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낚시’로 겨울낚시
고흥 용산수로, 네가있어 춥지 않다.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한파주의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어 마땅하게 대를 드리울 곳이 없다.
중부지방 같으면 얼음낚시라도 해본다지만 이곳 남녘에는 빙질이 얇아 얼음낚시도, 물낚시도 할 수 없는 상황. 그렇다고 이대로 방바닥만 지지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지난 12월 19일, 꽝 칠 것을 각오하고 고흥 용산수로를 찾았다.
용산수로는 전남 고흥군 두원면 용산리에 있는 폭 10m, 길이 300m의 소형 수로이다.
북쪽으로는 득량만의 광활한 갯벌이 펼쳐져 있고, 남쪽으로는 대어자원이 많지만 하절기에는 수초가 밀생해 공략하기 어려운 6천평 규모의 용산지가 있다.
또 수로 동쪽으로는 2천평 규모의 작은 소류지가 있는데 상류에 축사가 있어 축산 분뇨 때문에 낚시를 못한다.
남쪽 용산지에서 흘러들었을 법한 붕어와 가물치 자원이 고스란히 용산수로에 유입되고 있는데, 2~3년 전부터 고흥읍의 노(老)조사들이 소일거리 낚시를 했을 뿐 아직 외지엔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4짜 붕어를 비롯해 중치 이상의 붕어가 많다는 정보를 이곳저곳에서 듣고 있었지만 고흥 지역엔 워낙 유명 붕어터가 많다보니 지금에야 찾게 되었다.
“낚시대를 펴는 동안 9치 붕어가”
최홍기 회원과 이성균 회원을 먼저 수로로 보내고 나는 인근의 용산지와 성리지, 그리고 대금지를 둘러봤다.
용산지는 물이 많이 빠졌는데 맑은 물색 때문에 바닥이 보일 정도였고, 수초가 잘 어우러져 있는 성리지는 수 백마리의 청둥오리가 앉아 있었다.
이곳을 파볼까 생각하면서 포인트를 살피는데 마침 지나가는 촌로가 “이곳은 괴기 없으니 낚시하려면 고흥호나 가봐” 하면서 낚시를 말린다.
이유를 물어보니 지난 가을에 물을 죄다 빼버리고 제방공사를 했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차를 돌려 대금지로 가봤다.
대금지는 중앙부위를 제외하고는 다 얼음이 잡혀 낚시대를 펼 수 없었다. 아니다 싶어 차를 돌리는데 최홍기 회원에게 전화가 왔다.
“수로에 도착하자마자 대를 펴고 있는데 입질을 받아서 9치 붕어를 낚았습니다.”
곧바로 용산수로로 향했다. 겨울 들어 고흥꾼들이 계속 드나들었는지 연안 갈대밭을 헤치고 낚시했던 흔적이 몇 군데 눈에 띄었지만 다른 낚시인은 없었다.
수로는 해질 무렵 피크 타임이란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저녁식사를 미루고 초저녁 낚시에 집중했다.
밤 8시까지 최홍기 회원이 준척급으로 5마리를, 그리고 이성균 회원이 4마리의 붕어를 낚았다. 월척은 없었지만 최악의 겨울 상황에서 이렇게 찌맛을 볼 수 있는 낚시터가 있다는 게 더 없이 고마웠다.
“삼십마리씩 준월척이 낚은 곳인데 어떻게 알고 왔소?”
밤이 깊어지자 입질은 사라졌다. 늦은 저녁을 해결하고 다시 낚시 자리에 앉았는데 연안에 살얼음이 끼기 시작했다.
낚시대를 접고 잠을 잔 뒤 새벽에 다시 나와 보기로 했다. 하지만 아침 상황은 더 좋지 않았다.
살얼음이 수로 전역에 깔려서 철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나이 지긋한 한 분이 포대에 둘둘 만 낚시대를 들고 와 수로를 살펴본다. 살얼음을 본 노조사는 낭패라는 듯 혀를 끌끌 차더니 우리를 보고 “아침에 해가 떠오르면서 오후 3시 까지는 지속적으로 입질을 해줘 하루에 많게는 삼십 마리 준월척을 낚아 가기도 했는데 어떻게 이곳을 알고 찾아왔소?”하고 묻는다.
노조사의 말을 들은 우리는 포기 하지 않고 살얼음 낚시를 시도해 보기로 했다.
수초제거기를 이용해 살얼음을 깨 구멍을 내고 낚시를 하는데 최홍기 회원이 8치 붕어를 낚아냈고 그 뒤 붕어 몇 마리를 더 추가 했다.
여러 정황을 봤을때 어자원이 풍부한 게 분명했다. 얼음이 녹은 다음 본격적인 밤낚시를 시도해보기로 하고 철수 했다.
용산수로는 폭이 좁은 수로여서 건너편 갈대를 공략하는 게 주효했다. 중앙부에는 말풀이 자라고 있다. 햇살이 완전히 퍼져 수온이 올라가고 있을 때 지렁이 미끼에 입질이 잦았다.
현장에서 채집되는 참붕어와 새우를 미끼로 활용하면 씨알 선별력이 있을 것 같다.
가는길 ☞ 호남고속도로 주암나들목을 나와 고흥방면으로 진행, 벌교초입에서 신도로를 이용 과역을 지나면 운대교차로가 나온다. 운대 교차로로 내려 300m가면 우측에 운대식당이 있고 여기에서 우회전하여 3km를 진행하면 신월 삼거리에 닿다른다. 여기에서 우측 신월리마을 표석을 보고 우회전하여 500m 정도 가면 신월마을을 지나 용산저수지가 좌측에 있고 약 300m 정도 더 내려가면 갈대숲으로 가려진 용산 수로에 닿은다.
갈대가 무성한 용산수로. 아침에는 살얼음이 얼어 있었다
포인트로 진입하고 있는 화보팀.
최홍기 회원의 준척조과.
초저녁 낚시와 살얼음낚시를 해서 거둔 조과. 7~8치 붕어가 주로 낚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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