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수어천

벼 나락 고개 숙일 즈음 4짜 수확 보장

가람 김중석[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지난 9월호 화보 촬영은 터 세기로 유명한 광양 신금지로 출조해 최고 48cm 외에 월척을 마릿수로 만났었다.이에 회원들 모두 다시금 출조지를 신금지를 원했지만 광양의 또 다른 대물터를 소개하고 싶은 필자가 고집해 방향을 틀었다.그곳은 바로 신금지에서 북쪽으로 3km 거리에 떨어진 수어천이다.

수어천은 광양시 진상면소재지 앞을 흐르는 강을 말한다. 상류 수어천 댐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중간지점에 있다.

광양 현지 낚시인들은 이곳이 진상면소재지 앞에 있어 진상수로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잘못된 이름 표기다.

수어천은 수어댐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북쪽 어치계곡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자연하천이기 때문이다.

원래 이름이 없었다면 모를까, 굳이 진상수로라는 이름을 붙여 혼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수로는 인위적으로 만든 물길을 말하므로 이곳을 표현하는 데는 맞는 표현이 아니다).

허리급 붕어 낚이는 수어댐 하류

1978년에 완공한 수어댐은 상류 백운산(해발1,222m) 줄기의 어치계곡에서 흘러든 물이 주 수원이다. 물이 부족할 때는 다압면의 섬진강 취수원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하기도 한다.

광양시 전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고, 광양공단과 여천공단 등의 국가산단에 공업용수를 공급과 농업용수로도 활용할 목적으로 축조되었다.

수어천은 지난 2011년 하천재해 예방사업의 하나로 바닥을 긁어내 깔끔하게 정비하었고 낚시도 가능다. 주변에 산책코스와 공원도 만들어졌다.

댐 위쪽인 수어천 상류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취사와 낚시가 금지돼 있어 하류 수어천에서만 낚시를 할 수 있다.

수어천에는 붕어와 잉어, 블루길, 배스, 동자개, 장어 등이 서식하는데 이들 물고기는 수어댐 보조 여수로를 통해 유입된다.

최근 들어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면서 국지성 집중호우가 증가함에 따라 최대 강수량 및 강우량 기존이 기존보다 높게 산정됨에 따라 방류량 조절이 잦아졌다. 덕분에 보조 여수로를 통해 유입되는 고기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수어천 하류로 내려온 물고기들은 하류에 있는 보에 막혀 바닷인 광양만으로 내려가지 못하는데 그 구간의 길이가 약 2km에 달한다.

몇 해 전부터 허리급 월척이 자주 출몰해 수도권과 대구 지역에서도 낚시인들이 원정 출조를 오고 있다.

하룻밤 4짜 4마리 소식에 고무된 회원들

취재팀이 수어천에 도착한 날짜는 지난 820일 오후.

수어천은 크게 1번천부터 5번천()으로로 나뉜다. 상류에서부터 하류로 차례로 순번이 붙여진 것인데 우리는 최상류 1번천에 본부석을 차렸다.

물가로 바라보니 빈 구멍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게 뒤덮여 있던 마름은 하루가 다르게 삭아 잿빛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촬영팀 멤버들은 출조 며칠 전 광양 낚시인이 하룻밤 낚시에 4짜 붕어를 4마리나 낚았다는 정보를 듣고는 고무된 표정이었다.

포인트를 둘러보기 위해 58번 국도 인근 공원(현재는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밑으로 가봤다. 여름철에는 거의 낚시를 하지 않았는지 낚시의 흔적이 없었다.

3칸 대 거리에 부들이 자라고 있고 부들 주변에는 마름이 찌들어 있었다. 예초기로 진입로를 개척하고 내려갔지만 물 위에 수초 제거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바지장화를 신고 준비해간 낮과 농업용 갈퀴로 마름을 걷어내려는데 마름 속에 은신해 있던 고기들이 푸다닥~ 하며 빠져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종아리를 툭툭치며 달아나는 촉감도 느껴졌다.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봐서 대형 잉어는 아닌 듯했고 월척급 붕어 같아 보였다.

괜히 물속에 들어가 붕어를 내쫓는 건 아닌가 후회도 됐지만, 바늘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찌든 마름 줄기를 걷어내지 않고서는 찌를 세울 공간이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마름을 걷어낸 후 농업용 갈퀴로 바닥까지 긁었는데 의외로 바닥이 깨끗했다.

