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최근 호황터 1
고흥 점암지 연일 4짜 대란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2014년도에 접어들면서 고흥권에 새롭게 붕어의 조황이 살아나고 있다.
순번제를 하듯 고흥 봉암지에서 마릿수 붕어가 낚였고, 내봉지에서는 씨알 굵은 월척들이 마릿수로 낚이더니 고흥읍에 장수지 상류에서 대박 조황 소식이 들리면서 동시에 이번에는 점암지가 터졌다. 특징으로는 모두 대형지이면서 장수지를 제외 하고는 세 곳 모두 평지형 저수지라는 점이다. 또한 공통적으로 떡밥이 잘 먹히고 있다.
이 처럼 고흥권이 붕어낚시 천국이라는 명예 회복을 톡톡히 해 내고 있는 샘이다.
꾼들을 기다리고 있는 4짜 붕어
전남 고흥군 과역면 소재지 앞 13만 6청 규모의 대형지인 점암지. 더러는 과역지, 연봉2저수지라고도 불린 곳이다.
이곳 점암지는 예전에는 새우와 참붕어가 잘 먹혀 고흥권 최고의 생미끼 터였다. 6~7년 전 배스가 유입된 이후 잔 씨알의 붕어보다 낚였다 하면 월척 허리급이나 4짜 붕어로 완전 대물 터로 탈바꿈했다. 매년 호조황은 초여름의 마늘 수확 철에 배스가 서식해도 새우미끼에 최고의 피크를 보여줬던 곳이다.
그러나 올 해에는 유독 시즌이 빨라진 느낌이다.
지난 3월 초부터 간간이 허리급 월척이 낚인다는 정보가 있었지만 워낙 마릿수가 작아 다른 호조황 터를 찾곤 하느라 잠시 잊고 있었다.
본격 점암지를 공략한 날짜는 지난 3월28일 금요일.
밤 늦게부터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출조길을 서둘렀다. 최근 2~3일 전만해도 낚이면 대부분 4짜 붕어라는 정보였고, 마릿수는 작지만 최고 47cm 붕어까지 낚였다고 이곳을 확인 했던 조우가 알려와 낚시춘추 취재 화보 촬영이 아닌 개인의 일반 출조로 회원들과 함께 심리적 부담감 없이 출조길에 올랐다.
오후 5시. 포인트를 둘러보니 물색이 많이 맑다. 봄철에는 수시로 변하는 물색이라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곳 점암지로 출조 했을 때 항상 즐겨 찾던 필자의 붙박이 포인트인 축사밑 새물 유입구를 그대로 두고 이번에는 건너편 갈대와 부들이 자라면서 땟장수초까지 어우러져 있는 포인트에 바지 장화를 착용하고 대물좌대인 이스케이프 좌대를 들고 포인트 진입을 했다.
포인트 진입하면서 보니 이미 굵은 붕어들은 수초대로 들어와 있었는지 수초를 투~둑 치며 빠져 나가는 것이 보였고, 심지어 종아리를 치며 빠져나가는 붕어도 있었다.
이미 본격 산란은 지난 것 같은데 늦은 붕어들이 산란을 위해 들어와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꾼들을 기다리며 수초대에 머물고 있는 듯 했다.
특급 포인트는 만들기 나름
환상적이지는 않지만 인근에서 그 나마 나은 포인트였다.
포인트에 이스케이프 좌대를 설치해 놓고 수초대를 바라보니 땟장수초가 즐비한데 그 땟장수초 속에 부들수초가 몇 줄기 삭아든 곳이 있었다. 경험으로 보면 이러한 포인트는 특급 포인트가 된다. 지난해 영암의 학파2지에 49.3cm 괴물 붕어를 낚아 올렸을 때의 포인트도 땟장속에 부들수초가 몇 포기가 자라는 곳이었다.
부들 수초는 그대로 두고 주변 땟장수초를 걷어내고 바닥을 수초 제거기와 갈퀴를 이용해 퇴적물을 모두 긁어 내 바닥을 깨끗하게 해 줬다.
또 갈대와 땟장수초 경계 지역에도 땟장수초를 걷어내고 찌를 세웠다.
그리고는 올 해부터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글루텐 계열의 다아와 3합 떡밥을 집어제와 함께 미끼로 사용해 찌를 세웠다.
지렁이는 낮 시간에는 사용 할 수 없었다. 블루길이 찌를 가만히 놔두지 않을 정도로 극성스럽게 덤벼들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밤 시간에는 블루길의 성화가 덜 했지만 붕어의 입질은 없었다.
새벽녘 텐트를 후드득 때리던 빗줄기가 점차 강해지더니 아침부터 하늘에는 구름을 잔뜩 머금은채 보슬비가 웬 종일 내렸다.
