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수어천

벼 나락 고개 숙일 즈음 4짜 수확 보장

가람 김중석[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지난 9월호 화보 촬영은 터 세기로 유명한 광양 신금지로 출조해 최고 48cm 외에 월척을 마릿수로 만났었다.이에 회원들 모두 다시금 출조지를 신금지를 원했지만 광양의 또 다른 대물터를 소개하고 싶은 필자가 고집해 방향을 틀었다.그곳은 바로 신금지에서 북쪽으로 3km 거리에 떨어진 수어천이다.

수어천은 광양시 진상면소재지 앞을 흐르는 강을 말한다. 상류 수어천 댐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중간지점에 있다.

광양 현지 낚시인들은 이곳이 진상면소재지 앞에 있어 진상수로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잘못된 이름 표기다.

수어천은 수어댐이 만들어지기 전부터 북쪽 어치계곡에서 물이 흘러내리는 자연하천이기 때문이다.

원래 이름이 없었다면 모를까, 굳이 진상수로라는 이름을 붙여 혼돈을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수로는 인위적으로 만든 물길을 말하므로 이곳을 표현하는 데는 맞는 표현이 아니다).

허리급 붕어 낚이는 수어댐 하류

1978년에 완공한 수어댐은 상류 백운산(해발1,222m) 줄기의 어치계곡에서 흘러든 물이 주 수원이다. 물이 부족할 때는 다압면의 섬진강 취수원에서 물을 퍼 올려 담수하기도 한다.

광양시 전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고, 광양공단과 여천공단 등의 국가산단에 공업용수를 공급과 농업용수로도 활용할 목적으로 축조되었다.

수어천은 지난 2011년 하천재해 예방사업의 하나로 바닥을 긁어내 깔끔하게 정비하었고 낚시도 가능다. 주변에 산책코스와 공원도 만들어졌다.

댐 위쪽인 수어천 상류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취사와 낚시가 금지돼 있어 하류 수어천에서만 낚시를 할 수 있다.

수어천에는 붕어와 잉어, 블루길, 배스, 동자개, 장어 등이 서식하는데 이들 물고기는 수어댐 보조 여수로를 통해 유입된다.

최근 들어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면서 국지성 집중호우가 증가함에 따라 최대 강수량 및 강우량 기존이 기존보다 높게 산정됨에 따라 방류량 조절이 잦아졌다. 덕분에 보조 여수로를 통해 유입되는 고기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수어천 하류로 내려온 물고기들은 하류에 있는 보에 막혀 바닷인 광양만으로 내려가지 못하는데 그 구간의 길이가 약 2km에 달한다.

몇 해 전부터 허리급 월척이 자주 출몰해 수도권과 대구 지역에서도 낚시인들이 원정 출조를 오고 있다.

하룻밤 4짜 4마리 소식에 고무된 회원들

취재팀이 수어천에 도착한 날짜는 지난 820일 오후.

수어천은 크게 1번천부터 5번천()으로로 나뉜다. 상류에서부터 하류로 차례로 순번이 붙여진 것인데 우리는 최상류 1번천에 본부석을 차렸다.

물가로 바라보니 빈 구멍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하게 뒤덮여 있던 마름은 하루가 다르게 삭아 잿빛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촬영팀 멤버들은 출조 며칠 전 광양 낚시인이 하룻밤 낚시에 4짜 붕어를 4마리나 낚았다는 정보를 듣고는 고무된 표정이었다.

포인트를 둘러보기 위해 58번 국도 인근 공원(현재는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밑으로 가봤다. 여름철에는 거의 낚시를 하지 않았는지 낚시의 흔적이 없었다.

3칸 대 거리에 부들이 자라고 있고 부들 주변에는 마름이 찌들어 있었다. 예초기로 진입로를 개척하고 내려갔지만 물 위에 수초 제거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

바지장화를 신고 준비해간 낮과 농업용 갈퀴로 마름을 걷어내려는데 마름 속에 은신해 있던 고기들이 푸다닥~ 하며 빠져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종아리를 툭툭치며 달아나는 촉감도 느껴졌다.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봐서 대형 잉어는 아닌 듯했고 월척급 붕어 같아 보였다.

괜히 물속에 들어가 붕어를 내쫓는 건 아닌가 후회도 됐지만, 바늘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찌든 마름 줄기를 걷어내지 않고서는 찌를 세울 공간이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마름을 걷어낸 후 농업용 갈퀴로 바닥까지 긁었는데 의외로 바닥이 깨끗했다.

 

채비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받아먹는 붕어들

오후 5.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회원들이 본부석에 모였다.

여수 초도에서 배를 타고 낮에 도착한 이상현 회원은 “4짜터라고 알려진 곳인데도 잔 씨알의 붕어가 연속으로 낚입니다. 벌써 서른 마리는 넘게 낚았지만 씨알이 6~7치 정도로 자잘한 붕어만 나옵니다!”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옥수수와 글루텐을 가리지 않고 채비가 바닥에 도착하기도 전에 받아먹는 붕어가 많았습니다.”라고 말하며 붕어의 개체수는 엄청난 것 같다고 말했다.

2번천에 앉았던 광양 낚시인 고길배 씨도 낮에 마릿수 붕어를 낚았지만 27~29cm 붕어가 주종이라 했다.

그나마 고길배 씨 건너편 체육공원 밑에 자리했던 양재철 회원이 31cm 월척을 낚아냈다.

양재철 회원의 자리에는 수면에 마름은 없었지만, 수중에는 말즘이 자라고 있었는데 말즘이 자라지 않는 빈자리를 6칸 대로 공략했다고 한다. 미끼는 경원F&B의 옥수수어분글루텐을 사용했다.

한편 저녁식사를 즐기는 동안 수어천낚시 마니아로 통하는 고길배 씨를 통해 수어천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사항을 들을 수 있었다.

몇 해 전 수어천에서 허리급 붕어가 마릿수로 낚인 적 있죠.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월척 이상의 붕어 마릿수는 줄고 4짜 붕어가 낚이는 곳으로 변했습니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감잎 씨알의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다가 느닷없이 4짜 붕어가 덜커덕 걸려들고 있습니다. 수어천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추측됩니다.”

 

취재일에는 2번천에서 월척 잘 낚여

오후 6시경 낚시자리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 전 글루텐을 달아 부들에 바짝 붙여놨던 찌가 세 개나 사라지고 없었다. 하나씩 회수하다보니 좌측 3.6칸대에서 월척 이상으로 보이는 붕어가 마름을 감고 있었으나 끌어내는 과정에서 떨구고 말았다. 나머지 두 대에서는 23cm급 붕어가 걸려있었다.

집어를 위해 글루텐을 달아 던지자 바로 반응이 왔다. 하지만 낚이는 씨알은 모두 18~21cm가 주종이었다.

이러다가 한 번쯤 4짜 붕어가 낚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찌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작은 붕어들은 낚이는 데로 바로바로 방생했다.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입질은 계속되었다. 바닥이 깨끗해서인지 찌 올림은 환상적. 찌를 몸통까지 올려놓고 방방거리는 모습은 최근의 다른 낚시터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었다.

붕어의 씨알보다도 근사한 찌 올림에 매료돼 큰 붕어에는 점차 관심이 멀어졌다.

새벽 3시 무렵. 2번천에서 마릿수 조과를 누리던 고길배 씨가 드디어 31cm 월척을 낚았다고 알려왔다.

그나마 2번천에 자리한 회원들이 낚아낸 붕어들이 1번천보다는 굵게 낚임을 알 수 있었다.

아침 6. 사진 촬영을 위해 카메라를 들고 포인트마다 조황을 살폈다. 모두가 감잎붕어에서부터 27~29cm급으로 마릿수 살림망을 채워나갔지만 만족할만한 씨알은 많지 않았다.

배스가 서식하고 있는 많은 한방터가 최근 들어 잔 씨알의 붕어터로 바뀌고 있는 경향처럼, 이곳 수어천에도 잔챙이 붕어가 많아졌음을 느끼는 출조였다.

그러나 현지 낚시인들은 가을이 깊어가고 마름이 완전하게 삭아 가라앉으면 대물 붕어 상면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직은 가을로 보기는 이르다고 말하며 나락이 고개를 숙일 시점에 다시 한 번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해줬다. 조석으로 일교차가 커짐에 따라 수어천의 가을 피크 시즌이 도래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수어천 구간별 포인트

최상류 1번천이 명당

수어천은 길이만 약 2km에 이르며 포인트마다 특징이 있어 처음 출조를 하는 낚시인들은 포인트 잡기를 어려워 한다.

이에 다리와 보()를 기준으로 낚시인들이 헤매지 않고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1번부터 5번까지 구간을 나누어봤다.

참고로 수어천 전 구간에서 글루텐과 옥수수가 잘 먹히며 입질 시간대는 초저녁과 새벽에서 아침 시간으로 이어지는 시간대임을 참고하자.

 

1번천

낚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수어천 최상류에 해당한다. 상류에는 부들이 자라고 있고 하류까지 마름으로 가득 차 봄 시즌과 가을 시즌에 월척과 4짜 붕어가 자주 출몰하는 구간이다. 물색이 맑아 바닥이 보여도 주변에 말풀 군락이 서식한다면 낮에도 4짜 붕어가 입질해주는 특이한 곳이다. 수심이 70cm~ 1.2m이며 옥수수와 글루텐이 잘 먹힌다.

 

2번천

진입이 수월한 수어천공원 앞으로 상류 보에서부터 하류 창원교까지 구간이다.

수면에는 수초가 보이지 않지만, 수중에는 말풀이 부분적으로 많이 자라고 있다. 말풀 중간중간 비어있는 곳, 준설하면서 형성된 웅덩이에서 잦은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수심이 1.2m 정도이다.

 

3번천

창원교에서 하류 경전선까지의 구간이다.

준설공사를 하면서 부분적으로 바닥을 긁어냈기 때문에 수심이 얕은 곳은 60cm, 깊은 곳은 1.5m가 넘을 정도로 바닥이 일정하지 않은 곳이다. 대형 잉어와 참게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물색이 탁하면 짧은 낚싯대에 입질이 있지만, 물색이 맑을 때는 4칸 이상의 긴 대를 써 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4번천

수심이 1.5m 정도로 균일하며 마름이 무성하게 자라는 곳이다. 주차여건이 좋지 않은 게 흠이며 하류 지원교 밑 보에서 상류로 150m 구간이 붕어의 입질이 잦은 곳이다.

 

5번천

수어천 최하류에 해당하는 곳으로 진상교에서 하류 보까지 구간이다. 보 아래는 밀물 때 바닷물이 들어오는 지역이라 낚시할 수 없다. 중간 지점에 자생하는 부들 언저리에서 낮 낚시에 활발한 입질을 보인다.

주로 릴낚시인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붕어의 씨알은 24~28cm가 주종이다.

 

가는 길남해고속도로 옥곡I.C를 나와 우회전하여 861번 지방도를 따라 1km 진행 후 진상 · 하동방면으로 우회전하여 58번 국도를 따라 5.8km를 가면 섬거 버스정류장이다.

우측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수어 1번 천이고 하류 쪽으로 차례대로 5번 천까지 연결되어 있다.

 

네비게이션 주소전남 광양시 진상면 섬거리 145-1

드론으로 내려다본 수어천 최상류.

멀리 보이는 튼 제방이 수어천댐이다.

수어댐 수문 개방 때마다 붕어가 흘러들기 때문에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수어 2번천 체육공원 앞에 자리했던 양재철 회원이 월척 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주로 4칸 대 이상의 긴 대에서 입질이 잦았다.

 

 

수어 1번천의 최하류 보().

시멘트 보 위에 좌대를 설치하면 훌륭한 포인트가 된다.

 

 

수어천 매니아로 통하는 광양 낚시인 고길배 씨.

월척 포함 27~29cm의 중치급 붕어들로 손맛을 즐겼다.

