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황룡강

 

허리급 대물들의 월동처
“약한 채비 썼다가 혼쭐났어요”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격 수로 낚시철을 맞아 금호호와 영암호 인근의 수로들을 화보촬영지로 선택하려 했으나 광주의 장영철씨가 극구 반대를 했다.
“광주 인근의 황룡강에서 연일 덩어리 급이 낚이는데 왜 먼 곳까지 갑니까”
마릿수는 몰라도 씨알만큼은 보장한다고 호언장담을 해 정확한 위치를 주소를 받아보니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위치한 ‘송산유원지’ 인근이었다. 지난 4월에 장영철씨가 4짜 붕어도 여러마리 낚았다는 이야기를 들은바 있어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신년호 책자가 발간될 즈음에는 강낚시의 시즌이 끝나는 것 아닐까 염려되어 장영철씨에게 물었더니 “지난여름 장마 넘치는 물길을 따라 거슬러 올라온 붕어들과 장성호등 인근에서 흘러든 붕어들이 황룡강 줄기의 수초대에서 월동하기 때문에 겨울 조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최근 들어서도 장영철씨가 꾸준하게 드나들면서 허리급 이상의 붕어를 마릿수로 낚아 올린바 있고, 장영철씨 소개로 충남 논산에서 원정 낚시를 왔던 한용호씨 일행들이 불과 2~3일 전에 사짜 세 마리를 포함하여 열 댓 마리의 월척의 손맛을 봐 왔다며 강력하게 추천하니 어찌 안 가볼 수 있으랴.
지난 11월 19일 주말을 맞아 광주 황룡강을 찾았을 때 강변은 가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먼 영암호 금호호까지 왜 갑니까!”
장영철씨가 아침 일찍  먼저 도착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었다. “엇그제 호황 소문이 났는지 생각보다는 낚시인들이 많이 들어왔지만 포인트는 무궁무진하니까 괜찮습니다. 다만 소란스럽지 않을까 걱정입니다”라며 필자를 포인트로 안내 했다.
연안에 뗏장수초가 즐비하게 자라 있어 주로 장(長)대 위주의 대편성이 필요한 포인트들이 많았으나 낚시인들은 개의치 않고 좌대를 펼쳐 놓고 낮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황룡강(黃龍江)은 영산강의 제1지류다. 전남 장성군 북하면 신성리 입암산(626m)에서 발원하여 장성호를 거쳐 광주광역시 광산구를 관통해 영산강과 합류하는 총 연장 50km의 지방하천이다.
황룡강은 수많은 낚시 포인트들이 산재한 곳으로 아직까지 발굴되지 않은 미답의 포인트들도 수두룩하다. 시기별로 호황이 따르는 포인트가 있는가 하면, 몰황을 안겨준 포인트들도 많다.
보통은 3월 말부터 시즌이 시작되며 겨울철 결빙이 되지 않은 한 언제라도 낚시가 가능한 곳이다. 하절기에는 배스보다도 블루길의 성화가 심하지만 봄철과 수온이 내려가는 늦가을에는 블루길도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다만 대형 누치의 입질이 잦아 대를 차고 나가기도 한다.
그리고 봄철과 늦가을에는 붕어가 낚이는데 준척급의 마릿수 붕어는 기대하기 힘들고 가끔 나타나는 입질에 4짜급 붕어와 허리급 이상의 붕어가 자주 선보이는 곳이다.

 

