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고천암호 삼산천

삼산천 월척은 

옥수수글루텐을 좋아해~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명예 필드스탭]

올해 봄에서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기에는 비가 잦아 농사용 물 사정은 좋아졌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가뭄도 아닌데 배수하는 저수지들 많다. 아마도 장마철 폭우를 대비, 수위 조절 목적으로 일부러 물을 빼는 모양새다.

그래서 이 달은 배수의 영향이 덜 한 수로나 강으로 눈을 돌려보기로 했다.

마침 광주에 거주하며 필자와 함께 화보 팀으로 활동 중인 김영석 회원이 좋은 정보를 알려왔다.

형님~ 고천암호의 삼산천에서 월척에서 허리급까지 쏠쏠하게 낚이고 있는데 삼산천으로 가면 어떨까요?”

삼산천? 고천암에서도 삼선천이라 하면 십수 년 전 하류의 연곡교 주변에서 화보촬영을 했던 곳이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매년 늦가을부터 고천암호 상류에 있는 용골, 월호, 송호, 짜장, 길호수로를 찾아 씨알 좋은 붕어의 손맛을 봐 왔는데 지난겨울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해남군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고천암호를 찾지 못했다.

김영석 회원의 추천에 귀가 솔깃했다.

 

삼산천은 고천암호 오른쪽 하류의 가지수로

삼산천은 고천암호 제방에서 상류를 봤을 때 오른쪽 하류의 가지수로를 말한다.

삼산천은 해남군 옥천면 용동리에 있는 첨봉(해발354m)에서 발원, 구림천과 화내천, 대흥사천과 각각 합류하여 삼산천을 거쳐 고천암호로 유입한 후 서해로 흘러가는 지방하천이다.

삼산천 길이는 총 20km에 달하지만 낚시가 가능한 구간은 고천암호 본류에서부터 상류쪽으로 약5.

고천암호 낚시터라고 하면 으레 간척수로를 연상하지만, 삼산천 만큼은 하천(河川)이다.

보통 고천암호 상류에 수로들은 수문으로 연결돼 수문이 열릴 때만 붕어가 거슬러 오르지만 삼산천은 중간에 수문이 없다. 다리만 있기 때문에 붕어가 어느 때나 상, 하류로 오르내릴 수 있어 붕어의 개체 수가 항상 많은 곳이다.

고천암호 본류와 가까운 연곡교까지는 바닥이 뻘 층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두 번째 다리인 신풍교부터는 자갈이 많은 강바닥이다.

그러므로 수로낚시 개념이 아닌 강낚시 개념으로 낚시하면 된다.

물흐름이 없는 곳에는 어김없이 마름이 자라고 있다. 밋밋한 포인트보다는 산발적으로 자라 있는 마름밭이 주 포인트가 된다.

지난 619일 삼산천을 찾았다. 김영석 회원이 일러준 주소에 도착해보니 하류 해창교와 상류 어성교 사이의 구간이다.

주변을 살펴보니 연안 가장자리에서부터 5칸 거리까지 마름이 부분적으로 자라고 있어 강낚시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물색 또한 미역국 색깔을 띠고 있어 금방이라도 붕어가 솟구칠 것 같은 느낌이다.

전날 도착해 살림망을 담그고 있는 광주 낚시인 심향섭 씨와 인사를 하며 잠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심향섭 씨는 이곳 삼산천은 봄철 마름이 수면에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늦가을 마름이 식을 때까지 꾸준하게 낚이는 게 매력이라 자주 출조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또 배스의 영향으로 대부분 허리급 전후가 낚이지만 4짜 붕어는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는 말도 전했다.

포인트를 살펴보니 물흐름이 없는 곳에는 마름이 자생하고 있었다.

낚시인들의 출입이 잦은 포인트에는 낚시 자리가 번들거렸고, 그 외 자리에는 연안 줄풀 몇 가닥만 제거하면 포인트가 될만한 생자리가 많았다.

다시 심향섭 씨의 자리에서 우측으로 70m 올라간 곳의 포인트를 살폈다. 마름과 줄풀이 만나는 경계지점으로 수초를 제거하지 않아도 찌를 세울 공간이 충분했다.

 

옥수수글루텐에 월척 입질 잦아

오전 10시 부렵부터 2.4~6.0칸까지 12대의 낚싯대를 편성하는데 4.0칸 낚싯대의 초릿대가 좌측으로 완전히 휘어진 채 마름 줄기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붕어는 아닐 것 같다는 느낌에 챔질 했더니 묵직했다. 힘겹게 수초와 함께 끌려 나온 녀석은 60cm가 넘는 잉어였다.

