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탐진강  -용소-

전설의 용소龍沼

붕어를 찾아서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명예 필드스탭]

 

유난히도 짧은 장마가 지나갔다. 남부지방에 집중적으로 내린 비의 영향으로 저수지마다 물이 넘쳐나고 강줄기의 수량도 늘어났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 무더위가 시작할 즈음인 지난 715. 화보팀으로 함께 활동 중인 광주의 인성낚시 조우회김영석 회원이 소중한 정보를 알려왔다.

형님~ 이번 주는 강진 탐진강으로 가보는 게 어떨까요? 지난주에 지인들과 출조했는데 허리급 붕어를 예닐곱 마리 낚아냈습니다.”

탐진강이 광범위한데 정확한 위치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지번을 카톡으로 알려왔다. 확인해보니 탐진강 유역의 용소라는 곳이었다.

순천에서 목포 방향으2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장흥군을 지나고 강진군으로 접어들 즈음 우측 안지마을 앞에 용소라는 냇가가 있는데 매번 이곳을 지나칠 때마다 한 번 정도는 낚싯대를 드리워 보고 싶은 욕구가 있던 곳이다.

지난겨울에 출조를 시도해봤으나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에 의해 매일 훌치기 낚시가 성행하는 것을 목격하고는 포기했었다.

용소(龍沼)라는 지명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안지마을 인근에 금을 캐는 광산이 있었다고 한다. 이 동굴에서 살던 용이 하늘로 승천하다가 떨어져 죽은 지점이 안지마을 앞이라고. 그 자리에 연못이 생겼고 이후 주민들에 의해 용소라는 지명이 붙였다고 한다. 아무리 심한 가뭄이 찾아와도 단 한 번도 물이 마르지 않았던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용소는 2번 국도를 경계로 북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탐진강이 흐른다.

탐진강에 큰물이 질 때 군동천을 통해 온갖 물고기가 용소로 거슬러 온다.

그래서 용소에는 붕어, 떡붕어, 잉어, 장어, 가물치, 자라, 꺽지까지 서식하며 외래어종으로는 배스와 블루길도 서식한다.

 

낮부터 솟구치는 월척들

지난 717일 오후 4. 회원들과 함께 용소를 찾았다. 상류 안지마을 앞에 차를 세우고 상류에서부터 낚시가 가능한 포인트를 살펴봤다. 여름철 폭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많은 배수가 이루어진 상태였다. 1m 이상은 물이 빠졌다.

용소는 으레 여름철에는 마름으로 무성하다. 그러나 지난번 장마로 마름이 많이 쓸려 가버린 듯 자연적으로 생긴 널따란 구멍이 많이 보였다.

그중에서도 용소교 인근에 수초구멍이 여러 군데 열려 있어 회원들과 함께 옹기종기 앉아 낚시하기 좋았다.

나는 용소교에서 40m 떨어진 지점에서 북쪽을 바라보고 대를 펼 수 있는 솟에 자리를 잡았다.

낚싯대를 펴기 전에 수심과 바닥 상태를 점검해봤다. 수심은 60cm로 얕았고 바닥은 사토질이었다. 직경 40cm 정도의 작은 구멍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이 작은 구멍을 오늘 노릴 포인트로 삼았다. 수심이 얕았지만 그 덕에 찌가 바로 서기 때문에 별도의 수초제거는 필요 없었다.

40cm 길이의 찌톱에 8자 고리를 장착해 원줄과 찌가 일자로 되도록 만들어 수초구멍을 직접 공략하기로 했다. 마치 수초 직공낚시 하듯이.

낚싯대는 가급적 짧은 대로 편성했다. 2.8칸부터 3.6칸 대까지 활용했다.

예전부터 용소에서는 글루텐이 특급 미끼로 알려져 있서 마르큐사의 노즈리글루텐과 옥수수글루텐을 1:1로 섞어 배합했다.

좌측 2.8칸대부터 찌를 세우고 두 번째 낚싯대에 미끼를 바늘에 달려고 준비 하는데 첫 번째 대의 찌가 솟는가 싶더니 벌러덩 누워버렸다.

의식적으로 챔질했더니 묵직했다. 마름 수초의 저항도 있었지만 상당한 씨알임에는 분명했다.

한 무더기의 마름 수초와 함께 뜰채에 담긴 녀석은 떡붕어. 꼬리가 37cm 가리키고 있었다.

첫수에 토종붕어 월척은 아니었지만 조짐이 좋았다.

내 우측에는 남원에서 내려온 양재철 회원이 자리했다.

양재철 회원은 비교적 마름 구멍이 넓은 곳에서 얼레채를 사용했다. 떡밥을 바늘에 작게 달아 찌를 세웠는데 잦은 입질을 받아 수시로 붕어를 끌어냈다.

다만 마릿수는 좋은데 7~8치가 대부분이라 이쉬워 했다.

양재철 회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정면 3.4칸 찌가 마름 잎에 걸려 비스듬하게 누워 옆으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챔질했다.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키며 올라온 붕어는 36cm 월척. 낮에 잠깐 낚시해 벌써 두 마리의 월척이 낚이자 내심 밤낚시가 기대되었다.

용소교 바로 아래 포인트에는 광주의 이세준 학생이 자리했다. 이세준 군은 이제 중학교 3학년생으로 또래 친구들은 배스 낚시즐기지만 홀로 붕어낚시를 즐긴다.

다대편성이 기본인 대물낚시에 매료된 상태다. 필자와 하룻밤 낚시를 해 보고 싶다 하여 찾아왔다.

