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소옥1지

꼭! 꼭! 감춰둔

토종 4짜터 공개합니다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낚시춘추 객원기자로 호남지역 붕어터를 도맡아 취재하면서 수많은 낚시터를 독자들에게 소개해왔다.

광주·전남 낚시인은 물론이고 수도권에서 원정 출조를 온 낚시인들에게도 유익한 정보가 됐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런데 소개한 낚시터 중 여수지역은 유독 그 수가 적은 편이다. 바다낚시의 메카로 알려진 여수의 특성상 필자조차도 민물낚시 불모지로 여기고 잘 찾지 않았기 때문일까?

여수에도 꽤 쓸 만한 붕어터가 많다.

지금껏 필자가 낚시춘추 지면을 통해 소개했던 곳들을 살펴보면 복산지, 관기(죽림), 풍류지, 덕곡지, 대포지, 마상지, 가사리수로, 쌍봉천 등이 있다. 화보를 통해 접했던 수많은 낚시인이 출조해 월척은 물론 5짜 붕어까지 낚는 등 손맛을 톡톡히 본 곳들이다.

그래서 이번 화보 촬영은 여수지역에서도 아직 지면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보물 같은 저수지를 취재해보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아끼고 아꼈던 주옥같은 저수지로 그곳은 바로 여수시 화양면에 있는 소옥1지다.

 

1998년 첫 출조

1998년에 소옥1지를 알기 전에는 아래쪽에 있는 마상지를 먼저 알았다.

마상지는 여름철 녹조가 심해 대를 펴기가 망설여지는 곳이나 초봄과 늦가을에 참붕어를 미끼로 쓰면 월척급 붕어가 심심찮게 낚였던 곳이다.

시간 되는대로 꾸준히 마상지를 팠고, 마상지에서 낚은 몇 마리의 4짜 붕어와 월척 붕어는 족히 1백 마리는 넘었다.

그리고 마상지 출조가 차츰 지루해질 즈음, 1.5km 북쪽에 있는 소옥1지로 방향을 바꿔 출조했다.

이곳 역시 월척 소굴이었다.

소옥1지에서는 참붕어보다는 납자루에 월척이 잘 낚였다.

빈 채집망을 잠시 담가놓으면 참붕어가 새까맣게 참붕어들이 채집되었다.

그중에 납자루도 상당량 섞였다. 그래서 실험차 꿰어본 납자루에 월척이 잘 낚인다는 사실도 그때 알게 됐다.

하지만 그 이후 여수를 향한 나의 발길은 뜸해졌다. 전국적으로 대물낚시 붐이 일었고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된 해남과 영암 지역 낚시터들이 대물 위주 한 방터로 변했기 때문이다.

다시 수옥1지를 찾는 것은 2016년 늦가을 무렵.

옛 기억을 더듬어갔는데 마침 상류에 중장비가 들어가 준설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 여파로 제방 부근에만 20% 정도의 물이 남아 있는 수준.

갈수기낚시를 해볼 요량으로 대를 폈는데 월척은 이미 펄 속으로 파고들었는지 낚이지 않았다.

준척급 붕어만 열댓 마리 낚고 낚시를 마무리했다. 물 빠진 저수지의 사진 자료를 남기기 위해 한 바퀴 둘러봤는데 역시나 어느 연안에도 낚시했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물이 빠졌을 때 둘러보니 갓낚시 포인트가 여럿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수위가 회복된 2017년 봄에 짬낚시로 소옥1지를 찾았다. 제방 우측 언덕 위에서 갓 낚시를 시도했는데 찌를 세우기 무섭게 월척이 올라왔다. 대부분 32~34cm였다.

그래서 평일에는 퇴근과 동시에 집에서 40분 거리인 소옥1지를 매일같이 찾아 짬낚시를 즐겼다.

그때마다 두세 마리 이상의 월척을 낚을 수 있었다.

사실 그때 바로 낚시춘추에 소개할 수도 있었지만 여수 지역에 이곳 말고도 알짜터들이 많다 보니 미루고 미루다 보니 지금에서야 소개하는 것이다.

아니 미뤘다기보다는 나만의 보물터로 아끼고 싶었다는 말이 정답일 듯싶다.

 

“허리급 한 마리는 보장하는디 안 갈라요?”

지난 1121. 2년 만에 또 다시 소옥1지를 찾았다.

출조 전에 동행할 광주와 하동 지역 회원에게 소옥1지 주소를 알려줬다. 첫 반응은 별루였다.

한결같이 붕어가 낚인다는 보장도 없는디 너무 먼 곳 아닌가요? 더 가까운 데 없소?”라는 걱정이었다.

여수에서도 남단이고 외진 곳이다 보니 볼멘소리를 할만도 했다.

그래서 무조건 허리급 붕어 한 마리씩은 보장한다고 꼬드겼더니 이내 목소리가 밝아졌다.

아침에 도착해보니 수온이 떨어지는 계절임에도 물색이 적당히 탁했다.

낚시인들은 보이지 않았고 청둥오리와 물닭만이 무리 지어 활동할 뿐 전체적으로 한가해 보였다.

취재 당시에는 수위가 70% 정도라 연안에서 진입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았다.

2016년 가을에 준설했던 지형을 떠올리며 우측 중상류에 해당하는 폐가 아래를 포인트로 정했다.

