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지석천

의리로 낚아낸 드들강 떼월척

김중석 [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지난 5월 24일. 들녘에서는 모내기 시즌으로 농민들 손길이 분주한 시기였다.

이번 출조지 선정에 있어서 저수지 쪽 출조는 지양하려 했다. 이유는 등 뒤에서 이양기로 모내기를 하는 농민들의 눈치가 보였기 때문이다. 농번기로 가장 바쁠 시기에 한적하게 낚싯대를 드리우는 것을 보여주기 싫었다.

출조지 선정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가람님~ 월척 주우려 가보지 않으시렵니까?”라며 인기유튜버 ‘달빛소류지’ 홍광수 씨의 전화가 걸려왔다.

거기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남송천’이라 했다. 남송천? 낚시인들 사이에 해남천으로 불리는 곳으로 유명한 낚시터인 해남 고천암호 최상류를 일컫는다.

홍광수 씨는 “유튜브 촬영 차 남송천을 다녀왔는데 허리급 월척을 줍다시피 낚아내고 있습니다. 잠시 짬낚시에 6마리의 월척을 했는데 모두가 허리급 이상입니다.”라며 남송천을 추천했다.

시기가 모내기철이다 보니 저수지는 어딜 가도 배수를 하므로 출조지를 강계 쪽으로 알아보고 있었는데 잘 되었다 싶었다. 여수 초도에 사는 이상현 회원을 먼저 선발대로 보내봤다.

5월 25일에 도착한 이상현 회원은 1박 낚시에 60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아냈다고 알려왔다. 4짜에 육박한 붕어를 포함 월척만 20여 마리였다.

다음날인 26일, 퇴근과 동시에 해남 남송천으로 향한 발길은 엄청 가벼웠다. 촬영할 붕어는 준비되어 있고···, 그래서 오늘 밤은 부담 없이 쉬엄쉬엄 낚시하며 채비 테스트를 목적으로 낚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거동 불편 회원 위해 대박 포인트 포기

오후 7시 현장 도착과 동시에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묘한 기류가 흘렀다.

이상현 회원과 먼저 와 있던 회원들이 슬슬 내 눈치를 보는 게 역력했다.

내용인즉 해남읍에 거주하는 어느 나이 드신 여인네가 운동 삼아 제방을 걷던 중 이상현 회원의 살림망 속의 붕어를 보더니 엄청 욕심을 내더라는 것. ‘우리 서방님 약으로 쓰고 싶다’라는 말 한마디에 마음이 약한 이상현 회원이 낚아낸 붕어를 몽땅 다 줘 버렸다고 했다.

이상현 회원은 “붕어야 또 낚으면 되니까요”라는 말로 나를 안심시키려 했다.

하지만 경험상 오늘 붕어가 잘 낚였다고 해서 그다음 날까지도 잘 낚이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예감이 불길했다. 어차피 엎질러진 물. 내가 앉을 포인트를 둘러보며 자리를 찾았다.

그런데 제방에서 물가까지 내려가는 데 문제가 있었다.

함께 한 회원 중에 지체 장애 3급인 이광희 회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사도가 40도 수준으로 가파르고 호안 블럭까지 깔려 있었다. 호안 블럭 위에는 모래까지 많았다.

내려가다가 자칫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안전사고의 위험이 컸다. 결국 우리는 대박 확률 100%가 예상되는 남송천은 포기하기로 했다.

이미 날이 어두워져 급하게 다른 장소를 찾아보았다.

여기저기 전화로 조황을 살피던 중 나주 지석천에서 낚시 중인 광주에 거주하는 김영석 회원과 연락이 닿았다. 김영석 회원은 광주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라서 지석천을 자주 찾는데 ‘도착 몇 시간 만에 네 마리째 월척을 낚아내고 있다’고 알려왔다.

고민할 필요가 없이 남송천에서 82km를 달려 지석천에 도착했다. 도착해서 보니 낚시한 곳은 나주 드들강 솔밭유원지 인근이었다.

영산강의 지류 지석천에 속한 드들강 솔밭유원지는 도시민의 휴식처로도 유명한 곳이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은 걸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조선 선조 때 세워진 탁사정, 동요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의 작곡가 안성현 선생의 노래비도 세워져 있다.

기품 있는 모습으로 멋들어진 풍경을 만들고 있는 소나무 외에도 왕버들이 많다. 유원지를 조성하며 심은 배롱나무 사이를 산책하며 걸으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솔밭 유원지를 기점으로 지석천에는 좌우 연안으로 진입도 수월하며 낚시자리도 많다.

연안에 어리연과 마름이 자라고 있지만 지난 5월초 강우에 모두 휩쓸려 떠내려갔는지 눈에 보이는 수초는 없다.

2.5칸 이하 낚싯대, 오래오 글루텐으로 월척 상봉

지석천은 낚시 시기가 따로 없으며 연중 붕어가 낚이는 장점이 있다.

밤 9시. 플래시를 비춰가며 포인트를 선정하는데 특별하게 눈에 띄는 포인트가 없이 모두 같은 여건이었다. 혹시나 해서 풀잎을 강물에 띄워 살펴보니 물도 흐르고 있었다.

패밀리레져의 발판 좌대를 설치하는데 김영석 씨가 다가오더니 “예전에는 낚싯대 칸수와 관계없이 붕어가 낚였지만, 현재는 3칸 이하의 짧은 대에서만 붕어가 나옵니다.”라고 조언을 해줬다. 긴 대는 물 흐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김영석 씨 자리는 약간 홈통이 진 자리로 마름이 자라고 있었다. 마름이 있다는 것은 물 흐름이 없다는 뜻으로, 붕어가 은신하며 먹이 활동하기에 안성맞춤인 지역이다.

밤 11시를 넘기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면서 강한 바람도 동반했다.

2.6칸부터 3.8칸까지 열두 대의 낚싯대를 펼쳤는데 가장 길었던 3.8칸 낚싯대에서 첫 입질을 받았다. 물 흐름이 있어 점성이 강해 바늘에 오래 붙어 있는 경원F&B사의 신제품인 ‘오래오 글루텐’을 사용했다.

그러던 중 물살에 찌가 떠밀리는 듯한 움직임이 보여 유심히 살폈는데 찌가 빨려드는 양상의조금 이상해 급히 챔질해봤다. 뭔가 ‘턱~’하며 바늘에 걸리는 느낌과 동시에 강력한 저항이 전해졌다. 좌우로 째던 고기는 뜰채에 담겼고 플래시 불빛으로 확인한 결과 37cm 월척이었다.

살림망에 첫 붕어를 넣고 있는데 좌측에 앉았던 장성읍에서 온 김경식 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벌써 세 마리째 월척을 낚았다는 것이다. 밤낚시 사진을 찍기 위해 김경식 씨 자리로 가봤다. 붕어가 나올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

김경식 씨 포인트는 마름이 많이 분포된 자리로 약간 후미진 곳이었다.

김경식 씨는 “물 흐름은 전혀 느끼지 못했고, 마름 안쪽 자연 포켓과 마름 끝자락에서 주로 입질을 받았습니다. 미끼는 경원 ‘옥수수 어분 글루텐’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자정을 넘기면서부터는 비바람이 더욱 거셌다. 파라솔을 낮게 조정해 바람과 비를 피하면서 입질을 기다렸다. 그렇지 않아도 물 흐름이 있는데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오니 찌가 가만히 있지 못하고 흐름은 더 빨라졌다.

그 와중에도 회원들은 간간이 붕어를 낚아내는지 물 파장이 들려왔다. 모두들 2.5칸 이하의 짧은 낚싯대로 낚아냈는데 대부분 월척이라 했다.

