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호동지 대낮에 4짜 대폭발

2023 호남권 겨울 물낚시 최고의 빅쇼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 편집위원, ㈜천류 사외이사 · 필드스탭 팀장]
 

해남군 황산면에 있는 호동지에서 4짜가 와르르 쏟아졌다.
호동지는 봄시즌 밤낚시에 굵은 월척을 배출하는 대물터지만 이번 겨울에는 대낮에 4짜가 쏟아져 낚시인들을 얼떨떨하게 만들고 있다.
지금껏 수많은 화보를 촬영했지만 출조한 전원이 그것도 대낮에 모두 4짜를 기록한 현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래 이번 화보 촬영지는 나주지역 저수지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회원들의 거주지가 광주와 나주, 영암, 영광, 목포, 남원 등으로 다양해서 회원들의 이동 편의상 나주가 적절했기 때문이었다. 강추위가 오기 전에 제대로 한번 뭉쳐 초겨울낚시를 진행해볼 심산이었다.
그래서 예상한 곳이 겨울낚시가 잘 된다는 나주시 봉황면의 송현지였다.
아울러 출조지가 정해지면 으레 예비낚시터도 선정하는데 광주 ‘얼레붕어낚시점’ 장영철 사장에게 송현지 주변의 에비낚시터 추천을 부탁드리자 의외의 해남권 낚시터를 찍어주셨다.
장영철 사장은 “호동지는 저수지 주변 개도 4짜붕어를 물고 다닌다”며 딱 이맘때가 그 시기라며 호동지 출조를 적극 추천했다.
보통 낚시인의 추천이라면 ‘그런가보다’ 하고 걸려 들겠지만 광주, 전남권 조황을 훤히 꿰뚫고 있는 장영철 사장의 추천이라 예비 저수지가 아닌 메인 출조지로 낙점했다.
 

얼레붕어낚시 장영철 사장의 강력추천

호동지는 전남 해남군 황산면 호동리에 있는 4만8천평 규모의 준계곡형 저수지이다.
일제 강점기 때 축조된 고령의 저수지이며 인근에 관두산과 민산에서 흘러든 물을 담수한다. 수량이 풍부해 가뭄에도 강한 면을 보인다.
여름에는 마름이 밀생해 주로 봄 시즌과 마름이 완전하게 삭아 내리는 늦가을에 조황이 좋은 곳이다.
실제로 올해 봄에 허리급 월척 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다만 배스 유입으로 터가 세다보니 10년 전 출조 때는 갈 때마다 꽝을 맞는 아픈 기억도 있는 곳이다.
이후 배스의 개체 수가 줄더니 준척급 붕어가 마릿수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때 붕어의 개체 수도 확연하게 많아졌고 당시 성장한 녀석들이 올봄 월척 사태를 불러왔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이번 겨울로 접어들자 4짜가 속출하고 있다는 게 장영철 사장의 전언이었다.
지난 12월 8일. 호동지로 출발에 앞서 장영철 사장께 전화를 해봤다.
오랜만에 찾는 호동지인 만큼 좀 더 상세한 정보를 알고 싶었다. 내가 “얼레 붕어낚시 4짜 붕어 대박 조황이 카페에 조행기로 소개되어 있던데 자리가 남아있을까요?”라고 묻자 장영철 사장이 명쾌한 답변을 날렸다.
“과거에는 카페에 조행기가 올라오면 꾼들로 인산인해였지만 요즘 낚시인들은 영리해서 오히려 잘 찾지 않습니다.
조행기를 보고 뒤 늦게 가보면 으레 자리가 없기 떄문이죠. 아마 지금 가보면 의외로 한가할 겁니다. 한번 가보시죠.”

 

