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테이터에 의하면, 내대지는 봄철에 허리급 4짜터로 알려져 있지만 겨울에도 얼음을 깨고 찌만 세우면 입질을 받을 수 있고 여름철 폭염 속에서도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었던 곳이다. 요즘처럼 촬영지가 마땅치 않을 때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됐다.
맨바닥은 잡어 소굴, 마름밭에 붕어가
지난 8월 4일 아침 7시에 내대지에 도착했다. 내리쬐는 햇볕은 여전히 따가웠다. 연안을 살펴보니 물 빠짐 흔적이 역력했다. 차를 돌려 제방쪽 배수구로 가봤더니 예상대로 엄청난 양의 물이 빠져 나가고 있었다.
다시 저수지를 한 바퀴 돌면서 포인트를 살펴보니 전반적으로 수위가 많이 내려가 상류 일대는 바닥이 드러 있었고 낚시인들이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목적지로 삼은 제방 좌측의 첫 번째 골자리로 가보니 굴착기 두 대가 한창 바닥을 긁고 있었다.
두 번째 골자리인 오리농장 앞으로 가봤으나 이곳도 바닥을 드러낸 상황.
오후에 그늘이 만들어질 만한 연안은 포인트 여건은 좋아 보였으나 짐을 들고 150m나 걸어 들어가야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 나는 진입이 다소 수월한 쌍바위 포인트라고 불리는 자리에 좌대를 폈다.
쌍바위 포인트는 앞쪽으로는 마름수초가 자라고 있고 수심도 2m 정도로 깊어 밤에 붕어가 낚일 것으로 예상되었다.
배수의 양을 체크하기 위해 물가에 나뭇가지를 꽂으며 물속을 보니 새우가 바글거렸다.
그 뒤쪽에서는 블루길이 새우를 사냥하기 위해 몰려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내대지는 배스는 유입되지 않았지만 블루길은 오래 전에 유입되어 새우가 전멸한 것으로 알았는데 의외로 새우자원이 풍부했다. 밤낚시 미끼로 써볼만하다 싶어 채집망을 담가두었다.
내대지에서는 그 어떤 미끼보다도 옥수수에 빠른 입질이 들어온다. 이날도 옥수수를 꿰어 채비를 던지자마자 반응이 왔다.몇 번의 헛챔질 끝에 올라온 녀석은 살치였다.
이후 갈겨니, 마자, 블루길이 차례로 올라오는 잡어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다. 결국 낮낚시는 포기하고 밤낚시에 치중 할 요량으로 모든 채비를 회수 했다.
오후가 되자 함께 촬영을 하기로 한 회원들이 도착했다. 오승효씨와 이재근씨가 무거운 낚싯짐을 들고 건너편 산 밑까지 150m나 걸어들어가 대편성을 했다.
가장 먼저 붕어의 얼굴은 본 사람은 이재근씨였다. 짧은 대 위주로 마름사이 자연 구멍을 노린 이재근씨는 중치급 이상의 붕어를 간간이 올리고 있었다.
일행 중 내대지 마니아로 통하는 오승효씨는 “봄에는 상류권에서 마릿수 조황을 누릴 수 있지만 하절기에는 포인트 편차가 심하다”고 말하면서 “이 시기는 수심이 다소 깊으면서 마름이 부분적으로 있는 곳이 유리하다. 낚시인들의 자주 앉았던 포인트는 밑밥에 길들여진 잡어가 머물기 때문에 생자리를 개척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을 해줬다.
의외로 지렁이 미끼에 붕어 잘 낚여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면서 한결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낮케미에서 전자케미로 바꿀 시간인 밤 8시경, 내 오른쪽에 앉았던 광주의 김병환씨가 마름에 바짝 붙인 세웠던 채비로 연속 두 마리의 붕어를 낚아냈다. 월척에서 약간 빠지는 씨알이었지만 오늘 밤낚시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만들기에 충분한 씨알이었다.
하지만 필자의 자리에서는 잡어의 성화가 끊이질 았았다. 마치 블루길밭에서 지렁이로 낚시하는 것처럼 채비가 바닥에 닿기도 전에 잡어들이 찌를 끌고 다녔다.
그래서 낮부터 넣어둔 새우 채집망을 꺼내봤다. 새우와 납자루가 많이 들어와 있었다. 그 중 납자루를 미끼로 꿰었더니 이번에는 동자개가 연달아 낚여 올라왔다.