밤보다는 아침에 월척 입질 잦아

새벽 5시. 밤새 비바람에 힘든 낚시의 시간이 지나고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밤새 수위가 5cm 정도나 불었다.

‘지석천은 아침 낚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아침부터 입질이 이어졌다. 우측에 포인트 했던 이상현 회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찌가 오르내리더니 물속으로 사라진 게 보였다.

그리고는 순간적으로 낚싯대를 차고 나갔다. 끌고 가는 힘으로 봐서 대형 잉어가 아닐까 싶었는데 낚싯대는 금세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지석천에는 허벅지 굵기의 잉어도 많아 어분 계열의 글루텐을 사용하면 잉어가 잘 달라붙는다. 그 결과 낚싯대를 빼앗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 곳이다.

비가 오고 있었지만 화보 촬영을 위해 회원들의 포인트마다 둘러봤다. 유준재 회원이 일곱 마리의 월척을 낚았고, 김경식 회원도 40cm를 포함, 허리급 월척으로 여섯 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다.

이상현 회원은 밤에 두 마리의 월척을 낚았지만, 아침 낚시에 폭발적인 입질이 이어지자 ‘낮 12시까지 더 해보겠다’며 채비를 다시 정비했다.

일기예보를 확인해보니 온종일 비가 잡혀 있었다.

회원들이 낚아낸 붕어를 쏟아봤다. 준척급 붕어도 몇 마리 보였지만 대부분 월척이었다.

월척은 32~36cm 크기가 많았는데 월척의 숫자가 22마리였다. 더 이상의 낚시는 의미 없다고 생각되어 비가 내리는 와중에 철수했다.

붕어를 줍다시피 낚아낸다는 남송천을 포기하고 지석천으로 장소를 옮긴 보람이 있었다.

지석천은 연중 붕어가 낚인 곳으로 호남의 대표적인 월척 산지라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였다.

늦게까지 남아 있던 이상현 회원은 정오까지 최고 35cm 월척 월척 포함 월척만 총 다섯 마리를 추가했다고 알려왔다.

이제 다가올 장마가 시작되면 물색이 우윳빛으로 변하게 되고 물 흐름도 더 빨라진다.

이럴 때는 가급적 물 흐름이 없는 구간을 찾는 것이 우선이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앉은 후 짧은 대로 공략하면 틀림없이 손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는 길→ 광주에서 1번 국도를 이용해 남평읍까지 간다. 다시 남평읍에서 822번 국도를 따라 능주 방향으로 10km를 가면 도곡면 평리 교차로가 나온다. 좌회전하여 신성교를 건너 다시 좌회전으로 3.5km를 가면 드들강의 낚시 포인트가 산재해 있다.

◆네비게이션 주소→ 전남 나주시 남평읍 남석리 산 78-9

드론으로 촬영한 지석천 전경.

드들강을 기점으로 좌우 연안에 낚시가 가능한 곳이 널려 있다.

 

이번 취재에서 가장 큰 붕어를 낚아낸 김경식 씨.

새벽 6시에 마름 언저리를 글루텐 떡밥으로 노려 낚은 4짜 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아침에 자동빵으로 걸려든 붕어를 낚아내고 있는 이상현 회원.

강붕어답게 앙탈 부리는 힘이 대단했다.

 

 

금계국꽃이 활짝 핀 지석천 강변에서 월척 조과를 들어 보이는 유준재 회원과 홍광수 회원.

입질이 없을 시간에는 화려하고 풍성하게 피어난 금계국 강변 산책로를 걸으며

휴식을 즐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 흐름이 있음에도 얼레채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해 총 7마리의 월척을 낚아낸 이상현 회원.

 

 

유준재 회원이 낚아낸 지석천 붕어들.

월척이 대부분이다.

 

 

필자가 사용한 스위벨 채비.

지석천은 물 흐름이 있어 점성이 강해 바늘이 오래 붙어 있을 수 있는

경원 F&B사의 ‘오래오글루텐’을 사용했다.

 

 

지석천변을 돌며 환경정화 활동을 펼친 취재팀.

 

 

비가 내리는 아침에 글루텐으로 38cm 월척을 낚아낸 필자.

 

 

필자가 지석천에서 사용한 천류사의 ‘설화수 프리미엄’ 낚싯대.

물 흐름이 없는 후미진 곳에서는 긴 대에 입질이 빨랐다.

 

 

밤 9시경 마름수초 자연 포켓을 노려 36cm 월척을 낚아낸 장성의 김경식 씨.

 

 

지석천에서 올린 붕어의 일부를 모아놓고 기념촬영한 회원들.

왼쪽부터 이상현, 김경식, 유준재 회원이다.

 

 

지석천을 따라 조성된 둘레길.

 

 

아침에 월척붕어로 손맛을 즐기고 있는 이상현 회원.

 

'♣ 낚시의 無限 즐거움 > 낚시 월간지 연재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주 대초천  (0) 2023.09.20
강진 도암천  (1) 2023.08.27
나주 장등지  (0) 2023.05.23
제8회 얼레붕어낚시 정기출조  (1) 2023.04.22
고흥 해창만수로  (0) 2023.04.22

영암 동방지

걸면 37부터 시작이라는 말 사실이군!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전남 영암군 시종면에는 금지지, 만수지, 월악지, 태간지등 알짜배기 붕어터가 몰려있다.

그 중 태간지는 유료낚시터 운영이 끝난 후 낚시인들의 발길을 돌렸다가 지난 2014년 가을, 필자가 낚시춘추 지면을 통해 기사로 소개한 후 많은 낚시인이 찾게 되었다.

그 결과 수많은 4짜 붕어와 허리급 월척을 토해내며 당시 최고의 유명세를 갖고 있던 낚시터들을 제치고 1순위 대물 붕어터로 자리매김 했다.

2014년 당시 시종면 일대 저수지에 대한 르뽀 작업 중 태간지 남쪽 2km 지점에 떨어진, 801번 지방도와 입접한 동방지를 눈여겨 두었는데 탐사 낚시에서26~28cm 붕어를 여러 수 낚을 수 있었다. 마릿수는 다른 낚시터와 비슷했으나 씨알에서 약간 뒤졌다.

이후 한동안 잊고 지냈던 동방지를 이번 달 화보 촬영지로 결정한 것은 농번기에도 배수 영향이 거의 받지 않기 때문이다.

영암 시종면 일대의 저수지들은 관로를 통해 인접한 영산강 물을 농업용수로 공급받는데 그 덕분에 수위가 70%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동방지도 동일한 여건이었지만 이참에 그동안 관심에서 밀려나 있던 동방지를 새롭게 다뤄보자는 취지와 함께 지난봄에 의외로 굵은 붕어가 낚였다는 소문도 들려와 취재지로 낙점하게 됐다.

 

FISHING GUIDE

동방지는?

2만 9천 평으로 평지형에 가까운 준계곡형이다. 시종면 여느 저수지와 마찬가지로 주변이 밭으로 둘러싸여 있고 진입로가 비좁은 농로인 게 단점이다.

저수지가 V자 형태로 생겼는데 이번 취재는 왼쪽 골 상류였다. 오른쪽 골 자리보다는 마름 수초가 밀생 하지 않는 대신 수중에 부분 부분 말즘이 자생하면서 연안에는 부들이 자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름에는 진입이 수월한 제방권과 왼쪽 801번 지방도 주변에 포인트를 잡으면 수초 작업 없이 낚시할 수 있어 편리하다.

붕어, 잉어, 가물치가 서식하며 외래어종으로는 영산강 수계에서 서식하는 블루길과 배스가 유입되어 있다. 식물성 미끼에는 반응을 하지 않고 물색이 탁할 때는 지렁이를 사용해도 입질이 잘 들어오는 곳이다.

 

 

지난 523일 동방지를 찾았다.