포인트보다 밑밥질?
 오전 10시. 좋은 포인트보다는 촬영하기 좋은 위치에 포인트를 정하고 좌대를 조립하고 있는데 좌측으로 20m 정도 떨어진 자리에서 장성읍에서 온 김경식씨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진 것이 보였다.
미처 카메라를 셋팅 하지 않아 찍을 수 없었지만 한눈에 봐도 대물붕어임에는 틀림없었다.
달려가 보니 뜰채에 담긴 붕어는 4짜붕어는 족히 되겠다 싶었는데 아쉽게도 눈금은 39cm에 머물렀다.
김경식씨는 올해 서른다섯 살로 원래 가물치 전문가지만 가물치 시즌이 아닐 때는 붕어낚시를 즐기는데 본격적으로 붕어낚시를 배운지 이제 겨우 1년차라 했다.
최대 기록 38.5cm에서 5밀리를 더 갱신했다며 기뻐했다.
 이곳 황룡강으로 필자를 불러들인 장영철씨는 황룡강 마니아답게 심심찮은 입질을 보고 있었다. 씨알은 크지 않았지만 준척급 붕어들과 누치, 그리고 블루길의 손맛까지 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밤낚시에 큰놈을 기대해봐야 할 것 같다”며 낮 낚시는 쉬엄쉬엄 하고 있었다.
 필자도 포인트가 구축이 되자 부지런히 밑밥질을 했다. 글루텐이 유독 잘 먹힌 황룡강인지라 밤낚시를 대비해 집어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동안 좌측의 김경식씨 포인트에서는 집중적으로 월척이 낚여 올라왔다.
김경식씨 포인트는 특별할 것 없이 평범한 포인트로 보였으나 조과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 했다. 수초대를 넘겨 찌를 세우지도 않았고 맹탕이나 다름없는 포인트였는데 그의 살림망에는 5짜 누치를 비롯해 월척만 다섯 마리 들어 있었다.
“아침부터 쉬지 않고 계속해서 글루텐을 투여해 밑밥질을 해놓은 것이 주효한 것 같다”며 그의 손에는 또다시 밑밥용 글루텐을 뭉치고 있었다.
“4짜는 족히 될 것 같은 붕어가 끌려나오다가 목줄이 터지는 바람에 놓치고 말았다”고 했다.
 황룡강은 대부분 초저녁 타임에 소나기성 입질이 이어지므로 해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저녁 식사를 위해 인근의 기사 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기사식당에 붙어 있는 메뉴판에는 뷔페식 식대 3천5백원이라 적혀 있었다.
요즘 음식점에서 보기 드문 가격이었는데 저렴한 식대에 비해 맛은 일품이었다.

 

널찍널찍 떨어져 앉은 구간에서 호황
 밤낚시에 돌입하면서 가장 먼저 곽도진씨가 입질을 받았다.
넓게 형성된 뗏장수초 지대를 긴(長)대로 공략을 하던 곽도진씨는 “케미를 하나하나 끼우면서 글루텐을 달아 찌를 세우는데 6칸대의 찌가 바닥을 찾음과 동시에 스멀스멀 올라와 챔질해 보니 너무 육중한 붕어가 필사적으로 뗏장수초 속으로 파고들어 강제집행을 하다가 결국 6칸대의 낚싯대가 두 동강 나고 말았다. 나머지 부러진 낚싯대를 부여잡고 간신히 붕어를 뗏장수초 위로 올려 태웠으나 마지막 바늘털이로 놓치고 말았는데 대충 봐도 4짜 붕어에 가깝게 보였다”고 했다.
 전날 내린 비로 불어났던 수위가 조금씩 미세하게 빠지고 있었다. 초저녁 곽도진씨의 한 바탕 소동이후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밤이 깊어도 붕어가 낚였다는 소식은 없었다. 간간이 낚여 올라온 것은 누치뿐이었다.
 그러나 강 건너편에 포인트 했던 이경은씨에게 전화를 해보니 벌써 세 번의 입질을 받아 33.5cm와 34.5cm의 두 마리의 월척을 낚아놓았다고 했다.
이경은씨는 수심 1.2m권에 글루텐 미끼를 이용해 뗏장수초에 바짝 붙여 찌를 세웠는데 한 시간 간격으로 찌가 몸통까지 올리는 입질을 받아 낚아냈다고 했다.
한 마리 더 걸었는데 초릿대가 빠지는 바람에 놓치고 말았다고.
또 이경은씨와 50여 미터의 간격을 두고 앉은 유남진씨 역시 34, 35cm의 두 마리 월척을 낚아놓고 있었다.
유남진씨 역시 글루텐 떡밥 마니아답게 누치가 입질 할 것을 예상하면서도 글루텐과 어분을 적절하게 섞어 사용했는데 목줄이 터져버려 놓치는 붕어가 세 마리나 된다고 했다.
유남진씨는 “황룡강 붕어가 굵게 낚인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체험해보지 않고 약한 채비를 그대로 사용했는데 강붕어답게 파워가 대단했다”고 하면서 바늘을 다시 묶는 중이라고 했다.
 필자 쪽의 포인트에서는 왜 입질이 없는지 알았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비좁게 낚시인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에는 밤 시간에 입질 받기 어려웠다. 그에 비해 한적한 건너편에서 널찍널찍하게 앉은 낚시인들은 대부분 붕어를 낚았다. 그것도 모두 월척으로만.
 아침시간 차량을 이용해 황룡강의 지난 밤낚시 조황을 살피기 위해 둘러봤다.
상류쪽에 위치한 낚시인들이 쭈그리고 앉아 뭔가 하고 있었는데 가까이에 가보니 마대자루에 다른 낚시인들이 버려 쌓여 있던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지난달 광주황금빛붕어 카페 정출 취재 당시에 만났던 정성주씨와 양동규씨였다.
“자기들이 낚시하면서 발생되는 쓰레기만 되가져가도 낚시인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텐데”라며 씁쓸해 했다. 
 양동규씨의 살림망을 들춰보니 대물급 거대한 붕어 한 마리와 누치가 두 마리가 들어 있었다.
새벽 2시 55분에 3.6칸대로 낚았다는 39.3cm 월척은 수초대에서 1m 정도 떨어진 맨바닥에서 옥수수글루텐으로 낚아 올렸는데, 이 월척보다도 정작 더 아쉬웠던 것은 새벽 5시 50분에 뗏장수초에 바짝 붙인 4칸 대의 입질이었다고 했다.
찌가 네 마디 올라와서 한참을 멈춰 있어 대물임을 직감하고 챔질 했는데 핑~ 하며 피아노 소리만 들려주면서 좀처럼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힘을 쓰다가 결국 터져버렸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크게 들렸는지 옆자리에 자고 있던 정성주씨가 잠을 깰 정도였다고 했다.
 취재를 마무리 하면서 1박2일의 조황을 살펴보니 4짜에 육박한 붕어가 두 마리에 열 두 마리의 월척을 낚아냈다.
수초대와 맨바닥권은 비슷한 조황을 보여줬지만 앞으로 날씨가 추워지면서 물색이 맑아지면 길거 뻗어나간 뗏장수초 언저리와 뗏장수초 자연 구멍, 그리고 줄풀수초 지대에서 입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가는 길→ 광주에서 무안 • 광주간 고속도로 끝 지점인 운수 I.C에서 내려 고가도로 아래에서 좌회전 후 740m 진행하여 우회전한다. 영광방향으로 3.8km를 가면 동명고등학교가 나오고 우회전하여 1.9km 가면 좌측에 황룡강이 보인다.

