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 구정리4번수로

겨울낚시터라구요?

가을에도 씨알 짱짱합니다.

 

가람 김중석[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명예스탭]

최근 때아닌 가을장마로 잦은 비가 내려 출조가 어려웠다.

날씨가 맑은 날에도 폭우를 연상할 정도의 소나기가 하루 한두 차례씩 내려 낚시터마다 물 부족 현상은 없다.

수년 동안 늦여름에 갈수기 낚시도 시도해보곤 했지만 올해는 그냥 지나치게 됐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 붕어 조황 뛰어난 곳이 없다는 점이다. 매 주말 출조하는 필자뿐 아니라 다른 출조객들 또한 빈작에 가까울 정도로 몰황을 격어 출조지 선정이 쉽지 않았다.

역시 물이 많으면 보기는 좋아보여도 조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다행이 9월로 접어들자 호남에서는 고천암호 상류의 짜장수로, 여수 관기(죽림지) 등에서 월척 소식이 들려왔다.

이번호에는 전남 서부권으로 출조지를 선정하게 됐다.

추석을 앞두고 문중에서 고향인 신안군 지도읍에서 벌초가 예정됐기 때문이다.

 

2012년에 낚시춘추에 기고하며 1~5번수로 이름 붙여

지난 93일 퇴근과 동시에 1차 목적지인 무안의 감돈지로 출발했다.

감돈지는 12만 평 규모의 대형지로 떡붕어 서식 밀도가 높은 곳이다. 상류에 대를 펴고 하룻밤 낚시를 해봤지만 감잎 붕어만 줄줄이 올라왔다.

다음날 아침에는 무안 일로읍에 있는 구정리수로로 이동했다.

구정리수로를 선택한 동기는 매년 추석 이후 씨알 굵은 월척급 붕어를 토해내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 붕어 조황의 사전 점검 차원에서 출조해 보기로 했다.

구정리수로는 2012년부터 낚시춘추에 연달아 기고하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당시 필자가 1번수로부터 5번수로까지 명칭을 붙임에 따라 낚시인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했다.

그 이후 많은 낚시인이 출조해 마릿수 월척을 낚아냈고 여름철보다는 추운 겨울에 훨씬 굵은 붕어가 낚이는 등 수도권에서도 한동안 겨울 남도 원정낚시 1번지로 급부상했던곳이다.

도착과 동시에 1번수로부터 5번수로까지 둘러봤다. 가장 좋아 보이는 수로는 1번 수로 하류 지역이었다. 영산강 본류와 가까운 지역으로 영산강에서 붕어가 올라붙을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이다.

부분적으로 열려 있는 자연 마름구멍이 유독 눈에 들어왔지만 포인트가 3~4곳에 불과했다.

함께 낚시할 회원이 많아 포기. 나머지 수로들은 아직 마름이 기세등등하게 포진해 있어 많은 양의 수초작업이 요구됐다.

그래서 4번수로를 포인트로 선정했다. 4번수로는 구정리수로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수로다.

낚시가 가능한 구간이 1.7km에 달한다. 하지만 202011월 말, 한국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에서 2MW수상태양광발전소를 완공해 가동하면서 낚시 포인트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늦여름까지는 중치부터 허리급이 주종

붕어 포인트로서 가장 유망하고 낚시인들이 즐겨 찾았던 곳은 왼쪽 하류 바위산 포인트 주변. 안전사고 예방 차원에서 연안에 900m 길이의 매시 펜스 담장이 설치돼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4번수로 상류에 해당하는 다리 인근에 포인트를 선정했다.

다리 위쪽으로는 마름과 뗏장 수초가 잘 발달해 있었고 하류로는 밋밋하지만 부분적으로 마름과 뗏장수초, 부들이 혼재해 있었다.

수심을 체크 해보니 예상대로 50~70cm로 얕았다. 하지만 물색이 뿌연 막걸리 색을 띠고 있어 붕어가 활발히 회유할 것이라는 판단에 대를 폈다.

수초 제거작업이 귀찮아 수초가 많지 않은 하류에서 옥수수 알갱이를 미끼로 달아 던지자 금새 입질이 들어왔다. 낚인 붕어는 27cm.