6년 전의 모습 그대로였다. 제방에서부터 포인트를 살펴보는데 유독 좌우측의 상류에만 낚시인들이 몰려 있다. 진입이 수월한 왼쪽 도로변 상류를 가봤더니 광주 얼레 붕어낚시 회원인 김경원 씨 일행이 있었다.

구면인 김경원 씨는 산란 직후인 48일 처음 찾았을 때의 짜릿한 손맛을 못 잊어 다시 왔다고 했다. 김경원 씨는 당시에는 37센티미터부터 낚이기 시작해 모두 11마리의 붕어를 만났는데 4짜 붕어가 2마리, 그리고 37cm 이상으로만 아홉 마리를 낚았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끼는 글루텐이 유리하고 밤낚시보다는 낮낚시가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라며 조언을 해줬다.

포인트를 선정하기 위해 둘러보니 누군가에 의해 수초 작업이 되어 있는 부들밭 포인트가 발길을 멈추게 만들었다.

물색이 옅은 우윳빛을 띄고 있었고 3.4칸 거리까지는 연안에 부들이 즐비하게 자라고 있었다. 부들 너머에는 침수 수초인 말즘이 떠 올라 자연적으로 형성된 구멍이 보였다. 수심은 1.3m로 깊지 않았고 바닥은 깔끔했다. 그래서 더 둘러볼 필요 없이 포인트로 낙점했다.

 

홍광수 회원, 첫 입질에 37.5cm 견인

아침 720분경 낚싯대를 펴는데 먼저 도착해 좌측 최상류에 자리를 잡았던 유튜버 ‘달빛소류지’ 홍광수 회원의 자리가 소란스러워 고개를 돌려보니 6칸 대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져 있었다. 카메라를 들고 뛰어가 실시간으로 촬영을 했다.

홍광수 회원이 낚아낸 붕어는 37.5cm. 옆자리에 낚시하던 중 뜰채를 들고 뛰어왔던 김경원 씨는 여기는 낚이는 사이즈가 37센티미터부터입니다. 지난번에도 모두 37센티미터 이상이었죠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입질이다!’라고 외치더니 자기 자리로 뛰어갔다. 챔질과 동시에 육중한 붕어가 걸려들었는지 좌우로 째는 힘이 대단해 보였다.

뜰채에 담긴 붕어는 4짜에서 5mm 부족한 39.5cm. 김경원 씨가 말대로 낚였다 하면 37cm 이상의 대물만 낚이고 있었다.

반면 동방지 최고의 포인트에 앉았던 필자에게서는 이렇다 할 입질이 없었다. 글루텐으로 집어를 해보고 미끼를 옥수수로 바꿔 봤지만 찌는 미동도 없이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오전 11시경 홍광수 회원이 또다시 입질을 받아 38cm 월척을 낚아내더니 바로 이어지는 입질에 39cm 월척을 연거푸 낚아낸다.

홍광수 씨는 경원F&B의 옥수수 어분 글루텐을 사용해 6칸 대 한 대에서만 벌써 세 마리째 월척을 낚았다. 4짜에서 조금씩 빠지는 사이즈라 아쉽기는 했지만 잦은 입질에 고무된 듯 밝은 표정이었다.

6칸 대 거리에 상류 도랑에서 흘러드는 흙탕물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는데 아마도 붕어가 새물 냄새를 맡고 상류로 거슬러 올라오는 길목으로 추측됐다.

 

2.4칸 대 글루텐 미끼로 41cm!

낮이 되자 전체적으로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였다. 마침 건너편에 포인트를 잡은 낚시인들이 철수를 서두르고 있어 카메라를 들고 가봤다.

경기도 파주에서 원정 낚시를 온 경원F&B 경기 북부지사장 조종상 씨가 있었는데 열혈 대물낚시인인 그는 지난 55, 광양 차사지에서 4짜붕어만 20마리를 낚아낸 저력이 있는 낚시인이다.

조종상 씨는 ““호남 쪽에 내려오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붕어터가 많고 언제나 빈작이 없어 먼 길 마다하지 않고 틈나는 대로 내려온다”라고” 말했다. 살림망을 바닥에 쏟아부으니 4짜 붕어 1마리와 씨알 좋은 38~39cm4마리의 파닥였다.

밤에는 꿈쩍하지 않던 찌가 아침부터 드문드문 입질을 해줘 손맛을 봤는데 확실히 동방지는 낮 낚시터임이 틀림없다”라고” 말하며 철수를 서둘렀다.

오후 4. 그림 좋은 포인트였지만 입질이 없어 초조하게 기다리던 필자에게도 첨으로 입질이 왔다.

핸드폰을 보여 딴짓을 하고 있는 사이 부들을 넘겨 세웠던 찌가 어느새 올라왔는지 다시 내려가는 입질이 포착되었다. 점성이 강한 글루텐을 사용했기 때문에 바늘에 잔 분이 그대로 남아 있으리라 믿고 기다리는데 재차 밀어 올리기 시작했다.

찌몸통이 드러날 때까지 기다렸다 강하게 챔질을 했다. 필사적으로 부들 속으로 파고든 붕어를 돌려세워 놓고 보니 허리급 붕어다. 계측해보니 36cm. 37cm부터 낚인다더니...` 괜스레 투정을 부려보았다.

그 후 다시 입질을 받은 것은 오후 6시 50분 무렵. 슬슬 밤낚시 준비를 하고 있는데 부들의 움직임이 보였다.

블루길이나 배스가 아닌 붕어나 잉어가 들어왔는지 크게 울렁이는 모습이 보였다. 10여 분 후에는 정면 부들 수초를 제거하고 2.4칸 대에 글루텐을 달아 던진 낚싯대의 찌가 한마디 정도만 살짝 올라오는 예신이 보여 긴장하고 있는데 잠시 후 밀어 찌를 주~욱 밀어 올리기 시작했다.

찌 올림만으로 크기를 직감할 수 있었다. 강한 챔질과 동시에 전달되는 감각만으로도 4짜 붕어는 되겠다 싶었다. 수초를 헤집고 낚인 녀석은 41cm의 4짜 붕어였다.

건너편에 포인트를 잡은 김광요 회원도 4짜 붕어에서 살짝 모자란 월척을 연거푸 낚아낸 모습이 보여 망원 랜즈로 당겨 촬영을 했다.

김광요 회원은 부들보다는 삭은 말즘이 떠오른 사이사이에 찌를 세은 것이 주효했다고 한다.

그 후 밤 케미로 바꾸는 시간에 홍광수 회원이 38.5cm의 월척을 1마리 더 건져냈다.

 

태간지 제치고 시종면 넘버원 대물터로 등극

밤이 깊어갈수록 붕어의 입질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김영석 회원과 이광희 회원만이 월척을 추가했다. 김영석 회원은 월척을 올리기에 앞서 근사한 찌 올림을 받았으나 대를 세워보지도 못하고 터트렸다고. 아미도 잉어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김경원 씨 이야기와 조종상씨의 경험을 두루 종합해봤을 때 확실히 밤에는 거의 입질이 없는 듯 했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본격적으로 촬영을 시작했다. 제방에서 봤을 때 오른쪽 골 자리 상류 마름 밭에 자리했던 광주 낚시인 박홍래 · 황수경 씨 부부를 만났다.

포인트 주변에는 커다란 쓰레기 봉두가 눈에 띄였는데 낚시 시작하기 전에 주위 환경이 깨끗하면 심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라며 낚시 전 환경 정화 활동부터 했다고 말했다.

살림망에는 36.5~37.5cm까지 총 3마리의 월척이 들어 있었다. 모두 전날 오전 시간에 낚인 붕어라고 말했다.