 

 

4짜 붕어가 가장 많이 낚였던 수어 1번천 모습.

부들과 마름 수초가 잘 발달한 곳이며 수중에는 말즘이 자라 올라오고 있다.

 

 

수어천에서는 옥수수도 먹히지만 글루텐에 집어가 되면 마릿수 붕어 조과가 가능하다.

필자가 사용한 글루텐 떡밥들.

 

 

수어천 체육공원에 설치된 이동식 화장실.

광양시에서 깨끗하게 관리하고 있어 산책 나온 주민들과 낚시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다.

 

 

 

양재철 회원이 붕어 조과를 펼쳐 보이고 있다.

경원F&B사의 옥수수어분글루텐으로 좋은 조과를 거뒀다.

 

 

취재 당일 올라온 붕어들.

추수가 시작될 즈음부터 월척은 물론 4짜급 붕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모기와 진드기 등의 해충을 박별하기 위해 포인트 주변에 연막소독을 하고 있는 필자.

 

 

금강산도 식후경.

회원들과 저녁식사를 즐기며 수어천 붕어의 입질 패턴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수어 2번천에 자리한 양재철 회원이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수어 1번천 하류 전경.

수면은 깨끗해 보이지만 수중에는 말즘이 무성하게 자라있어 빈 구멍 찾기가 힘들었다.

 

 

 

취재일에 낚인 붕어의 일부를 펼쳐 보이는 회원들.

좌측부터 양재철, 유준재, 최원재 회원이다.

 

 

수어천에서 낚인 월척붕어.

수중 수초가 많아 붕어의 채색이 황금빛을 띠고 있다.

 

 

필자의 낚시 자리.

부들과 마름으로 뒤덮인 곳을 바지장화를 착용하고 들어가 포인트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붕어가 부들속에서 낚였다.

 

 

수어천변 수풀 속에 숨겨진 쓰레기를 수거한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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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지석천 드들강

마름 언저리에 월척이 어슬렁 어슬렁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사외이사]

 

올해 장마는 집중적으로 중부지방에만 많은 비가 뿌렸다.

호남지역에는 가뭄이라 할 정도로 비가 내리지 않아 갈수 현상을 보이는 저수지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출조지 선정에 있어 여간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었다.

5호 태풍 송다가 북상한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이번 태풍에는 많은 양의 비를 몰고 와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그래서 태풍의 영향을 직접 받은 전남 해안가 수로나 저수지를 피해서 내륙 깊숙한 곳에 있는 나주의 지석천에서 강낚시를 해 보기로 했다.

사실 지석천은 이병원 회원의 강력한 추천도 있었다. 이병원 회원이 며칠 전 출조에서 허리급 붕어로만 열댓 마리를 낚았다는 정보가 한몫했다. 이병원 회원은 수시로 지석천을 찾아 낚시를 즐기는 지석천 마니아다.

나에게 지석천은 붕어 냉장고나 다름없습니다. 시기와 상관없이 출조할 때마다 빈작은 없고 마릿수 월척에 4짜 붕어까지 낚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던 것에 솔깃했다.

며칠 전 이슬비처럼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 밤낚시 간간이 들어오는 입질에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고 했다.

더 망설일 필요 없이 나주시와 화순군의 경계지점인 지석천 드들강 유원지 일대로 출조지를 선정했다.

 

중부지역 폭우와 달리 남녘은 가뭄

지난 730일 오후에 지석천을 찾았다. 지석천은 영산강의 제1지류이다. 화순군 이양면 증리 계당산(580m) 남서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서쪽으로 흐르다가 영산강과 합류하는 냇가이다. 55길이의 지석천에는 수많은 붕어 포인트들이 존재하며 아직도 개발되지 않는 포인트들이 많다.

몇 년 만에 찾아본 지석천은 그대로였으나 진입로가 막혀 있다. 예전에는 물가까지 차를 가지고 내려갈 수 있었는데···.

하지만 현재는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지면서 쇠파이프 봉을 세워 차량 진입을 봉쇄해, 제방에 부분적으로 만들어진 넓은 공간에 차를 세워두고 우거진 수풀을 제치고 내려가야 한다.

회원들은 대부분 생자리로 남아 있는 포인트에 휴대용 예초기를 동원해 진입로를 개척하고 진입했다. 지석천에도 큰비가 내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연안을 따라 마름수초가 자라고 있다.

대유연수원 건물과 822번 지방도 옆 공터에 본부석을 차리고 밑으로 내려가 봤더니 그늘진 곳이 있었다. 건너편에는 지석천 최고의 포인트라 일컫는 드들강 솥밭 유원지 옆 홈통인데 수풀이 우거져 도저히 진입할 엄두가 안 났다.

오후 6. 먼저 도착해 유튜버 영상을 촬영하고 있는 인기 유튜버 달빛소류지 홍광수 씨 자리 왼쪽에 수초가 전혀 없는 밋밋한 곳에 패밀리레져의 발판 좌대를 설치했다.

풀잎을 한 움큼 뜯어 수면 위에 흩뿌려봤더니 다행히 물흐름은 없었다.

주력 미끼는 글루텐.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 지석천에는 글루텐이 잘 먹히는 곳이라 오직 글루텐으로 집어해 놓고 낚시를 해 볼 요량이었다.

 

찌몸통까지 올린 뒤 부르르

옆자리 홍광수 씨가 먼저 붕어의 입질을 받아냈다. 마름 중간에 비어 있는 마름 구멍에 찌를 세웠는데 첫 붕어를 턱걸이 월척으로 낚아냈다.

그러더니 한 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세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역시 붕어의 신이라 할 정도로 붕어를 잘 잡아냈다.

글루텐으로 계속 집어를 해주는데 3.2칸 대의 찌가 슬슬 끌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잉어일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챔질해봤더니 옆으로 째는 맛도 없이 뭔가 걸려 나왔다. 손바닥 크기의 자라였다. 지석천에는 자라가 많이 서식한다.

매회 출조 때마다 자라를 낚아본 적이 있다. 솥뚜껑처럼 큰 자라는 못 봤지만, 손바닥 크기의 자라는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오후 8. 저녁 식사 후 밤낚시로 접어들면서는 유독 함인철 회원의 자리에서만 폭발적인 입질이 이어졌다.

함인철 회원은 “2칸대 거리의 마름과 어리연이 맞닿는 지점에 수초 낫으로 구멍을 내고 찌를 세웠는데 유독 거기에서만 입질이 쏟아진다라고 말했다.

밤낚시로 접어들면서 벌써 12마리의 붕어를 낚았는데 그중 턱걸이 월척이 세 마리이고 나머지는 9치급 붕어라 했다.

10. 건너편 김붕린 회원도 마릿수 붕어가 낚인다고 알려왔다. 김붕린 회원의 자리에도 연안에 띠를 이루듯 마름이 자라고 있는데 긴 대를 활용해 캐스팅한 후 끌어다가 마름 끝에 찌가 서도록 채비를 안착해서 입질을 받아냈다고 했다.

지석천 붕어는 맨바닥보다는 마름 속에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김붕린 회원과 통화하고 있을 때 필자에게도 입질이 왔다.

오른쪽 4칸 거리에 자생하는 마름 언저리에 세웠던 찌가 곱상하게 오르더니 찌 몸통까지 올리고는 부르르 떠는 게 보였다.

반사적으로 챔질해봤더니 묵직한 손맛이 전해왔다. 자꾸 수초 속으로 파고드는 붕어를 돌려 세워 꺼냈는데 한눈에 봐도 월척이었다.

계측자에 올려보니 32cm. 정면의 맨바닥보다는 수초 인근에서 입질하는 것으로 봐서 내 자리에도 붕어는 수초 속에 머물고 있는 듯했다.

 

마름 삭기 시작하는 초가을이 본격 시즌

5호 태풍 송다의 영향으로 비가 간간이 내렸다. 아직은 바람이 터지지 않아 낚시에는 지장이 없을 정도다.

시간이 새벽으로 다가가는데 우측의 양재철 회원의 자리에서는 밤새도록 붕어를 끌어내는 소리가 났다.

양재철 회원은 글루텐 낚시 마이아로 대부분 낚시에서 글루텐만 선호하는 낚시인이다. 오후 시간 도착과 동시에 집어를 쉬지 않고 하더니 월척 두 마리와 28~29cm 준척급 붕어를 마릿수로 낚아 살림망을 채워가고 있다고 했다.

아침 시간이 되자 태풍이 다가오는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아침 낚시를 포기하고 서둘러 철수를 해야 했다.

사진 촬영을 위해 밤새 낚아낸 붕어를 한곳에 모아보니 마릿수는 상당했다. 허리급 월척은 없는 대신 31~33cm 월척이 12마리나 됐다.

지석천을 가장 잘 아는 이병원 회원은 여름철 폭염에 하루가 다르게 다름이 삭기 시작하고 밤기온이 서늘해지는 초가을이 되면 본격적으로 대물 붕어가 마릿수로 낚일 것이라 했다.

낚아낸 붕어를 방류하고 철수를 하는데 회원들 모두 추석 이후 다시 한번 출조를 하고 싶다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초가을 지석천 낚시 전망?

이번 취재에서 월척은 대부분 턱걸이 월척이었지만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접어들면서부터는 붕어의 씨알은 더 굵어진다. , 밤과 낮의 기온 차가 클수록 지석천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낀다. 안개가 걷히면서 햇살이 퍼질 때 왕성한 입질을 해주는 경향이 짙다. 삭기 시작한 마름 수초 줄기에는 온갖 미생물들이 붙어있어 훌륭한 포인트가 되므로 몇 가닥의 마름만 걷어내고 2.5칸 이하의 짧은 대로 찌를 세우면 좋다.

미끼는 글루텐이 유리하지만 그날그날 포인트에 따라 찌 올림이 다를 수 있다. 바닥 여건에 따라 입질의 형태가 다른데 지저분한 입질이라면 옥수수 알갱이로 바꿔서 사용하게 되면 깔끔한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가는 길광주에서 1번 국도를 이용해 남평읍까지 간다. 다시 남평읍에서 822번 국도를 따라 능주 방향으로 4.7km를 가면 드들강변의 대유연수원이나온다. 대유 연수원 뒷길인 제방을 따라 가면서 좌측으로 보면 드들강의 낚시 포인트가 산재해 있다.

내비게이션 입력 주소 전남 나주시 남평읍 오계리 891

건너편에 드들강 솔밭유원지가 바라보이는 지석천 전경.

미개척 생자리 포인트가 많다.

 

김윤건 회원이 마름 언저리에서 입질을 파악하고 챔질 준비를 하고 있다.

 

밤새 올린 월척 조과를 보여주는 회원들.

왼쪽부터 홍광수, 김윤건, 양재철 회원.

 

김윤건 회원이 육중한 무게의 월척 붕어를 걸어내고 있다.

주로 마름 끝자락에서 입질이 잦았다.

 

취재일에 낚아낸 월척을 들고 기념촬영하는 회원들.

취재일에는 31~33cm 월척 붕어가 주로 낚였지만 초가을부터는 허리급이 심심찮게 낚일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유준재, 김영석, 이병원, 이현중 회원.

 

드들강 유원지 지석교에서 바라본 지석천 전경.

영산강과 다도댐에서 흘러든 붕어가 많다.

 

취재일에 올린 월척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해질녘과 이른 아침에 입질이 집중됐다.

 

지석천에서 잘 먹히는 옥수수와 글루텐.

클루텐에 입질이 미약하면 옥수수 알갱이로 대처하면 입질이 시원했다.

 

지석천은 청정낚시터지만 장마로 큰물이 질 때 떠내려 온 쓰레기가 많았다.

낚시 후 지석천변 쓰레기를 수거한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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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돌붕어 손맛에 감동

강진 금강천

가람 김중석 [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명예필드스탭]

 

올해 호남지방의 강낚시터 붕어 조황이 극히 부진했다.

예전 같으면 최고의 강낚시터로 유명세를 떨쳤던 영산강, 황룡강, 지석천 등이 올해는 몰황을 면치 못했다.

