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춘추 5월호에 필자의 사진이 표지로 장식됐다.

 

 

대어 화제

영암 학파2지 5짜 대란 - 1부 -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 천류 필드스탭 팀장]

 

 

그간 학파1호지(서호지)에 가려 주목을 끌지 못했던 영암 학파2호지(소산지)가 최근 5짜 붕어 두 마리와 40cm 후반대 붕어 아홉 마리를 일시에 쏟아내면서 일약 최고의 대물터로 떠올랐다.

 

 

 재작년엔 밀양 덕곡지에서 5짜 사태가 벌어졌다면 올해는 영암 학파2호지에서 5짜 퍼레이드가 펼쳐질 듯하다.

전남 영암군 서호면 소산리 송산마을에 위치한 9만평짜리 준계곡지인 학파 2호지에서 지난 4월 5일부터 5일 동안 50cm 두 마리를 포함, 4짜 붕어 9마리가 쏟아졌다.

학파2호지는 약 20년 전까지 호남의 봄낚시 명소로 이름을 떨쳤지만 배스가 유입된 뒤 명성이 퇴색하였고 인근 학파1호지(31만평)의 유명세에 가려 최근 10년간은 낚시인들의 입에 거의 오르내리지 못했던, 빛바랜 낚시터였다.

그러나 이번 4짜 사태로 학파2호지는 다시금 주목받게 되었다.

단순히 5짜 붕어만 출현한 것이 아니라 그 밑에 4짜 중반대 붕어들이 마릿수로 낚였다는 것은 그간 학파2호지에 축적된 초대형 붕어 자원이 상당한 수준임을 말해주고 있다.

 

 

낚시춘추 편집실에서 걸려온 다급한 전화

 

 

 5짜 대란 촉발은 4월 5일 학파2호지를 찾았던 광주 운남낚시 회원 김영호, 서현덕씨가 일으켰다.

그들은 아침낚시 세 시간 동안 최대 48.5cm를 포함 4짜 후반대 4마리를 낚았다.

나는 그 소식을 낚시춘추 편집실에서 전해 들었는데 “학파2지에서 5짜 한 마리와 4짜 세 마리를 낚았다니 촬영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운남낚시 회원들의 조과를 촬영했다.

그들이 낚시춘추에 ‘52cm'로 제보한 붕어는 계측 결과 48.5cm였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떠난 자리에서 낚싯대를 펼쳤고, 다음날 오후(6일) 49.3cm를 낚았다.

또한 이 사실을 무안 구정리수로에 있던 평산가인 회원들에게 알리자 4월 6일 오전 평산가인 회원 김광요씨 일행이 학파2호지에 합류했다. 김광요씨는 대물붕어를 걸었다가 놓치고 37, 32cm 월척 두 마리를 낚았다.

 그 뒤 바람이 터지자 김광요 회원은 철수를 했고, 나는 김광요 회원이 낚시를 했던 포인트(운남낚시 회원들이 4짜를 낚았던 자리)는 거센 바람에 낚시할 나질 않아 빽빽한 갈대가 병풍 역할을 해주는 그 옆으로 옮겨 보트를 띄웠다.

보트낚시라고 해서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강풍 속에서 좌대를 대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박현철씨가 개발한 해결사 속공보트에 오르니 바람은 거의 타지 않았고, 오히려 아늑했다.

10대의 낚싯대에 지렁이를 꿰어 찌를 세웠는데 수심이 60cm에 불과했다. 맨 오른쪽 갈대 사이에 50cm 정도의 작은 구멍이 있어 2.6칸대 스윙채비로 그 구멍에 찌를 세웠다.

 오후 2시 30분 광주의 박형구 회원이 찾아와 그와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누고 있는 사이 맨 오른쪽 찌가 언제 올라왔는지 찌목까지 올라왔다가 갈대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강하게 챔질하자 갈대 속에서 커다란 물보라가 일었다.

