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낚시 호황현장∥

 

도심의 월척터 광양 마동지

회사에서 10분 거리에 명당을 놔두고…

 

김중석 [낚시춘추객원기자 · 천류 필드스탭]

 

왠지 가까운 곳보다 먼 곳으로 가야 낚시를 한 것 같은 기분도 나는 법이라

최근 몇 년 동안 단 한 번도 출조하지 않았던 광양의 마동지가 마치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월척이 득실대는 대물터로 변모해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광양 낚시갤러리 정주면 사장이 “마동지에서 연일 월척이 낚이고 있는데 가보지 않겠냐”고 전화를 했다.

마동지? 내 직장에서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그 저수지?

배스가 유입된 뒤 종종 월척이 낚인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동네낚시터 같아서 출조를 꺼렸던 곳이다.

최근 광양시에서 저수지 둘레를 시민 산책로로 지정하면서 차량 출입을 막아 200m씩 걸어 들어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더 내키지 않았다. 그래도 매일 월척이 나온다니 한번 가보기로 하고 5월 26일을 출조일로 잡았다.

마동지는 제방 아래 퇴수로 공사와 도로 개설 공사를 위해 인위적으로 물을 빼서 만수위 대비 1m가량 물이 빠져 있는 상황이었다. 상류엔 갈대와 부들이 많이 자라 완전 여름 분위기였다. 전날 들어왔다는 꾼들의 살림망을 확인해보니 월척을 한두 마리씩 담가 놓고 있다.

필자의 눈에 상류 갈대밭 사이로 오솔길이 만들어져 있는 게 보여 광주에서 막 도착한 김광요 회원에게 “차에 바지장화랑 대물좌대가 실려 있냐”고 물었더니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항상 싣고 다닌다 했다. “그럼 저기 갈대밭 샛길로 들어가 보시오.”

김광요씨는 무거운 대물좌대를 어깨에 메고 끙끙거리며 세 번에 나눠 낚시짐을 옮겼다.

마동지는 집에서 20분 거리다.

아내가 직접 저녁을 준비해 저수지를 찾아왔다.

초저녁 타임을 보려 서둘러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포인트에 진입했는데 대략 20분 정도 지났을까?

갈대밭에 대물좌대를 설치한 김광요 회원의 전화가 왔다.

“월척 봤습니다. 그것도 세 마리씩이나요.” “아니 그 사이에 세 마리나?” “옥수수에 소나기성 입질이 연타로 오는디, 뭐 이런 저수지가 다 있데요?”

오늘 대박의 조짐이 보인다.

산후회복을 마치고 한창 왕성한 식욕을 자랑할 때라 대물붕어들이 거침없이 먹이를 취하는 것 같았다.

상류 갈대 언저리를 공략한 필자에게도 저녁 8시 반경 첫 입질이 왔다.

‘입질이 왔다’라기보단 순간적으로 총알이 걸리는 소리에 얼떨결에 챔질해보니 35cm 붕어였다. 미끼는 옥수수였다.

 

눈 부릅뜨고 봐도 보이지 않는 예신

밤 9시를 넘기면서 거짓말처럼 입질이 끊겨 대물대 두 대를 걷어 들이고 그 자리에 옥내림대 두 대를 새롭게 폈다.

옥수수를 한 알씩 꿰어 찌를 세웠는데 찌가 바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가볍게 챔질해보니 헛챔질이 되었다.

이상하다. 그 후 계속된 입질에 모두 헛챔질뿐! 미끼를 지렁이로 바꿔 봐도 입질의 형태는 똑같았고, 바늘에 걸리지 않았다.

알고 보니 미끼 도둑은 참게였다. 예전부터 참게가 많이 서식하는 곳인데 잊고 있었다.

새벽 4시나 되었을까? 상류 둠벙 형태의 다소 깊은 자리에 앉은 위봉현 회원의 탄식 소리가 들렸다.

떡밥에 딱 한 번의 입질을 받았는데 끌어내다가 마지막 관문인 받침틀 사이에서 단 한 번의 파닥임으로 바늘이 빠져 버렸다는데 그 크기가 4짜 중반쯤 된다며 아쉬워했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에 지렁이로 미끼를 교체했다.