이들 낚시터가 주춤하자 강낚시 마니아들은 새로운 강낚시터를 찾아내기에 바빴다. 그 결과 새롭게 떠오른 강낚시터인 장흥 탐진강과 보성강, 섬진강 등에서 좋은 조황을 거둘 수 있었다.

지난 10월 말, 더 추워지기 전에 강낚시를 해보고 싶어 정보를 수집하던 중 광주의 얼레붕어낚시장영철 사장이 귀한 정보를 알려왔다.

장영철 사장은 굳이 강낚시 개념으로 화보 촬영을 하려면 강진의 금강천으로 한번 가보시죠?”라고 추천해줬다.

그러면서 최근에 얼레붕어카페회원이 출조해 월척으로만 너덧 마리 낚았는데 모두 튼실한 돌붕어 월척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금강천은 월출산국립공원의 도갑산과 무위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강진군의 성전면-작천면, 병영면을 거쳐 흐르다 장흥군 장흥읍에서 탐진강과 만나는 하천이다. 지류는 병영천, 학동천, 성전천 등이 있다.

장영철 사장이 알려준 주소를 항공사진으로 검색해 봤다. 십수 년 전 강진군 병영면의 하고지와 중고지 출조 때 835번 지방도를 따라가다 보면 좌측에 보이던 하천이었다.

그때 귀가하면서 짬낚시로 낚시를 해봤는데 준척급 돌붕어와 떡붕어를 낚았던 기억이 났다.

 

낚시 구간 1km가 거의 생자리

지난 1023일 오후 시간에 금강천을 찾았다. 포인트를 탐사해보니 상류 용두교부터 하류 쪽 삭양교 구간 전역이 낚시 구간이었는데 상류 용두교 인근은 물색이 맑고 수심이 얕아 포인트로 부적합해 보였다.

생자리가 즐비한 금강천에서 붕어가 낚일만한 구간은 1km 정도였고 강 폭은 50m가량 됐다.

연안에서 가까운 곳은 물색이 맑았지만 4칸 이상 긴대를 펴니 수심이 1.8~2m까지 나와 다행이었다.

중류에 자리 잡기 위해 제방을 오르니 그간 낚시인의 출입이 거의 없었는지 생자리가 눈에 많이 띄었다.

호안블럭으로 쌓인 제방을 내려가 수면에 낙엽을 띄워보니 미약하지만 물 흐름이 있었다.

패밀리레져의 발판 좌대를 설치하고 대편성을 시작했다. 물 흐름 때문에 자꾸만 찌가 하류로 흘렀다. 봉돌에 무게 가감용 스냅오링을 하나씩 더 채워가며 찌맞춤 상태를 조절했다.

낮에는 입질이 없을 것으로 판단해 바늘에 떡밥을 계속 던져 넣으며 집어에 집중했다.

첫 입질이 온 것은 해질녘. 밤케미로 바꾸는 시간에 내 우측에 앉았던 유준재 회원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물을 가르는 힘찬 챔질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낚싯대의 휨 새가 상당했다. 카메라를 들고 얼른 뛰어가 보니 32cm의 월척이었다.

유준재 회원은 한 마디 올라온 찌가 옆으로 흐르는 것을 보고 챔질했는데 어찌나 힘을 쓰던지 잉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올려보니 거무튀튀한 붕어더군요. 강 붕어답게 옆으로 째는 힘이 상당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붕어 비늘이 오돌토돌하면서 거친 것이 강인한 인상을 줬다.

나의 예상대로 맑은 물색 때문인지 입질은 날이 어두워지면서부터 시작됐다. 유준재 회원을 필두로 붕어의 입질이 계속되었다.

내 자리에서 왼쪽에 앉은 최원재 회원도 입질을 받았는데 아쉽게도 그 녀석은 잉어였다.

집어를 위해 옥수수 글루텐에 어분을 첨가했는데 잉어가 꼬인 듯했다.

이후 연속으로 입질을 받아 월척 2마리를 추가했다.

 

돌붕어 특유의 화끈한 당길힘에 매료

11. 야식을 먹기 위해 회원 모두 본부석에 모였다. 초저녁까지는 유준재 회원의 조황이 가장 뛰어났다. 오후 6시부터 낚시해 32~34cm 월척을 세 마리나 낚았고 27~29cm의 중치급도 두 마리나 올렸다.

한편 식사 도중 유준재 회원은 금강천 붕어는 특이하게도 찌 올림이 시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흡사 잉어처럼 한두 마디 올리는 듯하다가 옆으로 끌고 가는 입질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회원들 모두 이 점에 주목하고 밤낚시를 이어갔다.

새벽 2시 무렵, 졸린 눈을 비비며 찌를 바라보는데 정면으로 펼쳐놓은 필자의 5.4칸 대 찌가 깜박거렸다. 살짝 예신을 보이더니 한 마디 솟구쳤다. ‘더 올리겠지하며 기다리는데 또 다시 한 마디만 올리고 멈췄다.

혹시나 이게 바로 유준재 회원이 말한 붕어 입질인가?’ 생각하며 살짝 챔질했다. 그러자 뭔가 입에 ~’ 하며 걸리는 느낌이 오는 동시에 낚싯대가 앞쪽으로 휘청하며 쏠렸다.

잉어가 힘을 쓰듯 옆으로 째는 것을 돌려 세워 겨우 뜰채에 담았다. 첫눈에 봐도 돌붕어였다. 계측자에 올리니 꼬리가 36.5cm를 가리켰다.

같은 시간에 하류에 앉은 함인철 회원도 입질을 받았는데 33cm짜리 돌붕어 월척이라고 알려왔다.

초저녁에 잠깐 입질하더니 밤 10시 이후부터 집중적으로 입질이 들어왔다.

시간은 흘러 아침이 되자 입질은 뚝 끊겼다. 바람 한 점 없이 안계가 자욱한 금강천. 금방이라도 입질이 올 분위기였지만 예상외로 아침 입질은 없었다.

하류에 자리한 양재철 회원이 철수준비를 하는 사이 휘어진 낚싯대를 부여잡는 게 보였다.

올려보니 33cm 돌붕어 월척이었다. 이 돌붕어를 마지막으로 출조를 마감했다.

이번 출조는 비록 떼월척 조과는 아니었지만 금강천이라는 또 하나의 호남권 강낚시터를 발굴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소나기 입질을 받지 못해 아쉬웠던 손맛은 돌붕어 특유의 강한 당길힘으로 대신할 수 있었다.

살얼음이 얼기 전까지는 돌붕어 입질이 꾸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는 길 남해안고속도로 장흥 순지교차로에서 장흥읍 방향으로 1.2km를 가면 충열삼거리이다. 영암방면 835번 지방도를 따라 좌회전하여 7km 진행 후 좌측 농로로 진입하면 금강천 제방에 닿는다.

 

네비게이션 주소  전남 강진군 병영면 삭양리 624-7

 

 

철수 직전에 돌붕어 월척으로 짜릿한 손맛을 본 남원의 양재철 회원.

 

 

드론으로 내려다본 강진 금강천 전경.

강진 도갑사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탐진강으로 흐르는 곳으로 힘 좋은 돌붕어 아지트다.

 

 

연안에 무성했던 줄풀지대에 생자리를 개척한 양재철 회원의 포인트.

월척붕어는 줄풀 끝자락에서 아침 시간에 낚였다.

 

 

필자의 낚시자리.

연안에 호안블럭이 쌓여 있어서 좌대가 필수였다.

 

 

새벽 2시경 36.5cm 돌붕어 월척을 낚아낸 필자.

금강천에서는 대부분의 입질이 한 마디 정도 올려줄 정도로 미약했다.

 

 

취재일에 금강천에서 힘 좋은 돌붕어 월척으로 손맛을 본 회원들.

왼쪽부터 최원재, 유준재, 홍광수 회원.

 

 

낚시인들의 발길이 잦지 않았던 금강천은 깨끗하게 보존되고 있었다.

수풀 속에 버려진 숨은 쓰레기들을 수거해온 취재팀.

 

 

필자가 금강천에서 사용한 마르큐사의 페레글루텐과 옥수수글루텐.

절반씩 섞어 사용하자 효과가 좋았다.

 

 

필자가 사용한 천류사의 설화수 프리미엄 낚싯대.

금강천 연안은 수심이 앝아 긴 대 위주의 대편성이 주효했고 실제로 대부분의 입질이 긴 대에 들어왔다.

 

 

필자가 사용한 스위벨 채비.

금강천은 잡어가 없어 글루텐을 최대한 작고 무르게 사용했다.

 

 

취재팀이 낚시했던 포인트 구간.

상류 용두교와 하류의 삭양교의 중간 지점으로 하류로 내려갈수록 수심도 깊어지고 조황도 뛰어났다.

 

 

취재일에 유준재 회원이 올린 조과.

모두 힘 좋은 돌붕어였다.

 

 

강낚시터로 볼 수 있는 금강천은 이맘때는 이른 아침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다.

안개가 걷히면서 입질이 들어오는 게 특징이다.

 

 

금강천에서 특급 미끼로 알려진 글루텐.

경원F&B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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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탐진강  -용소-

전설의 용소龍沼

붕어를 찾아서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명예 필드스탭]

 

유난히도 짧은 장마가 지나갔다. 남부지방에 집중적으로 내린 비의 영향으로 저수지마다 물이 넘쳐나고 강줄기의 수량도 늘어났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 무더위가 시작할 즈음인 지난 715. 화보팀으로 함께 활동 중인 광주의 인성낚시 조우회김영석 회원이 소중한 정보를 알려왔다.

형님~ 이번 주는 강진 탐진강으로 가보는 게 어떨까요? 지난주에 지인들과 출조했는데 허리급 붕어를 예닐곱 마리 낚아냈습니다.”

탐진강이 광범위한데 정확한 위치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지번을 카톡으로 알려왔다. 확인해보니 탐진강 유역의 용소라는 곳이었다.

순천에서 목포 방향으2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장흥군을 지나고 강진군으로 접어들 즈음 우측 안지마을 앞에 용소라는 냇가가 있는데 매번 이곳을 지나칠 때마다 한 번 정도는 낚싯대를 드리워 보고 싶은 욕구가 있던 곳이다.

지난겨울에 출조를 시도해봤으나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에 의해 매일 훌치기 낚시가 성행하는 것을 목격하고는 포기했었다.

용소(龍沼)라는 지명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안지마을 인근에 금을 캐는 광산이 있었다고 한다. 이 동굴에서 살던 용이 하늘로 승천하다가 떨어져 죽은 지점이 안지마을 앞이라고. 그 자리에 연못이 생겼고 이후 주민들에 의해 용소라는 지명이 붙였다고 한다. 아무리 심한 가뭄이 찾아와도 단 한 번도 물이 마르지 않았던 곳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용소는 2번 국도를 경계로 북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탐진강이 흐른다.

탐진강에 큰물이 질 때 군동천을 통해 온갖 물고기가 용소로 거슬러 온다.

그래서 용소에는 붕어, 떡붕어, 잉어, 장어, 가물치, 자라, 꺽지까지 서식하며 외래어종으로는 배스와 블루길도 서식한다.

 

낮부터 솟구치는 월척들

지난 717일 오후 4. 회원들과 함께 용소를 찾았다. 상류 안지마을 앞에 차를 세우고 상류에서부터 낚시가 가능한 포인트를 살펴봤다. 여름철 폭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많은 배수가 이루어진 상태였다. 1m 이상은 물이 빠졌다.

용소는 으레 여름철에는 마름으로 무성하다. 그러나 지난번 장마로 마름이 많이 쓸려 가버린 듯 자연적으로 생긴 널따란 구멍이 많이 보였다.

그중에서도 용소교 인근에 수초구멍이 여러 군데 열려 있어 회원들과 함께 옹기종기 앉아 낚시하기 좋았다.

