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신양지

장마 끝 답사길에 월척 홍수를 만났다

가람 김중석[객원기자. (주)천류 사외이사. 명예 필드스탭]

장마가 끝나자 연일 찌는 폭염으로 출조 자체가 힘들 정도다.

그늘이 있는 시원한 계곡지를 찾아 하룻밤 힐링하고 싶었지만 많은 배수가 진행 중이라 선뜻 출조지를 선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회원들에게 이번 주는 모두 쉬자고 하고 다음 주를 기약했다.

그러고선 나는 장미 이후 고흥지역 낚시터 상황들이 궁금해 출조가 아닌 답사를 해보기로 했다.

 

신양지 마름군락 속 참붕어 떼가 이상해

723일 금요일. 퇴근과 동시에 고흥으로 출발했다.

가장 먼저 들러본 곳이 과역면의 점암지.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제방을 지나면서 낚시인들이 보여 조황을 물어보니 4시간 동안 찌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푸념이다.

다시 출발해 내봉지에 도착했다. 내봉지에는 한명의 낚시인도 없었다.

낱마리라도 붕어가 낚이면 현지 낚시인 몇 명은 있었을 텐데... 최근 조황이 극도로 좋지 못하다는 증거였다.

차를 돌려 고흥호로 향했다. 이 시기에는 인공습지가 포인트가 유력하다. 하지만 고흥호 본류에 63MW급 수상태양광발전소 패널 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인공습지로 향하는 양쪽 길목을 차단하고 공사 중이라 어쩌면 올 시즌 고흥호 낚시는 접어야 할 듯 보였다.

다시 고흥호 남쪽에 위치해 있는 신양지로 차를 몰았다. 상당히 배수가 이루어져 있는 상황.

5명 정도의 낚시인들이 마름이 비어있는 공간에 찌를 세우고 낚시 중이었다.

양해를 구하고 살림망을 들춰보니 자잘한 감잎 붕어가 몇 마리씩 들어있었다.

차를 돌리기 위해 북쪽 무넘기 부근으로 가봤다. 배수가 진행 중이었지만 고흥호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를 하고 있어 수위는 크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때 무넘기 부근 마름으로 뒤덮인 지역에서 이상한 현상이 포착되었다.

마치 바다에서 큰 고기에 쫒겨 수면 위로 뛰는 멸치 떼처럼 마름 위로 참붕어가 뛰는 것이었다.

예전 20005월로 기억하는데, 참붕어 산란철을 맞은 봉암지 말풀지대에서 띄울낚시로 200마리가 넘는 사짜 붕어가 낚인 적 있다.

그렇다면 혹시 이곳에서도 그런 상황이?

답사만 하기로 했던 계획을 바꿔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신양지에 대를 폈다.

 

월척을 살림망에 넣는 사이 4칸 대 찌가 벌러덩

고흥에는 신양지는 두 개가 있다. 금산면에 하나가 있고 여기 소개하는 곳은 도덕면에 있는 신양지다.

낚시춘추 등 여러 낚시매체에 소개돼 유명한 곳이 도덕면 소재의 신양지이다.

도덕면 신양지는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는 순수 토종터지만 조만간 배스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배스가 유입된 고흥호에서 물을 양수하기 때문이다. 물을 퍼 올릴 때 배스가 함께 유입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비근한 예로 해창만수로에서 물을 퍼 올리는 옥강지나 우산1지 역시 외래어종 천국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무넘기에서 동쪽으로 70m 걸어 들어가니 발밑에서부터 3칸에서 4칸 거리까지 빈 공간으로 남아 있고 그 넘어부터 마름이 분포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수심을 체크 해봤다. 혹시나 띄울 낚시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평지형답게 균등하게 1m가량 나왔다. 패밀리레져의 발판좌대를 설치하고 12대의 낚싯대 중 두 대는 바닥에서 30cm 가량 띄웠다. 나머지는 스위벨 채비로 바닥을 공략했다.

12대의 낚싯대를 펴는 동안 옥수수 미끼를 활용해 두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사이즈는 15cm18cm짜리 였다.

