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현장

 

금호호 연호수로

전원 월척 미션 성공

 

 2월 중순 현재 호남에서 최고의 호황을 보이는 곳은 금호호 연호수로다.

낚였다 하면 월척이고 토종 붕어 힘이 대단해서 낚는 이마다 혀를 내두른다.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호남권이라 하지만 1월 말은 ‘여기다’라고 자신 있게 추천할 곳이 별로 없다.

저수지들은 아직 시즌이 이른 감이 있어 수로 쪽으로 방향을 잡고 조황을 체크하는데 광주의 배호남 회원과의 통화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고민하지 말고 지난달에 가려다 못 갔던 해남의 연호수로로 가시죠.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날씨가 조금만 따뜻해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월척 붕어가 낚입니다. 많게는 이십 마리에서 적게는 서너 마리까지 낚을 수 있는데 한 마리를 낚더라도 손맛 하나는 명품입니다.”

 전남 해남군 황산면 연호리에 있는 연호수로는 금호호 줄기의 최상류에 해당되는 곳이다. 최상류에 연호지가 있고 하류는 금호호 본류로 흘러드는데 총 길이는 2.3km, 폭은 50m에 이른다. 중하류에 지난해 새로 증축한 연호교가 있는데 연호교 주변이 노른자위다.

연호교권은 금호호 붕어들이 산란을 위해 올라오는 길목인 셈인데 다리 상류도 수초 여건이 뛰어나 2월 중순 이후엔 폭발적인 조황이 예상된다.

 

연호교 주변이 명당

 구정을 며칠 앞둔 지난 1월25일.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현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서 보니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는데 바람이 차갑지가 않고 오히려 따뜻했다.

북풍계열이 아닌 남서풍이었다. 먼저 도착해 낚시를 하고 있던 배호남 회원은 수로 중앙부 맨바닥을 노려 10여 마리를 낚아 살림망에 넣어뒀는데 대부분 월척이라 했다.

이른 아침부터 잦은 입질이 온다기에 서둘렀다. 오후엔 바람이 북풍 계열로 바뀐다는 기상청 예보를 믿고 오전에는 바람을 안고 낚시하기로 했다.

이스케이프 대물좌대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소음은 있어서 옆에 낚시인들에게 미안했지만 이미 마음은 붕어와의 조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해결사 채비에 지렁이 두 마리씩을 바늘에 꿰어 찌를 세웠다.

세 번째 대를 펴고 있는 사이 맨 좌측 3.6칸대의 찌가 어느새 솟아 있는 것이 보였다.

수심을 잘못 맞춘 것일까 하고 생각하는 순간 찌 끝이 흔들리고 있어서 감각적으로 챔질을 했다. 엄청난 파워를 자랑하며 필사적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찌 올림을 봐서는 분명 붕어인데 힘쓰는 것으로 봐서는 배스인가 싶었다.

이윽고 발밑에까지 끌려나온 녀석은 붕어였다. 조심스럽게 뜰채에 담아 들어내 계측을 해보니 33cm 월척이었다.

 배호남 회원은 수로 중앙부를 노렸지만 필자는 중앙부를 모리면서 좌우 3대씩은 연안수초대를 노렸다.

중앙부보다는 수초대에서 씨알이 더 굵게 낚일 것 같은 예감 때문이었다.

욕심을 부려 12대의 대편성이 끝낼 때까지 두 마리의 월척을 낚아냈다. 역시 예상대로 수초대에 붙인 찌의 입질이 빨랐다.

 그러는 와중에 옆자리의 베호남 회원도 연신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그런데 낚이는 붕어마다 30cm에서 5mm 이쪽저쪽의 씨알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는 곳이라지만 준척급도 아닌 월척급 붕어만 골라내듯이 낚아내고 있었는데 그만큼 이 시기에 씨알이 굵게 낚인다는 이야기다.

 

제어하기 힘든 연호수로 붕어의 파워

 아침 9시. 구름 사이로 간간이 햇살이 비치기도 했는데 바람은 불지 않았다. 겨울에 이 정도 날씨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다. 간간이 들어오는 입질에 마릿수를 추가하고 있는데 광주에서 박종묵 회원 등 평산가인 회원 4명이 들어와 대를 폈다.

 대를 펴던 백영현 회원 자리에서 챔질 소리와 함께 커다란 물보라 소리가 들려왔다. 대를 펴자마자 34cm 월척을 낚아낸 것이다. 옆 수초에 붙여서 편 짧은 대였는데 그 역시 붕어의 힘이 워낙 강해서 큰 배스인 줄 알았다며 붕어의 힘에 놀라는 눈치였다. 연호수로 붕어의 파워는 실로 대단했다. 지렁이를 이용해 지내림으로 맨바닥에서 31cm의 붕어를 걸었는데 붕어가 제 마음대로 헤엄쳐 다녀서 제어하기 힘들었다.

 오전시간까지 박종묵 회원이 두 마리의 월척을 낚아내고 함께 온 회원 6명 중 4명이 월척을 낚아냈다.

오후가 되자 바람의 방향은 북서풍으로 바뀌면서 바람도 차가워졌다. 그와 더불어 물색도 맑아지기 시작했다.

 연호수로는 밤낚시도 잘 되는 수로여서 밤낚시에 기대를 했으나 어두워지자 아주 적게 낱마리의 붕어가 낚일 뿐이다. 밤 8시나 됐을까? 맨바닥을 노려 세웠던 찌가 두 마디 올리더니 끌고 가는 입질이 왔다.

대부분 찌를 끝까지 올리는 붕어 입질과는 달랐다. 찌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챔질 했는데 30cm급 잉어였다.

