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성리지

2000년대 대물터의 귀환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명예 필드스탭]

 

고흥지역은 무수히 많은 붕어 낚시터가 있다.

유명세를 타는 저수지나 수로에는 낚시인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있는 낚시터들은 한가하다.

고흥읍에 거주하면서 관내 낚시터들 정보를 꿰차고 있는 화보팀 김동관 회원이 소중한 정보를 알려왔다.

두원면에 있는 성리지에서 4짜 붕어가 두 마리나 낚였습니다. 회원들과 함께 들이대볼까요?”

성리지라고? 그곳은 2000년을 전후로 대물낚시 붐이 일었을 때 낚시방송 촬영지였던 곳으로 낚시 좀 한다는 낚시인들이 수없이 드나든 곳이었다.

토종터이면서 참붕어, 새우낚시가 잘 되던 곳. 월척붕어는 흔하게 낚이고 4짜 붕어는 덤으로 낚을 수 있었다.

다만 고흥에서는 봉암지, 내봉지, 점암지, 죽암수로, 고흥호 등이 핫한 낚시터로 떠오르면서 어느새 잊힌 곳이 됐다. 필자도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고흥지역 토종터 중 그만한 낚시터가 많지 않았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성리지는 지금도 대물낚시인이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분위기의 저수지다. 금방이라도 붕어가 튀어 올라올 듯 수초가 잘 분포되어 있다.

갈대보다도 부들이 많은 곳이며 여름철에는 마름수초로 찌든 곳이라서 불법 그물질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붕어자원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두 대째 펴는데 벌써 찌가 솟는다고?

지난 219일 낮에 고흥 성리지를 찾았다. 전날까지 기온도 떨어지고 차가운 북서풍의 바람도 불었지만 이날은 비교적 따뜻했다.

1963년 준공된 성리지는 6천평 규모의 평지형 저수지로 예전에 비해 부들이 늘어 저수지 절반을 차지할 정도였다. 그만큼 낚시할 자리는 줄어 있었다.

독립 부들 군락도 약간 있었지만 긴대를 활용해야 건너편 부들에 바짝 붙일 수 있는 자리가 많았다.

제방권을 둘러보다가 지나가는 현지 주민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저수지 인근에 거주하는 그 주민은 성리지 조황 정보를 빠삭하게 알고 있는데 지난 늦가을부터 낚시인들이 한두 명 보이더니 해거름에 팔뚝만한 붕어도 낚아내더라라고 말했다.

그 주민 이야기가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 앞서 얘기했듯이 김동관 회원의 지인이 4짜 붕어를 두 마리나 낚아냈다는 정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제방 왼쪽 초입에 넓지 않는 부들 군락이 눈에 띄었다. ‘특공대를 이용해 바닥을 긁어보니 몇 가닥의 삭은 부들 줄기가 걸려 나왔지만 비교적 깨끗한 바닥이었다.

수심은 약 1m. 바늘에 지렁이 한 마리를 꿰어 탐색해봤다. 바로 찌를 쭈~욱 올리더니 18cm급 붕어가 낚였다. 붕어는 낚이는데 씨알이 자잘했다.

마침 김동관 회원이 고흥호에서 많은 양의 새우를 채집해와 얻어 쓸 수가 있었다.

미끼를 새우로 바꾸자 씨알이 좀 더 굵어진 느낌이다. 밤이 되면 굵은 놈들이 낚일 것으로 기대하고 낮에는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예전부터 성리지는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붕어가 입질을 해주는 곳이다. 그때 밤낚시에 환상적으로 찌를 올려주던 기억이 생생해 내내 기대가 됐다.

마침 유튜버 달빛소류지홍광수 회원이 도착했다. 좌안 상류에 해당하는 논두렁 끝자락에 부들이 잘 분포되어 있었는데 그곳에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폈다. 그런데 두 대째 편성하던 중

갑자기 낚싯대를 팽개치고 옆 낚싯대를 챔질! ~익 소리가 나며 낚싯대가 휘어졌다.

부들 언저리에 최대한 가까이 찌를 세웠던 낚싯대였다.