결국 수초 없는 맨바닥은 잡어 소굴이라는 생각에 한밤중에 수초제거기를 이용해 마름 구멍을 만들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전과는 사뭇 다른 입질이 들어왔다. 찌를 몸통까지 올려놓고 그대로 멈추기에 챔질했더니 턱걸이 월척이었다.
오승효씨 말대로 마름밭이 붕어 포인트였다. 맨 바닥에서는 집어가 쉴 새 없이 낚여 올라왔지만 마름구멍에서는 붕어의 입질이 이어졌다. 순식간에 여섯 번 입질에 붕어를 다섯 마리를 낚았다. 한 번의 입질은 갈겨니 였다.
내대지에서 흔한 허리급 붕어는 볼 수 없었다. 초저녁에만 벌써 15cm이나 물이 빠진 배수의 영향 같았다.
새벽 3시 무렵, 굴착기 공사로 인해 소란스러웠던 첫 번째 홈통으로 들어갔던 김광요씨에게 전화를 해봤더니 해질녘에 잉어 한 마리가 고작이고 지금까지도 잡어와 전쟁하느랴 체력이 고갈됐다고 한다. 마름 한줄기 없는 맨바닥에 일부러 3m로 깊은 곳을 포인트로 잡았음에도 잡어의 공격은 피할 수는 없었다.
어둠이 걷히면서 아침이 찾아왔다. 뜨거운 해가 떠오르기 전에 촬영을 마치기 위해 건너편 포인트로 가봤다. 어제 가장 늦게 도착해 대편성을 했던 광주 낚시인 고기호씨의 자리로 가봤다. 광주에서 건설업을 한다는 그는 “밤새 커피 한잔 마실 여유를 주지 않고 올려주는 찌맛을 보다보니 아침이 되어버렸다”며 묵직한 살림망을 들어 보였다. 턱걸이 월척 여섯 마리 포함 40마리가 넘는 붕어가 바글대고 있었다.
고기호씨는 내대지에서 처음 낚시했다고 했다. 어떤 미끼를 써야 할지 몰라 늘 가지고 다니는 지렁이를 사용했는데 블루길과 동자개도 낚였지만 붕어가 더 많이 입질했다고 말했다.
고기호씨와 나란히 자리를 했던 오승효씨와 이재근씨도 비슷한 붕어 조황을 누렸다.
이재근씨는 맨바닥에서는 잡어가, 마름 안쪽에서는 붕어의 입질이 들어왔다고 했다. 그의 살림망에도 붕어가 30마리 넘게 들어있었고 턱걸이를 갓 넘긴 월척도 네 마리나 됐다.
잡어 성화에 낚시를 포기해야할 정도였던 건너편과는 대조적이라 눈길을 끌었다.
8월 초 현재 내대지는 여전히 배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당분간 큰 비가 소식이 없어 우리가 낚시한 마름지대도 곧 바닥을 드러내거나 수온이 높아져 낚시가 힘들것이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진입 거리가 다소 멀더라도 수심이 깊고 바닥에 말풀이 자라는 지역을 골라서 포인트를 잡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낚시인들이 쉽게 드나드는 곳은 잡어의 성화가 심하므로 기왕이면 생자리를 개척하는 것이 붕어 입질 받기 수월할 것이다. 기온이 서늘해지는 8월 15일 이후에는 허리급 월척도 자주 낚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는 길→ 남해안 고속도로 고흥I.C를 나와 고흥방향으로 600m를 가면 한천 교차로이다.
좌측 4차선 국도로 올라가지 말고 지방도로 그대로 직진해 500m를 가면 택촌삼거리이고 좌회전하여 1.3km 진행하면 좌측에 세곡마을 회관이 있고 우측 농로길을 이용해 내대지 연안을 따라 1.8km 진행하면 내대지 2번 홈통인 오리농장 앞 포인트이다.
고흥 나로호 우주센터 가는 길목의 나로1대교 인근에 위치한 남성지는 4만2천4백 평 규모의 준계곡형 저수지로 1980년도에 준공되었다.
인근의 마복산(해발539m)에서 흘러든 수량을 담수하고 있고, 저수지 아래에 농경지의 면적이 적어 농사철 농업용수로 많이 사용하지 않으므로 수량이 언제나 풍부하다.