아침 햇살이 좋으면 오전 타임에 덩어리급 4짜를 볼 수 있었을 터인데 아쉬웠다. 그렇지만 점암지는 비오는 날 낚시가 잘되는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연타석으로 찌를 밀어 올린 대물붕어
낮 11시나 됐을까? 땟장수초 사이에 부들이 자라는 곳에 세웠던 떡밥 찌가 꿈틀거리더니 블루길의 입질과는 사뭇 다르게 밀어 올리고 있었다. 찌 올림으로 봐서 분명 붕어였다. 찌의 몸통이 보이려 할 때 찌의 상승은 멈추었고, 그 때 비로소 힘찬 챔질을 했다. 손끝에 전해오는 전율은 "묵직하다" 였다.
수초 지대라 목줄이 약할 것 같아서 두 바늘을 합봉으로 떡밥을 달았기 때문에 두 바늘 모두 붕어 입속에 들어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수초더미 위로 바로 붕어를 올려 태웠다. 멀리서 끌려 나온 붕어의 머리만 봐도 4짜는 될 것이라 생각 되었다. 빼곡한 수초 지역이었기 때문에 수초위로 태워진 붕어는 수초 속으로 파고들지는 않았다.
뜰채에 담겨진 붕어를 꺼내 계측해보니 38.5cm이었다.
나중에 사진 촬영을 위해 조심스럽게 살림망에 넣고 있는데 이번에는 갈대와 땟장수초 경계 지역에 세웠던 떡밥을 미끼로 세웠던 4.0칸 대의 찌가 솟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좀 더 느긋하게 찌가 올라왔다.
"저 놈은 4짜일까?" 생각하면서 챔질에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더 큰 묵직한 손맛이 어깨를 타고 흐르고 있었다.
멀리서 봐도 분명 4짜 붕어였다. 계측 결과 대충 재어봐도 40.5cm였다.
밤새 입질한번 못 받다가 한 낮으로 접어드는 시간인 11시에 연거푸 입질이 들어 온 것이었다.
점암지 특징은 항상 그러했다. 한번 입질이 들어오면 연 타석으로 들어 온 것이 특징이었는데 이번에도 그러했다.
이후 블루길만 몇 마리 추가 했고, 이렇다 할 입질을 받지 못한 가운데 오후 5시가 됐다.
4짜를 낚으려 왔다가 기어이 목표치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하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후 5시에 철수 준비를 서둘렀다.
점암지의 포인트
점암지의 시즌은 현재 조금 빠른 편이면서도 4월1일 현재 진행형이다.
최고의 포인트는 서쪽 제방 끝자락에 있는 무넘기를 기점으로 좌우에 포인트가 특급 포인트이다. 그리고 과역 면소재지에서 들어오는 입구의 동쪽 제방 초입에서 150m 까지 이다. 그리고 남쪽에 위치한 축사밑 포인트이다. 또 하나를 더 추천 하라 하면 북쪽 제방과 서쪽 제방이 만나는 코너부근이다.
무넘기 주변 포인트는 농로 길에서 진입이 쉽다. 연안에 땟장수초가 자라고 중심부 쪽으로는 맹탕지역같이 보이지만 수중에는 말풀과 마름이 자라 올라오고 있다. 토질이 뻘층이 아닌 사토질의 토양으로 바닥이 단단하다. 최근에 최고의 조황을 보여줬던 곳으로 47cm 붕어까지 낚이었다. 옥수수와 새우 미끼가 잘 먹히는 지역이다.
저수지 입구에 동쪽제방 초입은 비가 오는 날이면 새물이 유입되면서 가장 먼저 흙탕물이 생겨 물색이 좋은 곳이다.
제방위에서 낚싯대를 펼쳐야 한다. 이곳은 글루텐 계열의 떡밥이 잘 먹히고 내림낚시도 잘 되는 지역이다.
남쪽에 위치한 축사밑 포인트는 연안에서 중심부로 땟장수초가 잘 분포되어 있고, 바닥이 깨끗한 장점도 있지만 하절기 청태가 많은 지역이기도 한다. 떡밥 포인트로 내림낚시인들이 장박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점암지의 낚시요령
밤과 낮 낚시의 비율을 보면 7대3정도로 낮 낚시가 우세하다.
하루를 놓고 보면 아침 8시에서 9시 사이에 햇살이 완전히 퍼져 기온이 오를 때 입질이 들어온다. 그리고 간간이 오전에 입질이 들어오기도 하는데 특징으로는 한번 낚이면 연타로 낚이는 특징을 보이고 있어서 주변에 누군가가 입질을 받았다면 집중해서 찌를 응시해야 한다. 필자가 이번에 낚은 4짜 붕어도 오전 11시에 낚이었다.
그리고 오후 시간에는 3시부터 5시 사이에 한 차례 입질이 있고 케미를 꺾고 난 이후에는 입질이 없다가 밤 12시 넘어서 새벽 3시까지 또 한 차례 입질을 보이는 특성을 보여줬다.
