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용궁지의 대변신

눈도 안 내렸는데 떼월척 사태라니...

김중석 [객원기자. (주)천류 사외이사. 필드스탭 팀장]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깊어가면서 호남지방 수로와 저수지마다 씨알 좋은 붕어로 힘찬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10월 중순 이후 고흥의 봉암지에서 마릿수 월척이 낚이면서 낚시인들을 불러 모았다. 또 간척 수로인 해남의 금호호와 영암호 샛수로에 가득했던 마름이 삭으면서 낚시가 가능한 포인트가 많아졌다. 갈수록 포인트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요즘이다.

대체로 호남지방의 겨울 낚시터는 수로를 빼놓을 수 없다. 어딜 가도 기본 조황은 나와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화보 촬영은 겨울에도 온리 저수지낚시를 선호하는 낚시인들을 위해 겨울에도 입질 받기 수월한 저수지를 소개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간의 출조 기록 데이터를 살펴보다가 오랜만에 나주 용궁지가 떠올랐다.

용궁지는 용관지로도 불리우는 곳으로 필자가 20171'나주 용궁지 춘설조행'라는 제목으로 이달의 추천터로 독자들에게 소개한 바 있다.

용궁지는 나주시 세지면 대산리에 있는 12만평 규모의 준계곡형이다. 1940년 일제강점기 때 축조된 고령의 저수지이다. 예전에는 가뭄이면 으레 바닥을 보였으나 현재는 나주호 물을 수시로 공급받아 바닥을 드러내는 일은 없다.

여름철에는 마름이 많이 분포하고 상류에는 부분적이나마 연밭으로 이루어져 낚시하기 까다롭다. 그러나 가을이 깊어가며 수온이 떨어지자 기세등등하게 수면을 덮고 있던 마름가 연잎도 삭아들어 찌세우기가 수월하다.

 

현지 낚시인도 처음 격는 대호황

지난 1028일 아침 7시에 용궁지에 도착한 우리는 깜짝 놀랐다. 마치 유료 낚시터를 연상케 할 정도로 낚시인들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대충 헤아려 봐도 50명은 넘은 듯 보였다. 제방을 비롯해 빈자리가 있으면 낚시인들이 있었고 생자리도 개척할 만한 곳은 다 들어가 있었다.

마땅히 앉을 자리가 없어서 우리는 제방 좌측 중류에 본부석부터 차렸다.

본부석 정리를 서둘러 끝내고 앉을 자리를 찾아보려는데 현지민이 지나가며 뭐가 좀 잡히오? 살다 살다 이 저수지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앉아 있는 건 처음보요라며 신기한 듯 쳐다보며 말했다.

그래도 뭐가 잡히니까 낚시인들이 몰리지 않았을까요?”라며 커피를 끓여 대접했다.

상류 마을에 사는 김정렬 씨였다. 고향에서 농사도 짓지만 농한기 때는 어김없이 낚싯대를 챙겨 물가를 찾는다는 낚시꾼이었다.

김정렬 씨는 용궁지의 최고의 절정기 시즌은 눈이 하얗게 뒤덮을 정도로 추운 겨울철입니다. 몇 해 전 1231일에 무릎이 빠질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린 적 있었는데 낮낚시로 서른 마리가 넘는 월척을 낚아낸 바 있다.”라고 자랑했다.

그러면서도 추수가 끝나고 있으니 지금부터 동절기 시즌 시작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옥수수보다도 글루텐을 써야 할 거요.”라며 조언을 해줬다.

보답으로 차에 있던 글루텐을 몇 봉지 드렸다.

 

살림망마다 가득 들어찬 월척들

자욱한 안개가 차츰 걷히는 아침 8. 취재가 목적인 만큼 포인트 잡아 낚시하는 거보다는 사진 촬영이 먼저였다. 제방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앉아 있던 낚시인들은 밤낚시에 손맛을 봤는지 모두가 살림망을 담가 놓고 있었다.

무넘기 인근 제방에 자리했던 광주에서 온 이재남 씨의 조황이 가장 돋보였다.

이재남 씨는 광주 수연 조우회소속으로 회원 다섯 명과 함께 정기출조를 왔다고 했다.

혼자 낚아낸 붕어는 총 15마리. 모두 월척이었고 최고 37cm까지 낚았다며 묵직한 살림망을 들춰 보여줬다.

이재남 씨는 여름철에 자라던 마름이 북서풍을 타고 밀려 와 모두 내 포인트에서 침전됐다. 바닥이 지저분한 점을 감안해 목줄을 평소보다는 더 긴 35cm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초저녁에 잠깐 입질을 해 주고, 4시간 정도 틈을 주다가 밤 11시부터 아침까지 간간이 입질이 온다는 게 이재남 씨의 설명이었다.

이번에는 제방 라인의 조과를 확인하던 중 반가운 낚시인을 만났다. 구면인 ‘CM 5짜 클럽현창무 회장이었다. 현 회장도 회원들과 함께 정기 출조로 용궁지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미 1박 낚시한 그의 살림망에는 놀랍게도 때글때글한 월척붕어가 6마리나 들어 있었다.

현창무 회장은 김 기자님이 한발 늦으신 거 같습니다. 2주일 전부터 포인트 편차 없이 여기저기에서 월척이 떼로 낚였는데 어젯밤 여섯 마리의 월척은 월척도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붕어 조황이 나빠졌다는 이야기였다. 마침 저수지 수위가 만수위를 기록하자 상류에 저수지와 인접한 논에 트랙터가 들어갈 목적(벼 베기)으로 50cm가량 배수했다는 것이다.

연안을 살펴보니 배수의 흔적이 역력했다.

현창무 회장을 뒤로하고 상류로 올라가 봤다. 연이 산발적으로 자생해 그림이 좋아 보였다.

이날은 손 없는 날이었던지 조우회 정출이 많았다. 어림잡아 6개 팀이 정출 행사를 하기 위해 용궁지를 찾은 거 같았다.

상류에는 나주 조우회의 류인광 씨 일행이 자리하고 있었다.

류인광 씨와 커피 한잔을 나누면서 조황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

류인광 씨는 지난주에는 평일 날 12일 코스로 출조해 신들린 듯 붕어를 낚아냈다고 말했다. 52, 56, 60칸 등 긴대 세 대만으로 허리급 월척을 23마리나 낚았다고. 글루텐과 옥수수를 미끼로 썼고, 낮과 밤 차이 없이 입질이 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날은 늘 함께하는 나주 조우회 회원들과의 정기출조를 왔다고 말했다. 살림망을 꺼내자 붕어가 놀래 우당탕거렸다. 모두 11마리의 월척이 들어 있었다.

류인광 씨는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찌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때 갑자기 6칸대 손잡이를 냅다 잡아 채길레 깜짝 놀라 쳐다보니 낚싯대가 활처럼 휘었다. 수심 3.5m 깊은 까닭에 붕어가 좌우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결국 옆 채비 4개를 엉키면서 뜰채에 담긴 녀석은 39cm 월척이었다. 혹시나 턱걸이 4짜가 아닐까 싶어 다시 계측자에 올려봤지만, 꼬리의 끝은 정확히 39cm를 가리켰다.