또 상류의 대곡지와 남성2지에서 흘러든 붕어자원이 유입되어 붕어자원이 많고 지리적 특성상 따뜻한 지역으로 겨울철 쉽게 결빙이 되지 않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절기에는 녹조가 심하여 대를 드리우기 어렵지만 겨울로 접어들면서 녹조가 사라져 물색이 우윳빛으로 변해 있다.
배스는 없고 오래전 블루길이 유입되어 한 겨울철에도 생미끼 사용이 힘들다.
지난 12월 16일 출조에서 밤낚시에 두 마리의 붕어를 만났고, 그 중 한 마리는 33cm의 월척이었다.
주요 포인트는 남성 마을에서 남성리 해수욕장 가는 방향으로 농로가 넓고 상류에는 주차장이 있는 연안으로 바닥이 깨끗하면서 수심이 1.5~2.5m까지 원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다. 긴 대보다는 짧은 낚싯대에 입질이 잦은 특징을 보이는 곳이다.
최상류 지역에는 수심이 80~1.5m 정도로 하절기 마름수초가 자라는 지역으로 햇살이 좋은날 포인트가 된다.
그리고 무넘기 쪽의 포인트는 응달 지는 곳이 많아 쉽게 결빙이 되는 곳이면서 북서풍의 바람을 안고 낚시를 해야 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미끼는 옥수수 미끼가 단연 돋보인다. 동절기에 지렁이 미끼도 가능하겠지만 이곳 남성지에서는 블루길의 활성도가 높아 사용이 어렵다.
그 이외 잡어로는 참게를 꼽을 수 있다. 11월에서 12월에 산란을 하는 참게의 식탐이 강해서 모든 미끼에 반응을 보인다. 그러므로 가급적 글루텐을 단단하게 개어야 하고, 옥수수 역시 부드러운 것 보다 딱딱한 옥수수 알갱이가 좋은데 당일 낚시터 환경에 따라 미끼를 선택해야 한다.
장수지는 전남 고흥군 포두면 장수리에 위치한 30만 평 규모의 계곡형 저수지로서 4월 중순 현재 고흥지역에서 가장 핫한 낚시터이다.
장수지는 매년 그러하듯 올 봄에도 어김없이 떼고기의 조황을 보여주고 있는데 다른 저수지보다 호조황이 길게 이어지는 게 특징이다.
이런 이유로 고수에서 초보에 이르기까지, 마릿수 조황은 물론 개인의 붕어 기록을 갈아치우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지난 3월 초부터 간간이 낚이던 월척들이 기온이 올라가면서 마릿수 조황으로 바뀌었다.
4월 8일경 대대적인 산란을 했지만 산란이 끝난 붕어들이 바로 하류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상류 물골지대에 모여 있는 상황. 그래서 5월 중순 모내기 배수기 때까지는 꾸준한 조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고흥 낚시인 김동관씨가 출조해 35cm 전후의 대물붕어를 마릿수로 낚아냈다.
최상류 고흥천에서 호황
장수지는 지난해부터 상류에 있는 신호2교 아래에 수변생태공원 공사가 시작되어 현재는 1차 공사가 마무리됐다. 그 당시 상류 물골지대를 중장비로 긁어내 신호2교 인근 수심은 만수위 기준 2m 정도로 깊어졌지만 최상류의 동촌교 위쪽에는 수심은 60~70cm로 비교적 얕은 편이다.
최근 대물붕어가 속출하는 곳은 신호2교와 동촌교 위쪽에 해당되는 최상류 구간인 고흥천이다. 연안에 뗏장수초가 자라고 있고, 물골지대에는 자갈밭인데 수초대 인근보다는 맨바닥인 가운데 물골지대에서 입질이 많으므로 좌대를 들고 들어가 수중전을 펼쳤을 때 조황이 더 나았다.
미끼는 지렁이와 글루텐 떡밥이 잘 먹힌다. 현지 낚시인들은 배스를 잡아내면서 고집스럽게 지렁이만 고집하는 낚시인이 많은데 그만큼 지렁이 미끼가 주효하기 때문이다.
밤낚시도 잘되지만 마릿수와 씨알 면에서 여명이 밝아올 즈음부터 오전낚시에 치중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변에는 대형 주차장과 공원이 조성되어 가족 나들이 낚시터로서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가는 길→ 벌교에서 고흥 방면 27번 국도를 타고 고흥읍을 지날 즈음 호형교차로에서 내려 좌측 도화·도두면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15번 국도를 타고 150m 가량 가면 왼쪽에 고흥 하수종말처리장 건물이 보이고 건물 뒤편이 장수지 상류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떠나는 낚시 여행에서 출조지를 선정함에 있어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번 조행은 고민하지 않고 편하게 결정했다.