많은 낚시인들이 구정리수로에서는 대부분 월척 이상만 낚일 것으로 추측하지만 그것은 늦가을부터 추운 겨울철 이야기다.

가을이 오기 전인 늦여름에는 허리급도 종종 낚이지만 대부분은 준척급이 마릿수로 올라오는 특징을 보인다.

수온이 내려가고 추워질수록 마릿수는 떨어지지만 씨알은 굵게 낚이는 게 구정리수로의 특징이다.

붕어가 낚인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지난밤 다른 낚시인들의 조황을 살피기 위해 상류 쪽으로 가봤다.

목포에서 출조한 나이 지긋하신 70대 노조사가 살림망을 담가놓고 있었다. 그는 이틀에 한 번씩 어김없이 구정리수로 이곳저곳을 누비며 출조를 한다고 했다.

이날도 구정리수로 이곳저곳을 누비며 출조한다고 말했다.

연안 가까이 마름이 분포한 것을 보고 뒤로 1.5m가량 물러나 낚시했는데 3칸 이하의 짧은 대 4대만 펴 글루텐을 달아 던지자 첫 입질에 34cm 월척이 올라왔다고.

새벽 4시에는 더 큰 씨알을 걸었으나 마름속으로 처박는 바람에 떨구었다며 아쉬워했다.

노조사는 나에게 구정리수로 출조로 터득한 경험담을 이야기해줬는데 낮에는 옥수수 미끼를 사용하고, 밤에는 글루텐으로 공략하면 틀림없이 쓸만한 놈을 낚을 수 있다.”라고 귀뜸해줬 주었다.

 

상류에 앉은 홍광수 회원의 대박

고향에서 벌초를 끝내고 다시 돌아온 시간이 오후 4.

먼저 와 있던 유준재 회원이 열 댓마리의 붕어를 낚아놓고 있었다.

오후 5. 함인철 회원의 자리가 소란스럽다. 궁금해 가보니 붕어를 연달아 낚아내고 있었다.

함인철 회원은 오늘은 붕어 계 타는 날인 것 같으요. 느면 나옵니다.”라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죄다 24~29cm였으며 이 중 월척은 32cm 한 마리뿐이라며 아쉬운 표정이었다. 그는 한 시간 남짓 낚시로 스무 마리 가까운 붕어를 낚아냈다.

저녁 식사 후 밤낚시를 기대했었지만 내 자리에서는 별다른 입질이 없었다.

상류에 자리한 유튜버 달빛소류지홍광수 회원만이 연신 붕어를 낚아냈다.

홍광수 회원은 낮에 닭발 모양의 마름 구멍을 만들어 찌를 세웠는데 그 중에서도 마름구멍이 자연적으로 열린 지점에서 글루텐으로 잦은 입질을 받았다.

홍광수 회원은 28~29cm 붕어를 마릿수로 낚아내더니 결국 34.5cm, 33cm 월척을 낚아냈다.

반면 구정리수로 최상류 준설 포인트에 자리한 김광요, 김영석, 김장식 회원은 모든 미끼에 달려드는 살치 때문에 힘든 낚시를 했다. 김광요 회원만 32cm 월척과 낱마리의 준척급 붕어를 낚은 게 전부였다.

같은 한 줄기의 수로였지만 살치의 성화는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중류에서는 살치 입질이 한 번도 없었다.

새벽 5시 무렵에는 이광희 회원이 34cm 월척과 턱걸이급 월척, 아침 7시에는 철수를 준비하던 목포 낚시인 최원재 씨가 35cm 월척을 낚아냈다.

최원재 씨는 가까운 거리인 목포에 거주하면서 구정리 수로를 즐겨 찾는 마니아다.

구정리수로 특징을 잘 알고 있는 그는 “4칸 이상 긴 대를 사용하면 수심이 50센티미터 정도로 얕지만 제방에서 낚시할 때는 발밑이 더 깊다고 말했다.

제방을 쌓아 올릴 때 중장비가 닿는 지점까지만 흙을 퍼 올려 쌓기 때문에 중앙부보다는 30cm 정도는 더 깊다는 것. 그래서 그는 긴 대를 옆으로 펴서 마름 끝자락을 노렸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씨알 굵은 월척 붕어는 마름 속에 있었다. 수초 없이 밋밋한 포인트에서는 15cm에서 27cm 정도의 자잘한 붕어가 마릿수로 낚였다.