나는 용소교에서 40m 떨어진 지점에서 북쪽을 바라보고 대를 펼 수 있는 솟에 자리를 잡았다.

낚싯대를 펴기 전에 수심과 바닥 상태를 점검해봤다. 수심은 60cm로 얕았고 바닥은 사토질이었다. 직경 40cm 정도의 작은 구멍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이 작은 구멍을 오늘 노릴 포인트로 삼았다. 수심이 얕았지만 그 덕에 찌가 바로 서기 때문에 별도의 수초제거는 필요 없었다.

40cm 길이의 찌톱에 8자 고리를 장착해 원줄과 찌가 일자로 되도록 만들어 수초구멍을 직접 공략하기로 했다. 마치 수초 직공낚시 하듯이.

낚싯대는 가급적 짧은 대로 편성했다. 2.8칸부터 3.6칸 대까지 활용했다.

예전부터 용소에서는 글루텐이 특급 미끼로 알려져 있서 마르큐사의 노즈리글루텐과 옥수수글루텐을 1:1로 섞어 배합했다.

좌측 2.8칸대부터 찌를 세우고 두 번째 낚싯대에 미끼를 바늘에 달려고 준비 하는데 첫 번째 대의 찌가 솟는가 싶더니 벌러덩 누워버렸다.

의식적으로 챔질했더니 묵직했다. 마름 수초의 저항도 있었지만 상당한 씨알임에는 분명했다.

한 무더기의 마름 수초와 함께 뜰채에 담긴 녀석은 떡붕어. 꼬리가 37cm 가리키고 있었다.

첫수에 토종붕어 월척은 아니었지만 조짐이 좋았다.

내 우측에는 남원에서 내려온 양재철 회원이 자리했다.

양재철 회원은 비교적 마름 구멍이 넓은 곳에서 얼레채를 사용했다. 떡밥을 바늘에 작게 달아 찌를 세웠는데 잦은 입질을 받아 수시로 붕어를 끌어냈다.

다만 마릿수는 좋은데 7~8치가 대부분이라 이쉬워 했다.

양재철 회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에 정면 3.4칸 찌가 마름 잎에 걸려 비스듬하게 누워 옆으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챔질했다.

커다란 물보라를 일으키며 올라온 붕어는 36cm 월척. 낮에 잠깐 낚시해 벌써 두 마리의 월척이 낚이자 내심 밤낚시가 기대되었다.

용소교 바로 아래 포인트에는 광주의 이세준 학생이 자리했다. 이세준 군은 이제 중학교 3학년생으로 또래 친구들은 배스 낚시즐기지만 홀로 붕어낚시를 즐긴다.

다대편성이 기본인 대물낚시에 매료된 상태다. 필자와 하룻밤 낚시를 해 보고 싶다 하여 찾아왔다.

차가 없어 광주에서 강진까지 아버지가 데려다주고 낚시가 끝날 시간에 다시 데리러 오는 것으로 봐서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친구이다.

용소에는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기 때문에 기성 낚시인들은 생미끼 낚시 자체를 생각도 못 했.

하지만 이세준 학생은 채집망을 담가 상당량의 참붕어를 채집해 미끼로 활용했다.

그 결과 해 질 무렵 참붕어 미끼로 허리급 이상의 붕어를 걸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름을 감아버려 터트렸다고 한다.

 

살림망에 10마리째 월척이...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낚시에 돌입한 시간이 오후 7.

미세하게 배수가 되는 듯했다. 낮에 뜸했던 입질이 밤 캐미로 바꾸기 시작하면서 살아난 듯 했다.

양재철 회원과 이세준 학생이 연거푸 붕어를 끌어냈다.

완전히 어두워지자 작은 마름구멍에는 채비를 안착시키기가 어려웠다. 서너 번 캐스팅 해야만 찌가 제자리를 잡았다.

마름 구멍에 어렵게 채비를 넣을 수 있었지만 캐스팅에 실패할 때마다 떡밥이 떨어지므로 자동으로 밑밥 효과를 발휘했다.

11시를 넘기자 마릿수 월척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 32~37cm가 주종이다. 준척급 마릿수보다는 월척의 마릿수가 많은 상황.

때마침 이세준 군이 4짜를 낚았다며 전화가 걸려왔다. 사진 촬영을 위해 후다닥 뛰어가 계측해보니 아쉽게도 39cm였다.

새벽 4. 졸음이 쏟아져 비몽사몽 중에 우측 3.2칸 낚싯대에 예신이 들어왔다.

글루텐떡밥을 달아 스위벨채비로 마름 구멍에 세웠던 찌가 깜빡이다가 물속으로 사라진다.

잉어이겠지하면서 챔질했다. 발갱이 크기 정도로 생각하고 뜰채질을 위해 플래시를 비춰보니 누르스레한 빛깔의 엄청나게 큰 붕어다. 40.5cm! 살림망에 10마리째 월척이 담기는 순간이었다.

해가 떠오르면 폭염이 시작되어 이른 아침에 철수해야 했다.

본부석에서 회원들이 낚아낸 붕어를 펼쳐보니 4짜 포함한 월척만 14마리나 됐다.

그중에 이세준 학생의 조황이 돋보였다. 39cm 월척과 함께 27~29cm 20마리 정도였다.

지난 장마 때 큰비가 내리 탐진강 수량이 늘면서 새로운 물줄기를 찾아 거슬러왔던 많은 붕어가 용소와 군동천에 머물고 있음을 확인한 출조였다.

용소에서의 낚시 요령?

용소는 낚시가 가능한 지역은 1.2km 정도 된다. 대부분 마름으로 뒤덮여 있어서 포인트가 많지는 않다.

취재 당시에는 폭우를 대비해 1m가량 물이 빠져 있는 상태다. 수심은 60cm~80cm 밖에 나오지 않지만 물색이 탁해 짧은 낚싯대에도 잦은 입질을 볼 수 있었다.

물이 많을수록 붕어의 입질은 활발하지만 낚이는 붕어의 씨알은 잘다. 현재처럼 배수가 이루어졌을 때 붕어 씨알이 긁게 낚이는 특징이 있다. 낮낚시보다는 밤낚시가 유리하며 글루텐이 가장 잘 먹힌다.

인근에 용소와 한 물줄기인 군동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가는 길순천에서 2번 국도를 따라 목포 방향으로 장흥을 지나 강진군 군동면 사송정 교차로에서 내려 병영·군동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200m 진행 후 좌회전으로 100m를 가면 용소교이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강진군 군동면 용소리 368-3

 

강진 안지마을 앞에 있는 용소.

인근 탐진강에 큰물이 질 때 군동천을 따라 붕어들이 거슬러오는 대물터다.

 

 

남원에서 온 양재철 회원이 취재일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채집망을 사용해 미끼로 쓸 참붕어를 채집한 이세준 군.

 

 

"용소 정말 멋진 곳입니다."

취재에 동행한 화보팀이 월척 조과를 들고 기념촬영 했다.

왼쪽부터 나종헌, 김영석, 이세준, 양재철 회원.

 

 

 포인트 뒷편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김광요 회원.

 

 

필자가 용소에서 사용한 떡밥낚시 채비.

 

 

안지마을 민가 앞에 포인트를 잡은 김광요 회원.

 

 

용소교 하류 보의 어도로 물이 흘러내려가고 있다.

취재일에는 탐진강 붕어들이 이 어도를 타고 올라오는 장면도 목격할 수 있었다.

 

 

이세준(왼쪽) 군과의 기념촬영.

훗날의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길 바라면서 사진을 찍었다.

 

 

입질을 감지하고 챔질 준비 중인 이세준 군.

 

 

바지장화를 입고 물속에 들어가 수초제거 작업을 진행 중인 유준재 회원.

 

 

이세준 군이 올린 월척 붕어.

4짜인 줄 알았으나 아쉽게도 39cm였다.

 

새벽 4시에 올라온 40.5cm 월척을 보여주는 필자.

 

 

용소 주변 쓰레기를 수거한 취재팀이 55클린운동 플래카드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용소에서는 유독 떡밥이 잘 먹혔다.

필자가 사용한 마르큐사의 글루텐 떡밥들.

 

 

수초구멍에 찌를 세우고 있는 필자.

3.6칸 이하의 낚싯대만 사용해 큰 손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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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고천암호 삼산천

삼산천 월척은 

옥수수글루텐을 좋아해~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명예 필드스탭]

올해 봄에서 초여름으로 접어드는 시기에는 비가 잦아 농사용 물 사정은 좋아졌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가뭄도 아닌데 배수하는 저수지들 많다. 아마도 장마철 폭우를 대비, 수위 조절 목적으로 일부러 물을 빼는 모양새다.

그래서 이 달은 배수의 영향이 덜 한 수로나 강으로 눈을 돌려보기로 했다.

마침 광주에 거주하며 필자와 함께 화보 팀으로 활동 중인 김영석 회원이 좋은 정보를 알려왔다.

형님~ 고천암호의 삼산천에서 월척에서 허리급까지 쏠쏠하게 낚이고 있는데 삼산천으로 가면 어떨까요?”

삼산천? 고천암에서도 삼선천이라 하면 십수 년 전 하류의 연곡교 주변에서 화보촬영을 했던 곳이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매년 늦가을부터 고천암호 상류에 있는 용골, 월호, 송호, 짜장, 길호수로를 찾아 씨알 좋은 붕어의 손맛을 봐 왔는데 지난겨울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해남군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고천암호를 찾지 못했다.

김영석 회원의 추천에 귀가 솔깃했다.

 

삼산천은 고천암호 오른쪽 하류의 가지수로

삼산천은 고천암호 제방에서 상류를 봤을 때 오른쪽 하류의 가지수로를 말한다.

삼산천은 해남군 옥천면 용동리에 있는 첨봉(해발354m)에서 발원, 구림천과 화내천, 대흥사천과 각각 합류하여 삼산천을 거쳐 고천암호로 유입한 후 서해로 흘러가는 지방하천이다.

삼산천 길이는 총 20km에 달하지만 낚시가 가능한 구간은 고천암호 본류에서부터 상류쪽으로 약5.

고천암호 낚시터라고 하면 으레 간척수로를 연상하지만, 삼산천 만큼은 하천(河川)이다.

보통 고천암호 상류에 수로들은 수문으로 연결돼 수문이 열릴 때만 붕어가 거슬러 오르지만 삼산천은 중간에 수문이 없다. 다리만 있기 때문에 붕어가 어느 때나 상, 하류로 오르내릴 수 있어 붕어의 개체 수가 항상 많은 곳이다.

고천암호 본류와 가까운 연곡교까지는 바닥이 뻘 층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두 번째 다리인 신풍교부터는 자갈이 많은 강바닥이다.

그러므로 수로낚시 개념이 아닌 강낚시 개념으로 낚시하면 된다.

물흐름이 없는 곳에는 어김없이 마름이 자라고 있다. 밋밋한 포인트보다는 산발적으로 자라 있는 마름밭이 주 포인트가 된다.

지난 619일 삼산천을 찾았다. 김영석 회원이 일러준 주소에 도착해보니 하류 해창교와 상류 어성교 사이의 구간이다.

주변을 살펴보니 연안 가장자리에서부터 5칸 거리까지 마름이 부분적으로 자라고 있어 강낚시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물색 또한 미역국 색깔을 띠고 있어 금방이라도 붕어가 솟구칠 것 같은 느낌이다.

전날 도착해 살림망을 담그고 있는 광주 낚시인 심향섭 씨와 인사를 하며 잠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심향섭 씨는 이곳 삼산천은 봄철 마름이 수면에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 늦가을 마름이 식을 때까지 꾸준하게 낚이는 게 매력이라 자주 출조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또 배스의 영향으로 대부분 허리급 전후가 낚이지만 4짜 붕어는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는 말도 전했다.

포인트를 살펴보니 물흐름이 없는 곳에는 마름이 자생하고 있었다.