담가 놓은 새우 채집망을 들춰보니 미끼로 사용하기에도 너무 작은 새우가 많이 채집되었다. 참붕어와 밀어, 징거미도 낱마리로 채집되었다.

어두워지자 찌불이 춤췄다. 미끼는 새우였다. 새우의 씨알이 너무 작아 두 마리씩 꿰었는데도 찌가 제 자리를 잡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올라왔다.

띄울낚시에는 반응이 없어 바닥 채비로 전환한 후 밀어와 참붕어를 미끼로 꿰어봤다. 그랬더니 밀어를 미끼로 썼던 3.4칸 대의 찌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깔끔하고도 중후한 찌 올림을 보였다.

~~’ 하며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뜰채에 담겨 좌대 위로 올라온 녀석은 뜻밖에도 39cm 대형 월척이었다.

월척을 살림망에 넣고 있는 사이 오른쪽 4칸대 찌가 언제 올라왔는지 찌를 벌러덩 누워 마름 속으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얼떨결에 챔질해봤다.

이번에는 36cm 월척. 미끼는 참붕어였다.

 

참붕어, 밀어 채집되지 않아 발 동동

낚시 시작 세 시간 만에 열 댓 마리의 붕어를 낚았지만 새우에는 잔 씨알만 낚였다. 하지만 참붕어와 밀어에는 확실하게 굵은 붕어가 낚였다.

이때부터 문제는 미끼였다. 채집되는 새우라고 해봤자 너무 작은 크기라 두세 마리를 한꺼번에 바늘에 꿰어야 그나마 미끼로서의 가치가 있었다.

참붕어가 아쉬웠다. 해질녘 참붕어가 많이 채집되었어야 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참붕어가 거의 들지 않았다.

자정을 넘겨서는 시간. 징거미를 미끼로 사용했던 찌가 꿈틀거렸다. 5분여를 꿈틀거리다가 천천히 솟구치기 시작했다. 숨이 멋을 정도로 슬로모션으로 올라오는 찌가 정점을 찍는 순간 챔질에 들어갔다. 붕어 입에 턱~ 하며 걸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느낌만으로도 월척 이상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또 다시 38cm 월척이었다.

동이 틀 무렵까지 끓임 없는 입질이 이어지더니 새벽 5시부터는 폭풍 입질이 시작되었다.

낚싯대 두 대가 동시에 찌를 밀어 올리는 경우가 많아 몇 대의 낚싯대는 아예 걷어놓고 낚시를 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기를 두 시간 지속하더니 입질이 뜸해졌다.

 

이틀째 밤까지 이어진 떼고기 입질

724일 토요일 아침 7. 지난밤 60여 마리의 조황사진을 회원들에게 알렸다. 그리고 장소를 알려줬다.

예정에도 없던 출조로 우리 회원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낮에는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는 신양지와 가까운, 도덕면 소재지 앞 도덕저수지에 참붕어 채집망을 담갔다. 잠시 담갔는데도 참붕어가 한 사발씩 채집되었다. 전날 밤 참붕어가 부족해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이제는 미끼 걱정 없이 낚시할 듯싶었다.

참붕어에는 확실하게 27cm에서 월척까지 씨알 좋은 녀석들이 낚였다. 새우 채집망을 걷어보니 희한하게도 이날은 잔 새우 대신 굵은 새우만 채집되었다. 어젯밤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준비된 미끼가 넉넉하니까 오늘밤에는 한껏 기대가 되었다. 이틀째 되던 날 첫 스타트는 이광희 회원이 끊었다.

이광희 회원은 장애 3급으로 거동이 불편한 회원이다. 경사진 언덕이나 제방 석축 지대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 무넘기를 우측에 두고 제방 위에 앉았다.

이광희 회원은 광주에서 새우를 사왔는데 마름 구멍에 세웠던 찌가 올라와 챔질했는데 붕어가 뜰채를 대기에는 어려운 제방 석축에 걸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고함소리를 듣고 달려간 필자가 뜰채질을 도왔고 계측 결과 37.5cm의 허리급 월척이었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보니 찌가 3개나 사라지고 없었다. 모두 참붕어 미끼를 달아둔 낚싯대였다. 자동빵 중에는 34cm 월척 1마리와 29cm2마리 걸려있었다.