아침 9. 철수하기 직전 사진 촬영을 위해 지난밤에 낚았던 붕어들을 한 자리에 쏟아 부었다.

31~36cm까지 월척이 7마리나 됐다. 그리고 15cm~29cm까지가 1백 마리 남짓 됐다.

추석이 지나고 본격 가을 시즌이 시작되면 씨알 면에서는 한층 업데이트될 것으로 예상되는 출조였다.

 

가는 길 남해안고속도로 서영암 I.C에서 일로읍 방향으로 9.4km를 가면 청호교차로이다. 우측 청호리 방면으로 내려 우회전후 30m 전방에서 구정리 방향으로 좌회전, 우측에 영산강을 따라 1.9km 들어가면 구정리 4번 수로 제방에 닿는다.

 

네비게이션 입력 주소전남 무안군 일로읍 구정리 739

 

드론으로 내려다 본 구정리4번수로 전경.

하류에 수상태양광발전소가 생겨 포인트가 줄었지만 조금만 발품을 팔면 여전히 생자리 포인트가 많다.

멀리 보이는 수면은 영산강.

 

 

박종묵(왼쪽) 회원과 홍광수 회원이 밤낚시로 올린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다이나미스사의 바지장화를 입고 들어가 수초를 정리한 홍광수 회원.

살림맘 역시 다이나미스사의 제품으로 수달 공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제작됐다.

 

 

~!! 붕어 힘 대단합니다.”

돌다리 포인트에 자리한 전홍규 회원이 마름 언저리를 노려 월척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해질 무렵 소나기성 입질을 받았던 함인철 회원이 글루텐을 달아 던지고 있다.

 

 

필자가 사용한 스위벨 채비.

몇 년간의 경험 결과 구정리수로에서는 마르큐사의 페레글루텐 단품이 가장 잘 먹혔다.

 

 

홍광수 회원의 하룻밤 조과.

닭발 모양으로 마름수초 작업을 한 결과 33, 34.5cm 월척을 비롯해 여러 마리의 긁은 붕어를 낚아냈다.

 

 

 

필자 일행이 자리 잡은 상류 다리 일대.

 

 

해안가와 가까운 곳이라 해질녘이면 모기가 극성을 부렸다.

달걀판을 태워 모기를 퇴치하고 있다.

 

 

취재일 올린 조과를 자랑하는 취재팀.

좌측부터 유준재, 함인철, 최원재 회원.

 

 

 

자연스럽게 뚫린 좁은 마름 구멍을 노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길이의 낚싯대가 필요했다.

 

 

목포에서 출조한 노조사.

이틀에 한 번씩 찾아 밤낚시를 즐기는 구정리수로 마니아다.

 

 

 

필자의 낚시 차량.

입질이 없는 시간에 잠시라도 숙면을 취하기 위해 루프탑 텐트를 설치했다.

 

 

구정리수로 일대 생활 쓰레기와 낚시 쓰레기들을 수거한 필자.

집으로 가져가 분리수거를 마치는 것으로 출조를 마무리한다.

 

 

 

부들과 마름수초가 혼재한 필자의 포인트.

대부분의 입질이 마름 언저리에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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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신양지

장마 끝 답사길에 월척 홍수를 만났다

가람 김중석[객원기자. (주)천류 사외이사. 명예 필드스탭]

장마가 끝나자 연일 찌는 폭염으로 출조 자체가 힘들 정도다.

그늘이 있는 시원한 계곡지를 찾아 하룻밤 힐링하고 싶었지만 많은 배수가 진행 중이라 선뜻 출조지를 선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회원들에게 이번 주는 모두 쉬자고 하고 다음 주를 기약했다.

그러고선 나는 장미 이후 고흥지역 낚시터 상황들이 궁금해 출조가 아닌 답사를 해보기로 했다.

 

신양지 마름군락 속 참붕어 떼가 이상해

723일 금요일. 퇴근과 동시에 고흥으로 출발했다.

가장 먼저 들러본 곳이 과역면의 점암지.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제방을 지나면서 낚시인들이 보여 조황을 물어보니 4시간 동안 찌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푸념이다.

다시 출발해 내봉지에 도착했다. 내봉지에는 한명의 낚시인도 없었다.

