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내봉지의 봄맞이 붕어
(낚시춘추 2011년 4월호)
김중석 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햇빛 쏟아지는 내봉마을쪽 갈대밭에 오글오글
전남 고흥군 도덕면 봉덕리에 있는 내봉지는 11만5펀평 크기의 양수형 저수지이다. 고흥의 봄낚시는 늘 내봉지에서 마릿수 호황을 본 다음, 봉암지에서 대물붕어를 노리는 식으로 전개되곤 한다.
겨우내 내봉지를 마음에 두고 네 번이나 답사를 했다가 2월 19일 출조길에 나섰다.
늦은 오후 4시경 낚시터에 도착했을 때 먼저 온 일행들은 포인트를 잡고 대편성을 모두 마친 상태였다.
그런데 대부분 맨바닥을 끼고 앉았다.
“지금이 피크타임인데 입질이 없소? 붕어가 연안 갈대밭으로 들어와 있을 거인디??”물색이 맑아 보였다.
바지 장화를 입고 늘 군침을 흘리던 내봉 마을쪽 연안의 갈대밭 중앙으로 들어가 보았다.
첫 발을 내 딛는 순간 붕어 때가 갈대 사이사이로 도망가는게 보였다. 수심은 70cm, 바닥이 단단했다.
찌를 세울 자리의 수초를 제거 하고 커다란 벌초용 갈퀴로 바닥을 깨끗하게 긁어두고 나왔다.
휴대용 좌대를 설치하고 대를 펴는데 갈대를 치는 붕어들의 움직임이 간간이 보였다. 8대를 편 후 지렁이를 꿰어 던지자마자 시원스레 올라왔다.
챔질을 해보니 빵빵한 8치 붕어. 힘이 얼마나 좋은지 이리 저리 휘젓고 다녀 가까스로 갈대에 감기지 않고 끌어낼 수 있었다.붕어의 배를 보니 산란과는 거리가 먼 듯 불룩하지도 않았다.
수온이 오르는 연안으로 찾아 들어온 붕어인것 같았다.오후 5시를 지나 소나기 입질이 이어졌다.
덥석덥석 물어대 미처 바늘을 빼내기도 전에 다른 낚시대를 차고 나가는 경우도 많았다. 20분 동안 10마리가 넘은 붕어를 올렸다.
맨바닥에선 입질도 없어
내가 연신 붕어를 낚아내는 것을 보고 다른 회원들도 자신의 낚씨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맨바닥에서는 입질이 없었다.
옆에 앉은 홍행랑 회원에게 갈대쪽으로 긴대를 펴라고 조언했다.하지만 수심이 앝고 밑걸림이 많다고 포기.
그래도 한번 해보라고 했더니 낚시대 위치를 바꿔 수심이 앝은 갈대에 붙여 찌를 세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입질을 받았고 9치 붕어를 끌어냈다. 입질을 받지 못한 회원들은 저녁 먹으려 나가자고 아우성이다.
한참 입질이 몰아치고 있는데...
그들의 성화에 못 이겨 오후 6시쯤 좌대에서 내려왔다.
이때까지 낚은 붕어가 준척급으로만 20마리 정도.어두어지면서 다시 포인트에 진입을 했을때 이미 붕어군이 갈대밭을 빠져나간 후였다.
갈대의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입질은 더 이상 없었다.
밤새 미동 않던 찌가 햇살이 퍼지자 쑥쑥
차에서 자다가 눈을 뜬 시간은 아침 6시경. 아침 공기가 차가웠다.
밤새 미동도 않던 찌가 날이 밝아오자 쭉욱 올라오더니 8치 붕어가 낚였다.
그 뒤로 또 소나기 입질이 이어졌으나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한 시간 정도 입질이 몰아치더니 다시 잠잠해졌다.
그렇게 오전 시간이 다 지나도록 붕어 얼굴을 보지 못한채 시간만 보내고 있는데 하류쪽에서 낚시를 하던 오길년 회원이 좌대를 들고 내 옆으로 들어왔다.
그는 4칸 이상의 긴 대를 써서 갈대밭을 넘겨 찌를 세웠다.바람이 동남풍에서 북동풍으로 바뀌더니 오길년 회원의 포인트에서만 입질이 들어왔다.
쉼 없이 계속되는 챔질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면 대가 활처럼 휘는 게 보였고, 낚으면 8~9치 힘 좋은 붕어였는데 2시간 가까이 낚아낸 준척 붕어가 10여 수 됐다.
오길년 회원은 “길지 않은 낚시 인생이지만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손맛을 본 건은 처음”이라고 말했다.오후 4시경 바람이 잔잔해지는 듯싶었는데 다시 동남풍으로 바뀌었다. 그러자 입질이 사라졌다.
유독 북동풍이 불어올 때에만 입질이 잦았다.
오후까지 낚시를 한 회원들은 적게는 10마리, 많게는 30마리까지 낚으며 겨우내 굶주렸던 손맛을 원 없이 봤다.
이날 낚시로 내봉지의 봄 시즌을 연 셈인데 3월 중순 이후에는 씨알이 더 굵어져 월척 붕어도 자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억하자.
물색이 맑더라도 햇볕이 좋은 날 내봉지의 붕어는 낮에 갈대밭으로 들어온다는 사실을.
포인트를 진입하기 전 좌대를 조립하고 있는 필자.
좌대를 들고 포인트로 진입.
붕어가 마릿수로 낚여 최고의 명당으로 꼽힌 내봉마을 쪽 갈대밭 포인트.
봄 입질이 터진 내봉마을 쪽 연안.
수심이 얕고 물색이 맑아도 햇살이 좋으면 연안 가까이 붕어가 때로 몰렸다.
홍행랑 회원의 파이팅.
갈대에 바짝 붙인 찌에서 잦은 입질이 있었고 대체적으로 굵게 낚이었다.
발 밑까지 끌려나온 준척붕어.
홍행랑 회원과 남문 회원이 준척급 붕어를 낚아들고 기뻐하고 있다.
필자의 포인트.
해 거름판에 정신 없은 입질로 단 숨에 살림망을 채워버렸다.
찌를 응시하고 있는 필자.
해질무렵 소나기 입질을 받은 필자가 갓 낚은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바늘을 제거 하는 도중에도 입질이...
필자의 조과.
대단한 마릿수 조과였다.
오길년 회원의 조과. 대부분 8치 이상이어서 살림망이 묵직해 보인다.
조과를 앞에 두고 좌로부터 오길년, 남문, 홍행랑, 그리고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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