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보도
광주낚시인들도 몰랐던 강붕어 보고
황룡강 중보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내가 황룡강의 중보를 찾은 것은 지난달 드들강에서 손맛을 본 뒤 강낚시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또 강붕어를 낚을만한 곳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문득 예전에 몇 번 출조해 철갑옷 돌붕어 월척을 낚은 황룡강이 떠올랐다.
최근에도 황룡강의 중보라는 곳을 눈여겨본 적이 있다. 광주에서 무안을 잇는 고속도로를 이용해 무안과 영광권으로 출조할 때면 황룡강을 건너게 되는데 고속도로에 차를 올려 광주를 벗어나자마자 우측으로 보이는 보(洑)가 중보이다.
멀리서 바라본 중보 위쪽은 물 흐름이 없고 수초가 발달해 있어 붕어 포인트로 좋아보였다. 광주에 사는 배호남 회원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호남대학교 앞 황룡강에 그림이 좋은 보가 있던데 그곳 조황이 있습니까?”
“글쎄요. 바로 집 앞인데도 출조해 본지 10년도 넘을 것 같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하지만 내 느낌을 믿고 무작정 찾아보기로 했다. 10월19일.
만약 조황이 안 좋다면 인근 백련지로 옮길 것을 계획하고 순천지역의 평산가인 회원들과 함께 황룡강을 찾았다.
눈으로만 보고 무작정 들이댄 중보
황룡강은 영산강의 가장 큰 지류로서 광주시 서쪽 지역인 광산구 지역을 지나 광주시 남단에서 영산강과 합류한다.
황룡강 광산구 지역엔 식수 확보 목적으로 만들어진 대형 보가 세 개 있는데 평동에서 강을 가로지르는 광주무안고속도로 고가도로를 기준으로 상류 3km 부근에 상보가 있고 500m 부근에 중보가 있으며 500m 하류에 하보가 있다.
중보는 호남대학교 앞에 있어 광주낚시인들은 ‘호남대 보’라고도 부른다. 현재 주민들은 황룡강 대신 주암호 물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세 개의 보에 채워진 물은 농업용수로 쓰이고 있으며 5년 전에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해제됐다.
강에서 밤낚시가 잘 되지 않으리라 예상하고 새벽에 출발했다.
아침 7시에 도착하니 황룡강은 중보의 수문을 열어 물이 많이 빠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물색은 탁했다. 차를 주차하고 낚시 짐을 들고 300m 정도 들어가야 했다.
수심은 대략 60cm. 포인트를 둘러보는데 넓은 황룡강에서 우리가 앉으려 했던 6천평 정도만 물색이 탁했고, 그 외에는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았다. 위봉현 회원과 정종래 회원이 대를 펴고 있는 사이에 포인트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마름 수초가 삭아 내려앉은 포인트들이 많았다. 바닥은 강이라서 사토질에 자갈이 많이 깔려 있었다.
아침시간 수면에는 물고기들이 여기저기서 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배스인 줄 알았더니 자세히 보니 붕어들이었다.
그것도 월척급 이상의 붕어였다.
낚싯대 한 대를 들고 여기저기 바닥상황을 체크하는데 위봉현 회원의 포인트에서 “걸었다” 하고 소리치는 것이 아닌가! 고개를 돌려보니 낚싯대가 활처럼 휘는 게 보였고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키며 무언가 낚아내고 있었다. 물보라로 봐서 배스 같았으나 위봉현 회원의 뜰채에 담긴 것은 34cm 월척 붕어였다.
수문 여는 10월부터 초겨울까지가 본격 시즌
위봉현 회원의 포인트는 수심이 70cm로 다소 앝은 듯 보여 더 하류 쪽으로 내려갔다. 수심이 깊은 곳은 1.2m까지 나왔다. 오전 9시를 넘겨서 대를 폈는데 아침 타이밍이 지나갔는지 붕어의 입질은 없고 살치가 간혹 입질했다.
‘광주에 있는 황룡강을 순천권 회원들이 접수했다'는 소문이 났는지 광주 지역 평산가인 회원들이 하나둘씩 들어오더니 제법 많은 인원이 들어와 대를 펴기 시작했다.
광주의 박형구 회원이 오더니 우리의 조황을 보고는 놀라워했다.