낱마리라도 붕어가 낚이면 현지 낚시인 몇 명은 있었을 텐데... 최근 조황이 극도로 좋지 못하다는 증거였다.

차를 돌려 고흥호로 향했다. 이 시기에는 인공습지가 포인트가 유력하다. 하지만 고흥호 본류에 63MW급 수상태양광발전소 패널 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인공습지로 향하는 양쪽 길목을 차단하고 공사 중이라 어쩌면 올 시즌 고흥호 낚시는 접어야 할 듯 보였다.

다시 고흥호 남쪽에 위치해 있는 신양지로 차를 몰았다. 상당히 배수가 이루어져 있는 상황.

5명 정도의 낚시인들이 마름이 비어있는 공간에 찌를 세우고 낚시 중이었다.

양해를 구하고 살림망을 들춰보니 자잘한 감잎 붕어가 몇 마리씩 들어있었다.

차를 돌리기 위해 북쪽 무넘기 부근으로 가봤다. 배수가 진행 중이었지만 고흥호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를 하고 있어 수위는 크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때 무넘기 부근 마름으로 뒤덮인 지역에서 이상한 현상이 포착되었다.

마치 바다에서 큰 고기에 쫒겨 수면 위로 뛰는 멸치 떼처럼 마름 위로 참붕어가 뛰는 것이었다.

예전 20005월로 기억하는데, 참붕어 산란철을 맞은 봉암지 말풀지대에서 띄울낚시로 200마리가 넘는 사짜 붕어가 낚인 적 있다.

그렇다면 혹시 이곳에서도 그런 상황이?

답사만 하기로 했던 계획을 바꿔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신양지에 대를 폈다.

 

월척을 살림망에 넣는 사이 4칸 대 찌가 벌러덩

고흥에는 신양지는 두 개가 있다. 금산면에 하나가 있고 여기 소개하는 곳은 도덕면에 있는 신양지다.

낚시춘추 등 여러 낚시매체에 소개돼 유명한 곳이 도덕면 소재의 신양지이다.

도덕면 신양지는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는 순수 토종터지만 조만간 배스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배스가 유입된 고흥호에서 물을 양수하기 때문이다. 물을 퍼 올릴 때 배스가 함께 유입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비근한 예로 해창만수로에서 물을 퍼 올리는 옥강지나 우산1지 역시 외래어종 천국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무넘기에서 동쪽으로 70m 걸어 들어가니 발밑에서부터 3칸에서 4칸 거리까지 빈 공간으로 남아 있고 그 넘어부터 마름이 분포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수심을 체크 해봤다. 혹시나 띄울 낚시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평지형답게 균등하게 1m가량 나왔다. 패밀리레져의 발판좌대를 설치하고 12대의 낚싯대 중 두 대는 바닥에서 30cm 가량 띄웠다. 나머지는 스위벨 채비로 바닥을 공략했다.

12대의 낚싯대를 펴는 동안 옥수수 미끼를 활용해 두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사이즈는 15cm18cm짜리 였다.

담가 놓은 새우 채집망을 들춰보니 미끼로 사용하기에도 너무 작은 새우가 많이 채집되었다. 참붕어와 밀어, 징거미도 낱마리로 채집되었다.

어두워지자 찌불이 춤췄다. 미끼는 새우였다. 새우의 씨알이 너무 작아 두 마리씩 꿰었는데도 찌가 제 자리를 잡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올라왔다.

띄울낚시에는 반응이 없어 바닥 채비로 전환한 후 밀어와 참붕어를 미끼로 꿰어봤다. 그랬더니 밀어를 미끼로 썼던 3.4칸 대의 찌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깔끔하고도 중후한 찌 올림을 보였다.

~~’ 하며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뜰채에 담겨 좌대 위로 올라온 녀석은 뜻밖에도 39cm 대형 월척이었다.

월척을 살림망에 넣고 있는 사이 오른쪽 4칸대 찌가 언제 올라왔는지 찌를 벌러덩 누워 마름 속으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얼떨결에 챔질해봤다.

이번에는 36cm 월척. 미끼는 참붕어였다.