제방 무넘기 인근에 앉았던 함인철 회원도 38.5cm 월척을 낚아놓고 있었는데 이로써 함인철 회원 포함해 화보팀 6명이 전원 월척을 낚아낸 셈이다.

오전 입질을 받기 위해 서둘러 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왔으나 하필이면 등 뒤로 모내기를 위해 아침 일찍부터 트랙터가 논 갈기를 시작해 아쉽지만 철수하기로 했다.

화보팀의 촬영 소식을 듣고 다음날 출조를 했던 순천의 유준재 씨는 하룻밤 낚시에 4짜 붕어 두 마리와 39cm 월척을 두 마리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입질 중 두 마리는 목줄이 터져 놓쳐버렸다고 한다.

기사를 작성하는 이 순간에도 마릿수는 적지만 대부분 4짜에 육박하는 붕어들이 끊임없이 낚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동방지가 시종면의 제1 대물터인 태간지를 제치고 새롭게 동방지가 떠 오른 것을 실감 할 수 있었다.

 

동방지에서의 낚시는?

취재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동방지의 대물 붕어 자원은 생각보다 풍부했다.

낚인 월척은 37~39cm가 가장 많았으므로 내년이면 4짜 사태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매력 넘치는 낚시터였다.

특히 일부 포인트에서는 여름에 마름이 밀생 하지 않는 맨바닥 포인트에서도 대물 입질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됐다.

동방지는 바닥 토양이 밭에서 흘러든 사토질로 형성되어 있어 글루텐 계열의 떡밥이 잘 먹히고, 밤에는 지렁이를 사용 해 볼 필요가 있는 곳이다.

산란이 완전하게 끝났으므로 이제 포인트는 상류보다는 진입이 수월하고 마름이 밀생 하지 않는 한은 제방이 최고의 명당이 된다.

 

가는 길나주에서 820번 국도를 이용해 반남면을 지나 영암군 시종면소재지까지 간다.

시종면을 벗어나 801번 지방도를 따라 목포, 금강리 방면으로 3.6km 가면 좌측도로변에 보이는 곳이 동방지이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영암군 시종면 봉소리 202

 

동방지 취재에 동행한 화보팀이 월척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김광요, 함인철, 이광희, 김영석, 홍광수 회원이며 전원 월척 조과를 기록했다.

 

 

유튜버 '달빛소류지' 홍광수 씨가 아침에 4짜에 육박하는 붕어를 걸자

김경원 씨가 뜰채 지원을 나서는 모습.

 

 

필자의 낚시 자리.

연안에 부들과 줄풀이 환상적으로 어울렸으며

수초지대 끝자락에서 집중적으로 입질이 왔다.

 

 

홍광수 씨가 유튜브 영상 촬영 도중 올린 37.5cm 월척을 보여 주고 있다.

 

 

경원 F&B 경기 북부지사장 조종상 씨의 조과.

4짜 1마리와 씨알 좋은 38~39cm 4마리로 진한 손맛을 봤다.

 

 

동방지 상류로 이어지는 관로.

영산강 물을 퍼 올려 저수지로 공급하기 때문에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동방지에서 올린 39cm 붕어의 튼실한 자태.

낚이는 씨알 대부분이 4짜에 육박할 정도로 대물들이 올라왔다.

 

 

빈자리가 없자 연안 부들을 제거하고 포인트를 개척 중인 낚시인.

 

 

필자의 건너편에서 낚시하던 김광요 회원이 월척을 낚고 기뻐하는 모습.

 

 

밤 시간에 월척을 낚아낸 김영석 회원.

연안의 부들 끝자락을 글루텐으로 집중 공략해 낚아냈다.

 

 

동방지에서 사용한 필자의 스위벨 채비.

 

 

모내기가 한창이지만 동방지는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산강 물이 수시로 유입돼 배수기에도 수위가 70% 이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드물다.

 

 

동방지에서 가장 잘 먹혔던 옥수수 글루텐.

가급적 무르게 개어 달아 쓸수록 빠른 입질을 보였다.

 

 

낚시 후 포인트 주변 쓰레기를 말끔히 수거해 눈길을 끌었던 광주 박홍래·황수경 씨 부부.

부부가 함께 출조하는 날이면 부인인 황수경 씨가 더 좋은 조황을 누린다고.

 

 

본격 모내기철을 맞아 트랙터로 논갈이를 하고 있다.

 

 

동방지의 미끼 도둑 우렁이.

찌가 이유 없이 꾸물거리면 우렁이 소행이다.

이때는 즉시 글루텐을 다시 달아 던져야 한다.

 

 

건너편에 자리한 광주 낚시인이 아침 시간에 입질을 받아 월척을 견인하고 있다.

 

 

필자가 낚아 올린 4짜 붕어의 아름다운 자태.

 

 

김광요 회원이 삭아서 떠 있는 말즘 수초의 빈 공간을 긴 대로 노리고 있다.

실제로 긴 대를 활용해 네 번의 입질을 받아내기도 했다.

 

 

필자가 사용하는 천류사의 설화수 프리미엄 낚싯대.

연안 수초 지역에서는 짧은 대.

중앙 말풀밭은 긴 대가 잘 먹혔다.

 

 

화보팀이 입질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저수지 연안을 따라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했다.

 

 

동방지 매니아로 통하는 얼레붕어낚시 회원 김경원 씨가 39.5cm 월척을 들어 보이고 있다.

 

 

첫 입질에 36cm를 올린 필자.

이후 47cm를 추가 했다.

 

 

 

 

 

 

 

 

 

 

 

 

 

고흥 장수지

고흥천의 연례행사

월척사태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고흥 땅에는 봉암지, 내봉지, 점암지, 고흥호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낚시터가 너무나 많다.

영산강, 영암호·금호호 주변에 대규모 간척수로들이 생겨나기 전에는 고흥이야말로 전국의 낚시인들이 몰려드는 겨울원정 1번지였다. 과거보다 고흥을 찾는 외지 낚시인들의 발길은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봄만 되면 확실한 대박 조황을 보여주는 곳이 많다. 그중 한 곳이 고흥읍에 있는 장수지다.

 이곳은 필자가 이미 여러 차례 소개한 곳으로서 정확히 말하자면 장수지 본류가 아니라 장수지로 들어서는 고흥천이 호황지역이다. 매년 봄이 되면 장수지 산란붕어들이 상류 고흥천으로 거슬러올라오면서 연중 최고의 호황을 보이는 곳이다.

 

잉어가 붙어야 붕어도 따라 붙는다고?

지난 겨울은 큰 추위 없이 지나갔고 올봄에는 꽃샘추위도 없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전망에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장수지 출조 계획을 세웠다.

지난 38일 금요일. 주말을 맞아 23일 일정으로 장수지를 찾았다.

해 질 무렵 도착한 장수지는 저수율 90%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장수지가 만수위를 유지할 때 가장 좋은 조황을 보였는데 최상류에서 동촌교까지는 물이 차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동촌교 낚시가 어려웠고 동촌교에서 좀 더 하류에 있는 신호2교 사이에서 낚시를 해야 했다.

물색을 살피기 위해 수면을 내려다보니 50~80cm급 잉어 수십 마리가 떼를 지어 유영하는 게 보였다.

토요일 밤에 초속 12m의 강풍과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어 너무 물가로 내려가지 않고 호안블록 위쪽에 좌대를 펴고 자리를 잡았다. 좌대설치가 끝났을 즈음 고흥읍에 사는 김동관 회원이 찾아왔다. 개인사업을 하는 그는 일이 바빠서 오늘밤은 함께 낚시하지 못한다며 인사차 온 것이다.

김동관씨는 저렇게 많은 잉어가 떠다니는 것을 보니 내일 정도면 월척이 터질 것 같다고 말했다. 언뜻 이해를 못해 무슨 이야기냐고 물으니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이라 수 년 동안 장수지에서 낚시를 해왔는데 오늘처럼 잉어가 상류로 올라붙어야 붕어도 곧바로 따라들어 오더라고 말했다.