수정레저의 파라다이스 슬립 발판을 설치하고 수심을 재보니 2.5m로 생각보다는 깊었다. 준설을 하고 난 이후 수심의 변화가 큰 듯했다.

계절적으로 말즘이 새롭게 올라올 시기여서 특공대로 바닥을 긁어보니 아무것도 걸려 나오지 않는 아주 깨끗한 바닥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채집망을 담가놓았으나 예상외로 참붕어는 적게 채집되었다.

예전 같으면 잠시만 담가놔도 한 사발씩 채집되었는데 이날만큼은 이외였다. 참붕어보다는 밀어가 더 많이 채집되었다.

그래서 글루텐과 옥수수 외에 밀어를 모두 미끼로 쓰기로 했다.

오전 11. 낚시는 밤낚시에 치중하기로 하고 마르큐사의 코이고코로 떡밥으로 집어부터 시작했다.

북서풍이 분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바람은 상류 소옥마을에서 불어오는 북동풍의 골바람이었다.

바람을 피해 따뜻한 햇볕을 쬐며 의자에 기대어 졸고 있는데 우측에 앉은 유준재 회원의 포인트가 소란스러웠다.

고개를 돌려보니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져 요동치는 게 아닌가?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뛰어가 봤다.

제법 큰 씨알의 붕어였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뜰채에 담긴 녀석은 꼬리지느러미가 40cm를 가리키고 있었다.

첫수에 4짜라니. 유준재 회원이 회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카메라 앞에 포즈를 취해줬다.

오후 3시 무렵이었다.

유준재 회원은 “2미터의 수심에 4.4칸대로 옥수수를 꿰어 찌를 세웠는데 찌가 쭈욱 빨려 가기에 잡어인 줄 알았습니다라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회원들도 고무되어 낮낚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해가 질 무렵, 상류 물골 자리에 앉은 하동에서 온 김인호 회원이 연속으로 두 마리의 월척을 낚아냈다고 알려왔다.

 

잡어 입질처럼 끌고 갈 때 채니 4짜

8. 나는 예전 경험에 비춰봤을 때 소옥1지에서는 생미끼가 잘 먹힌다는 것을 알고 있어 낮에는 떡밥으로 집어하고 밤에는 밀어와 참붕어를 주력 미끼로 사용했다.

30분 정도 지났을 무렵, 정면으로 펼쳐놓은 5칸 대의 찌가 꿈틀거렸다. 물속으로 살짝 끌려 들어가다가 나오기를 반복했다. 좀처럼 타이밍 잡기가 힘들었다.

손잡이에 손을 얹고 기다리다가 살짝 끌려가는 찰나에 냅다 챔질했다.

그 순간, 뭔가 턱! 하고 걸리는 듯싶더니 대단한 힘으로 째기 시작했다.

수심이 2.5m여서 그런지 얕은 연안으로 끌려올수록 좌우로 째는 힘이 엄청났다.

잉어의 입질과 흡사했던 터라 잉어겠지하며 손맛만 보고 털어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좌대 밑에까지 끌려온 녀석을 플래시로 비춰보니 거대한 붕어였다.

깜짝 놀라 뜰채로 담아냈다. 무려 41.5cm나 되는 4짜 붕어였다.

첫 붕어를 4짜 붕어로 낚아낸 이후 미끼를 마르큐사의 페레글루텐으로 바꿨다.

채비도 스위벨 채비에서 긴 목줄 채비로 바꿨다. 떡밥에는 깔끔하게 올리는 입질이 나올 줄 알았는데 살짝 끌려가는 입질은 지속됐다. 27~29cm 붕어를 예닐곱 마리 더 낚아냈다.

새벽 2. 하류 쪽 도로 밑에 포인트 한 김광요 회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느낌만으로도 월척을 낚아냈다고 생각했다.

김광요 회원은 준척급 붕어만 올라오다가 쓸만한 놈으로 한 놈 건졌습니다. 밤 붕어 사진도 필요하지 않습니까?”라고 알려왔다.

내가 도착할 때까지 뜰채 안에서 눈을 껌뻑이던 녀석은 한눈에 봐도 4짜였다. 사진 촬영 후 계측하니 예상대로 딱 40cm가 나왔다.

새벽 3시 반. 살랑이던 바람도 멈추고 수면이 거울처럼 잠잠해졌다. 쳐지는 눈꺼풀 비벼가며 졸음을 참고 있는데, 초저녁에 꿰어 두었던 6칸 대의 찌가 꿈틀대는 것이 포착되었다.

밀어는 생미끼여서 찌를 멋지게 올리지 않을까 했으나 그건 내 욕심이었고 보란 듯이 살짝 끌고 가는 입질이 왔다.

대단한 손맛을 전해준 놈은 좌우 낚싯대 두 대의 채비를 휘감은 뒤에야 뜰채에 담겼다.

역시 41cm나 되는 두 번째 4짜 붕어였다.

 

밤새 4짜 5마리, 허리급 2마리 올라와

아침 8. 밤낚시를 대충 마무리하고 제방 건너편 조황을 살필 겸 카메라를 들고 가봤다.

그곳에는 남원에서 출조한 광주 얼레붕어낚시회원 김정석, 양재철, 조성필 씨가 나란히 앉아 낚시하고 있었다.

살림망을 들춰보니 양재철 씨의 조황이 가장 돋보였다.

하룻밤에 스물 댓 마리의 붕어를 낚아놓고 있었다. 24~28cm의 붕어가 주류였고 최고 39cm 월척까지 낚아냈다.

