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개천 초원의집 포인트

가람 김중석 [객원기자 ㈜ 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추석이 지나면서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온이 느껴지는 가을 날씨이다.

이번 출조지는 목적지를 정해두지 않았다. 가을 붕어 시즌 전개 양상을 가름해보기 위해 남녘의 낚시터를 탐방해보기로 한 것이다.

해남의 금호호 지류와 강진, 장흥, 보성, 나주, 화순, 영암지역의 낚시터를 둘러봤다.

아직은 밤과 낮의 일교차가 크지 않아 마름 수초가 기세등등하게 수면을 뒤덮고 있었다.

대를 드리우려면 수초제거기로 마름 구멍을 내야 했다.

의외로 화순의 지석천은 여름에 자라던 마름이 깔끔하게 사라졌다. 늦여름에 자주 내린 폭우에 모두 휩쓸려 떠내려갔기 때문이다.

이곳저곳 알아본 결과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소개하고 싶은 장소로 영산강과 황룡강으로 압축되던 중 장성의 개천 조황이 뜨겁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화보팀으로 활동 중인 이광희 회원이 거의 날마다 개천의 초원의 집 포인트를 찾아 짬낚시로 손맛을 봐 왔다는 것이다. 허리급 월척은 물론 준척급 붕어도 마릿수 낚았다는 소식.

이 얘기를 듣고 찾아간 함인철 회원도 하룻밤에 다섯 마리의 월척과 준척급 붕어를 마릿수로 낚았다며 방생 직전 사진을 보내왔다.

 

둘이서 하룻밤에 월척만 서른 마리

개천은 전라남도 장성군 북이면 원덕리에서 발원해 장성읍 장안리에서 황룡강으로 합류하는 지방하천이다. 영산강 수계의 지방하천으로 영산강의 제2지류, 황룡강의 제1지류이다.

인근의 장성댐 아래 황룡강이 마릿수는 떨어지지만, 허리급에서 4짜 붕어가 잘 낚이는 것과 비교해, 서북쪽에 있는 개천 송현교 주변은 27~29cm 준척에서 월척이 마릿수로 낚인다. 황룡강과 다르게 개천에서 낚인 붕어는 거친 몸매를 가진 돌붕어가 많다.

황룡강보다 작은 규모라 유명세를 치르지 않았지만, 저력을 아는 광주나 장성에 거주 낚시인들은 즐겨 찾는다.

결국, 이번 화보촬영지는 초원의 집포인트로 결정했다.

낚시터 이름이 초원의 집인 것은 개천 바로 옆 734번 지방도 변에 초원의 집이라는 식당이 있기 때문이다.

초원의 집 식당은 여행객이나 낚시인들이 음식을 시켜 먹으면 주인 김용철 사장이 직접 색소폰을 연주해 준다. 김용철 사장은 유명 색소폰 연주자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지난 106. 일단 순천의 유준재 회원과 여수시 초도에 사는 이상현 회원을 선발대로 보내봤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둘이서 하룻밤 낚시에 서른 마리가 넘는 월척을 낚아낸 것이다. 준척급도 어마어마했다.

연안 뗏장수초에 구멍을 내고 살림망을 담갔는데 아직은 수온이 높은지 준척급 몇 마리는 죽었다고 알려왔다.

107일 새벽에 광양을 출발, 목적지인 초원의 집 포인트에 도착했다.

어둠이 걷히자 물가에 내려가 물색과 물 흐름을 먼저 살펴봤다.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탁도를 유지했고 약간의 물 흐름이 느껴졌다.

먼저 도착한 이상현 회원의 자리로 가봤다. 연안에는 뗏장 수초가 3m가량 앞으로 뻗어 나간 자리였다.

전방에는 듬성한 어리연이 자라고 있는 천혜의 포인트였다.

이상현 회원은 어제 아침에는 폭풍 입질이 있었습니다. 강붕어답게 힘이 천하장사입니다. 걸자마자 바늘이 펴지고 연안 뗏장에 처박아 놓쳐버린 붕어도 많습니다.”라며 부지런히 떡밥을 달아 던졌다.

