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특집 (낚시춘추 2016년 4월호에서 발췌)

 

서찬수가 직접 답한 Q & A 

 “갓낚시, 일단 실천에 옮겨보세요”

 

허만갑 기자 


서찬수가 직접 답한 Q & A
 이 글은 단행본 <월척 쉽게 낚는 책-서찬수의 갓낚시> 권말에 수록된 갓낚시 Q&A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갓낚시에 대해 서찬수씨가 직접 쓴 몇 안 되는 글이다. 낚시방법에 대한 설명이지만 붕어낚시에 대한 고인의 철학이 글 속에 묻어 있다.


Q정말 물가에서 월척붕어가 낚입니까?
A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의심만 하지 말고 일단 실천에 옮겨 보세요.

여러분 중 자기도 모르게 갓낚시를 한 사람도 있습니다. 예컨대 부채꼴 모양으로 낚싯대를 펼쳤을 때 맨 양쪽 두 대의 찌는 물가에 근접하게 되죠. 혹시 그 찌에서 붕어를 낚은 적은 없습니까?  또 아주 짧은 칸반대에 굵은 붕어를 낚은 적은 없습니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물가에서 붕어를 잡은 경험이 있을 겁니다. 다만 그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우연이 아닙니다.

 

Q항상 저수지 가장자리만 노립니까?
A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얕은 상류에선 긴 대로 저수지 중앙부도 노립니다.

다만 수심이 1m 미만인 곳을 주로 노리죠. 그리고 물속에 얕은 둔덕이 있으면 역시 긴 대로 그 둔덕 위에 미끼를 올립니다. 또 초저녁엔 물가를 집중적으로 노리지만 밤 12시부터 아침까지는 1.5~2m 수심까지도 골고루 노립니다. 

 

Q가에서도 붕어가 낚이지만, 그래도 큰 붕어는 깊이 노린
긴 대에서 잘 낚이던데요?
A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그렇습니다. 큰 붕어는 긴 대에서 잘 낚이죠.

그러나 그 이유가 깊은 곳을 노려서만은 아닐 겁니다. 그보다 인기척을 감지한 붕어가 짧은 대의 사정거리까지 들어오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사실은 물속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봅니다. 큰 붕어가 낚인 곳은 뭔가 특징이 있었을 겁니다. 수중 장애물이 있거나 말풀이 자라 있거나 조금이라도 들쑥날쑥한 요철이 있지는 않았습니까?
또 하나는 님이 새벽에 낚았을 경우입니다. 갓낚시는 해거름~밤 11시에 잘 되는 낚시입니다.

새벽과 아침에는 저도 깊은 수심을 노립니다. 그 이유는 새우들이 초저녁에 물가에 몰렸다가 밤이 깊을수록 깊은 곳으로 이동하며 붕어도 따라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2~3m 수심에서 낚지는 않았겠죠? 월척은 깊어도 1.5m 안팎에서 낚이지 아주 깊은 곳에서 잘 낚이진 않습니다.

 

Q모든 낚싯대를 다 연안에만 붙입니까?
A 5대를 펼칠 경우 3대는 연안에 붙이고, 2대는 약간 안쪽에 펼칩니다.

간혹 붕어가 초저녁부터 깊은 수심에서만 낚일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로 한여름, 아주 물이 맑은 곳, 깊은 곳에 장애물이 빠져 있는 곳이라면 얕은 물가에선 입질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또 밤 12시 이후엔 한두 대만 연안에 남겨두고 나머지 대들은 조금씩 깊은 수심으로 옮깁니다.

 

Q정말 뒤로 물러나야 할 만큼 붕어가 인기척에 민감합니까?
A 붕어가 잘 낚일 때는 떠들고 불을 비춰도 잘 낚이죠.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예외상황입니다.

