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봉암지 참붕어낚시 미션

잉어밭에서

월척을 솎아내라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고흥 반도엔 많은 알짜배기터들이 있다. 그중 매년 3월 초부터 한 달 넘게 월척이 쏟아지는 곳이 고흥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봉암지다.

봉암지는 필자가 20144월에 화보를 통해 독자들에게 소개를 했던 곳으로 당시에는 월척보다는 준척급 붕어가 무더기로 낚였다.

모처럼 진한 손맛을 볼 목적으로 내봉지를 낙점하고 고흥에 사는 류강득 회원에게 현장 답사를 요청했다.

류강득 회원은 만수위여서 제방을 제외한 포인트는 진입이 불가능합니다. 아직은 시즌이 이르고 3월 중순 이후에나 큰 붕어의 입질이 있을 듯 합니다하고 알려왔다.

그러면서 봉암지의 이틀 전 조황 사진을 보내왔는데 사진 속에는 아홉 마리가 들어 있었다. 그 중에 7 마리가 4짜 붕어이고 2마리가 월척이라 했다.

고흥 현지 낚시인 두 사람의 조과로 산 밑 포인트에서 글루텐과 지렁이 짝밥으로 올린 조과였다.

이런 조황 사진을 보고 어찌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곧바로 출조 준비를 미쳤다.

 

대를 세우기도 어려운 강풍의 악재

지난 222일 초속 10~11m의 강풍주의보가 내렸지만 이틀 전 호황 소식을 들은 터라 개의치 않고 출조를 강행 했다.

그나마 북서풍 영향이 적은 서쪽 제방에 자리를 잡았다. 제방 아래로 내려가자 바람은 덜 타지만 낚싯대를 세우면 바람 영향을 받아 낚싯대를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채비가 떨어진 지점은 수심이 1.2~1.5m. 단단한 사토질 지형에 잔자갈이 깔려 있었다. 최근에 가장 잘 먹혔다는 글루텐 떡밥에 적합한 바닥이었으나 아쉽게도 긴 대는 바람 영향을 크게 받아 제대로 된 캐스팅이 어려웠다.

연안에 참붕어 수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 유영하는 것을 보고 채집망을 담갔더니 잠깐 사이에도 엄청난 양이 채집됐다. 그래서 이날 미끼로 참붕어를 써보기로 했다.

오전 10시를 넘기자 정면으로 펼쳐놓은 다섯 칸 대의 낚싯대에서 첫 입질이 들어왔다. 찌가 한 마디 올리는가 싶더니 그대로 물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챔질과 동시에 뭔가 턱~! 하면서 걸리더니 이내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 했다. 연안 가까이까지 겨우 끌어낸 녀석은 아쉽게도 수염이 달려 있었다.

잉어라고 부르기에 민망할 정도로 마른 40cm급 발갱이. 숭어와 흡사했다.

이처럼 잉어라고 해서 늘 식물성 미끼만 먹는 건 아니다. 생미끼에도 종종 잉어가 낚이는데 봉암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간이 한낮으로 접어들면서 바람은 더욱 더 거세졌고 4칸 대 이상 긴 대는 치켜세울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결국 비교적 캐스팅이 수월한 세 칸 전후의 낚싯대에 미끼를 글루텐으로 바꿔 붕어를 노렸다.

 

참붕어를 받아먹는 잉어

얼마 지나지 않아 찌가 솟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붕어겠지하며 챔질했지만 역시 또 잉어였다.

옆 자리에 자리한 유튜버 홍광수 회원도 연거푸 잉어를 5마리 낚아내면서 하는 말이 잉어 밭에 포인트 한 것 같어요. 느면 나온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잉어가 참붕어를 너무 좋아합니다하고 말했다. “붕어였으면 좋았겠지만 이 강풍 속에서 아쉬운대로 잉어로 손맛은 실컷 볼 수 있어 좋습니다하고 말했다. 그는 이 세찬 바람 속에서도 여섯 칸 장대를 휘둘러 찌를 세우고 있었다.

다시 포인트에 앉아 찌를 응시하는데 이번에도 찌가 꿈틀거리더니 솟더니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슬로모션으로 솟는다. 작은 참붕어를 등꿰기를 한 3.6칸 대였다. 끌려 나온 것은 32cm의 체고가 좋은 월척 붕어.

월척 붕어가 낚이는 것으로 보아 바람만 자면 마릿수 조과도 가능할 것 같았는데 지치지 않고 부는 바람이 너무나 아쉬웠다.