 

참붕어, 밀어 채집되지 않아 발 동동

낚시 시작 세 시간 만에 열 댓 마리의 붕어를 낚았지만 새우에는 잔 씨알만 낚였다. 하지만 참붕어와 밀어에는 확실하게 굵은 붕어가 낚였다.

이때부터 문제는 미끼였다. 채집되는 새우라고 해봤자 너무 작은 크기라 두세 마리를 한꺼번에 바늘에 꿰어야 그나마 미끼로서의 가치가 있었다.

참붕어가 아쉬웠다. 해질녘 참붕어가 많이 채집되었어야 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참붕어가 거의 들지 않았다.

자정을 넘겨서는 시간. 징거미를 미끼로 사용했던 찌가 꿈틀거렸다. 5분여를 꿈틀거리다가 천천히 솟구치기 시작했다. 숨이 멋을 정도로 슬로모션으로 올라오는 찌가 정점을 찍는 순간 챔질에 들어갔다. 붕어 입에 턱~ 하며 걸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느낌만으로도 월척 이상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또 다시 38cm 월척이었다.

동이 틀 무렵까지 끓임 없는 입질이 이어지더니 새벽 5시부터는 폭풍 입질이 시작되었다.

낚싯대 두 대가 동시에 찌를 밀어 올리는 경우가 많아 몇 대의 낚싯대는 아예 걷어놓고 낚시를 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기를 두 시간 지속하더니 입질이 뜸해졌다.

 

이틀째 밤까지 이어진 떼고기 입질

724일 토요일 아침 7. 지난밤 60여 마리의 조황사진을 회원들에게 알렸다. 그리고 장소를 알려줬다.

예정에도 없던 출조로 우리 회원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낮에는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는 신양지와 가까운, 도덕면 소재지 앞 도덕저수지에 참붕어 채집망을 담갔다. 잠시 담갔는데도 참붕어가 한 사발씩 채집되었다. 전날 밤 참붕어가 부족해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이제는 미끼 걱정 없이 낚시할 듯싶었다.

참붕어에는 확실하게 27cm에서 월척까지 씨알 좋은 녀석들이 낚였다. 새우 채집망을 걷어보니 희한하게도 이날은 잔 새우 대신 굵은 새우만 채집되었다. 어젯밤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준비된 미끼가 넉넉하니까 오늘밤에는 한껏 기대가 되었다. 이틀째 되던 날 첫 스타트는 이광희 회원이 끊었다.

이광희 회원은 장애 3급으로 거동이 불편한 회원이다. 경사진 언덕이나 제방 석축 지대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 무넘기를 우측에 두고 제방 위에 앉았다.

이광희 회원은 광주에서 새우를 사왔는데 마름 구멍에 세웠던 찌가 올라와 챔질했는데 붕어가 뜰채를 대기에는 어려운 제방 석축에 걸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고함소리를 듣고 달려간 필자가 뜰채질을 도왔고 계측 결과 37.5cm의 허리급 월척이었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보니 찌가 3개나 사라지고 없었다. 모두 참붕어 미끼를 달아둔 낚싯대였다. 자동빵 중에는 34cm 월척 1마리와 29cm2마리 걸려있었다.

한편 신양지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북쪽제방 끝자락에 앉았던 유준재 회원은 4짜 붕어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유준재 회원은 대물낚시에 쓰기에는 약간 크다고 생각되는 새우를 미끼로 썼다고 한다.

옆 자리의 함인철 회원과 김동관 회원, 그리고 김광요 회원까지 케미 불빛의 향연이 계속됐다.

그만큼 씨알 불문하고 마릿수 붕어가 낚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새벽 4. 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싶었지만 쉴 새 없는 입질에 커피 한잔도 못 마시고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자리를 지키며 찌를 응시했던 보람이 있었는지 이번에 마름에 바짝 붙인 찌가 솟기 시작했다. 미끼가 밀어였는지 참붕어였는지 헷갈렸지만 일단 챔질해봤다.

묵직한 손맛과 함께 연안으로 끌려 나온 녀석은 40.5cm4짜 붕어였다. 바늘을 제거하면서 보니 붕어 목구멍에 참붕어의 꼬리가 보였다.

역시 월척급 이상을 낚아낼 때는 새우보다 참붕어가 월등하게 우세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5시부터 7시까지 폭발적인 입질 폭풍이 있었다. 적게는 12cm에서부터 월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씨알의 붕어가 낚였다.