바로 4월이면 어김없이 대물들이 솟구치는 ‘약속의 월척 터’ 고흥의 장수지였다.
전남 고흥군 포두면 장수리에 위치한 30만 평 규모의 계곡형 저수지다.
장수지 하면 의레 봄철에 대박 수준의 조과가 나오는 곳으로 소문난 곳이고 초보자들도 손쉽게 대물붕어와 상면할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필자가 장수지를 찾은 3월19일과 26일은 약간 이른 감이 있었지만 낚시춘추 5월호가 나올 시기인 4월 중순이면 호남권 최고의 호황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일찍 취재를 할 필요성이 있었다.
3월 19일에는 꽃샘추위로 기온과 수온이 떨어져 물색이 아주 맑게 보였다.
대를 펼까 고민하다가 배스만 연신 올라올 것 같은 예감에 장수지 아래의 해창만 수로로 발길을 돌렸다. 해창만에서 하룻밤 낚시를 즐기고 철수길에 다시 장수지에 들렸는데 최상류 동촌교 위쪽에 두 사람만 낚시를 하고 있었고, 대부분 배서들이 붕어낚시인들의 자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그런데 동촌교를 건너면서 아래쪽을 보다가 깜짝 놀래지 않을 수 없었다. 투명한 물색에 비춰진 것을 거대한 붕어 군락이었다. 얼핏 봐도 허리급 이상의 붕어들이 떼를 지어 회유하고 있었다. 수초 속보다는 수초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산란할 자리를 살펴보고 있는 것 같았다.
동촌교 위쪽 연안으로 내려가 보니 낚싯대만 있고 사람은 없다.(고흥에 사는 김동관씨의 지인으로 전북 남원에서 출조한 임지식씨의 자리였다.)
긴대 위주의 대편성을 했고, 지렁이를 이용한 지내림낚시를 구사하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낚시자리의 살림망을 들춰본다는 것이 실례여서 망설이고 있는데 김동관씨가 전화상으로 “내가 아는 사람이니 들춰봐도 좋다”고 해서 들어보았는데 또 깜짝 놀랐다. 살림망에는 10여 마리의 월척붕어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여기서 낚시를 할 걸!
3월 26일보다 3월 19일이 더 호조황
장수지는 매년 3월 말부터 시즌이 시작되어 5월 중순 모내기를 위해 배수가 이루어지기 직전까지 상류 물골 포인트에서 호조황을 보인다. 이미 몇 해 전 낚시춘추에 봄철 호황터로 소개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신호2교 아래에 수변생태공원 공사가 시작되어 현재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달라진 부분은 신호2교에서 상류 동촌교에 이르는 연안 수초대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연안에 뗏장수초와 침수수초가 형성되어 있어 붕어들의 산란장으로 최적지였고 붕어들이 많이 거슬러 올라오곤 했는데 수변생태공원 공사를 하면서 바닥을 완전히 긁어내어 수초대가 사라지고 수심 또한 2~3m로 깊어졌다. 그 후 조황이 들쭉날쭉하지만 그래도 동촌교에서 최상류에 이르는 구간에는 아직 준설을 하지 않아 연안에 수초가 그대로 있어 산란장으로 안성맞춤이고 꾸준한 조황이 이어지고 있다.
다시 장수지를 찾은 3월 26일 새벽. 물색은 일주일 전과 같이 여전히 물색이 맑아보였다. 공기가 차갑게 느껴졌고, 북서풍의 바람이 불어왔다.
먼저 들어와 있던 낚시인들은 대부분 빈 살림망이었다. 먼저 들어와서 하룻밤 낚시를 한 고흥읍의 대물꾼 김동관씨는 “아직 산란을 위한 붕어가 올라오지 않은 것 같다”고 하면서 “예전과 다르게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지난주에 비가 내릴 것을 대비해 미리 배수를 했었는데 그 배수의 영향 때문인지 입질 받아내기가 쉽지 않다.”라고 했다.
만수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래도 낱마리의 붕어라도 상류로 거슬러 올라올 것 같은 예감에 신호2교와 동촌교 중간 지점에 대를 폈다. 수초가 사라지고 수심이 1.5m 정도로 깊게 나왔다. ‘특공대(낚싯바늘 자리에 묶어 수초를 긁어내는 소형 갈퀴)’를 이용해 바닥을 긁어보니 수초찌꺼기가 전혀 묻어나오지 않은 깨끗한 바닥이었다.
