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붕어 호황터

 

무안 영화정지는 2년 전 내가 옥내림낚시 호황터로 기사화해 소개했던 곳이다. 이번엔 바닥낚시채비로 또 한 번 대박 조황을 만났다. 너무 많이 낚아서 조과의 절반만 놓고 촬영했을 정도다.

 

 

무안 영화정지, 3년 만의 뜨거운 재회

 

김중석 객원기자 ·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무안의 배인석씨가 기쁜 소식을 알려왔다.

 “지금 무안 영화정지가 시즌인가 봅니다. 어젯밤에 낚시해봤더니 마릿수에 월척과 준척급으로 스무 마리나 낚았어요!”

영화정지? 그곳은 터가 센 곳으로서 몰황을 겪는 일이 많은데 내가 옥내림낚시를 시도해서 보란 듯이 마릿수 조과를 보여주어

이쪽 호남 지역에서도 화제가 됐던 곳이다.

옥내림낚시에 올라온 조황인가 싶어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한다.

“옥내림채비요? 아니요. 바닥낚시 채비에도 붕어가 잘 올라와요.

” 바닥낚시에 붕어가 잘 낚인다니 더욱 구미가 당겼다. 날도 덥고 딱히 갈만한 곳도 없었던 나는 6월 23일 영화정지로 향했다.

 

 

자리 비운 새 준척 세 마리 ‘자동빵’

영화정지는 전남 무안군 일로읍에 있는 1만 2천평 크기의 평지형 저수지다.

현장에 도착하니 수위는 80%정도. 최근 낚시인들이 드나들지 않았는지 낚시한 자리가 적었다.

우리 일행은 우안 하류를 중심으로 포인트를 잡았는데 수심이 1.5m 정도로 고른 편이었고 약간의 마름과 뗏장수초가 자라 있었다.

오후 4시경 해결사채비의 감성돔 5호 바늘에 옥수수를 두 알씩 꿰어 대편성을 끝내고 해질녘부터 시작할 요량으로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자리로 돌아와 보니 이게 무슨 일인가! 낚싯대 10대가 모두 엉켜 있다.

한낮에 설마 입질이 들어올까 싶어 미끼를 꿰어 놓은게 화근이었다.

그중에 ‘자동빵’으로 걸린 준척급 붕어가 세 마리. 더운 날씨에 채비를 풀어내느라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이미 붕어가 활발하게 회유하고 있다는 증거 아닌가.

헝클어진 낚싯줄을 풀고 옥수수를 꿰어 다시 던지자 금세 또 입질이 왔다.

안되겠다 싶어 엉킨 채비의 낚싯대는 아예 뒤에 놓고 다른 낚싯대를 꺼내 다시 채비 세팅을 했다.

그랬더니 해거름에 쉴 새 없이 입질이 쏟아졌다.

저녁 8시도 되지 않았는데 살림망에는 월척 두 마리와 8~9치 붕어가 15수가량 들어갔다.

제방 우측 연안에 앉은 이성균 회원은 감잎보다 작은 블루길이 성화를 부린다며 짜증을 냈다.

영화정지는 포인트에 따라 블루길이 성화를 부리는 곳솨 순수하게 붕어만 낚이는 포인트가 따로 있다.

이성균 회원에게 “어두워지면서 블루길이 붙지 않을 수 있으니 좀 더 있다가 낚시해보라”고 했다.

역시 어두워지자 거짓말처럼 블루길 입질이 사라졌다.

그런데 찌가 말뚝이란다. 그는 밤 10시가 다 되도록 붕어의 얼굴을 못 보고 있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입질이 없다는 것은 이상했다.

옥수수를 꿴 바늘에 삭은 수초 앙금이 걸려나온다고 하고 다른 회원들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래서 옥수수를 바닥에서 살짝 띄우기 위해 가지바늘채비로 바꿨더니 홍행양 회원과 정종래 회원이 채비를 바꾸자마자 입질을 받기 시작했고 낚였따 하면 7~8치 붕어였다.