 

채비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받아먹는 붕어들

오후 5.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회원들이 본부석에 모였다.

여수 초도에서 배를 타고 낮에 도착한 이상현 회원은 “4짜터라고 알려진 곳인데도 잔 씨알의 붕어가 연속으로 낚입니다. 벌써 서른 마리는 넘게 낚았지만 씨알이 6~7치 정도로 자잘한 붕어만 나옵니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옥수수와 글루텐을 가리지 않고 채비가 바닥에 도착하기도 전에 받아먹는 붕어가 많았습니다.”라고 말하며 붕어의 개체수는 엄청난 것 같다고 말했다.

2번천에 앉았던 광양 낚시인 고길배 씨도 낮에 마릿수 붕어를 낚았지만 27~29cm 붕어가 주종이라 했다.

그나마 고길배 씨 건너편 체육공원 밑에 자리했던 양재철 회원이 31cm 월척을 낚아냈다.

양재철 회원의 자리에는 수면에 마름은 없었지만, 수중에는 말즘이 자라고 있었는데 말즘이 자라지 않는 빈자리를 6칸 대로 공략했다고 한다. 미끼는 경원F&B의 옥수수어분글루텐을 사용했다.

한편 저녁식사를 즐기는 동안 수어천낚시 마니아로 통하는 고길배 씨를 통해 수어천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사항을 들을 수 있었다.

몇 해 전 수어천에서 허리급 붕어가 마릿수로 낚인 적 있죠.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월척 이상의 붕어 마릿수는 줄고 4짜 붕어가 낚이는 곳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감잎 씨알의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다가 느닷없이 4짜 붕어가 덜커덕 걸려들고 있습니다. 수어천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추측됩니다.”

 

취재일에는 2번천에서 월척 잘 낚여

오후 6시경 낚시자리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 전 글루텐을 달아 부들에 바짝 붙여놨던 찌가 세 개나 사라지고 없었다. 하나씩 회수하다보니 좌측 3.6칸대에서 월척 이상으로 보이는 붕어가 마름을 감고 있었으나 끌어내는 과정에서 떨구고 말았다. 나머지 두 대에서는 23cm급 붕어가 걸려있었다.

집어를 위해 글루텐을 달아 던지자 바로 반응이 왔다. 하지만 낚이는 씨알은 모두 18~21cm가 주종이었다.

이러다가 한 번쯤 4짜 붕어가 낚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찌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작은 붕어들은 낚이는 데로 바로바로 방생했다.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입질은 계속되었다. 바닥이 깨끗해서인지 찌 올림은 환상적. 찌를 몸통까지 올려놓고 방방거리는 모습은 최근의 다른 낚시터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붕어의 씨알보다도 근사한 찌 올림에 매료돼 큰 붕어에는 점차 관심이 멀어졌다.

새벽 3시 무렵. 2번천에서 마릿수 조과를 누리던 고길배 씨가 드디어 31cm 월척을 낚았다고 알려왔다.

그나마 2번천에 자리한 회원들이 낚아낸 붕어들이 1번천보다는 굵게 낚임을 알 수 있었다.

아침 6. 사진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들고 포인트마다 조황을 살폈다. 모두가 감잎붕어에서부터 27~29cm급으로 마릿수 살림망을 채워나갔지만 만족할만한 씨알은 많지 않았다.

배스가 서식하고 있는 많은 한방터가 최근 들어 잔 씨알의 붕어터로 바뀌고 있는 경향처럼, 이곳 수어천에도 잔챙이 붕어가 많아졌음을 느끼는 출조였다.

그러나 현지 낚시인들은 가을이 깊어가고 마름이 완전하게 삭아 가라앉으면 대물 붕어 상면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직은 가을로 보기는 이르다고 말하며 나락이 고개를 숙일 시점에 다시 한 번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해줬다. 조석으로 일교차가 커짐에 따라 수어천의 가을 피크 시즌이 도래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수어천 구간별 포인트

최상류 1번천이 명당

수어천은 길이만 약 2km에 이르며 포인트마다 특징이 있어 처음 출조를 하는 낚시인들은 포인트 잡기를 어려워 한다.

이에 다리와 보()를 기준으로 낚시인들이 헤매지 않고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1번부터 5번까지 구간을 나누어봤다.

참고로 수어천 전 구간에서 글루텐과 옥수수가 잘 먹히며 입질 시간대는 초저녁과 새벽에서 아침 시간으로 이어지는 시간대임을 참고하자.