 

실질적 월척 시즌은 지금부터!

오전 내내 취재와 사진 촬영을 하며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았고 엄청난 월척이 낚이고 있음을 알았다. 조황보다는 겨울에 소개할 붕어터를 찾아볼 요량으로 왔건만 용궁지는 용광로처럼 월척으로 들끓고 있었다.

저수지에 도착해서 처음 만났던 마을 주민 김정렬 씨가 최근 조황에 놀랐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취재가 어느 정도 끝나자 필자도 월척의 손맛을 보고 싶었다. 정오를 넘기면서 더 많은 낚시인이 들어와 마땅히 앉을 자리가 없었다. 이에 제방 좌측 하류 연안을 예초기로 생자리 포인트를 만들었다. 수심이 4m 정도로 깊었지만 현지 주민의 말로는 용궁지에서 가장 깊은 곳이었다.

최장 3칸까지 12대의 낚싯대로 셋팅이 끝나자 글루텐으로 집어하고 어두워질 때까지 휴식을 취했다.

저녁 식사 후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지만, 블루길만 두 마리 낚였을 뿐이고 좀처럼 붕어의 입질은 받기 힘들었다.

제방에 앉았던 유준재 회원은 벌써 3마리째 월척을 낚아낼 때였다.

새벽 5. 꿈쩍도 하지 않던 2.8칸 찌가 드디어 살짝 잠기는 듯하더니 이내 솟구치기 시작했다.

찌톱을 모두 드러내고 부르르 떨 때 챔질했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채비가 엉키지 않게 조심스럽게 뜰채에 담아 계측해보니 35cm 월척이었다.

그리고 이 35cm 월척이 처음이자 마지막 월척이 되면서 여명이 밝아 왔다. 아침에 조황을 살펴보니 지난밤에도 제방에서는 월척이 꽤 낚였다. 4짜는 없었지만 35cm 전후급이 엄청나게 낚였다. 월척 사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立冬)이 지났다. 이번 취재에서 붕어 조황은 워밍업에 불과하다. 실질적인 용궁지 월척 사태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가는 길광주무안 간 고속도로 나주 I.C를 나와 나주영암 방향으로 12km를 가면 영강사거리가 나오고 좌회전하여 영산대교를 건너 1.4km 진행 후 이창동 삼거리에서 보성장흥 방향 23번 국도를 이용해 7km를 가면 우측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이곳에서 농로 길로 우회전하여 내려가면 용궁지 상류에 닿는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나주시 세지면 대산리 153-2

 

드론으로 내려다본 나주 용궁지.

하얀 눈이 내리는 한 겨울철에 붕어 조황이 좋아지는 곳이지만 올해는 가을부터 떼 월척이 낚이고 있다.

 

 

새벽 5시 글루텐에 유혹해 낚은 35cm 월척을 들어 보이는 필자.

주로 32~35cm의 월척이 흔하게 낚였다.

 

 

용궁지 상류 연밭에서 마릿수 월척으로 손맛을 봤던 나주조우회회원들.

왼쪽부터 정연진, 편부연, 편상준, 류인광 회원이다.

 

 

제방에 빼곡하게 자리한 낚시인들.

수심이 깊은 제방에서도 꾸준하게 월척이 쏟아졌다.

 

 

식사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좌안 중류에 본부석을 차렸다.

 

 

제방 아래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는 광주CM 5짜클럽회원들.

이날은 정출 모임으로 모두가 마릿수 월척으로 손맛을 즐겼다.

 

 

마을 인근이라 쓰레기 수거에 특별히 신경을 썼다.

낚시 전후 5분간 청소하는 생활의 습관화가 중요하다.

 

 

광주 수연조우회소속 이재남 씨가 묵직한 살림망을 들어 보이고 있다.

밤낚시로 낚은 붕어 15마리가 전부 월척이었다. 최고는 37cm.

 

 

정기출조에 나선 광주CM 5짜클럽회원들도 마릿수 월척을 낚아냈다.

좌측부터 김영석, 이현중, 김연조 회원.

 

 

제방에 케미 불빛으로 장관을 이뤘다.

마치 유료 낚시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낚시인이 몰렸다.

 

 

상류에 자리한 광주CM 5짜클럽 구희대 회원.

멀리 있는 연줄기를 노리기 위해 장대로 찌를 세우기 위해 케스팅 하고 있다.

 

 

진입이 수월한 제방에서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인들.

올가을에는 상류와 하류를 가리지 않고 월척이 잘 낚이고 있다.

 

 

나주 용궁지에서 잘 먹혔던 글루텐 떡밥.

스위벨채비에 무르게 갠 글루텐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호조황 소식에 많은 낚시인이 몰려 자리가 없자 생자리를 개척한 낚시인.

 

 

광주CM 5짜클럽현창무 회장의 하룻밤 조과.

제방 중앙에 자리했고, 주로 4칸 이상의 긴대에 입질이 잦았다고 말했다.

 

 

취재 인터뷰 중에 39cm 대형 월척 붕어를 낚아낸 류인광 씨가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해줬다.

 

 

김연조 씨의 마릿수 월척 조과.

밤새 올려준 찌 맛과 손맛으로 피곤한 줄 모르고 아침을 맞이했다고 한다.

 

저수지 옆 고추밭 고랑 사이에서 마지막 고추 따기를 하는 아낙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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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대초천

하룻밤 낚시로 한 달 치 손맛 다 봐부렀어~

김중석[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호남지방에는 한 달여간의 긴 장마가 끝난 후에도 국지성 소나기가 곳곳에 내려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줬다.

많은 강우량으로 저수지마다 물이 넘쳐났다. 강 역시 쉴 새 없는 물 흐름 영향으로 찌를 세우지 못해 출조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많았다.

그래도 골수 낚시인들 중에는 선택한 곳이 영암호나 금호호 줄기의 샛수로였다. 수위 변화가 적은 곳이기 때문이다. 비지 땀을 흘려가며 찌든 마름 수초를 걷어내고 찌를 세워 허리급 월척을 마릿수로 낚아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주말이었던 91일은 11호 태풍 하이쿠이의 영향으로 강한 바람이 예보되어 있어 가급적 해안가 낚시터는 피하기로 했다.

주말이 다가옴으로 회원들과 함께할 출조지 선정에 골몰(汨沒)하고 있는데 화순에 거주하는 최종윤 씨가 전화를 걸어와 도움을 주었다.

광주 얼레 붕어낚시 회원인 최종윤 씨는 화순읍에 거주하며 부부낚시인으로 활동 중이다. 화순군 일대의 낚시터들을 손금 보듯 훤히 꿰뚫고 있다.

화순이라고 하면 많은 낚시인은 지석천만을 기억하는데 붕어터로 훌륭한 화순천도 있습니다. 큰물이 진 이후 때깔 좋은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고 있어요.”라는 정보를 전해왔다.