월척은 되겠다 싶을 정도로 굵은 붕어가 부들수초 사이로 끌려나와 뜰채에 담겼다. 계측 결과 월척에서 살짝 빠진 29cm의 준수한 붕어였다. 홍광수 회원은 오늘 느낌이 아주 좋은데요? 낚싯대 두 대째 펴면서 월척은 아니지만 횡재한 것 같습니다.”라며 한층 기대에 부푼 모습이었다.

홍광수 회원은 오후 시간에만 준수한 씨알로 다섯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본격 산란기 접어들면 상류에서 대박 터질 듯

오후 5. 밤낚시에 대비해 일찌감치 저녁을 해결했다.

본격 밤낚시로 접어들자 양재철 회원이 가장 먼저 입질을 받아냈다. 다섯 칸 대짜리 긴 낚시대로 건너편 삭은 부들밭을 노렸다. 큰 죽은 새우를 미끼로 사용했는데 찌가 몸통까지 올라온 후 부들 군락 쪽으로 파고드는 것을 보고 챔질했다고. 묵직해 무조건 허리급 이상은 되겠다 싶었는데 끌려 나오다가 부들 줄기에 걸려 떨어뜨렸다. 아쉬운 장면이었다.

밤이 깊어갔지만 기대했던 만큼은 입질이 없었다. 저수지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인원이 들어갔던 게 원인이 아닐까 싶었다.

자정을 넘길 즈음일찌감치 텐트로 들어가 잠을 청해봤지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마릿수는 꽤 됐지만 월척 이상급 붕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새벽 4. 새벽과 아침 시간을 노리기 위해 스위벨채비에 죽은 새우를 꿰어 최대한 수초에 최대한 가까이 찌를 세웠다.

한 시간이나 흘렀을까? 정면에 부들 줄기에 가려져 있던 찌불 하나가 살짝 흔들리는 게 보였다. 제발 잔챙이가 아니길 바랐다.

찌는 몸통이 부들 줄기에 걸렸는지 45도 방향으로 기울어져 올라왔다.

찌놀림이 멈출 때 살짝 챔질해봤다. 그랬더니 바늘이 붕어 턱에 턱~하며 걸린 것이 느껴짐과 동시에 수초 쪽으로 째는 시작했다. 다행이 발밑에는 수초가 없어 수월하게 붕어를 끌어냈다. 계측자에 오른 붕어의 꼬리가 32cm를 가르치고 있었다.

성리지에서 십 수 년 만에 낚아낸 월척이었다. 그 이후 두 마리의 준척급 붕어를 추가하고 아침 7시경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저수지를 둘러봤다.

언제, 어디서나 마릿수 조황이 좋은 홍광수 회원의 살림망부터 들춰봤다. 그의 살림망에는 31, 33cm의 두 마리 월척과 준수한 씨알의 붕어가 살림망 바닥을 모두 덮고 있었다.

홍광수 회원은 해질 무렵과 새벽 시간에 가장 잦은 입질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우리 화보팀을 이곳 성리지로 안내한 김동관 회원의 자리로 가봤다. 제방 중앙에 앉았던 그는 살림망에는 한 마리의 월척과 준척급 한 마리가 들어 있었다.

김동관 회원은 마릿수는 좋았는데 20센티미터 이하는 낚는 즉시 방생했습니다. 이틀 전 답사를 왔을 때는 월척을 포함해 준척급으로 마릿수 조황을 누렸는데 날씨가 추워지며 조황 기복이 심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취재를 마무리하기 전, 다음을 기약하면서 상류 쪽에도 포인트를 살폈다. 부들이 잘 발달돼 있어 산란철에 다시 오면 쓸만한 씨알이 많이 낚일 것으로 생각되었다.

 

임연식 프로의 선전

취재 이튿날은 처가가 고흥군 도화면에 있는 FTV ‘꾼의 선택진행자 임연식 프로가 성리지를 찾았다.

원래는 해창만수로로 가려고 했으나 점찍어 놓은 포인트에 다른 낚시인이 앉아 포기하고 성리지로 방향을 돌렸다고 한다.

포인트는 좌안 상류 부들밭. 전날 홍광수 회원이 마릿수 조과를 거둔 자리였다.

나와 전화통화한 임연식 씨는 낮에는 지렁이, 밤에는 죽은 새우에 입질이 좋았다고 했다.

이날은 날씨가 따뜻했고 낚시인도 적어 조용히 낚시를 즐겼는데 밤 11시까지 꾸준하게 입질이 들어왔다고.