날이 어두워지고서야 낚싯대 셋팅이 끝났다. 바늘로 바닥을 더듬어보니 연안에는 도꼬마리(도깨비 방망이풀)가 삭아들고 있었다. 고흥천 중심에는 당시 준설공사 당시에 남겨두었던 둑이 그대로 잠겨 있었고 그 건너편 바닥은 깨끗했다.

수심은 전반적으로 1.2~1.5m의 수심을 보였다. 자갈이 섞인 사토질의 바닥이라 글루텐 미끼가 주효할 것이라는 판단에 글루텐을 입질용으로 사용하고 신장떡밥과 보리계열의 떡밥으로 집어제를 만들었다. 어분도 섞을까 하다가 괜이 잉어만 몰릴까봐 섞지 않았다. 일단 글루텐 떡밥으로 집어를 해놓고 아침부터는 지렁이 미끼로 승부를 내볼 작정이었다.

 

유준재 회원의 원맨쇼

봄에는 밤낚시가 덜 되는 편이라서 밑밥을 주는 셈치고 여유롭게 낚시를 하는데 밤 10시를 넘기며 첫 입질이 들어왔다. 2.6칸을 갓낚시 형태로 왼쪽 연안으로 틀어 육초(도꼬마리)너머에 찌를 세웠는데 반 마디 정도 솟는가 싶더니 이내 물속으로 스르르 끌려 들어갔다.

잉어겠지하며 챔질하자 엄청난 파워가 전해지며 목줄이 터져버렸다.

그 뒤로도 입질은 계속되었는데 역시 잉어였다. 걸어봤자 먹지도 못할뿐더러 괜히 걸었다가 포인트만 산만해질 듯해 낚시를 접고 휴식을 취했다.

자정을 넘긴 새벽 2시경 옆자리 유준재 회원이 턱걸이급 월척으로 첫수를 낚아 올렸다. 장대를 이용해 고흥천 중앙의 둑을 넘겨서 세운 찌에 입질이 들어왔다고.

지렁이에 계속 배스가 달려들더니 배스 입질과는 확연하게 다른 입질을 보고 낚아냈다고 했다. 새벽으로 갈수록 잉어의 입질은 줄어들었는데 장수지의 봄철 낚시는 늘 이런 패턴이었다.

여명이 밝아 올 때까지 유준재 회원이 월척 두 마리, 필자가 잉어 입질 다섯 번에 붕어는 턱걸이 월척 한 마리 낚는 게 전부였다.

6시를 넘겨 주위가 환해지면서 본격적인 대물 사냥이 시작되었다.

산란기의 고흥천은 낮에 붕어 입질이 활발해지기 때문에 잔뜩 기대가 됐다. 햇볕이 강하고 날씨가 맑아야 좋은데 밤에 비가 예보가 있어서 그런지 우중충한 날씨가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일까? 입질은 아침 9시를 넘겨서부터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만 필자와 불과 10m 밖에 안 떨어진 유준재 회원에게는 폭풍 입질이 들어오는 반면 내 찌들은 미동도 없었다.

혹시 새벽의 잉어 소동이 영향을 미친 것일까?

유준재 회원이 붕어를 낚아내는 모습을 부러운 듯 바라만 보는데 어느새 10마리를 넘기고 있었다. 어찌나 입질이 왕성하던지 찌가 서기가 무섭게 바로 받아먹는 붕어도 있었고, 두 대에 동시에 입질이 와 한 손에 두 대를 부여잡고 뜰채를 대는 모습도 두 번이나 목격됐다.

남의 손맛 잔치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을 즈음 광주 얼레붕어낚시 운영진 이기안씨가 커피를 사들고 위문을 왔다.

고향이 과역면인 그는 인사차 들렸다고 했다. 이기안씨를 맞으려 위쪽으로 올라가는데 이미 이기안씨의 눈은 연신 휘어지는 유준재씨의 낚싯대에 꽂혀 있었다. 그도 역시 낚시꾼이었다.

커피를 대충 전달하더니 부리나케 차 트렁크를 열고 대를 펼쳤다.

커피를 나눠 들고 유준재 회원에게 전달하는 동안에도 입질은 끊이질 않았다. 나는 도대체 무슨 차이일까? 유심히 살펴보고는 그 차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물가에 완전히 내려가서 좌대를 설치한 유준재 회원은 고흥천 중앙의 둑 넘어로 찌를 세웠지만 필자는 짧은 대 위주로 연안을 노린 것이 조과 차이의 원인이었다.

신기하게도 중앙의 수중둑을 사이에 두고 앞쪽은 맑고 뒤쪽은 탁한 물색을 띠고 있었다.

 

수달이 월척을 몰아주다니...

자리로 돌아와 부랴부랴 좌대를 연안 가까이로 옮겨 설치하고 긴 대 위주로 대편성을 다시 했다. 지렁이도 서너 마리씩 꿰어 찌를 세워보았지만 이후로는 입질이 없었다.

조용해진 것은 유준재 회원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좌대를 옮기면서 소란스러웠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수달이 문제였다.

아마도 유준재 회원이 소나기 입질을 받아낼 즈음 수달이 붕어 무리를 발견하고 우리 포인트로 들어온 것 같았다.

오후 1시경. 이번에는 수달이 건너편 연안 육초지대로 옮겨가 먹이사냥을 하는지 그쪽이 소란스러웠다.

수달이 재빨리 무언가를 쫒아가면 수달보다 3~4m 앞쪽의 도꼬마리 육초가 일제히 움직였다. 산란을 위해 수몰 육초대로 몰렸던 붕어들이 도주하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수달의 그 행동이 우리에게 행운을 안겨다 줬다.

건너편 육초에 있던 붕어들을 모두 중심으로 내몰았는지 수달이 사라지자마자 또 다시 폭풍 입질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에는 필자의 자리에서도 입질이 쏟아졌다. 잠시 입질이 뜸한 시간에 중국집에서 배달시킨 음식을 먹다가도 뛰어 내려가 월척을 낚아낼 정도였다.

특이한 점은 오전과 오후의 씨알차이였다. 오전에는 9치급부터 최대 34cm까지 낚였지만 오후에는 35~37cm의 허리급 이상이 마릿수로 낚였다. 내 우측에 자리를 폈던 이기안씨는 배스를 다섯 마리나 낚다가 결국 37cm짜리 대물붕어를 낚아냈다.

오후 3시에 지렁이가 떨어져 가까운 고흥읍내 낚시점으로 지렁이를 사러 가는 해프닝도 연출됐다.

폭풍 입질이 한풀 꺽일 즈음 사진 촬영을 위해 붕어를 한 곳에 모아봤다. 필자와 유준재 회원 둘이서 낚아낸 붕어가 30마리였다. 그중 유준재씨가 낚은 월척이 14마리, 필자가 8마리였다. 모두 알을 품고 있는 녀석들이라 사진 촬영 후 고흥천에 방류했다.

비록 전날부터 한숨도 못자고 낚시했지만 모처럼 낮에 쏟아진 대박 조황 덕분에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내일도 이런 상황이 이어질 것 같았지만 밤에는 비가 오고 바람도 분다고해서 욕심을 접고 집으로 철수했다.

고흥천은 대형 주차장이 있어 이곳에 주차하고 낚시하면 된다.

고흥천은 폭이 30m 정도인데 건너편 낚시인과 서로 마주보며 낚시하면 조황이 떨어진다.