한편 신양지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북쪽제방 끝자락에 앉았던 유준재 회원은 4짜 붕어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유준재 회원은 대물낚시에 쓰기에는 약간 크다고 생각되는 새우를 미끼로 썼다고 한다.

옆 자리의 함인철 회원과 김동관 회원, 그리고 김광요 회원까지 케미 불빛의 향연이 계속됐다.

그만큼 씨알 불문하고 마릿수 붕어가 낚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새벽 4. 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싶었지만 쉴 새 없는 입질에 커피 한잔도 못 마시고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자리를 지키며 찌를 응시했던 보람이 있었는지 이번에 마름에 바짝 붙인 찌가 솟기 시작했다. 미끼가 밀어였는지 참붕어였는지 헷갈렸지만 일단 챔질해봤다.

묵직한 손맛과 함께 연안으로 끌려 나온 녀석은 40.5cm4짜 붕어였다. 바늘을 제거하면서 보니 붕어 목구멍에 참붕어의 꼬리가 보였다.

역시 월척급 이상을 낚아낼 때는 새우보다 참붕어가 월등하게 우세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5시부터 7시까지 폭발적인 입질 폭풍이 있었다. 적게는 12cm에서부터 월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씨알의 붕어가 낚였다.

 

바닥에 앙금 많아 찌맞춤은 가벼운 게 유리

해가 떠오르자 폭염이 시작돼 서둘러 철수 준비를 했다. 함께한 회원들 모두 월척을 낚아냈으며 마릿수 붕어 조황도 누렸다.

필자 혼자서 낚아낸 붕어가 약 100마리가 훨씬 넘었고 무게로는 25kg 가량이었다. 그 중에는 4짜 붕어 외에 월척이 11마리나 됐다.

 

신양지에서 4짜 붕어를 포함하여 월척 대박, 그리고 마릿수 조황을 누렸던 필자의 노하우를 밝히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마름수초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름 가장자리에 채비를 최대한 바짝 붙인다.

투척 요령으로는 낚싯대를 0.2~.04칸 더 긴 낚싯대를 사용한다. 앞치기 캐스팅을 할 때 봉돌이 마름 끝에 닿았다 싶으면 순간적으로 낚싯대를 앞으로 쭉~ 밀어 찌가 마름 위에 뉘이도록 하고, 다시 낚싯대를 살짝 뒤로 끌어 찌가 무게중심을 잃고 서면서 입수되어 봉돌과 찌가 직수가 되도록 했다.

 

둘째, 필자는 보편적으로 찌톱 끝이 수면과 일치되게 찌맞춤을 한 스위벨 채비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감할 수 있는 스냅오링을 하나를 제거해 두 마디가 노출되게 찌맞춤을 했다.

평소에는 보편적으로 스위벨이 바닥에 닿지만 이번에는 스위벨을 띄워 바늘만 바닥에 살짝 닿게 했다.

신양지는 바닥에 앙금이 많은 뻘 토질이라 미끼 함몰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만큼 붕어의 흡입 이물감이 적었다.

 

셋째, 미끼 활용도에서 식물성 미끼(떡밥)는 배제하고 철저하게 생미끼만 고집했다.

지금껏 신양지는 옥수수나 글루텐에는 입질이 빠르지만 10cm 이하의 붕어가 많이 덤빈다.

현장에 자생하는 새우, 참붕어, 그리고 밀어를 활용하면 씨알 선별력이 확실하게 있다.

 

가는 길 남해안 고속도로 고흥 I.C를 나와 15번 국도와 27번 국도를 이용해 녹동항 방면으로 41km를 가면 도덕교차로이다. 우측 도덕면사무소 방향으로 내려 우회전한다. 바로 고흥만 방조제와 도덕면사무소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1km 들어가면 학동삼거리이다. 오른쪽 마을길로 진입하여 지방도로를 따라 2.1km 들어가면 오른쪽에 보이는 곳이 신양지이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도덕면 신양리 2482

 

필자가 신양지에서 2박 낚시로 혼자서 올린 조과.