그러나 이후로는 바람이 터져 제대로 된 낚시를 못했다고 했다.

임연식 씨가 보내온 사진을 보니 혼자서 낚아낸 붕어가 모두 14마리. 월척에 조금 빠지는 녀석들이 많았고 그 중에 세 마리의 월척도 섞여 있었다.

임연식 씨는 밤에 바람만 터지지 않았다면 더 많은 조과를 걷을 수 있었을 것이다라며 아쉬워했다.

오래전부터 성리지를 찾았지만 낚시를 해볼수록 매력 넘치는 낚시터임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성리지에서 낚시요령

대물 노리려면 죽은 새우가 유리해

1년 중 성리지 조황이 가장 좋을 시기는 봄에 부들 새순이 수면 위로 한 뼘 정도 자랐을 때다.

3월 말~4월 초에 해당하는데 이때는 수온이 많이 올라 물색도 뿌연 탁도를 유지한다.

성리지에서는 낚시가 가능한 자리는 많지 않은 것이 단점이며 낚시인들이 많이 몰렸을 때는 짧은 대 보다 긴 대에서 잦은 입질이 잦다.

3월 말경에는 산란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제방 우안에서 상류까지 이어지는 구간에 부들이 잘 발달되어 있어 곳에서 수초 직공 낚시도 가능하다.

미끼는 모든 미끼가 잘 먹히지만 새우에 특히 씨알이 굵게 낚이며 살아있는 새우보다는 죽은 새우에 훨씬 입질이 빠르다.

새우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현장에서 채집할 수 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하룻밤 쓸 수 있는 정도의 양은 채집이 된다.

기온과 수온이 더 오른다면 참붕어 미끼도 가능하다. 참붕어 역시 현장에서 채집 할 수 있는데 가급적 작은 놈으로 골라 쓰는 게 좋다.

입질시간대는 그날그날 날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낮에 차가운 북서풍 계열의 바람이 많았 분 날은 밤 11시 이후에 입질이 잦다. 보편적으로는 초저녁에 케미를 꺾을 무렵과 새벽 시간에 입질이 집중된다.

 

가는 길남해안 고속도로 고흥 나들목을 나와 고흥방향으로 34km를 가면 운대교차로이다. 오른쪽 두원 방면 830번 지방도를 따라 약 6km를 가면 우측에 성리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네비게이션 주소전남 고흥군 두원면 성두리 74-22

 

이 정도는 씨알은 얼마든지 마릿수 조과가 가능합니다.”

FTV 꾼의 선택 진행자 임연식 씨가 성리지에서 올린 월척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성리지 좌안 상류에 자리한 촬영팀이 먼 거리 부들밭을 긴 대로 공략하고 있다.

 

 

입질이 뜸한 시간에 휴식을 취하기 위해 루프탑 텐트를 설치했다.

밤에 입질이 없을 때는 미련 없이 휴식을 취하는 것이 다음날 아침낚시에 도움이 된다.

 

 

성리지 제방 중간 지점에 자리를 잡은 순천의 김경훈 씨.

주차 후 바로 낚시할 수 있어 편안한 자리다.

 

 

유튜버 달빛소류지홍광수 회원의 하룻밤 조과.

월척 2마리 포함해 마릿수 손맛을 봤다.

 

 

성리지에서 낚인 33cm 월척 붕어의 자태.

취재 직전 4짜 붕어 두 마리가 낚이기도 했다.

 

 

제방에서 가까운 필자의 자리.

산발적으로 자란 부들이 좋은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다.

 

 

성리지의 특급 미끼인 새우.

살아 있는 새우보다 죽어서 하얗게 변한 새우에 입질이 빨랐다.

 

 

드론으로 본 성리지 좌안.

상류로 갈수록 긴 대가 유리 했다.

 

 

임연식 씨의 낚시자리.

건너편 부들 언저리를 노려 잦은 입질을 봤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임연식 프로와 기념촬영한 홍광수(왼쪽) 씨와 양재철(오른쪽) .

 

 

순천 낚시인 김경훈 씨가 제방 포인트에서 준척급 붕어를 끌어내는 모습을 포착했다.

 

 

임연식 씨의 12일 조과.