따라서 5칸 이상의 긴 대로 건너편을 노리는 방식이 번잡함도 줄이고 조황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가는 길벌교에서 고흥 방면 27번 국도를 타고 고흥읍을 지날 즈음 호형교차로에서 내려 좌측 15번 국도를 따라 도화·도두면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70m 가량 가면 왼쪽에 고흥 장례식장앞 길을 따라 내려가면 우측에 바로 대형 주차장이 보이고 주차장으로 들어가 보면 장수지 고흥천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입력 주소 전남 고흥군 고흥읍 호형리 1025-1 (신호2)

 

취재일 가장 많은 입질을 받아낸 유준재씨가 월척 붕어를 뜰채에 담아내고 있다.


유준재(좌측)씨와 얼레붕어낚시 회원 이기안씨가 고흥천에서 낚은 허리급 월척을 들고.

이날 낚인 붕어는 대부분 월척이었다.


얼레붕어낚시 회원 이기안씨가 고흥천 중심을 가로지른 수중 둑을 넘겨 찌를 세우고 있다.


필자가 낚아낸 월척붕어.

산란을 앞두고 배에 알이 가득 차 있었다.


장수지 상류 연안에 새롭게 조성된 생태공원.

2년여 공사끝에 마무리 되었는데 덕분에 낚시자리가 전보다 좋아졌다.


고흥천에서의 밤낚시풍경.

좌측에 보이는 다리가 장수지 상류를 가로지르는 신호2교이며,

여기서부터 약 400m 상류에 있는 동촌교까지가 봄에 가장 핫한 포인트이다.


필자가 오후 시간에 올린 붕어.

오전보다도 오후 씨알이 약간 더 굵게 낚였다.


"한 뜰채로 월척 두 마리를 담기는 처음이네요."

유준재씨가 더블히트로 걸어낸 붕어를 뜰채에 담았다.


필자가 사진 촬영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입질이 오자 옆자리에 있던

 이기안씨가 필자 자리로 달려와 챔질하고 있다.

두 마리의 월척 붕어를 동시에 히트.


상류 신호2교에서 바라본 장수지.

30만평 저수지에 살던 월척 붕어들이 봄이면 최상류 고흥천으로 몰려든다.


"이런 게 바로 떼월척이라는 겁니다."

이기안(왼쪽)씨와 유준재씨가 취재일에 올린 조과를 모아놓고 사진을 찍었다.

촬영 후 모두 방류했다.


 필자가 주력대로 사용중인 천류의 설화수 프리미엄 낚싯대.

장절 설계로 손맛을 극대화 시킨 것이 장점이다.




































































 

 

 

 

 


영암 장수지

블루길 사라지고

토종 새우낚시터로 변신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이번 겨울 호남지방에는 큰 한파는 없었지만 겨울이 깊어갈수록 수온이 떨어져 밤이면 결빙이 돼 낚시를 할 수 없는 저수지가 많았다. 따라서 조황보다 얼음이 잡히지 않는 장소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지난 117, 광주의 홍행양 회원이 영암호 샛수로인 대불수로에서 월척과 4짜급 붕어까지 마릿수로 낚였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그러나 대불수로는 낚시춘추 1월호에 이미 소개된 곳이다. 그 많은 호남의 붕어터 중에서 한 달 건너 다시 대불수로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는 게 아무래도 꺼림직 했다.

그래서 대불수로는 화보취재가 아닌 일반 출조로 돌려 편하게 낚시를 해보려고 지난 119일 출조 길에 올랐다.

그런데 새벽에 선발대로 출발한 홍행양 회원이 수면이 온통 얼음이라고 알려왔다.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던 나로서는 난감하였다. 그때 뇌리에 스치는 곳이 영암군 미암면 두억리에 위치한 장수지였다.

장수지는 필자가 10년 전 잠깐 들려 38cm 월척 두 마리를 연거푸 낚았던 곳이다.

당시 배스는 없었고 블루길만 서식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마침 장수지는 대불수로와 그리 멀지 않는 곳이라 바로 방향을 틀어 아침 9시경 도착할 수 있었다. 얼음은 잡히지 않았다. 나주에서 출조한 세 명의 낚시인들이 찌를 응시하고 있었는데 모두 살림망을 물에 담가놓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붕어가 낚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젯밤 영하로 내려갔는데도 얼지 않았다면 오늘밤에도 얼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 따라 대불수로에서 열심히 얼음을 깨고 있던 홍행양 회원과 남재문 회원을 장수지로 불러들였다.

 

얼어붙은 대불수로 대신 찾은 곳

장수지는 강진과 목포를 잇는 2번 국도와 인접해 있다.

상류 흑석산(650m) 두억봉에서 흘러든 물이 담수돼 수질이 좋다. 하절기에는 마름으로 뒤덮여 낚시가 불편하지만 초봄과 겨울에 마름이 삭아서 낚시가 잘되는 곳이다. 저수지 아래에는 대단위의 젓소 농장이 있어 간혹 축사에서 냄새가 풍기지만 심한 편은 아니다.

대를 펴기 전 나주 낚시인 박상민씨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박상민씨는 이곳을 자주 찾는 단골이었다. 그는 하절기는 옥수수, 동절기에는 지렁이를 사용해 마릿수 손맛을 봐 왔다고 했다.

오늘은 밤에는 바람은 없지만 비가 예보되어 있었다. 제방 좌측 연안과 제방에 분산해 포인트를 잡았다. 대불수로에서 이동해 온 이해석 회원이 대를 분주하게 펴더니 어느새 붕어를 걸었다. 이해석 회원은 대충 수심을 맞춰 옥수수를 달아 찌를 세웠는데 초릿대가 옆으로 휘어져 있어 꺼내보니 붕어였다고 말했다.

필자는 무넘기 인근의 새물 유입구에 포인트를 잡았다. 다른 포인트는 하절기에 마름이 자라던 곳이었지만 새물 유입구는 늘 새물이 쓸고 내려가기 때문에 바닥이 깨끗하리라는 판단에서다. 그 곳에서 글루텐으로 붕어를 공략할 요량이었다.

한창 집어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다가와 붕어가 잡힙니까?”라고 하기에 뒤돌아보니 낚시인은 아닌 것 같았다. 이 마을에 사는 주민인데 낚시인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와 봤다고 했다. 따뜻한 커피를 끓여 건네면서 장수지에 대해 물어봤다.

예전에 블루길이 많았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는군요. 그동안 저수지에 무슨일 있었습니까라고 묻자 “2012년도에 준설작업을 하고 제방 석축을 다시 쌓았는데 그 후로 블루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당시 물이 무릎 높이 정도로 남기고 빠졌지만 하류 쪽에는 뻘층이 두터워 붕어 자원은 그대로 남아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해에는 낚시인들이 갑자기 많이 찾아오기에 둘러보니 35cm 전후의 붕어가 많이 낚였고 낱마리였지만 4짜 붕어도 간간이 낚이더라는 것.

현지민의 희망적인 이야기에 취재팀은 매우 고무됐다.

 

새우 미끼에 월척

일기예보는 딱 맞아떨어졌다. 오후 6시가 되자 비가 내렸고 그 양이 매우 많아 적잖이 걱저이 되었다.

그와 동시에 필자의 낚시자리에서 간간이 이어지던 입질이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붕어의 씨알도 잘아졌다.

낮에 담가두었던 새우 채집망을 꺼내봤다. 토종터로 돌아왔다는 것을 확인이라도 시켜주려는 듯 상당량의 새우와 낱마리의 참붕어가 채집되었다.

12시경 제방에 앉았던 함인철 회원이 드디어 월척을 낚아냈다. 채집한 새우를 미끼로 달았는데 수심 3m에서 히트한 붕어의 묵직한 파워에 허리급 붕어로 생각했다고. 꺼내보니 31cm급 월척이었다.

새벽 2시경 비가 그쳤지만 입질은 더 뜸했다.

