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꾼들의 욕망은 하늘보다도 높았다.
지난주 내린 비로 인하여 남녘에 잡혔던 얼음은 녹는듯 했으나 주 후반에 몰아친 한파로 다시금 소형지나 작은 수로에는 얼음으로 채워져 출조할 장소 선정하기가 어려웠다.
더구나 이번에 함께 동행을 하겠다고 하는 회원이 무려 11명.
이 많은 인원이 앉아 낚시 할 곳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최근 호황을 누렸다는 강진 사초호로 장소를 선정했다.
사초호는 수 백명이 출조해도 포인트가 남아 돌 정도니 포인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성 싶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물빛을 보고 아연식색...
투명하다 못해 1m 정도는 바닥이 보여 봉돌이 빛이 날 정도.
오전부터 불어닥친 초속 9m 바람은 낚싯대를 그냥 놔두지를 않았다.
살을 애는 찬바람에 다들 철수를 결정하고 부랴부랴 낚싯짐 챙겨 옮겨 간 곳이 해남의 연호수로.
연호수로는 강진 사초호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물색이 좋았다.
그러나 파도처럼 몰아치는 물결에 그만 낚시를 포기.
이젠 집으로 가야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누군가 고천암 짜장수로를 추천했다.
고천암호의 원호수로 동쪽에 위치한 폭 좁은 수로에 불과한데 어자원이 많고 매년 이 시기에 대물급 붕어가 출몰한다고 낚시춘추 2월호에도 소개가 되었던 곳이다.
이 수로에서 낚시하면서 해남읍의 중국집에 짜장면을 시키면 이곳까지 배달해 준다하여 붙여진 이름이 짜장수로이다.
물색이 그 어떤 곳 보다도 탁했고, 갈대와 부들류의 수초가 드문드문 자라고 있어 붕어 포인트로서는 훌륭했다.
그러나 강풍에 눈보라까지 몰아치고 한 낮에도 영하권을 맴돌던 날씨는 여전히 호전될 기미는 모이지 않고 있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서 얼음이 집혀 밤낚시는 일찌감치 포기.
아침시간 얼지 않은 포인트에서 그나마 붕어의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낱마리에 그쳤다.
전날 들어왔을때 현지민이 낚아낸 34cm 월척을 구경만 하는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날씨가 지속적으로 따뜻해지고 얼음이 집히지 않은다면 낮 낚시로 한번쯤 공략해볼 필요성이 있는 수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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