오후 2시부터 솟구치는 4짜 붕어에 깜놀

금요일 오후 2시경 호동지에 도착. 진입이 수월한 제방 좌안의 산길을 따라 올라가 보니 장영철 사장의 예언은 딱 들어맞았다. 호동지에는 고작 4명의 낚시인만 있을 뿐 한적하기 그지 없었다.
이제 막 분주하게 철수하려는 낚시인이 있어 조황도 물을 겸 다가가자 곧바로 필자를 알아봤다.
“가람님 안녕하십니까~”라며 먼저 인사를 건넨 사람은 서울에서 내려온 조석환 씨였다.
‘C씨’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는 조석환 씨는 광주 얼레 붕어 회원이면서 월척 사이트 등에 예술적인 사진과 함께 훌륭한 조행기를 작성하는 낚시인으로 유명하다.
조석환 씨는 “호남지방에 자주는 못 내려오지만 올 때마다 기대 이상의 월척과 4짜 붕어로 손맛을 즐기고 귀가합니다. 호남은 붕어낚시인들께는 축복의 땅이나 다름없는 곳입니다.”라고 말했다.
조석환 씨와 헤어진 후 연안을 살펴보니 물색이 유난히도 탁해 보였다. 최근 들어 기온이 20℃에 육박할 정도로 포근했던 게 원인으로 짐작됐다.
몇 군데 포인트를 더 살펴보고 있는데 먼저와 있던 낚시인 자리에서 “쉬~익” 하는 챔질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진 게 아닌가! 대략 6칸 정도의 장대였고 휨새가 대단해 붕어의 씨알도 상당할 듯 보였다.
한참을 손맛을 즐기다 뜰채에 담은 녀석은 한눈에 봐도 4짜 붕어였다. 오후 2시가 갓 넘은 시간의 대낮에 4짜라니···,
서둘러 상류에 있는 한적한 자리를 찾아 동일레저의 전투 좌대를 설치하는데 이번에는 최상류에서 또 한 번 물보라 소리가 요란했다.
황급히 고개를 돌려보니 얼레붕어낚시 회원 김성열 씨의 낚싯대가 완전히 활처럼 휘었다.
올라온 녀석은 39cm나 되는 월척. 김성열 씨는 대를 펴는 도중 찌가 중후하게 올라와 얼떨결에 챔질 했는데 막상 올려보니 39cm나 되는 월척이라며 놀라워했다.
김성열 씨는 39cm 붕어를 살림망에 넣던 도중 또 다시 입질을 받아 황급히 챔질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고기는 발밑에서 바늘이 빠져버렸다. 옆에서 지켜보던 내가 봐도 4짜는 충분한 녀석이라 서둘러 내 자리로 돌아가 대편성을 이어갔다.
 

혼자 하루에만 38.5, 40.5, 41, 40.5, 39, 37···

오후 4시. 낚싯대 세팅을 끝내고 본격 취재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포인트마다 둘러봤다.
수면에 물결이 일렁일 정도로 강한 북서풍이 불어왔지만 다행히 차갑지는 않았다.
소문이 나긴 났는지 오후가 되자 제법 많은 낚시인들이 몰려들었고 제방권에도 예외 없이 빈 자리가 보이질 않았다.
영광에서 출조한 김용일 씨가 제방 오른쪽 돌출된 암반지대에 자리를 잡고 바닥이 깨끗한 2m 수심대를 노리고 있었다.
김용일 씨는 오늘 아침 일찍 들어와 아침 6시 40분경 39.8cm를 시작으로 낮에만 38.5, 40.5, 41, 40.5, 39, 37cm를 낚아냈다며 살림망을 보여줬다. 어마어마한 조과였다.
월척만 그 정도고 그 외 준척급은 30마리가 넘을 정도였다. 평소 같으면 빨리 자리로 돌아가 낚시해야겠지만 이런 메가톤급 조황은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욕심을 버리고 촬영에 몰입했다.
바쁘게 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온 시간은 오후 6시. 서둘러 저녁식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케미 꽂고 글루텐을 달아 던지자마자 바로 반응이 왔다.
‘분명 허리급은 넘겠지?’라는 기대로 챔질하자 올라온 녀석은 무려 17cm짜리 붕어였다. 헛웃음이 났다.
블루길과 배스가 서식하는 저수지에 이렇게 작은 붕어도 있다니 놀라웠다.
자정까지는 꾸준히 집어할 목적으로 계속 채비를 던져 넣었다. 밤보다는 내일 낮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밤에 스무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았지만 이상하게 내 자리에서는 21~24cm가 주종이었다.
다만 붕어 체고는 고흥 해창만수로의 빨래판 붕어를 능가할 정도로 높아 인상적이었다. 20cm 길이의 붕어 체고가 10cm에 달할 정도였다. 사각 붕어라 해도 될 듯싶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물취재 현장으로 남을 듯