본부석에 모여 따뜻한 커피로 몸을 녹였다. 필자는 글루텐으로만 10여 마리의 붕어를 낚았고 함께한 회원들은 지렁이, 옥수수, 새우에 고르게 입질이 왔다고 말했다.

여명이 밝아옴과 동시 북서풍이 심상치 않게 불어왔고 시간이 갈수록 거센 바람으로 바뀌는 바람에 일찍 철수 해야만 했다.

얼음을 피해 차선책으로 선택한 장수지. 블루길터에서 토종터로 탈바꿈한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비록 수온 저하 탓에 전반적인 씨알은 잘았지만 마릿수 조과로 손맛을 볼 수 있었다. 앞으로 따뜻해지면 분명 씨알 좋은 붕어가 많이 낚일 것이다.

 

가는 길남해안고속도로 강진무위사 I.C를 나와 2번 국도를 따라 목포·독천 방면으로 9.6km를 가면 광암 삼거리이다. 미암방면으로 좌회전하여 1.6km 두억 1구 마을 표석을 보고 좌회전하여 400m를 가면 좌측에 장수지 무넘기가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영암군 미암면 두억리 675

 


장수지 무넘기 옆 새물유입구에 앉았던 필자가 새우 미끼로 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토종터답게 월척보다는 8~9치급이 많이 낚였다.


월척과 씨알 좋은 준척급 붕어로 손맛을 본 취재팀.

왼쪽부터 함인철, 홍행양, 필자.


지렁이와 옥수수도 잘 먹혔지만 현장에서 채집한 새우 미끼에 씨알이 굵게 낚였다.


장수지 우안 상류.

연안에 고사목과 갈대밭이 많아 산란이 임박할 무렵 훌륭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필자가 장수지에서 사용한 설화수 프리미엄 낚싯대와 군계일학 슬립 업다운찌.


겨울에 장수지를 자주 찾는다는 나주 낚시인 박상민(오른쪽)씨 일행이 상류에서 붕어를 노리고 있다.

월척은 없었지만 8~9치급으로 손맛을 봤다.


나주 낚시인 박상민씨의 조과.

아침 짬낚시로도 손맛을 톡톡히 봤다.


겉으로 볼 땐 깨끗했으나 수풀 속에 적잖은 쓰레기가 버려져있었다.

취재팀이 수거한 쓰레기를 모아놓고 한 컷.

제방 넘어에 있는 대형 젓소 농장.

장수지의 수질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저기압일 때 축사 냄새가 약간 나기는 한다.


제방에 자리를 잡은 이해석 회원이 새우 미끼로 준척급 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밀가루 저수지의 전설 -고흥 유동지-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연중 붕어낚시가 가장 힘들 때를 꼽는다면 당연 겨울이다. 중부지방에는 얼음낚시라도 가능하다지만, 이곳 호남지방에는 살얼음만 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출조지 선정에 애를 먹는다.

그래서 주말마다 기록해 놓은 출조 데이터를 토대로 겨울에 유망한 낚시터를 추려봤는데, 보성 득량만 수로, 고흥의 죽암수로, 고흥 유동지를 후보로 올려놓고 회원들과 의논해봤다.

회원들은 수로 조황이 예년과 달리 기대치에 못 미치니까 유동지로 가고 싶어 했다.

고흥에서 사는 김동관 회원이 자신 있게 추천한 곳이기도 하다.

아주 큰 씨알은 낚아내기 힘들지만 겨울에 마릿수 붕어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유동지만한 곳도 없을 겁니다

유동지는 고흥군 고흥읍 고소리에 위치한 9천평 규모의 저수지로 사동지로도 불린다. 현지인들은 밀가루 저수지라고도 부르는데 알고 보니 사연이 있었다.

유동지가 축조된 1968년은 전국적으로 저수지 축조 정책을 펼쳤는데 마을 주민들이 공사현장에 투입되었다. 남자들은 지게로, 여자들은 푸대에 흙을 담아 머리에 이고 날랐다. 저수지가 축조되자 정부는 품삯 대신 밀가루로 주어져 양식으로 썼다고 한다.

그 후 1997년 고흥호 완공되자 유동지는 농업용수로서 역할이 줄어들었다. 2년전에 하류 제방권을 부분적으로 준설한 것 외엔 물이 빠지지 않았다.

여름에 큰 비가 오면 고흥호에서 붕어가 물길을 따라 유동지까지 올라오기도 한다.

 

겨울에 마릿수터로 이만 한 곳 없다

지난 1222일 회원들과 함께 유동지를 찾았다. 상류에는 갈대와 부들이 잘 발달되어 있고 뗏장수초까지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하절기에 그 많던 마름은 삭아 내려앉았다.

한 노인이 대를 드리우고 있어 커피를 끓여 건네주며 인사를 했다. 그의 살림망에는 준척급 붕어가 다섯 마리 있었는데 요 며칠 전에는 많이 잡았는데 오늘은 영 신통치가 않다고 했다.

포인트를 선정하기 위해 유동지를 한 바퀴 둘러봤다. 상류에 형성된 수초대가 좋아 보였으나 수초가 너무 광범위하게 분산되어 있다. 그리고 수초지역에서는 저녁에 살얼음이 잡힐 수 있다. 그래서 제방권 맨바닥 지역을 포인트로 선정했다.

준설을 했던 지역이라 수심이 2m 정도로 깊게 나왔다. 하지만 4칸 정도의 긴 대에는 수심이 1.5m로 얕았다. 소형 수초 갈퀴인 특공대를 이용해 바닥을 긁어보니 마름 삭은 줄기들이 한 움큼씩 걸려 나온다. 바닥은 그다지 깨끗하다고 볼 수 없었다.

깨끗한 바닥을 찾기 위해 바닥 점검을 하는데 찌가 갑자기 옆으로 끌리는 듯 보였다. ‘뭐지?’낚싯대를 드니까 활처럼 휘었고 8치급 붕어가 올라왔다. 아무런 미끼도 꿰지 않고 바닥 점검을 하고 있었는데 빈 바늘에 붕어가 덜컹 걸려든 것이다. 붕어의 활성도가 좋아 보였다.

역시나 낚싯대 열 대를 모두 펴기도 전에 세 마리를 낚아냈는데 다섯치에서 아홉 치까지로 씨알은 아쉬웠다.

옆 자리에 김동관 회원도 연거푸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미끼 파악을 위해 지렁이와 옥수수, 글루텐까지 시험 삼아 던져봤더니 옥수수가 가장 빠른 입질을 보였고 그 다음이 지렁이였다. 글루텐에는 반응이 없었다.

진입이 수월한 제방에 포인트를 잡은 취재팀은 해질녘까지 많은 붕어를 낚아 올렸다. 하지만 월척 이상의 붕어는 낚이지 않았다.

씨알에 욕심이 생긴 이재근 회원이 낮부터 채집망을 담가놨는데 좀처럼 채집이 되지 않는다며 뜰채를 들고 제방 끝으로 가더니 뜰채질로 징거미 두 마리를 채집해 왔다. 그리고 30분 후, 이재근씨 포인트가 요란해졌다.

다가가 보니 그의 손에는 월척이 들려 있었는데 34cm라 했다. 채집해온 징거미를 미끼로 사용했다며 기뻐하고 있었다.밤이 깊어 갈수록 붕어의 입질이 뜸했다.

여수에서 출조한 김동춘씨가 채집망에 딱 한 마리가 들어온 참붕어를 미끼로 사용해봤는데 찌가 제 자리를 잡자마자 올라와 챔질하여 턱걸이 월척을 낚았다.

새우와 참붕어 미끼를 미리 준비 못한 것이 아쉬웠다. 밤새도록 찌 올림은 많이 봤는데 씨알이 5~6치급으로 잘았다.