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어왔지만 크게 지장을 주지는 않았다.

집어를 목적으로 마르큐사의 코이고 코로떡밥을 밤톨 크기로 마늘에 달아 다섯 번씩 헛챔질을 해주고는 페레글루텐으로 입질을 기다렸다.

이쯤 되면 입질이 올 법도 하는데 찌는 약간의 움직임만 포착될 뿐 시원스레 올리지는 못했다. 미세하게 움직이는 3칸대 찌를 발견하고 적절한 챔질 타이밍을 기다리다가 반 마디 정도 찌가 오르는 것을 보고 챔질했다.

그랬더니 핑~ 하며 후킹됨과 동시에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이번에도 잉어인가?’하며 끌어내는데 뜻밖에 향어였다. 40cm 정도 됐으며 누런 황금빛 향어였다.

고천암호에는 어떠한 경로로 향어가 유입되었는지 알 수가 없지만 향어가 서식하고 있다.

그것도 자연 번식을 하는지 감잎에서부터 70cm가 넘는 씨알까지 다양하게 낚이고 있다.

오후 1시 무렵. 하류 쪽 해창교 위쪽에서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면서 낚시 중인 달빛소류지홍광수 회원에게 카톡이 사진이 날라왔다. 36cm의 체고 좋은 월척이었다.

전화를 걸어 확인해보니 6칸대의 낚싯대에 옥수수 글루텐 미끼로 낚아냈다고 한다.

내 왼쪽에 자리한 유준재 회원도 입질은 받았는지 챔질하는 소리와 더불어 채비는 허공을 갈랐다.

유준재 회원은 계속되는 헛챔질에 바늘도 바꿔보고, 글루텐 환도 작게 달아봤지만 제대로 입걸림이 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저녁 시간인 오후 6. 유준재 회원과 함께 심향섭 씨에게 들려봤다.

내가 옥수수는 전혀 먹히지 않고 어분 성분의 글루텐에 잉어만 꼬인다고 하자, 그는 고천암호와 가까운 하류에서는 옥수수가 먹히지만, 상류로 올라갈수록 글루텐이 잘 먹힙니다.

여러 글루텐 종류 중에서도 옥수수 글루텐이 가장 잘 먹힌다.”고 답했다.

비로소 헛챔질의 의문이 풀렸다. 어분 성분이 함유된 페레글루텐을 사용했던 필자와 유준재 회원은 계속되는 살치의 공갈 입질과 잉어 치어에 당한 것이었다.

그 길로 유준재 회원은 해남읍의 낚시점으로 옥수수 글루텐을 사기 위해 출발했다.

다시 자리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같은 냇가 줄기인데 왜 미끼의 차이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유추한 결과는 바닥의 토양의 차이였다.

하류 쪽은 앙금처럼 깔린 뻘층이 두터워 고형(固形)인 옥수수가 형체를 그대로 유지해 잘 먹힌 것이다.

반면 상류 쪽에서 글루텐이 잘 먹히는 이유는 바닥 지형이 사토질(沙土質)이고 굵은 모래와 자갈이 깔려 있어 비교적 깨끗한 바닥을 유지하는 게 이유였다.

12시 옥수수 글루텐으로 미끼를 빠꿨던 유준재 회원이 드디어 35cm의 월척을 낚아냈다.

유준재 회원은 어느 낚시터나 글루텐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잘만 먹히더니만 신기하게도 이곳 삼산천에서는 옥수수 글루텐만 먹는 것 같습니다.”라며 월척을 들어 보였다.

이즈음 건너편 김영석 회원 자리에서도 플래시 불빛이 요란했다.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가 전화를 걸어보니 잉어와 한판 겨루었다고 했다.

마르큐사의 페레글루텐으로 입질을 받았는데 끌려가는 입질에 챔질하니 무려 80cm짜리 잉어였다는 것이다.

역시 어분 성분의 글루텐에는 잉어가 꼬였다.

 

11월 중순까지 호황지속

새벽 4시를 넘겨 여명이 밝아오자 카메라를 들고 조황 체크에 나섰다.

남원에서 온 양제철 회원의 살림망에는 36cm 월척과 34cm 향어, 그리고 27~29cm 준척급 붕어가 몇 마리 들어 있었다.

양재철 회원은 밤 12시 반경 차에 들어가 잠깐 눈 좀 붙이다가 새벽에 나왔는데 마침 마름 수초 자연 구멍에 찌를 세웠던 찌가 솟구쳐 챘더니 36cm의 월척이 낚였다고.