아침 7시경 여명이 밝아오자 나의 예상대로 4짜 폭풍이 불기 시작했다.
내 옆자리에는 글루텐 낚시의 달인으로 통하는 이상현 회원이 앉았는데 찌가 자리를 잡기만 하면 여지없이 입질이 들어올 정도였다.
그는 계속해서 월척 이상급 붕어를 낚아내더니 8시경부터 연거푸 세 마리의 4짜를 걸어냈다. 낮에는 밤낚시보다는 입질이 줄었지만 걸면 4짜 라 할 정도로 씨알이 괴물급이었다.
이상현 회원이 낚아낸 4짜 붕어는 시작에 불가했다. 이때부터 필자의 건너편 최원재 회원이 원맨쇼를 펼쳤다.
그는 밤새도록 쉴 새 없이 낚시하며 붕어를 끌어내더니 드디어 아침 9시 무렵 생에 첫 4짜인 40.5cm를 낚아냈다.
그리고는 내리 연속 4짜 두 마리 더 추가했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입질에 39.5cm나 되는 붕어를 세 마리 더 추가했다.
평소 대물을 많이 낚아내기로 소문난 유준재 회원의 조과도 빼놓을 수 없었다.
‘대물은 낮에 입질한다’는 사전 정보를 입수한 그는 전날 밤 11시에 도착해 글루텐으로 집어를 해 놓았다.
그리고 아침부터 집중력 있게 낚시해 4짜 두 마리를 연거푸 걸어 올렸다. 4짜에서 살짝 빠지는 39cm급도 네 마리나 낚아냈다.
취재일 촬영팀 5명이 올린 4짜는 모두 12마리. 산란기도 아닌 겨울이라면 준척급 붕어 몇 마리만 낚여도 만족할만한 출조일 텐데 출조한 회원 전원이 4짜를 낚아내는 진풍경이 호동지에서 펼쳐졌다.
아마도 낚시 인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 현장이 될 것이 분명해 보였다.
 

초겨울 호동지 낚시요령?

■ 밤보다는 낮을 노려라
봄에는 밤낚시에 월척이 속출하였으나 겨울인 현재는 낮 낚시에 4짜 붕어가 속출한다.
겨울에도 밤낚시도 잘되지만 씨알이 15cm~25cm급으로 잘다.
허리급 이상 4짜 붕어를 노린다면 밤에는 휴식을 취하고 낮낚시 위주로 낚시를 하되 정오까지는 집중력 있게 자리를 지켜야 한다.
 
■ 가급적 가볍고 예민한 채비가 좋다
겨울이라 언 듯 바닥이 깨끗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여름에 무성했던 마름이 침전된 상태라 채비가 함몰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예민한 찌맞춤과 더불어 가급적이면 가벼운 채비가 유리하다.
 
■ 깜빡하거나 한 마디만 올려도 채봐라
바닥 상태가 좋지 않은지 찌놀림이 마치 향어가 입질같다.
찌가 깜빡이거나 한 마디 정도만 올리다 끌고 가는 입질이 주로 나타난다. 허리급부터 4짜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런 입질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약한 입질에도 챔질해볼 필요가 있다.
 
■ 미끼는 글루텐이 가장 잘 먹혀
12월 중순 현재 호동지에서 가장 잘 먹히는 미끼는 어분글루텐이다. 붕어의 먹성이 떨어지는 만큼 어분 특유의 성분이 활성 떨어진 붕어 입맛을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 낚시인들 중에는 좀 더 강한 유인을 위해 어분글루텐에 별도의 어분을 첨가해 쓰고 있다.
 
◆네비게이션 주소 → 전남 해남군 황산면 호동리 295-3
 

호동지 좌안 최상류 논둑 앞에 앉았던 이상현 회원이 4짜 붕어를 걸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날 낚인 4짜 붕어 대부분이 4.8칸 이상 긴대에서 입질이 잦았다.

 
 

“호동지 4짜 구경 좀 하시죠”
김윤건 회원이 날이 밝음과 동시에 걸어낸 4짜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전날 밤 글루텐으로 꾸준히 집어한 결과였다.
 
 

호동지의 1급 포인트인 좌안 하류권 콧부리에 자리한 광주 얼레붕어카페 회원들.
이 자리에서 4짜 붕어가 속출했지만 대부분 6칸~7칸의 낚싯대에서 낚였다.
 
