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신문에 나온 기사를 발췌하였던 것인데 낚시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발췌내용>

사람은 수면 위에서 수면 아래에 있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볼 수 없는데 반해 모든 물고기는 반대로 수중에서부터 수면 위에 있는 사람들의 동작에 주목하고 있어 서로의 입장은 그야말로 정반대에 놓여있다. 따라서 물고기의 눈과 사람의 눈의 구조나 기능에는 여러 가지로 차이가 있다. 물고기의 시각은 수중에서는 굴절하는 광선 때문에 먹이나 물체가 있는 곳이 바로 보이지 않고 다른 위치에 있어 보인다. 물고기는 광선의 굴절에 적응해 시각을 맞춰가는 부단한 훈련을 통해 광선의 굴절에 관계없이 먹이를 포착할 수 있고 탁한 수중에 사는 관계로 눈의 구조는 변화되어 굴절이 일어나지 않고 직선으로 먹이를 잡아먹는다.

물고기의 눈은 몸의 왼쪽과 오른쪽에 하나씩 붙어 있고 180도에 걸쳐 볼 수 있어 정지해 있는 사물보다는 순간적으로 움직이는 사물을 포착하는데 훨씬 유리하다. 이는 물 속의 자신보다 강한 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고기는 시각에 의해 먹이를 감지하는데 물고기의 시야는 약 30m이다. 그러나 물이 탁하거나 어두운 밤이 되면 더욱 보기 힘들어진다. 그럴 경우 후각을 사용한다. 후각의 기능은 먹이를 찾는 활동과 함께 위험을 인지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깜깜한 밤에 저수지 바닥에 떨어지는 지렁이나 떡밥을 찾아와 입질을 하는 것은 후각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외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설탕 등 당분이 물고기의 후각에 빨리 전달된다고 하는데 설탕의 경우 사람의 후각 인지보다 약 500배에 달하는 인지능력을 보여준다. 낚시 바늘에 먹이를 달고 물고기가 있을 만한 장소를 골라 조용히 이를 떨어뜨린다. 그런데 잠시 기다려도 찌는 꼼짝도 안한다. 도대체 물고기 놈 뭣을 꾸물거리는가 하고 성미가 급한 낚시꾼이라면 누구나가 여기서 낚싯대를 들어올려 볼 충동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이때가 중요하다. 잠시 더 꾹 참고 눈에는 안 보이는 수중의 물고기 동태를 상상해보자.

조금 전에 던져준 먹이에서 녹아난 국물은 서서히 수중에 번져서 드디어는 바위 그늘이나 바닥 수초 속에 숨어있는 물고기에까지 도달한다. 그러면 이에 유혹된 물고기들은 차츰 활발히 행동을 개시해서 이 성분이 짙은 쪽으로 헤엄쳐 와서는 먹이를 발견하고 대뜸 이에 덤벼들게 된다. 그래서 찌는 움직이기 시작하고, 즉 다시 말하면 먹이에서부터 수중에 녹아 들어간 성분에 자극을 받고 후각기나 미각기가 흥분해서 그 짙은 쪽으로 접근, 결국은 시각에 의해 먹이를 발견하는 순서가 되는 것이다. 이 밖에 청각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이들 중에서 어느 자극이 제일 중요한가는 물고기의 종류, 무리의 범위, 주위환경조건 등에 따라 상당히 차이가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어종이라도 때로는 시각이 우선하거나 또는 후각이 선행하는 것 같아서 단적으로 정하기는 어렵다.

물고기에는 또다른 눈이 있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낚시꾼들이 모르는 제3의 눈을 하나 더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물고기들이 불빛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물고기의 눈을 인위적으로 장님으로 만들어 버려도 광선에 대해 반응한다. 바로 제3의 눈이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의 정수리에 있는 상생체가 또 하나의 눈이다. 상생체까지 파괴되면 물고기는 빛에 대한 감각을 모두 상실한다. 물 속에 있는 물고기가 물 밖의 사물을 보는 것은 수면에서 굴절하는 태양광선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광선이 굴절하는 각도와 물고기의 시야 범위 등이 결합되어 물 밖의 풍경은 실제와 틀려지는 것이다. 물고기의 머리 바로 위쪽 가까이 있는 물체는 매우 크게 보인다. 낚시꾼이 바위 주변에서 낚싯대를 흔들고 있는 모습이 물고기에게는 하늘을 온통 뒤덮은 괴상한 물체로 보일 것이다. 그래서 쉽사리 먹이를 발견하고도 입질을 하지 않는 듯하다. 낚시꾼이 낚시를 잘 하려면 물고기의 생리, 생태를 잘 알아야 하듯이 우리는 어떤 목표를달성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계획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이채성<동해수산연구소 연어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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