준척급부터 33cm 월척까지 마릿수 조과를 거뒀다.

 

 

'♣ 낚시의 無限 즐거움 > 낚시 월간지 연재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진 군동천  (0) 2022.07.19
나주 문평천  (0) 2022.04.27
고흥 거군지와 거군수로  (0) 2022.02.21
고흥 계매(침교)지  (0) 2021.12.21
강진 금강천  (0) 2021.11.22

호황현장 고흥 성리지     (2012년 12월호)

 

6천평 소류지가 터져나간다!

 

전남 고흥군 두원면 성두리에 있는 성리지는 6천평 크기의 소류지이지만 수초대가 훌륭하고 월척자원이 풍부해 겨울에도 월척이 잘 낚이는 곳이다.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고흥 계매지에서 월척은 아니더라도 준척급 마릿수는 계속해서 낚인다는 정보를 들었다.

일단 계매지로 출조하면서 차선책으로 추워질수록 씨알이 굵게 낚이는 성리지도 염두에 뒀다.

10월20일, 계매지에 도착해보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빈 살림망을 담가 놓은 낚시인들이 없을 정도로 모두들 한두 마리의 준척급 붕어를 낚아놓고 있었다.

그러나 동행한 김인호 회원이 “여긴 복잡하니 좀 더 한적한 낚시터로 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는데 옆에 있던 이성균 회원도 같은 눈치였다.

나는 계매지에서 마릿수 낚시를 즐겨보고 싶었지만 모처럼 함께한 동료 낚시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성리지로 향했다.

성리지는 평지형 저수지로서 갈대, 뗏장수초, 마름, 말풀, 부들수초가 전역에 자라 있다.

사계절 낚시터라 할 정도로 조황이 좋은 곳으로 여름에는 마름수초 구멍에서도 낚시가 잘되지만 마름수초가 삭아들어 가고 추위가 찾아오는 11월에 낚이는 씨알이 가장 굵다.

12~1월에는 수초치기로 월척을 뽑아내기도 하는 대물터이다. 외래어종이 없어 자생하는 새우와 참붕어가 잘 먹힌다.

대물자원이 많아 현지민들보다 외지인들에게 더 잘 알려진 저수지이다.

 

한적해서 찾았는데 갑자기 몰려드는 낚시인들

낚시인 하나 없는 호젓한 성리지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우리를 맞이했다.

물색도 탁하고 온갖 수초대가 금방이라도 대물붕어를 토해낼 것 같았다.

김인호씨는 상류에 이성균씨는 제방 끝쪽 부들 끝자락을 노려 대를 폈고, 필자는 도로 밑에 대를 폈다. 너무 조용한 저수지여서 연안에 붕어가 붙었을 거라 생각하고 짧은 대 위주로 대편성을 마쳤는데 낚시차량이 한 대 들어왔다.

“뭐 좀 낚입니까”하고 묻기에 뒤돌아보니 한 명이 아닌 두 명이었다. 화순조우회 소속으로 정출을 왔다고 했다.

그들은 도합 6명이었다. 작은 저수지에 포인트는 많지 않은데 너무 많이 낚시인들이 몰리지 않았나 싳었다.

결국 한적하게 낚시하기로 했던 계획은 무너지고 계매지보다 더 많은 낚시인들과 함께 낚시를 하게 됐다.

낚시터가 소란스러울 것 같아 짧은 대를 다시 접고 4칸 이상의 긴 대 위주로 8대를 다시 폈다.

 

화순 조우회 회원들도 대편성이 끝났는지 저수지가 조용하다 싶었는데 제방 쪽이 유난히 시끄러웠다.

웬일인가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보니 인근 마을 성두리에서 낚시를 온 현지민 낚싯대가 활처럼 휘는 게 보였다.

한눈에 봐도 대물붕어가 틀림없겠다 싶어 카메라를 들고 뛰었다. 조우의 도움을 받아 뜰채에 담은 것은 아쉽게도 붕어가 아닌 잉어였다. 그분의 성함이 송하영씨였다.

50cm 정도 되는 잉어였는데 떡밥 내림낚시에 낚였다고 했다.