 

바닥에 앙금 많아 찌맞춤은 가벼운 게 유리

해가 떠오르자 폭염이 시작돼 서둘러 철수 준비를 했다. 함께한 회원들 모두 월척을 낚아냈으며 마릿수 붕어 조황도 누렸다.

필자 혼자서 낚아낸 붕어가 약 100마리가 훨씬 넘었고 무게로는 25kg 가량이었다. 그 중에는 4짜 붕어 외에 월척이 11마리나 됐다.

 

신양지에서 4짜 붕어를 포함하여 월척 대박, 그리고 마릿수 조황을 누렸던 필자의 노하우를 밝히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마름수초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름 가장자리에 채비를 최대한 바짝 붙인다.

투척 요령으로는 낚싯대를 0.2~.04칸 더 긴 낚싯대를 사용한다. 앞치기 캐스팅을 할 때 봉돌이 마름 끝에 닿았다 싶으면 순간적으로 낚싯대를 앞으로 쭉~ 밀어 찌가 마름 위에 뉘이도록 하고, 다시 낚싯대를 살짝 뒤로 끌어 찌가 무게중심을 잃고 서면서 입수되어 봉돌과 찌가 직수가 되도록 했다.

 

둘째, 필자는 보편적으로 찌톱 끝이 수면과 일치되게 찌맞춤을 한 스위벨 채비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감할 수 있는 스냅오링을 하나를 제거해 두 마디가 노출되게 찌맞춤을 했다.

평소에는 보편적으로 스위벨이 바닥에 닿지만 이번에는 스위벨을 띄워 바늘만 바닥에 살짝 닿게 했다.

신양지는 바닥에 앙금이 많은 뻘 토질이라 미끼 함몰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만큼 붕어의 흡입 이물감이 적었다.

 

셋째, 미끼 활용도에서 식물성 미끼(떡밥)는 배제하고 철저하게 생미끼만 고집했다.

지금껏 신양지는 옥수수나 글루텐에는 입질이 빠르지만 10cm 이하의 붕어가 많이 덤빈다.

현장에 자생하는 새우, 참붕어, 그리고 밀어를 활용하면 씨알 선별력이 확실하게 있다.

 

가는 길 남해안 고속도로 고흥 I.C를 나와 15번 국도와 27번 국도를 이용해 녹동항 방면으로 41km를 가면 도덕교차로이다. 우측 도덕면사무소 방향으로 내려 우회전한다. 바로 고흥만 방조제와 도덕면사무소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1km 들어가면 학동삼거리이다. 오른쪽 마을길로 진입하여 지방도로를 따라 2.1km 들어가면 오른쪽에 보이는 곳이 신양지이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도덕면 신양리 2482

 

필자가 신양지에서 2박 낚시로 혼자서 올린 조과.

4짜 2마리에 월척만 11마리로 무게는 25kg에 달했다.

낚은 붕어는 촬영 후 곧바로 방류했다.

 

 

신양지 북쪽 제방에서 붕어를 노리는 화보팀.

 

 

수심 깊은 북쪽 제방 끝자락에 앉았던 유준재 회원은 4짜 붕어를 올렸다.

 

 

무넘기에서 동쪽으로 70m 지점에 자리한 필자.

마름이 끝나는 지점에 채비를 착수시켜 입질을 받아냈다.

 

 

신양지에서 채집한 새우.

첫날은 잔챙이만 들더니 둘째 날은 큰 놈들만 채집되어 의아했다.

 

 

새우와 참붕어를 채집할 때 사용한 채집망.

 

 

유준재 회원이 올린 월척 조과.

4짜 1마리와 허리급 월척 2마리를 올렸다.

 

 

초저녁에 올린 37.5cm 붕어를 자랑하는 이광희 회원.

 

 

필자의 차량에 붙여 놓은 낚시금지 악법 철폐를 촉구하는 포스터를 살펴보는 낚시인들.

 

 

필자가 촬영팀에게 선물한 군계일학의 썬앤락 모자부착형 햇빛가리개.

 

 

참붕어를 미끼로 쓴 필자의 스위벨 채비.

 

 

도덕면소재지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경성식당.

 

 

반찬이 다양하고 푸짐한 경성식당의 백반 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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