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내대지

해빙기 대물 승부처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호남도 따뜻한 고장인 고흥에는 수많은 저수지들이 있지만 그 중에 추워질수록 돋보이는 곳을 꼽으라 하면 내대지를 꼽을 수 있다.

순천의 낚시친구 오승효씨는 내대지 마니아로 팔순의 부친을 모시고 틈나는 데로 내대지를 찾아 낚시를 즐기는데 준척급 보다는 월척 이상의 붕어를 더 많이 낚아내는 낚시인이면서 누구보다 내대지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낚시인이다.

그에게 내대지로 가보고 싶다고 하자 지금보다는 2월은 돼야 굵은 씨알의 붕어가 입질을 해 줄 건데요라며 내대지 출조를 더 늦추라고 했다.

오승효씨는 “2월 중순이 되면 대물 붕어의 입질이 수월하게 나타날 것 같다고 했다.

내대지는 필자가 몇 해 전 봄에 화보촬영을 했던 곳이고 호남권 유망터로 몇 번 소개를 했던 곳이다. 제방에서 상류를 봤을 때 왼쪽으로 두 개의 홈통이 있는데 그곳이 명당이다. 지금껏 오리농장 포인트라고 일컫는 2번 홈통에서만 낚시를 해봤는데 이번에는 1번 홈통에서 낚시하기로 하고 함께 할 팀을 소집했다.

 

1번 홈통이 아닌 2번 홈통이었구나!

1번 홈통은 겨울철이지만 물색이 뿌옇게 탁도를 유지 하고 있었다. 내대지는 여름에 상류쪽 약간의 마름수초가 자라지만 거의 맹탕 저수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수심도 2~3m로 깊다.

북서풍의 바람을 피해 야산 아래에 좌대를 설치했는데 바닥이 깨끗했다. 지렁이를 이용하여 탐색을 해보는데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블루길이었다.

배스도 최근에 유입되었는데 아직 잘 낚이지 않는다. 추운 날씨에도 블루길의 활성도를 보이므로 붕어도 움직이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옆 자리에 앉은 유남진씨가 먼저 붕어를 낚아냈다. 겨울철이면 씨알이 굵게 낚일 줄 알았는데7치급 붕어에 불과 했다.

어두어지기전 글루텐떡밥으로 밑밥질을 하는데 찌가 예사롭지 않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조금 전에 낚았던 블루길 입질과는 다른 찌올림에 이건 무조건 붕어일거야 하면서 챔질 했는데 몇 번 좌우로 째더니 목줄이 터져버렸다.

나일론 재질의 긴 목줄 채비였는데 목줄에 흠집이 있었는지 중간부분에서 터졌다.

지렁이를 전부 글루텐으로 교체하고 입질을 기다리는데 어두워지면서 간간이 낚여 올라오는 것은 6~7치급 붕어와 블루길뿐이었다.

광양의 여성 낚시인 이유미씨도 글루텐 떡밥으로만 집요하게 집어를 해봤지만 역시 낱마리의 붕어뿐이었다.

밤새 잔 씨알의 붕어만 낚다가 철수 했는데 철수 하면서 2번 홈통의 오리농장 앞 포인트를 들렸다. 어제 저녁 무렵 도착했다는 순천 낚시인 이민서씨가 홀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의 조과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내려가 보니 살림망이 담겨 있었고 그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살림망의 붕어가 파닥이는 것을 보고 살림망을 한번 들춰봤더니 놀랍게도 이민서씨의 살림망에는 제법 굵은 붕어들이 열 마리가량 들어 있었다. 그중에 월척이 두 마리나 있었다.

이민서씨는 하절기에는 낚시인들이 많아 소란스러워 자주 찾지는 않고 겨울에 자주 찾는데 겨울철에 씨알이 굵게 낚인다고 했다. 오늘보다 지난주에 왔을 때 조황이 더 좋았는데 그때에는 33~35cm급 월척을 세 마리나 낚았다고.

이민서씨는 두 번째 홈통의 중간 부근에 앉아 수심 1.2m의 바닥이 깨끗한 지점을 선택해 찌를 세웠다.

처음에 글루텐떡밥으로 집어를 해 놓고 옥수수로 승부를 걸었는데 모두 옥수수 미끼에 붕어가 낚여 올라 왔다고 했다.

 

내대지의 낚시요령으로는?

현재 수위가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연안에는 지난해 하절기 가뭄 때 빼곡하게 자라던 육초가 그대로 잠겨 있어 채비 넣기가 만만찮다. 가급적 최상류 지역은 피하는 것이 좋고, 겨울이라고 해서 수심이 깊은 곳보다도 1.2~1.5m의 수심대를 찾아 낚시하는 것이 좋다.

가급적 저부력의 예민한 채비를 활용하고 지렁이 보다는 글루텐과 옥수수가 더 잘 먹힌다. 바람이 터지는 한낮보다는 해 질 무렵과 아침시간에서 활발한 입질을 받아낼 수 있다.

 

가는 길남해안 고속도로 고흥I.C를 나와 고흥방향으로 600m를 가면 한천 교차로이다.

좌측 4차선 국도로 올라가지 말고 지방도로 그대로 직진해 500m를 가면 택촌삼거리이고 좌회전하여 1.3km 진행하면 좌측에 세곡마을 회관이 있고 우측 농로길을 이용해 내대지 연안을 따라 1.8km 진행하면 내대지 2번 홈통인 오리농장 앞 포인트이다.

 

네비게이션 주소전남 고흥군 동강면 오월리 232-1

 

 

내대지는 햇살이 좋은 날에는 낮낚시도 잘된다.

물색이 탁했던 2번 홈통에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

 

집어를 위해 부지런하게 미끼를 던지고 있는 김동관씨.

 

순천 낚시인 이민서씨의 조과.

마릿수 조과를 거둔 것은 물론 월척도 두 마리가 섞여 있었다.

 

광양의 이유미씨가 아침 입질을 받아내기 위해 채비를 던지고 있다.

 

강추위에 떡밥 그릇에 담아 놓은 물이 얼었다.

 

침낭을 두른 채 한가로이 누워 찌를 바라보는 필자

수정레져의 가로본능 좌대이다.

 

동행한 낚시인에게 모닝 커피를 타주고 있는 필자.

 

내대지의 겨울 명당으로 꼽히는 1번 홈통 포인트.

수심 3m 정도로 깊은 곳이다.

 

순천 낚시인 이민서씨가 2번 홈통 오리농장 앞 포인트에서 낚아낸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이유미씨가 담요를 몸에 두른 채 아침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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