양재철 씨는 겨울철이다 보니 전남 쪽으로 자주 내려오는데 여수는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수는 엑스포를 비롯해 구경거리도 많고, 바다낚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게다가 이처럼 체고 좋은 붕어도 만날 수 있는 곳이라 자주 내려와야겠다며 취재에 응해줬다.

아침 9. 슬슬 바람이 터지기 시작해 철수를 서둘렀다.

함께한 취재팀의 조황을 촬영하기 위해 한 자리에 붕어를 모아봤다.

초저녁에 37~38cm급의 월척을 연거푸 올렸다던 김인오 회원의 붕어는 실제 계측 결과 40.541cm였다.

그가 새벽 시간에도 두 마리의 월척을 추가했는데 크기는 36, 37cm로 종합하면 취재팀 중에서 가장 많은 손맛을 봤다.

김인오 회원은 4짜에 약간 모자란다고 생각해 밤새 아쉬워했는데 계측 결과에 얼굴빛이 달라져 회원에게 웃음을 주었다.

아끼고 아꼈던 소옥1지는 역시나 실망을 주지 않았다.

취재팀 조과는 4짜 붕어 다섯 마리에 허리급 월척 두 마리였고 준척급 붕어만 30여 마리였다.

멀리 광주에서, 경남 하동에서 와준 회원들에게 약속대로 대물 붕어를 상면하게 해준 소옥1지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수 소옥1지는?

여수시 화양면 옥적리에 있는 18천평 규모의 준계곡형지로 1948년에 준공됐다.

여자만 바닷가 외진 곳에 있어 다른 지역 낚시인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는 토종터로 붕어를 비롯, 잉어, 가물치, 장어 등이 서식한다.

특히 배스터처럼 굵은 붕어가 잘 낚이는 게 특징이다. 그만큼 손이 덜 탄 것이 이유가 아닌가 싶다.

여름철 저수지 중앙에 마름이 부분적으로 자랄 뿐 수초 없는 맹탕 저수지와 다를 바 없다.

2016년 겨울에 준설작업을 했으며 평균 수심이 1.5m~3m를 보이는 전형적인 준계곡형 저수지이다.

 

여수 소옥1지에서 낚시요령

소옥1지에서는 연중 낚시가 가능하다. 한겨울철에도 비교적 따뜻한 지역이다 보니 한파주의보가 내려도 살얼음만 얼 뿐 두껍게 얼지 않는다.

만수위 때는 제방 우측 연안을 따라 나 있는 길 밑 언덕에서 갓 낚시가 잘된다. 미끼가 떨어진 지점이 잔 자갈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생미끼보다는 옥수수에 입질이 빠르다. 입질시 80%는 살짝 끌고 가는 입질이 나타나므로 주의 깊게 찌놀림을 파악해야 한다.

저수위일 때는 갓낚시보다는 4칸 이상의 긴 대 스윙낚시에 입질이 빠르다.

입질 시간대는 오후 3시부터 해 질 무렵, 그리고 새벽 2시부터 동틀 때까지가 절정이다.

 

가는 길영암·순천 남해고속도로 해룡I.C에서 여수 방향으로 14.5km를 가면 덕양교차로이다. 22번 국도를 이용해 백야도 방향으로 12.2km 가면 웅동교차로이다. 우측 863번 지방도를 따라 옥적리 방향으로 5.8km 가면 우측에 소옥마을 표식이 보이고 우회전하여 마을 길로 700m 가면 소옥1지 제방에 닿는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여수시 화양면 옥적리 1162

 

여수 지역의 숨은 대물터인 소옥1지.

상류에서 바라본 전경으로 4짜급 붕어를 많이 품고 있는 준계곡지다.

 

 

취재 기간 동안 짜릿한 4짜붕어 손맛을 즐겼던 유준재(왼쪽), 김인오 회원.

 

 

상류에 포인트를 잡았던 유준재 회원이 오후 3시경 4짜 붕어를 뜰채에 담아내고 있다.

 

 

최상류 물골자리에 자리한 이광희 회원의 포인트.

 

 

붉게 물들어 떨어진 단풍잎 위에 누운 4짜 붕어와 천류사의 운명 낚싯대.

 

 

"여수 붕어 손맛과 때깔 모두 죽여줍니다".

좌측 하류에 포인트한 남원 낚시인 조성필(좌), 양재철 씨가 밤낚시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멀리도 왔지만 덕분에 손맛 제대로 봤습니다".

필자의 안내로 소옥1지를 찾은 회원들이 4짜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좌측부터 함인철, 박종묵, 유준재, 김인오 회원이다.

 

 

현장에서 채집한 밀어를 미끼로 써 4짜 붕어를 낚아낸 필자.

 

 

새벽 2시경 졸린 눈을 비벼가며 찌를 응시했던 김광요 회원이 7칸 대로 올린 40cm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밤새 꾸준한 입질이 들어와 한숨도 못잤습니다."

사진 촬영 요구에 무거운 살림망을 들어내고 있는 남원 낚시인 양재철 씨.

 

 

양재철 씨가 낚은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좌측 하류에 앉았던 양재철 씨는 39cm를 비롯 마릿수 조황을 누렸다.

 

 

밤낚시를 앞두고 이른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회원들.

 

 

상류 물골자리에 앉은 이광희 회원.

