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구행렬 화장장행 길목마다 애도 인파에 막혀


서울역광장 출발 뒤 2시간여 지나서야 고속도로 진입
경찰 청와대 방면 물대포차 배치…항의시위 진압채비


화장을 위해 수원시립 연화장으로 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이 수많은 시민들의 애도 속에 가로막혀 서울역광장을 떠난 지 2시간이 넘도록 서울 시내를 빠져나가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부 감정에 복받힌 시민들이 운구행렬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주검을 실은 운구차는 이날 오후 5시30분께 효창공원 쪽에서 삼각지역 사거리 앞으로 향하는 고가도로 위를 지나 녹사평역 사거리와 반포대교를 향했다. 삼각지역 사거리 앞의 고가도로 입구에서 수천명의 시민들이 운구행렬을 가로막았고, 전경 400여명이 운구차 주위를 에워싸기도 했다. 시민들은 감정을 다스린 뒤 조금씩 길을 열어줬다. 오후 6시 현재 운구행렬은 도심을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해 수원 연화장으로 제 속도를 내며 이동하고 있다.

앞서 오후 3시30분께 서울역 광장 앞에 도착한 운구행렬은 1만여명(경찰 추산)의 시민들이 뒤를 따르는 가운데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지만 길목마다 안타까워하는 시민들로 인해 제대로 속도를 못 낸 채 예정시간보다 계속 지체됐다. 운구행렬은 서울역 광장을 출발해 남영역 네거리에서 용산경찰서 쪽으로 방향을 틀어 삼각지역 사거리 쪽으로 향했다. 애초에는 서울역 광장에서 곧장 삼각지역, 녹사평역 등을 거쳐 반포대교로 가려했었다. 추모시민들을 피해 잠시 옆길로 돌아간 것이다.

당시 운구행렬을 따르던 시민들은 남영역 사거리에 이르자 두 무리로 나뉘어 일부는 용산경찰서 방향으로 옆으로 빠진 운구행렬을 따르고, 나머지는 곧장 삼각지역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곧장 내려간 시민들이 삼각지역에서 운구행렬 앞을 막아서게 된 것이다.

한편, 경찰이 서울광장을 경찰버스로 한때 기습적으로 둘러싸 항의하는 시민들과 충돌을 빚으면서 서울광장 인근 도로는 이날 오후 내내 도로가 통제됐다. 일부 시민들이 만장을 앞세운 채 경찰과 대치해 있다. 경찰은 세종로사거리 청와대 방면에 물대포차를 배치하고,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는 휴대용 색소 물대포를 준비하는 등 시위 진압을 위해 준비를 갖추고 있다. 경찰은 도로를 점거하고 있는 시민들에게 "슬픔은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나누자"라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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