글루텐떡밥과 지렁이를 혼용해 사용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첫 입질이 왔다. 지렁이를 꿴 4칸 대의 찌가 두 마디 올라오다 수면 아래로 끌고 가는 입질이었다. 수면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며 끌려나온 것은 배스였다. 예상했던 대로 물색이 맑아 꿈틀거리는 지렁이가 쉽게 배스의 눈에 포착되었나보다.
밤낚시를 대비해 떡밥으로 쉴 새 없이 집어를 시켰다. 그렇지만 떡밥 미끼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꽃샘추위 때 하류로 내려갔던 붕어들이 상류로 거슬러 올라오지 않은 것이 확실해 보였다.
밤 8시경 여수에서 이상용씨가 들어와 오른쪽 빈 자리에 앉았다. 이상용씨는 이곳 장수지를 자주 찾은 낚시인이다. 지난주까지 5주 동안 연속해서 장수지를 찾아 낚시를 즐겨왔다.
꽃샘추위가 오기 전에는 매번 월척을 낚았고 하룻밤에 열댓 마리의 허리급 월척도 낚은 적이 있지만 지난주부터 소강상태를 보인다고 했다.
자정을 넘어 새벽 1시쯤까지 이상용씨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 정면으로 펼쳐 놓은 3.6칸 대의 찌가 치솟고 있었다. 어느새 이상용씨 손에는 낚싯대가 쥐어져 있었고 바로 치켜세우더니 “글루텐 미끼라서 무조건 월척이다!”라고 소리쳤다. 옆에 있던 뜰채로 들어 내줬는데 한눈에 봐도 허리급 월척 붕어였다. 계측자에 오른 붕어를 보니 꼬리가 36cm를 가리켰다.
아침시간부터 낚시를 해 왔지만 장수지의 첫 붕어가 올라온 셈이다. 날짜를 잡아도 잘못 선택한 것이 분명했다. 밤 시간동안 그 누구도 붕어를 꺼낸 낚시인이 없었는데 유독 이상용씨만 월척을 낚아냈다.
3월28일부터 폭발
장수지의 입질 타임은 아침 시간이라 다음날 밝은 뒤 기대를 가지고 찌를 노려봤지만 별다른 입질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철수 하면서 밤새 필자가 낚아낸 배스를 헤아려보니 무려 20마리에 달했다.
장수지에서 월척붕어가 터져 나온 건 그 다음날인 3월 28일부터였다.
고흥의 김동관씨가 다시 들어가 수많은 월척을 낚아냈고, 타지에서 원정낚시를 온 낚시인들도 마릿수 월척을 끌어냈다고 한다. 그 조황은 지금까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4월 2일에광양 낚시인들이 들어가 밤과 낮 시간을 가리지 않고 입질을 받아냈다고 알려왔다.
장수지의 호조황은 산란이 끝나고 5월 초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수지의 낚시요령
블루길의 개체수는 현저하게 줄어든 상태이지만 배스의 개체수는 여전히 많다.
물색이 탁하면 지렁이가 유리하고 보통 때는 떡밥도 잘 먹히는 편이다.
밤낚시가 되지만 오전 낚시가 더 유리하고 바람의 방향이 하류에서 상류로 불어 올 때 가장 조황이 좋은 편.
비 예보가 있으면 미리 1m 가량 배수를 하게 되지만 그래도 붕어는 곧잘 낚이니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된다.
신호2교 아래에는 수변생태공원 조성 작업이 진행중이므로 집입이 불가하고 더 하류쪽으로 내려가면 중류에 많은 포인트들이 있어 상류에 비좁게 앉아 낚시를 할 필요는 없다.
낚시인들이 많이 몰려 다소 소란스러울 때는 4칸 이상의 긴대가 주효하지만 평상시에는 3칸 전후에서도 잦은 입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가는 길→ 벌교에서 고흥 방면 27번 국도를 타고 고흥읍을 지날 즈음 호형교차로에서 내려 좌측 도화·도두면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15번 국도를 타고 150m 가량 가면 왼쪽에 고흥 하수종말처리장 건물이 보이고 건물 뒤편이 장수지 상류다.
전남 고흥 해창만수로는 지난 2010년 봄 이후 5짜붕어가 잇달아 낚이면서 초대물터로 유명해진 곳이다.
