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낙안지(신마산지)에서의 월척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 천류 필드스탭 팀장]

 

영암군에는 도포면을 중심으로 시종면과 신북면, 그리고 군서면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붕어터들이 산재해 있다.

대부분의 저수지들이 영산강이나 나주호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하는 관계로 저수지가 바닥을 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주 영암권 일대를 둘러 보면서 아직은 시즌이 이른감이 있다고 판단되었지만 입춘이 지나고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수온대가 오르면 산란을 위한 붕어들의 회유가 많아질것으로 예상되었다.

 

하룻밤 대를 드리울 저수지를 찾기 위해 다음 지도를 검색해가며 찾은 저수지가 낙안지로 낙점되였다.

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마산리에 위치한 낙안지는 다음 지도상에는 신마산제로 나와 있고, 5천평 규모의 평지형 저수지이다.

 

제방을 제외한 연안에 줄풀대가 형성이 되어 있어 대물낚시터로는 손색이 없겠다 싶어 자리를 폈다.

상류와 하류의 수심차이가 크지 않은 저수지로 바닥이 고르게 나왔다.

눈길을 제방을 넘어 아랫쪽으로 보니 저수지 규모에 비해 논 농토가 넓게 보여 행여 자주 마르지 않을까 염려는 스러웠지만 수초의 분포도가 워낙 좋아 하룻밤 묵어가기로 했다.

해질녘 저수지 아래에서 밭 작물 줄기대를 태우던 현지민을 만날수 있어 저수지의 정보를 알아 볼 수 있었는데 그의 대답은 거의 절망 수준이었다.

 

영산강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를 한다지만 이곳 낙안지까지는 흘러든 수량이 극히 적어 매년 여름이면 마르는 저수지이고 거의 바닥이 보일쯤 수 백마리의 백로가 날아들어 저수지 전체를 하얗게 뒤덮은다고 했다. 그로인해 붕어가 씨가 말랐을 것이고 요상한 외국 물고기까지 백로에게 모두 잡혀 먹었을것이라며 측은한 눈빛으로 쳐다봤다.

 

케미를 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중 어짜피 늦어버린 시간이라 버티기로 했다.

전혀 미동도 없던 찌의 움직임을 포착한 것은 밤 8시.

저수지 중앙부로 펼쳐 놓은 4칸대의 낚싯대에서 찌가 잠시 흔들거림과 동시에 중후하게 올라왔다. 바로 챔질을 시도해 끌어내는데 힘쓰는 것이 장난이 아닐 정도로 옆으로 이이저리 헤집고 다닌 녀석을 끌어내어 놓고 보니 31cm 월척이었다.

백로에게 잡혀 먹지 않을 정도로 자란 덩치라서 남아 있는듯 했다. 외래어종 유입으로  잔씨알의 붕어는 거의 없고 대부분 덩치가 큰 붕어만이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 월척을 낚아내고 보니 예측이 맞는둣 했다.

 

밤 10시. 더이상 입질도 없고 기대감마져 사라져 철수길에 올랐는데 분명한 것은 산란기철 연안 수초대를 지렁이로 노려본다면 씨알 굵은 붕어들을 만나지 않을까 싶은 출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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