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강산수로 막무가네 조황

겨울엔 수로가 저수지보다 낫구먼!!  물 맑아도 물 빠져도 입질 끊이지 않네

 

전남 고흥군 점암면 강산수로 붕어들의 입질이 거침없다.

지난 11월 중순부터 연안 갈대와 부들밭을 중심으로 월척부터 잔챙이까지 마릿수 입질이 들어오고 있다.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지난호에 고흥 죽암수로 호황 현장을 소개했는데 12월 중순으로 접어드는 현재까지도 호조황이 이어지고 있다.

계절이 겨울로 접어들면서 고흥지역은 저수지보다 수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죽암수로에 이어 2차 출조지로 점찍어 놓았던 곳 역시 강산수로였다.

전남 고흥군 점암면 강산리에 있는 강산수로는 5km 길이의 중형급 수로로서 전역에 갈대와 줄풀이 형성돼있어 겨울 물낚시터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지난 11월 22일 부산의 이광윤, 오윤우회원이 고흥을 찾는다고 해서 강산수로를 추천해주었다.

지난 11월 13일 강산수로 상류로 출조한 평산가인 회원들이 월척을 비롯해 굵은 씨알로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포인트로 일러준 곳은 Y자 형태의 상류오른쪽 지류였는데 얼마 안 있어 호황 소식이 들려왔다.

이광윤씨는 “오전에 들어가 건너편 부들밭에 찌를 세워 곧바로 턱걸이 월척 한 마리에 여덟아홉치 붕어를 마릿수로 낚았다”고 알려 왔고, 동행한 구례 낚시인 김성봉씨는 “지렁이 미끼만 사용하여 낮 낚시에 월척 한 마리와 준척 14마리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상류 다리에서 목격한 들어뽕 진풍경

11월26일, 전날 내린 많은 비와 거세게 부는 바람을 걱정하며 강산수로로 향했다.

낚시터 입구인 강산삼거리에서 시멘트 농로를 타고 중 상류 다리에 이르렀는데 노조사 한 분이 다리 난간에 기대어 서서 수초치기를 하고 있었다.

차를 세우고 난간 옆의 시멘트 수로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물이 살짝 고여 있는 그곳에 30cm 중반의 월척이 2마리 외에 크고 작은 붕어가 20여 마리나 퍼덕이고 있었다.

노조사는 강산수로 인근의 평촌마을에 사는 최강길씨였다.

우리가 보는 앞에서 준척 붕어를 3m 높이의 다리에서 들어뽕했다.

그는 “오전10시경부터 낚았다. 이른 아침에는 안되고 해가 중천에 떠오르면서 입질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다리에서 수초대를 살펴보니 붕어 떼가 들어왔는지 수면이 울렁거리기도 하고 부들과 갈대를 투둑 치고 다니는 게 보였다.

그러는 사이 위봉현씨와 이성균씨 등 일행이 도착했다. 우리는 다리 아래 20m 부근에 앉을 자리를 정했다.

갈대숲과 교각이 바람을 막아줘 그나마 바란의 영향이 별로 없는 곳이라 생자리를 개척한 것이다.

수심이 대략 70cm 정도였고 물색은 약간 흐렸다. 대략 10개 정도 부들 구멍을 파고 수초직공채비로 찌를 세웠다.

점암면소재지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포인트에 들어와 보니 새우를 꿴 낚시대들의 찌가 3개나 사라졌다. 그 사이 입질이 들어 왔었나?

다시 새우를 꿰어 던지려는 순간 낚시대가 드르륵 끌려가 본능적으로 챔질했더니 바늘이 까칠한 29cm 크기의 돌붕어가 올라왔다.

붕어를 살림망에 넣고 있는데 이번에는 중앙에 세워놓은 찌가 올라왔다.

이번 붕어도 9치급 붕어. 케미를 꺽은 지 불과 30분도 안되었는데 벌써 살림망에는 예일곱 마리의 붕어가 들어갔다.

찌를 끌고 가는 입질은 45cm 크기의 가물치였다.

내 우측에 앉은 위봉현씨 자리에서도 연신 챔질 소리와 푸덕거리는 소리가 요란했는데 낚였다 하면 9치급이라고 했다.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고 찌는 계속해서 올라왔고 붕어가 미친 듯 새우를 주워 먹고 있었다.

씨알을 선별하기 위해 굵은 새우만 골라서 꿰었더니 중후한 찌올림과 함께 월척이 낚였고 곧이어 월척이 또 올라왔다.

말 그대로 대박조황이었다.

 

수초대 찾아 새우. 지렁이 넣으면 입질 틀림없어

밤 8시나 됐을까? 갑자기 케미 불빛이 수면과 멀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알고 보니 물이 빠지고 있는 게 아닌가? 전날 많은 비가 내려 수위가 오른 때문인지 바다로 흘러나가는 배수갑문을 일제히 열어버린 것 같았다.

하지만 배수 중에도 입질은 끊어지지 않고 띄엄띄엄 들어왔다.

다만 배수량이 너무 많아 채비를 다시 넣을 때는 수심을 조정해줘야 했다. 70cm 였던 수심은 30분 만에 20cm로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발밑에서 푸덕거리는 소리가 나서 살펴보니 물속에 담가둔 살림망이 땅위에 놓여있는 게 아닌가?

배수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아 더 이상 낚시를 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다.

차에 들어가 잠을 자고 새벽에 나와 다시 낚시를 해 보기로 했다.

새벽에 물가에 나와 보니 수위가 10cm 가량 물어 있었지만 물색이 현저하게 맑아 있었다.

입질은 들어왔지만 낚이는 붕어마다 5치를 넘지 못해 철수했다. 철수 중 다른 포인트를 둘러보았는데 새벽 출조한 낚시인들은 10여 수의 붕어를 낚아놓고 있었다.

 

최근 상황

12월 초 강산수로는 월척은 드물지만 5~9치 붕어 입질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밤보다 낮 조황이 훨씬 뛰어난데 햇살이 완전히 퍼진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입질이 잦다.

하류 수심은 1.5m. 상류는 70~80cm 수심을 보이는데 물색이 맑아도 수초대를 노리면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연안에 무성하게 자란 갈대밭과 삭아 눕기 시작한 부들수초대를 찾아서 노리면 마릿수는 물론이고 4짜 붕어까지 기대할 수 있다.

미끼는 입질이 잦은 지렁이를 많이 쓰지만 굵은 씨알을 노리려면 새우가 낫다.

탁한 물색을 골라 바람의 영향을 덜 받은 수초밭에 몸을 숨길 수 있는 포인트라면 씨알 마릿수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가는 길

네비게이션에 전남 고흥군 점암면 강산리 939번지를 치면 찾아 갈 수 있다.

벌교에서 고흥 방향으로 진입하여 15번 국도를 타고 과역면소재지까지 간다. 과역면소재지를 지나 연봉교차로에서 내려 855번 지방도를 따라 점암면을 지나 포두면 방향으로 3.5km 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능가사 방향으로 좌회전하여 6km 가면 강산삼거리에 이르고 좌측의 시멘트 농로를 따라 270m 가면 상류 다리에 닿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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