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신양지

장마 끝 답사길에 월척 홍수를 만났다

가람 김중석[객원기자. (주)천류 사외이사. 명예 필드스탭]

장마가 끝나자 연일 찌는 폭염으로 출조 자체가 힘들 정도다.

그늘이 있는 시원한 계곡지를 찾아 하룻밤 힐링하고 싶었지만 많은 배수가 진행 중이라 선뜻 출조지를 선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회원들에게 이번 주는 모두 쉬자고 하고 다음 주를 기약했다.

그러고선 나는 장미 이후 고흥지역 낚시터 상황들이 궁금해 출조가 아닌 답사를 해보기로 했다.

 

신양지 마름군락 속 참붕어 떼가 이상해

723일 금요일. 퇴근과 동시에 고흥으로 출발했다.

가장 먼저 들러본 곳이 과역면의 점암지.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제방을 지나면서 낚시인들이 보여 조황을 물어보니 4시간 동안 찌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푸념이다.

다시 출발해 내봉지에 도착했다. 내봉지에는 한명의 낚시인도 없었다.

낱마리라도 붕어가 낚이면 현지 낚시인 몇 명은 있었을 텐데... 최근 조황이 극도로 좋지 못하다는 증거였다.

차를 돌려 고흥호로 향했다. 이 시기에는 인공습지가 포인트가 유력하다. 하지만 고흥호 본류에 63MW급 수상태양광발전소 패널 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인공습지로 향하는 양쪽 길목을 차단하고 공사 중이라 어쩌면 올 시즌 고흥호 낚시는 접어야 할 듯 보였다.

다시 고흥호 남쪽에 위치해 있는 신양지로 차를 몰았다. 상당히 배수가 이루어져 있는 상황.

5명 정도의 낚시인들이 마름이 비어있는 공간에 찌를 세우고 낚시 중이었다.

양해를 구하고 살림망을 들춰보니 자잘한 감잎 붕어가 몇 마리씩 들어있었다.

차를 돌리기 위해 북쪽 무넘기 부근으로 가봤다. 배수가 진행 중이었지만 고흥호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를 하고 있어 수위는 크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때 무넘기 부근 마름으로 뒤덮인 지역에서 이상한 현상이 포착되었다.

마치 바다에서 큰 고기에 쫒겨 수면 위로 뛰는 멸치 떼처럼 마름 위로 참붕어가 뛰는 것이었다.

예전 20005월로 기억하는데, 참붕어 산란철을 맞은 봉암지 말풀지대에서 띄울낚시로 200마리가 넘는 사짜 붕어가 낚인 적 있다.

그렇다면 혹시 이곳에서도 그런 상황이?

답사만 하기로 했던 계획을 바꿔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신양지에 대를 폈다.

 

월척을 살림망에 넣는 사이 4칸 대 찌가 벌러덩

고흥에는 신양지는 두 개가 있다. 금산면에 하나가 있고 여기 소개하는 곳은 도덕면에 있는 신양지다.

낚시춘추 등 여러 낚시매체에 소개돼 유명한 곳이 도덕면 소재의 신양지이다.

도덕면 신양지는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는 순수 토종터지만 조만간 배스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배스가 유입된 고흥호에서 물을 양수하기 때문이다. 물을 퍼 올릴 때 배스가 함께 유입되는 건 시간문제일 뿐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비근한 예로 해창만수로에서 물을 퍼 올리는 옥강지나 우산1지 역시 외래어종 천국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무넘기에서 동쪽으로 70m 걸어 들어가니 발밑에서부터 3칸에서 4칸 거리까지 빈 공간으로 남아 있고 그 넘어부터 마름이 분포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수심을 체크 해봤다. 혹시나 띄울 낚시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다.

평지형답게 균등하게 1m가량 나왔다. 패밀리레져의 발판좌대를 설치하고 12대의 낚싯대 중 두 대는 바닥에서 30cm 가량 띄웠다. 나머지는 스위벨 채비로 바닥을 공략했다.

12대의 낚싯대를 펴는 동안 옥수수 미끼를 활용해 두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사이즈는 15cm18cm짜리 였다.

담가 놓은 새우 채집망을 들춰보니 미끼로 사용하기에도 너무 작은 새우가 많이 채집되었다. 참붕어와 밀어, 징거미도 낱마리로 채집되었다.

어두워지자 찌불이 춤췄다. 미끼는 새우였다. 새우의 씨알이 너무 작아 두 마리씩 꿰었는데도 찌가 제 자리를 잡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올라왔다.