4짜 2마리에 월척만 11마리로 무게는 25kg에 달했다.

낚은 붕어는 촬영 후 곧바로 방류했다.

 

 

신양지 북쪽 제방에서 붕어를 노리는 화보팀.

 

 

수심 깊은 북쪽 제방 끝자락에 앉았던 유준재 회원은 4짜 붕어를 올렸다.

 

 

무넘기에서 동쪽으로 70m 지점에 자리한 필자.

마름이 끝나는 지점에 채비를 착수시켜 입질을 받아냈다.

 

 

신양지에서 채집한 새우.

첫날은 잔챙이만 들더니 둘째 날은 큰 놈들만 채집되어 의아했다.

 

 

새우와 참붕어를 채집할 때 사용한 채집망.

 

 

유준재 회원이 올린 월척 조과.

4짜 1마리와 허리급 월척 2마리를 올렸다.

 

 

초저녁에 올린 37.5cm 붕어를 자랑하는 이광희 회원.

 

 

필자의 차량에 붙여 놓은 낚시금지 악법 철폐를 촉구하는 포스터를 살펴보는 낚시인들.

 

 

필자가 촬영팀에게 선물한 군계일학의 썬앤락 모자부착형 햇빛가리개.

 

 

참붕어를 미끼로 쓴 필자의 스위벨 채비.

 

 

도덕면소재지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경성식당.

 

 

반찬이 다양하고 푸짐한 경성식당의 백반 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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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세골지

낚시 흔적 없는 청정터

답사 때마다 월척 와르르

가람 김중석[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명예 필드스탭]

지난해 여름 강진 사초호 출조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탐사 차원에서 강진군 신전면 일대 저수지들을 돌아봤다.

어관지, 대월지, 세골지 그리고 강진군과 인접해 있지만 행정구역상 해남군 북일면에 속한 장수지도 찾았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저수지는 세골지였다.

연안을 둘러보니 낚시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만큼 낚시인들의 출입이 없는 청정터였다.

수중에는 수십여 마리의 블루길이 떼를 지어 유영하는 것이 보였다.

두 시간째 블루길 몇 마리를 속아내며 붕어를 노리던 박종목 회원이 34cm의 월척을 낚아내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낮에도 월척이 낚인 것으로 봐서 붕어의 개체 수는 상당하리라 짐작되었다.

다음 주라도 서둘러 출조를 해보고 싶었지만, 블루길 성화가 너무 심해 욕심부리지 않고 출조일을 내년 봄으로 미루었다.

아무래도 봄에는 수온이 낮으니까 블루길의 활성도도 낮을 것으로 판단해시기를 조율한 것이다.

 

블루길 텃밭에서 월척 캐기

세골지는 전남 강진군 신전면 영관리 위치한 준계곡형의 저수지로 1969년에 준공되었다.

상류에는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나는 듯한 형상을 지닌 산으로 잘 알려진 주작산(해발 475m)이 병풍처럼 둘러 쳐있어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만수 면적 24천 평. 농사용 차량도 많이 다니지 않고 한적하면서도 조용한 저수지이다.

봄이 되기를 기다린 끝에 세골지를 찾은 것은 지난 43일 아침. 취재팀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광희 회원이 동행했다.

유심히 물가를 살펴보니 붕어는 이미 빠져나갔는지 수초대는 전혀 움직임이 없었고 물색 또한 너무 맑아 바닥이 보일 정도였다.

앝은 수초 가까이 찌를 세운다는 것은 무의미할 것 같아 맨바닥을 공략하기로 했다.

상류 주작산에서 새물이 흘러든 최상류 골자리에 패밀리레져의 발판 좌대를 설치하고 찌를 세웠다.

1.2m에서 2.5m에 이를 정도로 수심 기복이 심했다. 큰물이 흘러들며 바닥이 파인 흔적이 역력했다.