살림망에는 이상현 회원 혼자서 낚아낸 월척 붕어 스무 마리가 담겨있었다.

제방 한쪽에 주차하고 연안으로 내려가 동일레저의 전투 좌대를 설치했다. 수심을 재보니 4칸 대 거리까지는 1.8m가량 나왔지만 다섯 칸 대의 수심은 1m 정도였다. 먼 곳이 오히려 수심이 얕았다.

아침 6. 우측의 어리연 앞에 세웠던 2.8칸의 찌에서 첫 입질이 들어왔다. 글루텐을 작게 달아 탐사 차원에서 던진 낚싯대였다.

마치 잉어가 입질하듯 찌톱 한 마디를 올리더니 이내 물속으로 사라지는 찰나에 챔질! 손목에 묵직한 느낌이 전해졌고 순간적으로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잉어일까?’ 생각도 들었지만 수면 위로 튀어 오른 것은 분명히 붕어였다.

어리연을 한웅큼 뒤집어쓴 채 나온 녀석은 32cm짜리 월척 돌붕어였다. 이후 연속해서 입질이 들어왔는데 월척이라 생각되면 준척이었고 4짜 붕어라 생각되면 월척이었다. 그 정도로 개천의 붕어의 힘은 대단했다.

축제 앞둔 장성댐 방류가 호황의 원인

원래 개천에서는 주로 밤낚시에 씨알이 굵게 낚이는 경향이 짙지만 이날은 낮낚시에도 간간이 입질이 들어왔다. 다만 낮에는 씨알이 다소 아쉬웠다. 밤낚시 작은 27~28cm가 주종을 이루었다.

좌측에 앉은 이광희 회원도 연신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발 앞쪽으로 펼쳐진 뗏장 수초 위로 제대로 태워 올리지 못해 떨구는 붕어가 더 많았다. 이광희 회원은 옥수수 미끼를 선호해 옥수수로 입질을 받아내고 있었다.

우측에 자리했던 유준재, 함인철, 이상현 회원 역시 마릿수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이상현 회원은 낚이면 대부분 월척이라서 내심 4짜까지도 욕심냈는데 모두가 고만고만한 사이즈의 월척뿐입니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오후 3시 무렵. 홍광수 회원이 고흥 해창만수로에서 유튜브 촬영을 마치고 개천으로 도착해 합류했다.

상류의 기차 철길 아래 어리연이 듬성듬성하게 분포한 포인트에 자리하더니 연속해서 8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낚아냈다라고 하기보다는 걷어냈다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순식간에 벌어진 조황이었다.

잠시 뒤에는 필자가 개천으로 취재 왔다는 소식을 듣고 광주 얼레붕어낚시낚시점의 장영철 사장이 음료수를 준비해 위문을 왔다.

광주와 장성군 일대 낚시터를 훤히 꿰뚫고 있는 장 사장은 개천은 추석 이후 서리가 내릴 때 즈음 마릿수는 적어도 씨알 위주의 붕어가 잘 낚이는 곳인데 올해는 일찍부터 붕어 조황이 좋다고 말했다.

입질이 잠시 소강상태를 보여 낚시를 잠시 쉬었다.

본부석 정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1톤 화물차가 다가와 멈춰섰다.

인사를 하며 커피 한잔 권했더니 흔쾌히 우리 자리에 앉았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인근 마을 주민으로 역시 낚시인이었다. 그는 우리 조황에도 관심이 많았다.

나는 제 시즌이 아님에도 현재 개천에서의 붕어낚시가 잘되는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의외의 장성군의 지역행사인 장성 황룡강 가을꽃 축제를 꼽았다.

축제는 매년 이맘때 장성읍 황룡강 일원에서 열리는데 올해는 107() ~ 1015()까지 9일간 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장성군에서는 행사 준비 차원으로 10여 일 전부터 많은 양의 장성댐 물을 방류했다고 한다. 손님맞이 하천 청소가 주목적이라고. 이때 강에 살던 붕어들이 새 물을 맞아 왕성하게 먹이활동을 시작했고 우리는 예상 못한 때아닌 새물찬스를 만난 것이다.