혹 이런 경험을 하지 않았습니까? 자리만 비우면 입질을 하고 의자에 앉아 있으면 입질이 없는 경우, 낚시자리에서 떨어져 있을 때 입질해 챔질하려고 걸어가면 찌가 멈추는 경우, 저수지에 일찍 도착해 만반의 준비를 한 날은 붕어가 잘 낚이지 않는 경우, 입질이 없어서 한 대만 들고 옮겼더니 연달아 낚이던 붕어가 낚싯대를 더 가져와서 본격적으로 낚시하려 하면 입질이 끊기는 경우, 여러 사람이 밤낚시를 하는데 하필이면 일찍 자러 들어간 사람의 찌에만 입질이 오는 경우 등등… 그런 것들이 붕어가 인기척을 강하게 느끼는 사례라고 봅니다.
월척을 잘 낚지 못하는 사람들은 공통된 습관이 있더군요. 자리에 앉아 다리를 떨거나, 쉴 새 없이 손을 꼼지락거리거나, 의자를 삐걱삐걱 흔들거나 하는 산만함이 있었습니다. 그런 분일수록 물가에서 멀리 물러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낚시인들로 늘 붐비는 저수지의 붕어는 인기척에 덜 민감합니다. 인기척에 적응이 된 것이죠. 반대로 인적이 드문 소류지의 붕어는 인기척에 아주 민감합니다. 붕어도 습관의 동물입니다. 함안군 군북면에 철길 옆 소류지가 있는데 이곳의 붕어들은 기차가 굉음을 내고 지나갈 때 잘 낚입니다.

 

Q갓낚시를 촬영한 TV 화면을 보니까 물가에 다가앉아 낚시하는 적도 많던데요?
A 사실 물가에서 낚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생자리를 즐겨 찾는데 그런 자리는 뒤에 나무나 수풀이 있어서 물러날 수 없는 지형이 많기 때문이죠. 그러나 물가에 앉아도 찌를 세우는 자리는 건너편 물가이거나, 물속의 얕은 둔덕이거나, 그 밖의 얕은 곳을 찾아서 노립니다.
 의자를 놓는 방식도 일반낚시 방법과 다릅니다. 보통 의자부터 놓고 낚싯대를 펼치지만 갓낚시는 낚싯대부터 던져 놓고 그에 맞는 자리에 의자를 놓습니다.

그러다보면 물가에 의자를 놓을 때도 있고, 물가에서 몇 m 뒤에 놓을 때도 있고, 수면에서 높은 곳에 의자를 놓을 때도 있습니다. 아무튼 노리고자 하는 포인트에 인기척을 최대한 적게 전달할 수 있는 곳에 앉아서 낚시하면 됩니다.

 

Q물가에서 붕어가 안 낚일 때도 있지요?
A 그렇습니다. 사람 손을 많이 탄 유명한 저수지, 호황소문을 듣고 낚시인이 모여들어 소란스런 저수지, 물가보다 물 안쪽에 수초대 등 더 멋진 포인트가 형성된 저수지의 붕어들은 가로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곳에서도 생자리를 찾으면 갓낚시가 되며, 갓낚시를 하든 하지 않든 계속 붕어가 낚인 자리보다 생자리에서 더 큰 재미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자꾸 의심하지 마시고 시험 삼아 한번 물가에 미끼를 던져보시기 바랍니다.

 

Q기사를 보면 20cm 수심까지 월척이 올라온다는데 정말 그런가요?

그런 수심에서 월척을 낚아보셨나요?
A 20cm보다 더 얕은 곳에서도 월척을 낚아봤습니다. 찌를 던지면 20cm 수심이라도 실제 깊이는 그보다 더 깊습니다. 바닥에 아주 미세한 뻘의 앙금이 있기 때문입니다. 앙금으로 수심을 체크하면 20cm이지만 붕어는 그 앙금 속에 반쯤 파묻혀 있으므로 실제 붕어 배가 닿아 있는 수심은 30~40cm일 수 있습니다.

간혹 낮에 물가를 걷다가 뻘물이 생기는 걸 볼 수 있는데 뻘보다 몇 배 가벼운 앙금 속에 있던 붕어가 인기척에 놀라 도망가는 것입니다.

 

Q갓낚시를 몇 번 해봤지만 잘 안되던데요?
A 물가라고 아무 물가에서나 붕어가 낚이는 건 아닙니다. 물가에도 엄연히 포인트가 따로 있지요.

물가에서도 수중턱이나 연안장애물을 찾아야 하고, 더러는 물가를 벗어나 안쪽의 수중둔덕에도 찌를 세워야 합니다.