 

드론으로 내려다본 해남 호동지 전경.
전체적으로 진입이 수월하며 특히 좌안 연안은 차가 연안 가까이 갈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우안은 하류 초입까지만 차량 진입 가능.
 
 

4짜 붕어를 낚아 들고 기뻐하는 김용일(왼쪽), 민장식 회원.
김용일 씨는 4짜 붕어 포함 허리급 이상으로만 여섯 마리를 낚았다.
 
 

해남 호동지 4짜 붕어의 위용.
대부분 41cm 전후로 턱걸이 4짜가 많았다.
 
 

“드디어 왔어요! 머리 크기만 봐도 4짜가 분명합니다”
화보 촬영팀의 최원재 회원이 생애 첫 4짜 붕어를 끌어내는 장면을 망원랜즈로 촬영했다.
 
 

글루텐 낚시의 달인 이상현 회원이 낚아낸 4짜 초반의 붕어.
 
 

무넘이 인근 제방에서 깊은 수심을 노리고 있는 낚시인.
 

 

아침시간에 글루텐을 팥알 크기로 달아 4짜 붕어 두 마리를 낚아낸 필자.
체구에 걸맞게 당기는 힘이 대단했다.
 
 

“오늘은 제 생일날인가 봅니다. 낚시 인생에 가장 행복한 날입니다.”
4짜 붕어를 3연타로 낚고 허리급까지 타작한 최원재 회원.
 
 

호동지에서 필자가 사용한 스위벨 채비.
어분계열 글루텐이 잘 먹혔으며, 바늘에 글루텐을 작게 달수록 입걸림이 잘 됐다.
 
 

12월이었지만 남녘의 붕어는 이미 알을 가득 품고 있었다.
 
 

쿨러 가득한 이상현 회원의 조과.

 
 

채색이 깨끗하면서 체고가 빵빵한 호동지 4짜 붕어
 
 

“손맛 제대로 봤습니다”
광주 얼레붕어낚시 김성열 회원(닉네임 갈바람) 씨가 살림망을 힘겹게 끌어내고 있다.
 
 

호동지에서 잡힌 배스 새끼.
호동지에서는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지만 지렁이를 사용해도 될 정도로 성화가 덜하다.
 
 

호동지의 특급 미끼로 통했던 경원F&B사의 어분글루텐.
여기에 ‘오래오’ 글루텐을 첨가해 점력을 높여 사용했다.
 
 

바람을 안 타는 좌안 상류 산길 가장자리에 본부석을 설치해 휴식과 식사의 공간을 마련했다.
 
 

마을 아낙네들이 호동지 인근 밭에서 김장용 채소를 수확하고 있다.
 

 

철수 직전에 큼지막한 잉어를 낚아 손맛을 즐긴 이광희 회원.
 
 

해남 호동지 제방에 피어난 억새꽃이 장관을 이루었다.
 
 

취재일 호동지에는 30~ 35cm급 사이의 월척은 거의 없었다.
낚였다 하면 39~41cm가 올라왔다.
 
 

영암 도장리수로

그냥 보면 실개천

알고 보면 붕어 냉장고 포인트

가람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천류 필드스탭 팀장]

 

겨울은 연중 낚시가 가장 힘들다는 계절임이 확실하다.

비교적 따뜻하다는 호남이지만 한파주의보가 내리자 대다수 낚시터에 살얼음이 잡혀 낚싯대를 드리울 곳이 마땅치 않다.

차라리 얼음이 두껍게라도 얼면 얼음낚시라도 해보겠건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그래도 얼음이 얼지 않는 수로권을 찾아야 앳된 붕어 얼굴이라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갖고 있는 데이터를 탐색해봤다.

그러던 중, 수년 전 월척을 마릿수로 낚았던 영암군 군서면의 도장리 수로를 발견했다.

당시만 해도 마름이 삭아 드는 10월부터 갈대 가까이 찌를 세우면 감잎 붕어부터 월척까지, 어렵지 않게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래서 이곳을 찾는 낚시인들은 도장리수로를 언제나 꺼내먹을 수 있는 붕어 냉장고로 부르곤 했다.

도장리수로 조황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다만 지척에 영산강 지류인 영암천이 흐르고, 이 영암천은 도장리수로와 수문을 통해 연결되는 정도가 전부이다. 그 영향으로 수시로 붕어가 도장리수로로 유입돼 붕어자원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18~24cm는 쉴 새 없이 올라와

정보가 없었지만 모처럼 도장리수로에서 한판 붙고 싶어 회원들에게 좌표(주소지)를 알려줬고, 1219. 오전 10시경 회원들과 함께 도장리수로에 도착했다.