엄청나게 큰 붕어였다. 삭은 부들수초 위로 붕어를 끌어내 뜰채에 담아 올렸다. 받침틀 위에 올려보니 붕어라기보다 괴물에 가까웠다. 5짜에서 7mm 빠진 49.3cm 대물이었다. 기대했던 5짜는 아니었지만 개인기록 경신에 만족했다.

그 뒤 밤 10시경 또 한 번의 입질을 받았지만 헛챔질이 되고 말았다.

 다음날인 4월 7일 바람이 북동풍으로 바뀌면서 물색이 맑아졌다. 나는 철수했고, 오후에 김광요씨가 다시 김재영 회원을 대동하고 이틀 일정으로 들어온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점심 무렵 김광요씨가 흥분된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다. 김재영씨가 50.5, 49.5cm를, 김광요씨가 50cm와 48.5, 45.5, 34cm를 낚았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바닥이 보일 만큼 맑은 물색 속에서 입질을 계속 받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새벽 6시부터 오전 10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입질을 받았다고 했다.

그 후 학파2호지의 대물소동은 스마트폰을 통해 전국으로 알려졌고 계속 낚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8일 이후 찬바람이 계속 강하게 불고 물이 맑아지면서 11일까지 4일간 긴 소강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12일 오후 2시와 2시 15분 광주낚시인 정필중씨가 44cm 붕어 두 마리를 연속으로 낚았다.

 

 

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강진 나들목을 나와 목포 방면 2번 국도를 이용해 14km를 가면 학산 교차로다. 군서면 방향 819번 국도를 따라 4.6km 진행 후 용산교차로에서 내려 서호면소재지를 지나 성재리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우측으로 학파 2호지가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 영암군 서호면 소산리 154-1

 

■취재협조 광주 운남낚시 010-4036-8007

 

 

 

 

"이 녀석이 학파2호지 4짜 대란을 촉발 시켰던 48.5cm짜리 붕어입니다".

광주 운남낚시 김영호 회원이 흐훗한 얼굴로 자신이 낚은 대형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동행한 서현석씨와 함께 4짜후반으로 모두 4마리를 낚았다.

 

 

학파2호지 상류 중앙 제각에서 바라본 상류 우안 전경.

사진 속 사람이 앉아 있는 갈대 초입에서 대형붕어들이 쏟아졌다.

 

 

"이곳에서 제 개인 기록을 갱신할 줄은 몰랐네요."

4짜 붕어 취재 다음날 오후 2시반경 같은 자리에서 낚은 49.3cm 붕어를 자랑하고 있는 필자.

 

 

광주의 평산가인 소속 김광요, 김재경씨가 8일과 9일 이틀동안 낚은 4짜와 5짜붕어들.

제일 왼쪽에 있는 두 마리의 붕어가 50.5, 50cm 짜리다. 맨 우측에 있는 34cm 짜리가 마치 새끼 처럼 보인다.

 

 

학파2호지는 어떤 곳? 

 

 

10년 전 배스 유입, 봄부터 가을 사이에 간혹 대물 배출

 

 

9만평 규모의 학파2호지는 평지형에 가까운 준계곡형 저수지다.

블루길과 배스가 유입된 후 붕어 자원이 급감해 현재는 붕어낚시인들보다 배스낚시인들의 출입이 잦은 곳이다.

근래 5짜, 6짜 붕어가 낚였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증거자료가 없었다. 지금 보니 헛소문은 아니었던 것 같다.

현재 학파2호지 붕어들은 산란을 한 개체와 아직 산란하지 않은 개체가 섞여 있다.

상류에서 부는 북풍에는 물색이 맑아지지만 제방에서 불어오는 남동풍에는 물이 탁해지는데 이때 입질이 활발해진다.

