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지장지(송태지)

영화정지 대타로 나서 월척 홈런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평산가인 광주지역 회원들과 무안의 영화정지 출조를 게획하였다.

영화정지는 여름에 마름이 빼곡하게 자라고 연안에는 뗏장수초가 5칸대 이상 거리까지 길게 자라 있어서 짧은 대만 있는 낚시인들은 낚시할 엄두도 못 내고 마을과 인접해 있어 불법 그물질도 할 수 없는 곳이다. 블루길과 배스가 모두 살고 있어 씨알 좋은 붕어 자원이 상당량 들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출조지로 낙점했다.

그런데 126. 이른 아침에 집을 출발해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강풍 특보 예보보다 거센 바람이었다.

목적지인 영화정지에 도착했을 때는 초속 14m의 북서풍이 불어 도저히 대를 펼 엄두가 나질 않았다. 급하게 회원들과 의논해본 결과 비교적 바람이 덜 타는 인근의 지장지로 가보기로 하였다.

 

분지 지형이라 겨울바람 덜 타

현지 낚시인들에게는 송태지로 더 잘 알려진 지장지는 순수 토종터이다.

1948년에 준공된 3만평 규모의 평지형에 가까운 저수지다. 서해안고속도로 일로나들목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으며 상류에서 하류를 가로질러 호남선 복선 전철이 지나가는 철교가 놓여 있다. 저수지가 위치한 곳이 분지처럼 푹 꺼진 지형인데다가, 북서쪽의 높은 지형에 놓인 서해안고속도로가 겨울바람을 막아주는 덕분에 겨울낚시 여건이 매우 뛰어난 곳이다.

지장지는 토종붕어외에 떡붕어도 많은 곳이다. 무안군 일대에서는 떡붕어 개체수가 가장 많고 4짜를 넘나드는 대물 떡붕어도 종종 낚여 전층낚시 마니아들도 즐겨 찾는다.

이 일대에서는 보기 드물게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아 이곳에서 서식하는 새우와 참붕어를 채집해 대물낚시를 즐길 수도 있다.

강풍특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지장지에 도착해보니 예상대로 서해안 고속도로가 북서풍을 어느 정도 막아주고 있어 낚시는 가능해 보였다. 취재팀은 모두 바람을 등지고 할 수 있는 제방 좌측 논두렁에 좌대를 설치했다.

포인트 선정을 위해 연안을 둘러보는데 뗏장수초 속에 버려진 새우 채집망이 몇 개 꺼내보니 상당량의 새우와 참붕어가 채집되어 있었다.

좌안 하류 쪽에 좌대를 설치하고 소형 갈퀴인 특공대를 이용해 바닥을 긁어보니 삭은 마름 줄기가 한 움큼씩 걸려 나왔다. 바닥이 지저분하다는 걸 직감하고 미끼가 함몰되지 않도록 모든 채비를 긴 목줄 채비로 전환했다.

취재팀 중 가장 막내인 이재근 회원이 늦게 도착하여 포인트를 둘러보더니 저수지를 가로질러 기차가 자주 지나가는데 붕어가 입질을 해 줄까요?”라며 묻는다. 아마도 기찻길 옆 낚시터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런 듯했다.

이재근 회원에게 철로가 놓인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붕어들도 이미 학습이 되어 낚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안심시켰다. 그런데 필자가 느끼기에도 KTX와 새마을호가 지나갈 때는 비교적 조용했으나 무궁화호가 지나갈 때는 지면에까지 진동이 느껴졌다. 단순히 속도가 느리기 때문일까?


새우낚시에 대성공

저녁식사 후 거세게 불어오던 바람도 많이 잦아들었다. 덕분에 오후 6시경부터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 할 수 있었고 수면이 잔잔해지자 낮에는 꿈쩍도 하지 않던 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철교 교각과 가장 가까이 앉았던 김동관 회원이 첫 입질을 받아 8치급 붕어를 낚아냈다.

김동관 회원은 자생 새우를 채집해 미끼로 사용했다고 했다. “매번 블루길과 배스터가 유입된 곳을 다니다가 이렇게 토종터에서 새우를 미끼로 입질을 받아본 것도 오랜만이다. 한없이 솟는 찌맛에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는 연거푸 준척급 붕어를 낚아내더니 네 번째 입질에 월척을 낚아냈다. 교각 기둥 주변은 콘그리트 작업 후 발생한 부산물 때문에 마름이 자라지 못할 것으로 판단, 7칸대를 동원해 교각 가까이에 찌를 세운 것이 적중했다. 미끼 중 가장 튼실한 새우를 골라 꿰었더니 32cm의 월척이 올라왔다고 했다.

11. 김동관 회원 옆자리에 앉았던 이재근 회원도 옥내림 채비로 마릿수 붕어를 낚아내다가 새우로 34cm의 월척붕어를 낚아냈다. 이재근 회원은 철길 옆이라 겁 없는 잔챙이 붕어만 낚일 줄 알았는데 월척이 낚여 놀랐다. 작은 새우를 꿰어 던지자 네 마디 정도 올렸다 빨고 내려갔다며 기뻐했다.

새벽에 바람이 멈췄지만 붕어의 입질도 함께 멈췄다. 의자에 앉은 채 깜빡 잠이 들었다가 추워서 깨어나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확인해보니 뗏장수초 앞에 세웠던 두 개의 찌가 사라지고 없었다. 새우 미끼였다. 그 중 하나를 어렵게 꺼내보니 턱걸이급 월척이었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다시 바람이 터졌다. 일찍 철수하려 준비하는데 멀리 이재근 회원 포인트에서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졌다. 연속해서 두 마리를 낚았는데 모두 32cm 월척이었다.

미끼는 새우. 오랜만에 토종터에서 새우낚시 대성공이었다.

전체 조과를 살펴보니 월척 다섯 마리에 준척급 붕어를 마릿수로 올렸다. 북서풍을 피해 급하게 옮겨온 대타낚시터의 조과치고는 수준급이다. 무엇보다 저수지를 가르며 지나가는 철길 아래에서 불안해 하던 이재근 회원이 가장 두드러진 조과를 거뒀다는 점이 나는 가장 기분이 좋았다. 철길 옆 낚시터에 대한 불안감을 단방에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일로 I.C를 나와 청호·일로 방향 815번 국도를 따라 우회전한다. 400m후 서해안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보이는 매봉마을 표석을 보고 좌회전해 가면 오른쪽으로 지장지 수면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무안군 일로읍 지장리 391-9


저수지를 가로질러 호남선 철교가 놓여 있는 지장지.

중류권 논둑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이 붕어를 노리고 있다.


김동관 회원이 뗏장수초 속에 버려진 채집망 속을 확인하고 있다.

외래어종이 없이 새우와 참붕어가 많이 채집됐다.


바람을 피해 설치한 본부석 텐트 안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취재팀.


철교 위를 지나가는 열차.

붕어들이 적응이 됐는지 소음과 진동에 아랑곳없이 활발한 입질을 해주었다.


채집망에 들어온 새우와 참붕어.


지장지에서 가장 잘 먹혔던 새우 미끼.

잔씨알의 새우에 입질이 빨랐다.

밤에 기온이 내려가자 연안에 살얼음이 얼었다.


지장지 주변의 쓰레기를 수거한 취재팀.

낚시 쓰레기보다 생활 쓰레기가 더 많았다.


전층낙시로 떡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지장지는 떡붕어 자원이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재근, 김광요, 김동관 회원(좌측부터)이 새우 미끼로 낚은 월척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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