화순천이라...’ 지도를 펴 놓고 화순천을 찾아보니 화순읍을 가로지르는 냇가였다. 중간중간 보()가 설치되어 있어 하류 지석천에서 거슬러 올라온 붕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화순천에서 대초천으로 이동

퇴근과 동시에 화순천으로 달렸다.

최종윤 씨가 알려준 곳은 하순천 하류에서 두 번째 보였다. 그런데 해질녘에 도착해 보니 며칠 전 내렸던 비로 유속이 심해 보였다. 물 흐름이 없는 곳을 찾아 찌를 세울 수는 있었지만, 주말에 함께 할 회원들이 모두 11명이라 모두 수용하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새벽 3시에 장소를 옮기는 것으로 결정했다. 최종윤 씨가 차선책으로 알려준 인근의 대초천.

필자가 낚시춘추 20199월호에 화보 기사로 소개한 이후 많은 낚시인이 찾아와 손맛을 즐겼던 곳이다.

어둠 속의 대초천을 플래시로 비춰보니 낚시인 한 명 없이 고요했다.

대초천의 물줄기는 나주호에서 발원한다. 길이 7km의 지방하천인 대초천을 통과해 지석천과 합류한다.

나주호 수문을 열었을 때 흘러든 붕어와 하류 지석천에서 거슬러 올라온 붕어들이 두 번째 보라고 일컫는 우진마을 앞 보에 갇혀 서식한다.

지난 여름의 긴 장마와 국지성 폭우가 몇 차례 지나간 후 수면을 뒤덮었던 연약한 줄기의 어리연은 뿌리째 뽑혀 나갔고, 그나마 줄기가 질긴 마름은 뗏장 수초에 걸려 있었다.

그래서 별도의 수초작업을 하지 않아도 찌를 세우기에 충분했다.

차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아침 6시에 일어났다. 사물이 분간될 정도로 어둠이 걷힌 상황.

새롭게 장만한 동일레져의 접이식 전투 좌대를 펼치고 수초 가까이에 찌를 세웠다. 3.6칸에서 4칸 정도 길이의 낚싯대면 수초 가까이에 붙일 수 있었다.

수초가 없는 맨바닥에는 물 흐름이 있었다. 하류쪽 보에는 물이 넘치고 있었지만 심한 유속이 아니었다. 원줄이 휩쓸려 떠내려가지는 않을 정도였다.

 

중치급도 힘 하나는 장사

경원F&B사의 옥수수 글루텐과 오래오 글루텐을 반반 섞어 바늘에 달아 찌를 세웠더니 금세 반응이 왔다.

그러나 올라온 고기는 블루길. 첫수에 블루길이라니 왠지 찜찜했다. 지난달 강진 도암천 화보 촬영 때는 살치의 융단 폭격을 받은 바 있었는데 오늘은 블루길 폭격인가 싶었다.

연속해서 다섯 마리의 블루길을 낚아내고 나자 비로소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 씨알은 24cm 전후로 준척급이었지만 당길 힘이 대단했다.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한 체형의 예쁜 붕어였다.

3.8칸 대로는 폭우 때 마름이 쓸려 내려가다 뗏장수초에 걸려 자연적으로 형성된 포켓에 찌를 세웠다. 찌가 안착이 되자마자 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반 마디의 찌톱이 아주 느리게 오르내리더니 점점 허공을 향해 솟구치기 시작했다. 수면에 벌러덩 누운 찌가 바르르 떨며 수초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찰나에 챔질해봤다. 이전과는 다른 힘이 손목에 전해져 왔다.

커다란 몸집을 뒤집으며 물보라를 일으키더니 체고가 우람한 33cm 월척이 올라왔다.

대초천은 자잘한 감잎 붕어도 가끔 낚이지만 대부분은 24~29cm급이 많다.

손맛 보기 딱 좋은 치수가 주종을 이뤄 낚시인들의 인기가 높은 곳이다.

월척은 턱걸이에서부터 34cm까지가 많고 가끔은 4짜 초반의 붕어도 선보인 곳이다.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도 함께 공존한다.

 

유준재 회원, 월척만 일곱 마리 올려

나의 좌측에 자리했던 광주의 ‘5짜 앵글러 조우회현창무 회장이 심심찮게 붕어를 걸어내던낮 11시를 넘기자 회원들이 속속히 들어와 자리를 잡으라 분주했다. 대부분 생자리로 남아 있어 예초기를 동원해 자리를 개척해야 했다.

남원에서 출조한 양재철 회원은 낚싯대 두 대째 펴면서 31cm 턱걸이 월척을 낚았다고 알려왔다.

양재철 회원은 대초천은 몇 번 출조해본 경험이 있지만 언제나 마릿수 붕어가 낚이는 곳이라 붕어 냉장고 역할을 톡톡히 하죠. 출조지가 마땅치 않으면 언제든 이곳으로 와 손맛을 봤던 경험이 많습니다.”라며 사진 촬영에 자세를 취해줬다.

해 질 무렵 이른 저녁 식사 후 밤낚시에 돌입했다.

밤에는 붕어의 씨알이 더 커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낮 케미에서 밤 케미로 바꾸면서 이광희 회원이 먼저 턱걸이 월척을 건져 올렸다.

이광희 회원은 낮에 도착해 여덟 치에서 아홉 치 전후로 낚이다가 밤낚시 시작과 동시에 월척이 올라와 조짐이 좋다.”고 말했다.

밤이 깊어갈수록 회원들의 낚시 모습은 더욱더 진지해져 갔다. 마릿수 붕어 중에 월척이 섞여 나오기를 기대하는 눈치이다.

자정을 넘은 시간 유준재 회원의 자리로 가봤다. 살림망에는 일곱 마리의 월척이 들어 있었다.

모두 다섯 칸에서 여섯 칸까지 긴 대를 활용해 낚은 것으로 마름과 뗏장 수초 사이의 빈 곳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대체로 채비가 딸깍~’ 하고 안착이 잘 되는 곳에서 잦은 입질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아침에 사진 촬영을 위해 포인트마다 둘러봤다. 밤과 낮 일교차가 컸던 지난 밤 대초천에서의 전체적인 조황은 훌륭했다.

서른 마리가 넘는 붕어로 손맛을 만끽한 회원도 있었다.

비록 턱걸이에서 33cm까지의 작은 월척이었지만 아홉 마리가 낚였고, 준척급 붕어는 부지기수로 낚였다.

언제나 빈작이 없는 대초천에서의 하룻밤 낚시를 통해 한 달 내내 이어졌던 장마와 불볕더위로부터 보상을 받은 느낌이었다.

 

가는 길 광주에서 화순읍을 거쳐  29 번 국도를 이용해 벌교 ·보성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능주 I.C 에서 도곡 ·능주 방향으로 진행하면 석교회전교차로 우측  822 번 지방도를 따라 남평 ·도곡온천 방향으로  7.4km 를 진행하면 우산리 교차로이고 좌측 농로 길을 이용해  2.4km 가서 우측 좁은 농로 길을 따라 들어가면 대초천 우측 포인트이다 .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나주시 남평읍 우산리  1384-26

 

드론으로 촬영한 대초천 전경.

