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 흑두수로

 

금단의 길에 자갈 깔리자
금호호의 샛별로 떴다!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매년 느끼는 것이지만 겨울이 겨울답지 않고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벌써 겨울의 끝자락에 와 있는 듯하다.

올겨울 호남에는 춥다고 느낄 수 있는 추위는 1월 마지막 주의 일주일뿐이어서 해안 간척지에 형성된 수로권으로부터 봄붕어의 소식이 전해오고 있다.
 이번 화보촬영지인 흑두수로는 고흥낚시인 김동관씨가 강력히 추천했다.

흑두수로는 전남 해남군 산이면 부동리에 위치한 금호호 최하류의 가지수로를 일컫는데 1번 수로부터 4번 수로까지 네 개의 지류가 있다. 김동관씨는 그 중 1번 수로에서 늘 대박 수준의 조황을 만났다고 했다.

흑두수로는 2010년경부터 낚시인들에게 알려졌다. 이곳의 저력을 알고 있는 소수의 낚시인들만 드나들면서 많은 월척 붕어를 뽑아냈지만 진입하는 길이 비포장길이라 조금만 비나 눈이 내려도 차량 진입이 불가능해 출조를 기피해왔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해 비포장길에 두텁게 자갈을 깔면서 차량 진입이 한결 수월해져 출입하는 낚시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흑두수로에는 금호호에서 유입된 블루길과 배스가 서식하지만 그럼에도 새우가 채집되는 특이한 곳으로 현장에서 채집된 백새우를 미끼로 월척붕어가 잘 낚이는 곳이다.

 

 

고흥낚시인 김동관씨 강력추천
 흑두 1번 수로를 찾은 1월 16일, 이번 화보촬영은 김동관씨가 활동하고 있는 B.G.F 조우회 회원들과 함께 하였다.
B.G.F 조우회(회장 박찬호)는 순천, 광양, 고흥의 대물낚시인들로 구성된 낚시회로서 8년차를 맞이하고 있고, 매월 한 차례 정기출조 행사를 열고 있다.

김동관, 유준재, 최원진씨가 전날 선발대로 들어가 밤낚시를 하였고, 나머지 회원들은 아침에 들어갔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도 않은 이른 새벽에 도착하니 김동관씨의 살림망에는 35cm 월척과 33cm 월척, 두 마리가 들어있었다. 김동관씨는 “작년보다 수위가 50cm가량 내려가 있는 상황이라 그런지 예전만 못하다”며 “낱마리지만 낚이는 씨알들이 월척을 넘어서고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포인트를 정하기 위해 랜턴을 켜고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물색은 탁해보였다.

날씨가 포근했고, 바람도 없어 겨울낚시로서는 호조건이었다. 연안에 갈대가 있는 포인트를 고르고 수심을 체크하는데 60~70cm로 생각보다 얕다.
 낮시간이라 4칸 이상의 긴 대 위주로 대 편성을 했다. 새우를 준비하지 못해 지렁이를 꿰어 찌를 세웠는데 바로 반응이 왔다. 찌가 살짝 들리는 듯싶더니 옆으로 슬슬 가는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수심이 얕은 곳에서의 전형적인 입질이었다. 챔질해보니 7치급 붕어였다. 낚이면 월척인 수로에서 7치라니!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낚시 시작과 동시에 나타난 빠른 입질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 사이 B.G.F 조우회 회원이 한두 명씩 들어와 대를 펴고 있었다. 그런데 바람이 일기 시작하더니 물색이 맑아지고 있었다.

얕은 수심의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아지면서 입질이 끊기자 김동관씨와 최원진씨는 포인트를 다시 다듬기 시작했다.

바지장화를 입고 수초제거기를 들고 들어간 김동관씨는 긴 대를 펼 요량으로 삭아서 쓰러진 부들을 걷어내면서 “붕어가 이미 일자리를 찾아 수초대에 죄다 들어와 있다가 빠져 나가는 것이 보인다” 고 했다.