 

 

학파 2호지 대물붕어 일지 (2013.04.12 현재)

 

날짜             시간              길이            낚은이

4월 5일        06:30             42cm           서현석 (운남낚시회원)

                  07:00             45cm           김영호 (운남낚시회원)

                  08:40             41cm           김영호 (운남낚시회원)

                  09:30             48.5cm         김영호 (운남낚시회원)

4월 6일        14:30             49.3cm         김중석(천류 필드스탭 팀장)

4월 8일        06:00             49.5cm         김재영 (평산가인회원)

                  07:10             45.5cm         김광요 (평산가인회원)

                  09:30             48.5cm         김광요 (평산가인회원)

                  09:40                50cm         김광요 (평산가인회원)

4월 9일        06:30              50.5cm         김재영 (평산가인회원)

4월 12일       14:00                44cm         정필중 (평산가인회원)

                  14:15                44cm         정필중 (평산가인회원)

 

 

 

 

학파2호지 조행기(1)

 

 

4짜 대란 우리가 촉발시켰다

 

 

김영호 광주 운남낚시 회원

 

 

오랜만에 회사에서 특별휴가를 받아 출조계획을 세워본다.

늘 그렇듯 출조 장소 선택은 행복한 고민이자 쉽지 않은 결정이다. 옛 기억을 더듬어 영암 학파2호지로 결정했다.

마릿수는 없지만 걸면 4짜 중후반의 대물붕어가 낚이는 곳이다. 하지만 아직 날씨가 추워 큰 기대 없이 찾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다복회 서현석 회장님이 동행했다.

4월 4일 점심을 먹고 운남낚시를 나섰다. 낚시터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날씨가 따뜻했으며 잔잔한 수면을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우측 상류에 있는 마을 앞에 주차하고 논 사이를 가로질러 비석(제각)이 있는 상류 중앙에 도착했다.

제각을 중심으로 좌우측 연안을 따라 갈대와 부들이 발달해 있었는데, 우측은 수초가 너무 밀집되어 있어 왼쪽 갈대 초입에 앉기로 했다. 수심은 70~80cm로 얕아 보였지만 물색은 아주 좋은 편이었다.

서 회장님은 나의 오른쪽에 앉아 뗏장 너머로 2.5칸~3.3칸 다섯 대를 펼쳤고, 나는 3칸 대부터 4.5칸 대까지 8대를 펼쳐 수초 사이사이에 찌를 세웠다. 이날 오후낚시는 꽝. 대형 블루길 5마리와 배스 2마리만 낚고 날이 저물었다.

 

 

아침 6시 반의 첫 신호탄

 

 

밤이 되자 바람이 터지며 텐트가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결국 12시까지 버티다 포기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새벽 5시경 눈을 떴다. 날이 밝자 바람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찌 움직임이 포착됐다. 뗏장 너머에 세워둔 3.7칸 대에서 이곳에서 보기 드문 7치 붕어가 낚였다.

5분 뒤 이번에는 바로 옆에 있던 3.7칸 대의 찌가 솟구쳤다.

강하게 챔질! 뗏장은 피했으나 놈은 부들 속을 파고들었다. 강제집행으로 어렵사리 끌어내놓고 보니 4짜 붕어였다.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꺼내 물고 불을 붙였다. 계측자에 올려보니 42cm. 올해 낚은 첫 4짜 붕어다.

즉시 스마트폰으로 계측사진을 찍어 아는 형님에게 전송했다.

그러나 그것은 신호탄에 불과했다. 7시경 4.1칸 대에 또 신호가 온다.

한 마디 올리는가 싶더니 끌고 달아나는 녀석을 본능적으로 챘다. 차고 나가는 것으로 봐서 가물치라 생각했는데 이번엔 45cm붕어! 8시 40분경에는 조용히 앉아 있던 서현석 회장에게도 입질이 와서 41, 37cm를 연거푸 걸어낸다.

9시가 넘어서자 바람이 다시 잔잔해졌다. 이번엔 부들 사이에 세워둔 4.1칸 대의 찌가 몸통이 보일 정도로 시원하게 솟았다. 아뿔싸! 붕어를 끌어내는 도중 수초를 감고 말았다.

아무리 당겨도 나오질 않아 할 수 없이 채비가 터지든 말든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나의 채비(원줄 4호, 목줄 4호, 감성돔바늘 5호)를 믿고 냅다 끌어 당겼다.

그런데 행운은 나의 편이었다. 녀석이 부들을 뒤집어쓰고 빠져 나오는데, 한눈에 5짜라는 걸 느꼈다.

