지금껏 신양지는 옥수수나 글루텐에는 입질이 빠르지만 10cm 이하의 붕어가 많이 덤빈다.

현장에 자생하는 새우, 참붕어, 그리고 밀어를 활용하면 씨알 선별력이 확실하게 있다.

 

가는 길 남해안 고속도로 고흥 I.C를 나와 15번 국도와 27번 국도를 이용해 녹동항 방면으로 41km를 가면 도덕교차로이다. 우측 도덕면사무소 방향으로 내려 우회전한다. 바로 고흥만 방조제와 도덕면사무소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1km 들어가면 학동삼거리이다. 오른쪽 마을길로 진입하여 지방도로를 따라 2.1km 들어가면 오른쪽에 보이는 곳이 신양지이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도덕면 신양리 2482

 

필자가 신양지에서 2박 낚시로 혼자서 올린 조과.

4짜 2마리에 월척만 11마리로 무게는 25kg에 달했다.

낚은 붕어는 촬영 후 곧바로 방류했다.

 

 

신양지 북쪽 제방에서 붕어를 노리는 화보팀.

 

 

수심 깊은 북쪽 제방 끝자락에 앉았던 유준재 회원은 4짜 붕어를 올렸다.

 

 

무넘기에서 동쪽으로 70m 지점에 자리한 필자.

마름이 끝나는 지점에 채비를 착수시켜 입질을 받아냈다.

 

 

신양지에서 채집한 새우.

첫날은 잔챙이만 들더니 둘째 날은 큰 놈들만 채집되어 의아했다.

 

 

새우와 참붕어를 채집할 때 사용한 채집망.

 

 

유준재 회원이 올린 월척 조과.

4짜 1마리와 허리급 월척 2마리를 올렸다.

 

 

초저녁에 올린 37.5cm 붕어를 자랑하는 이광희 회원.

 

 

필자의 차량에 붙여 놓은 낚시금지 악법 철폐를 촉구하는 포스터를 살펴보는 낚시인들.

 

 

필자가 촬영팀에게 선물한 군계일학의 썬앤락 모자부착형 햇빛가리개.

 

 

참붕어를 미끼로 쓴 필자의 스위벨 채비.

 

 

도덕면소재지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경성식당.

 

 

반찬이 다양하고 푸짐한 경성식당의 백반 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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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신양지

참붕어 미끼에

훌러덩 자빠지는 찌올림 환상적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지난 낚시춘추 9월호에 고흥 양사리수로를 최초로 지면에 소개한 이후, 책을 보고 찾아간 독자들로부터 “4짜와 허리급 이상 붕어를 낱마리로 낚아냈다며 고맙다는 연락을 여러 사람들로부터 받았다.

이번 달 역시 가급적 신생 낚시터를 발굴해 독자들의 출조길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항상 나와 함께 취재에 동행하는 유준재 회원이 이번에는 씨알 불문하고 찌올림이 좋은 곳을 가보는 것이 어떻습니까?”라며 내 눈치를 살피는 것 같았다.

말인 즉, 이번에는 너무 어렵고 힘든 생자리 낚시터보다는 좀 알려졌어도 찌올림 좀 원없이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보자는 애기다.

매번 배스나 블루길이 유입된 곳 위주로 출조하다 보니 밤새 두세번 입질 받는게 전부이다.

근사한 찌 올림 낚시터가 그리웠던 것 같았다.

내가 어디 마음에 점찍어 놓은 곳이라도 있습니까?”라고 묻자 기다렸다는 듯 고흥의 신양지를 추천한다.

신양지라면 낚시춘추에 거의 해마다 소개 되는 곳이 아니던가.

이번에는 내가 발길을 머뭇거렸지만 어렵게 말을 꺼낸 유준재 회원의 의견을 따라주기로 했다.

마침 연중 24절기 중 열네 번째 절기인 처서(處暑)가 지나 본격적인 가을 시즌도 시작됐을 것이고, 그간 신양지 제방 공사가 2년째 진행 중이라 불편을 줬는데 지금쯤 어느 정도는 마무리 됐을 것이라는 예상이 들어 직접 실사에 나서보고 싶었다.

 

낚싯대 펴는 동안에만 7마리

지난 824일 주말을 맞아 신양지로 차를 몰았다. 이른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도덕면 소재지에서 가장 음식이 맛나기로 유명한 경성식당에 들렸는데 음식을 준비하시던 사장님이 요즘 봉암지와 내봉지에서 붕어가 많이 낚이는지 손님들이 식사하려 많이 옵니다.”하고 귀띔을 해 줬다.