마을 주민 덕분에 궁금증이 풀렸다.

다시 밤이 되자 최원재 회원의 자리에서 활발한 입질이 들어왔다. 밤케미로 교체한 지 4시간 만에 12마리를 낚았는데 그중 4마리가 월척이었다.

그때까지 우리 취재팀이 낚아낸 월척은 40마리는 넘는 듯했다. 이후로도 물보라 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평균 씨알은 26~29cm가 가장 많았고 최대어는 37cm었다.

입질은 아침까지도 계속되었으나 더 이상의 낚시는 의미가 없었다.

철수를 위해 살림망을 들어 올려 보는데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였다. 족히 30kg은 되는 듯했다.

그래서 낚은 붕어의 일부만 바닥에 부어놓고 기념촬영 후 모두 방류했다.

장성군 지역 행사 준비 덕분에 뜻하지 않는 호황을 맛본 출조길이었다.

가는길장성읍 공설운동장을 기준으로 북쪽에 장안교를 건너 734번 지방도를 따라 서삼면 방향으로 1.2km를 가면 좌측에 초원의 집 식당이 보이고 식당 밑이 개천이며 취재 장소이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장성군 장성읍 장안리 613-5

드론으로 촬영한 장성 개천.

장성호 소수력발전소를 통해 많은 배수가 이루어진 직후 엄청난 월척 붕어가 낚여 낚시인들을 놀라게 했다.

 

 

장성 개천에서 월척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왔다.

 

 

월척 붕어를 뜰채에 담아내고 있는 필자.

개천 붕어는 힘이 장사라 준척급만 되도 제압이 쉽지 않았다.

 

 

낚시를 마친 후 개천의 제방길 수풀 속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한 취재팀.

 

 

장성 개천에서 가장 잘 먹혔던 마르큐사의 노리텐 떡밥과 경원 F&B의 오래오글루텐.

군계일학의 스위벨 채비를 사용했다.

 

 

천류에서 새롭게 출시한 받침틀에 다양한 길이의 낚싯대를 셋팅 했다.

 

 

개천에 잦은 성화를 부리는 블루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붕어를 낚던 회원들이 본부석에 모여 늦은 아침식사를 즐기고 있다.

 

 

붕신이라는 별명이 어울릴 정도로 붕어를 잘 낚은 홍광수씨가 개천에서 올린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유튜브 달빛소류지를 운영 중이다.

 

 

예초기를 이용해 수풀 제거 작업을 한 최원재 회원이 수초를 넘겨 채비를 던져 넣고 있다.

고생한 만큼 이 포인트에서 월척 붕어를 타작했다.

 

 

오랜만에 개천에서 폭발적인 월척 입질을 받아낸 회원들의 기념촬영.

왼쪽부터 유준재, 최원재, 이상현 회원이다.

 

 

이상현 회원의 살림망에 들어있는 개천 붕어들.

월척만 서른 마리가 넘었다.

 

 

장성 개천의 초원의 집포인트 상류.

전방에 호남선 기차가 지나가 소음이 있지만, 입질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장성 개천 월척의 평균 씨알.

내심 4짜급 붕어도 욕심을 내 봤지만, 최고 38cm로 만족해야 했다.

 

힘이 어찌나 좋은지 4짜 붕어로 착각했습니다.”

이광희 회원이 밤에 올린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오후에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장성 개천의 초원의 집포인트 상류.

전방에 호남선 기차가 지나가 소음이 있지만, 입질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취재 기간 가장 출중한 마릿수 조황을 누렸던 이상현 회원의 포인트.

발 앞 뗏장과 건너편 어리연 가까이에서 입질이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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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대제지

인근 개천과는 또 다른 매력의 붕어터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일제 강점기 때 축조된 6천 평 규모의 준계곡형 저수지이다.

인근에 훌륭한 붕어터인 황룡강과 개천이 마릿수터라면 대제지는 한방터로 알려져 있는 곳으로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있다.