긴 여름 장마로 수초가 많이 휩쓸려 내려가 낚시 여건이 매우 좋아졌다

 

 

밤새 손맛 찐하게 봤습니다.”

대초천 밤낚시로 월척 손맛을 본 광주 ‘5짜 앵글러 조우회 현창무 회장(좌측)

유준재 회원이 행복한 표정을 짖고 있다.

 

 

대초천 연안에 자리 잡고 입질을 기다리는 회원들.

수초 없는 맨 바닥에서도 잦은 입질이 들어왔다.

 

 

대초천 붕어의 전형적인 체형.

 

 

드론으로 촬영한 우진마을 앞 포인트.

물색이 적당히 탁해 한눈에 봐도 금방 입질이 들어 올 분위기다.

 

 

이번에 새롭게 구입한 동일레져의 일체형 전투좌대천류 받침틀을 세팅했다.

전투좌대는 가볍고 구조가 간단해 빠른 시간내 설치가 가능했다.

 

 

대초천에서 필자가 사용한 스위벨 채비.

채비가 깔끔한 바닥에만 떨어지면 어김없이 정직하고 깨끗한 찌올림이 나타났다.

 

 

천류에서 새롭게 출시한 받침틀에 다양한 규격의 낚싯대를 세팅했다.

수초대를 넘겨 친 6칸 대에서 마릿수 입질이 들어왔다.

 

 

동일레져의 전투좌대를 어께에 메고 포인트로 진입하는 필자.

 

 

전자케미로 바꿈과 동시에 32cm 월척을 낚아낸 이광희 회원.

밤새 꾸준한 마릿수 조과를 거뒀다.

 

 

대초천에서 거둔 1박 낚시 조과.

붕어의 개체수가 많아 자리만 잘 앉으면 이 정도 조과는 쉽게 거둘 수 있다.

 

 

대초천에서 가장 잘 먹혔던 경원F&B의 글루텐.

깨끗한 바닥을 찾아 부지런하게 집어하면 어김없이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대초천에는 비교적 깨끗한 낚시터였으나 장마로 큰물이 지면서

농사용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낚시 후 깔끔하게 수거했다.

 

 

체고와 채색이 좋았던 대초천 월척 붕어.

아쉽게도 이번 취재에서는 허리급 이상은 낚이지 않았다.

 

 

취재에 동행해 월척을 낚아낸 최원재(왼쪽) 회원과 양재철 회원.

 

 

깔끔한 바닥을 찾아 낚싯대를 세팅을 했던 최원재 회원의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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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 대초천


 공개

고마교 하류 2번 보는 붕어 냉장고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지난 11월호에 소개한 나주호 둠벙 취재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대초천 고마교 일대 보낚시터를 12월호 촬영지로 점찍었다.

촬영을 마친 지인들과 아침식사를 하며 항공사진을 살펴보던 중 나주호 제방 하류 1.5km 떨어진 지점에 그럴싸해 보이는 보()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고마교 하류에 있는 이 지점을 확대해 보니 낚시한 흔적이 한두 군데에 불과했고 그 외에는 대부분 생자리로 추정됐다.

그래서 식사를 마치고 이동해 보 주변을 살피는데 수면에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물고기의 라이징이 포착됐다.

붕어의 특유의 묵직하고 점잖은 파장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나 여기 있소라고 말하는 붕어의 사인 같았다.

이 포인트는 처음 접하는 곳이라 좀 더 상세한 정보가 필요했다. 그래서 광주에 사는 김광요 회원이게 포인트 주소를 보내주자 거기는 대초천 두 번째 보()이고 낚시인들은 대초천 고마교 포인트'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월척과 4짜 붕어가 마릿수로 낚였던 곳이죠. 그런데 이번 주에 들어가면 시기적으로 1~2주 정도 빠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수가 완전하게 끝나면 붕어 씨알이 굵게 낚이는데 지금은 커야 준척급이 주류를 이룰 것입니다라고 알려왔다.

귀가 후 좀 더 깊은 분석을 위해 항공사진을 세심하게 살펴보았다. 나주호 무넘기와 수문을 통해 흘러든 물줄기와 합류했다. 보의 위치가 나주호에서 내려오는 붕어가 모이는 아지트에 해당해, 생각보다 많은 양의 붕어가 서식할 것으로 추측됐다.

 

현지 낚시인이 폰카로 찍은 4짜 사진에 깜놀

1019일 아침에 나주 대초천 고마교 하류 2번 보 포인트에 도착했다.

예상과 달리 네 명의 낚시인이 2~3대의 낚싯대를 펼쳐놓고 입질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핏 보니 현지 낚시인들 같았다.

다가가 인사를 하며 조황을 묻자 어제는 50마리 낚았는데 오늘은 7~8치급 낱마리 수준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깜빡해서 그 낚시인 이름은 물어보지 못했는데 인근 인암마을에서 태어났고, 틈만 나면 이곳을 찾아 낚싯대를 드리운다고 한다. 그는 고마교 일대 계절별 붕어가 낚이는 시기와 포인트를 훤하게 꿰차고 있었다. 그러더니 핸드폰에 저장한 조황 사진을 자랑하듯 보여줬는데 지금껏 본인이 낚았던 4짜 붕어와 월척 그리고 대형 자라 사진이었다.

그 현지 낚시인 애기를 종합해보면, 이곳은 배스도 있고, 블루길도 서식하지만 낮에도 지렁이로 붕어가 낚일 정도로 성화는 덜하다고 한다. 아울러 밤낚시는 잘되지 않고 오후 5시부터 7시까지의 초저녁이 피크타임이라는 것.

특히 해가 떠오르는 아침시간에도 입질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낚시가 가능한 곳은 고마교에서 하류 쪽 2번 보()까지 대략 300m 구간이었다. 양쪽 연안에는 뗏장수초가 중앙으로 뻗어 나가 있었다. 중심부는 수초가 없는 듯 밋밋해 보였지만 마름이 자란 흔적이 있었다. 그러나 기온이 떨어지면서 대부분 삭아 내린 상태였다.

나는 2번 보 위쪽 좌안에 자리를 잡았다. 뗏장수초 위에다 좌대를 설치했는데 그래야만 굳이 긴 대를 쓰지 않아도 뗏장수 너머의 마름 자연 구멍을 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닥이 깨끗한 곳을 찾아 찌를 세우면서 집어용으로 어분글루텐을 달아 던졌다. 채비를 던지자마자 금세 찌에 반응이 왔다. 블루길인가? 싶었는데 붕어였다. 아니 붕애라고 해야 할 정도로 작은 감잎 씨알이였다.

열 대의 낚싯대를 다 펴기도 전에 세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씨알은 모두 6~8치급.

씨알이 아쉬웠지만 아직 한낮이 아니던가.

밤낚시에 대한 기대감에 부지런히 떡밥으로 집어를 해줬다.