그러나 이미 목적지가 정해진 상태여서 봉암지와 내봉지는 참고만 할 뿐 마음은 이미 신양지에 가 있었다.

신양지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 무렵. 포인트를 둘러보니 제방 공사는 말끔하게 끝난 상태이고 수위는 80% 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마침 배수장에서 물을 빼기 위해 핸들을 돌리던 저수지 관리인을 만날 수 있었는데 지금부터는 논에 물이 많이 필요한 시기라서 배수를 해야 합니다하고 말하면서 수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배수는 해도 낚시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요. 배수하는 만큼 북쪽 고흥호 상류의 당두 배수펌프장에서 이곳 신양지로 물을 퍼 올리기 때문에 수위 변화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하고 말했다.

저수지 물에 손을 담가보니 따뜻함을 느낄 정도로 높았다. 평지형 저수지여서 수심 차는 크지 않지만 가급적 역간이라도 깊은 곳 그리고 마름의 그늘 밑이 수온이 낮을 것으로 판단돼 북쪽 제방 끝자락을 포인트로 정했다.

제방에 올라서 보니 봄 시즌 이후 낚시인들의 발길이 완전히 끊겼는지 수풀이 무성하게 우거져 포인트 구별이 안 될 정도였다.

이날은 참붕어 미끼로 멋진 찌올림을 보려 왔기 때문에 채집망부터 던져 놓았다.

생자리를 개척하고 좌대까지 설치해 놓고 살펴보니 참붕어가 제법 채집이 되었다. 바닥을 체크해 가면서 하나하나 참붕어를 꿰어 찌를 세우는데, 두 번째 대를 세울 즈음 첫 번째 찌가 수면에 누워 있었다.

분명 수심을 맞췄는데...’ 하며 다시 채비를 회수하자 뭔가 걸려는지 자꾸만 마름속으로 파고든다. 꺼내놓고 보니 8치급의 빵 좋은 붕어였다.

이후 대를 펴는 와중에 계속해서 폭풍 입질이 들어와 열 대의 낚싯대를 펴는데 두 시간 넘게 시간이 소요됐다.

더불어 살림망에는 벌써 일곱 마리의 붕어가 노닐고 있었다. 느낌이 좋았다.

옆 자리에 앉은 유준재 회원도 연신 붕어를 끌어 올리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는 씨알이 약간 아쉽다고 말했다.

유준재 회원은 나와 달리 옥수수를 미끼로 사용했다. 주로 올라온 붕어는 8~9치급.

토종터라 그런지 월척보다는 준척급 붕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낚였다.

이후 유준재 회원은 미끼를 참붕어로 바꾸자 확실히 씨알이 굵어졌다고 말했다.

유준재 회원은 사실 찌 올림 보려고 이곳에 왔지만 챔질하지 않으면 찌가 저절로 자빠지는 재미에 더 매료됐습니다.”하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긴 대는 잠잠, 짧은 대에만 입질 집중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손맛을 즐기다보니 어느새 오후 5. 햇살이 따가웠지만 한 여름의 햇볕과는 다르게 시원한 느낌이었다.

남쪽 제방 초입에 포인트를 잡았던 김광요 회원도 마릿수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지만 감잎 씨알부터 커야 준척급이라며 아쉬워했다. 그 역시 주로 사용하는 미끼는 옥수수 미끼였다. 김광요 회원은 어리연 속의 자연 포켓을 공략하기 위해 4칸 이상의 긴 대 위주로 낚시를 했음에도 6~8치가 올라로는 것에 볼멘소리를 했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면서 입질도 끊겼다. 낮에 그 많던 찌올림이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 정적만 감돌았다.

그리고 자정 무렵이 돼서야 긴 대가 아닌 짧은 대에 입질이 붙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측으로 펼쳐 놓은 2칸 대와 연안에서 70cm 수심에 찌를 세운 4칸 대 갓 낚시에서만 입질이 집중된 것이다.

혹시 붕어가 밤에는 연안으로 붙은 것일까 하는 생각에 긴 대를 모두 회수하고 1.8칸부터 2.6칸 까지 짧은 대로 다시 낚싯대를 깔았다. 그랬더니 낮 조황과 다름없이 찌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렇게 밤새 40여 마리의 준척 붕어를 낚아내고서야 비로서 이른 새벽 월척을 연거푸 세 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내 왼쪽에서 낚시했던 류강득 회원도 쏠쏠한 손맛을 보았는데 아쉽게도 그 대상은 발갱이급 잉어였다.