물속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눈은 이 책을 읽어보시면 어느 정도 뜨일 것입니다. 요즘은 낚시터에서 갓낚시를 하는 분들을 종종 만납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물가에만 찌를 세워 놓고 있습니다. 갓낚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 책을 되풀이해서 읽어 보면 당신도 갓낚시 도사가 될 수 있습니다.

 

Q갓낚시는 초저녁에 입질이 잦다는데 저는 월척 입질을 새벽에 많이 받았거든요?
A 낚시방법과 포인트가 저와는 달라서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물붕어는 어느 곳이든 낚시를 시작할 때 입질할 확률이 높습니다. 왜냐면 대물은 힘이 세니까 가장 먹잇감이 많은 사냥터인 물가를 선점하여 낚시인이 오기 전에 물가에서 사냥하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인기척이 가장 적은 낚시의 스타트타임에 큰 붕어가 입질할 가능성이 큽니다.
즉 낮에 사냥하는 붕어라면 동틀 무렵~아침에, 밤에 사냥하는 붕어라면 해거름~초저녁에 물가에서 입질합니다.
만약 님께서 새벽에 입질을 받았다면, 그곳의 붕어가 낮에 사냥하는 붕어이거나, 초저녁부터 너무 깊은 수심만 노렸거나, 그 낚시터에 꾼들이 많아서 초저녁엔 소란하다가 새벽에 조용해졌거나 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대개 깊은 수심만 노릴 경우, 초저녁 물가의 피크타임을 놓치고 갓낚시에서 ‘2부타임’이라 부르는, 붕어가 깊은 수심에서 먹이를 찾는 자정~새벽에 월척을 낚는 사람이 많습니다.

 

Q수온이 낮을 때는 그래도 깊은 곳을 노리는 것이 낫지 않나요?
A 밤낚시냐 낮낚시냐를 분명히 한 다음에 말해야겠습니다.

낮낚시라면 수온이 낮을 땐 깊은 곳을 노리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가령 늦가을~겨울에는 붕어가 깊은 곳에서 잘 낚입니다. 그러나 초봄에는 낮에도 얕은 곳이 낫습니다.

얕은 곳이 일조량을 많이 받아 수온이 빨리 오르기 때문입니다.
한편 밤낚시는 수온이 낮을 때도 얕은 곳을 노리는 것이 낫습니다. 왜냐하면 얕은 곳의 수온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물은 온도가 낮을수록 비중이 높아져서 밑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깊은 곳의 수온이 더 낮습니다. 그래서 갓낚시는 수온이 높은 여름보다 오히려 수온이 낮은 봄과 늦가을에 더 잘 됩니다. 

 

Q소류지 낚시를 즐기시던데, 큰 저수지에선 갓낚시가 잘 안 되나요?
A 이곳 경남은 대형지가 적고 소류지가 많아서 그리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대형지도 갓낚시가 잘 됩니다.

오히려 대형지는 붕어 양이 많고 포인트 선택의 폭이 넓어서 자리만 잘 찾으면 더 좋은 조황을 보입니다.

최근 저는 하동군 진교면 송원지(6만평)에서 갓낚시로 재미를 보았는데 낚시인들은 중류에 몰려 있고 최상류는 아주 얕아서 그런지 텅 비어 있더군요. 그러나 상류에서 긴 대를 던지니까 월척이 쑥쑥 올라왔습니다.
특히 충청도에서는 유명한 대형지에서 갓낚시로 재미를 보았다며 좋은 기법을 알려줘서 고맙다고 전화해오는 낚시인이 많습니다. 대형지에서도 소란스런 곳이 아니라면 갓낚시가 잘 됩니다.

 

Q혹시 경남에서만 통하는 낚시방법 아닙니까? 다른 지방에서도 해보셨나요?
A 저수지가 있고 붕어가 있으면 어디든 가능합니다.

경북, 전남, 충남의 갓낚시 동호인들과 만나 그 지역에서 갓낚시를 해보았는데 대부분 잘 되더군요.

그분들도 기존의 낚시보다 더 붕어가 잘 낚이고 재미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사실 타 지역의 낚시인들께 이 낚시를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각 지방마다 낚시터의 지방색이 있으니 그에 맞춰 낚시를 즐기면 될 것입니다.