낮에 바닥이 훤히 보이는 자리였지만 밤에 일곱 마리의 붕어가 낚여 갖낚시가 잘 된다는 것을 입증해줬다.

 

 

"여수 붕어의 자태에 푹 빠졌습니다."라며 39cm 월척을 들어 보이는 양재철 씨.

 

 

소옥1지 4짜 붕어의 아름다운 자태.

덩치에 비해 찌올림이 너무 미약했다.

 

 

배수량 측정기.

밤새 2cm에 가까운 배수가 있었지만 조황에는 영향이 없었다.

 

 

"반갑습니다" 필자를 알아보고 인사를 온 남원 낚시인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좌측부터 양재철, 필자, 김정석, 조성필 씨.

 

 

소옥1지의 제방권.

제방을 기준으로 좌우측 끝자락에서 입질이 잦았다.

 

 

소옥1지에서 가장 잘 먹혔던 옥수수 미끼.

스위벨 채비와 얼레채비 등 비교적 예민한 채비에 잦은 입질이 들어왔다.

 

 

소옥1지 연안을 따라 버려진 쓰레기를 모두 수거한 취재팀.

 

 

소옥1지의 평균 마릿수 조과.

주종이 27~29cm이며 가끔 4짜 초반의 붕어가 섞여 낚인다.

 

상류에서 바라본 소옥1지.

2016년 겨울에 준설작업해 상류도 수심이 깊은 것이 특징이며 겨울에도 적당한 탁도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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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호

월척 특효!

밀어미끼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지난 6월 중순, 광주에 살고 있는 평산가인 홍행양 회원이 한 방 위주의 배스터는 이제 지겨우니 잔잔한 붕어 손맛을 볼 수 있는 토종터로 가자고 전화를 걸어왔다.

그래서 이번 화보촬영은 지금껏 토종터로 남아 있는 고흥호에서 씨알 불문 마릿수 낚시를 해보기로 했다.

  근간에 들리는 소문에는 고흥호에도 배스가 유입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아직 붕어낚시인들에게 낚여 올라온 배스는 없었고 배스낚시인들의 출입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고흥호는 고흥군 두원면 풍류리와 도덕면 용동리 사이의 바다를 막은 인공호수로 1998년에 완공된 수면적 120만평의 대규모 담수호이다.

  본류와 인공습지로 나뉘어져 있는데 붕어 낚시인들은 인공습지를 주로 찾아 마릿수 낚시를 즐긴다.

인공습지는 밋밋한 본류대에 비해 부들, 갈대, 마름, 수련, 말풀 등이 잘 형성돼 있으면서 진입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짬낚시에도 열댓 마리의 붕어를 만날 수 있고, 제방 끝자락에는 공원화가 되어 있으면서 2.9km에 달하는 고흥만 방조제 너머에는 득량만 바다가 펼쳐져 있어 소라와 해삼을 채취할 수 있고 농어낚시까지 가능해 가족 낚시인들이 많이 찾는다.

 

잡어와 잔챙이 성화 이겨내야

  623일 아침. 서둘러 고흥호로 향했다. 본류와 인공습지를 갈라놓은 제방도로를 따라 상류까지 가는 갓길은 낚시인들로 북적였다.

인공습지 쪽에는 릴로 가물치를 낚는 장박낚시인들이 많았고 본류권에는 붕어낚시인들이 간간히 보였다.

이 시기 고흥호에서는 주로 인공습지 수초지대에서 붕어를 노리는데 의외로 반대쪽인 본류 쪽에 붕어낚시인들이 앉아 있어서 의아했다.

그 궁금증은 금세 풀렷다. 며칠 동안 북동풍 계열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어서 바람을 등지고 낚시 할 수 있는 본류권으로 죄다 몰린 것이었다.

  자리를 잡기 전에 지난밤에 낚시했던 낚시인들의 살림망을 들춰보니 열댓 마리에서부터 서른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아놓았다. 모두 씨알이 자잘하다며 투덜댔다.

주변 낚시인들과 좀 떨어진 자리에 대를 펼 요량으로 새우 채집망부터 담갔는데 금세 많은 새우가 채집되었다.

새우를 달아 찌를 세우는데 찌가 안착도 되기 전에 찌가 계속 오르내렸다. 징거미가 바늘에 걸려나오고, 망둥어가 낚이더니 밀어까지 낚여 올라왔다.

  이를 지켜보던 광주 낚시인 한 분이 고흥호에서는 마릿수는 좋은데 그만큼 잡어도 함께 낚아내야 돼 낚시가 수월하지는 않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정말 블루길이 덤비듯 잡어가 덤볐다.

그 와중에 찌오름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붕어였다. 하지만 씨알은 일곱 치를 넘기지 못했다. 살짝 끌고 가는 입질에 낚싯대가 가볍다고 생각했더니 거무튀튀한 밀어가 낚여 올라왔다.

  ‘요놈을 미끼로 쓰면 큰 붕어가 낚이지 않을까?’

  나는 바늘에 걸려든 밀어를 다시 바늘에 미끼용으로 꿰어 찌를 세워봤다.

잡어의 입질이 사라졌다. 참붕어가 있으면 좋았겠지만 참붕어는 채집되지 않아 아쉬웠다.

