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군동천

탐진강 월척들 여기로 죄다 올라붙었네!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 사외이사]

모내기가 막바지로 접어든 지난 617.

아무래도 배수의 영향이 없는 강이 유리하겠다는 판단에 전남 징흥군 장흥읍 인근 금강천으로 향했다.

지난해 여름 금강천에서 체고가 좋고 힘 좋은 돌 붕어 월척을 몇 마리 낚아본 기억이 났다.

마릿수는 떨어지지만 낚이면 대부분 월척인데다 밤낚시가 잘 되는 특징을 보이는 곳이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우리가 도착해 낚싯대를 세팅하는 사이 마을 주민 한 분이 보 위쪽 수문 근처에서 서성이는 게 보였다.

강인데 설마 수문을 열겠어?’ 예상하며 밤낚시에 돌입했는데 찌가 계속해서 올라왔다.

수문을 열었던 게 확실했다.

상류에서 유입된 물이 없는 상황에서 보에 갇힌 물을 빼니 두어 시간 만에 60cm나 내려갔다.

낚시를 포기하고 어디로 옮겨야 하나고민하던 중 강진에 처갓집이 있는 군계일학 성제현 대표에게 자문을 구했다.

성 대표는 강낚시를 원한다면 고민하지 말고 무조건 군동천을 가보라고 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주요 낚시 구간인 군동천 하류는 탐진강과 연결되어 있다.

물길을 따라 탐진강에서 군동천으로 수시로 붕어가 거슬러 올라와 머문다고.

성제현 대표가 연간 몇 차례씩 처가에 내려가면 으레 대를 담그는데 그때마다 빈작이 없었던 곳이라 말했다.

실제로 작년 이맘때쯤 광주 낚시인들이 출조해 4짜 붕어와 월척 붕어 여러 마리를 낚은 바 있다.

만약 조황이 영 여의치 않으면 동쪽으로 600m 떨어진 용소포인트도 훌륭하다 말했다.

 

탐진강 지류, 준설공사로 새 단장

군동천은 전남 강진군 군동면에 있으며 실개천에 불과하던 하천을 2017년 하천재해 예방사업의 일환으로 준설해 깔끔해졌고 낚시도 가능해졌다.

2024년 준공을 목표로, 군동천을 관통하는 보성~목포 임성리 82.5km 구간의 호남고속철도 2단계 철도건설사업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군동천 일대에는 이미 공사가 끝나 낚시에는 지장이 없다.

617일 아침. 성제현 대표가 일러준 주소에 도착해서 보니 하류 보()에서는 자연적으로 물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군동천은 Y자로 갈라진 형태였는데 그중 왼쪽이 군동천과 오른쪽 용소에서 흐르는 물이 만나는 합수지점이었다.

군동천 상류에는 달영지와 화산지가 있다. 두 저수지에서 넘치는 물을 따라 유입된 붕어도 있겠지만, 하류 탐진강이 더 가까워 대다수 붕어가 탐진강에서 유입됐을 것으로 판단됐다.

연안을 따라 뗏장수초가 띠 형식으로 자라고 마름도 많이 덮여 있는 상황.

마름이 밀생하지 않아 수초 작업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대를 펼 수 있는 여건이었다.

포인트를 둘러보기 위해 건너편에도 가봤다. 전체적으로 마름이 분포하지만 자연적으로 형성된 포켓이 많아 수초 작업은 하지 않아도 될 듯했다.

낚시의 흔적이 없어 진입하기는 까다로웠다. 예초기를 이용해 진입로를 확보했다.

부탄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휴대용 예초기를 장만해 사용중인데, 요즘처럼 수풀이 우거진 포인트로 집입할 때 매우 유용하게 쓰고 있다.

동행한 일행에게도 생자리를 개척해준 뒤 낚싯대를 폈다.

뗏장수초와 마름이 만나는 경계지점마다 빈 곳이 많아 수월하게 찌를 세울 수 있었다.

탐사 차원에서 지렁이를 바늘에 꿰어 찌를 세웠더니 금세 반응이 왔다. 블루길이었다.

이곳에서는 주력 미끼를 글루텐으로 사용하기에 경원F&B ‘향버거로 열댓 번 헛챔질을 해줬더니 드디어 붕어가 붙기 시작했다.

글루텐에 낚여 올라온 붕어는 7치급.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는 곳이지만 생각보다 큰 씨알의 붕어는 낚이지 않았다. 낮에는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고 밤낚시에 집중하기로 했다.

 

옥수수와 글루텐에 고른 조과 보여

오후 8. 어두워지면서 붕어의 입질은 살아난 듯 보였다.

철길 교각 밑에 자리한 이광희 회원이 원맨쇼를 하듯 연속해서 붕어를 끌어낸 모습이 보였다.

느면 나온다는 말대로 채비가 안착하자마자 바로 찌를 올렸다. 씨알은 26~28cm가 많았다.