저는 그냥 제 낚시를 즐기고 싶을 따름이고, 각자 원하는 스타일로 즐길 수 있기 바랍니다.

다만 갓낚시가 알려진 덕에 많은 낚시인을 알게 되었고, 제가 한 번도 뵌 적 없는 분에게서 호평을 들으면 왠지 기분이 좋고 그렇습니다. 낚시란 게 즐기는 취미 아니겠습니까? 붕어를 낚으며 즐길 수 있다면 낚시방법은 중요한 게 아니라 생각합니다. 

    

Q갓낚시를 꼭 해야 할 상황과 갓낚시가 잘 안 되는 상황을 알려주세요.
A 미답의 소류지, 신생지는 갓낚시가 아니면 호황을 맛보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갓낚시가 잘 안 되는 곳은 유료터처럼 낚시인이 집중된 곳입니다.

 

Q어떻게 물가에서 붕어가 잘 낚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나요?
A 96년쯤인가, 제가 속해 있던 마산의 낚시회가 함안군 칠원면의 한 소류지에서 월척이 터졌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이미 소문이 나서 쓸 만한 자리에는 다 낚시인이 있었습니다.

그나마 빈자리에는 함께 간 회원들이 앉고, 저는 작은 골 최상류의 바닥이 보일 만큼 얕은 곳에 앉게 되었죠.

그런데 그 날 밤 소류지 전역에서 낚인 월척보다 저 혼자 낚은 월척이 더 많았습니다. 저는 우연의 일치겠지 생각하면서도 반신반의하며 다른 저수지에서도 바닥이 보이는 자리에서 낚시해보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됐습니다.

 

Q달이 밝은 밤에도 갓낚시가 잘 됩니까?
A 보편적으로 달이 밝으면 갓낚시가 잘 되지 않습니다. 갓낚시의 포인트는 얕은 만큼 달빛을 많이 탑니다.

달이 밝은 날에는 너무 인적이 드문 산중 소류지는 피하고, 가로등이 켜진 마을 앞 저수지, 차량통행이 빈번한 도로 옆 저수지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낮낚시는 잘 되는데 밤낚시가 안 되는 저수지가 있을 겁니다. 그런 곳은 달이 밝은 밤에 밤낚시를 시도해보면 좋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달을 많이 타는 소류지가 있으면 밤보다 아침 일찍 찾아가서 낚시해보시면 의외의 조황이 있을 겁니다.

 

Q서찬수씨는 갓낚시 대신 일반낚시를 할 때는 없나요?
A 있습니다. 저도 댐이나 강에서 떡밥낚시를 할 때는 일반인과 똑같이 낚시하고, 수초가 안쪽까지 멋지게 자란 저수지라면 굳이 가를 노릴 것 없이 정면으로 던져서 수초대를 노립니다.

갓낚시란 일반낚시의 보조라고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일반 낚시에서 더 입질을 받기 쉽도록 특화한 것이 갓낚시라 생각합니다. 제 경우엔 앞보다 좌우를 더욱 눈여겨보고 생자리를 많이 찾아다니다보니 자연적으로 갓낚시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Q고기가 가로 나오지 않는 환경조건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예를 들어 지금 같은 폭염이나, 태풍급 비바람이 퍼부을 때, 한겨울 혹한기… 그럴 때도 붕어가 가로 잘 나오나요?
A 계절이나 특정한 환경조건을 떠나서 붕어가 잘 낚일 때는 가로 잘 나오고, 잘 안 낚일 때는 가로 잘 안 나옵니다.

말씀하신 악조건에서는 붕어가 가로 잘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깊은 곳에서 잘 낚이는 상황도 아닙니다.

그리고 낚시를 해보면 역시 사람에게 쾌적한 시기가 낚시도 잘 되는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Q갓낚시 미끼는 새우만 쓰나요?
A 주로 새우를 쓰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미끼도 씁니다. 짙은 뻘물이 졌을 때는 밤에도 지렁이가 잘 듣습니다. 그리고 배스, 블루길, 동사리가 많은 곳에선 새우에 그런 잡어들이 먼저 달려드는데 그런 곳에선 떡밥, 옥수수, 번데기(통조림)로 갓낚시를 하면 좋습니다.