 

대초천에서 마릿수로는 이곳이 으뜸입니다

한편 현지 낚시인들은 마치 정해진 룰이 있는 듯 매일 같은 자리에 대를 폈다. 자세히 보니 짬낚시를 하면서도 똑같은 길이의 낚싯대로 똑 같은 지점에 찌를 세우고 있었다. 바닥 지형을 제대로 알고 붕어를 노린다기보다는 매일 주어지는 밑밥에 붕어가 학습이 돼 낚이는 것 같았다.

상류 쪽 건너편에는 작은 보트가 한 대 떠 있었다. 광주 낚시인 배건웅 씨였다. 멀리서 봐도 마릿수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지만 모두 방생 사이즈에 불과한지 낚자마자 바로 놓아주고 있었다.

입질이 잠시 뜸해진 시간을 이용해 하류 쪽 포인트를 둘러볼 겸 내려가 봤다. 그곳에서는 동네 주민들이 소쿠리를 이용해 연안 수초무더기 속의 토하’(새뱅잇과에 속한 민물 새우)를 채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양이 상당히 많아 깜짝 놀랐다.

토하가 서식할 정도면 블루길과 배스의 개체수가 많지 않다는 증거가 아닌가. 그래서인지 낮 에 지렁이를 사용해도 배스와 블루길 입질이 많지 않았던 것 같았다.

다시 상류로 가봤더니 광주 얼레붕어낚시 카페지기 장영철씨가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의 살림망에는 여섯 마리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장영철 씨와 고마교 포인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도 입질은 이어졌다. 장영철 씨는그동안 대초전 줄기의 여러 구간을 출조해 봤는데 이곳 고마교 포인트가 마릿수는 으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블루길 개체수가 적어 입질 받았다 하면 붕어였습니다.”라며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말이 끝남과 동시에 반사적으로 챔질을 했는데 지렁이 미끼에 여덟 치급 붕어가 올라왔다. 그와 함께 있는 동안 블루길 입질은 전혀 없었다.

 

나주호 둠벙과 연계출조도 가능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면서 본격 밤낚시에 돌입했다. 밤케미로 바꿈과 동시에 김광요 회원이 입질을 받았다.

그는 연안에 즐비한 뗏장수초를 넘겨 치기 위해 장대 위주로 편성했는데가장 긴 대가 7칸 대였다. 김광요 씨는 3.2칸 대로 입질을 받았지만 랜딩 과정에서 붕어가 뗏장수초로 파고들어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고 떨어뜨렸다며 아쉬워했다.

잠시 뒤, 멀리서 들어도 수면의 파장음이 크기에 드디어 김광요 회원이 한 마리 걸었구나 싶었는데 곧이어 탄식이 들려왔다. 글루텐을 미끼로 쓴 김광요 회원은 계속 잔챙이 붕어만 낚다가 찌올림이 확연히 다른 것을 보고 대물 붕어임을 직감했으나 바늘이 설 걸렸는지 발 앞에 다 와서 빠져버렸다며 아쉬워했다.

김광요 회원 뿐 아니라 이날 함께 한 모든 회원들에게 밤 8시까지 입질이 쏟아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월척이 낚였다는 소식은 없었다. 낚이는 붕어들은 대부분 6~7치급이었다.

잔챙이 입질에 지친 나는 새벽낚시를 위해 의자 깊숙이 몸을 누이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새벽 4시가 되어 일어나보니 케미 불빛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안개가 사방을 뒤덮었다. 이슬이 비 오듯 내리는 상황에서 미끼를 다시 갈아 끼우자 기다렸다는 듯이 붕어가 입질을 시작했다. 그러나 낚이는 씨알은 모두 6~8치급.

크다고 생각되는 것은 9치급에 불과 했다.

내 왼쪽에 앉았던 김윤건 회원이 아침 7시경 드디어 월척을 낚아냈다. 턱걸이를 갓 넘긴 32cm에 불과 했다.

김윤건 회원은 삭아든 마름 포켓을 노렸고 미끼는 옥수수룰 사용했다.

비록 이날 취재는 월척은 1마리로 끝났지만 7~9치 붕어는 풍부하게 올렸다. 취재를 마무리하며 두 사람의 살림망을 쏟아 부었는데도 마릿수가 상당했는데 1박 낚시치고는 손맛을 실컷 봤던 출조였다.

김광요 회원의 말처럼 1~2주 빨리 취재를 온 만큼 11월 중순 이후에 찾는다면 어렵지 않게 월척 입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방됐다.

참고로 이번에 취재한 고마교 하류 포인트 외에도 낚시춘추 9월호에 소개했던 대초천과 10월호에 소개했던 나주호 둠벙은 모두 반경 1.5km 이내에 모두 모여 있다. 따라서 낚시 당일의 조황에 따라 포인트를 옮겨가며 낚시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광주에서 화순읍을 거쳐 29번 국도를 이용해 벌교·보성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능주I.C에서 도곡·능주 방향으로 진행하면 석교회전교차로. 우측 822번 지방도를 따라 남평·도곡온천 방향으로 5.4km를 진행하면 평리 교차로이고, 좌측 도암 방향 817번 국도를 따라 나주호 방향으로 5.5km 가면 고마교이고 여기에서 북쪽으로 낚시가 가능한 포인트이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나주시 남평읍 우산리 1909-12



대초천 2번 보 전경.

상류 나주호에서 흘러든 붕어와 하류 지석천에서 거슬러 올라온 붕어가 서식해 붕어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살얼음이 잡히기 전까지 낚시가 지속된다.


김윤건 회원이 올린 36cm 월척붕어.

저부력 채비인 얼레채비에 옥수수를 미끼로 달아 낚았다.


드론으로 촬영한 필자의 포인트.

대초천 2번 보 포인트 연안에는 뗏장수초가 많아 가급적 긴 대 위주의 대편성이 유리했다.


가을의 전령사인 쑥부쟁이 꽃.


중고교 때부터 취미로 함께 낚시를 즐겨왔다는 광주의 젊은 낚시친구들.

왼쪽부터 김희은, 김윤건, 정진우 회원이다.


광주 낚시인 배건웅 씨는 길게 뻗은 뗏장수초 때문에 마땅한 포인트를 잡지 못해

보트를 타고 건너편 뗏장수초 언저리를 노렸다.


보 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현지 낚시인들.

대초천에는 3개의 보가 있는데 그 중 2번 보의 조황이 가장 뛰어나다.


드론으로 촬영한 대초천 2번 보.

사진에서 보듯 연안에 뗏장수초가 무성해 다소 긴 대가 유리하다.

추워지면 4짜 붕어도 기대할 수 있다.


현지에서 만난 아낙네가 김장철에 쓸 새뱅이과 민물새우인 토하를 채집하고 있다.


낚시에 걸려든 블루길.

대초천 2번 보에는 블루길과 배스가 서식하지만 낚시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개의치 말고 지렁이를 써도 될 수준이다.


채집한 토하.

양이 상당히 많았다.


취재일에 주로 올라온 9치급 붕어.

황금색 윤기가 좌르르 흘렀다.


대초천 붕어, 손맛은 여전하군요.”

