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닉 붕어낚시

겨울철 미끼 운용법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연중 붕어낚시가 가장 까다로운 계절이 겨울이지만 한파 속에서도 조건만 맞으면 굵은 붕어들을 마릿수로 낚아낼 수 있는 것이 겨울철 붕어낚시의 매력이다.

붕어는 겨울철에도 분명 먹이활동을 하지만 저수온으로 인하여 활성도가 떨어져 입질이 시원스럽지 못하다는 것은 낚시인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하절기에 사용하던 채비에 약간 변화를 주고, 미끼도 그날 출조지의 상황에 맞게 사용하여 붕어의 식욕을 자극해야 한다.

  특히 신경 써야 할 것이 미끼 운용이다. 붕어의 먹성이 약하기 때문에 미끼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시기가 겨울이다. 하절기에 생미끼가 잘 먹히던 낚시터에서 겨울에는 글루텐과 옥수수가 더 나은가 하면, 블루길과 배스 때문에 생미끼 자체를 사용할 엄두를 못 내던 곳에서 블루길이 찬 수온에 움츠러들면 지렁이 미끼가 효과를 보이는 곳이 무진장 많다.

 

낚시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각종 미끼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조과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붕어의 먹성이 약할 때 지렁이는 한 마리만 꿰는 게 좋다.


지렁이

겨울에는 한 마리 꿰기를

  겨울철 최고의 미끼로 추앙받는 것이 지렁이다.

특히 외래어종이 유입되어 지렁이 사용이 힘들던 낚시터도 겨울이 되면 외래어종들의 활동이 크게 줄면서 지렁이가 최고의 미끼가 되는 경우가 많다.

  지렁이 미끼를 사용할 때는 여러 마리 꿰기가 붕어의 눈에 시각적으로 잘 보여 유리할 것 같지만 동절기에는 그렇지 않다. 대여섯 마리의 지렁이를 여러 마리 꿰기로 바늘에 달면 차가운 수온에 지렁이들이 움츠러들면서 공 모양의 환()으로 서로 엉켜서 움직임이 없이 그대로 있기 때문에 붕어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 튼실한 지렁이 한 마리를 바늘에 허리꿰기를 해주면 지렁이는 바늘에서 빠져나가려고 할 때 붕어의 시각을 자극해 입질을 유도할 수 있다. 한 마리 꿰기를 할 때는 하절기에 사용하던 감성돔 2호 바늘에서 1호 바늘로 한 단계 낮춰 사용한다.

  최근 나주 송림지 화보촬영 때 밤낚시에 세 번의 입질을 받아 두 마리의 월척을 낚을 수 있었는데 지렁이 한 마리 허리꿰기를 해서 낚아냈다. 송림지는 블루길 개체수가 많아 하절기에는 옥수수와 글루텐 미끼가 잘 먹혔으나 겨울에는 지렁이가 주효했다.

 


출조 당일 낚시터 현장 상황과 붕어의 활성도를 보고 글루텐을 결정한다.

필자가 가장 선호하는마르큐사의 페레글루와 옥수수 글루텐.

단품으로 사용하지만 일반 자연지에서는 페레글루와 옥수수 글루를 1:1로 배합하여 사용한다.



필자가 즐겨 사용하는 저부력 긴목줄 채비.

사진의 글루텐은 하절기에 사용하는 크기이지만,

동절기에는 절반으로 줄여서 작게 사용한다.


글루텐떡밥을 메주콩보다 작은 크기로 단다.