차가 없어 광주에서 강진까지 아버지가 데려다주고 낚시가 끝날 시간에 다시 데리러 오는 것으로 봐서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친구이다.

용소에는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기 때문에 기성 낚시인들은 생미끼 낚시 자체를 생각도 못 했.

하지만 이세준 학생은 채집망을 담가 상당량의 참붕어를 채집해 미끼로 활용했다.

그 결과 해 질 무렵 참붕어 미끼로 허리급 이상의 붕어를 걸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름을 감아버려 터트렸다고 한다.

 

살림망에 10마리째 월척이...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낚시에 돌입한 시간이 오후 7.

미세하게 배수가 되는 듯했다. 낮에 뜸했던 입질이 밤 캐미로 바꾸기 시작하면서 살아난 듯 했다.

양재철 회원과 이세준 학생이 연거푸 붕어를 끌어냈다.

완전히 어두워지자 작은 마름구멍에는 채비를 안착시키기가 어려웠다. 서너 번 캐스팅 해야만 찌가 제자리를 잡았다.

마름 구멍에 어렵게 채비를 넣을 수 있었지만 캐스팅에 실패할 때마다 떡밥이 떨어지므로 자동으로 밑밥 효과를 발휘했다.

11시를 넘기자 마릿수 월척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 32~37cm가 주종이다. 준척급 마릿수보다는 월척의 마릿수가 많은 상황.

때마침 이세준 군이 4짜를 낚았다며 전화가 걸려왔다. 사진 촬영을 위해 후다닥 뛰어가 계측해보니 아쉽게도 39cm였다.

새벽 4. 졸음이 쏟아져 비몽사몽 중에 우측 3.2칸 낚싯대에 예신이 들어왔다.

글루텐떡밥을 달아 스위벨채비로 마름 구멍에 세웠던 찌가 깜빡이다가 물속으로 사라진다.

잉어이겠지하면서 챔질했다. 발갱이 크기 정도로 생각하고 뜰채질을 위해 플래시를 비춰보니 누르스레한 빛깔의 엄청나게 큰 붕어다. 40.5cm! 살림망에 10마리째 월척이 담기는 순간이었다.

해가 떠오르면 폭염이 시작되어 이른 아침에 철수해야 했다.

본부석에서 회원들이 낚아낸 붕어를 펼쳐보니 4짜 포함한 월척만 14마리나 됐다.

그중에 이세준 학생의 조황이 돋보였다. 39cm 월척과 함께 27~29cm 20마리 정도였다.

지난 장마 때 큰비가 내리 탐진강 수량이 늘면서 새로운 물줄기를 찾아 거슬러왔던 많은 붕어가 용소와 군동천에 머물고 있음을 확인한 출조였다.

용소에서의 낚시 요령?

용소는 낚시가 가능한 지역은 1.2km 정도 된다. 대부분 마름으로 뒤덮여 있어서 포인트가 많지는 않다.

취재 당시에는 폭우를 대비해 1m가량 물이 빠져 있는 상태다. 수심은 60cm~80cm 밖에 나오지 않지만 물색이 탁해 짧은 낚싯대에도 잦은 입질을 볼 수 있었다.

물이 많을수록 붕어의 입질은 활발하지만 낚이는 붕어의 씨알은 잘다. 현재처럼 배수가 이루어졌을 때 붕어 씨알이 긁게 낚이는 특징이 있다. 낮낚시보다는 밤낚시가 유리하며 글루텐이 가장 잘 먹힌다.

인근에 용소와 한 물줄기인 군동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가는 길순천에서 2번 국도를 따라 목포 방향으로 장흥을 지나 강진군 군동면 사송정 교차로에서 내려 병영·군동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200m 진행 후 좌회전으로 100m를 가면 용소교이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강진군 군동면 용소리 368-3

 

강진 안지마을 앞에 있는 용소.

인근 탐진강에 큰물이 질 때 군동천을 따라 붕어들이 거슬러오는 대물터다.

 

 

남원에서 온 양재철 회원이 취재일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채집망을 사용해 미끼로 쓸 참붕어를 채집한 이세준 군.

 

 

"용소 정말 멋진 곳입니다."

취재에 동행한 화보팀이 월척 조과를 들고 기념촬영 했다.

왼쪽부터 나종헌, 김영석, 이세준, 양재철 회원.

 

 

 포인트 뒷편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김광요 회원.

 

 

필자가 용소에서 사용한 떡밥낚시 채비.

 

 

안지마을 민가 앞에 포인트를 잡은 김광요 회원.

 

 

용소교 하류 보의 어도로 물이 흘러내려가고 있다.

취재일에는 탐진강 붕어들이 이 어도를 타고 올라오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다.

 

 

이세준(왼쪽) 군과의 기념촬영.

훗날의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라면서 사진을 찍었다.

 

 

입질을 감지하고 챔질 준비 중인 이세준 군.

 

 

바지장화를 입고 물속에 들어가 수초제거 작업을 진행 중인 유준재 회원.

 

 

이세준 군이 올린 월척 붕어.

4짜인 줄 알았으나 아쉽게도 39cm였다.

 

새벽 4시에 올라온 40.5cm 월척을 보여주는 필자.

 

 

용소 주변 쓰레기를 수거한 취재팀이 55클린운동 플래카드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용소에서는 유독 떡밥이 잘 먹혔다.

필자가 사용한 마르큐사의 글루텐 떡밥들.

 

 

수초구멍에 찌를 세우고 있는 필자.

3.6칸 이하의 낚싯대만 사용해 큰 손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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