오전 9. 5.6칸대로 건너편 부들수초 자락 가까이에 붙여 세운 찌에 예신이 왔다. 이내 솟구치기 시작해 몸통까지 밀어 올리는 찌올림을 보고 채자 ~하며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한참을 실랑이 펼친 끝에 뜰채에 담을 수 있었다. 36cm의 허리급 월척이었다.

이후 깜빡이는 입질이 수차례 있었지만 찌는 시원스레 올리지 못해 챔질 타이밍을 좀처럼 잡기 어려웠다.

정체는 떡붕어였다. 그것도 42cm나 되는 대형급.

그제야 미세하게 보여줬던 찌놀림이 모두 떡붕어 소행임을 알 수 있었다.

오전 11시 이후 거센 샛바람이 터지면서 낚시가 어려워졌지만 살림망에는 토종붕어로 32~36cm 다섯 마리와 38, 42cm 떡붕어 두 마리가 들어있었다.

이광희 회원 역시 옥수수 미끼를 활용해 34cm 월척을 두 마리 낚아냈다.

두 번의 출조에서 마릿수 월척 붕어를 확인한 터라 이 정도면 낚시춘추 독자들에게 소개해도 되겠다싶어 이번 달 화보 촬영지로 낙점하고 2주 후 회원들과 다시 찾기로 하고 철수했다.

 

블루길 치어 미끼로 쓰자 37cm 월척

세골지 출조 2주일이 지난 424, 세골지 출조에 앞서 인터넷 다음지도의 연도별 항공사진을 분석해가면서 포인트를 살폈다.

그러던 중 저수지 축조 시 수몰된 계단식 논 흔적이 보였다. 수몰된 논에는 애기부들이 자라고 있고 갈대도 혼재해 있었다.

이곳은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아 바지 장화를 착용하고 10m 정도를 더 들어가 봤다.

바닥이 평평하고 흙이 단단해 좌대를 설치해도 될 듯했다. 허벅지 깊이에 좌대를 설치하고 수중전을 강행했다.

오후 2. 상류 부들밭에 자리한 유준재 회원의 자리가 소란스러워 고개를 돌려보니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져 있었다.

첫수로 35cm급 붕어를 낚아냈다고 알려왔다. 역시 세골지는 낮 낚시터였다. 처음 도착해 혹시나 하며 참붕어 채집망을 담가봤다.

참붕어는 채집이 되지 않고 미꾸라지와 납자루 크기의 블루길 치어가 두 마리 채집되었다.

블루길 치어를 바늘에 꿰어 바닥이 가장 깨끗했던 6칸대를 이용해 찌를 세웠다.

그 후 30분이 흘렀을까? 찌톱을 두 마디 들었다가 놓아버리더니 이내 솟구쳤다. 삭은 뗏장수초를 뒤집어쓰고 뜰채에 담긴 녀석은 37cm의 월척붕어.

시험 삼아 블루길 치어를 사용해봤는데 참붕어 미끼와 똑같은 찌놀림을 보여줬다.

해가 질 무렵까지 회원들이 낚아낸 붕어는 아홉 마리나 됐다. 모두가 월척이었다.

밤낚시로 접어들면서부터는 박종묵 회원만 뭔가를 연신 낚아내고 있었다.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동자개밭이라며 한숨을 쉰다.

출조할 때 미리 새우를 사와 새우낚시를 고집스럽게 해보는데 동자개 밭에 앉은 것 같습니다. 벌써 스무 마리쨉니다라며 끝까지 새우로 공략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새벽 3시경, 박종묵 회원이 기여코 새우로 월척을 낚아냈다.

새벽 5. 어둠이 걷히면서 수면에는 대형 붕어의 라이징 장면이 많이 목격되었다.

그리고 이광희 회원이 연타로 두 마리의 월척을 낚아냈다. 씨알은 33cm35cm.

옥수수를 두 시간 간격으로 한 줌씩 뿌려주며 낚시를 했다고 한다. 밤에는 꿈쩍하지 않던 찌가 여명이 밝아올 즈음에 비로소 입질을 해줬다.

사진 촬영을 위해 건너편 애기부들 자리에 포인트 한 유준재 회원의 자리로 가봤다.