글루텐떡밥

메주콩 절반 크기로 작게

  식물성 계열인 글루텐떡밥은 하절기 미끼로 통용되고 있으나 한겨울에도 잘 먹힌다. 살치, 누치, 피라미가 있는 곳에서는 어분성분이 함유된 떡밥은 피하고 순수 글루텐 단품만을 사용한다. 그 외 잡어가 많지 않은 곳에서는 글루텐과 어분을 섞어서 사용하는데 비릿한 어분 향에 집어가 되고, 구수한 글루텐 향에 붕어가 유혹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옥수수와 글루텐 두 미끼가 먹히는 곳이라면 글루텐만을 사용한다. 옥수수 한두 알갱이를 끼워 놓고 무작정 기다리는 것보다는 글루텐떡밥을 자주 갈아주면서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 추위도 이겨낼 겸 잦은 투척을 하는데 집어효과를 노리기 위함도 있다. 바늘에 다는 글루텐 환()은 가급적 불린 메주콩의 절반 정도로 작게 달아 붕어가 이물감을 느끼지 않고 한 입에 흡입 할 수 있도록 해준다.

  3년 전 고흥 내봉지에서 겪었던 사례를 이야기 하자면, 내봉지는 토종터로서 하절기에 지렁이와 새우, 참붕어가 잘 먹히는 곳이지만 겨울에는 유독 글루텐만 잘 먹히는 곳이다. 동쪽 제방 홈통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글루텐 낚시를 즐기는데 깔짝거리는 입질만 수없이 있을 뿐이지 시원한 입질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바늘은 작은 것으로 바꾸고 글루텐의 크기를 아주 작게 사용했더니 찌를 몸통까지 올리는 입질을 받아 세 마리의 월척을 낚을 수 있었다.

  또, 흐르는 강이나 바람이 많아 파도가 일렁일 정도의 낚시터라면 글루텐 보쌈도 좋은 방법이다. 잦은 투척이 어렵기 때문에 바늘에 옥수수 알갱이 한 알을 바늘에 꿰고 글루텐으로 감싸듯 보쌈으로 해주면 빠른 입질을 유도할 수 있고 글루텐이 바늘에서 이탈되어도 옥수수는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오래 기다리는 낚시에도 적합하다.




죽은 새우와 살아있는 새우.

계절에 상관없이 죽은 새우에 입질이 빠르다.


겨울철에는 좀 처럼 새우가 죽지 않으므로 커피 끓이는 주전자에 물을 40~50°C 정도 끓여서

부어주면 온도에 민감한 새우가 금새 하앟게 변하면서 죽는다.

이때 물이 너무 뜨거우면 새우가 빨갛게 색상이 변해버린다.


새우를 담은 그릇에 미지근한 물을 부어

하얗게 변한 상태로 사용하면 입질이 빠르다.


새우

온수에 새우 담가 반보일링 상태로 사용

  겨울철 새우낚시는 대단한 인내가 필요한 낚시이다. 가을철까지만 해도 잘 먹히던 새우 미끼가 수온이 떨어지면서 잘 먹히지 않는 낚시터가 많다. 지렁이에는 잔 씨알의 붕어가 낚여 가급적 큰 붕어를 노리기 위해 새우를 사용하는데 필자의 경우 계절에 상관없이 산 새우보다 죽은 새우를 선호한다. 죽은 새우에 훨씬 입질이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얼음을 넣지 않아도 새우통에 새우가 그대로 싱싱하게 살아 있다. 죽은 새우가 없다면 인위적으로 죽여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종이컵이나 떡밥그릇에 사용할 만큼의 새우를 담고 주전자에 물을 뜨겁지 않도록 40~50°C 정도로 미지근하게 데워서 부어주면 금세 새우가 하얗게 변하면서 죽는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겨울 나주 연화지에서 효과를 봤다. 나주 연화지는 하절기엔 블루길 때문에 생미끼를 사용하기 어렵지만 동절기에는 지렁이와 새우가 먹히는 곳이다. 지렁이에는 잔 씨알이 입질하기 때문에 새우를 뜨거운 물에 담가 죽여서 사용했더니 빠른 입질을 보면서도 씨알의 선별력을 줄 수 있었다.

 


옥수수 알맹이를 짜낸 모습.