조심스럽게 오른손으로 원줄을 잡고 수건을 든 왼손으로 붕어를 감쌌다. 엄청난 무게에 또 한 번 놀라며 이날 최대어인 48.5cm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너무 기쁜 마음에 한동안 낚시도 못하고 살림망만 쳐다보았다.

대물낚시를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 꽤 오랫동안 낚시를 해왔지만 이런 조황을 만나기는 처음이라 정말 신기하고 또 신기했다.

오후에 낚시춘추 김중석 객원기자님이 달려와서 우리가 낚은 48.5, 45, 42, 41, 33, 32cm, 5마리를 펼쳐놓고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렀다.

글을 쓰는 지금도 흥분이 가시지 않았다.

 

광주의 운남낚시 서현석(왼쪽), 김영호(오른쪽) 회원이 4월5일 오전에 배출된 4짜 붕어를 펼쳐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조황문의 광주 운남낚시 062-955-8008

 

 

 

 

 

학파 2호지 조행기(2)

 

둘이서 50.5, 50, 49.5, 48.5, 45.5cm!

 

 

김광요 광주 평산가인 회원

 

 

4월 5일 구정리수로에서 낚시를 하다가 학파2호지 소식을 듣고 얼른 옮겼다.

밤 10시경 한 마리를 걸었으나 놓쳐버리고 새벽에 38, 32cm 월척을 낚았다.

그러나 이미 5짜에 육박하는 붕어를 본 터라 성에 차지 않았다.

이틀 뒤인 7일, 평산가인 회원 김재영씨와 함께 다시 학파2호지를 찾았다. 초속 10m 이상의 북동풍이 낚시를 힘들게 했지만 여명이 밝아 올 무렵 야산 쪽에 자리 잡았던 김재영씨가 5짜에 육박하는 49.5cm 붕어를 낚았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아침 7시, 어제와는 반대로 제방에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남동풍이었다. 물색은 빠르게 흐려지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3.2칸 대에서 신호가 왔다. 챔질과 동시에 낚싯대는 활처럼 휘어졌고, 괴물 같은 붕어가 몸부림을 치며 빼곡한 수초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45.5cm 붕어. 김재영씨에게 소식을 전하니 본인이 낚은 것처럼 기뻐해주었다.

그 뒤 입질이 없다가 9시경 부들 언저리에 올려놓은 3.8칸 대의 찌가 두 마디 정도 올리는가 싶더니 이내 옆으로 쨌다. 조금 전보다 훨씬 강한 저항이 손끝으로 전해져왔다. 계측자에 올리니 48.5cm. 나의 기록을 경신하는 순간이었다.

붕어를 살림망에 조심스럽게 담고 고개를 드는 순간 이번에는 3.4칸대 찌가 또 솟았다.

강제집행으로 부들 위에 올라온 녀석은 엄청난 덩치를 자랑했다. 붕어를 계측자에 올리니 정확하게 50cm를 가리켰다. 주체하지 못할 감격에 심장이 멈추질 않았다.

잠시 후 고개를 드는데 3.2칸 대의 찌가 보이질 않았다. 다급히 챔질했다. 바쁘다 바빠! 그런데 허전함이 느껴졌다. 4짜, 5짜 붕어로만 손맛을 보니 34cm 붕어였는데 마치 6치급이 달려 나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느덧 시계를 보니 10시가 넘어섰다.

세 시간 동안 나 혼자 낚은 붕어가 50, 48.5, 45.5, 34cm. 마음을 정리하고 5짜 소식을 지인들에게 알리니 여기저기서 축하전화가 쇄도했다. 잠시 후 바람이 다시 북서풍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활발하던 입질이 거짓말처럼 뚝 끊어졌다.

점심식사를 하고 밤이 될 때까지 낚시를 더 했지만 이렇다 할 입질은 없었다. 밤이 되자 다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다음날 새벽 5시, 바람은 아침이 되어도 잦아들지 않았다.