 

꼼지락거리다 천천히 솟는 5.8칸대 찌

잉어를 촬영하고 자리에 돌아와 보니 연안 쪽으로 펼쳐 놓은 4칸대의 찌가 없어지고 총알이 걸려 있었다. 참붕어를 채집해 꿰어 놓았는데 가물치인가하고 꺼내보니 9치 붕어가 걸려 있었다.

해가 넘어가고 어둠이 내리면서 입질은 시작되었다. 일행과 좀 떨어져 앉았는데 붕어가 필자가 있는 쪽으로만 몰렸는지 잦은 입질이 들어왔다.

뗏장수초가 드문드문 자라는 포인트로서 자연 구멍이 있는 자리에 해결사채비를 넣었는데, 유독 그 포인트에서만 새우에 입질이 집중되었다.

5치에서 9치까지 낚이는 등 씨알도 다양했다. 밤 9시를 넘기면서 씨알이 다소 굵어진 느낌이었다.

밤 10시 정도 되었을까? 차량이 한 대 들어오는 듯하더니 3명이 더 들어 왔다. 그렇지 않아도 인원이 많은데......

전체 인원이 12명은 되는 듯했다. 그러는 사이 입질은 거짓말처럼 끓겼다. 갈수록 입질은 현저하게 줄어 새벽에는 찌가 아예 미동도 하지 않았다.

여명이 밝아올 즈음 저수지 수면에는 안개가 앝게 끼였다. 희미하게 찌가 보일 정도인데 가장 긴 대인 5.8칸대에 예신이 들어왔다. 올리지 못하고 한참을 꼼지락거리더니 천천히 솟기 시작했다. 찌올림으로 봐서 월척임에 틀림없었다.

찌가 몸통까지 올려 정지될 찰라 두 손으로 챔질했는데 예상되로 묵직했다.

중간의 뗏장수초지대에 파고들까봐 단숨에 발밑까지 끌고 왔는데 예상대로 월척이었다.

계측자에 올려보니 33cm. 그와 동시에 건너편 상류에 앉은 김인호 회원도 월척을 낚아냈다. 32cm라고 한다.

살림망에 넣지 말고 기다리라하고 카메라를 들고 뛰어가 촬영을 했는데 촬영 도중에 순간적으로 푸더덕 하면서 물속으로 떨어져 자동 방생이 되었다.

하류 제방 쪽으로 가보니 화순조우회 나경호씨가 31cm 떡붕어를 낚아냈는데 토종이 아니어서 못내 아쉬워하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함께온 일행인 송석종씨도 새우미끼로 29.5cm 붕어를 낚아놓고 있었다.

 

성리지의 겨울 전망

성리지는 앞으로 추워질수록 씨알이 굵게 낚일 것이다. 뗏장수초가 없는 빈 공간은 여름에 마름 수초가 자라던 지역이라 바닥이 지져분할 수 있다. 가급적 가벼운 채비를 활용해야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또 물색에 따라 미끼가 달라진다. 뻘물이 져서 탁하다면 죽은 새우가 유리하고 물색이 맑을 때는 지렁이 여러 마리 꿰기가 유리하다. 출조하는 낚시인들이 많지 않으면 짧은 대도 좋지만 출조객이 많다면 긴 대 위주의 대편성이 필요하다. 쓰러진 부들 수초지대에선 직공낚시를 해도 좋다.

 

◆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벌교 나들목을 나와 벌교 방향으로 1km 정도 가면 벌교교차로이다.

이곳에서 고흥 방면 15번 국도를 타고 고흥읍 방향으로 직진하다 보면 과역면을 지나 고흥호와 두원면 방향으로 가는 운대교차로가 나온다. 우측 두원면 방향으로 830번 지방도를 타고 성두리 방향으로 약 6km 가면 우측에 수초로 뒤덮인 성리지가 보인다.

 

◆내비게이션 입력 주소 → 전남 고흥군 두원면 성두리 47-3번지.

 

 

부들과 뗏장수초가 덮여 있어 겨울에도 대물붕어를 토해내는 고흥 성리지.

 

 

삭은 마름수초를 감안해 가볍게 찌맞춤해 사용한 해결사채비.

 

 

해결사 채비에 죽은 새우가 잘 먹힌 성리지의 월척붕어.

 

 

도로 밑에 앉아 이른 아침에 33cm 월척을 낚아낸 필자.