주말만 되면 안타깝게도 세찬 바람과 추위가 찾아왔으나 이날만큼은 비교적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포인트를 둘러본 김윤건 회원은 마치 실개천처럼 보이는데 붕어가 있을까요?”라며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그도 그럴 것이 수로 자체가 소규모의 샛수로이기 때문이다. 수로 전체 길이는 2.5km. 그러나 낚시가 가능한 구역은 500m이며 수로 폭이 35m가량이다. 누가 봐도 그냥 지나치기 쉬운 수로였다.

김윤건 회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먼저 와서 대를 폈던 김동관 회원이 23cm 붕어를 낚아냈다.

이 모습을 본 김윤건 회원이 ? 붕어가 있네?”라며 서둘러 대를 펴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발밑은 1m로 깊었지만 4칸 대 거리는 60cm로 얕았다. 하지만 물색이 우윳빛이라 크게 개의치 않았다.

낮이고 햇볕이 좋아 수심이 얕은 건너편을 공략하기 위해 5칸 대를 펼쳤다. 탐색 차 지렁이 미끼를 활용했는데 금방 찌에 반응이 왔다. 23cm 정도의 붕어였다.

맨바닥보다는 갈대 가까이에서 입질이 활발해 순식간에 다섯 마리의 붕어를 낚을 수 있었다.

오후 3시가 되자 북서풍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수초 가까이에 세웠던 찌에서는 계속 반응이 왔다.

씨알이 좀 더 컸으면 좋으련만, 올라오는 족족 18~24cm가 주종을 이루었다.

옆자리에 앉은 남원에서 온 양재철 씨도 몇 마리의 붕어를 낚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지난달 여수 소옥1지 화보 촬영 때 만난 인연으로 이번에도 함께 했는데 영암지역 수로낚시는 처음이라 했다.

그는 가는 원줄을 사용한 예민한 얼레 채비를 사용했고 삭은 부들 수초 가장자리에 찌를 세워 입질을 받아냈다.

오후 5시 반. 이른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본부석에 모였다. 모두 낱마리의 붕어로 손맛을 즐겼다고 한다.

씨알이 아쉬웠지만, 추운 겨울이라 월척이 낚이지 않아도 즐거워하는 표정들이다. 밤낚시를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다.

어두워지면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예상은 했지만 수면이 얼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물에 손을 담가보니 차가웠지만, 결빙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낮 상황과는 다르게 밤이 되자 입질이 끊겼는지 붕어를 끌어내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글루텐 미끼에 월척 5마리

8. 입질이 없는 사이에 운동 삼아 2km 떨어져 있는 동호리 수로 쪽을 가봤다. 최근 인기가 높아진 동호리 수로 역시 겨울 붕어터라 많은 낚시인이 포진하고 있었다. 낚시인들 모두 준척급 붕어로 예닐곱 마리씩 낚아내 놓고 있었다.

그중 턱걸이 월척을 낚아낸 낚시인이 있었는데 수심이 오육십 센티미터에 불과해 입질이 지저분했고 챔질 타이밍 잡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밤낚시보다는 아침낚시에 집중해 봐야겠다며 휴식을 취하는 분위기였다.

운동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와 보니 우측 연안 부들 사이에 세웠던 두 개의 찌가 사라지고 초릿대가 휘어져 있었다. 삭은 부들수초 줄기를 뒤집어쓰고 나온 녀석은 월척에 살짝 못 미치는 29.5cm 붕어였다.

때마침 하류 수문 가까이에 자리한 김윤건 회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내용인즉 글루텐과 지렁이에 심심치 않게 붕어가 낚이고 있습니다. 벌써 월척도 두 마리나 낚았는데 글루텐에 씨알이 굵게 낚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윤건 회원과 그 옆자리에 앉은 진동현 회원의 자리에서만 붕어가 낚일 뿐 그 외 회원들의 포인트에서는 자정을 넘기도록 입질 자체가 없었다.

이글루를 뒤집어쓰고 자고 일어났더니 여전히 찌는 그대로였다. 김윤건 회원 자리에서만 플래시 불빛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밤새 진행형으로 붕어가 낚인 듯했다.