잠시 후, 밀어를 꿰어놓았던 4칸 대의 찌가 완전 슬로모션으로 치솟기 시작했다. 직감으로 붕어가 확실한데 씨알이 좀 되겠다 싶었다. 정점에 다다르기를 기다렸다가 챔질했더니 예상했던 대로 꽤 힘을 쓰는 붕어였다. 33cm의 월척! 토종터에서 잡어 입질이 심할 때 간혹 밀어를 미끼로 써왔는데 이곳 고흥호에서도 먹힌다는 것을 알았다.

채집망을 다시 확인해보니 밀어 두 마리와 새우, 징거미가 엄청나게 들어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새우보다 징거미가 훨씬 많았다.

채집된 밀어를 다시 바늘에 꿰어 찌를 세우자 30분가량 지나 다시 중후한 찌올림이 나타났다.

32cm 월척이 올라왔다.

 

배스터보다 토종터낚시가 더 힘들어~

  오후 4시가 돼서 광주에서 홍행양 회원이 도착했다. “잡어가 많으니 낚싯대 수를 줄이는 것이 더 유리 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지만 그는 욕심대로 12틀의 받침대에 모두 낚싯대를 거치했다.

그리고는 낚시 시작과 동시에 연신 헛챔질을 해댔다. 채비가 바닥에 닿음과 동시에 징거미가 달려든다고 말했다. 결국 해가 저물기 전 완전히 기진맥진해서 네 대만 남기고 나머지는 접었다. “잡어가 많아도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밤에도 잡어의 입질은 계속되자 홍행양 회원은 짧은 대를 접고 다섯 칸 이상의 긴대 위주로 대편성을 했다.

그리고 긴 대에 붕어 입질을 받아냈다. 확연하게 짧은 대와 긴 대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긴 대에서는 잡어 입질이 줄어든 대신 붕어의 입질이 잦았고, 낚이는 씨알도 더 굵었다.

홍행양 회원은 새우와 징거미 구분 없이 입질은 해주는데 다섯 치 붕어도 큰 새우를 물고 나온다. 월척인 줄 알고 긴장모드로 낚시 했더니 다소 피곤하다고 말했다.

  밤새 붕어를 낚다보니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날씨가 뜨거워지기 전에 사진 촬영을 할 생각으로 포인트 주변부터 살펴봤다. 광주에서 출조한 이성광씨는모내기철 배수기에 이곳을 지나가다 붕어를 마릿수 타작했고 지금까지 한 달 째 주말마다 찾고 있다잡어의 성화가 많은 곳과 적은 곳이 있는데 그 포인트를 특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은 광주지역에서 출조한 낚시인들이 많았고 살림망마다 20~30마리의 붕어가 들어 있었지만 월척은 보기 힘들었다.

  토요일이라서 하룻밤 더 해 볼 생각으로 홍행양 회원에게 일박낚시를 더 하자고 했더니 얼마나 잡어에 시달렸는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블루길터보다 오히려 토종터가 낚시하기 더 힘드네요

  어디로 옮겨 2차전을 해볼까 고민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뒤에서 인사를 하기에 돌아보니 처음 본 얼굴이었다. 그의 손에는 캔 커피가 두 개 들려 있었다. 길가에 세워둔 필자의 차량을 보고 찾아왔다고 했는데 순천에서 온 이재근씨였다. 올해 나이 29살의 젊은이였다.

그는 지난밤 맞바람을 안고 인공습지 쪽에서 낚시를 했다고 했다. 요즘 젊은 낚시인들은 주로 루어낚시를 하는데 이재근씨는 배스보다도 우리의 토종붕어가 좋다고 했다. 특히 환상적인 찌올림에 매료되었다는 애기에 무척 반가웠다.

붕어터에서 보기 드문 젊은 친구를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어 낚싯대 한 대를 선물로 줬다.

  취재가 끝난 후 필자에게 출조지를 문의해 온 낚시인들에게 모두 고흥호 출조를 권했다.

다들 마릿수 조황을 누렸다며 감사하다고 전화했다. 7월 첫째 주말 현재까지도 호황은 이어지고 있다.

 

가는 길 남해안고속도로 고흥I.C로 나와 녹동방면 27번국도를 타고 과역을 지나 운대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두원 방면으로 200m가면 우측에 운대식당이 있고 여기에서 우회전하여 3km를 진행하면 신월 삼거리이다. 좌측 두원면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약 1.5km 진행 후 우측 고흥호 방향으로 가면 두원 초교(폐교)에서 좌회전하여 약 3.5km를 가면 고흥호 제방이고 좌측으로 들어가면 우측에는 본류가, 좌측으로는 인공습지가 보인다.

 

내비게이션주소 전남 고흥군 두원면 학곡리 1618


 

고흥호 최고의 월척 미끼인 밀어.

잡어 성화를 극복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온갓 잡어 성화 속에서도 홍행양(우측) 회원이 올린 마릿수 조과.

방생하기 전 순천의 이재근(왼쪽)씨와 촬영을 했다.


아침 시간에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필자.

대부분 6~8치급으로 씨알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우주과학기지 나로도를 알리는 로케트 모형의 안내판.


필자가 거둔 조과.

월척 두 마리 외 마릿수 조과를 누렸다.


고흥호에서는 꼬리지느러미가 유난히 긴 '긴꼬리붕어'가 자주 낚인다.


채집망에 들어온 새우.

징거미의 비율이 높았지만 징거미에도 입질이 잦았다.


"고흥호에서는 이 정도가 평균 조황입니다"

1박2일 밤낚시 조과를 보여주는 낚시인.


제방권에서 붕어를 끌어내고 있는 낚시인.