오후 5시경, 저녁 식사 직전 홍광수 회원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는 것을 보고 달려갔다.

뜰채에 담겨진 것은 32cm의 월척. 홍광수 씨는 암컷 참붕어를 사용했는데 지금껏 봤던 잉어의 입질과는 확연하게 달랐습니다.”하고 말했다.

 

내봉지 연계 출조도 고려해 볼만

여명이 밝아올 즈음 서울에서 원정 온 신성순 씨의 자리로 가봤다. 살림망에는 월척이 네 마리, 잉어도 두 마리가 들어 있었다. 신성순 씨는 오랜만에 큰 맘 먹고 고흥 땅을 밟았는데 보답이라도 해주듯이 월척이 반겨주는군요라며 말하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월척은 글루텐으로 한 마리, 참붕어 미끼로 세 마리를 낚았는데 날씨가 풀리면 다시 한 번 내려와 참붕어 미끼로 멋진 찌올림을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무리하면서 조황을 살펴보니 월척이 7마리에 잉어는 부지기수였다.

2014년 화보촬영 당시에는 붕어들이 글루텐을 선호했지만 이번 취재에서는 참붕어가 더 잘 먹혔다.

차츰 수온이 오르고 말즘이 자라 수면위에 보이기 시작하면 글루텐에는 준척급 붕어가 낚이고, 참붕어 미끼에는 월척 이상의 붕어가 입질 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철수길에 봉암지와는 2.5km 떨어져 있는 내봉지를 둘러봤다.

봉암지와 유사한 13만평 규모의 내봉지는 양수형 평지지다. 3월 중순에서 4월 초 사이에 대물 붕어가 낚이는 곳인데, 봉암지 조황이 여의치 않을 때 내봉지로 옮겨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미끼는 글루텐이 잘 먹히며 자생 새우를 사용하면 씨알이 굵게 낚인다.

 

봉암지는 어떤 곳?

봉암지는 1984년도에 준공한 만수면적 115천 평의 담수형 저수지이다. 간척지에 삼면의 제방을 축조해 만든 각지로 인근에 오마수로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한다.

통상 2월 중순이면 이미 붕어낚시 시즌이 시작된다. 5월 배수철을 맞아 보조제방이 들어나면는데 이때 수면 위에 보이는 말즘 사이사이로 참붕어 띄울 낚시가 가능하고, 추석 무렵에는 새우에 씨알 굵은 붕어가 낚인다. 한겨울철만 아니면 낚시가 가능한 저수지이다.

몇 년 전 고흥군에서 잉어를 방류해 붕어보다도 잉어가 더 많이 낚일 때도 있다.

 

가는 길남해고속도로 고흥 나들목을 나와 15번 국도를 이용해 고흥읍 방향으로 41km를 가면 도덕교차로이다. 여기에서 우측 지방도를 따라 도덕면 소재지 끝에 도덕 우체국을 지나 좌측에 율동마을 표석을 보고 좌회전하여 도덕지 제방 밑에 농로를 이용해 2.1km를 가면 우측에 봉암지 동쪽 제방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고흥군 도덕면 도덕리 2571

 


케미와 별빛이 어울린 봉암지의 밤을 장노출로 카메라에 담았다.



잉어 떼에 고전하던 인기 유튜버 홍광수 씨가 오후 5시경 참붕어로 올린 32cm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어디에 앉아야 잘 앉았다고 소문이 날까.

방금 도착한 유준재 회원이 제방을 걸으며 포인트를 탐색하고 있다.



봉암지에 풍부한 참붕어.



찌를 응시하고 있는 필자.

취재일 밤에는 거의 입질이 없었지만 차츰 수온이 올라가면 밤낚시에 굵은 씨알이 잘 낚일 것이다.



제방 밑의 주차장.

3면이 제방인 봉암지는 주차 여건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서울에서 원정 온 신성순 씨의 조과.

참붕어 미끼의 환상적인 찌 놀림을 못 잊어 다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달빛 소류지진행자 홍광수 씨가 제방에서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취재일 올린 붕어 조과를 보여주는 화보팀.

앞에 깔아 놓은 것들은 잉어로 낚는 족족 방류하고도 이 만큼 더 낚았다.



함인철 회원이 잉어를 걸어 손맛을 즐기고 있다.



수면 위에 떠다니는 쓰레기까지 수거한 화보촬영팀.



번식기를 맞아 교미 중인 두꺼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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