아침이 되어 전체적인 조황을 살피기 위해 도장리 수로 한 바퀴 돌아봤다.

역시나 김윤건 회원과 진동현 회원의 조과가 돋보였다. 진동현 회원이 세 마리의 월척을, 그리고 김윤건 회원이 두 마리의 월척과 씨알 굵은 27~29cm 붕어로만 십여 수씩 낚아놓고 있었다.

김윤건 회원은 밤새 이어지는 입질에 졸릴 틈도 주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마치 실개천 같아 보여 실망스러웠는데 뜻밖에도 이런 곳에도 붕어의 개체 수가 많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하고 말했다.

아침 8시를 넘기자 제법 찬 기운의 바람이 강하게 불어와 철수를 서둘렀다.

촬영을 위해 밤새 낚인 붕어를 한 곳에 쏟아 부으니 마릿수가 꽤 많았다. 월척은 모두 턱걸이 급으로 다섯 마리였다.

도장리 수로는 겨울 낚시터이다. 강추위가 몰아치고 기온이 내려가면 으레 얼음이 잡히겠지만 얼음이 두껍지 않아 쉽게 깨진다.

미리 얼음을 깰 수 있는 도구를 준비해 출조한다면 쉽게 입질을 받아낼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가는 길남해안 고속도로 강진 무위사 I.C를 나오면 남성전 교차로이다. 영암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13번 국도를 이용해 20km를 진행 후 마산리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5.4km 가면 우측에 보이는 수로가 도장리 수로이다.

 

내비게이션 주소전남 영암군 군서면 도장리 1026

 

실개천을 연상시키는 영암 도장리 수로 연안 구간.

상류에 자리한 함인철 회원이 건너편 갈대 가까이에 찌를 세우고 있다.

 

 

장대를 이용, 건너편 갈대 사이를 노려 준척급 붕어를 낚아낸 필자.

햇살이 좋은 낮에는 수심 앝은 곳에서 잦은 입질이 들어왔다.

 

 

월척에 육박하는 붕어를 낚아낸 필자.

지렁이 미끼를 사용했다.

 

 

철수 직전에 턱걸이 월척을 낚아낸 유준재 회원의 기쁜 표정.

밤에는 씨알이 잘고 아침에 굵게 낚였다.

 

 

하룻밤 조과를 펼쳐놓고 기념촬영을 하는 취재팀.

왼쪽부터 진동현, 김윤건, 양재철, 홍광수 회원.

 

 

유튜버 달빛소류지홍광수 회원이 채비를 던져 넣고 있다.

도장리수로는 수로폭이 좁고 수심이 앝아 조용한 건너편 연안을 노리는 게 효과적이다.

 

 

사짜 붕어로 사고 치는 줄 알았는데 낚고 보니 잉어였습니다.”
함인철 회원이 채비 세 개를 엉망으로 만든 잉어를 보여주고 있다.

 

 

도장리수로는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함에도 겨울에는 성화가 덜해 새우나 지렁이도 잘 먹힌다.

취재일에는 글루텐과 지렁이가 효과적이었다.

 

 

도장리수로 주변 쓰레기를 수거한 촬영팀.

소문나기 전엔 비교적 깨끗한 낚시터였으나 현재는 곳곳에 농약병과 낚시 쓰레기가 숨어 있었다.

 

 

‘월척의 미로’ 보성 조성수로 2012년 3월호

 

얼음낚시보다 짜릿한 쇄빙물낚시

 

김중석[낚시춘추 객원기자. (주)천류 필드스탭]

 

1월 28일 벌교읍소재지 앞 2번 국도변에 위치한 반도낚시 24시편의점에 들렸더니 고흥권과 보성권 조황을 손금 보듯 꿰고 있는 사장님이 하는 말 “조성수로에 붕어가 떼거지로 낚인다”고 한다. 설 연휴 때 떼고기가 낚였고 최고 45cm까지 출현했다고!

고흥으로 가던 우리는 급거 목적지를 조성수로로 변경했다.

 

뒤따라오던 위봉현 회원 일행에게 조성수로의 내비게이션 주소를 문자로 보내주고 현장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 7시.

그러나 수면이 얼어 있었다. 결빙은 1~2cm로 제법 두껍다. 하지만 벌써 수로에 들어온 다섯 명의 꾼들은 이런 상황을 짐작한 듯 모두 얼음을 깰 수 있는 도구들을 이용하여 부지런히 얼음을 깨고 있었다.