 

◆네비게이션 주소→ 광주광역시 광산구 박호동 478-2

 

광주 황룡강 전경.
50km에 달하는 규모에 아직도 미답의 포인트가 많은 곳이다.

 

순천낚시인 유남진씨가 허리급 월척을 낚아 올리는 장면

 

장성 낚시인 김경식씨가 낮낚시에 입질을 받았다.

 

김경식씨가 갓 낚아 올린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황용강에서 낚이는 다양한 물고기들.
왼쪽부터 누치, 마자, 블루길, 붕어다. 블루길보다 누치 자원이 더 많다.

 

황용강에서 사용한 다양한 미끼.
글루텐 떡밥이 가장 잘 먹혔다.

 

이른 아침에 촬영한 황룡강.
각 포인트마다 뗏장수초가 넓게 형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4칸 대 이상의 긴 대가 유리하다.

 

김경식씨가 올린 조과.
대부분 월척 이상이었으며 왼쪽의 가장 큰 놈은 39cm이다.

 

“황룡강의 평균 씨알입니다” 밤낚시 조과를 자랑하는 장영철(좌측)씨와 김경식(우측)씨.

 

김경식씨가 다섯 마리의 월척을 낚아낼 때 사용한 저부력 긴목줄 채비.
그는 이 채비를 ‘강호얼레채비’라고 불렀다.

 

포인트 건너로 보이는 곳이 ‘송산유원지’이다.
그래서 광주 낚시인들은 이곳을 황룡강 송산유원지 포인트라고 부른다.

 

황룡강에서 낚은 대형 누치와 월척 붕어를 보여주는 낚시인들.
왼쪽부터 정성주, 양동규, 신종문씨다.

 

“세 번 입질 받아 한 마리는 얼굴도 못 보고  터트렸습니다”
광주 낚시인 이경은씨가 허리급 월척 두 마리를 보여주고 있다.

 

황룡강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알리는 안내판.
특히 수달이 많아 낚시인들의 살림망을 털어갈 때가 많다.

 

순천낚시인 유남진씨가 아침시간에 올린 월척.
말즘을 파고든 녀석을 간신히 끌어낼 수 있었다.

 

낚시 후 포인트 주변의 쓰레기를 청소한 촬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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