알맹이를 절반 이상 짜내고 바늘에 꿰면 붕어가 좀 더 쉽게 흡입한다.


옥수수

알맹이 짜내고 껍질만 미끼로 사용해보라

  옥수수는 이제 붕어낚시 선호도 1위의 미끼가 되었다. 낚시점을 가보면 언제부터인가 잘 팔리던 지렁이와 새우의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만큼 옥수수 미끼가 어느 낚시터에서든 붕어낚시의 미끼로 대세라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옥수수 미끼는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해 지렁이나 새우 등 동물성 미끼를 사용하지 못하는 곳에서 주로 쓰는데 요즘은 외래종이 없는 토종터에서도 옥수수 미끼가 보편화되어 있다.

  겨울낚시에 사용할 옥수수 미끼는 최대한 부드러운 것을 사용하면서 바늘에 꿰는 개수는 1~2알이 적당하다. 어떤 낚시인은 네댓 알의 옥수수를 바늘에 꿰는데 이는 사람의 욕심에 불과하다. 붕어가 바늘에 꿰어진 옥수수 알갱이 숫자를 헤아려보고 많은 것을 취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잡어의 성화가 많은 곳에서는 비교적 단단한 알갱이를 사용하고 부드러운 옥수수의 경우 바늘에 꿰는 숫자를 늘려 줄 필요가 있는데 겨울에는 부드러운 옥수수를 작은 낚싯바늘에 한 알만 꿰는 게 좋다.

  나는 악조건에서는 옥수수의 얇은 껍질만 바늘에 꿰어 붕어를 낚는다. 지난해 겨울 살얼음이 잡혀 있는 여수 수옥1지에서 갈수기 상황에 바닥이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아 과연 입질을 받아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속에서도 두 대의 낚싯대만 작은 바늘로 바꾸고 옥수수 알갱이의 속을 손톱으로 짜내어 빈 껍질만 사용해 봤는데 이 채비에서만 붕어의 입질을 받은 바 있다. 찌올림의 폭도 찌를 넘어뜨릴 정도로 높게 나타냈다.

  옥수수 껍질 미끼는 입질이 없을 때와 깔짝거리며 찌를 밀어 올리지 못할 때 사용한 방법인데 붕어가 옥수수 알갱이에서 흘러나온 당분보다 색상만 보고 달려드는 게 아닌가 싶었다. 살얼음이 잡히고 수심이 1m 이내의 얕은 수심에 냉수대가 형성된 곳으로 붕어의 활성도가 극히 소극적일 때 효과가 있다. 이때는 채비에도 약간의 변화를 줘 붕어바늘 4~5호 정도로 작고 가벼운 바늘을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외바늘 채비에 지렁이와 옥수수 알갱이를 함께 단 모습.


외바늘 채비에 지렁이와 글루텐 떡밥을 함께 단 모습.


짝밥

외바늘로 지렁이, 글루텐을 짝밥으로 쓰는 법

 어떤 미끼가 잘 먹힐지 모를 때는 두 바늘에 두 종류의 미끼를 달아서 쓰는데 이를 짝밥이라고 한다. 그런데 대물낚시인들이 선호하는 외바늘로도 집어를 위한 짝밥채비가 가능하다.

  낚시터에서 별의별 미끼를 모두 사용해 봐도 입질이 없을 때 사용하는 기법으로, 옥수수나 글루텐을 바늘에 달기 전에 굵고 팔팔한 지렁이 한 마리를 허리꿰기로 바늘귀까지 밀어 올리고 바늘에 옥수수 알갱이나 글루텐을 다는 방법이다. 지난해 겨울 고흥 봉계지에서 옥수수만 사용하면서 전혀 입질을 받지 못하다가 지렁이를 먼저 끼우고 글루텐을 달라 찌를 세웠는데 비로소 블루길과 함께 간간이 붕어가 낚여 올라왔고 그렇게 낚은 7마리의 붕어 중 네 마리가 월척 붕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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