모두 옥수수에 입질했는데 류강득 회원은 아무래도 잉어만 꼬이는 걸 보니 잉어 구덕에 찌를 세운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하며 허탈해 했다.

아침시간 촬영을 위해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봤다. 김광요 회원이 어리연 포켓을 노려 20여마리의 붕어를 낚았고 그 중에 턱걸이급 월척이 두 마리 섞여 있었다.

12일 낚시를 마무리하면서 신양지의 조황을 전반적으로 분석해보니 맨바닥보다는 마름이나 어리연이 자라는 지역에서 마릿수와 씨알이 두드러지게 좋았다. 아주 큰 씨알의 붕어는 없었지만 턱걸이 월척급이 여섯 마리가 낚였다.

마릿수만 기대했는데 월척까지 몇 수 올라와 기분이 좋았다. 밤에는 바로 발밑에서 입질을 하듯 2칸 대가 길게 느껴질 정도로 짧은 대에 입질이 집중됐다.

마지막 촬영을 위해 두 사람의 조과만 펼쳐 놓아도 수십 마리가 넘는 대박 조황이었다.

고흥읍에 거주하면서 신양지를 손금 보듯 꿰뚫고 있는 김동관씨는 숱한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 추석이 지나면 본격적으로 때글때글한 가을 붕어가 낚입니다.

현재보다 마릿수는 떨어지겠지만 분명 씨알은 훨씬 굵어져 월척을 타작 할 수도 있을 거예요하고 말했다.

요즘은 어느 낚시터를 가 봐도 외래어종 때문에 생미끼를 쓸 수 없는 곳이 태반이다.

그러나 이곳 신양지는 마치 참붕어낚시 신병 훈련소 마냥 참붕어에 환상적인 찌올림을 전해줬다.

9월 중순 현재도 마릿수 조황은 그대로 이어지고 있으므로 가을 시즌 출조지로 신양지를 꼽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양지에서의 낚시 주의사항

2년여 동안 이어온 제방 공사를 마무리가 되었지만 염려스러운 것이 하나 있다.

제방에 새롭게 쌓은 석축이다. 석축 면이 얼음장처럼 너무 매끄러워 잘못 밟으면 미끄러져 전도(넘어짐)의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이 석축에 쌓은 돌은 거금도 채석장에서 공수해 온 바윗돌을 와이어쏘 컷팅공법이라는 기술로 매끄럽게 재단된 것이라 특별한 주의가 요구 된다.




가는 길 남해안 고속도로 고흥 I.C를 나와 15번 국도와 27번 국도를 이용해 녹동항 방면으로 41km를 가면 도덕교차로이다. 우측 도덕면사무소 방향으로 내려 우회전한다. 바로 고흥만 방조제와 도덕면사무소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1km 들어가면 학동삼거리이다. 오른쪽 마을길로 진입하여 지방도로를 따라 2.1km 들어가면 오른쪽에 보이는 곳이 신양지이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도덕면 신양리 2827-1




 참붕어 미끼에 유혹된 붕어.

신양지는 참붕어낚시 신병 훈련소로 통할 만큼 참붕어에 찌올림이 좋은 곳이다.


신양지 서쪽 제방 포인트.

연안에 부들, 뗏장수초, 어리연이 고루 자라있어 특급 붕어 포인트가 되고 있다.

늦가을부터 불어오는 북서풍을 등지고 낚시할 수 있어 좋은 자리.



남쪽 제방의 어리연 포인트에서 이재근 회원이 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신양지 수문 관리인이 막바지 배수를 위해 수문을 열고 있다.

고흥호 물을 양수하는 신양지는 수문을 열어도 수위 변화가 크지 않다.


 차량 위에 설치한 김광요 회원의 루프탑 텐트.

최근 낚시터에서는 루프탑 텐트를 설치해 낚시와 캠핑을 즐기는 낚시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필자가 참붕어 미끼로 올린 준척급 붕어.



취재일 조과.

두 사람의 살림망 조과만 펼쳐 놓은 것이다.

왼쪽부터 유준재, 김동관, 류강득 회원.


 취재를 마치고 쓰레기를 수거한 화보팀.

수풀 속에 버린 쓰레기는 물론 수면에 떠다니는 쓰레기까지 모두 수거했다.


신양지의 특효 미끼인 참붕어. 근사한 찌올림은 물론 굵은 씨알을 선별할 때 유리하다.


채집망에 들어 온 참붕어.

아직까진 외래어종이 없지만 배스가 서식하는 고흥호에서 물을 양수하기 때문에

조만간 외래어종터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 안타까웠다.