상류에 홍련이 분포되어 있고 하류에는 수초 없는 밋밋한 지형이다. 낚시인이라면 누구나 선호할 만한 포인트는 상류 연밭을 꼽을 수 있는데 수초 작업을 하지 않고서는 앉을 자리가 많지 많는 것이 흠이다.

상류 밭둑을 따라 1백여미터 들어가면 산자락 밑이 1급 포인트로 산발적으로 자라고 있는 연과 마름밭이 금새 붕어가 낚여줄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외래어종 이외에 대형붕어와 잉어, 그리고 동자게가 확인되었다. 붕어의 경우 준척급은 낚아내기 힘들고 허리급 붕어가 낱마리로 낚여 주는 곳으로 낚시인들의 호기심을 자극 한다.

미끼는 옥수수와 글루텐이지만 한 밤중에는 생미끼를 사용해볼만 하는 곳이다.

입질 시간대는 밤보다는 낮낚시이며, 특히 여명이 밝아올 즈음에는 집중해야 하는 곳이다.

 

◆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장성군 서삼면 금계리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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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강 장진보

붕어가 필요할 때마다 찾는 냉장고 포인트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깊어가는 가을, 11월의 문턱이면 금호호나 영암호 샛줄기에서 붕어의 조황이 들릴 법도 한데 아직 호조황 기미가 없다.

그래서 늦여름부터 염두에 두었던 보성 신방지 조황을 확인해보았으나 여전히 아직 이른 듯.

결국 마땅한 출조지를 찾지 멋한 끝에 광주의 얼레붕어낚시카페 장영철 운영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흔쾌한 답변이 왔다.

  “고민하지 말고 장성으로 붕어 냉장고나 털려 오시죠!”라고 했다.

 

붕어 냉장고라고?

  “출조할 때 마다 빈작이 없고, 운이 좋으면 허리급 월척 열댓 마리는 기본으로 낚이는 곳이다 보니 회원들 사이에서는 냉장고라 불리는 곳입니다

 카톡으로 위치를 받아본 그곳은 바로 황룡강 장진보였다. 이틀 전에도 수십 마리의 월척과 4짜 붕어가 낚였는데 일시적인 배수로 가운데 부분만 물이 고여 있다가 다시 물을 채우자 붕어들이 한꺼번에 연안으로 몰려나와 때 아닌 오름 수위 특수를 톡톡히 봤다고 했다.

  장진보가 위치한 곳은 장성댐 하류 약 10km 지점으로서 장성댐에서 흘러든 물과 장성군 북일면 방면에서 흘러드는 개천이 합류하는 곳에 있다.

그래서 황룡강 하류에서 거슬러온 붕어, 장섬댐과 개천에서 흘러들어온 붕어가 모이다보니 어자원이 매우 풍부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철교 위로 KTX가 지나간다 하여 KTX 포인트라고도 부르는 곳이다.

 

대편성하면서 월척 여섯 마리!

  1027일 오전에 목적지인 장진보에 도착했다. 굽이굽이 흐르는 황룡강을 따라 예쁘게 핀 가을꽃 황화코스모스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꽃송이 너머에 찌를 응시하는 낚시인, 대를 펴느라 정신이 없는 낚시인,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지며 붕어를 낚아내는 낚시인등 다양한 보습이 보였다.

먼저 도착한 장영철씨는 낚싯대도 펴지 않고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촬영은 무난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오전에 철수한 낚시인들이 살림망을 살펴보니 낱마리이지만 큰 씨알로 손맛을 보고 철수했으니까요.” 장영철씨는 희망적인 말을 해줬다.

낮부터 비와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는 예보가 있던 터라 비가 내리기 전에 대를 펼 요량으로 바삐 움직이고 있는데 1m가량 떨어져 앉은 장영철씨 자리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장영철씨로부터 대를 펴는 도중에 벌써 여섯 마리째 월척을 낚았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믿기지 않아 그의 자리로 가봤더니 금세 담갔던 살림망 안에는 진짜 여섯 마리의 월척이 들어 있었다.

  장영철씨는 오직 여섯 칸 대에서만 신들린 듯 입질하고 그것도 글루텐만 골라서 먹어줍니다. 2호 목줄이 벌써 두 번이나 터져버렸습니다라며 여섯 칸 장대를 다시 휘둘러 치고 있었다.