 

1번천

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수어천 최상류에 해당한다. 상류에는 부들이 자라고 있고 하류까지 마름으로 가득 차 봄 시즌과 가을 시즌에 월척과 4짜 붕어가 자주 출몰하는 구간이다. 물색이 맑아 바닥이 보여도 주변에 말풀 군락이 서식한다면 낮에도 4짜 붕어가 입질해주는 특이한 곳이다. 수심이 70cm~ 1.2m이며 옥수수와 글루텐이 잘 먹힌다.

 

2번천

진입이 수월한 수어천공원 앞으로 상류 보에서부터 하류 창원교까지 구간이다.

수면에는 수초가 보이지 않지만, 수중에는 말풀이 부분적으로 많이 자라고 있다. 말풀 중간중간 비어있는 곳, 준설하면서 형성된 웅덩이에서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수심이 1.2m 정도이다.

 

3번천

창원교에서 하류 경전선까지의 구간이다.

준설공사를 하면서 부분적으로 바닥을 긁어냈기 때문에 수심이 얕은 곳은 60cm, 깊은 곳은 1.5m가 넘을 정도로 바닥이 일정하지 않은 곳이다. 대형 잉어와 참게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물색이 탁하면 짧은 낚싯대에 입질이 있지만, 물색이 맑을 때는 4칸 이상의 긴 대를 써 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4번천

수심이 1.5m 정도로 균일하며 마름이 무성하게 자라는 곳이다. 주차여건이 좋지 않은 게 흠이며 하류 지원교 밑 보에서 상류로 150m 구간이 붕어의 입질이 잦은 곳이다.

 

5번천

수어천 최하류에 해당하는 곳으로 진상교에서 하류 보까지 구간이다. 보 아래는 밀물 때 바닷물이 들어오는 지역이라 낚시할 수 없다. 중간 지점에 자생하는 부들 언저리에서 낮 낚시에 활발한 입질을 보인다.

주로 릴낚시인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붕어의 씨알은 24~28cm가 주종이다.

 

가는 길남해고속도로 옥곡I.C를 나와 우회전하여 861번 지방도를 따라 1km 진행 후 진상 · 하동방면으로 우회전하여 58번 국도를 따라 5.8km를 가면 섬거 버스정류장이다.

우측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수어 1번 천이고 하류 쪽으로 차례대로 5번 천까지 연결되어 있다.

 

네비게이션 주소전남 광양시 진상면 섬거리 145-1

드론으로 내려다본 수어천 최상류.

멀리 보이는 튼 제방이 수어천댐이다.

수어댐 수문 개방 때마다 붕어가 흘러들기 때문에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수어 2번천 체육공원 앞에 자리했던 양재철 회원이 월척 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주로 4칸 대 이상의 긴 대에서 입질이 잦았다.

 

 

수어 1번천의 최하류 보().

시멘트 보 위에 좌대를 설치하면 훌륭한 포인트가 된다.

 

 

수어천 매니아로 통하는 광양 낚시인 고길배 씨.

월척 포함 27~29cm의 중치급 붕어들로 손맛을 즐겼다.

 

 

4짜 붕어가 가장 많이 낚였던 수어 1번천 모습.

부들과 마름 수초가 잘 발달한 곳이며 수중에는 말즘이 자라 올라오고 있다.

 

 

수어천에서는 옥수수도 먹히지만 글루텐에 집어가 되면 마릿수 붕어 조과가 가능하다.

필자가 사용한 글루텐 떡밥들.

 

 

수어천 체육공원에 설치된 이동식 화장실.

광양시에서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어 산책 나온 주민들과 낚시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양재철 회원이 붕어 조과를 펼쳐 보이고 있다.

경원F&B사의 옥수수어분글루텐으로 좋은 조과를 거뒀다.

 

 

취재 당일 올라온 붕어들.

추수가 시작될 즈음부터 월척은 물론 4짜급 붕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모기와 진드기 등의 해충을 박별하기 위해 포인트 주변에 연막소독을 하고 있는 필자.

 

 

금강산도 식후경.

회원들과 저녁식사를 즐기며 수어천 붕어의 입질 패턴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수어 2번천에 자리한 양재철 회원이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수어 1번천 하류 전경.

수면은 깨끗해 보이지만 수중에는 말즘이 무성하게 자라있어 빈 구멍 찾기가 힘들었다.

 

 

 

취재일에 낚인 붕어의 일부를 펼쳐 보이는 회원들.