배스와 블루길 개체수가 많은 해창만에선 낚였다 하면 4짜일 정도로 붕어 씨알이 굵지만 웬만해서는 입질을 받기 힘들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해창만수로의 생태계에 변화가 일고 있다.
그 많던 블루길과 배스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준척급 붕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오로지 지렁이만 먹히던 곳에서 옥수수와 떡밥도 먹히는 곳으로 변모하고 있다.
외래어종은 줄고
준척급 붕어는 늘어나고 있다
추수가 끝날 때쯤 달라진 해창만수로의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마음먹고 출조일을 10월24일로 잡아놓았다.
그동안 지면을 통해 해창만수로를 여러번 소개했기에 이번 취재만큼은 알려지지 않은 곳을 개발하기로 했다.
해창만수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나보다 더 훤하게 낚시터를 꿰뚫고 있는 고흥의 김동관씨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다. 김동관씨는 해창만수로 인근의 고흥읍에 거주하는 낚시인이다.
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장소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하자 “오도강이 가장 유망 할 것 같다”고말했다.
포두면 오취리에 있는 오도강은 ‘막은강’이라고도 불린다. 오도강은 본류 남쪽의 오도 앞에 있는 강이라 해서 붙인 이름이고, 막은강은 본류 사이에 둑을 막아 만들었다 해서 부르는 이름이다.
오도강 최하류 둑에는 길두배수장이 만들어져 있다. 강폭이 100m정도이고 길이가 1.2km인데 낚시할 포인트는 중하류에 편중되어 있어 많지는 않다.
김동관씨가 추천한 오도강
취재 당일 현장에 도착했을 때 옛 추억이 떠올랐다. 1997년 5월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 해 5월 초부터 연속해서 6주 동안 이곳만을 찾아 호황을 누렸다.
그 당시에는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은 토종 터로서 해창만수로의 전성기 였고, 1박2일 낚시에 100~300마리씩 낚았던 추억이 있던 곳이다.
오랜만에 찾은 오도강은 하류 제방권만 수문이 교체되고 길두양수장만 새로 생겼을 뿐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포인트를 잡기 위해 연안을 둘러보니 물색이 유난이도 탁하였고, 오도강 제방 넘어 본류 쪽은 유리처럼 물색으로 맑았다. 연안에 갈대 아래쪽이 젖어 있는 것으로 봐서 배수를 하고 있는 것 같아 길두배수장 쪽으로 가봤다.
역시나 엄청난 물을 본류 쪽으로 내보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가능할까 싶어 갈등이 생겼다.
해가 서산에 기울여 곧 어둠이 찾아올 시간이라 포인트가 좋아 보였던 길두배수장 건너편 연안을 찾아 대충 갈대를 베어내고 포인트에 좌대를 설치하고 있는데 옆에 앉은 박종묵 회원이 연거푸 세 마리의 준척급 붕어를 낚아내는 것이 보였다. 붕어와 더불어 블루길도 함께 낚아내고 있었다.
케미를 꺾을 시간.
물이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면에는 수십 마리의 숭어 떼가 라이징을 하며 찌를 가지고 노는 것이 보였다.
밤이 되자 숭어 떼의 모습은 모이지 않고 간간히 준척급 붕어가 낚여 올라왔다.
준비한 미끼는 산지렁이와 글루텐, 옥수수. 저부력찌에 긴목줄 채비를 사용했다.
산지렁이 쓰자
블루길 성화 없고 붕어만
박종묵 회원의 포인트에서는 붕어와 블루길이 반반 비율로 올라왔지만 필자의 포인트에서는 블루길의 입질은 아예 없고 붕어만 낚였다.
왜 그럴까 싶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미끼의 차이 같았다.
박종묵 회원이 사용한 일반 지렁이의 경우 바늘에 세 마리의 지렁이를 꿰었을 때 머리와 꼬리까지 여섯 가닥이 물속에서는 움직여 블루길의 눈에 쉽게 띄지만 필자가 사용한 산지렁이의 경우 몸집이 굵고 반으로 잘라 사용하기 때문에 바늘에 꿰었을 때 말려서 둥근 형태가 되고 움직임이 없다 보니 블루길의 공격을 피해가는 것이다.
열 대의 낚싯대 중 세 대를 떡밥을 달았는데 떡밥에는 전혀 입질이 없었다.
바늘에 삭은 마름줄기가 많이 걸려 나왔는데 바닥이 지저분해서 떡밥이 먹히지 않은 것 같았다.