포인트에 먼저 들어가 있던 김재영씨가 6시 30분경 전화를 걸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5짜 붕어를 낚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자그마치 50.5cm! ‘헐,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오짜 붕어가….’

그 후 바람(북동풍)은 멈추지 않고 계속 불어왔고 점점 물색은 다시 맑아지기 시작해 낚싯대를 접고 철수했다.

 

50cm 대형 붕어를 자랑하는 광주의 평산가인 회원인 김광요씨, 김씨는 8일 오전에 5짜 외에도 48.5, 45.5cm를 낚았다.

 

------ 영암 학파2지 5짜 대란 2부에서는 눈이 뒤집힐 정도의 덩어리급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영암호 문수포수로 쾌조의 스타트 (낚시춘추 3월호)

 

2,3번 다리 사이 땟장밭이 월척 검문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영암호의 문수포수로가 2월 초부터 월척을 쏟아내면서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다.

2번 다리와 3번 다리 사이의 폭 좁은 땟장수초지대에서 앉은 평산가인 홍양양 회원은 혼자서 월척을 8마리나 낚았는데 수초대에서 40~50cm 떨어진 맨바닥에서만 입질을 받았다.

 

 1월이 지날 즈음 여기저기 호황소식이 들려왔다. 그중에서도 가장 조황이 좋았던 곳은 영암호의 해남 지역 수로였다.

광주의 정필중 회원 일행 3명이 지난 1월31일 석계수로에서 불과 3시간 동안 월척 3마리 외 10여 마리의 마릿수 조황을 누렸다고 사진과 함께 알려 왔다.

출조지 고민을 끝내고 회원들에게 이번 주말에는 석계수로로 모이라고 연락을 해놨는데 2월1일 오전까지 해남지방에 강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60mm 가량의 비가 내렸다.

여름 장맛비를 연상케 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석계수로 출조의 꿈은 점점 멀어져갔다.

석계수로를 비롯하여 주변 여러 수로들이 비가 내리면 진흙탕 길로 변해서 4륜구동 차량도 진입이 어렵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석계수로는 포기, 문수포수로로 급선회

출조 당일인 2월2일 새벽 5시에 무작정 집을 나섰다.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기온은 영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해남권과 영암권 수로를 둘러보고 장소를 정하기로 하고 무안의 박경희 회원과 영암방조제 준공기념탑에서 만나기로 했다.

예상대로 많은 수로들이 차량 진입이 어려웠고 그래서 선택한 곳이 영암호의 문수포수로였다.

 전남 영암군 미암면 망산리에 있는 문수포수로는 영암호 본류와 연결된 수로가 있고 상류 다리를 중심으로 도로와 나란이 있는 가지수로가 있다.

가지수로는 문수포수로를 중심으로 1번부터 5번까지 작은 다리가 놓여 있는데 수초가 잘 형성되어 봄과 늦가을에 자주 찾곤 한다.

 오전 11시에 도착해서 보니 강한 바람은 불었지만 물색이 너무 좋았다.

2번 다리를 중심으로 포인트를 잡고 있을 사이 다른 회원들도 속속 들어와 대를 펴기 시작했는데 박경희 회원이 먼저 스타트를 끓었다. 대를 모두 펴기도 전에 낚아낸 붕어가 두 마리. 모두 9치급 붕어였다. 필자도 서둘러 다리 밑 삭아 있는 땟장수초 지역에 대를 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수심은 대체적으로 고르게 60~70cm 정도였다. 낮에느 블루길 입질이 엄청 많았다.

박경희 회원은 순식간에 지렁이 한 통을 모두 소진할 정도로 블루길만 덤비고 붕어는 아예 입질이 끓어졌다고 투덜거렸다. 낚이는 블루길마다 15cm 전후의 크기였다.

 2번 다리와 3번 다리의 중간 지점에 앉은 홍행양 회원도 두 마리의 붕어를 만났을 때 해가 서산에 기울였다.

저녁을 먹으면서 조황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눴는데 회원 모두 문수포수로로 출조 경험이 있던 터라 “문수포수로는 대체적으로 밤낚시가 잘 되는 수로여서 저녁 타임을 기대해도 좋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포인트에 앉았을 때 낮에 그렇게 강하게 불던 바람도 다소 잦아든 듯했다.