좌측부터 양재철, 유준재, 최원재 회원이다.

 

 

수어천에서 낚인 월척붕어.

수중 수초가 많아 붕어의 채색이 황금빛을 띠고 있다.

 

 

필자의 낚시 자리.

부들과 마름으로 뒤덮인 곳을 바지장화를 착용하고 들어가 포인트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붕어가 부들속에서 낚였다.

 

 

수어천변 수풀 속에 숨겨진 쓰레기를 수거한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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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신금지

광양 신금지의 월척 흠뻑쇼

생자리만 개척하면 월척은 틀림없다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필자가 사는 전라도 광양지역에 예전과 다르게 대물 붕어터가 늘어나고 있다.

그중 유독 필자의 마음에 강하게 남아 있던 곳이 바로 신금지이다.

2008년도 6월에 출조해 하룻밤 낚시에 월척만 22마리를 낚았으니 낚시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

그러나 광양에 직장이 있는 관계로 출퇴근길에 신금지를 한번씩 둘러보고 있지만 그때마다 배스낚시인들만 드나들 뿐 붕어낚시인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과연 이유가 무엇일까? 신금지는 30여 년 전 광양지역 붕어낚시인들의 신병훈련소라 불릴 정도로 붕어자원이 많았다. 누구나 쉽게 마릿수 조과를 올릴 수 있는 낚시터였지만 이후 블루길이 유입되면서부터 낚시인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더욱이 20127, 저수지 수면에 수상골프장이 개장하면서 낚시인들의 뇌리에서 멀어졌다.

신금지는 24천평 규모의 준계곡지다. 상류 가야산(496m)의 시루봉과 증산(387m)에서 흘러든 물이 담수되는 저수지다. 과거 신금지 밑의 논들은 저수지 물로 벼농사를 지었으나 현재는 논이 있던 곳들이 신금공단지대로 바뀜에 따라 배수의 영향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여름에는 심각한 가뭄 탓에 이례적으로 많은 배수를 했다. 저수율이 55% 선까지 내려갔고 물색 또한 탁해져 이번 달 화보촬영지로 결정을 했다.

 

자동빵으로 37cm 월척 첫 수

지난 716일 토요일 아침에 신금지를 찾았다. 예상대로 붕어낚시인의 발길이 전혀 없는 청청터로 남아 있었다.

최고의 포인트라고 일컫는 최상류 홈통은 물이 빠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차를 돌려 두 번째 제방인 북서쪽 제방으로 가봤다. 북서쪽 제방 끝자락에 무넘기가 있고, 무넘기를 지나서는 밭농사를 짓기 때문에 차량 진입이 가능한 곳이다.

신금지에서 진입이 가장 수월한 곳에 해당한다.

제방 초입 정자 아래쪽은 마름이 부분적으로 자라는 곳이지만 마름 줄기에 청태가 더덕더덕 붙어 있고 연안에도 청태가 떠 있는 게 보였다.

청태를 피해 마름이 끝나는 제방 중앙에 자리를 잡았다. 수면에는 수초도 없이 깨끗했지만 바닥은 완전 지뢰밭이었다. 청태는 기본이고 말즘에 마름수초 찌꺼기가 엄청 많았다.

찌 세우기가 만만치 않자 0.2칸 간격의 낚싯대를 총동원해 길이를 바꿔가며 바닥이 깨끗한 곳을 찾아 찌를 세우는 데 세 시간가량 소모됐다.

연간 두세 차례 신금지 출조를 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봤을 때 미끼는 옥수수가 최고였다. 그러나 필자는 옥수수보다 글루텐을 선호하는 터라 집어력을 높이기 위해 경원F&B향버거를 집어제로 사용했다. 밤톨 크기로 대여섯 번씩 헛챔질을 해주고 미끼용으로는 어분 옥수수 글루텐6’을 묽게 개어 바늘만 감쌀 정도로 작게 사용했다.

오전 11. 남원에서 양재철 회원이 도착했다. 자리를 잡기 위해 둘러보고 있는 양재철 회원에게 정자 밑 포인트를 추천했다.

정자 아래 포인트는 수심이 80~90cm로 앝은 곳으로 수초가 밀생하면서 자연적으로 형성된 포켓이 많다.

수면의 표면은 밝은 물이지만 바닥에는 물색이 논물처럼 뿌옇게 보였다. 수면과 바닥의 물색이 다르다면 바닥에는 이미 붕어가 들어와 회유 또는 먹이활동을 하는 증거라 생각되었다.