틈만 나면 황룡강 출조해 왔던 그는 각 포인트를 손금 보듯 훤하게 지형을 꿰뚫고 있는데 그런 경험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양의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일단 사진촬영이 급선무였다. 대충 낚싯대에 수심만 맞춰놓고 카메라를 들고 각 포인트마다 둘러보는데 광주에서 출조한 주경철씨의 살림망에는 45cm4짜 붕어가 들어 있었다.

주경철씨는 전날 밤에 들어와 장진보 하류에 대를 폈다. 밤새 잠잠하다가 아침 시간에 입질을 받았는데 4칸 대에 옥수수 미끼를 달아 입질을 받았다고 했다.

지나가는 낚시인들마다 살림망을 들춰봐 꼬리지느러미가 많이 상했지만 튼실하고 빵 좋은 4짜 붕어였다.

  오후 시간으로 접어들면서 가량비가 내렸지만 예보됐던 강한 바람은 없었다.

글루텐에 입질이 빠르다는 이야기에 부지런하게 집어를 해 보았지만 입질은 한 번도 없었다. 아무래도 주변 낚시인들의 차량 소음 탓에 붕어가 연안으로 붙지 않겠다는 판단에 짧은 대는 모두 거두고 48대에서 60대까지 긴 대로 대편성을 다시 했다.

  진입이 다소 수월한 수변공원 쪽에만 낚시인들이 몰려들었고, 강 건너편 포인트에는 낚시인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역시 소음이 원인이었던지 소수의 인원이 들어간 포인트에는 산발적으로 물보라 소리가 들리며 뜰채로 붕어를 걷어내는 모습들이 보였다.

 그때 옆자리 김동관 회원의 탄식소리가 들려왔다. “입질은 자주 해서 좋은데 챔질만 하면 헛방이고 걸었다 하면 목줄이 터져버린다고 투덜거리고 있었다.

그의 포인트에는 바닥상태가 깨끗하지 못했던지 찌올림이 지저분했고, 챔질 타이밍 잡기도 힘들다고 했다. 여덟 번 입질을 받아 겨우 32cm 월척 한 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다.

  김동관 회원과 이야기 하고 있는 와중에 필자의 찌에도 입질이 들어왔다. 물 흐름이 없었는데도 찌가 세 마디 정도 올라와 멈춰 있길레, ‘뭐지?’하고 챔질했더니 옆으로 째는 힘이 대단했다. 꼬리에 무수히 많은 점이 박혀있는 33cm의 점박이 붕어였다.

 

철수 막판 비바람이 선물한 37cm 월척

  야식을 먹기 위해 한 자리에 모여 조황을 확인해보니 밤낚시에는 역시 낱마리일 뿐 기대만큼이나 붕어가 낚이지 않았다.

그때 본부석 바로 아래에 자리 잡은 서울에서 온 김영섭, 윤경이 부부 쪽이 소란하다.

야식을 먹고 있는 사이에 입질이 들어오자 얼른 뛰어가 낚싯대를 낚아챈 것이다. 플래시 불빛 속에 뜰채에 담긴 붕어는 4짜에서 살짝 빠지는 39cm였다.

  아침이 되자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추기 시작했다. 사진촬영을 위해 KTX철교 아래로 가보았다. 군계일학 회원인 광주의 이계룡씨가 자리한 곳인데 좌우로 뗏장수초가 발달한, 장진보에서는 가장 그림이 좋은 포인트였다.

이틀 전 장영철씨가 뗏장수초 언저리를 공략해 하룻밤에 열아홉 마리의 월척을 뽑아낸 포인트였다.

그러나 뗏장수초를 넘겨 공략한 찌에는 반응이 없었고, 스위벨 채비에 다이와 3합 떡밥을 달아 던진 44대와 52대 등의 긴 대에서만 입질을 받았다고, 총 여섯 마리의 붕어를 낚았는데 38cm 포함 월척이 네 마리였다. 이계룡씨는 해질녘과 아침에 입질이 집중됐고 밤에는 거의 입질이 없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하류 쪽 장진보를 마주보고 포인트를 잡은 평산가인 서부지부장 함인철 회원의 자리로 가봤다.