박형구 회원은 “황룡강을 자주 찾는데 돌붕어가 낚이는 장성댐 밑을 가지 이곳은 눈여겨보지 않았다.
이렇게 월척이 낚일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중보에서 수문을 닫아놓은 봄에는 만수위여서 포인트가 많이 나오지 않지만 10월초가 되면 수문을 열어 놓습니다. 수문이 열어 물이 빠져야 낚시가 잘되나 보군요”하고 말했다.
한낮과 오후에는 별다른 입질이 없이 지나갔다. 오후에 들어온 회원들까지 9명이서 빙 둘러 앉아 밤낚시에 돌입했다. 옥수수보다는 새우에 굵은 씨알이 낚이고, 산 새우보다 죽은 새우에 입질이 빠르다기에 일부려 새우를 죽여서 썻다.
커피포트에 물을 살짝 데워서 쓸 만큼의 새우를 종이컵에 덜어 넣고 물을 부었더니 온도 변화에 민감한 해우가 하얗게 변색되면서 죽었다. 죽은 새우로 낚싯대 10대 전부 교체했다.
하룻밤 낚시에 월척만 15마리
박형구 회원 자리에서 커다란 물보라가 일더니 밤낚시의 첫 월척을 낚아내는 모습이 달빛 아래 뚜렷하게 보였다.
32cm 월척인데 옥수수 미끼에 유혹되었다고 한다. 박형구 회원이 낚아낸 월척을 시작으로 황룡강 중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죽은 새우를 꿴 필자의 4칸대에도 입질이 들어왔다. 찌가 슬쩍 꿈틀거리는 미동을 보이더니 이내 치솟았다.
어디까지 찌를 올릴까 하고 기다리는데 한 뼘 이상의 찌톱을 다 올리고는 그대로 멈췄다. 그와 동시에 챔질에 들어갔는데 월척이라는 직감이 손 끝에 전달되었다.
끌어내놓고 보니 33cm의 월척이었다. 밤 9시까지 우리 회원들이 낚아낸 월척만 6마리였다.
가장 상류에 앉은 이해석 회원의 포인트에서는 연신 챔질 소리가 났다.
커피를 마시려 오지도 않고 자리를 지켰는데 유독 그의 포인트에서만 불루길이 몰렸다.
그는 처음부터 지렁이만 사용하고 있다고 했는데 블루길이 낚이면서 준척과 월척 붕어도 함께 낚여 자리를 비울 수 없다고 알려왔다.
여명이 밝아올 시간에 확인해보니 대충 봐도 회원들 대부분이 월척을 낚아낸 듯했다. 안개가 깔린 아침시간 마지막 입질을 받기 위해 찌에 집중했다. 그러나 아침에는 입질이 없었다. 안개가 걷히고 햇살이 퍼지고 나서야 간간히 입질이 들어왔다.
촬영을 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는데 9명이 출조해서 7명이 월척을 낚았다.
상류에서 밤새도록 지렁이로만 공략했던 이해석 회원이 3마리, 그리고 필자가 5마리, 위봉현 회원이 3마리, 이정상 회원이 2마리의 월척을 낚았고 나머지 회원들도 한 마리씩 월척을 낚았는데 4짜 붕어는 없고 32~38cm의 월척이 낚였다.
촬영을 마치자 박형구 회원은 ‘황룡강은 겨울낚시가 잘 되는 곳으로 앞으로 날씨가 더 추워지면 씨알이 더 굵게 낚일 것’이라 한다.
철수하기 직전 배호남 회원이 음료수를 사들고 와 우리의 조황을 보더니 놀래는 눈치이다.
집에서 5분 거리밖에 안 되는 황룡강에 이런 조황이 있으리라곤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요즘 그는 이곳으로 자주 짬낚시를 다니는데 갈 때마다 한두 마리의 월척을 만난다고 한다.
◆가는 길 →광주에서 무안가는 고속도로 시작점인 광주만남의 광장 휴게소 앞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하지 말고 우측으로 나와 나주와 평동방향으로 2.6km를 진행하면 평동대교가 나온다. 평동대교를 건너자마자 바로 우측 농로 길로 우회전하여 2km를 올라가면 중보가 나온다.
◆네비 주소 → 광주 광산구 서봉동 575
◆현지 조황문의 → 광양 낚시갤러리 (061)761-1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