배수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붕어는 계속해서 낚여 올라왔다. 살림망에는 어느새 월척 두 마리와 7~9치급의 씨알 굵은 붕어로 차곡차곡 채워지고 있었다.
해창만수로 하면 누구나 씨알 위주의 한방 터를 떠올리지만 토종 탕에서도 만나기 힘든 폭발적 마릿수 입질이 들어왔다.
밤 11시. 야식을 먹을 시간인데도 그 누구도 선뜻 자리에서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때 오른쪽에 포인트 했던 허형 회원의 포인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붕어를 낚아 내느라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뜰채~!”하고 소리를 지르고 있어 뭔가 대물붕어를 걸었나 싶어 뜰채를 들고 뛰어갔더니 60cm급의 가물치였다.
허형 회원은 “분명 찌의 예신부터 본신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영락없는 대물붕어 찌놀림이었다”면서 아쉬워했다.
“해창만수로에서 이런 대박은 처음“
붕어도 좋지만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허형 회원과 박종묵 회원의 살림망에 30마리가 넘는 붕어가 들어 있었고, 오도강을 소개해준 김동관씨 역시 마릿수 붕어를 낚아냈다. 공통점은 밤이 깊어갈수록 블루길의 입질은 줄어든 것과 붕어 씨알이 굵어진다는 것이었다.
김동관씨는 “배수가 진행 중 인줄 모르고 이곳을 추천 해 주고도 욕먹지 않을까 염려했는데 배수 와중에도 이토록 붕어가 낚여줘 천만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초저녁부터 낚시를 해본 결과 배수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입질은 꾸준하게 여명이 밝아 올 때까지 이어졌다.
밤새 30cm가 넘게 물이 빠지고 있었다. 해창만수로는 원래 아침낚시가 잘 되는 곳으로 유명한데 밤새 지칠 줄 모르고 이어지던 입질은 해가 떠오르자 주춤하더니 다시 수십 마리의 숭어 떼가 찌를 가만히 두지 않고 흔들었고 블루길까지 합세했다. 산지렁이 미끼에 블루길의 성화는 좀 덜했지만 그래도 붕어보다도 블루길의 입질이 많았다.
이러한 와중에 산지렁이는 바닥이 났고, 어쩔 수 없이 옥수수를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 옥수수 알갱이 하나를 꿰어 세웠던 찌가 채비가 안착이 되기도 전에 찌가 올라왔다.
9치 붕어였다. 밤에는 옥수수 미끼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붕어들이 낮이 되자 옥수수를 탐하고 있었다.
정신없이 붕어를 낚아 살림망에 넣다 보니 살림망이 가득 차서 먼저 낚인 붕어들이 죽어가는 것이 보였다.
김동관씨에게 살림망 하나를 빌려서 큰 살림망에 붕어를 옮겨 담고 작은 살림망에 다시 붕어를 낚아 넣기 시작했는데 바람이 터져 파도가 이는데도 옥수수 미끼에 여전히 입질은 계속 되었다.
밤새 한숨도 못자고 붕어에게 시달린(?) 때문에 정오를 넘기면서 슬슬 피로가 밀려왔다.
철수하기로 하고 살림망을 꺼내는데 내 자신도 놀라고 말았다.
함께 했던 허형 회원과 박종묵 회원의 살림망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본인들이 낚아낸 살림망을 하나씩 쏟아 부으니 깜짝 놀랄 정도다.
필자 혼자서 낚은 붕어가 157마리였다. 그중 월척이 4마리였다, 박종묵 회원과 허형 회원도 두 세 마리씩의 월척과 함께 각각 1백 마리가 넘는 붕어를 낚아냈다.
김동관씨가 우리의 조황을 살펴보고는 “어려서부터 틈만 나면 해창만을 찾아 낚시를 해봤지만 오늘 같은 마릿수 대박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해창만수로의 특효미끼
산지렁이
산지렁이는 굵고 단단한 육질 덕분에 바늘에 오래 달려 있고 절반이나 1/4 크기로 잘라 쓰면 블루길 성화가 덜한 효과를 보았다.
블루길이 삼켜 버린 산지렁이도 다시 빼내어 재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질기다. 산지렁이는 마름이 삭기 시작하는 시기부터 잘 먹히기 시작하고 감탕 바닥에서 효과가 좋았다.
11월 초 현재 조황은?
