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리길 달려가 새우 구해온 보람이 있군아"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불볕더위를 피해서 산중 계곡지나 찾아나설까 구상중이었는데 영암의 평산가인 회원들로부터 학파1호지 월척 소식이 들려왔다.

문영우 회원은 "지난주에도 영암꾼들이 35cm 전후의 월척을 다섯 마리나 낚았는데 밤에 떡밥 미끼에 올라왔어요.

포인트는 상류 학파낚시터라고 쓰인 머릿돌 주변이나 아랫저수지 상류인데 뗏장수초와 마름 경계의 빈구멍에서 입질이 잦습니다"하고 말했다.

 

블루길 성화, 밤이되자 뚝

7월 23일 현장을 찾았다. 전남 영암군 서호면 엄길리에 있는 학파1호지는 31만평 크기의 평지지로서 서호지라고도 불린다.

상류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기준으로 윗저수지와 아래저수지로 나뉜 형태를 띠고 있다.

나는 포인트를 둘러보다가 생자리가 더 나을 것 같아 낚시터 표석 바로 아래에 포인트를 잡고 수초작업을 했는데 외외로 바닥이 깨끗했다.

해거름에 옥수수와 떡밥 미끼를 넣어봤더니 블루길이 덤볐다. 

옆에서 지켜보던 문영우 회원은 "이곳은 무조건 어두어져야 블루길 성화가 사라져요" 하고 말했다.

어둠이 내리고 케미 불빛이 선명해지자 거짓말처럼 블루길 입질은 사라졌다.

밤 9시경 좌측에 앉은 박경희 회원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29.5cm 붕어. 그런데 미끼가 새우란다.

그는 지난주에 이곳에서 떡밥 미끼로 35cm 월척을 두 마리 낚았는데 새우에도 입질이 잘 들어온다는 것을 알고 오늘 새우를 준비해 왔다고 했다.

 떡밥만 준비해온 필자와 다른 회원들의 찌는 감감무소식. 박경희씨가 준척을 또 낚았을 때 새우를 준비해오지 못한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늦어버린일.

그때 장귀승 회원의 자리에서 챔질 소리가 났다.

물소리만 들어도 월척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개인 최대어인 36cm 붕어라고 한다.

그 역시 새우를 준비해와 월척을 낚았다.

그때 문영우 회원이 말했다. " 여기서 좀 떨어진 저수지인데 내가 채집망을 두 개 담가 놓은 곳이 있어요!!"

 

새우가 없으면 징거미라도 다오!

채집망을 담가둔 낚시터는 왕복 40km나 되는 먼 거리였지만 두말하지 않고 달려갔다.

그러나 실망스럽게도 모두 징거미뿐이었다. 하지만 어쩌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징거미를 가져와 바늘에 꿰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찌가 꿈틀거리더니 하늘 높은줄 모르고 솟았다.

올라온 놈은 33cm 월척. 그 후 징거미로 32cm 월척을 또 낚아냈다.

건너편에서 지켜보던 문영우 회원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떡밥에 잘 낚이던 월척이 왠일인지 오늘은 새우를 허겁지겁 주워 먹네요" 하고 말했다.

새벽이 가까워오자 이번엔 떡밥에 입질이 들어왔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블루길도 잠에서 깻는지 물속에 들어가는 미끼는 모조리 블루길의 밥이 됐고 미련 없이 대를 접었다.

학파1호지는 갓낚시가 잘 먹혔다.짧은 대를 정면으로 펼쳐 가급적 연안으로 붙였을 때 입질이 잘 들어왔다.

배수를 하지 않은다면 학파1호지의 밤낚시 월척 조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는길 : 영암읍에서 목포 방면 819번 지방도를 타고 10km 쯤 가면 군서면을 경유하여 용산주유소가 있는 이천 삼거리에 이른다. 이곳에서 서호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하여 1.8km 가면 학파1호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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