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대 도난 조심하세요!  (낚시춘추 12월호)

 

낚시자리 장시간 비우지 말고 차량은 보이는 곳에 주차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최근 들어 낚시터에서 낚싯대 도난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범인들은 여러 명이 전국의 낚시터를 돌며 고가의 낚싯대만 훔쳐가는 상습 조직범인 것으로 추측되는데, 낚시인이 자리를 비우거나 차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사이 낚싯대를 훔쳐가고 있다.

 

요즘은 고가(高價)의 낚싯대와 낚시장비가 많다. 웬만한 낚시인들의 가방에 든 낚싯대만 해도 몇 백만 원에 이른다.

그런 낚싯대나 낚시인의 분신처럼 여기던 장비를 한꺼번에 물가에서 잃어버렸다면 그 심정은 어떠할까?

최근 낚싯대 도난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고 들었지만 내가 거주하는 호남지역에선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최근 들어 호남의 저수지나 수로에서도 많은 낚싯대 도난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몇 시간 자리를 비우거나 자고 일어나면 도둑이 다 쓸어가 버리고 그 자리에 다른 낚시인이 들어와 대를 펴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낚싯대 도난 사건을 사전에 막자는 취지에서 그간 일어난 사고를 유형별로 분석해 예방책도 살펴본다.

 

 

유형1-원줄만 끊고 싹쓸이해 차량 도주

가장 흔한 것이 낚싯대를 흔적도 없이 죄다 쓸어가는 경우다.

도둑은 한 사람이 아니라 두세 명이 한 조가 되어 식사를 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순식간에 쓸어 담는 것 같다.

대부분 원줄을 잘라 버리고 낚싯대만 가져가는데 밤에 수면을 볼 때는 찌가 그대로 떠있어서 도난당한 사실도 모른다.

저가품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고가품만 차에 싣고 도망간다.

 

●예방책-낚시자리를 아무도 없는 상태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단독 출조의 경우 어느 정도 먹을거리는 준비해 들어가는 것이 현명하다. 동행이 여럿이라면 교대로 식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안면이 있는 낚시인이 있다면 낚싯대를 봐줄 것을 부탁한다. 낚시복 차림이 아닌데 주변을 서성이는 사람은 유심히 봐둬야 한다. 조황을 물어보는 척하며 장비를 다 훑어보는 것이다.

 

 

유형 2-낚시가방 안 낚싯대만 슬쩍

펼쳐놓은 낚싯대가 아니라 가방 안에 있는 낚싯대를 표적으로 삼는 수도 많다.

만약 도둑이 지나가다 낚시가방에서 한두 대만 훔쳐 가면 주인은 한동안 모르고 지내게 된다.

슬쩍 가져가는 도난 사고는 의외로 낚시터에서 많이 일어난다.

 

●예방책-낚시가방을 아무데나 놓고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된다.

잠깐 가방을 세워두고 갔다 온 사이 낚싯대를 집어가기 때문이다.

더 확실히 예방책을 세운다면 그날 사용할 낚싯대의 세팅이 끝나면 당장 사용하지 않는 장비(가방 포함)는 차량 트렁크에 넣어두고 문을 잠그는 것이다.

그리고 낚시행위 중 낚싯대를 교체할 생각이면 필요한 낚싯대만 차에서 가져온다.

 

 

붕어 잘 나오는 낚시터에서 도난 사고도 많아

 

유형 3-졸음 쏟아지는 새벽 2~4시 틈타

도둑은 새벽 2시에서 4시 사이를 집중적으로 노린다.

밤낚시를 하다보면 가장 피곤하고 졸린 시간이다. 차로 잠을 자려고 들어간 사이 몽땅 집어가 버리는 것이다.

새벽파 도둑의 범죄 유형은 낮 시간에 표적으로 삼았던 고가의 낚싯대를 원줄만 잘라 버리고 낚싯대와 받침대만 접어서 가져간다.

시간에 쫓기지 않아서 그런지 여유가 있다.

새벽에 2~3명에서 많게는 4명까지 몰려다니면서 저수지에 이제 금방 낚시하러 들어온 것처럼 하다가 “붕어 좀 나옵니까? 하며 조황 정보를 묻는 사람들은 일단 경계하는 게 좋다.  그 시간에 낚시하러 들어오는 낚시인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예방책-밤낚시 중 눈을 붙일 때는 가급적 포인트를 벗어나지 말고 새우잠을 자더라도 의자나 텐트에서 눈을 붙이는 것이 좋다. 요즘 인터넷에서 3~4만원에 판매하는 낚싯대 도난 경보기를 설치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난경보기는 사람의 체온을 감지해 강력한 벨 소리를 내기 때문에 주인뿐만 아니라 주변 낚시인들에게도 강력한 경보음이 전달된다. 차에서 잘 때도 경보기 스피커를 차량으로 가지고 들어와도 괜찮다. 송신 거리가 20m는 되기 때문이다.

 

 

유형 4-차문 열고 낚시 짐 옮기는 사이 도난

자신의 차량 옆에 세워놓은 차 주인이 도둑으로 돌변하는 케이스다. 차를 세워놓고 오가며 대를 펴는 사이 차 안의 지갑이나 카메라 등을 도난당하는 것이다. 설마 그 짧은 시간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싶지만 실제로 영암호와 고흥의 죽암수로에서 지인이 당했던 사례가 있다.

 

●예방책-아무리 가까이에 차를 주차시켰더라도 차량의 문은 잠가둬야 한다.

 

 

유형 5-창문 깨고 털이

멀리 보이지 않는 곳에 홀로 차를 주차했을 때 발생한다.

가령 제방에서 낚시할 때는 제방 밑에 세워둔 차가 보이지 않는다. 차문을 열거나 창문을 깨고 차 안의 물건을 가져간다.

낚시를 하는 포인트에서 차량이 보이면 다행이지만 보이지 않을 때 조심해야 한다.

바람이 부는 등의 악천후 상황에선 차창이 깨지는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예방책-가능하면 보이는 곳에 주차를 한다. 블랙박스가 있으면 범인의 차가 찍혔을 수도 있으므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여러 사례를 조사하면서 드러난 특징은 조황이 좋은 곳에서 도난사고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낚시인이 많으면 훔쳐갈 표적도 많기 때문이다. 포인트도 아닌 곳에 대를 깔아놓고 낚시엔 관심이 없는 사람은 일단 경계하는 게 좋다.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서너 명이 한 조가 되어서 낚시인들이 조황을 체크하듯 붕어가 잘 나오는 곳을 중계하며 정보를 주고받은 뒤 범행 장소를 정하다고 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