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붕어 미끼의 왕좌 (낚시춘추 2009.12)

 

지렁이 활용에 관한 高手 2人의 생각

 

지렁이를 많이 쓰는 계절, 겨울이 왔다. 지렁이는 붕어낚시에서 가장 많이 쓰는 미끼지만 새우나 참붕어, 옥수수에 비하면 씨알 선별력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 지렁이를 사용해 굵은 붕어를 낚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렁이 미끼에 대해 해박한 보트낚시인 홍승만씨와 본지 객원기자 김중석씨에게 겨울 지렁이낚시 요령을 물어보았다.

 

 

김중석 [평산조우회 회장·천류 필드스탭]

 

한 마리 꿰기가 더 효과적, 월척 사냥엔 산지렁이를

 

나는 주로 남녘의 해안가 간척지와 섬에서 겨울 붕어낚시를 한다.

겨울철 지렁이 활용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현장 상황은 여러 마리 꿰기를 할 것인가 한 마리 꿰기를 할 것인가 이 두 가지인 것 같다.

여러 마리 꿰기를 할 때는 비교적 붕어의 활성도가 높거나 잔챙이 성화가 많을 때 한다.

특정 포인트를 노리는 수초치기를 할 때, 밀생한 갈대나 부들을 공략할 때 여러 마리 꿰기를 한다.

보통 5~7마리를 꿰며 환대를 피해 허리꿰기를 한다.

하지만 여러 마리 꿰기는 수온이 많이 내려갔을 경우 입질 빈도가 떨어진다.

수온이 내려갈 때는 지렁이가 서로 엉켜 공처럼 뭉쳐지는 일이 많다. 붕어가 미끼를 취하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래서 수온이 내려가고 붕어 입질이 약하다면 한 마리 꿰기를 한다.

한 마리 꿰기를 할 때 역시 환대 아래를 꿰는 허리꿰기를 한다. 이렇게 하면 지렁이가 오래 살고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물색이 맑은 수초지대에선 여러 마리 꿰기보다 한 마리 꿰기가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여러 마리가 뭉쳐있는 것보다는 한 마리라도 머리와 꼬리가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이 붕어에게 더 어필하는 듯하다.

또 잡어 성화가 심할 때는 지렁이 몸통을 관통해 꿰는 몸통꿰기가 바늘에 지렁이가 오래 남아 효과적이다.

몸통꿰기를 하기 위해선 굵은 지렁이를 골라 써야 한다.

나는 지렁이낚시를 한다고 해서 채비를 달리 하지는 않는다.

바늘은 감성돔 4호 또는 5호를 그대로 사용한다. 목줄은 모노필라멘트 3호를 쓰고 길이는 8~9cm로 한다.

하지만 찌맞춤은 다른 계절과 달리 가볍게 한다. 겨울 붕어 입질은 약하기 때문이다.

수조통에 찌를 집어넣었을 때 꼬르륵 가라앉는 찌맞춤은 곤란하다. 찌톱이 수면에 일치하는 수평찌맞춤이 적합하고 더 가볍게 맞춰도 무방하다.

어떤 낚시인은 겨울엔 가는 지렁이를 골라 쓴다고 하는데 낚시점에서 미끼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너무 가느다란 지렁이는 바늘에 꿰기 어렵다.

중간치 크기인 볼펜심 정도가 가장 쓰기 좋고 입질도 잘 들어온다.

나는 참붕어가 잘 듣는 섬붕어터나 대물 빈도가 높은 부들밭에선 일반 지렁이 대신 산지렁이를 쓰기도 한다.

대단히 크고 굵은 산지렁이는 확실히 씨알 선별력이 있어 잡어 성화에 오래 버티면서도 일단 입질이 들어오면 씨알이 굵다.

앞으로 붕어 미끼로서의 산지렁이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일반 지렁이(좌)와 산지렁이

 

 

▲ 지렁이 몸통 꿰기. 잡어 성화가 많을 때 효과를 본다.

 

 

홍승만 [입큰붕어 운영위원장·닉네임 켈러]

 

한 바늘에 7~10마리, 바닥상태 따라 꿰는 방식 달라

 

낚시인들은 지렁이는 선별력이 떨어진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선별력이라는 것은 잔챙이 붕어와 대물붕어가 공존하는 저수지에서의 이야기일 뿐 월척 이하 붕어는 잘 잡히지 않는 배스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나는 배스가 서식하는 붕어터에서 지렁이만 고집해 대물 붕어를 낚고 있다.

이는 겨울에도 마찬가지다. 굳이 지렁이를 사용하는 이유는 베스의 공격만 극복한다면 지렁이가 대물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미끼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는 5짜 붕어 4마리를 비롯해 수많은 4짜 붕어를 낚았지만 지렁이 외의 미끼로 잡은 놈은 한두 마리에 불과하다.

나는 입질이 약하다고 해서 가는 지렁이를 쓰거나 한 마리 꿰기를 하지는 않는다.

감성돔 5호 바늘 이상을 사용해 굵은 지렁이를 7~10마리 꿰고 가는 지렁이는 10~15마리까지 꿴다.

지렁이를 꿰는 방법은 바닥이 깨끗할 때는 환대 아래 부분을 꿰는 허리꿰기를 하고 마지막에 꿰는 지렁이는 환대를 통과시킨다.

이렇게 하면 지렁이가 물속에서도 꿈틀거려 시각적 효과가 뛰어나다.

반면 바닥이 지저분한 곳은 지렁이가 파고들 확률이 높다. 이런 곳에서는 바늘을 환대 위 머리 부분으로 관통시킨 다음 다시 꼬리를 관통시켜 바늘에 완전히 꿸 수 있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지렁이가 바닥으로 파고들어가는 일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찌맞춤이다. 나는 수초직공채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10호 이상 고부력의 찌를 사용한다.

하지만 찌맞춤은 바늘과 케미를 부착한 상태에서 찌톱이 2마디 정도 수면 위로 올라오게 맞추는 마이너스찌맞춤을 한다.

이렇게 찌맞춤을 하고 지렁이 7~10마리를 꿰어 물속에 넣고 찌톱을 한 마디만 내놓으면 지렁이 미끼가 바닥에 살짝 닿아 있는 정도가 된다.

 이렇게 예민한 찌맞춤은 잔챙이가 많은 곳에서는 찌가 너무 까불거려 불편할지 모르지만 월척 이상의 씨알만 낚이는 배스터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다.

4마리의 5짜 붕어를 낚아낸 고흥 세동지에선 찌를 올리는 배스를 모두 낚아내자 그 다음엔 대물 붕어가 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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