몇 년 만에 대초천을 찾은 김광요 회원이 방금 올린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취재에 동행한 광주 얼레붕어 카페지기 장영철 씨가 뗏장수초 너머에서 히트한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취재일에 올린 월척붕어를 들고 가을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겼다.

왼쪽부터 배건웅, 김광요, 함인철 회원.


입질을 기다리는 현지 낚시인들.

농한기를 맞아 짬낚시 개념으로 매일 출근하듯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낚시터 주변 생활 쓰레기와 낚시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화보팀.


‘55클린운동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화보팀이 이날 수거한 쓰레기들을 모아 놓고 촬영을 했다.


























































 

 

 

 

 


전남 나주호 둠벙


첫 공개

담수 5년 여 만에

월척 소굴로 등장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지난 9월 중순, 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한다는 소식에 당초 계획했던 해남지역의 수로를 포기하고 대체 촬영지를 물색하던 중 광주 인성조우회 김영석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형님~ 태풍이 올라온다는데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곳으로 함께 출조하시죠. 며칠 전 조우회 회원 이상수씨가 정출지 답사 때 월척을 마릿수로 올린 곳이 있거든요. 구미가 당기지 않습니까?”

구미가 왜 안 당기겠는가! 곧바로 위치를 묻자 나주호 제방 밑에 있는, 대초천 최상류의 둠벙이라 알려왔다. 그곳은 처음 들어보는 곳이어서 나도 모르게 호기심이 생겼다.

인터넷 지도로 확인해보니 과거 사진에는 논바닥도 보이는 것으로 보아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곳으로 짐작됐다.

둠벙이 된 지 불과 몇 해도 안 됐을 것 같아 정말 붕어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이미 월척이 마릿수로 확인됐다고 하니 출조를 서둘렀다.

 

20134대 강 공사 때 생겨나

나주호 둠벙 면면을 상세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저수량 1780만 톤을 자랑하는 나주호는 1973년에 준공됐으며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농업용 댐이다. 소개하는 나주호 둠벙은 나주호 제방 바로 아래에 있다. 규모는 약 3천 평

2013년 무렵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때 많은 양의 흙이 필요했다.

그 당시 나주호 아래의 3천 평 면적의 논바닥 흙을 파내어 나주호 제방 공사에 썼고, 흙을 퍼낸 자리에는 2~3m 깊이의 웅덩이가 생겨났다. 그리고 그곳에 물이 채워지면서 붕어가 서식하게 된 것이다.

둠벙이라고 하기엔 조금 크고 웬만한 소류지 크기라면 표현이 적당할 듯싶다.

제방 공사가 마무리 된 후 한국농어촌공사 나주지사에서는 이 둠벙을 수변공원으로 조성했으나 인근 주민 뿐 아니라 외지에서도 찾는 사람이 아예 없어 수년간 방치돼 왔다.

담수가 이루어진 지 5~6년에 불과하지만 그새 어자원이 확충되면서 이곳을 알고 있는 낚시인만 간간이 찾아 손맛을 봐 왔다. 지금껏 어떤 낚시 매체에도 소개되지 않았으며 이번 낚시춘추 지면에 처음으로 공개하는 곳이다.

주로 낚이는 붕어의 씨알은 31~34cm의 월척이 주를 이루며 4짜까지 확인됐다. 외래어종인 배스가 유입됐지만 블루길은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921, 태풍 영향으로 남부지방에도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출조길에 올랐다. 비는 새벽부터 내렸지만 바람은 그다지 강하지 않았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둠벙을 바라보니 한 눈에 딱 들어오는 아담한 소류지가 연상됐다.

동쪽과 서쪽은 야트막한 산이고 남쪽에는 높고 긴 나주호 제방이 있어 바람이 타지 않았다.

마치 분지와 같은 천혜의 입지 조건이었는데, 태풍 영향권에는 들었지만 북풍 계열의 바람만 아니라면 낚시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였다.

 

소류지 크기만 한 둠벙

둠벙 한 바퀴 돌며 포인트를 살피는데 수중에는 침수수초가 부분적으로 보였고 연안에는 수초라고 부르기에는 부실한 뗏장수초와 부들이 조금씩 자랄 뿐이었다.

발판 좌대를 설치하고 대를 펴는데 지난주 답사에서 월척 붕어를 낚아냈던 이상수 씨가 다가오더니 채비 내리기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안착만 된다면 수월하게 입질을 받을 것입니다라고 조언을 해줬다.

이상수씨의 조언대로 채비 안착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특공대를 봉돌에 메달아 바닥을 긁어보았더니 침수수초인 검정말이 한 움큼씩 걸려나왔다.

좋은 바닥을 찾느냐 분주히 대를 펴고 있는데 내 좌측에 자리했던 이병원 씨 자리에서 요란한 물소리가 나서 다가가 보니 낚싯대를 부여잡고 무언가와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옥수수 미끼로 무언가의 입질을 받았는데 걸자마자 검정말을 감아 꺼내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다행히 옆 자리 이철홍 씨의 도움으로 꺼낼 수 있었는데 올리고 보니 턱걸이급 월척이었다.

이곳에서 이틀째 낚시하고 있는 이철홍 씨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번 출조에서도 밤과 낮 구분 없이 드문드문 붕어가 입질하는데 걸었다 하면 31에서 34센티미터 급으로 씨알이 비슷하게 낚였습니다.

그리고 월척 이하 씨알의 붕어는 거의 없어요하고 말했다.

태풍 영향으로 비는 쉼 없이 계속 내렸지만 바람 터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8시가 되어 완전하게 어두워지면서 본격 밤낚시가 시작되었다. 밤낚시 스타트는 좋았다. 밤 케미로 교체하던 최영환 씨가 연거푸 입질을 받아 32cm33cm의 월척을 낚아냈다고 알려왔다.

 

깨끗한 바닥 찾으면 월척

나는 바닥이 깨끗한 곳에 편성한 낚싯대의 수를 줄여 글루텐 미끼로 집어해가며 찌를 세웠는데 이번에는 우측에서 두 번째인 3.6칸 대의 찌가 꿈틀대다가 이내 솟기 시작했다.

찌가 정점에 도달해 흔들거리는 순간 챔질하자 묵직한 느낌이 전해졌다. 틀림없는 월척이었다.

비가 오는 관계로 텐트 앞에 파라솔까지 설치했는데 이 파라솔 때문에 낚싯대를 제대로 다루기 어려웠다.

그 바람에 제어가 늦는 바람에 붕어가 연안 뗏장수초를 휘감아 버렸고 플레쉬로 확인한 떨어져 나간 붕어는 월척 이상급이 분명했다.

잠시 후 건너편에 자리를 잡았던 김영석 씨가 지렁이 미끼를 사용해 월척을 낚았다고 알려왔다.

그는 블루길이 없는 곳인 줄 알고 밤에 쓰려고 준비한 지렁이를 미끼로 바꿨는데 배스가 한 마리 낚이더니 그 이후로는 붕어가 낚였습니다하고 말했다.

12.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가운데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비를 가릴 수 있는 모정(茅亭)에 모두 모였다.