초저녁이라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바깥 공기는 차가웠다.

밤낚시에 몰입한지 30분이 흘렀을까? 전화벨이 울려서 보니 홍행양 회원이었다.

 “오늘 어쩌면 대박이 터지겠는데요?”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저녁 먹고 네 마리째 걷어 올렸는데 그중에 월척이 두 마리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찌가 올라온다고 다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홍행양 회원이 소나기성 입질을 받고 있을 때 다른 회원들은 드문드문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문수포 다리를 중심으로 비행장 쪽에 앉은 회원들은 아예 입질 자체가 없었다.

밤 10시경 홍행양 회원이 또 월척을 꺼냈다고 전화가 왔다. 벌써 네 마리째 월척이라고 했는데 씨알은 모두 턱걸이급이라 했다.

 

 

수초에서 40~50cm 떨어뜨려 찌를 세워야 입질

필자의 자리에서는 전혀 입질이 없었다. 아무래도 포인트의 기복이 심한 듯했다.

카메라를 들고 홍행양 회원의 포인트로 가는 도중에 다리 쪽에 앉은 박경희 회원의 포인트가 랜턴 불빛으로 요란했다. 다가가보니 32cm 월척을 낚아내고 있었다.

 홍행양 회원의 포인트를 보니 붕어 검문소에 앉은 듯한 멋진 분위기였다.

수로 폭이 넓지 않은 포인트로서 양쪽 연안에는 삭이든 땟장수초가 있고 가운데엔 통로를 연상케 할 정도로 폭이 좁은 공간이 있었다. 홍행양 회원은 그 빈 공간에 찌를 세웠고, 그 공간을 통해 회유하는 붕어가 꿈틀대는 지렁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입질을 하는 것 같았다.

그는 “수초에 바짝 붙인 찌는 입질이 없고, 수초에서 40~50cm 떨어져 맨바닥에 찌를 세워야 입질한다”고 말했다.

 산란이 임박한 가운데 붕어들이수초대를 파고들 것을 예상하여 수초 가장자리에 찌를 붙인 회원들은 입질다운 입질을 받지 못했고, 대부분 맹탕지역이나 다름없는 수초 없는 곳에서 입질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침시간 조황을 살피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회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봤다.

박형구 회원과 이성균 회원은 밤새 입질 한번 받지 못하고 블루길 입질도 없이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했다.

 그러는 와중에도 홍행양 회원의 낚싯대가 활처럼 휘었다.

모두가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데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하던 이성균 회원이 참지 못하고 낚싯대 두 대를 들고가 홍행양 회원의 맞은편 언저리에 찌를 세웠다.

그리고는 포인트를 옮기자마자 연타로 9치급 두 마리를 낚아냈다. 옆에 있던 박형구 회원도 덩달아 포인트를 옮기더니 한 마리를 낚아냈는데 씨알이 9치급이었다.

 

 

블루길 두세 마리 낚이면 붕어가 올라와

아침시간인데도 구름이 많아 햇살이 보이지 않았다.

따뜻한 햇볕이 들어오면 입질이 더 살아나지 않을까 했는데 박경희 회원은 “햇살이 좋으면 블루길 때문에 붕어 입질 받기 힘들다”고 한다. 공통적으로 블루길 두세 마리가 먼저 낚이면 그 다음에 붕어의 입질이 들어 왔다.

 홍행양 회원의 파이팅을 찍기 위해 포인트 건너편에서 카메라를 들고 기다렸다.

잠시 서있는 듯 보였는데 찌놀림이 이어졌다. 역시 수초대에서 떨어져 찌를 세웠던 낚싯대였다.

찌올림이 얼마나 좋은지 찌목까지 드러날 정도였다. 이를 놓치지 않고 챔질했던 홍행양 회원이 잠시 사진 촬영하라고 원줄을 느슨하게 해주는 순간 붕어는 수초대로 필사적으로 파고들었다.