미끼는 현재 떡밥과 옥수수가 잘 먹히고 있고, 지렁이의 경우 블루길의 성화로 사용하기 어려운데 포인트에 따라 블루길이 설치지 않은 곳이 있어 지렁이 한 통 정도는 가지고 들어가 볼 필요가 있다.
이제 산란을 위해 연안까지 거슬러 올라왔던 대물붕어가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수심 깊은 곳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먹이 활동을 하기 위해 연안으로 대거 몰릴 확률이 높은 시기라는 것을 참고 해 출조 해보면 한 손에 쥐어지지 않은 대물붕어와 상면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 같다.
점암지의 4짜 붕어의 위용.
오랜만에 전투 낚시를 준비하고 있는 필자.
흔들림이 없도록 단단하게 자리를 잡도록 이스케이프 대물좌대에 올라가 발로 눌러주고 있다.
오늘 대물붕어와 상면할 포인트. 부들과 땟장수초가 어우러져 있고, 좌측에는 갈대가 자라고 있다.
대물붕어와의 상면을 상상하니 받침틀 설치의 손놀림도 빨라졌다.
심플 받침틀을 설치하고 이스케이프 좌대를 넓게 사용하기 위해 빈 가방은 밖으로 내 놓았다.
점차 낚시 장비는 하나씩 좌대에 올리며 낚시 준비에 바쁘기만 하다.
밤에 비가 내릴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도 있어 파라솔이 아닌 텐트로 중무장을 했다.
비와 함께 강풍이 염려되어 군계일학 텐트도 단단이 고정했다.
필자의 포인트 옆에는 하룻밤을 같이 할 조우도 자리를 폈다.
수초밭에 바닥을 깨끗하게 긁어냈기 때문에 오늘은 떡밥으로 공략하기 위해 다이와3합을 배합하고 있다.
떡밥은 무를수록 좋다. 수십번 치대어 주면서 떡밥이 부드럽게 만들었다.
군계일학의 다이와3합. 미끼용이다.
오늘밤 이 떡밥으로 붕어를 꼬들겨 낼 수 있으려나??
이번에는 집어용 떡밥을 배합하고 있다.
미끼용 글루텐만을 사용하는것 보다도 배스터이다보니 집어는 필수적으로 해야 했다.
살치가 덤비지 않으므로 어분을 좀 더 많이 첨가해 집어제를 만들었다.
적당량의 물을 부어주고 대출 치대어주면 끝.
연안에 즐비하게 자란 땟장수초.
물색이 맑을 때는 바닥이 훤하게 보이기도 했지만 산란을 못한 붕어는 이미 땟장속에 들어와 있었다.
산발적으로 자란 부들밭도 훌륭한 포인트가 되었다.
필자의 포인트.
좌측 세번째 대에서 38.5cm 월척이, 네번째 대의 갈대와 땟장수초 사이에서 40cm 붕어가 낚이었다.
입질이 뜸해지자 수초직공 채비를 만들었다.
수초 직공채비로 최대한 갈대에 채비를 붙여보지만 배스터 답게 배스와 블루길만이 낚여 올라왔다.
한 낮으로 접어든 시간. 기다려보지만 입질은 없고, 물색이 자꾸만 맑아지고 있는 필자의 포인트.
저 뜰채를 한번 사용해보고 싶은데.......
낚시바늘에 걸려 나온 부들수초 줄기에는 이미 산란을 마친 붕어알이 붙어 있었다.
블루길이 붕어를 따라 다니면서 수초에 붙은 알들을 주어먹지는 말아야 할 터인데........
오전 11시. 드디어 입질이 들어 왔다.
붕어를 수초위에 태워 끌어내면서도 옆에 있는 카메라로 사진 촬영을 하는 여유도 부려봤다.
첫 번째로 낚인 붕어가 38.5cm.
연이어 낚인 4짜붕어.
철수하기 직전 계측자에 올려진 4짜붕어와 월척붕어.
1박2일 낚시에서 두 마리의 조황이면 훌륭했다.
떡밥에도 수 없이 달려든 블루길의 일부.
배스보다도 더 지독한 블루길이 아닐까 생각 되었다.
위에 4짜붕어는 산란전이고, 아래의 38.5cm 월척은 이미 산란을 해 버린듯 보였다.
두 마리의 월척을 들어보이는 필자.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이런 맛에 대물낚시를 즐기는것이 아닐까 싶다.
필자를 즐겁게 해주었던 붕어.
그들이 노닐던 그곳으로 다시 되돌려 보내려 하고있다.
외래어종 때문에 갈 수록 붕어자원이 고갈된 상태에서
"종족번식을 많이 해라"라고 특명을 내리고 되돌려 보냈다.
고 놈, 뒤도 안돌아보고 가버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