 밤 10시경 야식 직전 가장 늦게 들어온 이해석 회원이 땟장수초 언저리를 노려 찌를 세웠는데 끝까지 올린 찌를 보고 챔질했으나 터져버렸다며 아쉬워했다. 야식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던 이해석씨는 다시 포인트로 들어가더니 끝내 월척을 낚아냈다.

 자정이 가까워오자 비까지 내린다. 다행이 많은 비는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다. 잠을 청하고 이른 새벽부터 다시 낚시를 하기로 했다.

 

전석민 회원의 끝내기 안타

 다음날 아침 어둠이 걷히면서 입질이 들어왔다. 그런데 전주에서 내려 온 전석님 회원만 월척을 낚지 못 하고 있었다. 월척이 아니라 붕어 구경도 못하고 있었다.

 회원들 전원 월척을 해보자고 했던 터라 본인도 월척을 낚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컷을 것이다. 여전히 강한 북서풍이 불어오고 있었고, 어제보다는 기온은 더 떨어진 상태였다.

건너편에서는 루어낚시인들이 하나둘 들어오더니 40cm 이상의 배스를 줄줄이 낚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저렇게 많은 배스가 서식하고 있는데도 붕어낚시인에게는 단 한 마리도 낚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그 많던 블루길 입질조차도 없었고, 낚였다 하면 무조건 붕어였다.

 

그것도 모두 튼실한 월척급 붕어로만

 오전 10시나 됐을까? 전석민 회원의 자리가 소란스럽더니 전석민 회원이 무엇인가 들고 필자에게 뛰어오는 게 보였다. 손에 들려 있는 것은 분명 월척이었다.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은 채 숨을 몰아쉬며 하는 말.

“월척이에요! 월척!” 계측자에 올려보니 34.5cm였다.

그로서는 4년 만에 낚아낸 월척이자 오늘 출조 일행이 낚은 붕어 중 최대어였다. 이로서 전원 월척 미션은 성공했다.

 

연호교 상류는 산란기 포인트 기대

 연호교 상류 쪽으로 카메라를 들고 가보았다. 연호교 상류는 수초대가 잘 형성되어 있어 산란기 대물낚시를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광주에서 온 낚시인은 “일주일 전 상류 수초대에서 하루 낮 낚시에 20여 마리의 붕어를 주워 담듯이 낚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오늘은 날씨가 추워지고 물색도 맑아져 붕어가 입을 다문 것 같다며 찌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사진 촬영을 하기 위해 본부에 모두 모였다. 겨울철 이 정도 조황이면 대박 수준이 아니겠냐며 서로 축하하는 분위기였다. 낚은 붕어가 너무 많아 배호남 회원과 필자가 낚은 붕어만 쏟아 부어 놓고 사진 촬영을 마무리 할 시점에 전석민 회원이 “오늘 아침겸 점심은 제가 쏘겠습니다”하고 말해 모두 환호성을 올렸다.

 

 

 

연호수로 낚시 요령

수위 불어날 때 입질 잦아

연호수로는 수위 변화가 있는 곳이다. 하루 두 차례 정도 물이 빠졌다가 다시 들어오는데 물이 들어와 수위가 불어날 때 조황이 좋다.

그리고 남풍이나 남서풍의 따뜻한 바람이 불어올 때 조황이 좋은 편이다.

연안에 땟장수초가 삭아있어 대물좌대는 필수이고 주로 긴 대 위주의 대편성을 해야 한다.

연안의 땟장수초에 찌를 붙이지 말고 50cm 가량 띄워 세워야 빠른 입질을 볼 수 있다.

다만 부들 수초는 최대한 가까이 붙이는 것이 유리하다.

땟장수초 앞에서 입질을 받았을 경우, 바로 끌어내 수초 위에 붕어를 올려 태워야만 한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붕어의 힘이 좋아 조금만 늦추면 수초 속으로 파고들기 때문이다.

미끼는 지렁이가 잘 먹힌다. 12월부터 꾸준하게 드나들며 낚시했던 낚시인들은 떡밥 낚시를 주로 하고 있지만 요즘은 지렁이 한 두 마리를 바늘에 꿰는 것이 유리하다.

여명이 밝아오는 이른 아침부터 오전에 입질이 잘 들어오고 오후 3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또 피크를 이룬다.

 

 

호황 소식에 낚시인들이 몰린 금호호 연호수로 연호교권.

1월말부터 월척이 잘 낚이고 있다.

 

 

연호수로에서 낚은 월척들을 들어 보이는 필자.

8마리를 낚았는데 그중 5마리가 월척이었다.

 

 

연호수로 연호교 상류 수초대에서 직공채비를 내리고 있는 낚시인.

연호교 상류는 수초대가 훌륭하게 발달되어 있었다.

 

 

연호수로에서 뜰채에 담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는 배호남 회원

 

 

연호수로 조과 앞에서

좌에서부터 박종묵, 백영현, 전석민 회원

 

 

수초가 밀생한 연호수로 연호교 상류.

산란 포인트로 유망해 보였다.

 

 

필자의 살림망 속 붕어들.

낚였다 하면 월척이라고 할 정도로 씨알이 굵었다.

 

 

연호수로에서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배호남 회원

 

 

연호수로의 아침.

어둠이 걷히기 직전부터 입질이 집중되었다.

 

 

"4년만의 월척입니다".

전석민 회원이 34.5cm 월척을 들어보이며 웃고 있다.

 

 

연호수로에서 낚인 붕어들.

상당수가 턱걸이급 월척이었다.

 

 

배호남(좌) 회원과 백영현 회원이 연호수로에서 낚은 월척 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스케이프 대물좌대와 군계일학 낚시 텐트를 설치한 모습.

연호수로는 땟장수초가 뻗어 있어 대물좌대가 있으면 공략하기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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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춘추에 실리지 않은 연호수로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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