 

 

눈앞에서 사라져버린 4짜 붕어

밤 12시를 넘기면서 씨알 위주의 낚시를 해볼 생각으로 미끼를 전부 새우로 바꿨다.

한밤중이라 블루길 성화는 없었지만 낚이는 붕어 씨알이 옥수수 미끼를 사용했을 때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새벽 3시경 새우통에서 가장 큰 새우를 골라 뗏장수초 언저리에 찌를 세웠는데 얼마 안 있어 중후한 찌올림이 들어왔다.

찌가 허공을 향해 스멀스멀 올라가 정점에 다다랐을 때 강하게 챔질했더니 지금까지 낚였던 붕어와는 전혀 다른 힘을 보여준다. 뗏장수초를 파고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수초에 올려 태울 수 있었다.

미끄럼 태우듯 끌어내는데 마지막 바늘털이를 하는 과정에서 아뿔싸! 바늘이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뗏장수초 위에 희끗희끗하게 바늘에서 빠진 붕어의 형체가 보인다.

랜턴을 비춰봤더니 4짜 중반의 붕어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게 아닌가! 뜰채로 건져내기도 먼 거리여서 그저 멍하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녀석은 정신을 차린 듯 수초 구멍 속으로 꼬리를 흔들며 사라져 버렸다.

여명이 밝아오자 여기저기에서 챔질 소리가 들렸다.

한밤중보다는 초저녁과 아침 시간에 입질이 집중됐는데 낚이는 씨알은 자로 잰 듯 비슷했다. 최근에 옥내림 낚시를 시작한 위봉현 회원은 밤새 10여수의 붕어를 낚았는데. 모두 준척급이고 월척은 없었다.

화보용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붕어를 한 곳으로 모아 봤다. 그런데 다섯 명이 낚아낸 붕어가 130여수는 되는 듯했다.

너무 많이 낚아서 남들이 봤을 때 그물질한 듯 보일까봐 마음이 걸려 절반 정도만 놓고 촬영했다.

필자가 월척 네 마리, 홍행양 회원이 월척 두 마리, 그리고 정종래 회원이 월척 한 마리를 낚아 최대 34cm까지 월척만 7마리였다. 이곳 붕어의 생김새는 체고가 낮다.

월척이라고 하지만 체고는 준척급 붕어만한데 34cm 월척은 유난히 체고가 높았다.

새벽에 놓쳐버린 4짜 붕어도 해창만수로 붕어 못지않는 체고를 갖고 있었다.

 

 

영화정지 낚시요령

바닥채비라고 해도 가볍게 해야 입질

우리 일행이 낚시를 하고 간 뒤 다른 회원들이 영화정지를 찾았으나 이 때는 몰황이었다고 한다.

무거운 대물채비를 그대로 썼다고 했는데 둔한 채비로는 영화정지에서 입질을 받기 어렵다.

영화정지 붕어의 입질은 예민한 편이어서 우리가 출조했을 때도 대물채비는 입질이 거의 없었고 해결사채비와 옥내림채비에만 붕어가 낚였다.

영화정지에 배스가 서식하긴 하지만 잘 낚이지 않고 문제는 블루길이다.

크지 않은 식탐 강한 블루길이 모든 미끼에 반응을 보이며 귀찮게 한다.

포인트에 따라 블루길의 입질이 심한 곳이 있는가 하면 블루길 입질이 없는 곳도 있다.

낚시패턴을 가급적 밤낚시에 맞춰 춸조해야 하고, 1.5m 이상 수심을 찾아 가급적 물색이 탁한 곳을 골라야 블루길 성화가 덜하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일로I.C를 나와 일로읍까지 간다. 일로읍이 끝나는 지점에서 49번 국도를 따라 약 3.5km 가면 죽산교회가 나오고 조금 더 가면 영화정마을 버스정류장에 닿는다. 좌측에 영화정지 제방이 보인다.

 

■조황문의 광주 광산낚시(062)952-2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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