취재중에도 곳곳에서 입질이 들어오고 있었다.


광주 낚시인이 방금 올린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석축에서 미끼로 쓸 새우를 채집하는 낚시인들.


남편과 함께 출조한 여성 조사가 방금 낚은 붕어의 입에서 바늘을 떼내고 있다.


인공습지에서 장박 릴낚시인들이 올린 가물치.

대물보다는 50~60cm의 중형급이 많이 낚였다.


바다와 인접한 간척호이다보니 망둥어도 곧 잘 올라왔다.



인공습지와 본류 사이 제방에 늘어선 낚시차량들.


인공습지 부들 포인트에서 찌를 응시하고 있는 낚시인.


고흥호 붕어낚시를 어렵게 만드는 훼방꾼들.

위에서부터 망둥어, 징거미, 밀어.

이 중 밀어를 미끼로 사용하니 굵은 붕어가 올라왔다.

고흥호 인공습지의 풍경.

연꽃과 수련꽃이 장관을 이룬다.

 


 

 






월척 90%!

장흥 관흥지가 부활했다.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팀장]

 

가뭄이 지속되고 있던 지난 620. 주말 출조지를 선정하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던 중 갈수기 때 호황을 보이는 곳으로 장흥군의 가학지가 떠올랐다.

가학지는 갈수기에 보조 제방이 드러났을 때 호황을 보이는 곳이라 지금이 적기다 생각하고 출발하려고 하는데 장흥 회진에 살고 있는 여동생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오빠! 집 근처 관흥지에 예전에는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더니 엊그제부터 웬 낚시꾼들이 구름때 처럼 몰려있어요.”

동생 집과 불과 2km 정도 떨어진 곳이라 관흥지 옆을 지나가는데 낚시인들이 많아 이상하다 싶어 제보를 한 것이다. 누가 낚시꾼 동생 아니랄까봐.

어차피 가학지를 가려면 관흥지 옆을 지나가야 하기에 한번 들려 확인해야겠다 생각하고 차를 몰았다. 현장에 도착하니 10여 명의 낚시인들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광주의 장영철씨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 광주 낚시인이 34일 동안 낚시를 하면서 월척만 무려 40마리를 낚았으며 미끼가 다 떨어져 더 이상 낚시를 못하고 낚은 붕어는 모두 방생하고 철수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오빠, 관흥지에 낚시꾼들이 구름처럼 몰려 있어요

수동1지라고도 불리는 관흥지는 천관산(723m) 남측 기슭에 위치하며 경관이 시원스러운 222천평의 대형 저수지로서 1966년 관덕지구 간척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3면이 제방으로 된 장방향의 각지이고 제방 길이만 2.5km에 달하는 큰 저수지이다.

상류 천관산에서 흐르는 물이 유입되고, 또 저수지 아래의 회진수로에서도 물을 양수해 담수하는 저수지다.

2000년 이전까지 전국낚시대회를 치룰 정도로 붕어가 잘 낚이는 장흥군의 간판 낚시터였으나 대물낚시의 붐이 일면서 씨알이 잔 관흥지는 인근의 포항지와 가학지에 밀리면서 차츰 낚시인들의 관심 밖에서 멀어진 곳이다.

생각해보니 나도 관흥지를 거의 20년 만에 찾은 것 같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지렁이와 새우, 그리고 떡밥 미끼에 감잎부터 월척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붕어가 마릿수로 낚여 장거리 출조지만 자주 왔었다.

저수지 바로 밑에 회진수로가 있어 두 곳을 번갈아가며 출조하곤 했던 추억 깊은 저수지다.

 

포인트를 고르기 위해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 호수를 연상시킬 정도로 넓은 수면을 가진 저수지지만 한편으로는 특별한 포인트가 없는 곳이다.

3면이 제방으로 되어 있고 제방을 따라 연안에서만 마름수초가 자라고 있을 뿐 포인트별로 특징이 없는 곳이지만 저수지 아래 관덕양수장에서 물을 퍼 올리고 있어 새물유입구 쪽에 자리를 잡았다.

바람에 떠밀려온 녹조가 마름에 엉겨 붙어 있었지만 그리 심하지는 않았고 찌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인 2칸대 거리부터는 녹조가 아예 없었다.

석축 지역이라 좌대를 설치하고 낚싯대를 폈다. 수심이 1.5m 정도로 적당했고 비교적 바닥이 깨끗한 상태였다.

 

 

밀어의 공격을 차단하라

준비해간 새우를 바늘에 꿰어 찌를 세웠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찌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밀어 올리겠지 하면서 가디리는데 꿈틀거리기만 할 뿐 찌가 솟을 줄을 모르고 있다.

채비를 회수해보니 빈 바늘뿐이었고 새우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분명 잡어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새우채집망을 담가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수해본 채집망에는 참붕어와 새우는 없었고 밀어가 세 마리 들어 있었다.

그때 옆자리에 있던 허형 회원도 똑같은 입질을 받았다. 그는뭔가 모르겠지만 찌를 가만히 놔두질 않아 아무래도 오늘밤 고생 좀 하겠는데요라고 말하며 걱정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채비집에 있던 옥내림용 작은 바늘을 꺼내 새우 속살을 달아 찌를 세워봤는데 어김없이 입질이 들어왔다.

낚아내보니 채집망에 들어있던 밀어였다. 물속은 참붕어나 살치가 설치지 않은 대신 밀어로 가득 차있는 듯 했다.