보트를 타고 들어가 얼음을 깨는 꾼들도 있었다. 저토록 극성스러운 걸 보니 붕어가 낚이긴 잘 낚이나 보다.

우리 일행은 잠시 낚시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에 빠졌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담가보고 가야 하지 않겠냐는 필자의 제안에 각자 포인트를 선정하고 얼음을 깨기 시작했다.

날이 훤해지면서 차량이 한 대씩 두 대씩 늘어나고 있었다. 먼저 온 꾼들은 모두 바로 말밑의 얼음만 깨고 있었다.

이유인즉 “수심이 1.5m 정도로 깊기 때문에 소음이 있더라도 금세 붕어가 낚인다”고 한다.

용전배수장 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누군가 “김 기자님 오랜만입니다~”하고 인사를 한다. 가까이에 가보니 안면이 있는 벌교꾼이었다. “좀 일찍 오시지 이제야 오셨습니까? 일주일 전엔 대박 수준이었는데...” 일주일 전에는 전부 8치 이상으로만 낚였다고 했다.

어제 오후에 들어왔다는 그는 살림망에 8치 이상의 붕어를 10여 마리나 담아 놓고 있었다.

“초저녁부터 얼음이 얼기 시작해 낚시를 못하고 차에서 자고 이제 나왔어요. 올 겨울 계속해서 이곳만 찾았는데 얼음이 얼기 직전까지 꾼들마다 10여 마리는 무난히 낚았고 월척도 한두 마리씩 섞이고 그랬어요.”

 

얼음 구멍만 내면 아무데서나 입질!

 

오전 10시가 넘어가면서 꾼들이 20여명으로 늘었다.

설 연휴 때의 호조황이 소문이 났는지 얼어 있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얼음을 깨고 낚시에 열중이다. 나도 용정배수장 앞쪽에 포인트를 잡고 얼음구멍 6개를 뚫었다.

수심이 약 1.3m로 바닥이 깨끗했다. 먼저 뚫은 구멍에 지렁이를 내려 찌를 세우고 다른 구멍을 뚫고 있는데 조금 전에 세웠던 찌가 슬슬 빨려 들어가는 게 보였다.

챔질해 보니 7치 정도의 붕어가 낚여 올라왔다.

얼음을 깬다고 쿵쾅거린 게 붕어의 잠을 깨웠는지 빠른 입질을 볼 수 있었다.

바람은 불어오지 않았지만 햇살이 너무 좋았다. 또 붕어의 활성도도 좋았다. 사실 이곳이 아니면 이런 손맛도 볼 수 없으리라.

전라남도가 온통 얼었는데 어디 가서 붕어를 구경한단 말인가? 4시간가량 낚시한 것 같은데 살림통에는 6~8치 붕어가 20마리 담겼다.

카메라를 들고 옆자리의 송창영씨 포인트로 가봤다. 그는 갈대와 부들이 있는 포인트에 얼음구멍을 내고 낚시를 했는데 간간이 7~8치급 붕어를 낚아내고 있었다.

“오후가 되면서 입질이 살아난다”고 했다. 가끔 조성수로를 찾는다는 그는 꽝이 없는 곳이라 했다. 입질이 없을 때는 낚싯대를 살짝살짝 들어 고패질을 해주면 붕어의 시각을 자극할 수 있어 입질을 자주 받아낸다고 했다.

오후 4시경 수로를 따라가며 꾼들의 살림망을 확인해봤더니 많게는 20여 마리에서 적게는 5마리까지 모두 붕어를 낚아 놓고 있었다. 그중 박신식씨의 살림망을 보니 이상하게도 굵은 붕어만 들었다. “맨바닥에서는 잔씨알의 붕어가 낚이고 건너편 수초대 가까이 뚫은 구멍에서 굵은 씨알이 낚였다”고 한다.

용전배수장 바로 앞에 앉은 평산가인의 홍행양 회원은 한낮에 도착하여 연안 갈대 사이에 구멍을 내고 찌를 세웠는데 준척급 붕어로 작은 쿨러를 채웠다. “지렁이에는 잔씨알이 붙고, 죽은 새우를 써봤더니 찌올림도 깔끔하고 씨알도 굵게 낚인다며 밤낚시까지 시도해보겠다”고 한다.