낚시인들의 출입이 잦은 포인트에는 낚시 자리가 번들거렸고, 그 외 자리에는 연안 줄풀 몇 가닥만 제거하면 포인트가 될만한 생자리가 많았다.

다시 심향섭 씨의 자리에서 우측으로 70m 올라간 곳의 포인트를 살폈다. 마름과 줄풀이 만나는 경계지점으로 수초를 제거하지 않아도 찌를 세울 공간이 충분했다.

 

옥수수글루텐에 월척 입질 잦아

오전 10시 부렵부터 2.4~6.0칸까지 12대의 낚싯대를 편성하는데 4.0칸 낚싯대의 초릿대가 좌측으로 완전히 휘어진 채 마름 줄기가 움직이는 게 보였다.

붕어는 아닐 것 같다는 느낌에 챔질 했더니 묵직했다. 힘겹게 수초와 함께 끌려 나온 녀석은 60cm가 넘는 잉어였다.

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어왔지만 크게 지장을 주지는 않았다.

집어를 목적으로 마르큐사의 코이고 코로떡밥을 밤톨 크기로 마늘에 달아 다섯 번씩 헛챔질을 해주고는 페레글루텐으로 입질을 기다렸다.

이쯤 되면 입질이 올 법도 하는데 찌는 약간의 움직임만 포착될 뿐 시원스레 올리지는 못했다. 미세하게 움직이는 3칸대 찌를 발견하고 적절한 챔질 타이밍을 기다리다가 반 마디 정도 찌가 오르는 것을 보고 챔질했다.

그랬더니 핑~ 하며 후킹됨과 동시에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이번에도 잉어인가?’하며 끌어내는데 뜻밖에 향어였다. 40cm 정도 됐으며 누런 황금빛 향어였다.

고천암호에는 어떠한 경로로 향어가 유입되었는지 알 수가 없지만 향어가 서식하고 있다.

그것도 자연 번식을 하는지 감잎에서부터 70cm가 넘는 씨알까지 다양하게 낚이고 있다.

오후 1시 무렵. 하류 쪽 해창교 위쪽에서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면서 낚시 중인 달빛소류지홍광수 회원에게 카톡이 사진이 날라왔다. 36cm의 체고 좋은 월척이었다.

전화를 걸어 확인해보니 6칸대의 낚싯대에 옥수수 글루텐 미끼로 낚아냈다고 한다.

내 왼쪽에 자리한 유준재 회원도 입질은 받았는지 챔질하는 소리와 더불어 채비는 허공을 갈랐다.

유준재 회원은 계속되는 헛챔질에 바늘도 바꿔보고, 글루텐 환도 작게 달아봤지만 제대로 입걸림이 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저녁 시간인 오후 6. 유준재 회원과 함께 심향섭 씨에게 들려봤다.

내가 옥수수는 전혀 먹히지 않고 어분 성분의 글루텐에 잉어만 꼬인다고 하자, 그는 고천암호와 가까운 하류에서는 옥수수가 먹히지만, 상류로 올라갈수록 글루텐이 잘 먹힙니다.

여러 글루텐 종류 중에서도 옥수수 글루텐이 가장 잘 먹힌다.”고 답했다.

비로소 헛챔질의 의문이 풀렸다. 어분 성분이 함유된 페레글루텐을 사용했던 필자와 유준재 회원은 계속되는 살치의 공갈 입질과 잉어 치어에 당한 것이었다.

그 길로 유준재 회원은 해남읍의 낚시점으로 옥수수 글루텐을 사기 위해 출발했다.

다시 자리에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보니 같은 냇가 줄기인데 왜 미끼의 차이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유추한 결과는 바닥의 토양의 차이였다.

하류 쪽은 앙금처럼 깔린 뻘층이 두터워 고형(固形)인 옥수수가 형체를 그대로 유지해 잘 먹힌 것이다.

반면 상류 쪽에서 글루텐이 잘 먹히는 이유는 바닥 지형이 사토질(沙土質)이고 굵은 모래와 자갈이 깔려 있어 비교적 깨끗한 바닥을 유지하는 게 이유였다.

12시 옥수수 글루텐으로 미끼를 빠꿨던 유준재 회원이 드디어 35cm의 월척을 낚아냈다.

유준재 회원은 어느 낚시터나 글루텐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잘만 먹히더니만 신기하게도 이곳 삼산천에서는 옥수수 글루텐만 먹는 것 같습니다.”라며 월척을 들어 보였다.

이즈음 건너편 김영석 회원 자리에서도 플래시 불빛이 요란했다.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가 전화를 걸어보니 잉어와 한판 겨루었다고 했다.

마르큐사의 페레글루텐으로 입질을 받았는데 끌려가는 입질에 챔질하니 무려 80cm짜리 잉어였다는 것이다.

역시 어분 성분의 글루텐에는 잉어가 꼬였다.

 

11월 중순까지 호황지속

새벽 4시를 넘겨 여명이 밝아오자 카메라를 들고 조황 체크에 나섰다.

남원에서 온 양제철 회원의 살림망에는 36cm 월척과 34cm 향어, 그리고 27~29cm 준척급 붕어가 몇 마리 들어 있었다.

양재철 회원은 밤 12시 반경 차에 들어가 잠깐 눈 좀 붙이다가 새벽에 나왔는데 마침 마름 수초 자연 구멍에 찌를 세웠던 찌가 솟구쳐 챘더니 36cm의 월척이 낚였다고.

미끼는 옥수수 글루텐을 사용했는데, 찰기를 최대한 무르게 하고 글루텐을 작은 환 크기로 만들어 달았다고 한다.

아침 8. 더위를 피해 서둘러 철수를 준비를 하는데 마지막 붕어가 낚였다.

역시 마름 사이에 세웠던 찌가 반응을 보였다. 찌 올림은 보지 못했고 낚싯대가 끌려가는 소리에 본능적으로 챔질해 낚아낸 34cm 월척이었다.

본부석에 모여 조과를 종합하니 월척이 7마리였다. 잉어 또한 마릿수로 낚였다.

이제 장마가 시작되고 큰물이 흐르고 나면 고천암 본류에 머물던 붕어들이 새 물줄기를 따라 거슬러 올라올 것으로 예상한다.

삼산천에서의 이번 조과는 반짝 조황이 아니다. 11월 중순 마름 수초가 삭아들 때까지 시즌이 계속되므로 장마 이후 다시 한번 찾기로 했다.

 

삼산천 낚시 요령

삼산천에서도 가장 유망한 포인트는 해창교와 어성교 구간으로 강폭이 100m로 넓다.

아직 미개척 포인트가 즐비하고 생자리 포인트가 많다.

마름수초가 밀생하지 않아 수초작업을 하지 않아도 찌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다.

연안에 마름수초가 자생하는 포인트라면 물흐름이 없는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 붕어는 마름 수초 아래에 머물고 있다.

낚싯대는 2칸대부터 6칸까지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3.5칸 전후에서 가장 많은 입질이 들어온다.

입질은 낮보다는 밤에 활발하지만, 해질녘과 여명이 밝아 올 즈음에 집중적인 입질이 들어온다.

미끼는 옥수수글루텐이 잘 먹히며, 어분 성분의 글루텐에는 잉어와 살치의 입질이 잦아 피곤하다.

 

가는 길남해안고속도로 강진무의사 I.C를 나와 해남읍까지 간다. 해남읍 소재지 앞 해남교차로에서 완도 방향 13번 국도를 따라 6km를 가면 삼화교차로이다.

우측 고천암 방향으로 내려 바로 우측 농로길로 진입하면 삼산수로이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해남군 삼산면 원진리 1198

 

드론으로 촬영한 고천암호 삼산천 전경.

곳곳에 다리가 있어 건너다닐 수 있다.

수로가 아닌 강낚시 개념의 낚시터로 봄부터 늦가을까지 꾸준한 붕어 조황을 보여준다.

 

 

유튜브 달빛소류지 진행자 홍광수 씨가 삼산천에서 올린 36cm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뜻하지 않는 향어로 손맛을 봤던 양재철 회원.

고천암호에는 향어의 개체 수가 많다.

특유의 깔짝거리는 입질을 파악 못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드론으로 내려다 본 필자의 포인트.

삼산천 붕어 포인트는 연안에 마름이 자라는 곳이 특급 포인트이다.

 

 

 

삼산천 물을 퍼 올려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설치된 양수기들.

 

 

낚시터 인근에서 양파를 수확하고 있는 농민.

 

 

삼산천에서 올라온 고기들.

배스의 영향으로 붕어는 씨알이 굵은 편이다.

 

 

낚시 도중 해남읍까지 나가 옥수수 글루텐을 사와 결국 월척을 낚아낸 유준재 회원.

 

 

철수 직전에 마지막 월척을 끌어내고 있는 필자.

 

 

취재일에 낚아 올린 월척을 들어 보이는 회원들.

좌측부터 김장식, 김영석, 김신 회원.

 

 

강변 수풀 사이까지 뒤져 쓰레기를 수거한 화보팀.

 

 

36cm 월척을 낚아낸 필자.

유독 옥수수글루텐에 잦은 입질이 들어왔다.

 

 

삼산천 특급 미끼로 알려진 옥수수글루텐.

필자는 마르큐사의 콘글루텐으로 효과를 봤다.

 

 

어분 성분 떡밥을 먹고 올라온 잉어 치어.

삼산천에서는 치에에서부터 70~80cm까지 다양한 씨알의 잉어가 서식한다.

붕어만 노린다면 어분 계열의 떡밥은 지양해야 한다.

 

 

4짜 붕어는 낚아내기 힘들었지만 허리급까지는 쏠쏠하게 낚인다.

유준재(왼쪽) 회원과 심향섭 씨가 밤새 낚아낸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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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오례천과 광주 왕동지

4짜 두 마리가 나를 반겼다.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올 여름은 역대급 긴 장마가 지속됐다. 8월 초 끝나는 듯싶더니 다시 호남지역에 400mm를 웃도는 국지성 폭우가 내렸고 그에 따라 많은 피해가 있었다. 저수지나 강계 주변에 농경지 침수 피해가 심각했는데, 피해 지역 인근으로 출조를 한다는 게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비 피해 입지 않은 강낚시터 어디 없을까

8월 중순부터는 벼가 꽃을 피울 시기이므로 물이 많이 필요로 할 때다. 그에 따라 저수지들은 엄청난 배수를 하게 되므로 이 시기에는 자연스럽게 강으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나주의 문평천에서 큰 씨알의 붕어가 마릿수로 낚인다는 제보가 여러 지인들로부터 들어왔지만 선뜻 나서질 못했다.

문평천 인근의 제방 붕괴로 농경지가 침수되고 복구작업이 한창이었기 때문이다.

한쪽에선 복구작업을 하는데 태평하게 낚싯대를 드리운다는 것은 낚시인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피해가 없는 강낚시터를 찾아보기로 하던 중 유튜버로 활동 중인 홍광수 회원이 따뜻한 정보를 알려왔다.

홍광수 회원은 유튜브 영상 촬영을 위해 담양 제월리수로로 짬낚시를 왔는데 뜻밖에도 43.5센티미터의 4짜붕어와 허리급 붕어를 연달아 낚아냈습니다. 마땅한 곳이 없으면 제월리수로도 촬영지로 괜찮을 듯싶습니다라는 내용의 전화였다.

카톡으로 붕어의 사진과 함께 정확한 주소를 받아보니 오례천에서 흘러든 물이 영산강과 만나는 합수지점으로 오례천 최하류의 강줄기로 아직 화보취재를 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인근에 담양 낚시인들보다 낚시인구가 많은 광주 낚시인들이 즐겨 찾는 구간이었는데 그들이 그곳을 일명 제월리수로라고 불렀다.

제월리수로는 엄밀히 말하면 수로가 아닌 강이다. 굳이 지명을 붙인다면 가장 근접하게 있는 다리 이름이 마항교이므로 오례천 마항교 포인트라고 불리는 것이 좋을 듯 했다.

