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봉산지
무안의 대물붕어터
이제는 낚시인들 뇌리에서 잊혀야 할 저수지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고향이 신안군 지도읍이라서 연간 몇 차례씩 고향길을 오며 가며 무안 봉산지에서 짜릿한 손맛을 보곤 했다.
블루길이 유입되어 있지만 잔 씨 알의 붕어에서부터 4짜 붕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낚인다고들 하지만 내 기억에는 대물터로 남아 있다.
준척급 붕어를 낚아내는 것보다는 턱걸이 월척부터 허리급 월척이 많이 낚였기 때문이다.
봉산지를 마지막으로 출조했던 시기는 지난 2011년 6월 30일.
상류에 오리를 키우겠다며 농장을 신축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느낌으로는 쾌적한 낚시터 한 곳을 잃지는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멀지 않아 이곳도 축사 냄새로 공기가 오염되고 수질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약 12년 만에 2022년 8월 27일 다시 찾은 무안의 봉산지.
오리농장에서 돼지 축사로 용도가 변경되어 운영 중인 것을 알았다. 저수지 입구에 들어서자 축산농가에서 풍겨나는 악취로 머리가 띵하고 속이 메스꺼울 정도로 냄새가 심했다.
‘정말 이곳에서 낚시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앞섰다.
마땅히 다른 곳으로 갈 곳이 없었다. 또 함께할 회원들과 약속한지라 하룻밤 낚시를 해보기로 했다.
1968년에 축조된 봉산지는 1만2천 평 규모의 준계곡형이다.
저수지 좌·우측에 위치한 타문산(101.4m)과 제봉산(124.5m)에서 흘러든 물을 담수하지만, 최근에는 영산강 물을 퍼 올려 담수하는 양수형 저수지로 바뀌었다.
이곳을 지나는 낚시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몇 해 전 큰비가 내릴 때 돼지 축사에서 폐수가 넘쳐 저수지로 유입이 되었다고 한다.
급기야 제방 아래에서 봉산지 물을 받아 벼농사를 짓는 주민들에 의해 민원이 들어가게 되자 농어촌공사에서는 저수지 물을 바닥까지 배수했다고 한다.
그 이후 민원은 끊임없이 들어가게 되고 농어촌공사에서는 월 1회 수질검사를 한다고 했다.
바람이 잦아든 밤에 저기압이라서 그런지 냄새는 더욱 심했다.
바닥을 봤던 저수지라 그런지 그 많던 블루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듯 잘 낚이지 않았다. 채집망에는 새우와 참붕어도 채집이 되었다.
주로 낚이는 붕어는 감잎 크기의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더니 37cm짜리 월척도 낚였다.
흔한 이야기로 똥물에서 낚인 허리급 월척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급기야 기형 붕어가 몇 마리 낚이기도 했다.
손으로 만지기조차 꺼림칙했다. 어쩌다 청정 낚시터가 이렇게 변했나 싶어 안타까웠다.
필자가 생각하는 낚시는 공유를 원칙으로 한다. 누구나가 낚시는 함께 즐겨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블러그를 통해 오픈해줌과 추천의 개념도 있다.
하지만 무안의 봉산지는 출조를 극구 말리고 싶은 저수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