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수로 해창교의 긴급타전

 

“수초보다 맨바닥, 떡밥에 더 잘 낚인다”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태풍 볼라벤이 들이닥치기 전인 8월 하순, 전주에 사는 평산가인 전석민 회원이 뜨끈뜨끈한 정보를 알려왔다.

해남 삼산천이 흘러드는 고천암호의 삼산수로 상류 해창교 일대에서 월척 붕어가 출몰한다는 정보였다.

8월 25일 해창교에 도착했다. 올해 들어서 처음 찾는 고천암호다.

고천암호 상황을 점검해보고 올 가을 시즌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150만평 규모의 고천암호는 5개의 가지수로로가 있는데 삼산수로는 가장 남쪽에 있다.

밤늦게 현장에 도착해 회원들의 조황을 살펴보니 해질 무렵까지 블루길과 배스만 수없이 낚았을 뿐 붕어다운 붕어를 보지 모했다고 한다. 이틀 전 내린 폭우로 인해 하류 쪽은 농도 짙은 흙탕물로 변해 있었고 그나마 맑은 물이 유입되고 있는 곳은 해창교와 좀 더 상류에 있는 어성교 구간이었다.

블루길과 배스가 흙탕물을 피해 조금이라도 맑은 물이 흐르는 이곳까지 대거 올라온 것 같았다.

 

밤낚시에 떡밥으로 월척, 지렁이엔 블루길 공세

해창교 좌안 중류에 앉은 문영우 회원의 자리가로 가봤다.

그림만 봐도 한눈에 대물 포인트란 것을 알 수 있는 곳인데 인위적으로 포인트가 다듬어져 있고 누가 갖다 놓았는지 좌대도 있었다. 수초 직공낚시를 해야 할 정도로 수초가 빼곡했다.

살림망을 보니 두 마리 월척과 준척 한 마리가 들어 있었다. 그런데 생미끼가 아닌 글루텐 떡밥을 쓰고 있다.

“바닥이 깨끗해서 떡밥을 달았나보죠?”

“바닥이 지저분해도 이쪽 지역은 유난히 떡밥에 반응이 빠른 곳이어서 처음부터 떡밥을 사용했어요.

낮에는 떡밥에도 블루길이 덤비는 바람에 블루길만 오십 마리 낚아냈어요. 이렇게 블루길이 많은 줄 몰랐습니다.”

“언제부터 붕어가 붙던가요?”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린 초저녁부터였어요. 밤 열 시반경 첫 월척을 낚아냈고 새벽 한 시 반에 두 번째 월척을 낚아냈는데 모두 외바늘에 글루텐 미끼를 먹고 낚였습니다.

지렁이에는 한밤중에도 블루길이 달려들어서 생미끼낚시는 아예 포기했어요.”

고천암호를 추천했던 전석민 회원이 그 옆에 앉았는데 수초가 잘 자라 있는 생자리를 두 시간이나 작업해서 만들었지만 정작 조황은 9치 한 마리뿐이라고 투덜댔다. 상류 쪽으로 가봤다. 수초 없는 맨바닥 지역이다.

그런데 함인철 회원이 거둔 조황을 보니 뜻밖이다. 살림망을 보니 제법 묵직했는데 7~8치 붕어가 20여 마리나 들어 있었다.

수초대엔 블루길 천지고 맨바닥에서 붕어가 올라오고 있었다.

 

수초대에선 블루길 성화, 맨바닥에선 새우에도 붕어만

함인철 회원은 회원들과 좀 떨어져 혼자 조용하게 짧은 대 위주로 수심1m권을 찾아 대편성을 했는데 낚이는 씨알이 대부분 7~8치 정도였다. 그런데 미끼는 뜻밖에 새우!

“해창교 하류에 앉은 회원들과 달리 새우낚시를 했어요, 블루길과 배스의 입질이 없었고 붕어만 입질해서 계속 낚시를 했지만 큰 씨알이 낚이지 않아서 잠을 자려고 의자에 몸을 뉘이기만 하면 입질을 했습니다.”

불과 100여m 차이인데 상황이 다를 수 있단 말인가? 수초대에 블루길이 붙어 글루텐낚시를 하고 맨바닥에선 오히려 새우낚시를 해서 붕어를 잡다니. 알 수 없는 고천암호 붕어의 마음이었다.

이른 새벽에 광주에서 두 아들 건영, 동건 군과 함께 해창교 바로 아래에 앉은 이해석 회원으로부터 전화가왔다.

35cm급 월척을 낚았는데 아이들과 함께 낚시하는 사진을 활영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월척을 들어 보이니 이해석 회원보다 아이들이 더 좋아했다.

“밤 8시경 현장에 도착해서 수초 없는 밋밋한 포인트에서 떡밥 대를 세 대 편성하고 밤새도록 떡밥을 넣었는데 잔 씨알 외에 준척 붕어 일곱 마리를 낚아냈어요.

낚싯대를 접을까 망설이고 있는데 찌가 스멀스멀 허공을 향해 치솟아서 챔질 했더니 이 녀석이 낚인 겁니다.”

고천암호의 하룻밤낚시를 종합해 볼 때 해창교권에서는 생미끼보다 떡밥에 붕어의 입질이 더 잦았다.

하지만 바닥이 지저분해 전형적인 떡밥 찌올림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맨바닥 포인트라고 하더라도 수초대에 바짝 붙여준 채비에 입질이 들어왔고 하룻밤 5마리의 월척도 낚였다.

월척 외에 마릿수 입질이 이어졌는데 이정도면 올 하반기 고천암호 붕어낚시의 시작은 청명하다.

고천암호는 아침저녁의 일교차가 클수록 붕어의 씨알도 커진다. 현재 하루가 다르게 마름 수초가 삭아 들어가고 있고 물색 또한 우윳빛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부터 시즌이 시작되어 내년 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염려스러운 것은 갈수록 외래어종인 블루길과 배스의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붕어의 식성이 바뀌었는지 추운 겨울에는 지렁이가 유리할지 몰라도 지금은 식물성 미끼로 바뀌고 있는 상태다.

여느 배스 유입 대물 터와 마찬가지로 낚이면 준척급도 없는 월척터, 4짜터로 변모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현지 문의 : 광주 광산낚시 (062) 952-2782

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강진 IC에서 빠져나와 13번 국도를 타고 해남읍 소재지 앞의 해남교차로에 내려 땅끝 ,완도 방면 13번 국도를 이용해 6km쯤 가면 삼화교차로다. 우측으로 내려 해창마을을 지나 1.3km 가면 우측에 보이는 다리가 해창교다.

 

내비게이션 입력 주소는 전남 해남군 화산면 해창리 696-1

 

 

안개가 내려앉은 해남 고천암호의 아침 전석민 회원이 수초대에서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두 아들 건영(좌) 동건이와 출조한 이해석씨가 고천암에서 거둔 조과.

 

 

 

고천암호 해창교 포인트에서 효과가 좋았던 글루텐 떡밥.

 

 

 

고천암호 해창교 포인트에서 맨바닥을 찾은 함인철씨의 낚시 자리.

밤새 새우가 모자랄 정도로 폭발적인 입질을 받았다.

 

 

 

수초대에 자리를 잡은 문영우 회원의 낚시 자리, 수초가 밀생해있지만 떡밥을 써서 두 마리의 월척을 낚어냈다.

 

 

 

고천암호에서 두순진 회원이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문영우 회원이 고천암호에서 낚은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고천암호 밤낚시 조과를 보여주고 있는 평산가인 회원들

 

 

 

고천암에서 갓 낚은 붕어를 바라보고 있는 홍행랑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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