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기 낚시, 그리고 가물치와 전쟁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 천류 필드스탭 팀장]
16호 태풍 말라카스의 영향으로 믾은 비가 내리기 전 호남권 서해안 지방은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지마다 바닥을 보이며 농작물에까지도 극심한 영향을 미쳤다.
고향에 벌초하려 가는 길에 잠시 짬낚시나 해 볼 요량으로 여기저기를 둘러보던중 붕어가 상당량 들어 있다는 곳에 심한 갈수 현상을 보이고 있어 수심을 재어보니 20~25cm에 불과 했다.
가만히 쭈그리고 앉아 수면을 주시해 본 결과 물속에서는 무엇인가 움직임이 보였고, 더 이상 망설일 필요없이 대편성을 했다.
찌를 봉돌까지 내려봤지만 워낙 앝은 수심에 찌가 제대로 서질 않아 해결사 채비에서 사용한 8자 고리를 이용해 찌톱을 원줄과 같이 잡아 줬더니 비로서 케스팅이 가능했다.
앝은 수심으로 찌의 부력은 이미 깨져 정확한 부력은 필요치 않았다. 스위벨을 모두 제거하고 원봉돌 채비를 활용해 앞치기로 찌를 세우려 해봤으나 바닥에 깔린 앙금에 봉돌이 박혀버리는 현상으로 찌가 제자리를 잡고 서는것이 아니라 케스팅 직후 찌가 꽂히는 현상 처럼 부여졌다.
새우와 참붕어를 채집하기 위해 채집망을 던져봤으나 거수심으로 채집망이 반 밖에 잠기지 않았다. 그래도 참붕어와 새우, 그리고 징거미까지 상당량 채집이 되었는데 참붕어의 크기가 아쉬웠다.
무엇 보다 희망적인 것은 수면 가장자리로 사람들의 발자국 표시가 없었다는 것이다.
갈수기때 연안 가장자리로 발자국이 많이 보이면 그곳은 그물꾼들에 의해 그물질을 당했다고 보면 되기 때문이다.
그 발자국이 없기에 어쩌면 오늘 대박 조황을 맞이 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기대를 해 볼만했다.
찌 흔들리면 붕어 한 마리,
옆으로 끌고가면 가물치 한 마리
얕은 수심에서 붕어의 입질은 옆으로 슬슬 끌고가는 형태의 입질이라 찌를 예의주시 보고 있는데 옆으로 끄는 입질은 거의 없었고, 찌가 좌우로 움직이는 모습만 보여 챔질 해 봤더니 '덜컹'하며 붕어가 낚여 올라왔다.
케스팅할 때 날아간 봉돌이 수심 앝아 그대로 뻘에 박혀버린 것이 원인이었다. 붕어가 박혀있는 봉돌을 축으로 매달려 있는 먹이를 먹기 위해 어쩌면 안간힘을 쓴듯 보였다. 그래서 찌에 나타난 현상을 흔들거릴 뿐 옆으로 끌고 가지는 못했다.
저 수위로 이미 덩어리급 붕어는 뻘속으로 파고든 상태였고, 철없는 잔씨알의 붕어만이 남아 있는듯 보였다.
그러다가 간혹 빠른 속도로 옆으로 끌로가는 것은 모두 가물치였다.
아직은 가물치가 뻘속에 파고들지는 않은 듯 엄청난 가물치가 서식하고 있었다.
미끼는 새우를 주력으로 사용했으나 낚아낸 가물치가 무려 80cm가 육박해 거의 붕어낚시는 포기하고 가물치 낚시로 전환했다.
낚아낸 가물치보다 원줄과 목줄이 터져 놓쳐버린 것이 많을 정도 였다.
차에 있는 모든 낚싯대가 동원되고 잘 사용하지도 않은 케브러 목줄까지 동원 했다.
큰 바늘에 참붕어 두 세마리를 한꺼번에 꿰어 사용했고,참붕어에 미친듯 달려드는 가물치에 내 자신도 놀라고 말았다.
그러는 와중에 36cm 월척도 낚여 올라오고 7~8치급 붕어도 낚여 올라왔다.
1박2일 동안 낚아낸 가물치가 13마리. 밤새도록 이어진 입질에 미끼인 참붕어가 바닥이나 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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