 

 

화순조우회 나호경씨가 31cm 떡붕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동이 터 오르고 있는 고흥 성리지의 아침 풍경.

 

 

고흥 성리지의 제방 포인트. 여름 내 많던 마름이 삭아서 포인트가 늘어났다.

 

 

고흥 성리지에서 내림낚시로 50cm급 잉어를 낚은 송하영(우)씨와 나호경씨.

 

 

상류에 긴대 위주로 대편성한 필자의 낚시 자리.

 

 

고흥 성리지에서 준척급으로 손맛을 본 이성균(좌), 김인호 회원.

천고어비(天高魚肥)의 계절 -고흥 성리지-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낚시춘추 12월호 화보촬영을 위해 고흥 성리지를 다녀왔다.

 

가을 추수가 절정을 이루던 지난 10월말. 어디론가 출조를 하기 위해 고흥권 저수지 이곳저곳을 탐문해봤으나 배수와 녹조로 인해 출조지를 낙점하지 못하고 만만한 저수지인 계매지로 갈까 하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고 낚이는 씨알마다 7~8치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조용한 곳을 찾아 떠났는데 그곳이 고흥의 성리지 였다.

 

도로에서 내려다본 성리지는 한 눈에 봐도 대물 터임을 자랑이라도 하듯 다양한 수초대로 대불붕어를 품고 있는 듯 한 그림이 펼쳐졌다.

 

이 처럼 수초대가 고르게 분포된 곳은 붕어의 은신처가 많기 때문에 그림만 좋았지 솔직히 붕어 낚기 쉽지 않은 곳이다.

 

함께한 김인호(붕어사랑1)님과 이성균(풍류기인)님 눈이 휘둥그래지는걸 보고 오늘의 낚시 장소로 낙점했다.

 

약 6펀 평 규모의 성리지는 낚시인 한명 없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너무나 좋은 포인트가 산재해 우리는 삼각점을 이루듯 상류에 붕어사랑님이, 제방 모퉁이에 풍류기인님이, 그리고 필자가 중류 830번 지방도로밑 논 자락 끝에 포인트를 했다.

 

얼른 봐도 수면에 수초대가 움직임으로 봐서 붕어가 연안에 붙은 것을 알 수 있었고, 짧은 대 위주로 대 편성을 했다.

 

대 편성이 모두 끝날 즈음, "고기 좀 나옵니까?"라고 묻는 이가 있어 뒤돌아보니 출조 온 두 명의 꾼이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이 일행인 듯 한 꾼들이 대거 몰려들었는데 대략 6~7명은 되는 듯 했다.

저수지는 소란스러워지고, 다른 곳을 찾아 철수를 해야 할까 말까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어디 마땅한 저수지도 없고 그냥 버티기로 했는데, 연안에 있던 붕어가 물 밖소란스러움으로 중심부로 이동했으리라 생각하고 낚싯대를 짧은 대에서 긴대 위주로 재편성해야 했다.

 

 

 

 

 성리지의 하류 전경.

 

성리지는?

고흥군 두원면 성두리에 위치한 면적 6천 평 규모로 고흥반도 북쪽 두원면 성두리의 바닷가에 위치한 평지형 저수지이다.

갈대, 뗏장수초, 마름, 말풀, 부들수초가 전역에 자라 사계절 낚시터라 할 정도로 조황이 좋은 곳으로 여름에는 마름수초 구멍에서도 낚시가 잘 되었지만 마름수초가 삯아 들어가고 추위가 찾아오는 11~12월에 낚이는 씨알이 가장 굵다.

그리고,12~1월에는 수초치기 낚시로 월척을 뽑아내기도 하는 대물 터이다.

외래종이 없고 자생하는 새우와 참붕어가 잘 먹힌다. 예전에 없던 떡붕어도 서식하고 대형 잉어, 대형 가물치도 서식하면서도 대물 붕어 자원도 많은 곳이라 주로 현지 민들보다는 외지인들에게 잘 알려진 저수지이다.

 

 성리지의 제방권.

상류에 비하여 제방권에 빈 구멍들이 많다.

빈 구멍이라 할지라도 여름철 마름 수초가 빼곡히 들어 찼던 곳으로 바닥에는 삭은 마름 줄기가 엉켜 있다.

