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잉어 막아라” 비상 걸린 미 5대호

미시시피강 점령한 외래종 운하 타고 와 생태계 파괴 “수로 차단을” 법정소송도

“아시안잉어로부터 5대호를 사수하라.”

미국이 외래종 포식자인 아시안잉어와의 전쟁에 나섰다. 미시시피강을 점령한 아시안잉어가 5대호의 코앞까지 진출하자 미 정부와 지역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절반이 넘는 플랑크톤을 먹어 치우는 아시안잉어가 5대호에 진출하는 순간 생태계 파괴는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아시안잉어를 막기 위해 미시시피강과 5대호를 잇는 유일한 관문인 시카고운하에 이미 전기 차단벽을 설치한 바 잇다. 그러나 최근 차단벽 너머에서 아시안잉어 유전자가 발견됐다.

다급해진 미국 정부는 지난달 2일에는 잉어 싹을 잘라내기 위해 운하를 막은 뒤 사람․가축에는 무해하지만 어류에는 치명적인 독극물을 미시시피강에 풀기도 했다.

그러나 없애려는 아시안잉어는 단 한 마리밖에 안 죽고 엉뚱한 다른 물고기들만 90t이나 몰사했다. 300만 달러 예산만 날린 셈이다.

결국 미시간주는 시카고운하를 관리하고 있는 일리노이주를 상대로 대법원에 소송을 냈다. 시카고운하의 수로 두 곳을 당장 막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29일엔 미네소타주와 오하이오주도 미시간주 소송에 동참했다.

그러나 5대호에서 어업으로 생계를 잇거나 시카고운하를 통해 화물을 실어 나르는 운수업자는 결사 반대다.

이에 대해 미네소타주 로리 스완슨 검찰총장은 “아시안잉어에게 5대호를 내주면 어업이고 운수업이고 다 망한다”며 “더 늦기 전에 파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본래 아시안잉어는 중국에서 왔다.

1970년대 아칸소주의 메기 농장이 연못의 부유물과 조류를 처리하기 위해 수입한 것이다.

그런데 90년대 홍수로 연못이 물에 잠기는 바람에 잉어가 미시시피강으로 흘러 들어갔고 삽시간에 강을 점령했다.

다 자란 아시안잉어는 무게 50kg에 길이 1.3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다.

아시안잉어는 겁이 많아 배 지나가는 소리에 최고 2.5m까지 놀라 솟구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거대한 잉어와 충돌해 다치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

 

중앙일보 기사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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