신양지의 밤낚시 풍경.

취재일에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꾸준하게 붕어가 낚였다.







































































전남 고흥 신양지

환상적 찌올림 속 마릿수 향연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가을이 깊어갈수록 총망 받는 낚시터 중 한 곳을 꼽으라면 고흥 해창만수로를 꼽을 수 있다.

2년 전 이 시기에 100마리가 넘는 붕어 마릿수 대박을 누려본 경험이 있어서 이번 화보촬영지로 해창만수로를 선택했다. 그러나 1020, 해창만수로의 포두면 길호리권에서 미친 듯이 달려드는 블루길을 40마리 정도 낚아낸 후 결국 항복했다. 차선책으로 생각해둔 곳이 인근에 위치한 신양지였다.

신양지는 낚시춘추에 여러 번 소개 된 곳이라 피하고 싶었지만 함께 낚시할 회원들이 감잎 붕어가 낚인다 해도 블루길에게 시달리는 것보다는 나으니 근사한 찌올림과 잔잔한 손맛이라도 보려 가자고 장소를 신양지로 바꿨다.

 

참붕어 명당에서 옥수수 명당으로

 1021일 아침 신양지 제방에는 제법 많은 낚시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밤낚시를 끝내고 철수 준비를 서두르는 광주 낚시인 강순조씨와 애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의 살림망에는 제법 굵은 붕어들이 마릿수로 들어 있었는데 월척도 세 마리나 있었다.

강순조씨는 긴 대로 뗏장수초를 공략해봤지만 정작 붕어는 짧은 대로 공략한 맨바닥에서 낚였다.”라 귀띔해줬다.

  강순조씨가 철수한 뒤 그 자리에 좌대를 설치하고 대편성을 했다. 나는 수초낚시를 즐기는 스타일이라 강순조씨와는 다르게 긴대 위주의 대편성을 했다. 사실 수초를 넘기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많은 낚시인들이 몰려 발생한 소음 때문에라도 긴 대를 쓰고 싶었다.

맨바닥 같이 보이는 곳은 하절기에 마름이 찌든 곳이었다. 바닥이 지저분할 것 같아 여기저기 긁어보고 비교적 깨끗한 곳에 찌를 세웠다.

  고흥 지역에서 가장 참붕어빨이 가장 좋은 곳이 바로 이곳 신양지이다. 그래서 도착과 함께 담가두었던 채집망을 꺼내보니 다양한 크기의 참붕어가 많이 채집됐다. 작은 참붕어를 골라 바늘에 꿰어 찌를 세웠는데 아무 반응이 없었다.

주변 낚시인들을 살펴보니 모두 옥수수 미끼를 사용하고 있었다. ‘여긴 참붕어가 잘 먹히는데 왜 옥수수를 쓸까?’

  혼잣말로 중얼거리는데 뒤에서 지켜보던 고흥 낚시인 김동관씨가 최근 1~2년 사이에 참붕어터에서 옥수수터로 바뀐 것 같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나는 의구심에 모든 미끼를 시험해보기로 했다. 참붕어, 새우, 옥수수, 산지렁이, 떡밥을 긴 목줄채비로 세팅된 열 대의 낚싯대에 두 대씩 꿰어 찌를 세웠는데 옥수수에 가장 빠른 입질이 들어왔고, 순식간에 여섯 마리의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참붕어에도 입질은 있었으나 옥수수에 낚인 붕어 씨알과 다를 바 없이 7~8치급이었다.

신양지 붕어 역시 옥수수 열풍을 피해갈 수 없는 듯 했다.

 

마릿수터지만 새벽에는 월척 잘 낚여

  북쪽 제방은 바람을 피해 앉은 낚시인들로 가득했다. 신양지는 연중 시즌이 가을부터 시작해 살얼음이 얼 때까지도 마릿수 조과를 보장받는 곳이다.

  멀리서 낯익은 차량이 저수지로 진입하는 것이 보였다. 송귀섭 선생이었다. 송선생은 지난주 대구 낚시박람회 행사 참관 때문에 무리를 했는지 몸살기운이 있어 물가에 대를 드리우면서 쉬어야 나을 것 같다며 평산가인 회원들이 있는 출조지를 찾아 낚시를 왔다. 양손 가득히 간식거리도 푸짐하게 준비해 왔다.

  이른 저녁 식사 후 본격 밤낚시에 돌입했다.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 케미 불빛이 장관을 이뤘다. 정적이 흐르는 상황에서 주기적으로 물보라 소리가 들려왔는데 씨알은 그리 크지 않아 모두 6~8치급이었다.