띄울낚시에는 반응이 없어 바닥 채비로 전환한 후 밀어와 참붕어를 미끼로 꿰어봤다. 그랬더니 밀어를 미끼로 썼던 3.4칸 대의 찌가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깔끔하고도 중후한 찌 올림을 보였다.

~~’ 하며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뜰채에 담겨 좌대 위로 올라온 녀석은 뜻밖에도 39cm 대형 월척이었다.

월척을 살림망에 넣고 있는 사이 오른쪽 4칸대 찌가 언제 올라왔는지 찌를 벌러덩 누워 마름 속으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얼떨결에 챔질해봤다.

이번에는 36cm 월척. 미끼는 참붕어였다.

 

참붕어, 밀어 채집되지 않아 발 동동

낚시 시작 세 시간 만에 열 댓 마리의 붕어를 낚았지만 새우에는 잔 씨알만 낚였다. 하지만 참붕어와 밀어에는 확실하게 굵은 붕어가 낚였다.

이때부터 문제는 미끼였다. 채집되는 새우라고 해봤자 너무 작은 크기라 두세 마리를 한꺼번에 바늘에 꿰어야 그나마 미끼로서의 가치가 있었다.

참붕어가 아쉬웠다. 해질녘 참붕어가 많이 채집되었어야 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참붕어가 거의 들지 않았다.

자정을 넘겨서는 시간. 징거미를 미끼로 사용했던 찌가 꿈틀거렸다. 5분여를 꿈틀거리다가 천천히 솟구치기 시작했다. 숨이 멋을 정도로 슬로모션으로 올라오는 찌가 정점을 찍는 순간 챔질에 들어갔다. 붕어 입에 턱~ 하며 걸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느낌만으로도 월척 이상임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또 다시 38cm 월척이었다.

동이 틀 무렵까지 끓임 없는 입질이 이어지더니 새벽 5시부터는 폭풍 입질이 시작되었다.

낚싯대 두 대가 동시에 찌를 밀어 올리는 경우가 많아 몇 대의 낚싯대는 아예 걷어놓고 낚시를 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기를 두 시간 지속하더니 입질이 뜸해졌다.

 

이틀째 밤까지 이어진 떼고기 입질

724일 토요일 아침 7. 지난밤 60여 마리의 조황사진을 회원들에게 알렸다. 그리고 장소를 알려줬다.

예정에도 없던 출조로 우리 회원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낮에는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는 신양지와 가까운, 도덕면 소재지 앞 도덕저수지에 참붕어 채집망을 담갔다. 잠시 담갔는데도 참붕어가 한 사발씩 채집되었다. 전날 밤 참붕어가 부족해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이제는 미끼 걱정 없이 낚시할 듯싶었다.

참붕어에는 확실하게 27cm에서 월척까지 씨알 좋은 녀석들이 낚였다. 새우 채집망을 걷어보니 희한하게도 이날은 잔 새우 대신 굵은 새우만 채집되었다. 어젯밤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준비된 미끼가 넉넉하니까 오늘밤에는 한껏 기대가 되었다. 이틀째 되던 날 첫 스타트는 이광희 회원이 끊었다.

이광희 회원은 장애 3급으로 거동이 불편한 회원이다. 경사진 언덕이나 제방 석축 지대는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 무넘기를 우측에 두고 제방 위에 앉았다.

이광희 회원은 광주에서 새우를 사왔는데 마름 구멍에 세웠던 찌가 올라와 챔질했는데 붕어가 뜰채를 대기에는 어려운 제방 석축에 걸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고함소리를 듣고 달려간 필자가 뜰채질을 도왔고 계측 결과 37.5cm의 허리급 월척이었다.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와 보니 찌가 3개나 사라지고 없었다. 모두 참붕어 미끼를 달아둔 낚싯대였다. 자동빵 중에는 34cm 월척 1마리와 29cm2마리 걸려있었다.

한편 신양지에서 수심이 가장 깊은 북쪽제방 끝자락에 앉았던 유준재 회원은 4짜 붕어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유준재 회원은 대물낚시에 쓰기에는 약간 크다고 생각되는 새우를 미끼로 썼다고 한다.

옆 자리의 함인철 회원과 김동관 회원, 그리고 김광요 회원까지 케미 불빛의 향연이 계속됐다.

그만큼 씨알 불문하고 마릿수 붕어가 낚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새벽 4. 잠시라도 눈을 붙이고 싶었지만 쉴 새 없는 입질에 커피 한잔도 못 마시고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자리를 지키며 찌를 응시했던 보람이 있었는지 이번에 마름에 바짝 붙인 찌가 솟기 시작했다. 미끼가 밀어였는지 참붕어였는지 헷갈렸지만 일단 챔질해봤다.