 

 

 대를 펴고 있는데 화보촬영에 좋은 조짐으로 제방권에 요란한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보니 저수지 인근에 살면서 성두지 출조를 자주 한다는 송하영씨가 고기를 걸었고, 옆에서 대를 펴고 있던 화순조우회 나호경씨가 뜰채를 대어주고 있다.

 

 

 붕어가 아닌 50cm급 잉어였다.

잉어를 낚아낸 송하영(우측)씨와 나호경씨가 포즈를 취해줬다.

 

 

 4짜붕어인줄 알고 깜짝 놀랬다는 송하영씨(우측).

떡밥 내림낚시로 짧은대에 낚이었다.

 

 

 상황끝.

활처럼 휘어진 낚시대를 보고 주변에서 낚시하는 꾼들이 몰려들었고, 잉어라서 조금은 서운한 듯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아침에 화보용으로 촬영하기 위해 잉어를 살림망에 넣고 있는 나호경씨.

 

 

 

 늦게 들어온 꾼들까지 대편성에 몰입하고 있다.

 

 

 

 6천평 규모의 저수지이지만 부들수초가 갈수록 많이 자라 정작 수면적은 3천평 정도밖에 되지 않은데 꾼들이 너무 많이 몰린듯 했다.

 

 

 낚시 할 자리가 많지 않자 생자리를 개척하고 있는 화순 조우회 회원.

 

 

 

 대편성을 마무리하고 포인트 공략에 나선 화순 조우회 회원.

 

 

 

 이성균(풍류기인)님도 제방 모서리에서 대를 펴고...

멀리 녹색 파라솔이 필자의 포인트이다.

 

 

 

 이성균(풍류기인)님의 포인트.

마름이 삭아드는 지점과 우측 부들수초 끝자락을 중점적으로 공략했다.

 

 

 

 때 이른 저녁 식사.

해질녘 타임을 노리기 위해 이른 저녁을 먹었다.

인근에 식당이 없는 관계로 집에서 저녁을 준비해 왔다.

 

 

 

 오늘의 붕어 메뉴.

성리지는 유독 새우가 잘 먹힌다.

그리고 경험에 의하면 다른곳도 그렇지만 이곳 성리지에서는 유독 죽은 새우가 가장 잘 먹혔다.

그래서 저수지 도착과 함께 새우쿨러 뚜껑을 열어 뒀고, 죽은 새우부터 골라 사용해야 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오늘의 낚시를 시작했다.

 오늘의 주력 채비로 해결사 채비를 선택 했다.

마름이 삭아들어 바닥이 지져분한 포인트를 공략해야 하고, 자연적인 수초 구멍을 노려야 하고,

그리고 꾼들이 너무 많이 몰리는 바람에 예민해져 있을 붕어를 노리기 위해 가볍고 예민한 채비인 해결사 채비를 사용하려 한다.

다소 수초대가 많은 지역이라 단차를 7cm 정도 줬다.

 

 

 

 

 해결사 채비에 죽은 새우를 꿰어 놓은 모습.

채집망에는 참붕어와 낱마리의 새우가 채집이 되었지만 오늘 사용할 새우는 광양에서 미리 준비해왔다.

 

 

 

 필자의 포인트.

처음엔 짧은 대 위주의 대 편성을 했다가 꾼들이 많이 몰려드는 바람에 아무래도 연안에서 붕어가 낚이지 않을것 같아 긴 대 위주로 대 편성을 다시 했다. 40대부터 58대까지.

 

 

 

 40대 이상으로 수초가 뻬곡한 곳이 아닌 듬성한 곳으로 자연적인 구멍이 있는 지점을 공략했다.

 

 

 

 저녁에 준척급 붕어 열댓마리 낚이더니 이내 아침이 되어 구름 사이로 여명이 밝아 오고 있다.

 

 

 

 화순 조우회 회원들이 간밤의 출출한 배를 라면으로 채우고 있다.

오전까지 낚시를 해볼 요량으로 아침을 겸해서 먹었고, 필자도 잘 먹지 않은 라면을 한 그릇 얻어 먹었는데 화순 조우회 회원들 실력 또한 탄탄해 보였다.

 

 

 아침나절 입질에 챔질 타이밍을 잡고 있는 화순 조우회 회원.