케미를 꺽을 시간. 맨 오른쪽에 자리한 장귀승 회원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가장 늦게 도착하여 대를 펴면서 새우를 달아 찌를 세웠는데 봉돌이 바닥에 닿기도 전에 입질이 와서 챔질 해봤더니 32cm 월척이었다고 한다.

어두워지자 본격적인 밀어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포인트에 따라 밀어가 귀찮게 하는 곳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었다. 새우를 가급적 큰놈으로 골라서 등에 살짝 꿰어 살아있도록 했더니 밀어의 공격은 조금 줄어들었고 찌가 안정을 되찾았다.

10시나 됐을까?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양상의 찌올림이 있었다.

전형적인 새우낚시의 대물 붕어 찌올림이었다. 찌가 정점에 도달했을 때 챔질했는데 힘이 보통이 아니다.

월척 후반급이 아닐까 생각하며 뜰채에 담은 뒤 계측해보니 35cm의 체고가 높은 월척이었다.

이어서 좌측에 앉은 이경은 회원도 입질을 받아냈다. 역시 새우 미끼였는데 32cm 월척이었다.

 

 

새우 떨어져서 밀어를 미끼로 사용

어제만 하더라도 광주 낚시인이 40마리의 월척을 낚았다는 포인트 인근에 앉았지만 기대한 만큼의 입질은 들어오지 않았다.

11시경에는 옆에 앉은 허대형 회원이 29cm 붕어를 낚아냄과 동시에 나도 33cm의 월척을 추가 했다.

그러는 사이 주변의 광주 낚시인들의 자리가 계속 부산해 보였다. 월척이 낚인 모양이다. 우리보다도 더 많은 입질을 받아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핸드폰 시계를 보니 새벽 3. 한참 잠이 쏟아지고 있을 무렵 입질 한 번 없이 잠잠하던 허형 회원의 포인트에서 랜턴 불빛이 켜진다. 첫 입질을 받아 걸어냈는데 36cm 월척이라고 했다.

 

새벽으로 가면서 입질은 활발해졌다. 나는 다시 두 마리의 월척을 연거푸 낚아냈는데 그중 한 마리는 밀어를 미끼로 낚아냈다. 새우쿨러에는 큰 새우가 다 떨어져 채집망에 들어온 밀어를 사용해봤는데 한참 후 시원스럽게 올려준 찌에 월척 붕어가 낚인 것이다. 그리곤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새벽 5시 아침낚시가 어느 정도 될 것이라 믿고 있었는데 아침에 낚인 것은 15cm 정도의 잉어 치어였다.

여기저기에서 귀찮을 정도의 마릿수 잉어가 낚여 올라왔다. 그렇지 않아도 새우 미끼가 모자라는데 그 새우를 잉어 치어가 한 마리씩 먹어치우는 바람에 미끼가 바닥나고 말았다.

그때서야 40마리의 월척을 낚았다는 광주 낚시인이 철수한 연유를 알 것 같았다.

말 그대로 미끼가 없어 더 이상 낚시를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준비해간 옥수수 미끼로 전환해봤지만 잉어 치어를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대물터로 돌아온 관흥지

밤새 필자가 4마리의 월척을 낚았고, 허형 회원과 장귀승 회원, 이경은 회원이 각각 한 마리씩 낚아 모두 7마리의 월척을 만났다. 아침낚시를 포기하고 카메라를 들고 주변 낚시인들을 상대로 촬영을 시작했다.

광주광역시 첨단지구에서 출조한 박재일씨를 만날 수 있었다. 요즘 붕어낚시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32살의 청년이라 반가웠다.

그 나이에는 루어낚싯대를 들고 배스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많은데 오직 붕어만을 노리는 대물낚시인이었다.

박재일씨는 밤을 꼬박 지새우면서 네 마리를 낚았는데 새우 미끼를 썼으며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33cm에서 35cm의 월척이 꾸준히 입질했다고 한다.

 

상류엔 네이버카페 광주대물낚시회원들이 낚시하고 있었다.

그들 중 좌대를 놓고 수중전을 펼쳤던 한임호씨 조황이 가장 뛰어났는데 다섯 마리의 월척을 낚아냈다.

수심 1.5m권에서 밤새도록 꾸준하게 입질을 받았는데 모두 허리급이라고 한다.

취재를 마무리하면서 전체 조황을 살펴보니 월척 붕어가 30마리 가량 낚인 것으로 확인됐다.

낚이면 대부분 월척이니 월척 확률 90%가 넘었다. 밀어 등 잡어 입질에 시달렸지만 그래도 아랑곳 않고 낚시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월척의 손맛을 봤다.

낚인 붕어 중엔 산란을 하지 못한 녀석들도 있었다. 만지기만 해도 알이 줄줄 새어나올 정도로 만삭의 붕어였다.

사람들은 관흥지에서 이렇게 조황이 좋았던 것은 처음이라고 다들 입을 모았다.

관흥지가 20년이란 긴 잠에서 깨어나 예전의 손맛터에서 대물붕어터로 거듭 태어나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관흥지 낚시 요령

광활한 수면적 때문에 바람에 취약하다. 바람을 피해 의지 할 곳이 단 한군데도 없다. 그러므로 그날의 날씨를 미리 체크해보고 바람이 거센 날은 출조를 미루는 것이 좋다. 포인트는 어디라고 단정하기 힘든 곳이다. 자 제방 중 회진수로쪽 긴 제방이 최고 3m 까지 수심이 깊게 나오고 상류 밭 자락 밑에는 수심이 60~70cm로 얕다.