따뜻한 어묵 국물을 먹으며 조황을 살폈는데 현재까지 월척만 여섯 마리가 낚였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조황은 좋은 편이었다.

야식 시간이 끝나고 다시 낚시에 몰입했다. 순천에서 필자와 함께 동행한 건너편의 유준재 회원이 곧바로 입질을 받아 월척을 낚아냈다.

유준재 회원은 야식을 먹고 자리로 돌아와 보니 찌가 1m나 옮겨져 있어 붕어 어군이 들어왔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그래서 미끼를 옥수수로 교체 했는데 찌를 세우자마자 입질을 받았다고 한다.

유준재 회원은 수초가 바닥에 균일한 높이로 덮여 있으면 수초 위에라도 미끼가 안착시키겠는데 검정말은 높이가 들쭉날쭉해 구멍 찾기가 너무 힘들었어요하고 토로했다.

이처럼 나주호 둠벙 붕어낚시는 깨끗한 바닥을 찾아 찌를 세우는 것이 관건이었다.

바닥이 깔끔한 곳에만 미끼가 안착되면 곧바로 붕어가 입질을 해줬기 때문이다.

 

대초천과 연계해 출조하기 좋아

안개가 낀 새벽시간. 여전히 비는 내리고 태풍이 근접했는지 살랑살랑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낮 케미를 바꾸는 순간 이번에는 우측 3.2칸 대 찌가 솟더니 정점을 향하기 시작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챔질하자 묵직한 저항이 밀려왔다. 힘쓰는 것으로 봐서 월척임에 분명했다. 예상대로 검정말 수초를 뒤집어쓰고 올라온 것은 33cm의 월척이었다.

이 붕어를 마지막으로 바람이 점점 거세져 비바람 속에 철수를 서둘러야 했다.

본부석인 모정(茅亭)으로 철수해 낚은 붕어를 모아보니 월척이 열다섯 마리나 됐다. 태풍 전야에 궂은 날씨를 감안하면 분명한 호황이었다.

취재를 마치고 철수하면서 지난 9월호에 소개했던 대초천을 둘러봤다. 나주호 둠벙과는 북쪽으로 불과 2.5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하절기에 그토록 무성했던 마름 수초가 힘을 잃고 갈색으로 변해가고 있어 가을 붕어를 낚을 수 있는 낚시터로 바뀌고 있었다.

나주호 둠벙과 대초천을 연계해 출조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가는 길 광주에서 화순읍을 거쳐 29번 국도를 이용해 벌교·보성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능주I.C에서 도곡·능주 방향으로 진행하면 석교회전교차로. 우측 822번 지방도를 따라 남평·도곡온천 방향으로 7.4km를 진행하면 우산리 교차로이고, 좌측 농로 길을 이용해 4.6km가서 좌측 작은 농로 길을 따라 1km를 들어가면 나주호 제방이 보이고, 제방 아래가 나주호 둠벙이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나주시 다도면 판촌리 326-17



3천 평 규모의 나주호 둠벙.

작은 규모에 비해 붕어 자원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산 중턱에서 내려다본 남쪽 제방 일대.

태풍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린 날씨였지만 낚시인들이 개의치 않고 낚시에 몰입하고 있다.



남쪽 제방에 자리를 잡은 필자.

연안에 뗏장과 부들 수초가 자라있었지만 붕어는 주로 긴대에서 낚였다.



필자가 아침에 낚아낸 33cm 월척.

글루텐 미끼로 검정말 수초 속을 노렸다.



하룻밤 조과를 자랑하는 광주 인성조우회 김영석 회원.

자로 잰 듯이 31~34cm 급이 주류를 이루었다.





인성조우회 이병원 회원이 걸어낸 붕어가 검정말을 뒤집어쓰고 나오자

이홍철 회원이 낚싯대를 부여잡고 도움을 주고 있다.



나주호의 무넘기.



4대강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나주호 둠벙.

수변공원으로 조성했으나 현재는 좋은 붕어 낚시터가 되었다.



글루텐 미끼로 올린 33cm 월척을 낚아든 필자.

수심이 깊고 옆으로 째는 힘이 상당해 4짜 붕어로 착각했다.



밤새 비가 온다는 소식에 텐트와 파라솔로 중무장 했던 최영환 씨가 찌오름을 포착하고 챔질을 준비하고 있다.



나주호 둠벙에서 정출을 마친 광주 인성조우회 회원들이 밤새 올린 월척 붕어를 들고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태풍이 근접해 바람이 거세지자 김도형 회원이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새벽에 올린 월척 붕어를 자랑하는 이홍철(왼쪽) 회원과 최영환 회원.



빗방울이 맺힌 김영석 씨의 낚싯대.

천류사의 설화수 골드를 쓰고 있었다.



나주호 둠벙에서 특효 미끼로 통하는 옥수수 미끼.

그러나 바닥이 깨끗한 곳에서는 글루텐 떡밥이 입질이 빨랐다.



야식으로 등장한 어묵.

뜨끈한 어묵 국물로 출출한 배를 채웠다.



4대강공사 때 세워 놓은 공원 안내 표식.



수초제거기로 걷어낸 검정말

































































전남 나주 대초천

해도 지기 전에 월척 3마리

실화냐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연일 계속되는 폭염주의보로 출조지 선정에 애로사항이 많은 요즘이다.

다행이 최근 해남 연화지와 군곡지, 해원지등 월척 소식이 들려와 마음이 들떴지만 독자들에게 새로운 낚시터를 소개하고자 하는 사명감(?)에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아 나섰다.

시즌이 시즌인 만큼 저수지보다는 강계 쪽에 관심이 갔다. 강계는 장마로 큰물이 지고 나면 호황을 보이는 곳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낚시 잡지나 낚시 방송에 한 번도 소개되지 않은 나주시 남평읍 우산리에 있는 대초천이다.

대초천은 나주시 남평읍 우산리에 위치하며 나주호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하류 지석천과 합류하는 길이 7km의 지방하천이다.

나주호 퇴수로를 통해 흘러든 붕어, 지석천에서 거슬러 올라온 붕어들이 남평읍 우진마을 앞 보()까지 올라와 서식하고 있다.

마침 7월 하순에 지나간 5호 태풍 나나스의 영향으로 호남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 터라 이번에도 많은 붕어 자원이 확충됐을 것으로 예상됐다.

낚시가 가능한 구역은 약 600m, 강폭은 80m, 수심은 80cm~ 2m에 이른다.

연안에는 뗏장수초가 물 한가운데로 길게 뻗어나가 있어 긴 대 위주의 대편성을 해야 하며, 중심부에는 마름과 어리연이 자라 있어 붕어 서식지로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붕어, 잉어, 가물치, 자라, 외에 블루길과 배스도 서식하고 있다.

 

뜨거운 한낮에도 입질 활발

지난 83일 아침 6. 광양에서 한 시간 반을 걸려 대초천을 찾았다.

무더위가 예보되었지만 포인트도 살피고 낮낚시를 해볼 요량으로 서둘러 출발했다.