양재철 회원의 자리에도 바닥이 깨끗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일곱 대의 낚싯대로 깔끔한 바닥을 찾아 찌를 세웠다.

내 자리로 돌아와서 보니 우측 다섯 칸 대의 낚싯대 초릿대가 마름 속에 박혀 있었다.

마름과 청태 찌꺼기와 함께 끌어내 보니 37cm 월척이었다. ‘자동빵으로 첫수를 월척으로 낚았다.

 

바닥 지저분해도 월척 잘 낚여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오후 12시 반경. 양재철 회원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졌다. 끌어내는 품새를 보니 월척 이상의 붕어겠다 싶었다.

양재철 회원은 뜰채로 붕어를 담으면서 들고 있던 낚싯대를 팽개치고 또 다른 낚싯대를 움켜잡고 치켜세웠다. 연타로 36, 33.5cm의 월척이 올라왔다.

한편 양재철 회원보다 늦게 도착한 유준재 회원은 아침부터 수초 구멍을 냈던 곳에 찌를 세우다가 포기하고 필자의 좌측 자리로 옮겼다.

유준재 회원은 수중에는 완전한 지뢰밭입니다. 채비가 내려가지도 않을뿐더러 설령 찌가 내려갔다 해도 청태가 한 움큼씩 걸려 나옵니다라고 말했다.

뜨거운 폭염에 수초작업을 한 후 또 다시 포인트를 다시 옮긴 유준재 회원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다시 양재철 회원이 일어나기에 쳐다보니 또 예신이 옵니다라며 챔질 준비를 했고 곧이어 낚싯대를 냅다 잡아챘다. 올라온 녀석은 또 월척이었다.

계속되는 입질에 카메라를 들고 양재철 회원의 뒤에서 대기하는데 거짓말처럼 또 다시 입질이 들어왔다. 6칸 대의 낚싯대가 휘어지며 끌려나온 것은 33cm 월척이었다.

불과 5분 만에 모든 과정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양재철 회원은 옥수수어분글루텐에 붕어가 미친 듯 달려듭니다.”라며 연속되는 월척 행진에 찌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한 시간 남짓한 시간에 네 마리의 월척을 낚아냈으니 불볕더위쯤은 아무런 문제가 못됐다.

 

양재철 회원 개인 최대어 48cm 견인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된 저수지라 해질녘에 또 다시 폭발적 입질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오후 5시경 이른 저녁식사를 했다.

천천히 밤낚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마름수초 가까이에 세웠던 찌가 흔들리는 듯 깜빡거린 예신이 왔다. 하지만 좀처럼 시원스럽게 찌를 올려주지는 못했다.

바닥이 지저분해서일까? 향어 입질하듯 딱 한 마디 올리는 것을 보고 살짝 챔질해봤더니 순간적으로 낚싯대가 휘청이며 휘었다.

입질 표현과 옆으로 째는 힘으로 봐서 잉어로 착각되는 녀석이었지만 수면 위에 누인 것은 이외의 월척 붕어였다. 낮 낚시에 우리 취재팀이 낚아낸 붕어는 33~37cm로 모두 월척이었다.

입질은 밤 8시 전후까지 지속됐다.

10시를 넘기면서 입질이 확연하게 줄어든 느낌이었다.

새벽 2시 반. 이른 아침 시간을 노리기 위해 의자에서 반쯤 누워 졸고 있는데 우측의 양재철 회원의 자리에서 ~하는 힘찬 챔질 소리가 들렸다. 커다란 물보라 소리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찌불이 춤을 추고 있었다. 작은 붕어는 아닐 거라는 생각에 자리로 가봤다.

수초 속으로 파고들려는 붕어를 돌려 세워 뜰채에 담는 순간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까지 낚였던 월척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크기였다. 혹시 5짜 붕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러나 계측자에 오른 붕어의 꼬리는 정확히 48cm를 가리키고 있었다.

양재철 회원은 “6칸 대로 마름이 열린 곳에 찌를 세웠는데 꾸물거리던 찌가 끝까지 솟아 방방거리고 있을 때 챔질했습니다. 어찌나 힘을 쓰며 옆으로 째는지 겨우 고개를 돌려 세웠습니다.”라고 말했다. 미끼는 옥수수 어분 글루텐.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한 양재철 회원의 입은 귀에 걸려있었다. “5짜 붕어였다면 좋았겠지만 지금까지 내 기록이 42센티미터였는데 48cm로 기록 경신했다는 게 더 좋고 만족스럽습니다.”