 

Q밑밥은 쓰지 않나요?
A 밑밥은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물속의 바닥이 중요합니다. 좋은 바닥이라면 밑밥이 없어도 붕어가 모여들고, 나쁜 바닥이라면 밑밥을 뿌려도 붕어가 오지 않습니다.
간혹 뻘층이 두터운 곳에선 저는 잔 돌(자갈)을 밑밥 대신 뿌려줍니다.

돌 부스러기가 뻘을 덮어서 새우나 여러 미생물이 모여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새우낚시에서 수초를 걷어낸 자리에 겉보리를 넣는 목적은 집어보다 바닥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의 효과는 겉보리보다 자갈이 더 낫습니다.

제가 찌를 세우는 곳은 음습한 바닥을 피해 물속의 자연 생태가 살아 있는 곳입니다. 그런 곳이라면 밑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Q새우미끼는 자주 갈아주지 말라던데 왜 그렇습니까?
A 저도 그런 말을 종종 듣지만, 그것은 잘못된 방법입니다. 입질이 없을수록 미끼는 자주 던져주는 것이 좋습니다.

입질이 없다는 것은 붕어가 많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 경우 미끼를 자주 던져서 주의를 환기시켜야 합니다.

특히 바닥에 퇴적물이 많은 곳에선 미끼가 파묻힐 위험이 있으므로 자주 들어내서 던져줘야 합니다.

그럼 붕어의 시각과 후각을 자극해서 입질이 들어옵니다. 입질이 없다고 멍하니 있지 말고 그냥 들어냈다가 다시 던져주는 동작만 이따금 해주어도 입질을 더 자주 받을 수 있습니다.

 

Q새우는 통새우 그대로 써야 잔챙이 성화를 피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서찬수씨는 뿔을 잘라주면 더 좋다고 하셨더군요. 어느 말이 맞는지 헷갈립니다.
A 통새우가 잔챙이 성화를 피할 수 있다는 건 맞습니다. 저도 그런 곳에선 큰 새우를 그대로 씁니다.

그러나 잔챙이 성화가 없는 곳에선 통새우를 굳이 쓸 필요가 없다는 거지요. 그때는 붕어가 가장 먹기 좋은 크기의 새우를 달아서 빠른 입질을 유도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또 월척도 통새우를 한 번에 먹지 못하고 예신을 한참 보내다가 본격적으로 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머리의 뿔을 잘라주면 예신이 짧아지고 바로 본신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머리를 통째로 떼어내면 안 됩니다. 머리가 없는 새우에는 큰 붕어가 입질하지 않습니다.

 

Q수중턱을 노리라고 하는데 어떤 곳을 말합니까?
A 간단히 말해 주변에서 가장 얕은 곳이 수중턱입니다.

찌를 여기저기 던져보아서 찌가 불쑥 솟아오르는 자리가 수중턱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깊은 곳에 찌를 세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지 마시고 가장 얕은 곳에 두고 기다리면 입질도 잦고 씨알도 월등히 굵을 겁니다.
수중의 깊은 곳은 붕어동네에선 인적 드문 뒷골목과 같고, 얕은 곳은 왕래가 빈번한 사거리와 같습니다. 장사를 하려면 목이 좋은 곳에 전을 펴고 손님을 기다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Q갓낚시는 맨바닥을 선호한다지만 수초에서 벗어나면 붕어가 입질하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합니다. 수초 없는 맹탕바닥에 던져둔 찌에는 입질이 없던데요?
A ‘수초 없는 곳에 붕어 없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일종의 편견입니다.

수초 없는 맨바닥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낚시해보세요. 경험이 없으니 자연히 맨바닥에서 포인트 보는 눈이 없을 수밖에요. 자신이 없으니 점점 수초만 찾게 되고 맨바닥은 점점 피하게 되지요.
맹탕에도 수초가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수면이 아닌 물속에 눈에 보이지 않는 ‘수초’가 있다는 것입니다.