조성수로는 전체적으로 폭이 좁은 수로이지만 길게 미로처럼 이어져 붕어 자원이 무궁무진한 곳이다. 해빙이 되면 가급적 긴 대를 이용해 건너편에 갈대에 붙이면 월척급 손맛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성싶었다.

 

◆가는 길 → 벌교에서 2번 국도를 타고 목포방향으로 가다 보면 조성에 도착하기 전에 신월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서 좌회전하여 1km 정도 조성면 쪽으로 진행하면 조성사거리이다. 좌측 고흥방면으로 4km 가다가 300m 전방에 주유소를 보고 우측 농로로 접어들어 약600m를 가면 조성수로이다.

◆내비게이션 주소 검색 → 전남 보성군 조성면 용전리 2426-3번지

 

◆득량만의 좌측날개 -조성수로

이곳은 크게 득량호 또는 득량만스로라 불리는 580만평의 광할한 간척호수이다.

본류권과 3개의 가지수로로 나누어지는데 제방에서 상류를 봤을 때 좌측에 있는 수로가 득량수로 중앙에 있는 수로가 예당수로, 우측에 있는 수로가 조성수로이다.

조성수로는 용전배수장 좌우측에 길게 형성되어 있는데 한 겨울에 유독 강한 면을 보인다.

수로 폭이 좁아 4칸대면 건너편에 닿을 수 있고 건너편은 무성하게 자란 갈대밭이다.

오래전에 중장비를 동원하여 도랑식으로 바닥을 퍼 올렸고, 퍼 올린 둔덕에는 마을 주민들이 마늘을 심어 놓았다. 낚시여건이 비슷해 아무 곳에나 대를 펴면 되는데 가급적 갈대가 한 포기라도 있는 곳이 유리하다.

득량만수로의 최대 단점은 잦은 배수와 물 유입이다. 보성강 발전소에서 발전하고 난 물을 득량만수로로 흘려보내는데 그 양이 엄청나다. 낚시를 하다 보면 갑자기 수위가 70cm 이상 급격하게 불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질퍽거리는 연안에서 낚시를 하면 안 되고 뒤로 물러나 포인트 잡는 것이 현명하다. 또 오후 5~7시에 바닷물이 썰물일 때는 수문을 일제히 열어 불어난 만큼의 물을 순식간에 배수해버리는 특징이 있다.

현지꾼들은 이에 적응이 되어 있지만 처음 출조해 본 꾼들이라면 황당할 것이다.

득량만수로에는 블루길이 서식하고 바닷가라 망둥이도 서식한다. 그리고 토종붕어가 낚이는 곳과 떡붕어가 낚이는 포인트가 구분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결빙 상황에서도 입질이 빈번한 보성 조성수로.

득량만수로의 좌측 가지수로이다.

 

 

 

  통나무에 줄을 매달아 얼음을 깨는 낚시인.

가라앉지 않아 얼음을 빨리 깨는데 효과적이라 한다.

 

 

 

조성수로에서 건너편 연안의 갈대밭까지 얼음을 깨고 있는 낚시인.

 

 

 

조성수로의 아침.

얼음 구멍을 낸 낚시인들이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조성수로 제방 넘어의 샛수로.

낚시인들이 수초치기를 하고 있다.

 

 

 

 

조성수로에서 마릿수 재미를 본 순천 낚시인.

박찬식(좌), 송창영씨.

 

 

 

 

조성수로에서 땟장수초대를 노려 4시간동안 거둔 필지의 조과.

 

 

 

 

수로 인근의 마늘밭에서 풀을 뽑고 있는 시골 아낙네.

 

 

 

 조성수로에서 건너편 갈대를 노려 붕어를 낚아낸 벌교 낚시인.

 

 

 

 

조성수로에서 고무보트를 이용해 얼음을 깨고 있다.

 

 

 

 

월척에서 조금 빠지는 준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는 벌교 낚시인.

 

 

조성수로에서 갈대를 공략해 붕어를 낚아낸 홍행양씨.

 

 

전 수면에 얼음이 덮인 조성수로.

 

 

조성수로 용전배수장 앞에 앉은 홍행양씨가 붕어를 끌어내고 있다.

 

 

 

필자의 조과.

짧은 시간이었지만 잦은 입질로 마릿수 손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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