아침 5. 여명이 밝아올 즈음 낚시에 집중했으나 바닥이 비교적 깨끗한 3.2칸 대에서 받은 입질이 전부였고 그마저도 붕어가 마름 속으로 파고들어 놓치고 말았다.

그 사이 양재철 회원과 유준재 회원은 34~36cm의 월척을 추가했다.

촬영을 위해 낚인 붕어를 한 자리에 모아봤더니 월척만 13마리. 놓친 붕어까지 합산하면 20마리는 족히 넘었을 것인데, 그래도 터가 드센 신금지 조황치고는 많이 낚인 것이다.

마름이 삭아 마름 줄기에 힘이 없을 때인 추석 무렵에 다시 찾기로 하고 철수 길에 올랐다. 회원들의 표정에는 여전히 미련이 남은 듯했다.

 

신금지에서의 낚시는?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는 신금지는 터가 센 한방터임에는 틀림없는 곳이다.

저수지 수면에는 수상골프장 펜스가 둘러쳐져 있지만 낚시는 규제는 하지 않는다. 또 법적으로도 규제할 수 없는 곳이다.

또 생자리를 개척해야 하므로 진입이 까다로운 것이 단점이지만 붕어가 낚이면 월척 이상이 주로 올라오는 곳이다.

8월 초 현재 마름이 서서히 삭기 시작했고, 수중 바닥에 있던 청태가 떠 오르는 시기다. 예전 통계로 볼 때 추석 즈음부터 살얼음이 얼기 직전 초겨울 사이에 가장 굵은 붕어가 올라왔다.

미끼는 옥수수와 글루텐 계열 떡밥이 잘 먹히며 밤낚시보다는 낮 낚시가 유리하다.

수상골프장은 밤 930분 이후에는 영업하지 않는다.

 

가는 길남해안 고속도로 옥곡 I.C를 나와 옥곡면 소재지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861번 지방도를 따라 600m를 가면 신금지 제방이 보이고 계속 진행하다 보면 장동교가 나온다.

장동교를 건너지 말고 좌회전하며 장동마을 방향으로 직진하면 신금지 상류에 닿는다.

네비게이션 주소전남 광양시 옥곡면 신금리 831

광양 신금지에서 48cm 붕어를 낚아 개인 기록을 갱신한 양재철 회원.

 

취재에 동행한 회원들이 12일 낚시로 올린 월척들을 자랑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준재, 양재철, 조성필 회원이다.

 

 

터가 세기로 유명한 신금지에서 낮시간에 허리급 월척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양재철 회원.

11시 반부터 두 시간 여 동안 총 5마리의 월척을 몰아치기로 낚았다.

 

 

48cm 월척을 보여주고 있는 양재철 회원.

개인 기록어를 신금지에서 낚았다며 기뻐했다.

 

 

신금지 한켠에서 영업 중인 수상골프연습장.

낚시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신금지는 수면에 마름, 수중에는 말즘이 찌들어 찌를 세우기 어려웠다.

유준재 회원이 수초제거기를 이용해 바닥을 긁어내고 있다.

 

 

여명이 밝아오고 있는 신금지의 아침.

해가 떠오르기 직전부터 오전 9시까지는 집중력 있게 낚시를 해야 한다.

 

 

혹시 5짜붕어가 아닐까?’

설레는 마음으로 계측자에 붕어를 올려 보는 양채철 회원.

새벽 230분경 지저분한 바닥 여건에서 옥수수어분글루텐 떡밥으로 입질을 받아냈다.

 

 

필자가 사용한 스위벨채비.

바닥이 깨끗한 곳에서는 글루텐.

지저분한 바닥에서는 옥수수가 잘 먹혔다.

 

 

취재일에 낚은 붕어들은 사진만 남기고 다시 방류했다.

 

 

취재에 동행한 조성필(왼쪽), 유준재 회원도 월척으로 손맛을 즐겼다.

 

 

해거름에 글루텐 미끼로 37cm 월척을 낚아낸 필자.

필자가 낚아낸 4마리의 월척은 모두 글루텐에 낚였다.

 

 

낚시인생 최고의 날입니다.”

48cm 월척과 33~37 월척을 마릿수로 낚아낸 양재철 회원이 자신의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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