 

34, 44cm 월척으로 순조롭게 출발

지난 828일 오후 6. 직장 퇴근과 동시에 오례천을 찾았다. 구름이 많아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었지만 날씨 예보는 소나기가 잡혀 있어 걱정이 되었다.

예전에 답사 때는 가장자리에 그림 좋게 줄풀도 자라고 수면에는 부분적으로 마름도 자라있던 포인트지만 최근에 내린 폭우에 모두 씻겨 내려가 흔적도 없었다. 심지어 제방 가장자리를 따라 형성된 둔치에도 큰물이 지나간 흔적이 역력했다. 이곳 담양 지역에 큰 피해는 없었지만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음을 실감 할 수 있었다.

평일임에도 낚시인들이 한두 명 보였다. 그들은 낚싯대 한 대를 들고 수심체크를 하며 돌아보더니 다른 곳으로 이동해버려 혼자남게 되었다.

대를 펴기 전 갈대 잎을 따 물에 띄워보니 물 흐름이 약간 있었다. 낚시하기에는 지장이 없을 듯해 대편성을 시작했다. 또 강낚시터 치고는 물색이 탁해 굳이 긴 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듯 했다.

바닥은 자갈과 모래가 많은 사토질이었고 물 흐름의 방향에 따라 웅덩이처럼 패인 곳도 있어 수심이 1~1.8m까지 큰 차이를 보였다.

집어를 목적으로 신장떡밥을 단단하게 반죽하여 밤톨만 하게 바늘에 달아 대여섯 번씩 헛챔질을 해주었다. 미끼용은 경원산업의 새로운 제품인 새우글루텐을 썼다. 미끼를 바늘에 달아 찌를 세웠지만 꿈틀거리는 입질은 여러 차례 있을 뿐 좀처럼 시원스레 올려주질 못했다.

반죽한 미끼 떡밥에 손물을 묻혀 무르게 만들고 바늘에 다는 크기를 콩알 크기로 작게 달자 비로소 찌를 올려주었다.

정면으로 펼쳐 놓은 5.6칸 낚싯대의 찌가 솟기 시작하더니 겨우 두 마디 올리고는 다시 내려가버린다. 그리고는 다시 재차 올리더니 이번에도 두 마디에서 멈추는 듯 하기에 바로 챔질! 강붕어답게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 했다.

겨우 뜰채에 담겨 올라온 놈은 꼬리가 34cm에 닿는월척이었다. 이때가 밤 11시였다.

첫 붕어를 시작으로 입질이 이어졌다. 두 번째로 낚인 붕어 역시 찌를 두 마디 올리는 예신을 보였지만 웬일인지 시원스런 입질로 이어지지 못했다.

미세하게 흐르는 물 흐름 때문이었을까? 입질은 하는데 찌 올림 폭은 크지 않았다.

새벽 3. 다시 5.6칸 낚싯대의 찌가 꿈틀거리더니 그대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포착하고 챔질 해봤다. 지금까지 올라온 붕어와는 힘에서 차이가 커 잉어겠구나했는데 뜰채에 담긴 것은 무려 44cm짜리 4짜 붕어였다.

 

폭우로 망가져버린 포인트에 망연자실

초저녁에 입질이 없던 것과 달리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여섯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는데 모두가 32~34cm급이었고 그 중에는 새벽 3시에 낚인 4짜도 섞였다.

날이 밝음과 동시에 낮캐미로 바꾸고 두 마리의 월척을 더 올려 월척은 총 8마리로 늘어났다.

한결 같이 작은 환 크기로 달아 던진 글루텐에 입질이 집중됐다.

혼자 낚아낸 1박낚시의 조황이 이 정도이니 회원들과 함께 하룻밤낚시를 더하면 대박, 정말 폭발적인 떼고기 조황이 가능할 것 같았다. 회원들에게 주소를 알려줬다.

해살이 완전히 퍼져 입질이 뜸해질 즈음, 얼레붕어카페 장영철 운영자가 아침식사를 준비해 찾아왔다.

장영철 씨는 최근 광주에 얼레붕어낚시라는 상호로 낚시점을 오픈했다.

오례천을 손금 보듯 훤하게 꿰뚫고 있는 장영철 사장도 살림망을 꺼내보더니 놀래는 눈치다.

장영철 씨는 밤낚시에 이렇게 많이 낚인 게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여기는 밤보다는 아침 낚시가 잘 되는 곳입니다. 아침부터 낮 12시까지가 입질 타이밍인데 이번 폭우로 낚시터 환경이 바뀌었나 봅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장영철 씨는 오례천은 늘 물빛이 맑고 잔챙이부터 준월척까지 고루 낚입니다. 그래서 보통은 큰 비가 하천을 휩쓸고 내려간 직후에 종종 대박을 맞습니다. 이번이 그런 찬스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주차한 곳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다시 포인트로 가보니 좌우 한 대씩 두 대의 낚싯대가 뒷 브레이크에 걸려 있었다. 소위 자동빵이었는데 아쉽게도 붕어들이 채비를 휘감아 놓쳐버렸다.

휴식을 취하던 낮에 간간이 소나기가 내렸고 오후 4시가 넘어가자 하늘에는 먹구름이 많아졌다. 그러더니 사방이 어두워지며 천둥번개와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

금방 도착해 대를 펴던 김광요, 홍광수, 김윤건 회원이 비가 그치기를 바라며 하늘만 바라봤지만 비는 그칠줄 몰랐다.

그리고 한 시간 뒤부터 예상 못한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1시간 가까이 내린 장대비 때문에 강물이 수위가 50cm 가까이 오르더니 상류에선 버려진 냉장고, 호박 넝쿨, 스티로폼 덩어리 등 온갖 부유물이 떠내려 오는 게 아닌가.

물 흐름은 개울물처럼 빨라졌고 포인트 주변은 떠내려온 각종 부유물로 낚시가 불가능해졌다.

이미 옷은 모두 흠뻑 젓어버렸고 심지어 팬티까지 완전히 젓었는데 물에 빠진 생쥐와 다를 바 없는 내 모습을 보며 내가 왜 낚시를 하나?’ 하는 회의감이 들 정도였다. 장화를 벗으니 물이 철철 쏟아져 나왔다. 바람까지 거세게 불어왔다.

 

42km 떨어진 왕동지로 이동

패잔병처럼 낚싯대를 대충 걷고 보니 그제야 빗방울이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그냥 집으로 철수할까 망설이는데 홍광수 회원이 이곳저곳의 조황을 체크해본다. 그러더니 광주 시내와 가까운 왕동지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며 그곳으로 옮겨보자고 권유했다. 왕동지까지의 거리 42km. ‘에라 모르겠다 기왕 거지꼴이 된 거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산으로 광주로 차를 몰았다.

오후 6시를 약간 넘겨 도착한 왕동지에는 많은 낚시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오례천에서 폭우에 쫓겨 온 회원들이 분주하게 포인트를 잡고 대 편성을 하는 사이에 포인트를 둘러보았다. 우연히 평소 알고 지내던 나주의 이병원 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는 왕동지 매니아였다.

그에게 왕동지에 대해 묻자 왕동지는 광주 지역에서 최초로 블루길이 유입된 곳으로 현재는 배스도 서식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 5짜 붕어까지 낚인 바 있는 전형적인 한방터라고 보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끔은 27~29cm의 중치급 붕어가 마릿수로 낚일 때도 있어 광주 낚시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울러 4짜붕어의 경우 준월척급과는 달리 완벽한 황금색을 띠는 점도 특징이라고 한다.

회원들에게 먹일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데 앳되 보이는 학생이 찾아와 인사를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광주에서 살고 있는 중학교 2학년생으로 15살의 이세준 군이었다.

이세준 군은 올 해 초부터 우연찮게 붕어낚시를 해봤다고 한다. 하늘로 솟구치는 단아한 찌맛과 손목에 전해오는 손맛을 잊을 수 없어 낚시를 배우기 시작했고, 학교 공부에 스트레스 받은 것을 낚시터에 와서 내려놓고 간다며 제법 어른스런 말을 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부모님이 광주 인근 낚시터까지 데려다주고 낚시가 끝나면 다시 부모님이 데리려 온다는 것이다.

 

잠결에 챔질한 붕어가 42cm!

10. 우안 최상류에 앉았던 이광희 회원의 자리가 후레쉬 불빛으로 소란스러웠다.

뭔가 낚았으리라는 예상으로 뛰어가 보니 뜰채에는 37cm 월척이 들어 있었다.

이광희 회원은 “4.4칸 대의 찌가 한참동안 꾸물거리는 예신이 들어와 우렁이 소행으로 생각했는데 세 마디 정도 솟아 멈춰 있어 챔질 해봤하니 쓸만한 놈이 낚였다.”며 입이 귀에 걸려있었다.

12시 무렵, 완전 초보인 완전 초보인 이세준 학생이 염려스러워 포인트로 가봤다.

놀랍게도 이세준 군은 월척에서 살짝 빠지는 29cm 붕어와 24~27cm의 준척급 붕어로 열 댓 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다.

대편성을 살펴보니 짧은 낚싯대이지만 어른들 못지않게 마름수초에 최대한 가까이 찌를 세워놓은 것으로 보아 이론 공부도 꽤나 한 듯 보였다.

이세준 학생은 아직은 월척을 낚아보지 못했지만 조만간 저도 월척을 낚아 월척조사가 되는 게 소망입니다라고 말했다. 그와 동시에 솟아오르는 찌를 보고 후다닥 챔질하더니 27cm짜리 붕어를 여유 있게 또 끌어냈다.

어쩌면 귀엽고 어린 친구가 요즘 젊은층에서 유행하는 배스낚시 대신 우리 고유의 토종붕어낚시에 먼저 입문한 점이 기특하고 감사해 필자가 사용 중인 3.6칸 낚싯대 한 점을 선물로 줬다.

여명이 밝아오기 직전에 이병원 씨의 포인트로 가봤다. 살림망에는 한 마리의 턱걸이급 월척과 24~29cm의 붕어가 예닐곱 마리 들어 있었다.

이병원 씨는 붕어의 씨알이 잘아든 느낌입니다. 이렇게 잔발이 붕어가 낚이다가 허리급에서 4짜 붕어도 한 마리쯤 이벤트로 섞여 낚이는데 오늘은 낚시인들이 몰린 탓인지 큰 놈들은 움직임이 없는 것 같아요며 말한 뒤 새벽 타임을 놓칠세라 찌에 집중하고 있었다.

아침 7. 전체적인 조황을 사진에 담기 위해 저수지를 차로 한 바퀴 돌아봤다.

상류에 앉았던 광주 낚시인 김달옹 씨의 조황이 돋보였다. 그의 살림망에 진한 황금빛이 진한 4짜 붕어와 허리급 월척붕어, 그리고 28cm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가장 큰 놈은 새벽 3시반경 수심 3.2m에서 옥수수 미끼로 낚았다고 한다.

너무 졸린 나머지 자리에 돌아와 의자에 기대 졸며 게슴츠레한 눈으로 찌를 보니 언제 올라왔는지 찌가 몸통까지 떠올라 방방거리고 있었다. 챔질과 동시에 4짜라는 직감에 잠이 확 달라났다. 계측 결과 42cm였다.

담양 오례천 폭우에 쫓기듯 왕동지로 옮겼으나 조황은 기대보다 자조했다.

하지만 지난 봄철 호황에 이어 서서히 수온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초가을부터 왕동지 호황의 2막이 열릴 것이라는 게 단골 낚시인들의 목소리였다.

 

왕동지는?

일제강점기 때인 1928년 준공된 8망평 규모의 준계곡형 저수지이다. 인근의 지산과 쓰래산에서 흘러든 물을 담수하는 곳으로 수질이 비교적 깨끗한 곳이다.