이광희 회원은 옥수수를 미끼로 사용하면서 두 시간 간격으로 옥수수를 한줌씩 뿌려줬는데 밑밥으로 사용한 옥수수 알갱이가 집어 역할을 한 셈이었다.

11시를 넘겨 이광희 회원이 드디어 33cm 월척을 낚아냈다.

이광희 회원은 준척급 붕어의 찌 놀림과는 확연하게 다른 입질에 월척 이상은 되겠다 싶었는데 결국 월척을 낚아냈습니다.”라며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새벽 3시가 넘어갈 무렵. 건너편 마름 포캣을 노리던 최원재 회원에게도 입질이 붙었는지 쉴 새 없이 챔질 소리가 났다.

전화로 조황을 물어보니 턱걸이 월척 두 마리와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27센티미터급 붕어가 글루텐에 환장하고 달려듭니다.”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넓게 열린 마름 구멍보다도 한두 뼘 크기의 마름 구멍에서만 입질이 집중된다고 한다.

이광희 회원은 옥수수에만, 최원재 회원은 글루텐에만 입질한다고 말했다.

아침에 하류에 앉은 유준재 회원의 자리로 가봤다. 유준재 회원은 마름이 거의 없는 맹탕지대에 대를 폈다. 살림망에는 다섯 마리의 붕어가 들어 있었지만 월척을 낚이지 않고 대부분 27~28cm 붕어뿐이었다.

군동천 위쪽 안풍마을 주민이 일을 나가는 길에 다가와 밤새 조황을 물어왔다.

그는 작년 여름에는 낚시인 몇 명이 팔뚝만 한 붕어를 여러 마리 낚아낸 것을 목격한 적 있다고 말했다. 아마도 몇 년 전 하천 정비공사를 마무리한 후 붕어의 안식처가 된 듯 보인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무리하면서 전체적인 조황을 살펴보니 31~33cm 월척이 4마리, 준척급 붕어가 40여 마리였다.

배수기를 피해 강낚시를 선택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군계일학의 성제현 대표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낚시터에서 즐거운 낚시를 할 수 있었다.

 

장마 이후 예상 조황

새물 따라 탐진강 붕어 대거 올라붙을 듯

7월 초 현재 호남지방에는 큰비가 내리지 않아 저수지마다 갈수 상태인 곳이 많다.

반면 강낚시터는 그나마 영향을 덜 받았다. 장마 또는 태풍이 한차례 지나가면 탐진강에 있던 붕어들이 새물 냄새를 맡고 대거 군동천으로 유입되리라 예상된다.

군동천은 낮낚시보다는 밤낚시가 유리하여 맨바닥보다는 마름 언저리와 마름 구멍에서 굵게 낚이는 경향이 짙다.

미끼는 글루텐과 옥수수가 잘 먹히므로 개인 취향에 따라 골라 사용할 수 있다.

군동천이 여의치 않으면 동쪽으로 600m 떨어진 용소포인트로 옮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는 길순천에서 2번 국도를 따라 목포 방향으로 장흥을 지나 강진군 군동면 사송정 교차로에서 내려 우회전하면 바로 금강리 이정표가 보인다. 좌회전하여 600m 가면 금강교이고 다리를 건너 300m 진행하면 군동천이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강진군 군동면 금강리 877-18

 

드론으로 촬영한 강진 군동천 하류 전경.

탐진강에서 올라붙은 붕어들이 이곳을 거쳐 용소와 군동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동천 하류권.

멀리 보이는 마을이 안풍마을이다.

 

 

 

군동천에서 용소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최원재 회원이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군동천에서 가장 잘 먹혔던 글루텐과 옥수수.

같은 강계라도 군동천 줄기에서는 옥수수가, 용소 줄기에서는 글루텐이 잘 먹혔다.

 

필자의 주력 채비인 스위벨채비.

글루텐은 가급적 무르게, 바늘에 작게 달수록 입질이 빨랐다.

 

 

 

군동천을 관통하는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가 마무리되었지만 아직은 미개통 상태이다.

 

 

군동천 고속철도 교각 아래에서 월척과 마릿수 조황을 누렸던 이광희 회원이 낚아낸 붕어 조과.

 

 

군동천에서 탐진강으로 물이 흐르고 있다.

이곳을 통해 탐진강 붕어가 거슬러 올라오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군동천 중류 마름밭을 공략했던 양재철 회원이 아침시간에 낚아낸 32cm 월척을 들어 보이고 있다.

 

 

군동천과 용소의 합수지점.

좌측에 보이는 것이 호남고속철도이며 교각 밑이 특급 포인트다.

 

 

낚시터 주변 쓰레기를 주워 분리수거하고 있는 필자.

 

 

군동천 붕어의 자태.

수초가 밀생한 곳이라 채색이 황금색이다.

 

 

군동천 주변 수풀 속에 숨겨져 있던 쓰레기를 수거한 화보팀.

 

 

군동천에서 낚아낸 월척을 들고 기념촬영한 회원들.

왼쪽부터 유준재, 최원재, 양재철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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