연안을 둘러보니 예전보다는 뗏장수초가 안쪽까지 뻗어나가 있었다. 짧은 대로는 공략하기 어려웠고 최소 4칸 대 이상의 긴 대를 사용해야 되는 포인트가 많았다.

농로 위에서 대초천을 내려다보며 포인트를 가늠하는데 보() 중앙부가 눈에 들어왔다. 어리연과 뗏장수초, 그리고 마름이 혼재해 있어 매력적으로 보였다.

내려가 보니 물색이 맑았고 물에 손을 담가보니 갓난아이 목욕시킬 수 있을 정도로 수온이 미지근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때문이리라.

일단 어리연이 자란 곳에 포인트를 잡았다. 어리연과 마름 잎이 물속에 그늘을 만들고, 붕어들이 그늘 아래에 은신하며 먹이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하나의 이유는 어리연 줄기가 마름 줄기보다는 약해 붕어를 끌어내는 과정도 쉽기 때문이다.

대초천에서는 옥수수도 먹히는 곳이지만 집어 효과가 높은 글루텐을 사용해 밤낚시에 대비했다.

좌대를 설치하고 세 번째 대를 펴는 사이에 맨 우측 3.2칸 대의 찌가 어느새 올라와 정점을 찍고 있었다. 흔들리는 것을 포착하고 잽싸게 챔질을 하니 누런 채색을 가진 8치급 붕어였다.

느낌이 좋았다.

 

낚은 붕어 살리기 작전

이날 내가 지리한 포인트는 바닥이 깨끗하고 자연적으로 열린 어리연 포켓(자연구멍)이 많아 수월하게 대편성을 마칠 수 있었고 더워지기 전에 벌써 3마리째 붕어가 올라왔다.

벌써 세 마리째 붕어를 낚아냈다.

아침 8시가 되자 햇볕이 등짝을 달구기 시작했다. 노랗게 피어오른 어리연 꽃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고 있는 사이에 오른쪽 3.2칸 대의 찌가 예사롭지 않게 솟구쳤다.

손목에 전해지는 느낌이 무조건 월척 이상이라고 생각될 즈음, 어리연 꽃 사이로 끌려나온 녀석은 34cm 월척이었다.

함께 출조한 회원들도 간간이 입질을 받는지 멀리서 봐도 붕어를 끌어내는 모습이 보였다.

아침 9시쯤 전화벨이 울려 받아보니 함인철 회원이었다. “사진 찍을 붕어를 모아야 하는데 낚은 지 20분이면 붕어가 죽어버린다는 것. 연안에 땟장수초 사이에 살림망을 담가뒀는데 가스현상 즉, 용존산소량 부족해 붕어들이 호흡 곤란으로 죽어가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후발 주자로 들어오는 회원들에게 얼음을 사올 것을 부탁했다. 아이스박스에 얼음과 물을 함께 넣어 촬영이 끝날 때까지 붕어를 살릴 생각이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오후 3. 연안에서 낚시하던 회원들은 하나둘 그늘을 찾아서 쉬거나 차에 들어가 에어컨에 의지한 채 어두워지기를 기다렸지만 필자의 자리에서는 계속해서 붕어의 입질이 들어와 움직일 수 없었다.

파라솔에 그늘이 형성 됐지만 수면에 반사된 햇볕은 여전히 따가웠다. 그러나 드문드문 낚이는 붕어 손맛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주 씨알이 27~29cm였는데 이런 식으로 낚다보니 일몰 전에 이미 월척만 3마리를 올릴 수 있었다.

 

밤 기온 떨어져 마름 삭을 때가 피크

캐미를 꺾을 무렵 글루텐 떡밥으로 4짜급 붕어의 입질을 받았으나 어리연과 뗏장수초 사이에 채비가 감기며 얼굴만 보고 떨구고 말았다.

이 입질을 기점으로 서늘한 기온이 감돌았고 밤 8시부터 본격적인 밤낚시 무드에 돌입했다.

그런데 낮에는 그렇게 잦던 입질이 어떤 이유인지 밤에는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오른쪽 산자락 밑에 앉았던 이병원 회원만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는데 그는 수초 언저리보다수초와 약간 떨어진 깊은 수심에서 입질이 잦다고 말했다.

내 자리 좌측에 포인트를 잡은 함인철 회원 역시 34cm 월척을 낚아냈는데 그 역시 마름 언저리에서는 입질이 없었고 맨바닥에서 월척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미끼는 옥수수.

나의 예상에 붕어들이 낮에는 뜨거운 햇볕을 피해 수초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서늘한 밤 시간에 밖으로 나와 먹이 활동을 하는 듯 보였다.

밤낚시가 끝나고 날이 밝자 서둘러 촬영을 준비했는데 대다수 회원이 낚은 그냥 방류했다고 한다. 살림망에 넣어두면 바로 죽었기 때문이다.

이번 출조에서 내가 올린 붕어만 총 40여 마리. 이중 월척이 3마리나 됐는데 다른 회원들의 조과까지 모아놓고 찍었다면 정말 볼만했을 것 같았다.

참고로 취재일에는 82 비율로 옥수수보다는 글루텐이 잘 먹혔으며, 8월 중순이 넘어가면 서서히 밤 기온이 떨어지고 마름이 삭아들면서 붕어낚시가 또 다시 피크를 이룰 것이다.

 

◆가는 길→ 광주에서 화순읍을 거쳐 29번 국도를 이용해 벌교·보성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능주I.C에서 도곡·능주 방향으로 진행하면 석교회전교차로. 우측 822번 지방도를 따라 남평·도곡온천 방향으로 7.4km를 진행하면 우산리 교차로이고, 좌측 농로 길을 이용해 2.4km가서 우측 좁은 농로 길을 따라 들어가면 대초천 우측 포인트이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나주시 남평읍 우산리 2413-93



우산마을 앞 보에 자리를 잡았던 필자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폭염을 피해 숨은 붕어들이 어리연 그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필자가 대초천 어리연 구멍을 공략해 낚아낸 34cm 월척.

기온이 서늘해지는 초가을로 접어들면 4짜 붕어도 흔하게 올라온다.


뗏장수초를 넘겨 세운 찌를 응시 중인 유준재 회원.

4칸 이상의 긴 대를 펼쳐야 뗏장수초를 넘길 수 있었다.


낮 시간에 월척급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필자.

낮에는 맨바닥보다는 어리연과 마름 수초 주변에서 잦은 입질이 있었다.


필자의 포인트 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어리연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대초천 풍경.

연안에는 뗏장수초, 중심부에는 어리연과 마름이 자라있어 천혜의 붕어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다.



대초천에서 올린 월척붕어를 자랑하고 있는 촬영팀.

왼쪽부터 김영석, 유준재, 함인철 회원이다.



밤 시간에 맨바닥에서 잦은 입질을 받았던 이병원(좌측) 회원과 김영석 회원.



화보 촬영을 끝내고 대초천 일대 쓰레기들 수거한 화보팀.


대초천에서는 글루텐 떡밥도 먹혔지만 옥수수에도 입질이 잦았다.


대초천 보 아래에서 다슬기를 줍고 있는 현지 아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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