미끼는 옥수수 글루텐을 사용했는데, 찰기를 최대한 무르게 하고 글루텐을 작은 환 크기로 만들어 달았다고 한다.

아침 8. 더위를 피해 서둘러 철수를 준비를 하는데 마지막 붕어가 낚였다.

역시 마름 사이에 세웠던 찌가 반응을 보였다. 찌 올림은 보지 못했고 낚싯대가 끌려가는 소리에 본능적으로 챔질해 낚아낸 34cm 월척이었다.

본부석에 모여 조과를 종합하니 월척이 7마리였다. 잉어 또한 마릿수로 낚였다.

이제 장마가 시작되고 큰물이 흐르고 나면 고천암 본류에 머물던 붕어들이 새 물줄기를 따라 거슬러 올라올 것으로 예상한다.

삼산천에서의 이번 조과는 반짝 조황이 아니다. 11월 중순 마름 수초가 삭아들 때까지 시즌이 계속되므로 장마 이후 다시 한번 찾기로 했다.

 

삼산천 낚시 요령

삼산천에서도 가장 유망한 포인트는 해창교와 어성교 구간으로 강폭이 100m로 넓다.

아직 미개척 포인트가 즐비하고 생자리 포인트가 많다.

마름수초가 밀생하지 않아 수초작업을 하지 않아도 찌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

연안에 마름수초가 자생하는 포인트라면 물흐름이 없는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 붕어는 마름 수초 아래에 머물고 있다.

낚싯대는 2칸대부터 6칸까지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3.5칸 전후에서 가장 많은 입질이 들어온다.

입질은 낮보다는 밤에 활발하지만, 해질녘과 여명이 밝아 올 즈음에 집중적인 입질이 들어온다.

미끼는 옥수수글루텐이 잘 먹히며, 어분 성분의 글루텐에는 잉어와 살치의 입질이 잦아 피곤하다.

 

가는 길남해안고속도로 강진무의사 I.C를 나와 해남읍까지 간다. 해남읍 소재지 앞 해남교차로에서 완도 방향 13번 국도를 따라 6km를 가면 삼화교차로이다.

우측 고천암 방향으로 내려 바로 우측 농로길로 진입하면 삼산수로이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해남군 삼산면 원진리 1198

 

드론으로 촬영한 고천암호 삼산천 전경.

곳곳에 다리가 있어 건너다닐 수 있다.

수로가 아닌 강낚시 개념의 낚시터로 봄부터 늦가을까지 꾸준한 붕어 조황을 보여준다.

 

 

유튜브 달빛소류지 진행자 홍광수 씨가 삼산천에서 올린 36cm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뜻하지 않는 향어로 손맛을 봤던 양재철 회원.

고천암호에는 향어의 개체 수가 많다.

특유의 깔짝거리는 입질을 파악 못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드론으로 내려다 본 필자의 포인트.

삼산천 붕어 포인트는 연안에 마름이 자라는 곳이 특급 포인트이다.

 

 

 

삼산천 물을 퍼 올려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설치된 양수기들.

 

 

낚시터 인근에서 양파를 수확하고 있는 농민.

 

 

삼산천에서 올라온 고기들.

배스의 영향으로 붕어는 씨알이 굵은 편이다.

 

 

낚시 도중 해남읍까지 나가 옥수수 글루텐을 사와 결국 월척을 낚아낸 유준재 회원.

 

 

철수 직전에 마지막 월척을 끌어내고 있는 필자.

 

 

취재일에 낚아 올린 월척을 들어 보이는 회원들.

좌측부터 김장식, 김영석, 김신 회원.

 

 

강변 수풀 사이까지 뒤져 쓰레기를 수거한 화보팀.

 

 

36cm 월척을 낚아낸 필자.

유독 옥수수글루텐에 잦은 입질이 들어왔다.

 

 

삼산천 특급 미끼로 알려진 옥수수글루텐.

필자는 마르큐사의 콘글루텐으로 효과를 봤다.

 

 

어분 성분 떡밥을 먹고 올라온 잉어 치어.

삼산천에서는 치에에서부터 70~80cm까지 다양한 씨알의 잉어가 서식한다.

붕어만 노린다면 어분 계열의 떡밥은 지양해야 한다.

 

 

4짜 붕어는 낚아내기 힘들었지만 허리급까지는 쏠쏠하게 낚인다.

유준재(왼쪽) 회원과 심향섭 씨가 밤새 낚아낸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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