2013년 제방 높이기 공사 이후 약간의 지형이 변했다. () 도로가 저수지에 편입이 되어 수몰되어 있고 우안으로 도로를 개설하면서 생겨난 둠벙이 3개가 있다. 이를 광주 낚시인들은 제방 방면에서 상류로 올라가면서부터 1, 2, 3번 둠벙으로 부른다. 그 중에 봄에 대물급 붕어가 많이 낚인 곳은 3번 둠벙이다.

왕동지는 추석을 전후로 날씨가 서늘해지고 배수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본류에서 붕어 씨알이 굵게 낚이며 특히 밤낚시가 잘되는 곳으로 가을철 꼭 한번 출조해 볼 만한 곳이다.

배스, 블루길이 유입되어 있으므로 글루텐과 옥수수를 쓴다.

 

담양 오례천 마항교 포인트 네비게이션 주소전남 담양군 봉산면 대추리 1122-4

광주 왕동지 네비게이션 주소광주 광산구 왕동 482-34

 

산등성이에 구름이 내려 앉은 왕동지 상류 전경.

왕동지는 전체를 차로 돌 수 있고 포인트 진입도 수월하다.

 

 

 

광주 낚시인 김달옹 씨가 새벽에 낚아낸 42cm짜리 4짜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김달옹 씨는 왕동지야말로 광주 인근에서 보기 드문 보석같은 대물터라고 말했다.

 

 

 

오례천에서 낚시 중 갑자기 쏟아진 폭우.

 

 

 

오례천 마항교 포인트.

멀리 보이는 다리가 마항교이며 하류 보(洑)까지가 최고의 포인트이다.

 

 

 

오례천에서 1박낚시로 올린 조과를 보이는 필자.

32cm에서 42cm까지 낚은 붕어가 모두 월척이었다.

 

 

 

함께 왕동지를 찾은 유튜버 홍광수 씨가 6칸 장대로 미끼를 던져 넣고 있다.

 

 

 

왕동지 좌안 상류에 있는 3번 둠벙의 밤낚시풍경.

5짜 붕어까지 낚일 정도로 씨알이 굵게 낚이는 곳이라 늘 낚시인들로 봄빈다.

 

 

 

이세준 군이 밤낚시로 올린 붕어를 펼쳐놓고 가족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어린 학생이지만 이날 취재에서 가장 많은 마릿수 붕어를 올리기도 했다.

 

 

 

홍광수 회원이 세팅한 천류사의 천년혼 골드 낚싯대

수심이 3m로 깊은 본류 지역에서는 4칸 이상의 긴 대에 입질이 잦았다.

 

 

 

왕동지의 미끼 도둑인 왕우렁이.

미끼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밤새 달려들어 낚시를 힘들게 만들었다.

 

 

 

필자가 오례천에서 사용한 경원산업의 새우글루텐과 스위벨 채비.

신제품인 새우글루텐은 새우냄새가 강하고 점성이 높다.

오례천에서는 무르게 사용할수록 입질이 빨랐다.

 

 

 

왕동지 마니아로 통하는 나주의 이병원 씨가 취재 기간 중 올린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나주 낚시인 이병원 씨가 3번 둠벙에서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영광 낚시인 이영도 씨는 수몰된 구 도로 시멘트 바닥 위에 좌대를 펼치고 수중전을 펼쳤다.

27~29cm의 중치급 붕어로 손맛을 즐겼다.

 

 

 

필자가 만든 배수량 측정기.

수치가 적힌 외부 파이프가 오르내리는 구조라 손쉽게 0점을 잡을 수 있다.

옥내림낚시나 전층낚시 등 작은 수위 변화도 중시하는 전층낚시나 옥내림낚시에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입이 수월한 왕동지 상류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들.

 

 

 

조홍석(왼쪽) 씨와 화보팀 김윤건 씨가 낚시 후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며 환경 정화 활동을 펼쳤다.

조홍석 씨는 롯데자이언트 야구선수로도 활약한 바 있다.

 

 

 

왕동지 수변공원에 있는 이정석 시인의 시.

촬영 도중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시를 감상했다.

 

 

 

저수지 증설 때 생겨난 상류 둑.

초입과 끝에서 붕어낚시가 잘 된다.

 

 

 

이광희 회원이 밤 10시경 올린 37cm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밤새 괴롭힌 왕우렁이 성화를 이기고 낚은 월척이라 더욱 기뻐했다.

 

 

 

취재일 조과를 자랑하는 화보팀.

왼쪽부터 이세준, 박종묵, 이광희, 함인철 회원

 

 

---------------------------------- 담양 오례천 사진들 ------------------------------------

 

 

-----------------------------------광주 왕동지 사진들----------------------------------

 

장성 개천 송현교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개천은 전라남도 장성군 북이면 원덕리에서 시작하여 장성읍 장안리에서 황룡강으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영산강 수계의 지방하천으로 영산강의 제2지류, 황룡강의 제1지류이다.

인근의 장성댐 아래 황룡강이 마릿수는 떨어지지만 허리급에서 4짜 붕어가 잘 낚이는 것과 비교해, 서북쪽에 위치한 개천 송현교 주변은 27~29cm 준척에서 월척이 마릿수로 낚인다. 황룡강과 다르게 개천에서 낚인 붕어는 모두 거친 몸매를 가진 돌붕어가 올라온다.

황룡강보다 작은 규모여서 유명세를 타지 않았지만 광주나 장성에 거주하는 낚시인들이 즐겨 찾고 있다.

송현교 아래에는 광진레미콘 포인트’, ‘세월교 포인트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하류 황룡강에서 거슬러 올라온 붕어와 북쪽에서 흐르는 강줄기 인근의 저수지에서 흘러든 붕어가 모여서 개체수가 많다.

 

큰비 뒤 유속 느려질 때 호황 찬스

개천을 따라 연안에는 줄풀이 잘 발달 되어 있고, 부분적으로 마름도 자생한다.

바닥 토양은 모래가 많이 섞인 사토질로 비교적 깨끗한 편이지만, 모래톱이 형성된 곳과 물 흐름에 깊게 파인 포인트도 있어 수심 차가 심하다.

자생하는 어종으로는 붕어 외 잉어, 장어가 있고 블루길과 배스도 유입되어 있다.

입질 시간대는 낮과 밤에 가끔 올려주는 입질이 있지만 피크는 이른 아침시간으로 가장 입질이 빈번하다.

특히 큰 비가 내려 유속이 빠르게 흐르다가 느려질 때엔 시간대에 상관없이 입질을 볼 수 있다.

주요 포인트는 맨 바닥보다는 물 흐름이 없으면서 수면에 마름이 자라는 지역과 수중에 줄풀이 자라는 지역이다.

미끼는 글루텐과 옥수수.

 

가는길장성읍 공설운동장을 기준으로 북쪽에 장안교를 건너 734번 지방도를 따라 서삼면 방향으로 4.6km를 가면 고창 · 담양간 고속도로 교각이 보이고 바로 좌회전하면 송현교이다. 여기서 남쪽 방향으로 포인트가 산재해 있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장성군 서삼면 송현리 595-2

 

준척과 월척 마릿수가 돋보이는 장성 개천.

 

월척 돌붕어를 낚아 들어보이고 있는 순천 낚시인 유준재 씨.

 

장성 개천의 하룻밤 조과.

 

개천에서 낚이는 돌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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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고막원천

비온 뒤 찾으면 월척 보장에 4짜는 보너스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장마철을 맞은 호남지방 저수지들은 모내기가 끝난 이후 논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많은 배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자주 내린 비 영향으로 물 부족 현상은 사라진 상황이다.

게다가 대형 저수지들은 본격화할 장마에 대비, 일정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수시로 배수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출조지는 배수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유명세도 덜한 낚시터를 취재지로 삼기로 했다. 주중에 조황 레이더를 켜고 근무하던 중 광주에 거주하는 화보팀 멤버인 함인철 회원으로부터 카톡으로 사진이 전송되어 왔다.

사진 속에는 허리급 붕어가 여섯 마리나 들어 있었는데 눈이 현옥될 정도로 모두 튼실한 붕어였다.

곧바로 전화해 장소를 물어봤더니 함평 고막원천이었다. 함인철 회원은 짬낚시를 하기 위해 오후 한 시에 도착해 네 시간 정도 낚시해봤는데 찌를 세우자마자 34센티미터짜리 월척이 덜커덩 낚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 지역에서 촬영하지 않았으면 고막원천도 화보 촬영지로 괜찮을 것 같다고 알려왔다.

출조 때마다 항상 경험하는 것이지만 출조지 선정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그동안의 낚시 데이터도 참고하지만 이처럼 현지 사정에 밝은 지인의 도움이 있을 때 한결 힘이 나고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유속 영향 덜 받은 마름밭이 명당

고막원천은 전남 함평군 고막리에 있는 지명인 고막원에서 유래된 하천이다. 전남 장성군 삼서면 유평리 태청산에서 발원해 함평군의 석관정나루 인근에서 영산강과 합류한다.

장성군 유평리부터 지방하천으로 관리되며, 함평군 월야면 월야리부터 영산강까지는 국가하천에 해당한다. 이번 취재는 함평군 대동면 금곡리 일대에서 진행했다.

지난 620일 주말을 맞아 아침 일찍 고막원천에 도착했다.

내비게이션 주소대로 도착해서 보니 낯익은 풍경이었다. 광주·목포간고속도로를 달리며 차창 너머로 봐왔던 강줄기였다. 언젠가 한번쯤 대를 담가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던 곳으로 강물이 고속도로 밑을 통과해 영산강과 합류한다.

며칠 전 내린 많은 비로 하류의 보에는 물이 넘치고 있다. 수위가 오르며 자연적으로 생기는 유속이 문제였지만 유속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이 완연하게 구분돼 포인트 선정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같은 강줄기라도 연안 쪽으로 굽어져 홈통이 형성된 지역에는 마름이 분포하고 있었는데 그런 곳이 의외로 많았다.

몇 명의 낚시인이 아침낚시를 즐기고 있어 인사도 할 겸 다가가 봤다. 나도 낚시인인지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살림망이었다. 살림망 속에는 허리급 월척도 들어 있고, 28~29cm의 준척급 붕어도 들어 있었다.

광주에서 출조한 김삼수, 노종현 씨 일행이었다. 김삼수 씨는 해가 떠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에 낚싯대를 펼 요량으로 새벽에 도착했는데 글루텐을 달아 던지자마자 입질이 오더군요. 준척급 두 마리가 낚이더니 급기야 월척까지 올라 왔어요라며 눈은 찌를 응시하고 손으로는 글루텐을 바늘에 달고 있었다.

그 애기를 듣고 나니 오늘 낚시는 빈작은 없겠구나싶어 서둘러 대를 폈다.

하류 쪽으로 더 내려가 봤더니 강물이 굽어져 다시 만곡을 이루는 곳부리 지점이 포인트로 적당해 보였다.

물 흐름 정도를 감지하기 위해 풀잎을 강물에 띄워 놓고 살피니 물 흐름이 전혀 없었다.

정면으로는 마름이 산발적으로 자라고 있고, 오른쪽으로는 갈대가 분포하고 있어 하룻밤 낚시 포인트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였다.

심지어 갈대 안쪽에서는 붕어인지 잉어인지는 몰라도 갈대가 흔들리는 모습까지 보여 한층 기대가 부풀었다. 수심은 1.2~1.8m.

 

마름밭 띄울낚시에 들어온 첫 입질

열두 대 낚싯대의 세팅이 모두 끝날 무렵 정면으로 펼쳐 놓은 5.2칸 낚싯대에 첫 반응이 왔다.

이날 나는 군계일학 황금봉돌에 목줄을 25cm 이상으로 길게 사용했다. 그리고 수심을 맞춘 뒤 부력조절용 스냅오링 두 개를 제거해 미끼를 바닥에서 70cm가량 띄울낚시로 전환했다.

포인트에 도착 했을 때 전방의 마름밭 수면에서 몸을 뒤집는 붕어를 목격했기 때문인데 이런 상황은 붕어가 바닥애서 약간 떠올라 먹이활동을 한다는 증거다.