잔챙이도, 잡어도 없이 깔끔하게 월척 세 마리를 낚아놓고 있었는데 씨알은 모두 32~33cm급이었다. 떼고기 조황은 아니지만 하룻밤 취재에 이렇게 많은 월척을 본 것도 오랜만이다.

  낮 12시경 미련 없이 철수를 서두르는데 비를 동반한 순간 돌풍이 불어왔다.

순간적으로 파라솔이 넘어가고 옆 자리에서는 좌대가 엎어졌다.

순간 초속 20m는 넘지 않았을까. 황룡강에 거친 물결이 춤을 추고 있었다. 철수를 잠시 미루고 바람에 부서질 듯 나부끼는 파라솔을 부여잡고 있던 순간, 60대의 찌가 솟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붙잡고 있던 파라솔을 내팽개치고 챔질했다.

미늘이 거친 37cm의 돌붕어였다. 사랑한다 황룡강아! 마지막까지 한 마리를 주는구나!

  취재 이후 들리는 이야기로는 장진보 위쪽에 있는 제1황룡교 철거작업이 예정되어 있다고 했다. 그리되면 장진보 윗 구간은 어느 정도의 배수가 뒤따를 것이다. 며칠간의 철거 작업이 끝나고 물이 채워지기 시작하면 다시 오름 수위가 시작될 것이고 또 한 번 떼월척이 낚일 것으로 기대된다.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장성I.C를 나오면 가작교차로이다. 장성·정읍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1.1km 진행후 장성교차로에서 해보 함평 방면으로 고가도로를 이용해 805m 가면 황룡교차로이고 황룡·임곡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1km 직진후 우회전으로 390m를 가면 장진보가 보인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장성군 황룡면 신호리 727

 

 

황룡강 장진보 돌붕어의 위용.

철수 직전 불어 닥친 돌풍 속에서 올린 37cm 월척을 들어보이고 있는 필자.


얼레붕어 회원들 사이에선 냉장고 포인트로 불리는 장진보 수변공원.

멀리 보이는 KTX 철교 때문에 KTX 포인트라고도 불린다.


필자에게 장진보를 소개한 얼레붕어카페 운영자 장영철씨가 뗏장수초를 넘겨 찌를 세우고 있다.



군게일학 이계룡 회원의 하룻밤 조과.

KTX 철교 바로 아래에서 4칸 이상의 긴 대들로 손맛을 봤다.


이계룡 회원의 스위벨 채비.

슬립 업다운 찌에 떡밥은 다이와 3합을 사용했다.


아침 시간에 서울에서 내려온 김영섭씨가 월척붕어를 걸어내고 있다.

강붕어답게 째는 힘이 대단하다며 감탄했다.


아침 시간 장진보의 전경.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킨다.


서울낚시인 김영섭씨가 월척붕어와 파이팅을 벌리고 있다.



순간 돌풍에 넘어가버린 좌대.

바람이 강한날 좌대에 파라솔을 고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장진보에서 가장 잘 먹혔던 글루텐 떡밥.

미리 환(丸) 형태로 만들어 놓으면 빠르게 속공낚시를 할 수 있다.


취재일에 가장 큰 대어를 낚아낸 광주낚시인 주경철씨.

이 붕어 외에도 45cm를 추가로 올렸다.


밤늦게 합류해 3마리의 월척을 낚아낸 평산가인 서부지부장 함인철씨.



장진보에서 필자가 사용한 장대들.

(주)천류에서 새롭게 출시한 설화수 프리미엄으로서 앞치기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


하룻밤 조과의 일부를 앞에 두고 촬영한 화보팀.



광주얼레붕어 운영자 장영철씨가 붕어가 들어있는 살림망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대를 펴는 과정에서만 6마리의 월척을 낚았다.


장진보에서 낚은 월척을 자랑하는 김영섭(좌측), 전광철씨.



낚시 후 장진보 일대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한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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