또, 신생 간척수로답게 바닥이 단단하다고 했다.

 

 

2월 중순 이후 산란붕어들 대거 입질 예상
 전문 요리사 뺨치는 솜씨의 김동관씨가 손수 차려준 저녁을 먹고 나서 밤낚시를 시작했다. 어두워지면서 간간이 붕어가 낚이는 모습들이 보였다. “어제 밤보다 수온이 더 떨어졌는지 새우가 채집되지 않는다”고 김동관씨가 말했다.
 밤 10시경 김동관씨가 낮에 파놓은 부들수초 언저리에서 옆으로 끌고 가는 입질에 34cm 월척을 낚았다.

옆자리의 유준재씨도 연속해서 붕어를 낚아내는 것이 보였지만 8치급 전후일 뿐 월척 이상의 붕어는 낚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여명이 밝아올 즈음 하늘에는 먹구름이 많았다. 기상청 일기예보에는 오전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 했다. 각 포인트마다 둘러보는데 최원진씨 살림망에 가장 많은 붕어가 들어 있었다.
월척 한 마리에 준척급 붕어가 마릿수로 들어 있었고, 40cm가 넘는 망둥어도 들어 있었다. 흑두 1번 수로에는 망둥어가 많았다.

최원진씨는 “지렁이 미끼를 활용해 수심이 얕지만 부들수초대를 집중적으로 노려 잦은 입질을 봤다”고 했다.
 본격 산란철을 앞두고 다녀온 흑두수로. 2월 중순 이후 산란을 위한 붕어들이 대거 연안으로 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흑두수로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할 예정이다.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서영암I.C를 나와 목포 방향으로 5.2km 가면 호동교차로이다. 좌회전하여 49번 국도를 따라 해남 방면으로 11.4km 가면 삼거리가 나오고 좌측 지방도를 이용해 6.1km 진행 후 우회전하여 부동, 흑두, 신흥마을 표석을 보고 좌회전하여 4.5km 가면 신흥마을회관이 나온다. 좌측 농로로 접어들어 다시 좌회전 후 220m 가면 오른쪽에 컨네이너 건물이 나오고 우회전하여 590m 내려가면 흑두 1번 수로에 닿는다.

 

내비 주소

전남 해남군 산이면 부동리 산 89-2

 

 

흑두 1번수로 전경.

과거에는 질퍽한 진흙탕 길로 진입했으나 현재는 자갈을 깔아놓아 한결 진입이 수월해졌다.

 

 

흑두 1번수로에서의 조과.

중치급부터 월척까지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낚시를 마치고 주변 쓰레기를 청소한 평산가인 회원들. 왼쪽부터 김동관, 최원진, 유재준씨다.

흑두 1번수로는 아직 소문이 덜 나 주변 환경이 깨끗했다.

 

 

아침에 물색이 맑아져 입질이 뜸하자 6칸 장대를 펼쳤던 김동관씨가 챔질을 준비하고 있다.

 

 

최원진씨가 올린 40cm급 망둥어.

붕어의 산란기가 끝나고 수온이 오르면 망둥어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필자가 밤 시간에 올린 9치급 준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장대를 사용했던 김동관씨가 월척을 낚아내는 장면.

긴 대를 쓸수록 붕어 씨알도 굵게 낚였다.

 

 

물속에 담가 놓은 새우망.

흑두 1번수로에는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는데도 새우가 채집된다.

 

 

김동관씨가 올린 35cm 월척. 알을 가득 품고 있었다.

 

 

흑두 1번수로에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

 

필자가 흑두 1번수로에서 사용한 채비.

긴 목줄 채비에 현장에서 채집한 새우를 미끼로 썼다.

 

 

 필자가 흑두 1번수로에서 사용한 채비. 긴 목줄 채비에 현장에서 채집한 새우를 미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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