호항 소식을 들은 낚시인들이 오도강을 찾고 있다. 마릿수는 떨어졌지만 20~30수씩의 붕어가 꾸준히 낚이고 있다.
7~9치 붕어가 주종으로 월척이 한두 마리 섞여서 낚이고 있다.
해창만수로에 4짜, 5짜 소식은 왜 없을까?
해창만수로는 2010년 이후 해마다 겨울부터 봄까지 한두 마리의 5짜와 10여 마리의 4짝 ㅏ낚여왔었는데 작년 여름 장마 때 물이 크게 범람하여 본류와 지류까지 큰 호수처럼 변했다가 물이 빠진 후 대물붕어 소식이 뜸해졌다. 그렇게 전 포인트가 ‘헤쳐모여’가 된 후 어자원이 뒤섞이고 또 유출된 때문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해창만수로에서 낚시는?
초겨울로 접어들면서 많은 량의 붕어가 낚이고 있지만 포인트에 따라 조황의 차이는 많다.
본류권의 경우 물색이 맑은 곳이 대부분이고 비교적 물색이 탁한 지류권이나 작은 샛수로를 찾아야 마릿수 조황을 누릴 수 있다. 그러므로 낮 시간을 이용해 시간적 여유를 두고 충분하게 포인트들을 둘러본 이후에 합당한 포인트를 선정해야 한다.
지류권에서도 이번 오도강 낚시처럼 폭이 넓은 곳에서는 마릿수 조황이 이어지고, 수초대가 형성되어 있는 샛수로에서 마릿수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간간이 35~36cm의 허리급 붕어를 만날 확률이 높다.
또한 블루길의 입질이 없다면 붕어의 입질도 없다고 보면 된다. 넓은 본류권에는 여전히 작은 생수병 크기의 굵은 블루길이 낚이고, 샛수로에서는 작은 블루길이 낚여 올라오지만 포인트에 따라 미끼가 들어갔을 때 블루길과 붕어가 먹이 경쟁을 하듯 미끼를 탐하는 경우가 많다.
밤낚시와 낮 낚시를 비교했을 때 어느 쪽이 조황이 좋다고 단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낚시가 잘 된다.
그렇지만 전통적으로 아침 햇살이 좋은날 입질이 좋은 곳이라 아침 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미끼의 경우 지렁이를 기본으로 사용하되 블루길이 많이 설칠 때는 미끼를 옥수수나 떡밥으로 전환해서 사용해야 한다.
채비는 무거운 채비보다 비교적 부력이 작은 긴목줄채비가 주효하다.
또, 해창만수로는 바람이 많은 곳이다.
추울수록 강한 북서풍이 불어오면 바람 의지 할 곳이 없고, 물색도 수시로 변한 곳이 해창만수로이다.
해창만 낚시에서 주의할 점은?
수로 가장자리에 마늘과 양파등 농작물이 심어져 있다.
농민들이 애써서 가꿔 놓은 농작물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고,
벼 베기가 끝난 마른 논바닥이라 할지라도 차를 가지고 포인트까지 진입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농민들이 낚시인들 드나드는 것을 못 마땅하게 여기고 논에 일부러 물을 가두는 모습도 보였기 때문이다.
◆가는 길 → 남해안고속도로 고흥I.C를 나와 15번 국도를 이용해 고흥방면으로 20km를 가면 연봉교차로에서 내려 점암면을 지나 포두면 방향으로 855번 국도를 따라 9km를 가면 송산삼거리에 닿고 좌회전하여 700m 진행후 다시 우회전하여 농로길로 2.6km가면 해창만 삼거리이고 우회전하여 1.1km가면 제2교량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 1.8km 진행후 좌측 농로길로 접어들면 멀리 길두배수장이 보인다.
◆내비게이션 입력주소 → 전남 고흥군 포두면 오취리 889
필자가 고흥해창만수로 오도강에서 월척을 낚고 미소 짓고 있다.
필자가 97년 5월 고흥 해창만수로 오도강에서 낚은 붕어 사진(좌)와 조황 메모.
들고 있기도 힘들어요.” 각자의 살림망을 하나씩 들고
오도강의 조황을 보여주고 있다. 좌로부터 박종묵, 장귀승 회원, 필자.
해창만수로에서의 특효 미끼인 산지렁이.
(통상 산지렁이라 부르지만 정확히 나누면 ‘참지렁이’ ‘밭지렁이’ ‘외무늬지렁이’ 세 종류가 있다.