그래서 나는 이런 현상을 발견하면 낚싯대 한두 대 정도는 띄울낚시로 전환하는데 운 좋게도 첫 입질을 띄울낚시로 받아낸 것이다.

찌가 한두 마디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다가 물속으로 사라지는 찰나에 잽싸게 챔질했다.

손목에 전해오는 힘으로 보아 그다지 큰 붕어는 아닌 듯했다. 마름을 뒤집어쓰고 나온 녀석은 29.5cm의 붕어였다.

이처럼 여름부터 가을까지의 낮낚시에서는 강이든 저수지든 간에 자연 마름 구멍이 형성된 곳의 수면에서 무언가 울렁인다면 과감히 띄울낚시를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그와 달리 우측에 갈대 언저리에서는 깔짝거리는 예신 외에는 시원스런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채비를 전부 회수하고 수초제거기로 바닥을 긁어보니 삭은 수초들이 한 움큼씩 걸려 나왔다.

지형적으로 봤을 때 늦가을부터 겨울까지 삭은 마름 줄기와 갈대들이 북서풍의 영향을 받아 떠밀려왔고, 갈대 벽에 걸려 가라앉은 상태로 추측됐다.

결국 낮낚시는 포기하고 밤낚시에 치중하기 위해 수초제거기에 갈퀴를 연결에 찌를 세울 곳만 긁어냈는데 걸려나온 썩은 수초 양이 상당했다.

바닥을 긁어내며 소란을 피운 터라 붕어가 포인트 밖으로 잠시 벗어났을 것으로 생각되어 파라솔 그늘에 의지해 휴식을 취했다.

오후 5시 반. 밤낚시를 대비해 회원들과 모여 일찍 저녁 식사를 했다.

옆 자리에 앉았던 영광 낚시인 강맹덕 씨도 초대해 함께 식사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강맹덕 씨는 오래전부터 고막원천 마니아였다.

내가 영광에도 좋은 낚시터가 많을 것인데 먼 이곳까지 찾아 올 필요가 있냐고 물었더니 초봄부터 꾸준하게 이곳만 찾고 있는데 올 때마다 빈작이 없습니다. 하루 10여 마리의 붕어를 만났는데 대부분 월척이고 최고 45센티짜리 붕어까지 낚은 적도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이나 큰 비가 내린 직후에 찾으면 틀림없는 곳이에요. 그런 날은 월척이 마릿수로 올라옵니다 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틀 전 큰 비가 내려 수위가 올랐는데 그 덕분에 오늘밤에도 좋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돼 기대가 커졌다.

 

잉어인 줄 알았더니 4짜가

어두워지자 필자 자리 우측 갈대밭 언저리에 세웠던 찌가 먼저 입질이 왔다. 예신을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찌가 솟구쳐 올라왔다. 챔질과 동시에 육중한 힘이 손목에 전달되었다.

찌올림으로 봐서는 붕어가 확실한데 옆으로 째는 힘이 강해 아무래도 잉어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미끼는 글루텐.

어렵게 연안으로 끌어낸 놈은 역시 50cm 정도의 몸매가 가냘픈 잉어였다.

우측에 자리했던 유준재 회원도 간간이 붕어를 낚아내는 소리가 들려왔다. 카메라를 들고 뛰어가 보니 월척에서 살짝 빠지는 29.8cm였다.

유준재 회원의 포인트는 정면에 줄풀 군락이 있어 긴 대를 이용해 최대한 줄풀 가까이 붙인 채비에서만 입질이 온다고 했다.

밤낚시 조황을 살피기 위해 함께 한 회원들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먼저 상류쪽 옥동교 인근에 자리한 이광희 회원에게 전화를 걸자 어두워질 때 즈음 지렁이를 살짝 넣어봤더니만 블루길은 전혀 입질이 없고 붕어만 마릿수로 낚입니다. 손맛보기 좋은 24에서 27센티 미터급이 주종으로 올라오네요라는 답변이 들려왔다.

김광요 회원은 근사한 찌올림을 포착하고 월척이다 싶었는데 올려보니 떡붕어 월척이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깐죽거리는 입질이 너무 많아 확인해보니 영산강 유역에 자생하면서 생태계 유해성 1급 교란생물로 지정된 미국 가재의 소행이었다고 했다.

김광요 회원은 집어를 해 볼 요량으로 어분을 많이 첨가한 글루텐을 수십 회 헛챔질을 했는데 그게 붕어를 불러모은 게 아니라 마국 가재를 불러 모은 것 같다며 후회했다.

 

미국 가재를 조심하시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 가재는 영산강 줄기인 고막원천과 지석천등 주로 강계에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모든 붕어 미끼에 반응해 낚시인들에게는 귀찮은 존재가 되고 있다.

자정을 넘어 새벽 1시가 되어갈 무렵 이번에는 건너편 김삼수 씨와 노종현 씨 자리에서 플레쉬 불빛이 번쩍이는 소란이일었다.

그러더니 “4짜다!”라는 흥분된 외침 소리가 들려왔다. 애기인 즉 김삼수 씨의 3.4칸 대의 찌가 살짝 올리다 빨려들어 으레 잉어로 생각하고 끌어냈는데 올리고 보니 빵 좋은 41cm의 붕어였다고 한다.

마릿수 월척에 이어 4짜 붕어까지 낚여 분위기는 한층 달아올랐다.

새벽 4. 우측 갈대 언저리에서 또 다시 잉어가 낚여 뜰채에 담아 처리하고 있는 중에 정면의 5.2칸 대 찌가 솟았는지 수면에 누워 있는 게 보였다. 잉어가 담긴 뜰채를 팽개치고 챔질하자 또 잉어인 듯 마름 속으로 파고들었다. 낮에 띄울낚시 상태로 쓰다가 다시 바닥채비로 전환했던 채비였다.

그러나 마름과 함께 끌려나온 녀석 의외의 40cm나 되는 4짜 붕어였다.

새벽 5시를 넘기면서 여명이 밝아와 아침 낚시를 기대 했지만 이후론 별다른 입질이 없었다.

건너편에서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던 홍광수 씨만 월척에 육박하는 붕어를 마릿수로 낚아냈고 그 모습을 망원렌즈에 고스란히 담을 수 있었다.

햇볕이 뜨거워지기 전에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전체적인 조황을 살펴보니 4짜 붕어 두 마리에 월척이 7마리였다. 장미가 계속 진행중이므로 이런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고막원천에서 낚시요령

큰 비 온 뒤가 찬스, 어분 성분 떡밥은 자제해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돼 잦은 비가 내리면 붕어의 활성도는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큰 비가 온 뒤에 찾으면 폭발적인 입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 도착해서는 물 흐름이 없으면서 물색이 탁한 곳, 특히 마름이 분포된 곳이면 어디나 포인트가 된다.

한 가지 흠이라면 생자리 포인트가 많아 포인트 진입이 힘든 곳이 많다는 것이다.

억센 수풀을 헤치고 60m 정도 들어가야 하므로 낮과 장화 착용은 필수이며 수초제거기도 필수적으로 지참해야 한다.

마름 수초 사이에 자연 구멍이 보인다면 그곳이 최고의 포인트이다.

미끼는 옥수수보다는 글루텐이 잘 먹혔다. 글루텐은 어분 성분이 첨가되지 않는 글루텐을 써야 잉어나 잉어나 미국가재를 피할 수 있다.

주요 입질 시간대는 한낮보다는 초저녁부터 밤 시간이다. 주로 자정을 넘기는 시간대에 붕어 씨알이 굵게 낚이는 경향이 짙다.

 

가는 길광주·무안 12번 고속도로 문평 나들목을 나와 좌측 나산 방면 825번 지방도를 따라 1.7km가면 좌측에 옥동교이다. 옥동교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하여 제방을 따라 1.2km 가면 취재 장소이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함평군 대동면 금곡리 1047-3

 

취재당일 고막원천에서 올라온 4짜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는 김광요 회원.

고막원천에서는 커야 월척이 주종으로 낚이지만 가끔씩 4짜가 몰아치기로 낚일 때도 있다.

 

고막원천의 최고의 미끼인 글루텐.

집어를 부지런히 해야 조황도 좋아진다.

 

고막원천의 전경.

물 흐름이 없고 마름이 분포된 곳을 찾는 게 중요하다.

 

친구 사이인 김삼수(), 노종현 씨가 밤낚시에 낚인 4짜 붕어와 월척붕어를 들고 기념 촬영.

 

필자의 포인트.

물흐름이 없으면서 마름이 분포되어 있다.

특히 우측 갈대 밭이 특급 포인트였다.

 

마름수초 자연구멍에서 5.2칸 대로 낚아낸 4짜 붕어를 들어 보이는 필자.

 

고막원천 매니아로 통하는 강맹덕 씨가 밤낚시에 올린 잉어를 보여주고 있다.

입질 형태로 봐서는 4짜 붕어였다며 아쉬워 했다.

 

장마의 영향으로 비가 자주 내려 고막원천 보에 물이 넘치고 있다.

 

고막원천에서 올린 배스를 보여주고 있는 낚시인.

고막원천에서는 배스와 더불어 블루길 서식하고 있다.

 

고막원천의 밤낚시 풍경.

마치 밤하늘의 별이 쏟아진 것 처럼 수면을 수놓은 케미 불빛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딱 한 마리만~” 하면서 월척을 노렸던 노억주 회원이 이번에도 월척에서 살짝 빠지는 씨알의 붕어를 낚아들고 허탈해 했다. 그는 마릿수로는 1등을 할 정도로 많은 붕어 손맛을 봤다.

 

낚시춘추 6월호 표지모델로 선정되었던 이광희 회원,

필자가 기념으로 액자를 만들어 전달하자 어린아이처럼 좋아했다.

 

유준재 회원이 장대를 이용해 건너편 줄풀밭에 찌를 세우고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필자의 낚싯대 편성.

수초구멍과 갈대를 노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길이의 낚싯대가 필요했다.

 

고막원천의 최고의 미끼인 글루텐을 스위벨 채비에 달았다.

취재 당일에는 비교적 가벼운 채비에 잦은 입질을 볼 수 있었다.

 

낚시터 사진전?

매달 필자의 취재에 도움을 줬던 회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기념이 될만한 사진을 골라 액자에 넣어 선물했다.

 

광주낚시인 김삼수 씨가 낚은 4짜붕어.

한밤중에 살짝 끌려가는 입질을 보고 챔질했는데 처음에는 잉어인줄 알았다고 한다.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낚시자리 뒤에 계란판을 태웠다.

옛날 시골에서 모깃불을 피우듯 계란판을 태우면 모기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계란판을 3분의1로 잘라서 쓰면 50분 정도 태울 수 있다.

 

광주낚시인 김삼수 씨가 낚아낸 월척과 4짜 붕어.

고막원천에서는 대체적으로 씨알이 굵게 낚인다.

 

취재에 동행한 낚시인들이 조과의 일부를 들고 기념촬영했다.

촬영 후에는 전부 방생했다.

좌측부터 김삼수, 홍광수, 김윤건, 유준재 회원.

 

물 흐름이 전혀 없는 홈통 포인트.

주차여건이 좋고 진입이 수월해 포인트 다툼이 치열한 곳이다.

 

고막원천 둘레길 데크 아래에 자리한 회원들.

이처럼 진입이 다소 어려운 곳에 앉으면 어렵지 않게 붕어 손맛을 볼 수 있었다.

 

강물에 떠밀려와 수풀속에 쌓은 쓰레기까지 깨끗하게 수거한 촬영팀.

 

“저기로 긴 대를 한 대 펼쳐야 하는데...”

유준재 회원이 바지 장화를 착용하고 들어가 수초대를 정리하고 있다.

 

함께한 회원들과 즐거운 식사시간.

각자 조금씩 준비해 온 음식을 꺼내 함께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취재에 함께 동행했한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낚시로 만난 인연들이라 더욱 정감이 가는 회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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