어쩔 수 없이 줄을 잡고 끌어내야 했다. 언뜻 봐도 월척이었다.

 비교적 가볍게 맞춘 해결사채비를 사용한 그는 바닥이 지져분할 것을 염려해 위 봉돌과 아래 스위벨의 단차를 15cm 가량 주었다고 했다. 홍행양 회원 혼자서만 낚아낸 붕어가 15마리였다. 살림망엔 월척이 8마리.

나머지도 월척에 육박할 정도의 8~9치가 많았고 발갱이급 잉어까지 들어 있었다.

 이번 출조에선 10마리 월척이 낚였고 사진에 담지 못한 붕어까지 합치면 상당한 마릿수 조황을 누렸다.

다만, 무겁게 찌맞춤한 회원들과 수초대에 바짝 붙인 회원들은 대부분 빈 살림망이었다.

날씨가 풀리고 수온대가 올라가면 그만큼 붕어의 활성도는 좋아질 것이다. 2월 말경 다시 한 번 찾기로 하고 대를 접었는데 대를 접고 있는 와중에도 홍행양 회원의 포인트에선 붕어의 입질이 계속되었다.

 

 

문수포수로 낚시요령

 2월 초 현재 산란을 위한 붕어들이 지류에 들어와 있다.

구정 전후의 강추위만 물러가고 나면 본격 물낚시 시즌이 시작될 것 같다.

새우보다는 지렁이에 입질이 빠른데 낮과 밤의 조황 차이는 크지 않다. 주로 아침과 해질 무렵에 입질이 집중된다.

 밤 입질은 아침보다는 뜸하지만 새우미끼에 씨알 굵은 붕어가 낚인다.

수온이 오르면 4짜 붕어도 낚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조행에서도 그랬듯이 포인트별 조황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닥을 샅샅이 점검해보고 가급적 깨끗한 지역에 낚시자리를 잡아야 한다.

 산란이 임박한 2월 말에는 땟장수초보다도 부들이나 갈대 언저리를 노리는 것이 좋다.

 

 

◆가는 길 →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해 목포까지 가서 다시 2번 국도를 따라 순천방향으로 행한다.

영암 대불대 앞을 지나 직진하면 매자교차로가 나온다. 이곳이서 우회전하여 1.5km를 직진하면 T자 삼거리. 이곳에서 경비행장 방향을 보고 좌회전하여 좌측 수로를 따라 1.2km를 가면 두 번째 다리가 나오고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이가 촬영구간이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영암군 삼호읍 망산리 1065-3

 

 

 영암호 문수포수로 월척 검문소의 위력

2번,3번 다리 사이의 땟장밭에 앉은 홍행양 회원이 아침 시간에 월척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영암호 문수포수로에서 회원들이 사용한 해결사채비.

 

 

문수포수로의 월척 붕어만 담긴 아이스박스.

10마리의 월척이 낚였다.

 

 

 문수포수로에서 낚인 씨알 굵은 블루길.

두 세 마리 잡으면 붕어가 올라왔다.

 

 

 점심식사 준비 중.

필자가 트렁크를 이용한 간이식탁에서 밥을 푸고 있다.

 

 

 홍행양 회원(우)과 전석민 회원이 문수포수로에서 낚인 월척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여명이 밝아오고 있는 문수포의 아침.

박경희 회원이 아침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옆에 보이는 다리가 2번 다리이다.

 

 

 이성균 회원이 문수포수로에서 낚은 33cm 붕어.

밤새 입질 한 번 없다가 딱 한 번 받은 입질이 이 녀석이었다.

 

 

 철수 직전 문수포수로에서 월척을 낚아낸 필자.

 

 

 문수포수로의 아침.

2번, 3번 다리 사이의 땟장밭에서 회원들이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문수포수로 밤낚시에서 31cm 월척을 낚아낸 홍행양 회원.

 

 

 전석민 회원이 밤 조황이 부진하자 낚싯대를 챙기고 포인트를 옮기고 있다.

 

 

 수면을 가르며 끌려오는 문수포수로 월척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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