11시쯤 내 우측에 앉은 남문 회원이 36cm를 낚았다. 5칸 대를 이용해 뗏장수초의 빈 구멍에 옥수수 미끼를 넣었더니 찌가 완전하게 슬로우 모션으로 올리더라고 했다.

남문 회원은 지난주에도 이곳에서 새벽 3시에 38cm를 낚았다. 그는 출조할 때마다 열댓 마리의 준척급 붕어와 한두 마리의 월척은 꼭 낚았죠. 그만큼 어자원이 많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라고 했다.

야식타임에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박종묵 회원과 조영민 회원도 턱걸이 월척을 낚아냈는데 옥수수 미끼였다. 송귀섭 선생은 외래어종 유입으로 낚시터 생태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이곳은 아직까지 원시적인 토종터로 남아 있어 대물 붕어보다는 감잎 붕어로 잔잔한 마릿수 손맛을 볼 수 있어 좋다. 하지만 자정 이후 일출 때까지는 대물 출현도 잦기 때문에 낚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해주셨다.

남문 회원 밤새 월척 5마리

 그렇게 밤이 지나고 아침에 사진 촬영을 위해 회원들의 포인트를 둘러봤다.

송선생님께서는 어제 준비한 음료를 낚시인들에게 한 병씩 건네주면서 인사를 했는데, 낚시인들은 송 선생님의 깜짝 출현에 반갑게 인사하며 즐거워했다.

  보성읍에서 출조한 송성근, 안관순씨의 살림망을 들춰보니 37cm의 월척이 들어 있었다. 새벽 540분쯤 외바늘로 옥수수 두 알을 꿰어 수심 2m4.4칸대로 낚아 냈다고 말했다.

대부분 빈 살림망 없이 붕어를 낚았고 월척도 많이 보였다.

살림망이 무거웠던 회원은 남문 회원이었다. 그는 하룻밤에 다섯 마리의 월척을 낚아냈다.

 해창만수로의 블루길 성화를 피해서 신양지로 옮겼던 판단이 옳았다. 신양지가 본격 겨울 시즌으로 접어들고 있다.

 

가는 길 남해안 고속도로 고흥 I.C를 나와 15번 국도와 27번 국도를 이용해 녹동항 방면으로 41km를 가면 도덕교차로이다. 우측 도덕면사무소 방향으로 내려 우회전한다. 바로 고흥만 방조제와 도덕면사무소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1km 들어가면 학동삼거리이다. 오른쪽 마을길로 진입하여 지방도로를 따라 2.1km 들어가면 오른쪽에 보이는 곳이 신양지이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도덕면 가야리 1615-5



신양지 북쪽 제방에 포인트를 잡은 낚시인들.

겨울 북서풍에 의지되는 곳이라 인기가 높다.



신양지에서 낚인 '긴꼬리 붕어'.

체구에 비해 꼬리지느러미가 긴 붕어가 종종 낚인다.


굵은 씨알로 손맛을 본 강순조씨.


제방권에서 댜를 펴고 입질을 기다리는 평산가인 이신호 회원.


신양지 북쪽 제방권.

연안에 수초가 많아 좌대를 펼수록 유리했다.


중치급 붕어를 낚고 반가워 하는 이광희 회원.


밤낚시 동안 5마리의 월척을 낚은 남문 회원.


미끼로 사용한 참붕어.


참붕어 미끼보다 위력이 좋았던 옥수수 미끼.


김남준씨가 옥수수 미끼로 낚은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토종터 신양지에서 낚인 다양한 씨알의 붕어.


"사이 좋게 비슷한 씨알로 손맛 좀 봤습니다"

보성 낚시인 송성근(왼쪽), 안관순씨가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필자가 낮 시간에 옥수수 미끼로 낚은 월척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참붕어 미끼보다 입질도 빨랐다.


평산 송귀섭 선생이 제방 위에서 대를 펴고 한가롭게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평산가인 김동관(왼쪽), 조영민씨가 밤낚시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김동관 회원이 화보 촬영 후 낚은 붕어를 모두 방류하고 있다.


낚시 후 55클린운동을 한 회원들.


낚시를 마친 후 도덕면에 있는 경성식당에서 식사를 즐기는 낚시인들.


경성식당의 맛깔스런 상차림.


갈대, 부들, 뗏장수초 등이 고루 자라있는 신양지 남쪽 연안.

퇴적물이 적은 깔끔한 바닥에만 채비를 떨구면 쉽게 입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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