 

 

 

 화순 조우회 나호경씨가 글루텐 미끼를 사용하여 아침 시간 31cm의 떡붕어를 낚아냈다.

 

 

 

 31cm 떡붕어와 준척급 붕어를 낚아낸 나호경씨와 송석종씨가 취재를 위해 포즈를 취해줬다.

 

 

 화순 조우회 나호경씨 살림망.

31cm 떡붕어를 비롯 준척급 붕어, 그리고 덤으로 장어까지 낚아냈다.

 

 

 

 하동에서 함께한 김인호(붕어사랑1)씨도 턱걸이 월척을 낚아냈다.

 

 

 

 오랜만에 함께한 김인호(붕어사랑1)님의 월척 붕어.

밤새 입질한번 없다가 아침시간에 단 한번의 입질로 월척을 품에 안았다.

 

 

 성리지에서는 밤에는 준척 붕어가,

아침 시간에 입질이 집중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뗏장 수초를 넘겨 빙 구멍에 찌를 세웠던 48대에서 입질이 왔다.

 

 

 

 

 한 눈에 봐도 월척임에 틀림없었다.

손맛이고 뭐고 필요없이 행여 수초대를 감을 새라 채비를 믿고 무작정 끌어내야 했다.

 

 

 

 그래도 월척인데 손맛을 볼 요량으로 수초없는 빈 공간에서는 잠시 붕어를 가지고 노는 시간도 있었다.

 

 

 

 물살을 가르고 나온 월척붕어.

단 한마리의 월척을 위해 하룻밤 눈 부릅뜨고 찌를 응시 했는데 마지막 순간인 아침에야 얼굴을 보여줬다.

 

 

 

 뜰채를 들이댈까 하다 조심스럽게 끌어 내본다.

 

 

 

 예상했던데로 월척이다. 그것도 33cm

 

 

 

 이물감을 느끼지 못하고 흡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해결사 채비라 그런지 바늘이 붕어의 입 깊숙하게 박혔다.

 

 

 월척을 거뭐진 필자.

 

 

 

 예상했던데로 긴 대에서 낚이었다.

수 없는 낚시를 해 왔지만 자기가 생각했던 포인트에서, 그리고 생각했던 기법으로 월척을 만났을 때는 그 기쁨이 두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항상 그랬듯이 이 날도 성리지 붕어는 죽은 새우를 좋아 했다.

 

 

 

 화보 촬영을 마무리하며 하룻밤 조황을 놓고 촬영을 해 봅니다.

두 마리의 월척과 마릿수 준척급 붕어.

함께 해준 김인호(붕어사랑1)님과 이성균(풍류기인)님께 감사를 드린다.

 

 

 

천고어비(天高魚肥)의 계절.

성리지의 붕어도 탱글탱글하게 살쪄있었다.

 

 

 

앞으로 성리지에서 낚시는?

추워질수록 씨알이 굵게 낚일 시기이다.

뗏장수초가 없는 빈 공간에는 여름에 마름 수초가 자라는 지역이라 바닥이 지져분 할 수 있다.

가급적 가벼운 채비를 활용해야 입질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

또, 물색에 따라 다르지만 물색이 뻘물이져 탁해있다면 죽은 새우가 유리하고 물색이 맑을 때는 지렁이 여러 마리 꿰기가 유리하다.

출조하는 꾼들이 많지 않다면 한적하게 멀리 떨어져 앉고 출조객이 많다면 긴대 위주의 대 편성이 필요하다.

 겨울철에는 제방 우측의 쓰러진 부들 수초지대에서 수초 직공낚시도 가능하다.

 

 

 자세한 정보는 15일에 발매될 낚시춘추 12월호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가는 길 → 남해고속도로 벌교 나들목을 나와 벌교 방향으로 1km 정도 가면 벌교교차로이다. 이곳에서 고흥방향 15번 국도를 타고 고흥읍 방향으로 직진하다보면 과역면을 지나 고흥호와 두원면 방향으로 가는 운대교차로가 나온다.

우측 두원면 방향으로 830번 지방도를 따라 성두리 방향으로 약 6km를 가다 보면 우측에 수초로 뒤덮인 성리지가 한 눈에 보인다.

 

◆네비게이션 입력 주소 → 전남 고흥군 두원면 성두리 47-3번지

 

 

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