조건은 비슷해 아무 곳에나 한적한 포인트를 잡으면 된다.

미끼는 새우가 옥수수보다 82정도 더 잘 먹힌다. 잡어로는 밀어가 많고 징거미도 많다.

현장에서 채집된 미끼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출조 시 새우는 평소의 세배 정도 준비해 들어가야 한다. 그 만큼 잡어의 입질이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밤낚시에 조황이 좋고 날이 밝으면 낚시가 불가능 할 정도로 잉어 치어들이 달려든다.

 

 

 

가는 길 남해안고속도로 장흥I.C를 나와 23번 국도를 따라 대덕읍 방향으로 용산면과 관산읍을 차례로 거쳐 27km를 가면 관흥 삼거리에 이르고 왼쪽에 펼쳐진 저수지가 수동1지이다.

 

내비게이션 입력주소 전남 장흥군 관산읍 외동리 1147

 

 

 

장흥 관흥지 상류에서 수중전을 펼쳤던 광주대물낚시 한임호 회원이 묵직한 살림망을 들고 걸어 나오고 있다.

 

 

관흥지에서 낚은 월척을 한마리씩 들고.

좌로부터 박종묵, 장귀승, 이정상 회원

 

 

광주의 젊은 낚시인 박재일(다음카페  에프원클럽 회원)씨가 장흥 관흥지 에서 낚은 월척 두 마리를 보여주고 있다.

 

 

취재일 가장 많은 월척을 낚은 한임호씨의 조과를 임정렬 회원이 대신 들어 보이고 있다.

한임호씨는 수중좌대에서 5마리의 월척을 낚았다.

 

 

이정상 회원이 아침에  월척을 뜰채에 담고 있다.

 

 

채비를 헝클어놓은 잉어 치어 때문에 난감해하는 낚시인.

 

 

밤낚시 중 32cm 월척을 낚아낸 이경은 회원.

 

 

관흥지에서 낚시를 마치고 앉은 자리 주변을 쓰레기 청소를 한 취재팀.

 

 

참붕어가 찌에 산란을 해놓았다.

 

 

호황을 보인 관흥지 남쪽 제방의 모습.

이곳에 앚은 낚시인 대부분 월척을 낚았다.

 

 

진입하기 쉽고 조황도 뛰어난 관흥지 상류.

 

 

몸통을 만지자 알이 줄줄 새어나온 관흥지 붕어.

 

 

필자가 관흥지에서 밀어를 미끼로 사용해 낚은 33cm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바늘에 꿴 새우.

밀어 때문에 살려서 사용해야 오래 버틸 수 있었다.

 

 

장흥 관흥지에 몰린 낚시인들.

보성에서 단체출조한 이들은 주로 전층낚시를 했다.

 

 

장흥 관흥지의 평균 씨알.

대부분 월척이었다.

 

 

관흥지의 주력 미끼인 새우와 옥수수

 

 

관흥지 미끼 도둑 밀어.

 

 

 

 

출조길 맛집

회진 갯바위횟집 (대표 안성준)

장흥군 회진면 회진항의 구()회진여객선터미널 앞에 있으며 된장물회가 유명하다.

포항지로 출조하는 민물낚시인들과 회진항을 찾은 바다 낚시인들이 즐겨 찾으면서 입소문이 퍼졌다.

된장물회는 회진 앞바다로 잡은 고기를 잡으러 나간 어부들이 배에서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준비해간 열무김치가 시큼하게 익어버려 먹을 수 없게 되자 바다에서 잡은 갯장어, 범치, 전복 등을 썰어 넣고 된장을 풀어 물회를 만든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된장을 넣으면 생선의 비린내가 사라진다. 된장을 넣었지만 짜지 않고 시원하고 매콤하며 얼큰한 독특한 맛이 있다.

이 식당은 아침 식사가 가능해 밤낚시를 마치고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많이 찾고 있다. 가격은 1만원

갯바위 횟집(061)867-8211

회진 구()여객선터미널 앞의 회진 갯바위 횟집

 

 

갯바위 횟집의 된장 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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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낚시춘추에 실리지 않은 사진들...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출조길을 떠나봤습니다.

마땅한 목적지를 정해놓고 떠난곳이 아닌 그져 발길 닿은데로 갔었는데 도착해보니 처가쪽의 어느 소류지.

그 누구도 터치 받지 않고 오붓하게 부부낚시를 즐길곳인 작은 소류지에 무더운날씨에 비지땀을 흘려가며 대를 펴놓고 보니 발밑 물속에는 블루길보다 더 무섭다는 밀어가 눈에 보이는것만 10여마리.  오늘밤 고생 좀 하겠다 싶었는데 금새 던져놓은 10대의 낚시대엔 새우가 다 없어졌다. 밀어의 공격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 일줄은 물랐다.

둘이서 나란이 앉아 밤새 두런 두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을때 지나가던 붕어도 "나도 끼워줘~" 하며 달려들어 하는 수 없이 낚아내 살림망에 넣어두고 우리부부와 함께 하룻밤을 했다.

가끔 낚이는 밀어 속에서도 꽤 쓸만한 붕어들이 20여마리가 낚이었는데 그중에는 월척도 두 마리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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