80~90cm 수심의 수몰 버드나무에 바짝 붙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입질이 들어왔다.

이번에도 순식간에 총알을 찼는데 아무 것도 거리지 않고 지렁이도 남아있지 않았다.

배스였을까? 그때 오른쪽 버드나무 밑에 세워둔 찌가 미세하게 반 마디 올리는 듯하다 바로 끌고 가는 것을 반사적으로 챔질했는데 36cm 월척이었다.

이제야 미스터리가 풀리는 듯 했다.

붕어가 중후한 찌올림을 보여주지 않고, 예민한 입질을 했던 것이다.

어젯밤에 첫 월척을 낚아 올릴 때도 그러하듯이…

그 후 오전 10시까지 지렁이에 입질은 계속되었는데 배스는 단 한 마리도 낚이지 않았고 시원스레 올려준 입질도 한번도 없었다.

간간이 총알이 박히는 소리를 들어가며 아침나절에 낚아 올린 월척이 모두 다섯 마리.

적절한 챔질타이밍을 잡지 못하거나 낚아내면서 터져버린 붕어가 네 마리, 그리고 김광요 회원이 낚아낸 월척이 3마리. 총 9마리의 월척을 만났다.

낚였다 하면 모두 35cm 전후의 대물 붕어들뿐이고 월척 이하의 붕어는 한 마리도 낚이지 않았다.

갈대밭 샛길로 들어간 김광요씨는 초저녁에만 3마리를 낚고 그 후 더 이상 입질이 없었다고 했다.

카메라를 들고 좌안 상류 쪽으로 가봤다.

광양꾼 허도이씨가 42cm 떡붕어와 34cm 월척을 살림망에 담가두고 있었는데 초저녁과 아침에 모두 떡밥 미끼로 낚았다고 했다.

 

배스 걱정 말고 지렁이를 적극 써보라

6월 초순 현재의 마동지는 수위변동이 없이 만수위에서 1m가량 물이 빠진 그대로다.

잉어의 산란까지 마친 상황에서 상류 물색이 현저하게 맑아졌다.

지금은 상류보다는 수심이 2m 정도로 다소 깊은 중류 맨바닥에서 잦은 입질이 들어오고 있다.

해질 무렵과 아침~오전 낮낚시에 입질이 잦다.

잘 먹히는 미끼는 옥수수와 떡밥, 지렁이인데 의외로 배스의 입질이 없는 편이라 지렁이를 사용해 볼 것을 권한다.

2만평 규모의 광양 마동지는 도심에 있지만 해발 497m의 가야산에서 흘러든 물을 그대로 담아 수질이 좋은 저수지다.

도심이 형성되기 전에는 농사용으로 사용되던 것이 현재는 농사용으로 전혀 쓰지 않아 배수기의 영향이 없는 저수지다.

5~6년 전 배스가 유입된 후로 그 많던 새우가 종적을 감추었고 작은 씨알의 붕어도 자취를 감추었다. 붕어와 떡붕어, 약간의 잉어, 동자개와 장어가 서식하고 블루길은 없다.

마동지에서 확인된 최고 큰 붕어는 46cm다.

올 가을 이후 광양시에서 생태공원 조성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공사가 마무리되면 어쩌면 낚시금지구역으로 묶일 수도 있다.

아침과 해거름에는 많은 시민들이 저수지를 돌며 산책을 즐기다가 꾼들의 낚시모습을 구경하곤 한다.

 

마동지 제방의 ‘도깨비도로’

마동지 제방 왼쪽 6차선 도로에 오르막길인데 내리막길처럼 착시현상을 보이는 도깨비도로가 있다. 이런 도깨비도로는 우리나라에서 제주시 노형동과 광양시 중마동 두 곳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수준측량 결과 내리막길로 보이는 쪽이 2.86m높은 오르막길로 판명됐다.

 

■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동광양I.C를 나와 광양시청 방면 2번 국도를 따라 약 5km를 가면 시청앞 사거리이다.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620m 진행 후 우회전하여 약 30m를 가면 좌측에 마동지 제방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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