묵직한 손맛과 함께 연안으로 끌려 나온 녀석은 40.5cm4짜 붕어였다. 바늘을 제거하면서 보니 붕어 목구멍에 참붕어의 꼬리가 보였다.

역시 월척급 이상을 낚아낼 때는 새우보다 참붕어가 월등하게 우세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5시부터 7시까지 폭발적인 입질 폭풍이 있었다. 적게는 12cm에서부터 월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씨알의 붕어가 낚였다.

 

바닥에 앙금 많아 찌맞춤은 가벼운 게 유리

해가 떠오르자 폭염이 시작돼 서둘러 철수 준비를 했다. 함께한 회원들 모두 월척을 낚아냈으며 마릿수 붕어 조황도 누렸다.

필자 혼자서 낚아낸 붕어가 약 100마리가 훨씬 넘었고 무게로는 25kg 가량이었다. 그 중에는 4짜 붕어 외에 월척이 11마리나 됐다.

 

신양지에서 4짜 붕어를 포함하여 월척 대박, 그리고 마릿수 조황을 누렸던 필자의 노하우를 밝히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마름수초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름 가장자리에 채비를 최대한 바짝 붙인다.

투척 요령으로는 낚싯대를 0.2~.04칸 더 긴 낚싯대를 사용한다. 앞치기 캐스팅을 할 때 봉돌이 마름 끝에 닿았다 싶으면 순간적으로 낚싯대를 앞으로 쭉~ 밀어 찌가 마름 위에 뉘이도록 하고, 다시 낚싯대를 살짝 뒤로 끌어 찌가 무게중심을 잃고 서면서 입수되어 봉돌과 찌가 직수가 되도록 했다.

 

둘째, 필자는 보편적으로 찌톱 끝이 수면과 일치되게 찌맞춤을 한 스위벨 채비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가감할 수 있는 스냅오링을 하나를 제거해 두 마디가 노출되게 찌맞춤을 했다.

평소에는 보편적으로 스위벨이 바닥에 닿지만 이번에는 스위벨을 띄워 바늘만 바닥에 살짝 닿게 했다.

신양지는 바닥에 앙금이 많은 뻘 토질이라 미끼 함몰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만큼 붕어의 흡입 이물감이 적었다.

 

셋째, 미끼 활용도에서 식물성 미끼(떡밥)는 배제하고 철저하게 생미끼만 고집했다.

지금껏 신양지는 옥수수나 글루텐에는 입질이 빠르지만 10cm 이하의 붕어가 많이 덤빈다.

현장에 자생하는 새우, 참붕어, 그리고 밀어를 활용하면 씨알 선별력이 확실하게 있다.

 

가는 길 남해안 고속도로 고흥 I.C를 나와 15번 국도와 27번 국도를 이용해 녹동항 방면으로 41km를 가면 도덕교차로이다. 우측 도덕면사무소 방향으로 내려 우회전한다. 바로 고흥만 방조제와 도덕면사무소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1km 들어가면 학동삼거리이다. 오른쪽 마을길로 진입하여 지방도로를 따라 2.1km 들어가면 오른쪽에 보이는 곳이 신양지이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고흥군 도덕면 신양리 2482

 

필자가 신양지에서 2박 낚시로 혼자서 올린 조과.

4짜 2마리에 월척만 11마리로 무게는 25kg에 달했다.

낚은 붕어는 촬영 후 곧바로 방류했다.

 

 

신양지 북쪽 제방에서 붕어를 노리는 화보팀.

 

 

수심 깊은 북쪽 제방 끝자락에 앉았던 유준재 회원은 4짜 붕어를 올렸다.

 

 

무넘기에서 동쪽으로 70m 지점에 자리한 필자.

마름이 끝나는 지점에 채비를 착수시켜 입질을 받아냈다.

 

 

신양지에서 채집한 새우.

첫날은 잔챙이만 들더니 둘째 날은 큰 놈들만 채집되어 의아했다.

 

 

새우와 참붕어를 채집할 때 사용한 채집망.

 

 

유준재 회원이 올린 월척 조과.

4짜 1마리와 허리급 월척 2마리를 올렸다.

 

 

초저녁에 올린 37.5cm 붕어를 자랑하는 이광희 회원.

 

 

필자의 차량에 붙여 놓은 낚시금지 악법 철폐를 촉구하는 포스터를 살펴보는 낚시인들.

 

 

필자가 촬영팀에게 선물한 군계일학의 썬앤락 모자부착형 햇빛가리개.

 

 

참붕어를 미끼로 쓴 필자의 스위벨 채비.

 

 

도덕면소재지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경성식당.

 

 

반찬이 다양하고 푸짐한 경성식당의 백반 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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