편광안경을 착용하고 포인트를 살펴보니 수십 마리의 굵은 떡붕어가 중층에 떠 놀고 있었다. 세골지의 떡붕어 자원을 가늠할 수 있었다.

유준재 회원은 조과도 돋보였다. 월척을 여섯 마리나 낚아놓고 있었다. 처음에는 글루텐으로 공략을 했지만 미꾸라지와 황소개구리 올챙이의 성화 탓에 옥수수 미끼로 바꿨다고 한다.

오전 9. 샛바람(동풍)이 터지면서 물색이 맑아져 철수를 서둘렀다. 밤새 회원들과 함께 낚은 붕어가 월척으로만 14마리였다. 평균 32~37cm이었다. 아쉽게도 4짜는 낚아내지 못했지만 블루길 성화가 덜한 계절에 찾아봤는데 주효한 듯했다.

 

배수기 세골지 공략법

5월 중순에 접어들면 어디나 농사철이 시작돼 배수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세골지는 좌안 중류에서 상류에 이르는 구간의 수심이 2.5~3m로 깊어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때는 연안을 따라 산발적으로 나있는 마름밭이 포인트가 된다.

미끼는 여름으로 갈수록 옥수수가 강세를 보이며 블루길과 동자개 성화는 심해져 생미끼 사용은 어렵게 된다.

주요 입질 시간대는 오후 5시부터 밤 8시 사이. 가장 왕성한 입질 시간대는 새벽 5시부터 두 시간 남짓이다.

 

가는 길 남해안 고속도로 강진 무의사 I.C를 나와 2번 국도를 이용해 순천 방향으로 9km를 가면 평동교차로이다. 우회전하여 진도·해남 방면 18번 국도로 8.2km 진행하면 계라교차로이며, 좌회전하여 55번 지방도를 따라 11km를 가면 좌측에 세골지 제방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강진군 신전면 영관리 31

 

강진 지역의 새로운 대물터로 확인된 세골지 좌안 전경.

세골지는 낚시인들의 발길이 적은 청정터로 월척 자원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화보팀으로 활동 중인 이광희 회원이 아침에 연타로 올린 33, 35cm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 가을쯤에나 공개하면안됩니까?"라며 공개를 말렸던

회원들이 취재일에 올린 월척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전체 조과의 일부다.

좌측부터 유준재, 김윤건, 박종묵 회원.

 

 

 

최상류 물골지대의 애기부들밭을 공략했던 유준재 회원이 철수가 임박한

오전 10시경 월척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필자가 사용 중인 패밀리레져의 슬립 발판.

가볍고 튼튼해 어떤 험지 포인트에서도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세골지에서 쓰레기를 수거한 화보팀.

낚시인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선 농사용 비닐과 빈 농약통이 대부분이었다.

 

 

옥수수를 먹고 나온 세골지 월척붕어.

봄에는 글루텐 계열 떡밥이 잘 먹히지만 5월 이후 수온이 완전히 오르면

딱딱한 옥수수를 사용해야 블루길을 극복할 수 있다.

 

 

세골지 상류에서 바라 본 주작산 전경.

병풍처럼 둘러 있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세골지 곳곳을 돌며 쓰레기를 수거해 온 양재철 회원.

 

 

언덕 위에서 바라 본 세골지 최상류 포인트.

진입이 수월하면서 수초 형성이 잘 되어 있어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탐낼 포인트이다.

 

 

수온이 비교적 낮은 봄에는 글루텐 계열 떡밥이 잘 먹혔다.

필자가 단품으로 사용해 월척을 올린 경원F&B의 신제품 오징어글루텐 떡밥.

 

 

세골지에는 블루길이 엄청나게 많다.

여름철 낚시의 최고의 복병으로 블루길을 극복해야만 붕어를 만날 수 있다.

 

 

화보 촬영 당시 올린 월척의 일부만 놓고 촬영 했다.

세골지에서는 32~37cm 크기의 월척 붕어가 많이 낚인다.

 

 

촬영 중 월척을 올린 필자.

오직 글루텐만 사용해 마릿수 월척을 낚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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