즉 수초의 역할을 하는 작은 돌, 나뭇가지, 흙더미, 물골의 덕 등이 수초의 역할을 하며 그런 곳에서 붕어들이 휴식도 취하고 먹이도 찾고 알도 낳습니다.
그런 곳을 찾아서 미끼를 던져보세요. 눈에 보이는 수초 사이에 던진 것보다 더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Q수초가 많은 곳에서는 어디를 노려야 하나요?
A 수초가 많은 저수지에 가시면 먼저 정수수초를 찾으세요.

말풀이나 마름 같은 침수수초보다 갈대나 뗏장수초, 부들 등 얕은 곳에 자라는 정수수초가 좋습니다. 정수수초가 자란 곳은 수심이 얕다는 증거이며 바닥이 단단하고 밝으며 살아 있다는 뜻입니다.

또 수초대 속에 돌이나 수몰나무가 있으면 더 좋은 포인트입니다.
한편 침수수초밖에 없으면 수초 가장자리를 노리세요. 아무리 수초가 밀생해 있어도 수초대와 땅 사이에는 찌 몇 개쯤 세울 수 있는 공간이 비워져 있습니다.

수심은 30cm면 충분합니다. 설령 덮여 있더라도 물가로 다가가서 받침대를 가지고 살짝 밀쳐 주면 멋진 공간이 만들어집니다. 말풀이 물가까지 덮여 있으면 붕어들은 가 쪽으로 더 경계심 없이 잘 나오는 성질이 있습니다.

 

Q얕은 수심이라도 명당이 있을 텐데 그곳이 어딥니까?
A 당연히 명당이 있고말고요.

얕은 곳이라도 바닥이 깨끗한 곳, 물속에 작은 돌이나 나뭇가지가 있는 곳, 도로나 산자락을 끼면서 얕은 자리가 있는 곳, 물속에 굴곡이 있는 곳은 더 좋은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일단 물이 자주 흐르는 곳이 좋습니다. 바닥의 퇴적물이 씻겨서 깨끗하고 새우 등 붕어의 먹이가 많습니다.

그래서 물이 흐르는 상류나 무넘기를 많이 찾고 중류나 하류라도 물이 내려오는 골을 선호합니다. 물이 흐르는 곳은 경사 또한 완만해 더 좋습니다.

 

Q기사에 보면 ‘80cm 수심’이 많이 언급되던데 왜 하필 80cm입니까?
A 80cm는 얕은 수심과 깊은 수심의 경계쯤 되는 수심입니다.

맑은 물이나 어두운 물이라도 이 수심에서 빛의 영향의 기준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즉 맑은 물색이라도 80cm 수심이면 어느 정도 바닥이 어둡고, 어두운 물색이라도 80cm 수심이면 바닥이 그런대로 환하지요.

그래서인지 이 수심에서 흔히 말하는 대물의 출몰이 잦고 마릿수도 겸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제방에서 갓낚시를 많이 하던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A 제방이 아니라 무넘기에서 자주 합니다. 제방의 중간부분에서는 큰 재미가 없습니다.

또 흙으로 된 제방은 갓낚시를 하기 좋지만 석축 제방은 돌 틈에 바늘이 자주 빠져서 짜증스럽습니다.

아마 제방에서 낚시하던 몇몇 사진이 색달라 보여서 님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가 봅니다. 저도 일반 대물낚시인과 마찬가지로 상류에서 낚시하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Q조우들과 출조하는데 갓낚시를 하려니 많은 신경이 쓰입니다. 한쪽에서 소란스럽게 해도 다른 한쪽은 정숙하다면 갓낚시가 가능한지요? 그렇다고 혼자 다닐 수도 없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A 포인트 선정은 조우분들이 자리를 잡은 후 마지막으로 잡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가장 많이 걸어 들어가는 곳, 더 이상 진입이 불가능한 곳에 자리를 잡으면 조용히 갓낚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도 일행이 많으면 그런 곳을 찾습니다.  

 

 

 

2002년 3월 의령 대신지에서 논둑 밑을 노린 갓낚시로 월척을 끌어내는 서찬수씨의 모습. 당시 월간낚시에 실렸던 사진이다.

 

<월척 쉽게 낚는 책>에 실린 삽화. 인기척이 붕어낚시에 얼마나 해로운가를 설명하고 있다.

 

 멀리 떨어져서 물가를 공략하는 갓낚시의 원리를 설명한 그림. 역시 <월척 쉽게 낚는 책>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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