아침이 되자 건너편에 두 명의 낚시인이 들어왔다.

화순에서 출조한 전형선씨와 전형록씨였다. 3년 전부터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이곳 유동지만 찾아온다고 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느냐고 물으니 겨울철 어딜 돌아다녀 봐도 이만한 저수지는 없었다. 여기 오면 아무리 못 잡아도 20마리는 거뜬하게 낚을 수 있고, 어떤 날은 삐꾸를 가득 채울 때도 있는데 붕어자원이 어마어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굳이 밤낚시까지 필요가 없고 낮 낚시를 해도 충분히 많은 붕어를 낚을 수 있는데 지렁이보다는 옥수수에 다소 굵게 낚인다고 했다.

전형선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상류 초입의 전형록씨가 건너편 부들 언저리를 공략해 옥수수 미끼로 턱걸이 월척을 낚아냈다.

제방의 화보팀도 아침 햇살에 소나기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여수에서 출조한 문형수씨는 붕어가 두 마리씩 걸려 나온다고 했다.

오전 10. 조과를 모아보니 밤새 낚인 월척이 턱걸이부터 34cm까지 여섯 마리나 됐고, 마릿는 적게는 열댓 마리에서 많게는 40마리를 넘게 잡은 회원도 있었다. 겨울낚시치고는 대박 수준이었다.

촬영을 모두 끝내고 낚싯대를 접고 있는데 끌려오던 바늘에 두 마리의 붕어가 걸려 나오기도 했다.

 

유동지에서 낚시 요령

유동지는 북서풍이 불면 바람을 의지할 곳이 없는 것이 단점이다.

방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되고 살얼음이 얼어도 찌만 세우면 입질을 받을 수 있으므로 얼음을 깰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

상류 수초대는 그림은 좋아 보이나 얼음이 쉽게 얼고 두껍게 얼어 포인트로 적합하지 않으므로 한겨울엔 제방의 맨바닥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낮낚시 마릿수 붕어를 볼 수 있으므로 굳이 추운 밤낚시를 할 필요는 없다.

미끼는 옥수수가 가장 잘 먹힌며 씨알 선별력을 주려면 새우나 참붕어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가는 길남해고속도로 고흥I.C를 나와 고흥 방면 15번 국도를 타고 37km를 가면 풍양 교차로가 나온다. 우회전하여 교차로에서 내려 300m를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좌회전한 후 고소리 방면으로 2km 더 가면 좌측으로 유동지 상류가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고흥군 고흥읍 고소리 826-1


 

여수 낚시인 문형수씨가 아침시간에 붕어를 낚아내자 동료낚시인이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다.


살얼음이 얼어도 찌만 세우면 입질이 활발한 유동지.

큰물이 질 때 고흥호에서 많은 붕어 자원이 유입되는 곳이다.


유동지에서 가장 잘 먹혔던 옥수수 미끼.

바닥에 마름 찌꺼기가 쌓여 있어 덧바늘 채비나 옥내림 낚시가 유리했다.


제방에 자리잡은 문형수씨가 붕어와 힘겨우기를 하고 있다.


화순 낚시인 전형록씨가 상류 부들수초 언저리를 공략해 낚아낸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3년 연속 겨울에는 유동지만 찾고 있다.


유동지 상류권에는 다양한 수초가 잘 발달해 있어 수초 구멍치기도 가능하다.

다만, 한파가 오면 쉽게 결빙되기도 한다.

 

필자가 한꺼번에 두 마리의 붕어를 낚았다.

챔질이 약간만 늦어도 두 마리씩 낚일 때가 많았는데 그만큼 붕어 개체수가 많다는 것이다.


필자가 유동지에서 사용한 설화수 프리미엄 낚싯대.

 짧은 대와 긴 대에서 고른 입질이 들어왔다.


마릿수 조황을 누렸던 화보팀.

적게는 10여 마리에서 40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아낸 회원도 있었다.


추위와 바람을 막아줄 낚시텐트에서 입질을 기다리는 광양의 류성수 회원. 


보이지 않는 수풀 속에 버려진 쓰레기를 모두 수거한 화보팀.


















































































강진 만덕호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2년 전 여름. 낚시춘추 화보촬영으로 강진의 만덕호를 10여년 만에 잠을 깨웠었다.

해수(海水)유입으로 붕어가 전멸 되었으리라 믿고 까마득히 잊고 있던 낚시인들도 있었고, 참붕어낚시나 새우낚시의 묘미를 알면서 옛 추억만 뇌리에 간직하고 있던 낚시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 나름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 후 많은 낚시인들이 들어가 월척과 4짜 붕어, 그리고 짜릿한 잉어 손맛까지 봤다며 고마움을 전해오는 낚시인들도 많았다.

누구나 꿈꿔왔던 호조황을 그들도 느낄 수 있었으니 필자 역시도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절기에는 식물성, 동절기에는 동물성 미끼가 주효!

예전에 가을이면 어김없이 대물 붕어를 선사해줬던 곳이라 필자 역시도 그 추억을 잊지 못해 다시금 만덕호를 찾았다.

지난 1110일 평산가인 회원들과 함께 만덕호를 찾았을 때는 배수가 1m 이상 되어 있어 하류의 갈대밭이 많이 드러나 있었고, 짧은 대가 0.7m, 6칸 대의 수심이 1.8m 정도.

미미하게 배수중임을 감안하여 긴대 위주의 대편성을 했고, 내심 새우낚시가 그리워 낮에는 마르큐사의 글루텐5와 어분을 병행하여 집어를 해 놓고 어두워지면 새우미끼로 교체할 요량이었다.

본격 밤낚시 모드로 돌입하면서 현장에서 채집한 새우를 바늘에 꿸려다보니 너무 작다.

단차를 줬던 스위벨 채비에 긴 목줄에 글루텐, 짧은 목줄에는 새우를 두 마리 뀄다.

6시 반경. 설화수 프리미엄 53대에서 끔뻑하던 찌가 서서히 솟구치는 것을 보고 반사적으로 챔질했더니 손에 전해오는 감각이 월척 이상은 되겠다 싶었다. 뜰채를 사용하지 않고 들어내 계측자에 오른 붕어는 33cm라는 눈금에 멈췄다. 글루텐을 먹고 올라왔다.

옆자리에 포인트 했던 이병채 회원에게 새우를 얻어 모든 채비에 새우를 달았다. 첫 월척이 낚이고 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찌올림이 있었고, 월척이었다.

 

해안가 간척지다운 잡어 성화

만덕호는 제방하나로 강진만 바다와 구분되어 있다. 만덕호 수문이 바로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만덕호에는 계체수가 많지는 않지만 숭어, 전어, 망둥어등 바닷고기가 서식하고 있고, 동사리와 밀어도 서식한다.

그래도 예전에 많았던 왕우렁이가 전멸한 상태라 그 때에 비하면 낚시하기에 편하고, 미끼 도둑 염려를 놓을 수가 있어 다행이다.








































천류 낚싯대 나눔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2018년 하반기부터는 필자가 사용하는 주력대가 천년학 리미트에서 장절인 설화수 프리미엄으로 바뀜으로

그동안 애지중지 아끼면서 사용해왔던 낚싯대를 여러 낚시인들께 무상으로 나누워 줄려 생각하고 있다.

  천류의 스탭으로 활동하면서 2015년도에 지급 받았던 천년학 리미트 낚싯대이다.

출시 하자마자 80cm가 넘는 가물치를 걸어내면서 그 우수성이 입증되었던 낚싯대로 많은 낚시인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낚싯대이기도 하다.

  평소에 필드활동에 도움을 주신 주변 지인들이나 천류 낚싯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낚시인들에게 몇 대씩 나누어주며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

중고로 판매하는 경우는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그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